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再會/reunion) 2
조금 과장하자면 손을 쥔 길이만큼
포크의 길이가 두 배로 늘어났다.
“보았지, 컨트롤 없이
큰 힘을 내지 않아도 힘을 준다 생각하면
이런 현상이 일어나
그렇기에 평소에 힘을 절제 한다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어.
이런 절제가 사라지게 하는
감정이 넘실거릴 때에
무심코 한 행동이 큰일을 일으키지.
이런! 이런, 설명하다보니
포크가 망가졌네.
나중 포크값 대신 물어주길 부탁할께.
우리는 지금 돈이 없거든.”
“흠~~ 이 향기~~”
탁자를 쳐다보니
커피 향 내가 나고 있었다.
그것을 보니 그동안 현대 문명에서
떨어져 살았다는 것을 느껴졌다.
커피가 눈앞에 있다는 것에
몸이 떨려오며 입에 침이 고인다.
마치 집밖에서는 아무렇지도 않다가도
집에 들어가 화장실앞에 서며
갑자기 몸이 반응하는 것처럼
비록 눈과 코 이감으로 느끼지만
바로 앞에 있는 커피를 보니 몸이 가만있지 못해
자동으로 부르르 떨며 갑자기 커피가 당긴다.
“우리 현대문명과 동떨어져 살아
커피 마신 지가 꽤 됐거든
커~~피 좀 사줄래?”
아까와는 달리 부탁 하려 하니
갑자기 쪼그라 들어
당당함이 사라져 목소리도 줄어들며
눈을 내리깔며 부탁한다.
“그래 너희가 꽤 고생한 것 같아
커피는 사지만
어쨌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화연씨에게 생일날 눈물 나게 했으니
주문은 내가 할게.”
다른 세계에 다녀왔다는 것에
아직도 혼란이 오는 교연이는
남친의 말 돌리기와 변명이 괘씸하였다.
연한 커피를 즐기는 진우기에
매대에 가서
에스프레소 투 샷을 두잔 주문 하고 돌아왔다.
다시 둘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둘의 말이 그럴 듯 했다.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놀라
교연이 다시 물었다.
“ 그래, 아까는 네 복장을 보고
코프로스, 아니 코스프레 대회에
참가...했다 생각했지만
조금만 생각해도...
......아니 말이 안 돼!
너는 당연히 그럴 수 있지만
호연씨는 그런 성격이 아닌걸!
다른 곳에 갔다고 했지.
그렇다면 어디에 갔었어?
그것보다 너희는, 아니
우리가 너희에 대해 소원을 말했을 때 나타난 것
우연이었나가 더 궁금해!
비록 시간차는 있었지만.”
진우가 의아해 하며 이야기 하였다.
“ .....................
그게 무슨 소리야? 소원?
우리도 소원해 보았지.
너희를 만나고 싶다고....
소용이 없었어.
그리고 3년이 흘러 갑자기 생긴
그곳에서 이곳으로 오는 게이트랄까
던전이랄까 하여간 돌아오게 되었어.
그곳을 거쳐
고생하며 괴물들을 만나고
만나는 족족 괴물들과 싸워
더 이상 괴물을 만나지 못했을 때
그 세계에 간 것처럼
다시 우리 세상에 오게 되었지.
* * *
호연은 진우의 말을 들으며 생각해본다.
갑자기 눈앞에 생긴 게이트가 열렸고
들어 갈까 말까 망설였다.
"끼~~~~아~~~악!!"
"께~~~~~애~~~액!"
"화르~~륵, 퍼~~~벙~~펑!!!"
"콰과~~~광!!!!"
둘은 화염의 공격을 느끼고
몸을 굴려 피한다.
뒤돌아 보니 드레이크의 공격이다.
"크, 이런, 드레이크라니!!!"
"그래, 우리힘으로는 ...
이벌판에서 피할 곳은 게이트 뿐이
오히려 게이트 안이 안전할 거야!!!"
급히 자신의 몸보다 두배쯤 큰 게이트이기에
드레이크들은 머리와 목정도만 들어 갈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게이트가 그놈들의 목과 몸을
두 토막 낼것이기에 따라 올수 없다.
둘은 급히 다시 오는 화염을 보며
게이트로 몸을 날려 들어갔다.
게이트에는 던전과 같이
긴 동굴로 길이 이어졌다.
"캐에엑, ......."
"위이잉, "
"퍼~~럭"
"캑~~~"
동굴길에는 처음에는
한두 마리의 몬스터들이 나와
뼈창을 휘르며 둘을 공격했으나
뭐 드레이크의 공격에 비할까?
둘은 연신 몬스터들을 주어 패며
동굴 길을 따라 갔다.
.....
"윙~~~윙~~윙~~파~~악!!!"
"퍼벅 퍽~~빠직~~~"
"위~~잉~~퍽"
"캐~~~애~~액!!!!"
결국 보스가 있는 방에 도착했다.
진우가 주의를 끌며 6m곰같이 생긴
보스와 싸울때
뼈몽둥이로 덮치는 곰의 발톱을 막을때
검을 회전검으로 변신시켜
곰의 겨등랑이로 날려 팔을 반쯤 결단 냈다.
곰이 비틀 거릴때 진우가 위로 뛰어 오르며
뼈몽둥이로 곰의 목을 강타했다.
자신은 돌아온 회전검을
수직으로 다시 날려 그 목을 갈랐다.
보스를 잡고 보스방에 있을
무언가를 찾으려 할때
우리가 처음 숲에 갔던 것처럼
던전안이 무언가에 겹쳐지며
던전은 흐릿해지고
한글이 보이는 건물이 또렸해 졌다.
던전이 문명세계로 바뀌는 순간
한글의 간판을 바라보며
우리가 잘 다녔던 곳이라는 것을 느꼈다.
"어~~~어~~이럴~~수가!!!!
진우야!!!!"
"어~~어~~~그래 그래 이래야지
찐짜~~~~우~~아~~앙!!!!"
진우와 난 서로 부등켜 안고
사람들이 우는 우리를 쳐다 보며
지나감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소리 내어 울었다.
그러다보니 몇번이나 생명을 구해주었던
감각에 여친들이 걸렸다.
"야! 너 느껴지냐!!! 이럴 수가....."
"그래 나도 느껴져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야!!!"
* * *
우리 세상이 맞나 두리번거리다 보니
그동안 죽기 살기로 싸웠을 때 생긴 감이랄까
우리를 살려준 감으로
너희가 같이 이곳에 있을 것 같아 이 거리에 오니
너희의 기척, 파장, 느낌....
뭐라고 설명 할 수 없는 ...
젠장, 뭐라 말해야 되지 ...
................
아무튼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것이 있어.
그렇기에 바로 만날 수 있었어.
그리고 너를 보니 너무도
너무도.......
우왕~~~~~교연아 안심이 돼.”
이야기할수록 진솔해진다.
만났다는 기쁨과 그리웠던 세월
주위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온갖 부끄러움이 없어졌다.
진우답게 쌓였던 감정이 격하게 밀려온다.
감정을 터트리며 손이 뻗쳐진다.
뻗치던 손을 뒤로 하며
교연 앞에서 성급히 물러 앉았다.
감정을 일어도 몸을 컨트롤할 수 있었지만
너무 격하게 오기에
아까 말이 씨가 되었는지.
이번에는 진짜로
자신의 힘을 컨트롤할 자신이 없어졌다.
이런 꼴을 보는 교연이
눈에 눈물을 가득 담고
떨리는 발음으로 진우에게 말하였다.
“쉿, 쉬 우리 쫓겨나!!”
“아무리 감정이 겨~ㄱ해도 모~ㄱ소리 나~ㅈ줘
우리도 보고 시~ㅍ~었어!”
옆에 있는 호연도 눈물을 글썽이며
화연을 바라본다.
화연도 둘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닦는다.
절제할 수 없이 감정이 전염된다.
진우가 계속해서 이야기 하였다.
“ 삼 년 동안 너와 가족들 친구들이 보고 싶었는데
너는 보고 싶지 않았니?”
이야기를 점차 믿게 된
조금 전의 행동이 민망하여
교연이 진우의 머리털을 붙잡고 세게 당겨본다.
다시 수염을 붙들고 흔들어본다.
진우는 떡진 수염과 머리를 만지는
교연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사~ㅁ녀~ㄴ.?? 아까도 삼녀~ㄴ이라 했지!
내가 잘모~ㅅ 들었나 했는데
너와 호연씨를 길게 자란 이 수염과 이 머리 진짜네
너 그 상처! 아까는 미처 못 보았는데!
온통 상처투성이네!!”
자세히 진우를 직시한다.
때가 낀 뺨에는 맹수가 긁은 듯한
옅고 긴 줄이 목으로부터 가슴으로 이어져 있다.
가죽옷 사이로 보이는 가슴에는
날카로운 것에 찔린 상처와 길게 베인 상처들이
교차되어 있었다.
상처를 만지며 안쓰러워한다.
그래도 여친인데 상처를 보지 못하고
화를 먼저 낸 것이 미안해졌다.
아까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할 때
아이스 아메리카를 기대할 남친에게
홧김에 에스프레소 2 샷을 사준 것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진우는 걱정하는 것을 느꼈는지.
가죽옷을 들치며 어깨를 보는
교연의 손을 잡는다.
다른 한 손으로 자기 가슴을 탕탕 친다.
진짜지 뻥인지 모를 말을 내뱉는다.
그 세계에서 뻥만 키운 것 같다.
“ 이 상처 침만 발라도 나아
신경 쓰지 마!
그리고 하루만 지나면 회복될 거야.
여기 오기 전에 괴물들과 싸워서지
뭐 내가 잘.났.긴 잘.났.지! 핫.하.하...!
호연도 같이 싸웠지만
내가 좀 더 활약했다.”
“그곳이 어디기에
시간의 흐름도 다른 것 같고
네 몸을 보니 긁힌 정도가 아닌데
어디 있다 왔어?
여기는
너와 전화한 지 이틀도 지나지 않았어!
화연씨에게 줄 선물을 봐주러 간다고 한 것이
아침이었는데 지금은 하루가 지난 저녁이야.”
“뭐!! 이틀밖에 지나지 않아!
여기도 꽤 되었다고 생각했어!
너희도 그동안 우리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갔어도 할 말이 없다고
이야기 했는데....
대화를 하면서도
속으로는 3년을 기다려줘서 매우 감사했어.
그렇지만 이곳에서는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너무 다행이다! 다행....!”
진우는 신나 입이 귀에 걸린다.
호연도 거기서 3년이 여기서 2일이 지난것에
무척 다행이라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사겼던 진우와 달리
사귄 지 거의 1년이었는데
3년간의 공백을 겪으니 화연과는
그리움은 키웠지만 지금 보는 얼굴이 매우 낯설었다.
아까는 흘려 들어 별생각이 없었는데
3년과 2일을 비교하니 엄청났다.
“진우야, 우리가 겪은 것은 뭐냐?”
“우리가 신선 세계 갔다 왔냐?"
“그래 서바이벌 정도 되겠지...
처음은 그랬지만 그럭저럭 살만했고
나중 익숙해지니 ....이건 아니지
제일 문제는 양념은 소금이상 구하기힘들었어
그나마 소금이라도 있어서...."
숲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어
호연이 네가 노트에 하루하루 채크하지 않았어?”
“ 하기야 그곳 해도 신기했지.
태양이 뭐 그렇게 생겼냐 둥글지 않고
김치 항아리처럼 생겼지.
그래도 낮과 밤이 있었어.”
“그래, 저녁은 어떻고
초록색 달이라니
처음은 신비하고 매우 좋았는데
보는 것과 사는 것은 달라!
그것 때문에 고생많이 했지.
초록색 달이 비치니 환하기는 하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사물이 구별이 않 되었지.
처음에는 미친 줄 알았지.
그런 와중에 너는 하루하루를 체크했잖아!
볼펜 아낀다고 날짜만 체크하다
똥 되었지.....크크크
그 후.....”
“이제 ~~~그만
또 오버한다. 여친에게 그런 얘기 하면 욕먹는다.
그래 아끼다 볼펜 잃었지.
중간에 기록하려고 고생했지.
뭐 나중에 펜 비슷끄레한 것을 얻었지만.”
가슴에서 수첩인지 종이 쪼가리인지
온통 찟어지고 피로 얼룩지고 헤진 종이 뭉치를 꺼낸다.
그리고 그것을 주섬주섬 펼쳐본다.
본인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10년 묵힌 쓰레기로 보인다.
화연을 보며 이야기한다.
“그래 생존 서바이벌 세계에서
시간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내가 지니고 다녔어.
진우 저 넘은 시간과 날들에 대해 별생각이 없었지.
지금은 물에 젖고 찠어지고 일부 분실도 하였지만
매일 노트에 사선으로 체크하고
사선이 다 채워지면 다른 방향으로 긋고
그리고 수평으로 그어도 모자라 수직으로 긋는 중이었는데
그렇게 보면 3년이 조금 지났는데....
하기야 우리가 보지 못했던 생물, 괴물이랄까
그런 것도 많고 나무조차 우리 세계의 나무는 성냥개비처럼
보일 정도로 차이가 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3년이 이곳의 2일이란 것도 별일 아니지 않겠어.
우리가 별 이상한 것은 다 겪고 다녔는데
난 그런 면에서 다행인 것 같아.”
“ 뭐가 다행이니
신선도끼 자루 썩는 이야기는
바둑판을 보다가
신선이 주는 대추 먹으며
시간이 지났지만...
우리는 죽을 둥 살 둥 움직이며
진짜 처절하게 생존 드라마를 찍지 않았냐!!
처음 그곳에서 술을 마셨을 때
서로 부둥켜 안고
너와 나는 여러 이유로 통곡하지 않았었냐!!!
그런데 다행????
물론 우리에게 주어진 특전으로
어려움을 넘겼지만 쉬운 일이었니!!!
난 피똥을 쌀 것 같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가져간 휴지를 다 써서 얼마나 곤란을 겪었는지.
아! 처음 숲에서 휴지도 떨어지고
나뭇잎으로 해결해야 하는 그 기분...
너밖에는 알아 줄 사람이 없는 것 같아.....
그렇지 호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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