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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쇠의 서재입니다.

무극멸천록無極滅天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글쇠
작품등록일 :
2020.02.26 13:12
최근연재일 :
2020.05.21 06:00
연재수 :
137 회
조회수 :
268,954
추천수 :
6,806
글자수 :
873,808

작성
20.05.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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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8
추천
36
글자
22쪽

외전 - 왕창은 좀.

DUMMY

오작 일행이 다시 북부에 새운 새 구려국으로 갔을 땐 이미 시간이 반년 흐른 뒤였다.


바다에선 이동이 느렸고 휴식이 잦았다. 육지에선 요괴들과 마찰을 자주 빚었다. 이쪽 요괴들은 결계로 영지를 나누지 않기에 오작의 절대감도 소용없었다.


나중에야 경험이 쌓여 요괴의 영지인 곳과 아닌 곳을 구분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새 구려국에 가까워진 때였다.


"잘 왔다."

자단이 싱글벙글 웃으며 오작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다. 오작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초리를 세우고 주변을 살폈다.


"왜 그러느냐?"

"숙부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


자단이 흠흠 헛기침을 했다.

"소개할 사람이 있다."


자단을 따라 궁전 안으로 들어가니 구망을 비롯해 중요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도 한 명 있었다.


외모는 십 대 중반의 소녀다. 그러나 표정이나 눈빛에 현명함이 묻어나고 몸가짐에 기품이 넘치는 걸 보면 절대 어린 나이로 보이지 않는다.

얼굴은 설영도 손색 할 정도로 완벽에 가깝고 몸에서 느껴지는 기운도 중후했다.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팔괘웅녀라고 합니다."

"대공을 축하드립니다."


오작은 속으로 꽤 놀랐지만, 겉으로는 아닌 척했다. 그러나 형천과 설영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편하게 숙모라고 불러라."

자단이 살짝 상기한 얼굴로 딴 데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번엔 오작도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두 분 축하드립니다."

설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오작과 형천도 얼빠진 얼굴로 자단과 웅녀에게 축언을 건넸다.


"질부姪婦의 회임도 축하합니다."


웅녀의 말을 들은 오작과 설영이 깜짝 놀라며 손을 맞잡았다. 자단과 구망도 전혀 느끼지 못했는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질부께서 빙정을 드셔서 겉으로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저는 같은 여자라서 안 거고요."


그제야 오작은 정신을 제대로 차리고 절대감으로 웅녀를 살폈다. 예전에 환마수였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그냥 인간으로 여겼을 정도로 완벽하게 변했다.


"그 범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태극호는 사십구 일 버티고 포기했습니다. 태극을 이루고 기운을 단순한 둘로 이해하는 바람에 환혈과 마혈의 충돌로 목숨이 위태로웠습니다. 그래도 얻은 게 없지는 않아 인간과 잘 어울릴 수 있을 정도는 되었습니다."


"태극호는 외부에서 우릴 돕기로 했다. 그리고 구려국의 깃발도 새로 만들었다."


태극호의 상징인 태극과 팔괘웅의 상징인 팔괘를 합친 깃발이었다.


"우리가 점령한 곳에 이 깃발을 꽂으면 요괴의 도발이 칠 할 정도 줄어든다. 덕분에 집을 지을 땅과 농사지을 땅을 충분히 마련했다."


축하연을 차려 한바탕 즐겼다. 연회를 파하고 자단과 구망 등 몇 명만 남았다.


"그간 일을 좀 듣고 싶구나."


오작은 그간 겪었던 일을 간략히 설명했다. 자단과 구망 모두 흥미진진하게 경청하며 이야기 흐름에 따라 탄식과 감탄을 연발했다.


"세상에 그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도 있다는 말이지? 그곳에 가서 살고 싶구나."


구망은 본래 법술을 공부하고 익히는 것에만 흥미가 있고 다툼은 피하는 성정이다. 치우 때문에 억지로 버티는 것이기에 악을 경계하며 평화롭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에 꽤 깊은 감회를 느꼈다.


"저도 어서 치우를 찾아 천명을 완수하게 돕고 그곳에 가서 정착하고 싶습니다. 사계절이 뚜렷하여 초목이 번성하고 산세가 가파르나 험악하진 않습니다. 손님을 반기고 즐거움을 나눌 줄 압니다. 악을 경계하여 살생을 자제하나 결코 나약한 성정은 아니었습니다."


"옛날 중원의 인간들도 그러했다."

구망이 입을 열었다.

"살기가 좋으니 서로 친절하고 다툼이 적었다. 그러나 살기 좋아 사방에서 사람이 몰려오며 입이 늘고, 입이 늘어 배고픔이 생기며 서로 미워하고 질시하다 기어코 상잔하기 시작했지. 평화를 지키고 친절하게 살아가려면 지킬 힘이 있어야 한다."


대화는 오작과 구망이 주로 이끌어가고 다른 사람들은 가끔 맞장구만 치며 듣는 데 열중했다.


"청이 하나 있습니다."

오작의 이야기가 끝날 즈음 웅녀가 입을 열었다.

"두 분의 아이를 양자로 들이고 싶습니다."


오작과 설영은 뜻밖의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난감했다.


"제가 여인의 몸이 되긴 했지만, 기운만큼은 인간과 다릅니다. 회임할 수 없는 몸이고, 회임하더라도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죽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된 김에 천륜지락天倫之樂의 하나인 자식 키우는 행복을 꼭 느끼고 싶습니다. 아기를 양자로 삼아 함께 키우고 싶습니다."


설영과 눈빛으로 교류한 오작이 입을 열었다.


"분부하시면 따라야 할 입장인데 간곡한 말로 부탁하시니 거절할 수 없군요. 아이도 아끼고 살피는 사람이 많으면 좋은 거겠죠."


자단이 껄껄 웃었다.

"나도 그럼 곧 부친이 되는 건가? 제발 형들과 비슷한 성정의 아이가 태어나야 할 텐데. 나 같은 놈이면 속 많이 썩여야 할 거다."


"그럼 아이의 이름을 미리 짓는 건 어떻습니까?"

웅녀가 말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아직 모르잖아요."

설영 본인마저 임신한 사실을 모를 정도였다. 그러니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더욱더 알 길이 없다.


"남자아입니다. 무공을 익히기에 훌륭한 골격을 타고났군요."


"왕창王槍 어떠냐?"


자단의 말에 모든 사람이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오작의 창법은 천하에 독보라고 할 정도의 수준과 경지에 이르렀다. 당연히 이름을 창이라고 지어야지."


여러 이름 후보가 나왔으나 자단은 계속 왕창을 고집했다.


"창은 찌르기에 적합합니다. 도는 날이 한쪽에만 있어 베기에 적합합니다. 곤은 균형이 잡혔으나 무른 느낌입니다. 추는 한쪽이 무겁고 한쪽이 가벼워 극단적인 느낌을 줍니다. 방패는 막기만 하여 수동적입니다."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깊은 생각에 잠겼던 오작이 입을 열었다.

"만병지왕이 검이냐 창이냐로 꽤 오랜 기간 사람들이 쟁론했습니다. 단순히 힘과 파괴력만 보면 검은 창을 따르지 못합니다. 그러나 검은 좌우로 균형이 잘 잡혔습니다. 만드는 사람에 따라 자루를 무겁게 할 수도 있고 검 끝을 무겁게 할 수도 있습니다. 끝이 뾰족하여 찌르기에도 적합하며 양쪽의 날로 베어도 됩니다. 하나하나 따지면 다른 무기들보다 손색 하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가장 균형이 잡힌 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작의 말에 사람들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고개를 끄덕였다.


"반고부가 뽑히면서 세상의 기운이 섞이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은 더욱더 번성할 것입니다. 인간도 요괴도 점점 많아질 것이고, 당분간은 평화가 이어질 겁니다. 그러나 입이 음식보다 많아지면 결국엔 다툼이 일어날 것입니다. 찌르기만 하는 창이나 막기만 하는 방패가 아닌 균형 잡힌 검 같은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왕검王劍이라. 나쁘지 않구나."


구망이 가장 먼저 동조했다.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가 되자 자단 역시 왕창을 고집하지 않고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검劍엔 도刀가 있습니다. 예로부터 쇠붙이에는 살煞이 절로 깃든다고 하지요. 도刀를 인人으로 바꾸는 건 어떻습니까?"

웅녀의 말에 오작이 손뼉을 짝 쳤다.


"왕검王儉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아이의 이름은 왕검이 되었다. 그리고 훗날 왕 노릇이 재미없다고 투정 부리며 가출한 치우 대신 새 구려국의 두 번째 왕이 되었다.


며칠 휴식한 후, 오작과 형천만 떠났다.


둘의 목표는 장아산章莪山이었다.


"첫 상대부터 만만치 않군요."

장아산의 심유곡을 앞둔 형천이 탄식했다. 치우의 조각을 담은 상자는 벽수곡 안에 있었다.


"쟁녕이라. 사대악신의 흉명이 사실이라면 죽이는 건 가망이 없다. 네가 최대한 버텨주는 사이에 내가 상자를 훔쳐야 한다."


벽수곡의 주인은 바로 원시천존도 어쩌지 못해 둘로 갈라서 약하게 한 후 겨우 가뒀다는 쟁녕이다.

사대악신은 세상에 해악을 끼친 넷을 말한다. 사대악신이 세상 마수 중에서 가장 강한 넷은 아니지만, 쟁녕만큼은 진짜다.


"미련하게 버티기만 하지 말고, 위험하다 싶으면 밖으로 도망쳐서 부상을 추스른 후 다시 들어가도 된다. 난 어차피 은신술로 숨어서 움직일 테니까."


그러나 오작의 계획은 시작부터 물거품이 되었다. 둘이 된 쟁녕은 오작의 은신술을 단번에 간파했다.


"형님, 어떻게 합니까?"


당황한 형천이 외쳤다. 둘이 동시에 물러나지 않으면 남은 사람이 두 쟁녕의 협공으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쟁녕은 북망산에서 즙무혼이 소환했던 것과 다른 모습이었다. 전체적으로 붉은색이고 표범과 비슷하다. 그러나 허리가 족제비처럼 길고 꼬리가 다섯 개이며 머리에 뿔도 하나 있다.


그냥 흥분해서 우는 건지 서로 대화하는 건지, 돌멩이를 부딪칠 때 나는 딱 소리를 연신 내며 오작과 형천을 압박했다.


형천은 방패는 물론 도끼까지 수비에 동원했다. 오작은 창으로 상대의 공격 경로를 제한하는 거로 잘 회피하고 막아내긴 했지만, 가끔은 피하지 못해 현무갑의 도움으로 충격을 해소해야 했다.


"상자 위치만 찾고 밖으로 나가자."


형천이 심유곡을 드나들며 둘의 시선을 잡아두고 오작이 은신술로 상자를 훔치려는 계획은 이미 물 건너갔다. 오작은 상자 위치를 확인은 다음 밖으로 나가 새 계획을 고안하기로 했다.


"찾았습니다."

심유곡에서 제대로 발동하지 않는 오작의 절대감과 달리 현천의 천안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좋아. 내가 셋 세면 밖으로 나간다."

오작과 형천은 두 쟁녕의 공격을 힘겹게 막으며 심유곡 밖으로 천천히 후퇴했다. 심유곡의 결계는 쟁녕만 막기에 인간이나 요괴는 아무 제지도 안 받고 출입할 수 있다.


"하나, 둘, 셋!"


형천은 방패로 쟁녕의 공격을 받은 후 그 힘을 빌려 심유곡 밖으로 날아서 나갔다. 그러나 오작은 실패했다.

예상과 달리 쟁녕은 오작의 천지일선을 몸으로 받지 않고 회피했다. 물론, 오작도 상대가 피할 것을 염두에 두고 대비했다.


그런데 형천을 놓친 쟁녕이 잽싸게 움직여 퇴로를 막는 바람에 바로 물러나지 못했고, 그사이에 천지일선을 피한 쟁녕도 오작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심유곡 입구 쪽을 막았다.


오작은 바로 임기응변하여 심유곡 안으로 달렸다. 두 쟁녕은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안으로 걸으며 오작이 밖으로 도망치는 것을 경계했다.


밖으로 나간 형천은 오작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잠깐 고민하다가 다시 방패를 앞세우고 심유곡으로 진입했다.


"형천, 상자가 어디에 있어?"

오작의 외침에 형천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오작은 경공을 펼쳐 치우의 조각이 있는 상자가 있는 곳으로 빠르게 접근했다.


형천은 도끼로 방패를 두드려 큰 소리를 내며 쟁녕의 주의를 끌려고 했다. 그러나 두 쟁녕 모두 형천을 본체만체하며 오작한테만 집중했다.


"이거 받아."


오작은 상자를 높이 던졌다. 두 쟁녕은 상자에 관심이 없는지 가만히 있었다. 형천은 상자를 받은 후 바로 열어서 내용물을 확인했다. 큼직한 다리 한 짝이 안에 있었다.


"먼저 나가라."

오작의 말에 형천은 고집을 부렸다.

"엄호하겠습니다."

"다 방법이 있으니 얼른 나가거라."


형천은 오작의 말을 거역하지 않았지만, 그대로 따르지도 않았다. 상자를 등에 멘 형천은 심유곡 입구에 서서 오작을 기다렸다.


오작은 몰래 법술을 펼쳤다. 구망이 가르쳐준 방법으로, 주문과 시동어가 끝난 다음 일정 기간이 지나서야 법술이 펼쳐진다.


법술을 마친 오작은 허공에서 여의주를 꺼냈다. 용호옥여의로 불려온 용과 범이 여의주를 탐냈던 걸 기억해 둘로 갈라진 쟁녕을 유인할 목적으로 꺼낸 것이다.


[협상하자.]


그러나 오작의 계획은 또 한 번 어그러졌다. 두 쟁녕은 여의주를 보고 움찔하긴 했으나 오작의 예상대로 급급히 달려오진 않았다.


여의주가 있던 자리에 쌍익조 한 마리가 생겨서 여의주를 입에 물었다. 그러곤 바로 여의주를 오작한테 넘겨줬다.


원래는 두 쟁녕이 여의주를 노리는 틈을 타 심유곡 입구까지 도망치고, 뒤늦게 나타난 쌍익조가 여의주를 물어 오작한테 넘기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예상을 벗어난 쟁녕의 대처에 계획이 좌초되었다.


[거기에 깃든 피를 달라. 그러면 우리 뿔을 주겠다.]


'멍청한 놈.'

오작은 자신을 책망했다. 쟁녕이 즙무혼과 소환수 계약을 맺은 걸 생각하면 당연히 멍청하기만 한 마수가 아니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소환수 계약을 맺으려면 최소한 대화를 나눌 능력이 있어야 하고, 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면 마수 중에서 꽤 지능이 높은 편이다.


"피가 왜 필요한지요?"

[거기까지 알 필요가 있을까?]


오작은 말문이 막혔다. 확실히 거래에 불필요한 질문이었다.


"내가 올 걸 알았습니까?"

[몰랐지. 하지만 알았다.]


자신들의 운명은 대충 알지만, 그 운명이 어떤 방식으로 완성될지는 몰랐다는 의미다.


"그냥 궁금증 풀어주면 안 됩니까?"

오작은 말하면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늘 논리를 갖춰 상대를 설득했는데 이번에는 떼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시 하나가 되려고 한다. 하늘과 땅이 완전히 분리되기 전에 천계로 가고 싶다. 부모도 없이 태어난 마수여서 승천이 어려웠는데, 최근 연결이 약해지며 반동이 생겼다. 덕분에 봉신책으로 하늘이 열릴 때 승천할 수 있다.]


"하나가 되어서도 얌전히 여기 있겠다는 말입니까?"

[당연하지. 작은 세상일수록 신성을 얻기 쉽다. 신성을 얻으면 세상의 법칙에 덜 구애받는다. 내가 천계로 갈 가능성이 커지지.]


만 년 이상 심유곡에 갇혀 생활한 쟁녕은 신성을 얻었다. 덕분에 세상의 흐름을 탐지했고, 이대로 하계에 남으면 언젠간 소멸할 운명임을 알고 천계로 갈 생각을 품었다.


"언젠간 기회가 생길 것을 알고 지금껏 기다렸다는 말입니까?"

[그렇다. 시간의 흐름이 무의미한 나한테 기다리는 건 일도 아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피만 분리해서 여기에 두고 가라. 나머진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오작은 손으로 여의주를 잡고 잠깐 고민했다. 살아서 심유곡을 벗어나려면 당연히 거래에 응해야 한다. 그러나 귀곡자가 허튼짓하지 말라던 당부가 기억나서 망설였다.


[나도 거대한 운명의 흐름을 어렴풋이 느꼈을 뿐이다. 세상의 조각밖에 보지 못하는 아둔한 자의 조언을 절대의 진리처럼 따르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쟁녕이 신성을 얻었다곤 하지만, 남의 속을 꿰뚫을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심유곡이라는 작은 세상에선 어려운 일도 아니다. 오작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걱정하는지는 모르지만, 감으로 비슷하게 맞출 수 있다.


"좋습니다."


오작은 아까 두 쟁녕이 오작과 치우를 공격할 때 채 힘을 일 할도 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들한테 꼭 필요한 여의주를 보고도 자제할 정도로 지능이 높고 인내심이 강함도 확인했다.


오작으로선 둘의 제안을 거부하고 살아서 나갈 자신이 없었다.


'자만했구나. 내 은신술을 과대평가한 탓이다.'


은신술 하나만 믿고 섣불리 진입했고, 들켜도 바로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자만했다.


여의주의 기운을 몸에 담은 오작은 능숙하게 피의 기운만 뽑아 밖으로 방출했다. 두 쟁녕은 몸을 연신 움찔거렸지만, 네 발을 바닥에서 떼지 않았다.


"됐습니다."


기운이 둘밖에 없어 분리가 쉬웠다. 둘만 남아 피와 독의 기운이 서로 배척하기에 넷이나 셋 때보다 수십 배로 편했다.


[기다려라. 먼저 합쳐야 한다.]


두 쟁녕이 코로 피의 기운을 힘껏 들이켰다. 그러더니 흐물흐물 녹아 둘이 하나 되었다. 집을 지을 때 틈을 메꾸는 진흙 반죽처럼 흐물흐물해진 쟁녕이 입을 열었다.


[뿔을 뽑아라. 몸에 저항력이 없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오작은 조심스럽게 다가가 쟁녕의 이마에 난 뿔을 쑥 뽑았다. 쟁녕의 말대로 뿔은 아주 쉽게 뽑혔다.

그리고 오작이 뿔을 뽑은 구멍으로 막대한 기운이 빨려 들어갔다.


[고맙다. 네가 뽑아준 구멍으로 신성을 흡수할 수 있다. 보답으로 뿔의 사용법을 알려주마.]


흐물흐물하던 쟁녕이 물을 잔뜩 먹은 복어처럼 빵빵하게 불었다.


[네가 쓰던 창과 결합해라. 순수한 불의 기운을 주입하면 둘이 하나가 된다. 저기 입구에 있는 아이가 널 도울 수 있다.]


"그만 가도 되겠습니까?"


[어서 떠나라. 신성과 마성이 곧 충돌할 테니 여긴 위험하다. 그리고 부탁 하나 하자. 함부로 못 들어오게 심유곡 입구에 진법을 부탁한다. 승천하려는 마당에 악행을 더 쌓고 싶지 않구나.]


쟁녕이 타고난 마성과 후천적으로 얻은 신성이 충돌할 예정이다. 충돌의 여파가 작지 않을 것이고, 호기심이나 어떤 목적으로 심유곡을 찾은 자들이 그 충돌의 여파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쟁녕이 죽이려고 한 건 아니지만, 이것 역시 쟁녕의 악행으로 친다. 차라리 이게 쟁녕의 영지라면 괜찮겠지만, 결계는 쟁녕이 아닌 원시천존이 만들었다. 자기 영지에서 편하게 악행을 저지르는 요괴들과 달리 쟁녕은 더 조심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대답을 마친 오작은 경공을 펼쳐 밖으로 나갔다. 형천은 오작이 심유곡 밖으로 나간 걸 확인한 후 뒷걸음질로 나갔다.


"형님, 마수랑 무슨 얘기를 나눈 것입니까?"

오작은 쟁녕과 나눴던 대화를 간략하게 알려줬다.


"혹시 진법을 아는 게 있느냐?"

오작은 박학다식하지만, 진법을 펼치는 재주가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다.


"그거면 어떨까요? 축융봉에 있는 결계 말입니다."


태상노군도 뚫지 못해 겨우 편지만 들여보냈다.


"자신 있어?"

"그럼요. 개천부로 쓱 벤 다음 그대로 들고 여기까지 오면 됩니다."

"둔각을 타고 가라. 난 여기서 입구를 지키고 있겠다."


경공이 느린 형천한테는 둔각을 타는 게 훨씬 빠르다. 형천은 상자를 오작한테 맡긴 후 둔각을 타고 축융봉이 있는 형산으로 달렸다.


"훌륭하구나."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오작은 몸을 천천히 돌렸다. 키가 창해도의 난쟁이들과 비슷한 작은 노인이었다.

단, 키가 작아 팔다리가 굵게 느껴지는 창해도 난쟁이들과 달리 노인은 팔다리도 가늘어 균형 잡힌 모습이었다.


"감히 존성대명을 여쭙습니다."

"사람들이 날 원시천존이라는 부끄러운 이름으로 부른다."


왜소한 노인은 태상노군과 통천교주의 사형인 원시천존이었다.


"쟁녕을 다시 합치게 한 게 잘못된 일입니까?"

"아니다. 잘한 일이다. 마로 태어난 짐승이 신성을 얻고 목적이 생겼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고."

"다행입니다."


오작은 자기 목숨을 구하려고 거래에 응했지만, 뭔가 계속 찝찝한 게 있었다. 그러나 원시천존 덕분에 우려들이 말끔히 사라졌다.


"난 너한테 성점술을 가르치러 왔다."

"성점술이 뭡니까?"


서왕모를 비롯해 아는 사람이 채 열 명도 안 되는 법술이다. 오작으로서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천기를 살피는 자는 전체적인 흐름을 본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확인하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있고, 가끔은 누군가의 운명이 보이기도 한다. 점괘술은 법력을 소모하여 흐름의 어느 한 점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여러 점을 확인한 후, 그것들을 이어서 이야기를 만들지. 점괘술이 자주 틀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사건을 알고 그 중간을 억지로 끼워 맞추다 보면 엉뚱한 판단이 종종 생기곤 한다."


오작은 원시천존의 말을 귀담아들었다.


"성점술은 운명의 흐름이 이렇게 달라진다면 어떤 결과가 생길지 알아보는 법술이다. 점괘술은 정확도가 낮고 전체를 볼 수 없고, 천기를 살피는 건 운에 맡겨야 한다. 자신이 보고 싶은 걸 꼭 보지는 못하지. 그러나 성점술은 실제로 발생하지 않은 일을 가정해 결과가 어떻게 바뀌는지 확인한다. 그걸 통해 살아보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며 견식을 무한대로 넓힐 수 있다."


"그걸 제게 가르친다는 말씀입니까?"

"그렇다."

"거절하겠습니다."


원시천존은 숨을 깊게 들이켜며 격동한 마음을 다스렸다. 수만 년 살면서 이렇게 격동한 기억이 몇 번 없었다.


"이유가 궁금하구나."

"운명에 순응하지도 저항하지도 않겠습니다. 제가 옳다고 믿는 바를 행하며 바르게 살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닥친 모든 고난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원시천존이 무릎을 탁 치며 한탄했다.

"넌 높은 경지를 이루고도 인간의 마음을 보전했구나. 영예주 덕분인가? 태상노군은 이걸 예상하고 네게 영예주를 펼쳤던 것일까?"


원시천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오작은 침묵으로 응대했다.


"거대한 운명의 아이야. 큰 결정을 내리기 전에 부디 세상을 먼저 생각하거라."


말을 마친 원시천존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복희는 인간을 먼저 생각하라 하고 원시천존은 세상을 먼저 생각하라 하고. 도대체 내 천명이 무엇이기에 세상과 인간이 나온단 말인가?'


가슴이 갑갑해진 오작은 멸천창을 꺼내 휘둘렀다. 관일홍 하나만 판 자단조차도 감탄할 정도로 경지가 깊어진 오작의 창술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창술이 펼쳐짐에 따라 명확하지 않은 깨달음들이 오작의 머리를 떠돌았다. 오작은 어떤 깨달음인지 알려고 하지 않고 그저 창만 휘둘렀다.


그러다 무아지경에 빠졌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멸천창을 팽개치고 천잠지용공을 펼쳤다.


형천이 돌아왔을 때 오작은 이미 고치가 되었고, 고치 곁에는 멸천창과 쟁녕의 뿔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형천은 반천부로 벤 축융봉의 결계로 심유곡 입구를 막았다. 그리고 멸천창과 쟁녕의 뿔을 들고 자신의 기운을 주입했다. 쟁녕의 뿔과 하나가 된 멸천창은 형천이 주입하는 기운을 게걸스럽게 빨아들였다.


며칠 기다려도 오작이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자 형천은 편익조를 날려 자단 등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오작의 안위를 걱정한 자단이 구망을 보내고 설영이 빙령도 최강자인 호위를 보내 오작을 지키게 했다.


작가의말

단군신화와 탁록대전을 엮는 게 이번 글의 목표였습니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글인데, 치우천황이 2대 단군이라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그게 인상에 남아 이런 식으로 꾸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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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외전 - 약속의 아이 +36 20.05.21 1,386 49 14쪽
136 외전 - 지호자야之乎者也 +2 20.05.20 989 36 17쪽
135 외전 - 조각 모으기 끝 +2 20.05.20 1,015 35 21쪽
134 외전 -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를 삶는다 20.05.20 1,010 34 22쪽
» 외전 - 왕창은 좀. +6 20.05.19 1,049 36 22쪽
132 외전 - 그땐 몰랐지. 20.05.19 1,008 32 24쪽
131 외전 - 아틀란티스를 아냐구요? 20.05.19 1,047 36 26쪽
130 외전 - 사람이 되자 +10 20.05.18 1,042 33 15쪽
129 외전 - 난 늘 나 자신과 싸워. 20.05.18 1,013 41 20쪽
128 외전 - 듀라한 원조가 누군지 아냐구요? +2 20.05.18 1,075 35 23쪽
127 외전 - 고니를 아냐구요? +6 20.05.17 1,189 38 34쪽
126 선악종난분善惡終難分 +8 20.05.17 1,451 39 13쪽
125 진탁록대전眞濁鹿大戰 +4 20.05.17 1,091 32 16쪽
124 불괴화첨창不壞火尖槍 +4 20.05.16 1,125 39 13쪽
123 삼추여일일參秋如壹日 +8 20.05.16 1,086 36 13쪽
122 태상노소군太上老少君 +4 20.05.16 1,176 38 13쪽
121 체제대붕궤體制大崩潰 +7 20.05.15 1,100 39 13쪽
120 일수분승부壹手分勝負 +6 20.05.15 1,122 39 13쪽
119 일기적천용壹騎敵仟勇 20.05.15 1,176 36 13쪽
118 만인대회전萬人大會戰 20.05.14 1,181 37 13쪽
117 침암불괴신砧巖不壞身 +4 20.05.14 1,107 37 13쪽
116 축융봉전투祝融峰戰鬪 +4 20.05.14 1,126 35 13쪽
115 귀화명명소鬼火冥冥燒 +8 20.05.13 1,138 34 13쪽
114 백천귀일해佰川歸壹海 +2 20.05.13 1,119 37 13쪽
113 금환탁일계金煥琢日鷄 +2 20.05.13 1,110 38 13쪽
112 금계산전투金鷄山戰鬪 20.05.12 1,118 38 13쪽
111 북부대혼란北部大混亂 +2 20.05.12 1,080 39 13쪽
110 천범인양계天凡人兩界 +2 20.05.12 1,154 35 13쪽
109 창녕산비고蒼寧山秘庫 +8 20.05.11 1,191 39 13쪽
108 고수간대결高手間對決 20.05.11 1,085 37 13쪽
107 반룡돌화창盤龍突火槍 +4 20.05.11 1,229 37 13쪽
106 무법사무혼武法士無魂 +6 20.05.10 1,162 42 13쪽
105 흑제즙선기黑帝汁先紀 +6 20.05.10 1,138 40 13쪽
104 강풍노위파强風蘆葦擺 20.05.10 1,149 42 13쪽
103 합력인흑제閤力引黑帝 +2 20.05.09 1,169 34 13쪽
102 수화불상용水火不相容 20.05.09 1,176 32 13쪽
101 비경흑수해秘境黑水海 +4 20.05.09 1,128 39 13쪽
100 북해빙령도北海氷靈島 +4 20.05.08 1,223 38 13쪽
99 선천보무령先天寶巫鈴 +2 20.05.08 1,188 35 13쪽
98 치우목춘우蚩尤沐春雨 +2 20.05.08 1,176 35 13쪽
97 거인족과보巨人族誇父 +2 20.05.07 1,278 36 13쪽
96 도혈조참사盜血造慘事 +2 20.05.07 1,200 36 13쪽
95 남화미교주南華芈敎主 20.05.07 1,254 35 13쪽
94 암제현빈씨暗帝玄牝氏 20.05.06 1,265 38 13쪽
93 조호이산계調虎離山計 +2 20.05.06 1,264 37 13쪽
92 좌산관호투坐山觀虎鬪 20.05.06 1,236 38 13쪽
91 필살십절진必殺什絶陣 +4 20.05.05 1,336 45 13쪽
90 금오도금령金鰲島金靈 +2 20.05.05 1,273 40 13쪽
89 무량급법보無量級法寶 20.05.05 1,249 44 13쪽
88 청룡해구원靑龍解舊怨 +2 20.05.04 1,334 40 13쪽
87 왕세손치우王世孫蚩尤 +4 20.05.04 1,206 43 13쪽
86 천도시환술天道屍還術 20.05.04 1,222 37 13쪽
85 동부통일전東部統壹戰 +2 20.05.03 1,293 36 13쪽
84 자봉진용산自封秦龍山 +5 20.05.03 1,266 40 13쪽
83 명화화귀단暝火化鬼丹 +4 20.05.03 1,261 41 13쪽
82 자창대진창刺槍對震槍 +4 20.05.02 1,307 44 13쪽
81 일발동전신壹髮動全身 +6 20.05.02 1,306 42 13쪽
80 선왕대봉각蟬王大封殼 +3 20.05.02 1,338 38 13쪽
79 금의대모왕金蟻大母王 +2 20.05.01 1,403 39 13쪽
78 태곳적마수太古的魔獸 +4 20.05.01 1,350 40 13쪽
77 혼원무극창混元無極槍 20.05.01 1,282 40 13쪽
76 적단요수촌跡斷妖獸村 +4 20.04.30 1,563 41 13쪽
75 빙령도설영氷靈刀雪榮 +4 20.04.30 1,312 38 13쪽
74 허신귀곡자虛神鬼谷子 +2 20.04.30 1,272 41 13쪽
73 치우대마왕蚩尤大魔王 +4 20.04.29 1,333 42 13쪽
72 음양합주기陰陽閤呪技 +4 20.04.29 1,384 43 13쪽
71 치우대왕모蚩尤對王母 20.04.29 1,347 36 13쪽
70 합체자폭기閤體自爆技 +4 20.04.28 1,310 38 13쪽
69 백제백초거白帝白招拒 20.04.28 2,320 40 13쪽
68 도산반도령桃山蟠桃嶺 +4 20.04.28 1,336 42 13쪽
67 백호일침법白虎壹針法 +2 20.04.27 1,356 40 13쪽
66 원령급화보元靈級火寶 +2 20.04.27 1,384 42 13쪽
65 명화접화검瞑火蝶化劍 20.04.27 1,427 38 13쪽
64 귀곡멸살도鬼哭滅殺刀 +6 20.04.26 1,425 48 13쪽
63 천리도주행仟里逃走行 +14 20.04.25 1,470 46 13쪽
62 백요헌백기佰妖獻佰技 +3 20.04.24 1,509 42 13쪽
61 요수촌난전妖獸村亂戰 20.04.23 1,550 47 13쪽
60 영예주반서永蘂呪反噬 +2 20.04.22 1,569 43 13쪽
59 마수청동랑魔獸靑銅狼 +2 20.04.21 1,537 45 13쪽
58 인면홍지주人面紅蜘蛛 +4 20.04.20 1,496 49 13쪽
57 헌원인자검軒轅仁慈劍 +2 20.04.19 1,690 48 13쪽
56 형산노양궁衡山老陽宮 +8 20.04.18 1,617 51 13쪽
55 최강삼태극最强參太極 +8 20.04.17 1,556 50 13쪽
54 진태극보인眞太極寶印 +3 20.04.16 1,501 54 13쪽
53 천지일선창天地壹線槍 +2 20.04.15 1,562 50 13쪽
52 망아오진수忘我悟眞髓 +7 20.04.14 1,579 48 13쪽
51 창왕적무혈槍王赤無血 +5 20.04.13 1,582 46 13쪽
50 다인화첨창多刃花尖槍 +4 20.04.12 1,643 52 13쪽
49 반고개천부盤古開天斧 +4 20.04.11 1,593 50 13쪽
48 요마급화보妖魔級化寶 20.04.10 1,613 49 13쪽
47 이동형영지移動型領地 +2 20.04.09 1,669 52 13쪽
46 지혜조소오智慧鳥素烏 +1 20.04.08 1,652 55 13쪽
45 작별대별산作別大別山 +3 20.04.07 1,643 49 13쪽
44 세한지송백歲寒知松栢 +9 20.04.06 1,644 50 13쪽
43 삼계윤회환參界輪廻環 +4 20.04.05 1,745 51 13쪽
42 통합절대감統閤絶對感 +7 20.04.04 1,674 53 13쪽
41 괴산복중동怪山腹中洞 +6 20.04.03 1,771 56 13쪽
40 유안무주요有眼無珠妖 +4 20.04.02 1,752 55 13쪽
39 연묘불가언緣妙不可言 +7 20.04.01 1,890 56 13쪽
38 여요득법술女妖得法術 +2 20.03.31 1,827 56 13쪽
37 백팔금침법佰捌金針法 +3 20.03.30 1,830 54 13쪽
36 일석천층낭壹石仟層浪 +3 20.03.29 1,839 51 13쪽
35 궤계기구왕詭計欺玖王 +2 20.03.28 1,936 54 13쪽
34 황금무법리黃金無法里 +6 20.03.27 1,929 57 13쪽
33 무법요수촌無法妖獸村 +3 20.03.26 1,922 54 13쪽
32 대력우마왕大力牛魔王 +5 20.03.25 1,917 56 13쪽
31 마보구마소魔寶驅魔蕭 +5 20.03.24 1,915 64 13쪽
30 경계수비사境界守備蛇 +3 20.03.23 1,974 53 13쪽
29 각룡득풍익角龍得風翼 +3 20.03.22 1,990 57 13쪽
28 조사탈구피助蛇脫舊皮 +7 20.03.21 1,900 57 13쪽
27 누의난감악螻蟻難撼岳 +5 20.03.20 1,988 62 13쪽
26 신로견일멸晨露見日滅 +3 20.03.19 1,980 55 13쪽
25 혈령화요단血靈化妖丹 +7 20.03.18 2,010 63 13쪽
24 법력소모전法力消耗戰 +3 20.03.18 1,965 56 13쪽
23 암주결승법暗呪結繩法 +6 20.03.17 1,998 61 13쪽
22 무태극즉순無太極卽純 +5 20.03.16 2,093 57 13쪽
21 청익혈편복靑翼血蝙蝠 +11 20.03.15 2,087 59 13쪽
20 풍운십삼기風雲什參騎 +4 20.03.14 2,296 61 13쪽
19 둔각파란출臀角破卵出 +9 20.03.13 2,188 63 13쪽
18 하충하어빙夏蟲何語氷 +4 20.03.13 2,250 65 13쪽
17 선천급영보先天級靈寶 +9 20.03.12 2,335 68 13쪽
16 의심생암귀疑心生暗鬼 +3 20.03.11 2,287 60 13쪽
15 접인대귀령接引對龜靈 +5 20.03.10 2,393 67 13쪽
14 봉래구령도蓬萊龜靈島 +8 20.03.09 2,576 66 13쪽
13 풍뇌감대해風雷撼大海 +7 20.03.09 2,821 67 13쪽
12 탁몽고흉길托夢告兇吉 +4 20.03.08 3,212 73 13쪽
11 치우탄귀단蚩尤呑鬼丹 +6 20.03.07 3,703 75 13쪽
10 비조욕유영飛鳥欲遊泳 +4 20.03.06 3,944 80 13쪽
9 교탈청룡주巧奪靑龍珠 +6 20.03.05 4,089 79 13쪽
8 일망포수조壹罔捕數鳥 +2 20.03.04 4,593 81 13쪽
7 오작논중죄烏鵲論衆罪 +5 20.03.03 5,051 90 13쪽
6 오작우치우烏鵲遇蚩尤 +8 20.03.02 5,509 95 13쪽
5 독구탐준마毒丘貪駿馬 +5 20.03.01 6,122 99 13쪽
4 벽력혼원수霹靂混元手 +10 20.02.29 7,032 122 13쪽
3 동해천일도東海天壹島 +5 20.02.28 8,371 115 13쪽
2 멸천칠절공滅天柒絶功 +10 20.02.27 11,223 113 13쪽
1 기혈홍영창嗜血紅纓槍 +34 20.02.26 20,258 15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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