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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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잉.
약관(弱冠)을 갓 넘은 듯한 청년의 팔이 휘둘러지자 세찬 바람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그를 보았다면 청년의 몸놀림보다는 그가 서있는 곳에 먼저 눈이 갈 것이 분명했다. 그는 일장(一丈)이 넘는 뾰족한 바위 위에 금계독립(金鷄獨立)의 자세로 한쪽 다리를 든 채 쉴 새 없이 팔을 휘두르고 있었다.
“하압!”
본격적으로 공력을 운기하기 시작한 듯 청년의 몸 주위에 아지랑이 같은 기운이 치솟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무시무시한 살기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푸드득!
그의 살기에 놀란 듯 보이지도 않고 숨어있던 새들이 일제히 날아올랐고 작은 산짐승들이 청년이 있는 곳을 벗어났다.
“살기를 그만 거두거라.”
그때 청년을 향해 흰 옷을 입은 노인 한 명이 말했고 청년은 손을 거두며 바위에서 뛰어내린 뒤 노인을 향해 고개를 숙여 보이며 말했다.
“오셨습니까. 스승님.”
노인은 바로 청년의 스승이었다. 노인의 호는 무담(撫澹)으로 흔히 무담선생으로 불리는 이였다.
“유독 오늘은 살기가 성하구나. 고민거리라도 있느냐?”
“요즘 맨손으로 공력을 일으키면 유독 살기가 성합니다. 왜 그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청년의 말을 들은 무담선생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가 펴졌다.
“걱정하지 말거라. 살기를 활기로 바꾸는 것은 네 살기가 최고조에 이르러야 가능할게다. 아직 네 살기가 최고조에 이르지 못해 그런 것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청년은 무담선생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청년의 얼굴은 꽤 잘생겼지만 왼쪽 눈을 가르고 내려온 긴 칼자국 때문에 조금 냉혹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청년의 이름은 진태백(眞太伯). 백제 어검류(御劍流)와 백제의 투기(鬪技)인 금강벽(金剛擘)의 계승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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