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17)
호연이 “흥이다.” 외치며,
신경질이 났는지.
다시 돌을 찾아 묶었어.
거의 돌이 안보일 정도로 휘둘러 봤고.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원하는 데로
아무리 돌려도 풀어지지 않게 되었어.
그제야 만족 한 것 같아
“사용방법은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이것을 머리위로 휙휙돌려
적당한 순간 던지면 돼.
단순하지!
우리가 연습한 슬링과도 비슷하다고 생각가하면 돼.”
“휘~~~이~~~익, 휘~락!”
호연이 머리위로 볼라를
회전 시키다 강가에 있는 나무에 던진다.
양쪽 돌이 회전하며 나무를 감는다.
“보았지, 저렇게 던지면 돼, 너도 던져봐!”
호연이 던지는 것을 보니 매우 쉬워 보였어.
“쉬워 보이는데, 나는 너보다 더 먼 곳
저 뒤에 있는 나무를 감을게.”
하며 볼라를 힘껏, 힘껏 휘돌리다 손을 놓았다.
“휘~~~이~~~잉, 쾅 꽈~찍!”
소리와 함께
나무를 감은 것이 아니라
돌들이 나무 한 귀퉁이를 부수며 나갔어.
나는 의기양양하게
“이형의 실력이 어떠냐!” 하며 자랑했더니
“진우야 나무 부수려면 그냥 돌을 던지거나
슬링을 사용하지 왜 볼라를 쓰냐?
볼라를 쓰는 이유는 생포하려고 하는 것이야!
너 그리고 던지면 회전하며 나가야 하는데
돌이 희한하게 두 개의 돌을
동시에 던진 것 같이 나간다.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볼라를 충분히 연습한 후 초원에 나가자.”
그래서 우리는 볼라 던지는 연습을 했다.
슬링을 던지는 것이나
투창을 던지는 것은 재미있던데
이 볼라를 던지는 것은
별로 재미없었어.
“진우, 너! 호연이에게 질투하는 것 아니니?
매번 네가 가르쳐 주다가 배우게 되니
좀 아니다 싶은 거? 내말 어때?”
교연이 예리하게 찔러온다.
“내가 그럴 리가. ...좀.. 그래 좀....
호연아 그런 것 같다.
내가 좀 잘났니.
그러다 네게 배우니
머리는 아니라 부인하나
몸은 정직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니
내가 호연이처럼 좀스러웠다니
미안하다 호연아!!”
“ 야이 자식아. 너 소속 분명히 해!
사과하는 것이냐?
아니면 나를 모략하는 것이냐?”
“캬, 캬! 알았냐?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절친을 부담스러워하다니
이 대장부 진우가 할 짓이 아니다.
머리냐, 몸이냐!
나와 결판 내자!!”
“아얏, 교연이 너는 왜 끼어드니!”
“너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그러지!!
솔찍히 미안하다고 해!
그 모습 너답지 않아!
호연씨에게 옮았나?”
교연이 은근히 진우를 두둔한다.
“교연씨, 그건 아닌 것 같아요.
호연씨는 도움을 주고자 하는데...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섭섭해요.”
여지껏 이야기만 듣던 화연이
남친이 궁지에 몰리는 것 같자 구원투수로 나온다.
호연은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별말이 없던 화연이 두둔하자
입이 귀에 걸린다.
주위 시청자들은 이야기보다
새로운 구원타자가
어떻게 홈런을 날릴까 궁금하다.
이때 진우가 판을 깬다.
“자, 자 흥분 마시고 제 이야기를 들으셈.”
내가 볼라를 잘못 던지자
호연은 내가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을
잘하는 것을 생각했어.
허접했지만 여러 상황을 만들었어.
호연은 볼라의 거리를,
나는 제대로 볼라를 던지는 것을 목표로
가상의 동물을 설정하고 몇 개의
타캣을 마련 했어.
그래 봤자 망가진 뗏목을 분해하여
높 낮이를 달리하여 우리 주위로
세워놓은 것에 불과하지만.
세워놓은 것에 번호를 부여하고
서로가 번갈이 번호를 부르면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돌아 10을 세기전에
던져 감는 것 규칙을 세웠지.
...........
“ 저12번 놈에게 던져!”
“위~~~잉, 휘~~익”
“아깝다, 볼라들 줍으러 가자!”
충분(?)히 볼라를 연습한 우리는
2일째 초원을 걸었지.
강변을 벗어나 하루 길을 걸으니
풀들이 무성했어.
좀 이상하지 않아 ?
말 그대로 초원인데 동물들이 보이지 않는 거야.
tv를 보면 초원을 달리는 얼룩말 이라든지.
영양이라든지 무리지어 사는 동물들이
보여야 하는데...
물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동물들이 많던데
여기는 가끔 개울물이 흐르는데도
동물들이 안보였어.
하루 길 끝에는 일반 풀과는 달리
머리를 넘는 높이 자란 풀들이 빽빽해
갈대숲을 연상 시켰지.
마치 무언가를 막는 듯 한 자연 방벽이랄까!
그런 300m 쯤 되는 폭의
갈대 숲을 눕듯이 올라타 지나가니.
비교적 작은 나무로 이루어진
숲이 보이는 거야!
가까이 다가가니
가시들이 길게 자란 가시 나무 들이었어.
한 개의 가시가 10~20cm 정도 길었어.
나무에 붙어 있는 부분이 지름이 4cm정도 였지.
빽빽이 늘어서 있었어.
“이거, 너무 작위적인데?”
“뭔 말이냐?”
“봐봐, 우리가 하루 길을 걸어 왔는데
꽤 많이 걸었어.
강가에야 보통 우리가보는 초지였고
초지를 지나니 빽빽한 갈대숲이
무언가를 격리하듯 300m 넓이로
가로 막았고
이제는 가시나무 숲이 20m의 넓이로
초원을 가로 지르면 띠같이 길게 자라고 있어.”
“ 우리 여기서 별별 이상한 일도 많이
겪었는데 그런 것 정도 아무 일도 아니지 않니?”
“진우야, 생각 좀 하며 살자!
넌 이게 자연스럽니?
초원에 먹을 수 있는
맑은 물이 흐르는데 동물이 안보여.
넓은 갈대숲이 헤치지 못할 정도로
빽빽히 자라 길을 막아.
이제는 가시나무들이
한사람이 몸을 이리 저리 움직여야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막았어.
이제 어떠냐!”
“ 난 아까와 별 다를 게 없는데
이 형이 얘기해주지!
다른 세계에 왔으니
그곳에 법칙을 따르라 라는 말이 있지.
여기서는 이게 우리가 모르는
자연의 법칙, 생명의 신비가 아닐까?”
내 말을 듣던 호연의 얼굴이 찡그려져
장난은 그만 하기로 했어.
난 아니라는 듯 손을 흔들었지.
“ 너, 아직도 내 고급 농담을
알아보지 못하는구나!
네가 방구석에서 공부할 동안
나는 산이나 들로 아니 외지로
여행을 다녀 시각이 넓어!
이게 자연스럽지 않은 줄 알지만
그것도 확신 할 수 없어...
저 방벽 안으로 동물이 없는 것도 수상하고
저기를 넘어가면 어떤 위협이 있을지 몰라.
모른 것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보다
그 다음 어떤 사태가 돌발 할 줄 모르니
닥쳐올 수 있는 것을 대비하자!
저 2m가 넘는 질긴 갈대와
가시나무를 이용하여 무기를 더 만들자.”
이날 우리는 내 말대로 무기를 만들었고
갈대숲과 가시나무 사이에서
초지처럼 들풀이 낮게 자란 곳에서 야영을 했어.
우리는 모닥불을 마주하고 누워서 잠을 청했지.
동굴에서 잘 때도 멀리 보이는 하늘에서
은박을 뿌린 듯 반짝이는 별들과
우리의 달보다 두 배쯤 큰 초록색 달은
녹색의 신비를 더해주었는데
이곳 초원에 누워서 보는 하늘과 달은
넓고 초록빛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과 함께
잠시 잊어 던 것들을 떠오르게 했어.
“호연아, 자냐?”
“잠이 안와. 너도 머리 위 은하수 보냐?”
“아름답지 않니?”
“아 막걸리와 파전 먹고 싶다!”
“아니야 이럴 땐 시원한 맥주와
양념치킨 이야!”
“우리 카얌에서 얻은 녹말가루도 있는데
감자떡이나 부쳐 먹을까?”
“ 동굴에 살 때 왜, 그 생각 못했지?
강가에 널쩍한 돌판,
아니 우리가 힘이 없냐?
돌 두두리다 보면 판을 만들 수 있는데
산돼지 새끼 잡으면
돼지기름도 얻을 수 있는데...
오징어 대신 괴물 물고기 말린 것과
과일 말린 것 넣고 만들면?”
“그래, 그거 좋은 생각인데
그럼 다시 강가로 가 만들어먹을까?”
그렇게 말하다보니
이쪽 초원에서 산돼지, 아니
동물자체가 없었어.
다음 날도 갈대와 가시나무를 이용하여
투창을 더 많이 만들었어.
남긴 가죽과 갈대풀을 이용해
팔토시와 신발 위 종아리를 가죽으로 감았어.
좀 빡빡하지만 털들을 모두 제거하여
그런데로 방어를 할 것 같았지.
다시 재정비하며 하루를 보내고
결국 가시나무의 가시와 나뭇가지를 자르며
가시나무 숲을 통과 했지.
가죽모자까지 만들어
가죽들을 뒤집어쓰지 않았다면
상처가 지금의 곱절은 되었을 거야.
그렇게 가시나무 숲을 지나니.
다시 넓은 초원이 보이는 거야.
멀리 있어 확인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동물들이 떼로 움직이고 있었지.
나무들이 모여 있는 작은 숲들도 보이고
따로 떨어져 자라는 굵고 투박한 나무도 보였어.
그 초원 뒤로 거대한 숲이 배경을 이루었지.
“이야, 이게 바로 우리가 원하는 초원이지!”
“그래 사실 많이 식겁했어.
풀들만 있다면 고기는....”
“또 먹는 거 타령이냐!!
우리는 생각보다 잘 먹고 있잖냐!
미식은 없지만....”
가시나무 숲을 벗어나며
일반적인 초원의 모습을 볼 때
긴장했던 마음이 풀리며 방심을 했지.
멀리 동물들이 움직이는 것 같아
이제야 평범한 초원을 보았지.
기쁜 마음으로 초원을 걸었어.
발걸음도 가벼웠지.
호연은 너무 즐거웠던지 껑충껑충 걸었고
나는 너무 좋아서 재주를 넘으며 걸었어.
“으악!
이게 뭐냐!
진우야 도와줘~~~”
호연이 무엇을 밟았는지
뒤로 넘어졌어.
넝쿨 같은 게 호연의 두발을 칭칭 감더니
더 감으며 끌고 가는 거야.
난 순간적으로 멈칫했지만
절친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어.
호연이 끌려 가는 곳으로
껑충 껑충 뛰어 달려갔어.
나무인줄 알았는데 나무로 위장한 생물?
아니면 식인 식물?
크기는 3m쯤 나무치고는 매우 작았으나
둘레가 어른이 손 붙잡으면
4명쯤이 맞잡아야 할 정도로 굵었어.
결국 끌려가는 호연을 깔고 앉고
폴딩 나이프를 꺼내 같이 끌려가며
발을 칭칭 감은 넝쿨을 잘라냈어.
칼날이 티탄으로 되어 있는데도
넝쿨은 잘 끊어지지 않았어.
끊었는지 풀렀는지는 정신이 없었어.
결국 발을 풀고 호연을 이르켰어.
다행히 발토시 덕분으로 종아리엔
상처가 없었지만
허벅지에 감았던 덩쿨이 피를 빨았는지.
감았던 부분이 넝쿨 따라 피가 흘렀어.
아니 빨렸다고 해야 하나!
“이 나무 모기새끼가!”
“아이씨, 쓰려.... 진우야 같이 저놈 사냥하자!”
자리에서 일어나자 마자.
호연은 넝쿨을 풀며 뒤로 당기기 시작했고
나는 폴링나이프로 힘껏 넝쿨을 잘랐지.
호연이 뒤로 당기고 내가 자르자
마치 당긴 고무줄에 칼을 대면
쉽게 끊어지는 것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냥 끊는 것에 비하면
쉽게 끊어졌어.
해방된 호연이 허벅지를 만졌는데
피가 묻어 나오는 거야!
“이제 반격하자!”
“밑에 저놈의 넝쿨 주의해!”
바닥을 보니 여러 개의 넝쿨의 꿈틀거리며
우리 쪽으로 오는 거야.
난 껑충 뛰어 넘고, 다시 구르며
넝쿨의 범위에서 벗어났고
호연도 그곳이 불리한 줄 알고
뒤로 달려
넝쿨이 몰려드는 곳에서 벗어났어.
호연을 구하고
넝쿨과 멀어지니 여유가 생기더군.
자세히 관찰했지.
3미터지만 위에는
일반 나무처럼 가지들이 벌어져 있고
긴 넝쿨 같은 뿌리와
주위에는 짧은 뿌리들 잔뜩 있었어.
몸통 중앙에 입같이 생긴 것이 벌어져 있고
입 주위가 검붉은 것을 보니
무언가 저 입속으로 피를 흘리는 동물이
잡아먹힌 것 같았어.
“저게 가시나무를 헤쳐 나왔을때
나무로 봤던 것인가 봐.”
“전부 이런 놈은 아니겠지.
일단 저놈의 이름을 나무 모기라하자!”
“이름을 그따위로
아니 저게 날 먹으려 들었지.
그리고 내 피를 빨았으니
그래 적당한 이름이다.
앞으로 나무 모기라 부르는데 동의한다.
원한을 갚아야지.”
“그래, 저 놈을 잡자.”
일단 호연은 슬링을 꺼냈어.
나도 슬링을 꺼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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