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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협객
작품등록일 :
2013.02.26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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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5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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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0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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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당양혈투(當陽血鬪)-4

DUMMY

“사제!”

조무웅과 곡령봉이 동시에 복대성을 불렀다. 그들의 목소리는 비통이 가득하여 마치 비명 같았지만 진태백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여전히 차가운 목소리로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으며 말했다.

“당신들은 각오가 서있지 않소.”

진태백의 말에 조무웅은 증오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무슨 소리냐!”

“당신들은 스스로의 죽음에 대한 각오가 서있지 않았다는 말이오.”

“!”

진태백의 말에 조무웅과 곡령봉의 몸이 움찔했다. 그들의 명성이 아무리 높고 무공이 고강하더라도 강호의 일에 있어 절대라는 것은 없었다. 물론 그들은 금륜법왕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사부로 모시고 대성(大成)하기만 하면 어디서든 절정고수 소리를 들을만한 무공을 익혔지만 그들도, 그들의 사부인 금륜법왕도 어느 날 나타난 무명의 고수에게 죽음을 당할 수 있는 것이 강호인 것이다. 나이가 젊은 탓도 있겠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이렇게 허무한 죽음을 맞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고 설령 모용대협의 손자인 모용천과 맞붙어도 지지 않을 자신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법왕사제는 자신들의 패배나 죽음을 단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진태백은 중원으로 건너온 뒤 겪은 모든 싸움에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싸워왔다. 팽철신을 비롯하여 고유까지 단 한명도 쉬웠던 상대는 없었고 모두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었다. 오행기와 법왕사제를 상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서로가 일격에 상대의 숨통을 끊어버릴 수 있는 힘이 있었고 머리카락 한 올만큼의 실수만 있어도 목숨이 달아나는 싸움에서 진태백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의 단련을 소홀히 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반드시 살고자 싸웠다는 것이었다. 스스로의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자는 강하다. 하지만 확고한 생(生)에 대한 의지야 말로 가장 강한 것이다.

하지만 진태백이 상대에게 스스로의 생사를 따지지 않는 듯 말하는 것은 그들도 자신만큼 살고자 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생에 대한 의지만큼이나 스스로의 죽음에 있어 의연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진태백의 말에 담긴 이면인 것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처럼 진태백은 스스로의 천명을 찾고 그것을 실행함에 있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스스로의 천명을 찾는데 실패하거나 한다 해서 포기하지는 않는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이미 천명인 것이다.

“칼끝 위에 놓인 목숨.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이오. 다만 내가, 그리고 무림인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힘을 얻은 것은 스스로의 천명이 있기 때문이오. 그 힘을 함부로 휘두르는 사람들에게 나는 죽어줄 생각 따윈 없소.”

진태백의 말에 조무웅과 곡령봉은 할 말을 잃었다. 진태백의 말에는 자신의 생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었고 자신들은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천하에 누가 있어 생에 대한 성찰을 할 것인가. 스스로 살아가기에도 벅찬 세상인 것을.

“이제 끝내봅시다.”

진태백은 무인금강을 허리춤에 꽂은 다음 자세를 취했다. 법왕사제 중 남은 이는 조무웅과 곡령봉 뿐이지만 둘의 실력은 앞서 쓰러뜨린 호상직과 복대성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자세를 잡은 진태백의 몸에서 살기가 넘실거리며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공력을 끌어올리지 않았는데도 주변 풍경이 일렁거렸다.

“으윽.”

조무웅과 곡령봉은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진태백의 살기는 나름대로 많은 경험을 쌓아왔다 자부하는 그들도 처음 겪어볼 정도로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만약 그들이 내외공을 충실히 익히지 않아 정력(定力)이 부족했다면 첩첩산중에서 호랑이와 단 둘이 마주친 촌부(村夫)와 같은 꼴이 되었을 것이다. 그들은 서둘러서 공력을 끌어올려 진태백의 살기에 대항했다. 만약 이대로 기선을 제압당했다면 싸우기도 전에 심한 내상을 입어 진태백의 주먹 한번에 저승구경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호상직과 복대성이 죽어 기선을 크게 제압당한 상태였고 그들은 크게 불리한 상황이었다.

후웅!

조무웅의 옷깃이 펄럭이며 막강한 기세가 솟구쳤다. 자신의 공력을 십이 할 끌어올린 것이다. 곡령봉 또한 자신의 공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진태백의 기세를 제압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휘리릭!

조무웅의 손에 들려있던 금륜이 허공을 날아 진태백에게로 날아들었다. 드디어 자신의 진짜 절기인 용형륜(龍形輪)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껏 조무웅은 용형륜을 두 개만 사용해 왔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상대를 제압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꺼내든 금륜은 모두 여섯 개였고 그것들은 조무웅의 손을 떠나자마자 마치 용이 날아들 듯 진태백을 향해 날아들었다.

본래 용형륜의 최고 경지는 열여덟 개의 금륜을 수족처럼 부리는 것으로 한손으로 아홉 개의 금륜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이는 따로 구두룡형(九頭龍形)이라 불리는 것으로 양손으로 각기 구두룡형을 사용하게 되면 천하제일을 자처해도 좋은 경지였다. 아직 그의 사부인 금륜법왕도 양손으로 열두 개의 금륜을 부리는 것이 고작이니 조무웅이 쌓은 수련이 얼마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파바밧!

금륜이 진태백에게 짓쳐드는 순간 곡령봉의 강맹한 도기가 진태백을 덮쳤다. 그녀가 익힌 도법(刀法)은 봉황상천제(鳳凰霜天提)라 불리는 도법으로 이것은 백 년 전 오륜교의 성녀(聖女)였던 화령산(華寧珊)의 독문도법(獨門刀法)이었다. 그녀는 여성이 중도(重刀)를 쓰기는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총 이십사초(二十四招)로 구성된 이 도법을 창안해냈는데 여성의 유연한 몸을 이용하여 중(重)의 요결을 사용하는 이 도법은 여태껏 강호에 출현했던 도법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 도법만으로 당시의 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지금도 여중제일고수(女中第一高手)를 꼽을 때는 빠지지 않는 사람이었다.

곡령봉의 도가 진태백의 하체를 향해 날아들다가 갑자기 궤도를 바꾸며 그의 상체를 사선(斜線)으로 베어 들어왔다. 이것은 황신사상(凰晨斜翔)이라 불리는 초식으로 하체를 베기 직전에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방어하기가 극히 까다로운 초식이었다. 진태백은 곡령봉의 도가 하체를 베어오다가 변화를 일으켜 자신의 상체를 베어오자 깜짝 놀라 뒤로 한걸음 물러서며 발로는 땅흔들기[地搖]의 수법으로 곡령봉을 걷어차고 손으로는 하늘가리기[天籓]의 수법을 펼쳐 조무웅의 금륜을 방어했다.

땅흔들기는 상대를 직접 공격할 수도 있는 수법이지만 상대가 발이 닿지 않는 곳에 있을 때 땅을 통해 충격파를 전달할 수 있는 발차기로 상대가 공격을 받기 전에는 알아차릴 수가 없는 수법이었고 하늘가리기는 한 호흡에 열여덟 번 손을 뻗어내는 수법으로 공격보다는 상대의 시야를 가려 자신의 공격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손을 뻗는 풍압으로 전신의 요혈을 노리고 날아드는 금륜의 궤도를 바꾸기 위함이었고 그것은 어느 정도 성공하여 자신의 치명적인 요혈로 날아드는 금륜들은 방어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방어한 것은 세 개의 금륜 뿐이었고 나머지 세 개는 진태백의 몸을 스치고 지나가며 부상을 입혔다. 진태백은 금륜이 스치고 간 자리에 음습한 기운이 침투하는 것을 느꼈고 즉시 부동명왕공을 운기 하여 음습한 기운을 몰아내려 했으나 그 뒤를 이어 날아온 곡령봉의 공격 때문에 체내로 침투한 세 줄기의 기운을 몰아내지 못하고 뒤로 물러나야했다. 진태백이 물러서는 순간 조무웅은 되돌아온 금륜 여섯 개중 네 개를 허공에 떨쳐내며 두 개의 금륜은 손에 쥔 채로 진태백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것은 용형륜의 사상형(四象形)이라는 초식으로 상대와 근접전을 벌이며 끊임없이 금륜을 날려 보내 혼자서도 여러 명이 협공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초식이었다. 이것은 용형륜 중에서도 절초로 조무웅이 여태껏 강호를 행도하며 이 사상형을 펼친 것은 다섯 번이 채 되지 않았다.

진태백은 조무웅이 날려 보낸 금륜을 쳐내며 수도로 조무웅의 손목을 후려쳤다. 하지만 조무웅의 손이 기묘한 변화를 보이며 그의 목으로 짓쳐들었다. 이것은 등용선(登龍旋)이라는 초식으로 상대가 반격을 해왔을 때 상대의 팔을 타고 올라가 목을 베어버리는 무서운 초식이었다. 그와 동시에 곡령봉이 파초광풍(芭蕉狂風)의 초식으로 등을 베어왔고 이대로 간다면 진태백은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것이 자명했다. 그러나 진태백의 팔은 조무웅의 팔과 얽혀있어 망량으로 몸을 피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 순간, 진태백은 온몸의 힘을 모아 조무웅을 밀어붙였다.

“헉!”

조무웅은 헛바람을 내뱉으며 몸을 지탱하려했으나 진태백이 밀어붙이는 바람에 그의 목을 베지 못했다. 곡령봉의 도 또한 진태백의 등을 가르지 못하고 피부만 상하게 했을 뿐 치명적인 공격을 하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던 중 진태백에게 정신없이 밀려나던 조무웅의 몸이 크게 들썩이며 피를 뿌리며 날아갔다.

“크억!”

진태백의 목에는 가느다란 혈선이 그어져 있었고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조무웅의 금륜은 진태백의 동맥을 상하지 못했다. 진태백의 무릎은 하늘을 향해 올라가 있어 그가 무릎으로 조무웅의 복부를 가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곡령봉은 불길한 느낌에 몸을 떨었다. 만약 진태백이 내지른 저 무릎이 아까 자신이 막았던 벼락오름이라면 조무웅의 목숨이 위험했다. 아까 그녀가 진태백의 무릎을 막았을 때 그 경력을 감당하지 못해 도를 떨어뜨리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사형!”

곡령봉은 진태백이 달려들건 말건 상관하지 않고 조무웅에게 달려갔다. 조무웅은 입에서 피를 토해내며 땅에 널브러져 있었고 그의 왼손은 금륜을 쥔 채 그의 배위에 올려져 있었다. 아마도 진태백의 무릎이 배에 닿기 전에 금륜으로 그의 무릎을 막은 듯 했다. 하지만 진태백이 발출한 경력을 버티지 못하고 엄중한 내상을 입은 것이다.

“……해라!”

조무웅은 피를 토해내는 중에도 곡령봉에게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어서……도망쳐!”

조무웅은 갑자기 곡령봉을 밀쳐내며 손에 들고 있던 금륜을 던져냈다. 진태백이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고 금륜은 정확히 진태백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지만 중상 때문인지 조무웅의 금륜에는 힘이 없었다. 진태백이 손을 휘두르자 금륜은 힘없이 튕겨나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이게 전부요?”

“쿨럭!”

조무웅은 대답대신 피를 토했다. 척추가 산산조각 나는 것만은 모면했지만 진태백의 무릎에서 발출된 전사경은 금륜으로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내부를 헤집어버렸다. 운기요상을 할 수도 없을 정도로 기혈이 뒤엉켰고 설령 천고의 영약이라는 대환단이나 자소단을 먹는다 해도 그의 생명을 구할 길은 없었다. 진태백이 잠시 멈춰서 있는 사이 조무웅은 곡령봉의 도움을 받아 일어난 다음 몇 군데인가의 혈도를 짚었다.

“사형! 그 혈도는!”

“어서 자리를 피해라! 너만이라도 살아야 한다!”

갑작스러운 변화였다.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던 생명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며 조무웅이 아까보다 더한 기세를 분출했고 진태백은 그것이 어떤 금지된 수법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현공대사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단 한번 공력을 끌어 모아 동귀어진을 노리는 수법은 전통이 있는 문파라면 모두 한가지씩은 보유하고 있다고 진태백에게 말해주었었다.

조무웅은 기력을 얻자 허공에 손을 저었다. 그러자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금륜들이 모두 그에게로 날아들었다. 이것은 용미회집(龍尾回執)이라는 수법으로 상대의 방어나 반격으로 인해 튕겨나간 금륜을 한순간에 자신의 손으로 되돌리는 수법이었다. 이것은 섭물공(攝物功)의 일종이지만 여러개의 물건을 동시에 끌어당긴다는 점과 그 궤도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어 보통의 섭물공과는 궤를 달리하는 수법이었다.

진태백은 자신의 등 뒤 요혈을 노리고 날아드는 금륜을 공중제비를 넘어 피했고 그의 발이 땅에 닿기가 무섭게 조무웅이 쌍룡쟁주(雙龍爭珠)의 수법을 펼치며 달려들었다.

“타앗!”

생사를 도외시 한 채 달려드는 조무웅의 공격은 필설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위력을 가지고 있어 진태백은 그의 공격을 맞받지 못하고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여섯 개의 빛줄기 하나하나에 담긴 경력은 진태백의 몸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조무웅은 한걸음씩 진태백을 향해 다가갔다. 진태백은 정신없이 날아드는 금륜을 쳐내고 막으며 조무웅의 접근을 막으려 했지만 어느새 접근한 곡령봉의 도가 그것마저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곡령봉은 조무웅이 진태백과 동귀어진(同歸於盡)할 생각임을 알고 그가 몸을 피하라 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진태백을 견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말이 견제지 그녀 또한 진태백에 대한 원한이 사무쳐 일초 일초가 모두 진태백의 치명적인 급소를 노리고 있었다.

“크윽!”

곡령봉의 도가 허리를 스치고 지나가자 진태백은 신음을 흘렸다. 깊게 베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곡령봉의 도에 서린 경력은 상처를 헤집으며 상처를 벌렸고 금륜이 몸을 스칠 때마다 침투하는 음습한 기운 때문에 진태백은 점점 몸놀림이 둔해지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둘의 협공에 쓰러지고 말 것이었다.

“죽어랏!”

그때 진태백의 바로 앞까지 도달한 조무웅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네 개의 금륜을 뿌리며 두 개의 금륜으로는 각기 진태백의 목과 단전을 노리고 금륜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이것은 도룡광란(屠龍狂亂)이라는 수법으로 용형륜 최후의 초식이었다. 목과 단전을 노리고 달려드는 것을 막다보면 허공에 뿌린 금륜을 피할 수가 없고 허공에 뿌린 금륜을 피하면 목과 단전을 노리는 상대를 피할 수가 없다. 그야말로 오직 적을 죽이기 위해 존재하는 초식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곡령봉도 그가 도룡광란을 펼침과 동시에 봉황상천제의 최절초인 낙봉장황(落鳳戕凰)을 펼치며 진태백을 덮쳤다. 그 순간, 조무웅과 곡령봉은 진태백의 사지가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한순간 그들의 안력을 넘어서는 속도로 팔과 다리를 놀린 것이다.

꽈과광!

벼락치는 소리와 함께 조무웅은 가슴이 함몰되어 절명한 채로 뒤로 튕겨져 나갔고 곡령봉은 봉륜도의 파편이 몸 여기저기에 박힌 채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을 뒹굴었다.

“캬악!”

하지만 진태백의 상태도 그리 좋지 못했다. 온몸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왼쪽 어깨는 살점이 뭉텅이로 떨어져 피가 콸콸 쏟아지고 있었다. 가슴에는 금륜의 파편들이 박혀있었고 오른쪽 넓적다리에는 뼈가 드러날 정도로 크고 깊은 상처가 나있어 서있기도 힘들어 보였다. 비록 미르오름[龍昇]을 써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그 자신의 소모도 엄청났던 것이다. 이 미르오름은 양팔과 양다리를 모두 백열의 속도로 내지르는 것으로 최소 스무 번 이상 연속으로 내지를 수 있어야 제 위력을 발휘하는 금강벽 최후의 수법이었다.

“쿨럭!”

진태백은 검은 피를 한 모금 토한 뒤 그 자리에 서서 부동명왕공을 운기했다. 조무웅의 금륜에 서린 음습한 기운을 무릅쓰고 미르오름을 사용한 탓인지 그 음습한 기운이 혈맥에 침투하기 직전이었다. 만약 이것을 내버려뒀다가는 이후 큰 문제가 될 수가 있어 임시방편으로 그 기운이 혈맥에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너……, 너.”

곡령봉은 손을 들어 진태백을 가리키다가 힘이 다한 듯 손을 떨구었다. 진태백이 운기를 마쳤을 때는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고 진태백은 법왕사제의 시신을 하나하나 들어다가 오행기들의 앞에 내려놓은 다음 그들의 혈도를 풀어주었다.

“가지고 가시오.”

오행기들은 분노가 가득한 눈으로 진태백을 바라보다가 아무 말 없이 그들의 시신을 수습하여 돌아갔다. 그들이 진태백에게 달려들지 않은 것은 시신을 능욕하지 않았다는 점도 있었으나 자신들의 대부분이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진태백에게 달려들었다가는 가치 없이 자신들의 목숨을 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후우.”

진태백은 멀어지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푹 내쉰 다음 산을 내려갔다. 그들이 떠난 공터는 혈흔과 병장기의 파편이 나뒹굴고 있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만 물씬 풍기고 있었다.


작가의말

2주가 되기 직전에서야 글을 올리네요. 아하핫;;;;

모두 즐거운 추석 되시고 제 글도 재밌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벌초가셔서(갔다 오셨겠지.......) 조심하시고 맛있는 명절음식도 많이 드셔서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해지시길 바랍니다.

다음 편부터는 사천에서 있었던 당문과 시랑보의 싸움이 나옵니다.

주인공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다보니 좀 늦은감이 있습니다만 더 늦기전에 그 사건에 대해서 풀어놔야 할것 같네요.

다들 즐거운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ps. 추천과 댓글은 필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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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강씨세가(康氏世家)-4 +4 17.11.02 2,053 40 10쪽
99 강씨세가(康氏世家)-3 +9 17.06.20 2,753 45 13쪽
98 강씨세가(康氏世家)-2 +7 17.05.10 2,947 54 12쪽
97 강씨세가(康氏世家)-1 +10 17.03.27 7,610 64 12쪽
96 서안변고(西安變故)-4 +9 17.02.12 4,089 67 12쪽
95 서안변고(西安變故)-3 +9 17.01.30 3,979 83 13쪽
94 서안변고(西安變故)-2 +13 17.01.19 4,118 86 12쪽
93 서안변고(西安變故)-1 +12 17.01.02 4,370 80 12쪽
92 활살자재(活殺自在)-5 +9 16.12.18 4,545 94 13쪽
91 활살자재(活殺自在)-4 +8 16.12.09 4,664 85 12쪽
90 활살자재(活殺自在)-3 +12 16.12.01 4,970 90 11쪽
89 활살자재(活殺自在)-2 +10 16.11.30 4,777 86 13쪽
88 활살자재(活殺自在)-1 +10 16.11.19 5,079 91 13쪽
87 공동수련(空洞修練)-4 +8 16.10.31 5,601 90 12쪽
86 공동수련(空洞修練)-3 +10 16.10.23 5,171 83 12쪽
85 공동수련(空洞修練)-2 +8 16.10.17 5,347 91 13쪽
84 공동수련(空洞修練)-1 +11 16.10.06 5,722 86 10쪽
83 일권파옥(一拳破玉)-3 +11 16.09.05 6,187 102 11쪽
82 일권파옥(一拳破玉)-2 +9 16.08.21 6,080 99 15쪽
81 일권파옥(一拳破玉)-1 +8 16.08.12 6,297 104 12쪽
80 붕우재회(朋友再會)-2 +9 16.08.02 6,248 103 11쪽
79 붕우재회(朋友再會)-1 +14 16.07.26 6,260 124 13쪽
78 법왕대면(法王對面)-6 +9 16.07.11 6,394 116 13쪽
77 법왕대면(法王對面)-5 +13 16.07.05 6,119 112 11쪽
76 법왕대면(法王對面)-4 +10 16.07.02 6,293 123 13쪽
75 법왕대면(法王對面)-3 +11 16.06.26 6,486 115 14쪽
74 법왕대면(法王對面)-2 +7 16.06.23 6,462 116 13쪽
73 법왕대면(法王對面)-1 +8 16.06.20 6,811 112 11쪽
72 당랑대전(唐狼大戰)-10 +8 16.06.16 6,586 120 12쪽
71 당랑대전(唐狼大戰)-9 +8 16.06.11 6,422 116 13쪽
70 당랑대전(唐狼大戰)-8 +8 16.06.09 6,384 106 13쪽
69 당랑대전(唐狼大戰)-7 +7 16.06.04 6,540 122 14쪽
68 당랑대전(唐狼大戰)-6 +8 16.05.31 6,564 111 12쪽
67 당랑대전(唐狼大戰)-5 +10 16.05.24 6,898 116 12쪽
66 당랑대전(唐狼大戰)-4 +8 16.05.18 6,887 121 15쪽
65 당랑대전(唐狼大戰)-3 +11 16.05.08 7,019 119 11쪽
64 당랑대전(唐狼大戰)-2 +8 16.05.06 6,615 117 13쪽
63 당랑대전(唐狼大戰)-1 +10 16.04.29 6,939 146 14쪽
62 가루라왕(迦樓羅王)-5 +8 16.04.22 6,817 155 12쪽
61 가루라왕(迦樓羅王)-4 +6 16.04.18 6,773 15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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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가루라왕(迦樓羅王)-2 +14 16.04.14 6,852 162 11쪽
58 가루라왕(迦樓羅王)-1 +7 16.04.12 6,786 160 12쪽
57 법왕출도(法王出道)-4 +10 16.03.26 6,806 151 11쪽
56 법왕출도(法王出道)-3 +8 16.03.22 6,515 149 12쪽
55 법왕출도(法王出道)-2 +8 16.01.11 7,265 173 12쪽
54 법왕출도(法王出道)-1 +10 15.12.25 7,751 172 15쪽
53 사천지란(四川之亂)-5 +11 15.11.15 8,368 160 15쪽
52 사천지란(四川之亂)-4 +10 15.03.19 9,224 206 14쪽
51 사천지란(四川之亂)-3 +11 15.03.03 9,352 212 12쪽
50 사천지란(四川之亂)-2 +12 14.10.25 10,728 272 13쪽
49 사천지란(四川之亂)-1 +12 14.09.21 10,608 265 12쪽
» 당양혈투(當陽血鬪)-4 +15 14.09.08 10,744 299 17쪽
47 당양혈투(當陽血鬪)-3 +13 14.08.26 10,389 296 13쪽
46 당양혈투(當陽血鬪)-2 +13 14.08.03 11,189 317 11쪽
45 당양혈투(當陽血鬪)-1 +12 14.07.21 11,626 320 12쪽
44 당양행로(當陽行路)-2 +12 14.07.06 12,935 355 12쪽
43 당양행로(當陽行路)-1 +10 14.03.15 14,158 417 14쪽
42 세가혈풍(世家血風)-3 +13 14.03.08 13,938 434 12쪽
41 세가혈풍(世家血風)-2 +20 14.03.02 14,116 455 12쪽
40 세가혈풍(世家血風)-1 +15 14.02.23 14,132 401 13쪽
39 호북여로(湖北旅路)-3 +17 14.02.16 14,186 401 12쪽
38 호북여로(湖北旅路)-2 +15 14.02.15 14,699 413 11쪽
37 호북여로(湖北旅路)-1 +18 14.01.11 15,177 430 12쪽
36 영웅대회(英雄大會)-5 +16 13.09.30 17,089 473 16쪽
35 영웅대회(英雄大會)-4 +17 13.09.22 17,090 481 16쪽
34 영웅대회(英雄大會)-3 +17 13.08.24 19,107 505 14쪽
33 영웅대회(英雄大會)-2 +17 13.08.15 18,103 511 16쪽
32 영웅대회(英雄大會)-1 +16 13.08.15 18,649 489 10쪽
31 여정난관(旅程難關)-5 +16 13.07.13 18,735 524 12쪽
30 여정난관(旅程難關)-4 +24 13.07.06 19,033 461 15쪽
29 여정난관(旅程難關)-3 +15 13.04.10 20,025 464 12쪽
28 여정난관(旅程難關)-2 +13 13.04.04 19,908 457 18쪽
27 여정난관(旅程難關)-1 +24 13.03.27 21,274 452 15쪽
26 살인지령(殺人指令)-4 +17 13.03.20 20,574 450 13쪽
25 살인지령(殺人指令)-3 +9 13.03.13 22,165 397 14쪽
24 살인지령(殺人指令)-2 +12 13.03.09 22,641 474 15쪽
23 살인지령(殺人指令)-1 +20 13.03.05 22,617 516 14쪽
22 사천기변(四川奇變)-5 +23 13.02.26 21,822 460 14쪽
21 사천기변(四川奇變)-4 +9 13.02.26 22,841 385 13쪽
20 사천기변(四川奇變)-3 +13 13.02.26 23,017 459 13쪽
19 사천기변(四川奇變)-2 +10 13.02.26 22,435 448 13쪽
18 사천기변(四川奇變)-1 +9 13.02.26 24,032 410 13쪽
17 산동으로-4 +10 13.02.26 23,621 466 12쪽
16 산동으로-3 +10 13.02.26 23,849 459 14쪽
15 산동으로-2 +13 13.02.26 24,112 454 14쪽
14 산동으로-1 +13 13.02.26 23,503 492 14쪽
13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 물어라-4 +14 13.02.26 25,037 485 12쪽
12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 물어라-3 +13 13.02.26 24,296 559 13쪽
11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 물어라-2 +10 13.02.26 22,415 476 14쪽
10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 물어라-1 +8 13.02.26 23,423 483 14쪽
9 쟁자수가 되다-4 +9 13.02.26 24,037 498 14쪽
8 쟁자수가 되다-3 +14 13.02.26 23,357 452 13쪽
7 쟁자수가 되다-2 +11 13.02.26 24,052 467 14쪽
6 쟁자수가 되다-1 +15 13.02.26 25,603 443 12쪽
5 중원으로-4 +19 13.02.26 24,427 460 13쪽
4 중원으로-3 +17 13.02.26 26,449 461 13쪽
3 중원으로-2 +14 13.02.26 27,456 47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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