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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왕자 님의 서재입니다.

Labency Tales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복어왕자
작품등록일 :
2021.01.25 08:57
최근연재일 :
2021.07.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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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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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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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글자수 :
1,01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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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5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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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특이점 사냥(5)

DUMMY

이렇게 된 이상 남은 방법은 하나다. 죽음을 도외시한 소모전뿐이다.

안도혁이 들으면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 모든 공세는 철저하게 계산된 대로만 진행되었다. 단 하나의 공격도 허투루 소모되지 않았다.

물론 현실적으로 그것이 가능할 리가 없다. 폭풍 같은 전쟁터에서 병사 하나하나에게 일일이 지시를 내리는 게 어디 가당키나 한가? 하늘에서 내려온 전략의 천재도 그 말을 들으면 병신을 바라보는 눈빛 이상의 것을 품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 불가능하다.


'우리 용족이 아니었다면 말이지.'


용족은 텔레파시를 사용할 수 있다. 생각을 말보다 더 빠르게 전달할 수 있으며, 숙달될 경우 반 초 만에 책 한 장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상대가 그걸 들을 수 있는 지적 수준이 있어야 가능하겠지만.

그렇기에 모든 전장 정보는 캘러무스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X55, Y121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도약했습니다.]

[X131, Y66에서 지룡의 머리에 올라탔습니다.]


이러한 정보를 듣는 즉시 캘러무스는 전 용족에게 지시를 내렸다. 안도혁이 적 전체가 하나 된 마음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런 능력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이 전술적인 측면에선 더없이 효율적일지 모르지만, 정작 캘러무스는 죽을 맛이었다.


'머, 머리가.'


수학 문제를 푸는 것과는 다르다. 쉴 새 없이 날아드는 정보에 맞춰 공격을 일일이 지시하는 건 그야말로 머리가 빠개질 것 같은 중노동이었다.

게다가 이런 짓을 몇 시간이나 지속하고 있다. 그의 연산 능력이 어마어마했기에 가능한 일이지, 다른 자들이라면 어림도 없다.


'연산 장치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급박하게 돌아가는 전장에서 변수를 일일이 계산하고 있을 시간은 없어. 결국 내가 직접 구르는 수밖에.'


그러나 이제 그 방법은 써먹을 수 없다.

캘러무스의 머리는 한계에 달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전장을 조망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자리에 한 명도 없다.

즉 남은 전략이라고는 부딪쳐서 부서뜨리는 것밖에 없었다.

출전 전, 여러 가지 전략을 구상해 보았다. 그러나 생물의 궤를 한참 넘어간 저 괴물을 상대하는 데에 딱히 방법이라는 게 존재하진 않았다. 함정 따윈 파 봤자 의미도 없고, 병기를 앞세워 돌진하는 것도 효율적이지 못하다. 결국 남은 건 생물 대 생물로 파상공격을 쉴 새 없이 퍼붓는 방법뿐이었다.


'이 방법이 틀렸다고는 지금도 생각하지 않아.'


직접 보니 더욱 확실해졌다. 특이점을 상대하는 법은 그저 열심히 몰아붙여서 체력을 최대한 깎아내는 것뿐이다. 아무도 그의 의견에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곳에 있는 용족은 대략 5백 명. 그 중 시체를 제외한다면 약 430명.

지금까지 70여 명의 용족이 살해되었다. 그리고 캘러무스는 이 시점에서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다.


'이길 수 있다.'


분명 심장을 뜯어먹느니 하는 방법으로 실혈사를 막고는 있지만, 그래 봤자 한계는 찾아온다. 지금까지처럼 효율적인 방법으로 몰아칠 수는 없으나, 단순한 공격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병사는 아직 많다!


부르르


안도혁의 다리가 덜덜 떨려왔다.

공포로 인한 것이 아니다. 체력이 소모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이건 임시방편이로군.'


우연찮게 먹어 치웠더니 체력이 회복되기에 먹긴 먹었지만, 이런 방법이 계속 지속될 수는 없었다. 실제로 어느 시점까지는 상처가 회복되고 체력이 차올랐으니, 시간이 지나자 배만 불러왔다. 더 먹어봐야 전투력의 저하만 올 뿐이다.

이제 남은 것은 얼마 남지 않은 체력과 기력밖에 없다. 안도혁은 주먹을 꽉 쥐고 씁쓸히 웃었다.


'살 수 없겠군.'


전투 시작 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지금껏 패배를 해 본 적이 없는 그였기에 이런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시 이성을 내세우는 안도혁답지 않은 태도였다.

어쩔 수 없었다.

누구나 사는 것을 인생의 최우선 목표로 생각한다. 일부의 광신자를 제외하면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내버리는 미련한 짓을 하지 않는다.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어느 나라에 사는 멍청이가 한 농담인지는 모르나,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속담이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다.

하늘까지 닿을 재보의 산과, 영원히 사람들의 입가에 오르내릴 명예를 얻는다 해도 그것은 살아 숨쉬며 먹는 빵 한조각만 못하다. 죽어 흙이 된 자가 명예를 원할까, 한 순간만이라도 이승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육체를 원할까?

안도혁 역시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었던 게 당연했다.

그리고 이젠 그 당연한 마음을 부정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확실한 죽음이다.

머리로는 그랬다. 머리로는. 그런데 사람이 모두 이성적으로 판단을 할까?

안도혁이 소리쳤다.


"죽여 버리겠다!"

- 오냐, 덤벼라!


쿠과과광


타란토스의 수도가 사정없이 부서져 나갔다. 길가에 깔린 타일 한 장, 집을 구성하는 벽돌 하나조차 공격의 여파에 휩쓸려 꺾이고 부러졌다.

타란토스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천년제국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국가보다 역사가 짧은 나라다. 그러나 사회 기반 시설은 여타 국가에 뒤지는 데가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일정 부분에선 다프텐시아를 능가하는 면모도 보였다.

그런 나라의 수도가 처참하게 붕괴되고 있었다.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져도 이보다 더 처참할 수는 없으리라.

점심 나절에 시작된 전투는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어느새 하늘이 노을빛으로 물들어가는 게 눈에 보였다.


까악 까악


시체를 먹기 위해 까마귀들이 무리를 지어 날아온다.

곳곳에 시체가 즐비했다. 공격에 휘말린 일반 시민들의 시체, 혀를 빼물고 죽은 용족의 시체 등이 늘어져 있었다.

이 전투로 용족은 총 300명에 달하는 인원을 잃었다. 처음 왔을 때와 비교하면 경악할 정도의 피해였다. 인간 국가 따위는 반나절이면 초토화시킬 만한 전력이, 반나절만에 시체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게 처참한 결과를 자아냈지만, 남은 용족들의 눈에 절망은 깃들어 있지 않았다.


"허억, 허억."


안도혁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얼굴 반쪽이 날아갔다. 근육이 찢어져 그 아래의 허연 광대뼈가 세상에 드러나 있었다. 한쪽 팔은 팔꿈치 아래로는 뼈밖에 보이지 않았고, 다른 팔도 꺾이고 부러진 상태였다. 한때 태산이라도 떠받칠 듯한 어깨는 축 처져 있었고, 세상 그 무엇이라도 짓밟아 뭉갤 다리는 후들후들 떨리고만 있었다.

안도혁의 머리에는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무기가 있었더라면..'


주먹과 발만으로 용을 잡아 쳐죽였다. 그것도 한둘이 아닌 300명씩이나. 하지만 투창이 있었더라면 조금은 달라졌을까.

안도혁은 고개를 내저었다. 없는 것을 탓해봐야 별로 의미도 없다. 게다가 이러한 공격의 파도 속에서 무기를 일일이 찾아 쏘아내는 게 가능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중요한 것은 현재다. 그리고 현재, 한 가지 사실은 확실하다.


'젓가락 들 힘도 없군.'


손가락 하나로도 인간을 쥐어 비틀 수 있었지만, 지금은 쥐 한 마리 잡아 죽일 힘도 남지 않았다.

두 발로 서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일 정도의 몸 상태였다. 꺾이지 않는 정신력만이 그를 지탱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낭창낭창 굽어지는 몸을 이리저리 돌리며, 거대한 해룡이 안도혁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는 바다가 담긴 듯 웅혼하기 그지없었다.


- 드디어 끝났군, 안 그런가?

"······."


대답할 기력도 없다. 그저 그뿐이다.

호흡만으로도 힘이 부친다. 비강이 망가진 듯, 숨만 쉬어도 후두가 끊어질 듯 아파왔다.


- 빌어먹을 놈 같으니.


격한 감정을 표현한 캘러무스였으나, 말과 생각은 조금 달랐다.


'어떻게 서 있을 수 있지?'


체력이고 뭐고, 물리적으로 완전히 박살난 상태다. 특이점이 아니라 특이점 할애비가 와도 저토록 꿋꿋할 수는 없다.

산천이 온통 피와 시체로 물들어 있다. 전 대륙의 까마귀를 모조리 모아도 배가 터질 정도로 많은 시체다.

이미 죽은 사람은 돌아올 수 없다. 병력 복구에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당장이라도 상대를 쳐죽여 그 피를 마시고 싶어야 할 것이 정상이지만, 캘러무스는 오히려 경의를 표했다.


'훌륭하다.'


이런 상황이 되었음에도 적의 눈빛에는 한 점의 흔들림조차 보이지 않는다. 한쪽 눈은 시력을 잃은 듯 초점이 일정치 않았지만, 남은 한 눈은 형형하게 불타고 있었다.

투기가 아직 남았음을 증명하듯이.

그러나 의기는 거기까지였다.


쿠웅


"우욱."


덮쳐오는 꼬리를 피할 수 없었던 안도혁은 그대로 땅에 엎어졌다. 간신히 몸을 일으키려 바둥거렸으나, 몸을 덮은 꼬리의 무게를 이겨낼 수 없었다.

꼬리의 주인, 셀리테라가 광소를 터뜨렸다.


- 꺄하하하하!


셀리테라는 상처투성이였다. 그러나 피부 가죽이 긁힌 정도의 가벼운 상처로, 과장 좀 보태서 침만 발라도 나을 정도라 봐도 될 것이다.

전투 내내 그녀는 안도혁이 무서워 벌벌 떨고 있었다. 최소한도의 공격은 행했지만, 거의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 실질적으로 적에게 거의 피해를 주지 못했다.

그러나 살아남았다. 이렇게 땅을 밟고 우뚝 서 있다.


- 킥킥킥.


셀리테라는 조소하며 꼬리 밑에 깔린 안도혁을 내려다보았다.

특이점이 다 뭐냐. 결국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법이다. 대륙을 벌벌 떨게 할 힘이 있다 한들, 죽어 나자빠진 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보라. 지룡의 뼈를 썩은 나뭇가지 부러뜨리듯 가볍게 취급하던 강자가 지금은 발 밑에서 기어다니는 개미새끼 신세이지 않는가.

엄청난 중량의 꼬리가 폐를 짓뭉개서 안도혁은 제대로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튼튼한 골격과 근육이 그의 압사를 조금이나마 막아 주고 있었지만, 그것도 얼마 안 남았다. 이대로 셀리테라가 가만히 하품만 하고 있어도 안도혁의 명은 곧 끊어질 것이다.

캘러무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 셀리. 장난치지 마라. 위대한 전사를 이렇게 취급하다니.

- 위대? 위대한 전사라고오?


셀리테라가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댔다.


- 캘. 지금 이 땅을 가득 뒤덮는 시체가 보이지 않아? 전부 동족이야. 우리 용족이라고! 이 괴물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조리 패 죽였어. 곱게 죽을 권리가 있을 것 같아?!


캘러무스는 대답 대신 한숨을 내쉬었다. 그 남녀노소 쪽이 먼저 공격했다는 사실을 이 여자는 머리에서 이미 지운 것 같았다.


'진짜. 이래서 용화의 의식을 치른 것들이란······.'


짜증나는 것은 자신 역시 셀리테라의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저 시체의 산을 보면 누구라도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없을 것이다.

먼발치에 있던 마레아도스가 다가오며 웅장한 음성을 내뱉었다.


-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네 그 가학적 욕구를 만족할 때까지 괴롭히며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시체를 어떻게 취급하던 그것은 네 자유지만, 그보다 우선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지는 않을 텐데.

- 얼마 안 걸려. 아주 조금만 기다리면 돼. 그래, 한 5분 정도만?

- 그 정도라면······.


안도혁을 물끄러미 바라본 마레아도스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5분이 아니라 50분이 주어져도 이 상황을 뒤집을 변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는 이미 무너진 상태다.

셀리테라는 흐뭇한 표정을 짓더니 다른 동족들을 살짝 돌아보고는, 고개를 돌려 안도혁의 머리 앞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 유언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라도 있니? 셀리가 들어줄게.


아직 입을 열 힘 정도는 남아 있었는지, 안도혁은 하나 남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인가?"

- 그럼, 그럼. 물론 듣기만 할 거지만. 꺄하하하.


저 한심스러운 태도를 보고 누가 용왕이라 생각할 수 있겠는가. 안도혁은 용족이란 역시 정신 나간 종족이 맞다고 생각을 굳혔다.

바람 빠진 소리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 그러면······."

- 그래. 뭐라고?


다 죽어가는 목소리다. 셀리테라는 귀를 쫑긋하며 안도혁의 말에 집중했다.


"사, 살······."

- 아하, 살려달라고?


죽음에 이른 상대의 입에서 나오는 소원은 다 비슷하다. 셀리테라는 빙글빙글 웃었으나, 이어진 말은 조금 달랐다.


"······을 좀 빼는 게 어떻겠나. 무거워서 숨을 못 쉬겠군."

- ······.


쿠웅


꼬리가 한 번 내려쳐졌다. 가벼운 일격이기에 즉사하진 않았지만, 폐부를 통째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에 안도혁은 순간 기절할 뻔했다.


- 이 새끼가 끝까지 나를 농락해?!

"크, 크큭."


어처구니없게도 웃음이 나왔다. 사람을 도발하는 행위를 딱히 즐기지 않는 안도혁이었지만, 지금 이 상황은 그에게 웃을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분노한 셀리테라가 소리쳤다.


- 그래. 불쌍해서 봐 줄까도 했지만, 이젠 어림도 없어. 너는 가장 큰 절망 속에 빠져서, 벌레 새끼처럼 몸부림치다 죽는 거야!

'절망?'


이제 와서 무슨 절망일까.

이미 생명의 둑은 터졌다. 생명력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게 느껴졌다. 목숨이 아깝지 않은 건 아니지만, 안도혁은 오히려 침착해졌다.

죽음을 앞에 둔 사람의 반응은 보통 두 가지로 나뉜다. 살고 싶어서 어떻게든 발버둥을 치는 부류와, 목숨에 대한 집착을 놔 버려서 세상 모든 것에 초연해지는 부류.

안도혁은 전형적인 후자였다. 그는 서서히 눈을 감았다.


'모두 끝났다.'


그러나 눈을 감을 수는 없었다. 셀리테라가 토해낸 약간의 용암이 그의 등을 적셔, 어마어마한 고통이 직격했기 때문이다.


치이익


"크윽."

- 아직 못 죽어. 내가 만든 마지막 그림을 보기 전까지는!


이렇게까지 말하자 해룡왕과 천룡왕은 조금 궁금해졌다. 대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기에 저렇듯 대단한 고문도 하지 않고 특이점을 살려 두고 있단 말인가?


- 너와 처음 만날 때 들었지. 네가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게 무엇인지를.

"······."

- 너에게 절망을 심어줄게.


안도혁은 아리송한 감정이 들 수밖에 없었다.


'담배 말인가?'


셀리테라는 이빨을 딱 부딪쳤고, 그것이 신호가 되었다는 듯 두 명의 용족이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을 날아왔다.

그들의 앞발에는 각기 두 사람이 꽁꽁 묶여서 붙들려 있었다. 숨을 쉬고 있는 것으로 보아 목숨에 지장이 있는 상태는 아니었지만, 모두 한없이 지쳐 있는 상태였다.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두 천룡은 셀리테라의 앞에 사람들을 내려놓고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 잘 했어. 이제 물러가렴.


하나 남은 안도혁의 눈이 찢어질 듯 크게 떠졌다.


'저, 저, 저······.'

- 보이니? 네 동료들이야. 자아. 이제 내가 무슨 말을 할 지 알겠어?


서석진, 루나, 에스턴, 레틴.

네 명의 벗이 쓰러져 있다. 그 눈에는 절망감 이외의 감정은 깃들어 있지 않았다.


- 너는 지금부터 이것들이 갖은 고문을 받아 죽어가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바라보게 될 거야.

"······."

- 너에 대한 원망을 토해내며 죽어가는 걸 똑똑히 들어. 그 전까지는 절대 죽는 걸 용납하지 않겠어. 그리고 이 네 마리의 버러지가 모두 죽으면 그 다음엔 네 차례야. 알겠니?


증오가 넘실거리는 발언이었다. 그 잔인함에 누구도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잠시 정적이 일었다.

천룡왕이 까무러치듯 놀랐다.

해룡왕은 몸을 뒤틀었다.

두 명의 용족이 동시에 소리쳤다.


- 이, 이런 미친.

- 이 병신 같은 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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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초콜릿을 좋아하는 청년(6) 21.07.18 52 0 10쪽
180 초콜릿을 좋아하는 청년(5) 21.07.18 54 0 12쪽
179 초콜릿을 좋아하는 청년(4) 21.07.17 52 0 16쪽
178 초콜릿을 좋아하는 청년(3) 21.07.16 57 0 14쪽
177 초콜릿을 좋아하는 청년(2) 21.07.15 53 0 15쪽
176 초콜릿을 좋아하는 청년(1) 21.07.14 52 1 13쪽
175 황혼과 여명(2부 시작) 21.07.14 70 1 3쪽
174 마른 하늘의 태동(1부 완) 21.07.13 62 1 14쪽
173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6) 21.07.12 62 1 9쪽
172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5) 21.07.11 58 1 12쪽
171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4) 21.07.10 64 1 13쪽
170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3) 21.07.09 61 1 14쪽
169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2) 21.07.08 70 1 13쪽
168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1) 21.07.07 72 1 13쪽
» 특이점 사냥(5) 21.07.05 74 1 16쪽
166 특이점 사냥(4) 21.07.04 63 1 11쪽
165 특이점 사냥(3) 21.07.03 57 1 13쪽
164 특이점 사냥(2) 21.07.02 65 1 11쪽
163 특이점 사냥(1) 21.07.01 68 1 13쪽
162 누가 주인공이냐(6) 21.06.30 62 1 13쪽
161 누가 주인공이냐(5) 21.06.28 69 1 13쪽
160 누가 주인공이냐(4) 21.06.27 57 1 14쪽
159 누가 주인공이냐(3) 21.06.26 57 1 18쪽
158 누가 주인공이냐(2) 21.06.25 61 1 16쪽
157 누가 주인공이냐(1) 21.06.24 75 1 16쪽
156 퇴마(15) 21.06.23 64 1 13쪽
155 퇴마(14) 21.06.21 65 1 15쪽
154 퇴마(13) 21.06.20 68 1 18쪽
153 퇴마(12) 21.06.19 63 1 14쪽
152 퇴마(11) 21.06.18 67 1 16쪽
151 퇴마(10) 21.06.17 69 1 17쪽
150 퇴마(9) 21.06.16 63 1 12쪽
149 퇴마(8) 21.06.15 65 1 10쪽
148 퇴마(7) 21.06.14 65 1 13쪽
147 퇴마(6) 21.06.13 67 1 13쪽
146 퇴마(5) 21.06.12 63 1 12쪽
145 퇴마(4) 21.06.11 71 1 12쪽
144 퇴마(3) 21.06.10 68 1 13쪽
143 퇴마(2) 21.06.09 67 1 14쪽
142 퇴마(1) 21.06.08 69 1 14쪽
141 노예(6) 21.06.07 62 1 15쪽
140 노예(5) 21.06.06 72 1 13쪽
139 노예(4) 21.06.05 62 1 14쪽
138 노예(3) 21.06.03 69 1 12쪽
137 노예(2) 21.06.02 63 1 14쪽
136 노예(1) 21.06.01 64 1 14쪽
135 집으로(15) 21.05.31 68 1 14쪽
134 집으로(14) 21.05.30 64 1 13쪽
133 집으로(13) 21.05.29 68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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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집으로(9) 21.05.25 66 1 12쪽
128 집으로(8) 21.05.24 62 1 13쪽
127 집으로(7) 21.05.23 66 1 13쪽
126 집으로(6) 21.05.22 65 1 14쪽
125 집으로(5) 21.05.21 66 1 13쪽
124 집으로(4) 21.05.20 69 1 12쪽
123 집으로(3) 21.05.19 64 1 15쪽
122 집으로(2) 21.05.18 67 1 13쪽
121 집으로(1) 21.05.17 77 1 12쪽
120 대륙의 지배자들(2) 21.05.16 67 1 14쪽
119 대륙의 지배자들(1) 21.05.15 74 1 14쪽
118 정천 경(10) 21.05.14 64 1 15쪽
117 정천 경(9) 21.05.13 91 1 12쪽
116 정천 경(8) 21.05.12 85 1 12쪽
115 정천 경(7) 21.05.11 71 1 12쪽
114 정천 경(6) 21.05.10 84 1 11쪽
113 정천 경(5) 21.05.09 80 1 11쪽
112 정천 경(4) 21.05.08 78 1 13쪽
111 정천 경(3) 21.05.08 67 1 15쪽
110 정천 경(2) 21.05.06 70 1 14쪽
109 정천 경(1) 21.05.05 70 1 14쪽
108 시초의 의식(14) 21.05.04 92 1 16쪽
107 시초의 의식(13) 21.05.03 91 1 15쪽
106 시초의 의식(12) 21.05.02 80 1 12쪽
105 시초의 의식(11) 21.05.01 96 1 12쪽
104 시초의 의식(10) 21.04.30 73 1 12쪽
103 시초의 의식(9) 21.04.29 67 1 14쪽
102 시초의 의식(8) 21.04.28 77 1 15쪽
101 시초의 의식(7) 21.04.28 87 1 14쪽
100 시초의 의식(6) 21.04.27 69 1 13쪽
99 시초의 의식(5) 21.04.26 74 1 14쪽
98 시초의 의식(4) 21.04.25 89 1 13쪽
97 시초의 의식(3) 21.04.24 74 1 13쪽
96 시초의 의식(2) 21.04.23 72 1 14쪽
95 시초의 의식(1) 21.04.22 93 1 13쪽
94 어느 군인의 하루(5) 21.04.21 75 1 12쪽
93 어느 군인의 하루(4) 21.04.20 83 1 13쪽
92 어느 군인의 하루(3) 21.04.19 84 1 13쪽
91 어느 군인의 하루(2) 21.04.19 72 1 13쪽
90 어느 군인의 하루(1) 21.04.15 79 1 11쪽
89 황궁에서(5) 21.04.14 77 1 10쪽
88 황궁에서(4) 21.04.12 95 1 16쪽
87 황궁에서(3) 21.04.11 75 1 12쪽
86 황궁에서(2) 21.04.10 93 1 14쪽
85 황궁에서(1) 21.04.09 87 1 14쪽
84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6) 21.04.08 108 1 16쪽
83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5) 21.04.07 82 1 15쪽
82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4) 21.04.06 77 1 14쪽
81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3) 21.04.05 107 1 14쪽
80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2) 21.04.03 80 1 14쪽
79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1) 21.04.02 90 1 14쪽
78 소드마스터(4) 21.04.01 96 1 13쪽
77 소드마스터(3) 21.03.31 86 0 14쪽
76 소드마스터(2) 21.03.31 87 0 13쪽
75 소드마스터(1) 21.03.30 90 0 15쪽
74 인연의 끈(5) 21.03.30 88 0 13쪽
73 인연의 끈(4) 21.03.29 84 0 14쪽
72 인연의 끈(3) 21.03.28 87 1 15쪽
71 인연의 끈(2) 21.03.27 82 1 13쪽
70 인연의 끈(1) 21.03.25 99 0 13쪽
69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15) 21.03.24 110 0 14쪽
68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14) 21.03.23 89 0 10쪽
67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13) 21.03.23 109 0 9쪽
66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12) 21.03.22 116 1 10쪽
65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11) 21.03.21 103 1 8쪽
64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10) 21.03.20 85 1 10쪽
63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9) 21.03.20 78 0 9쪽
62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8) 21.03.19 109 1 11쪽
61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7) 21.03.19 101 0 9쪽
60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6) 21.03.16 90 1 12쪽
59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5) 21.03.15 94 0 11쪽
58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4) 21.03.14 85 1 11쪽
57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3) 21.03.13 94 0 10쪽
56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2) 21.03.10 89 1 9쪽
55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1) 21.03.10 93 0 10쪽
54 달갑지 않은 만남(8) 21.03.09 96 0 9쪽
53 달갑지 않은 만남(7) 21.03.08 89 0 11쪽
52 달갑지 않은 만남(6) 21.03.07 95 0 9쪽
51 달갑지 않은 만남(5) 21.03.05 96 0 8쪽
50 달갑지 않은 만남(4) 21.03.05 101 1 9쪽
49 달갑지 않은 만남(3) 21.03.04 95 0 10쪽
48 달갑지 않은 만남(2) 21.03.03 97 0 11쪽
47 달갑지 않은 만남(1) 21.03.02 134 1 10쪽
46 이별과 만남(9) 21.03.01 96 1 9쪽
45 이별과 만남(8) 21.03.01 99 0 12쪽
44 이별과 만남(7) 21.02.20 101 1 9쪽
43 이별과 만남(6) 21.02.19 101 1 10쪽
42 이별과 만남(5) 21.02.17 100 1 11쪽
41 이별과 만남(4) 21.02.17 136 1 11쪽
40 이별과 만남(3) 21.02.15 118 1 12쪽
39 이별과 만남(2) 21.02.14 116 0 17쪽
38 이별과 만남(1) +1 21.02.13 124 1 13쪽
37 요정의 숲(7) 21.02.12 123 0 16쪽
36 요정의 숲(6) 21.02.11 117 0 10쪽
35 요정의 숲(5) 21.02.10 128 0 13쪽
34 요정의 숲(4) 21.02.10 115 0 13쪽
33 요정의 숲(3) 21.02.09 116 1 12쪽
32 요정의 숲(2) 21.02.08 111 0 12쪽
31 요정의 숲(1) 21.02.07 106 1 11쪽
30 바다 위에서(8) 21.02.07 121 0 13쪽
29 바다 위에서(7) 21.02.06 116 0 10쪽
28 바다 위에서(6) 21.02.05 117 0 11쪽
27 바다 위에서(5) 21.02.05 122 0 10쪽
26 바다 위에서(4) 21.02.04 125 0 11쪽
25 바다 위에서(3) 21.02.03 123 0 11쪽
24 바다 위에서(2) 21.02.03 127 0 10쪽
23 바다 위에서(1) 21.02.03 132 0 12쪽
22 계획 변경(7) 21.02.02 124 0 11쪽
21 계획 변경(6) 21.02.01 129 0 11쪽
20 계획 변경(5) 21.02.01 137 0 10쪽
19 계획 변경(4) 21.01.31 136 0 12쪽
18 계획 변경(3) 21.01.31 139 0 13쪽
17 계획 변경(2) 21.01.30 131 0 12쪽
16 계획 변경(1) 21.01.30 136 0 11쪽
15 이불 밖은 위험해(8) 21.01.29 148 0 12쪽
14 이불 밖은 위험해(7) 21.01.29 144 1 12쪽
13 이불 밖은 위험해(6) 21.01.28 147 0 12쪽
12 이불 밖은 위험해(5) 21.01.28 154 0 11쪽
11 이불 밖은 위험해(4) 21.01.27 174 0 13쪽
10 이불 밖은 위험해(3) 21.01.27 167 0 9쪽
9 이불 밖은 위험해(2) 21.01.27 168 1 11쪽
8 이불 밖은 위험해(1) 21.01.27 183 0 10쪽
7 모(毛)자라지 않은 녀석(7) 21.01.26 200 2 11쪽
6 모(毛)자라지 않은 녀석(6) 21.01.26 231 1 11쪽
5 모(毛)자라지 않은 녀석(5) 21.01.26 207 3 10쪽
4 모(毛)자라지 않은 녀석(4) 21.01.25 267 2 12쪽
3 모(毛)자라지 않은 녀석(3) 21.01.25 321 2 12쪽
2 모(毛)자라지 않은 녀석(2) 21.01.25 371 1 10쪽
1 모(毛)자라지 않은 녀석(1) +1 21.01.25 798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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