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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왕자 님의 서재입니다.

Labency Tales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복어왕자
작품등록일 :
2021.01.25 08:57
최근연재일 :
2021.07.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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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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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요정의 숲(7)

DUMMY

안도혁은 기본적으로 만사에 무심한 듯한 표정을 짓고 다닌다. 실제로도 그다지 이것저것에 감명을 받는 성격이 아니었다.

맛있는 술, 질 좋은 담배, 좋은 식사 같은 말초적인 감정에는 생물인 이상 어느 정도 반응을 하기 마련이었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가슴이 웅장해지는 등의 감성적인 측면에서 그는 돌덩어리와 별반 차이가 없는 종류의 인간이었다.

그런 그에게도 눈앞의 광경은 이색적일 수밖에 없었다.


“놀라운데······.”


너무 신비로운 나머지 육성으로 말을 토해버렸다. 당황한 안도혁은 양 옆을 돌아보았으나,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취한 일행들은 그가 무의식적으로 한 말 정도에 반응하진 않았다.

광활한 호수였다. 마치 동화에나 나올 법한 호수다. 저 멀리 호수 건너편에 나무처럼 보이는 것이 흐릿하게 보이지 않았다면, 호수에서 수평선을 감상할 수 있을지도 모를 정도로 넓었다.

수십 개의 지류가 모여 만들어진 호수임에도, 물은 민물답지 않게 맑고 투명했다. 강바닥에 가라앉은 자갈이 눈에 생생하게 보일 정도였다.


숲으로 둘러싸인 호수, 그 중앙에는 작은 섬이 보였다. 그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어 섬이라는 명칭을 쓸 수밖에 없지만, 실제로 그것은 섬이 아니라 수십 개의 거목이 얽힌 일종의 트리 하우스였다.

이쯤 되면 누구나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물속에서도 나무가 자라나?’


여태껏 봐왔던 요정의 숲에선 모두 식물이 기이하게 자란다. 애초에 사람이 거주할 공간이 나오는 나무가 자라는 걸 본다면, 인간의 상식 따위는 빨리 버릴수록 이득이라는 것을 누구나 깨달을 것이다. 안도혁은 얼마 전 고구마와 토마토가 같은 나무에서 열리는 것을 보고선 이 미친 식물들에 대한 이해를 포기했다.

그런 것들을 봐 왔음에도 호수 한가운데에서 저렇게 싱싱한 듯 자라난 나무의 모습은 확실히 그 와중에도 이질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가만히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와중, 중앙의 나무 쪽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가까이 올수록 형태가 명확해졌는데, 그것은 물 위를 달리는 한 마리의 말이었다.


안도혁은 어처구니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저건 뭔데 말 주제에 물 위를 달리지?”


그 말에 서석진은 ‘인간 주제에’ 물 위를 뛰어다녔던 자신의 친구를 게슴츠레하게 쳐다보았다. 루나 역시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명은 레이나가 했다.


“호수에 사는 요정인 켈피입니다. 저희의 왕을 태우고 오는 것 같네요.”


순간 레이나가 착각했나 하는 생각을 한 건 한 두 명이 아닐 것이다. 아무리 봐도 말 한 마리가 달려오는 것밖에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시력이 좋은 안도혁은 어느 시점에 간신히 목표를 포착할 수 있었다.


‘아, 등 위에 확실히 뭔가 있긴 하군.’


물 위를 달리는 괴상한 말의 등 부분에, 말의 갈기를 붙잡고 있는 페어리 한 명이 보였다. 다른 페어리들보다 조금 크기는 했지만, 그래봤자 인간의 입장에선 새끼손가락이 중지손가락으로 늘어난 것 정도의 비율 차이였다.

뭍에 가까이 다가오자, 켈피의 등에서 내린 페어리는 파닥파닥 날아올라 일행의 앞에서 조용히 활공했다.

페어리가 다들 그렇듯 그녀 역시 조그마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녀의 몸이 광채를 발하기 시작했다.


“이건 대체······?”


눈부시게 빛나는 그녀의 모습은 잠시 빛 속에 가려졌다.

다음 순간, 그곳에 페어리는 없었다. 등 뒤에 날개만 달렸을 뿐, 엘프의 크기까지 커진 한 명의 여성이 있었을 뿐이다.

하늘하늘한 복장을 하고, 머리 양쪽으로 금빛 머리를 곱게 땋아 내린 그녀의 모습은 분명 아름다웠지만, 그 이상으로 신비로움이 느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신비한 마법을 보여준 그녀에게 레이나가 고개와 허리를 숙이며 자신의 왼쪽 무릎에 오른쪽 손을 가져갔다.

에스턴을 제외한 일행은 몰랐지만, 그것은 상급자를 대하는 요정의 최고 예법이었다.


“손님들을 모셔왔습니다. 예스타.”


요정왕은 방긋 웃으며 목례했다.


“수고했어요. 처음 뵙겠습니다, 여러분. 부족하지만 숲의 지도자를 맡고 있는 실비티아 예스타라고 합니다.”


체격도 크지 않고, 인상도 나긋나긋하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선 불가하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격이 느껴졌다.

에스턴은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있었고, 루나 역시 처음 본 사람에게 무릎을 꿇을까 말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서석진조차 무언가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중압감을 떨쳐내지 못할 정도였다.

요정왕은 푸근한 눈으로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바라보았다. 그녀의 금빛 눈동자가 사람들을 스쳐 지나가듯이 훑었다.


에스턴.


‘유쾌하진 않은 냄새가 나는 엘프 한 명.’


그냥 평범한 동족이다.


루나.


‘은발이 아름다운 인간 여자.’


그저 인간 여자일 뿐이었다.


서석진.


‘어머, 기묘하게 생겼네. 인간인가? 남자인 것 같은데. 세상에, 어쩜 저렇게 예쁘지?’


정확히는 예쁘다기보단 중성적인 느낌이었지만, 저보다 더 예쁜 사람을 꼽으라면 요정 중에서도 후보가 딱히 없는 게 현실이었다. 당장 자신부터도 저 남자보다 예쁘냐고 하면 인상을 찌푸릴 정도였으니까.

간만에 눈 호강 했다. 싱글싱글 웃던 요정왕은 안도혁에게 시선이 멈췄다.


‘크고, 굵고······.’


뉘앙스가 미묘했지만, 그것 이상 안도혁을 설명할 방법이 딱히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갑자기 실비티아의 시선이 안도혁에게 멈추었다.


“······.”


안도혁은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이 요정 여자를 마주보았다.


‘요정이란 것들은 다 이런가?’


저 옆에 있는 키 큰 여자는 첫만남부터 침을 흘리질 않나, 요정의 왕이라는 사람은 사람을 필요 이상 직시하지 않나.

아무래도 일이 끝나면 주의를 줘야겠다고 생각할 무렵, 요정왕이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 안도혁을 가리켰다.

실비티아는 입술을 떨며 말했다.


“시, 실례지만, 호, 혹시······누구세요?”


이미 항거할 수 없는 격은 사라졌다. 품격있는 왕에서 평범한 마을 아가씨로 전락한 것처럼 분위기가 달라졌다.

안도혁은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했다.


“누구냐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요정 중에서, 페어리라는 종은 다른 요정들과 차별화된 능력을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다.

한때 인간 세상에서도 많이 알려졌던 능력. 그것은 인간들 사이에서 통칭 ‘요정의 눈’이라고 불린다. 진실의 눈이라는 호칭도 같이 쓰이고 있다.

요정의 눈은 진실을 꿰뚫는다. 상대방이 거짓말하는 것 정도는 생후 3년도 되지 않은 페어리조차 쉽사리 캐치할 수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이 능력은 근육처럼 단련이 가능했다. 단련된 페어리들은 상대방이 숨기고 있는 진실까지 알아챌 수 있으며, 어느 정도는 독심술까지도 가능하다.

거기서 더 나아가면, 눈으로는 결코 볼 수 없는 것을 본다.


영격(靈隔)이라는 것을.


실비티아는 눈을 감았다 떴다. 아까와 똑같은 광경이 보인다.

똑같은 물리 공간에 있지만, 그녀는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보는 것이 다르다.

눈앞에는 다섯 명의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이 너무나도 달랐다.


따닥 따닥


이빨을 거세게 부딪치는 실비티아. 오들오들 떠는 그녀의 몸을, 레이나가 황급히 자신이 두르고 있던 망토로 감쌌다.


“예스타, 예스타? 무슨 일이십니까!”


실비티아는 비틀거리며 안도혁에게 다가가더니, 곧장 무릎을 꿇었다. 모두가 당황하는 가운데, 안도혁은 처연한 웃음을 지었다.


‘내가 그렇게 인생을 잘못 살았냐.’


전생에 무슨 일이 있길래 처음 보는 사람마다 정상적인 반응이 없나.

일단은 눈앞의 요정왕인지 뭔지를 일으키는 게 우선이다. 그가 솥뚜껑같은 손을 내밀자, 실비티아가 고개를 넙죽 숙이며 말했다.


“요, 용왕을 뵙습니다. 아무것도 준비치 못한 무례를 용서해 주세요.”

“······뭐요?”

“시, 실례지만, 처, 천룡왕님이 아니신가요?”


안도혁은 저게 무슨 소리인지도 몰랐다. 어리둥절해하는 그에게 루나가 다가왔다.


“용족 중에서 천룡이라 불리는 자들만이 날개를 가져요. 저번에 봤던 그 용이 천룡족이에요. 혹시 그들의 왕이 천룡왕이 아닐까요?”


만물박사를 여행에 데려온 보람이 있다.

아니, 그보다 이게 무슨 상황이냐. 안도혁은 기가 찰 수밖에 없었다.


‘이젠 하다하다 용 취급도 받는 건가?’


솟구치는 짜증을 간신히 억누르며 그는 요정왕의 몸을 일으켰다.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저는 인간으로 태어나서 한평생을 인간으로 살아왔습니다. 용이라는 걸 처음 본 것도 얼마 전 일입니다.”


떨림이 약간은 잦아들었다. 아주 약간은.

실비티아는 안도혁의 팔에 매달리듯 기대며 힘이 빠진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


“저, 정말이신가요. 용왕이 아니신가요.”

“용은 잡아 족치고 오는 길인데.”

“······네?”


이번에는 실비티아 쪽이 벙찔 차례였다. 어안이 벙벙한 그녀를 레이나에게 매달아 놓은 안도혁은, 자신이 가져온 수레로 다가갔다.

짐을 뒤적거리던 그는 천으로 칭칭 감긴 원뿔형의 거대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그것을 본 서석진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거 좀 이상하지 않냐. 썩지도 않고 말야.”

“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한다.”


안도혁은 물건에 감긴 천을 거칠게 풀어헤쳤다.

물건의 정체를 본 순간, 실비티아는 다시 털썩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를 끌어안듯 부축하고 있던 레이나도 깜짝 놀라 덜덜 떨기 시작했다.


“요, 요, 요······꼬, 꼬리.”


천 안에서 나타난 것은 거대한 꼬리의 일부였다. 천룡, 아르피키라가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도마뱀처럼 잘라낸 꼬리다.


“담배갑으로라도 만들까 해서 가지고 왔지만, 이런 곳에서 보이게 될 줄은 몰랐군요.”


악어가죽으로 지갑을 만든다는 것 같은 가벼운 말투에 실비티아는 홀린 듯 멍한 표정을 풀지 못했다.


“요, 용을 어떻게······?”


에스턴이 앞으로 나섰다.


“그것은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에스턴은 얼마 전 바다 위에서 있던 일들을 그녀에게 모두 설명했다.

이야기를 듣자 실비티아의 눈이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분명 아무것도 거짓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엘프가 한 치의 거짓도 고하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그 사실이 맞다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


‘한낯 인간이 용족을 주먹으로 두들겨서, 꼬리를 자르고 도망갈 때까지 몰아붙였다고?’


상식선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녀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게 진실이다. 요정왕인 그녀의 눈에 확연히 비친 진실이다. 그리고 그게 진실이라면 현 상황에 대해 약간 이해가 가는 부분도 생긴다.


‘용혈(龍血)을 뒤집어씀으로 인해 영격이 조금 달라 보였구나. 그럴 수도 있으려나. 물론 저 이상한 신체능력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일단 눈으로 보지 못했으니 완벽하게 믿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아무리 진실의 눈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역시나 백문이 불여일견인 법이었다.


“이게 용이 아니라는 증거가 되진 않겠지만, 적어도 방금 한 설명에 신빙성을 보태기는 하겠지요.”

“아, 아뇨. 믿겠습니다.”


간신히 가슴을 진정시킨 실비티아는 제자리에 똑바로 섰지만, 이미 그녀에게 아까 같은 위엄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아직도 안색이 안 좋았으니까.

아직 본론을 얘기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녹초가 된 그녀를 보며 안도혁은 헛웃음을 지었다.


“그러니까······.”


안도혁은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왜 여행을 떠나게 되었나부터 여기까지 어떻게 도달하게 되었는지를. 세부적인 사항은 약간 생략했으나, 큰 줄기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대머리에 발기부전이란 소리를 들은 요정왕의 표정이 진중해졌다.


“슬픈 이야기군요.”


그녀는 아련한 눈빛으로 두 불쌍한 환자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도(道)가 궤에 이르러, 물욕에 집착하지 않고 사물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는 경지에 이른 도인들조차 실제로는 욕망을 완전히 버리지 못해요. 더 높은 도를 추구하기 위한 욕망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지요. 하물며 우리처럼 속세에 살아가는 자들은 어떨까요.”


그녀는 안도혁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직도 약간은 떨었지만.


“체모라 함은, 본래 체온을 보존하고 외부로부터의 충격으로 몸을 보존하는 역할을 하지만, 지성체들에게는 이야기가 다르지요. 모름지기 어떠한 사람이든 얼굴로부터 그 인상을 파악하기 마련이며, 머리카락은 그 인상의 결정에 지대한 공헌을 하죠. 그것을 잃는다는 것은 자신을 꾸미기 위한 수단 중 하나를 영영 잃어버린 것이나 다름없이 슬픈 일이에요.”


다음엔 서석진을 바라보았다.


“생물로서 자식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슬픈 일이 있을까요. 공작은 암컷의 환심을 사기 위해, 수컷이 꼬리깃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생물로 유명하지요. 하지만 기껏 마음을 훔쳤다 한들, 흘레를 붙을 수 없는 몸이라면 육신의 아름다움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자기만족을 위해서도 있겠지만, 결국 자연계에서 미모란 것은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최종 수단인 것을.”


뭔가 위로를 하려는 것 같긴 한데, 오히려 두들겨 패는 기분이다.

안도혁과 서석진의 얼굴이 조금씩 썩어들어가려 할 때, 실비티아는 두 남자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정말 상심이 크셨겠군요. 두 분 모두.”


요정 특유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글썽이는 그녀를 보자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실비티아가 진심으로 슬퍼하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고생이 많으셨어요. 힘드셨죠.”


머쓱한 얼굴을 살짝 돌리는 안도혁에 반해, 서석진은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아니, 우는 것 같기도 했다.

실비티아는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비록 종족이 다를지언정,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어떤 이나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부족할지 모르지만, 제 힘이 닿는 데까지 두 분을 힘껏 도와드리도록 하겠어요.”


그녀는 레이나에게 눈짓하며 말했다.


“숲의 전권을 맡고 있는 실비티아 예스타의 명이자 부탁입니다. 숲에 메시지를 띄우세요. 이 시간 이후로 우리는 이 인간들의 치료를 위한 모든 편의를 봐 줄 것이며, 나의 이름으로 그들의 행동의 당위성을 보증한다고.”


레이나가 고개를 꾸벅 숙였고, 두 남자는 표정이 상기되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게요!”


그 때, 실비티아는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대신에.”


꽤 자주 듣는 말이다.

개구리라고 해도 그보다 탄력 있게 점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안도혁은 자리에서 펄쩍 뛰었다.

온몸을 부르르 떠는 안도혁을 보며 깜짝 놀란 실비티아가 겁먹은 눈동자를 깜빡였다. 사정을 아는 사람들만 숨을 죽이며 웃을 뿐이었다.


“무, 무슨 일이신가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대신에 무엇을?”

“나, 나중에 제 부탁을 하나씩만 들어주세요. 어려운 부탁은 하지 않을게요.”


그 말을 들은 안도혁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이럴 바엔 담배 한 갑 주고 끝나는 게 거래로선 더 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계산적으로 나갈 필요도 없나.’


빛을 찾아 무작정 당도한 여행자를 매몰차게 대하지 않고, 오히려 좋은 대접으로 따뜻하게 감싸 주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도의적으로 할 짓이 아니다.

두 남자는 흔쾌히 응했다. 실비티아는 생긋 웃으며 손뼉을 쳤다.


“그럼, 지금 당장이라도 시작하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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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몇장ㅇ이더라

이번장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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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초콜릿을 좋아하는 청년(5) 21.07.18 53 0 12쪽
179 초콜릿을 좋아하는 청년(4) 21.07.17 51 0 16쪽
178 초콜릿을 좋아하는 청년(3) 21.07.16 57 0 14쪽
177 초콜릿을 좋아하는 청년(2) 21.07.15 53 0 15쪽
176 초콜릿을 좋아하는 청년(1) 21.07.14 52 1 13쪽
175 황혼과 여명(2부 시작) 21.07.14 69 1 3쪽
174 마른 하늘의 태동(1부 완) 21.07.13 62 1 14쪽
173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6) 21.07.12 62 1 9쪽
172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5) 21.07.11 58 1 12쪽
171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4) 21.07.10 64 1 13쪽
170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3) 21.07.09 60 1 14쪽
169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2) 21.07.08 69 1 13쪽
168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1) 21.07.07 71 1 13쪽
167 특이점 사냥(5) 21.07.05 73 1 16쪽
166 특이점 사냥(4) 21.07.04 63 1 11쪽
165 특이점 사냥(3) 21.07.03 57 1 13쪽
164 특이점 사냥(2) 21.07.02 65 1 11쪽
163 특이점 사냥(1) 21.07.01 67 1 13쪽
162 누가 주인공이냐(6) 21.06.30 62 1 13쪽
161 누가 주인공이냐(5) 21.06.28 68 1 13쪽
160 누가 주인공이냐(4) 21.06.27 57 1 14쪽
159 누가 주인공이냐(3) 21.06.26 57 1 18쪽
158 누가 주인공이냐(2) 21.06.25 61 1 16쪽
157 누가 주인공이냐(1) 21.06.24 74 1 16쪽
156 퇴마(15) 21.06.23 63 1 13쪽
155 퇴마(14) 21.06.21 64 1 15쪽
154 퇴마(13) 21.06.20 68 1 18쪽
153 퇴마(12) 21.06.19 63 1 14쪽
152 퇴마(11) 21.06.18 66 1 16쪽
151 퇴마(10) 21.06.17 69 1 17쪽
150 퇴마(9) 21.06.16 62 1 12쪽
149 퇴마(8) 21.06.15 64 1 10쪽
148 퇴마(7) 21.06.14 65 1 13쪽
147 퇴마(6) 21.06.13 66 1 13쪽
146 퇴마(5) 21.06.12 62 1 12쪽
145 퇴마(4) 21.06.11 70 1 12쪽
144 퇴마(3) 21.06.10 67 1 13쪽
143 퇴마(2) 21.06.09 67 1 14쪽
142 퇴마(1) 21.06.08 68 1 14쪽
141 노예(6) 21.06.07 62 1 15쪽
140 노예(5) 21.06.06 71 1 13쪽
139 노예(4) 21.06.05 62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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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집으로(8) 21.05.24 6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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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집으로(6) 21.05.22 65 1 14쪽
125 집으로(5) 21.05.21 66 1 13쪽
124 집으로(4) 21.05.20 68 1 12쪽
123 집으로(3) 21.05.19 64 1 15쪽
122 집으로(2) 21.05.18 67 1 13쪽
121 집으로(1) 21.05.17 77 1 12쪽
120 대륙의 지배자들(2) 21.05.16 66 1 14쪽
119 대륙의 지배자들(1) 21.05.15 74 1 14쪽
118 정천 경(10) 21.05.14 64 1 15쪽
117 정천 경(9) 21.05.13 91 1 12쪽
116 정천 경(8) 21.05.12 85 1 12쪽
115 정천 경(7) 21.05.11 71 1 12쪽
114 정천 경(6) 21.05.10 83 1 11쪽
113 정천 경(5) 21.05.09 80 1 11쪽
112 정천 경(4) 21.05.08 77 1 13쪽
111 정천 경(3) 21.05.08 67 1 15쪽
110 정천 경(2) 21.05.06 69 1 14쪽
109 정천 경(1) 21.05.05 70 1 14쪽
108 시초의 의식(14) 21.05.04 92 1 16쪽
107 시초의 의식(13) 21.05.03 91 1 15쪽
106 시초의 의식(12) 21.05.02 80 1 12쪽
105 시초의 의식(11) 21.05.01 95 1 12쪽
104 시초의 의식(10) 21.04.30 73 1 12쪽
103 시초의 의식(9) 21.04.29 67 1 14쪽
102 시초의 의식(8) 21.04.28 77 1 15쪽
101 시초의 의식(7) 21.04.28 87 1 14쪽
100 시초의 의식(6) 21.04.27 68 1 13쪽
99 시초의 의식(5) 21.04.26 73 1 14쪽
98 시초의 의식(4) 21.04.25 89 1 13쪽
97 시초의 의식(3) 21.04.24 74 1 13쪽
96 시초의 의식(2) 21.04.23 72 1 14쪽
95 시초의 의식(1) 21.04.22 92 1 13쪽
94 어느 군인의 하루(5) 21.04.21 75 1 12쪽
93 어느 군인의 하루(4) 21.04.20 83 1 13쪽
92 어느 군인의 하루(3) 21.04.19 83 1 13쪽
91 어느 군인의 하루(2) 21.04.19 71 1 13쪽
90 어느 군인의 하루(1) 21.04.15 79 1 11쪽
89 황궁에서(5) 21.04.14 76 1 10쪽
88 황궁에서(4) 21.04.12 95 1 16쪽
87 황궁에서(3) 21.04.11 74 1 12쪽
86 황궁에서(2) 21.04.10 93 1 14쪽
85 황궁에서(1) 21.04.09 87 1 14쪽
84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6) 21.04.08 108 1 16쪽
83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5) 21.04.07 82 1 15쪽
82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4) 21.04.06 77 1 14쪽
81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3) 21.04.05 107 1 14쪽
80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2) 21.04.03 80 1 14쪽
79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1) 21.04.02 90 1 14쪽
78 소드마스터(4) 21.04.01 95 1 13쪽
77 소드마스터(3) 21.03.31 85 0 14쪽
76 소드마스터(2) 21.03.31 86 0 13쪽
75 소드마스터(1) 21.03.30 90 0 15쪽
74 인연의 끈(5) 21.03.30 88 0 13쪽
73 인연의 끈(4) 21.03.29 84 0 14쪽
72 인연의 끈(3) 21.03.28 86 1 15쪽
71 인연의 끈(2) 21.03.27 81 1 13쪽
70 인연의 끈(1) 21.03.25 98 0 13쪽
69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15) 21.03.24 110 0 14쪽
68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14) 21.03.23 89 0 10쪽
67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13) 21.03.23 108 0 9쪽
66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12) 21.03.22 116 1 10쪽
65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11) 21.03.21 103 1 8쪽
64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10) 21.03.20 84 1 10쪽
63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9) 21.03.20 78 0 9쪽
62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8) 21.03.19 108 1 11쪽
61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7) 21.03.19 101 0 9쪽
60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6) 21.03.16 90 1 12쪽
59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5) 21.03.15 94 0 11쪽
58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4) 21.03.14 85 1 11쪽
57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3) 21.03.13 94 0 10쪽
56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2) 21.03.10 89 1 9쪽
55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1) 21.03.10 93 0 10쪽
54 달갑지 않은 만남(8) 21.03.09 95 0 9쪽
53 달갑지 않은 만남(7) 21.03.08 88 0 11쪽
52 달갑지 않은 만남(6) 21.03.07 95 0 9쪽
51 달갑지 않은 만남(5) 21.03.05 95 0 8쪽
50 달갑지 않은 만남(4) 21.03.05 101 1 9쪽
49 달갑지 않은 만남(3) 21.03.04 95 0 10쪽
48 달갑지 않은 만남(2) 21.03.03 97 0 11쪽
47 달갑지 않은 만남(1) 21.03.02 134 1 10쪽
46 이별과 만남(9) 21.03.01 96 1 9쪽
45 이별과 만남(8) 21.03.01 98 0 12쪽
44 이별과 만남(7) 21.02.20 100 1 9쪽
43 이별과 만남(6) 21.02.19 101 1 10쪽
42 이별과 만남(5) 21.02.17 100 1 11쪽
41 이별과 만남(4) 21.02.17 136 1 11쪽
40 이별과 만남(3) 21.02.15 117 1 12쪽
39 이별과 만남(2) 21.02.14 116 0 17쪽
38 이별과 만남(1) +1 21.02.13 124 1 13쪽
» 요정의 숲(7) 21.02.12 123 0 16쪽
36 요정의 숲(6) 21.02.11 116 0 10쪽
35 요정의 숲(5) 21.02.10 127 0 13쪽
34 요정의 숲(4) 21.02.10 114 0 13쪽
33 요정의 숲(3) 21.02.09 116 1 12쪽
32 요정의 숲(2) 21.02.08 111 0 12쪽
31 요정의 숲(1) 21.02.07 106 1 11쪽
30 바다 위에서(8) 21.02.07 120 0 13쪽
29 바다 위에서(7) 21.02.06 116 0 10쪽
28 바다 위에서(6) 21.02.05 117 0 11쪽
27 바다 위에서(5) 21.02.05 121 0 10쪽
26 바다 위에서(4) 21.02.04 124 0 11쪽
25 바다 위에서(3) 21.02.03 122 0 11쪽
24 바다 위에서(2) 21.02.03 127 0 10쪽
23 바다 위에서(1) 21.02.03 132 0 12쪽
22 계획 변경(7) 21.02.02 123 0 11쪽
21 계획 변경(6) 21.02.01 129 0 11쪽
20 계획 변경(5) 21.02.01 136 0 10쪽
19 계획 변경(4) 21.01.31 136 0 12쪽
18 계획 변경(3) 21.01.31 138 0 13쪽
17 계획 변경(2) 21.01.30 131 0 12쪽
16 계획 변경(1) 21.01.30 136 0 11쪽
15 이불 밖은 위험해(8) 21.01.29 148 0 12쪽
14 이불 밖은 위험해(7) 21.01.29 143 1 12쪽
13 이불 밖은 위험해(6) 21.01.28 147 0 12쪽
12 이불 밖은 위험해(5) 21.01.28 153 0 11쪽
11 이불 밖은 위험해(4) 21.01.27 173 0 13쪽
10 이불 밖은 위험해(3) 21.01.27 166 0 9쪽
9 이불 밖은 위험해(2) 21.01.27 168 1 11쪽
8 이불 밖은 위험해(1) 21.01.27 182 0 10쪽
7 모(毛)자라지 않은 녀석(7) 21.01.26 200 2 11쪽
6 모(毛)자라지 않은 녀석(6) 21.01.26 230 1 11쪽
5 모(毛)자라지 않은 녀석(5) 21.01.26 207 3 10쪽
4 모(毛)자라지 않은 녀석(4) 21.01.25 266 2 12쪽
3 모(毛)자라지 않은 녀석(3) 21.01.25 321 2 12쪽
2 모(毛)자라지 않은 녀석(2) 21.01.25 371 1 10쪽
1 모(毛)자라지 않은 녀석(1) +1 21.01.25 798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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