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24)
갑자기 깜박이도 켜지 않고
들어오는 모습에
나 또한 획가닥 할 것 같았어.
저 기름이란 단어가 뭐길래!!!
엥~ 나때문이라고...
일단 수숩했지.
“기름이... 나온다는 이야기는 들어봤는데
얼마큼 나오는지는 몰라.
손톱만큼 일수도... 아닐 수도
확실한 것은 악어의 갈비뼈와 안심을
돼지 갈비처럼 취급되어
굽거나 훈제해 먹을 수 있어!”
내 이야기를 듣더니
다시 눈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럼, 얼만큼 나오는 줄 모르니...
사실 돼지기름 라드라도 있으면
그것으로 오징어 튀기듯 할 수 있는데...
우리 악어 말고 돼지 잡을까?
그럼 고구마튀김을....”
다시 조금 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 같아
정신 사나우라고
손을 내저으며 말했지.
그렇지 않으면 저놈 또 빡 칠 것 같아.
어째 건 기름 있는 놈 잡아
고구마 튀김을 포식시켜야 할 것 같았지.
“그만, 이제 그만!
그래 잡자. 그런데 여기서 돼지 본적 있니?
있으면 바로 잡자.”
“약속했어. 그럼 네 말대로 이제 악어잡자.
닭은 고구마 보다 못한데....”
우리는 합의로 보고 일단
곤장 맞다 죽은 악어로 맛을 보기로 했어.
“의외로 맛있네, 좀 담백하지 않니
이 갈비는 어떠냐?
맛은 좀 그렇지만 흉내는 되지 않냐?”
“그래 닭고기 좋지.
뭐 갈비를 뜯는데 닭고기 맛이 나면
다른 사람들은 뭐라 할지 모르겠지만?”
입에 한가득 물고 양손에는
제일 큰 악어 갈비를 뜯고 있었어.
그 옆에는 버린 갈비뼈들이 수북했고.
“먹기 싫으면 먹지 마라.”
“아니야, 닭갈비가 싫다는 것이 아니야.
이렇게 핸드폰만 한 굵기의
닭갈비가 익숙하지 않아서지.”
“과연 귀족이야!”
“또 뭘 말하고 싶어?”
“네 행동이 귀족 같다는 거야!”
“내가 좀 품위가 있지. 기분이 좋은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봐!”
“ 그래 음식을 거절하기도 하니까!
넌 배가 불렀어.
거지였다면 이렇게 음식을 두고
음식 타령하겠어.”
“너 솔찍히 얘기해봐!
이과 공부가 힘 들었지!”
“힘든 것 맞아. 그게 뭐!”
“ 날 놀리는 실력이 일취월장 해서...
너 나모르게 문과 갔지. 이실직고해...”
“아! 범생이가 인정하니
돌아가면 문과로 편입할까.
무슨 과가 좋으려나...”
......
악어를 잡으러 만반의 준비를 갖춰어.
먹으려는 것보다 악어의 가죽이 탐났지.
뱃가죽은 연해 칼이 들어갔으나
그리 두껍게 보이지 않는 등가죽이 꽤 질겼어.
가죽갑옷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
두 마리 정도를 잡기로 했어.
다음날 아침 웅덩이 주변에는
악어들이 잠을 자는지
움직이지 않고 몰려 있었어.
한 두마리이면 모를까
떼로 있어서
저 중에서 잡는다는 것은 위험해 보였어.
웅덩이 주변을 돌다 보니
한 구석에 두 마리가 모여 졸고 있었지.
“저 두 놈으로 하자!”
“그래 허접한 우리 가죽옷도 업그레이드 하자!”
살금 살금 접근 했어.
깊이 잠이 들었는지,
우리가 잘나서 그런지,
눈치를 못 채는 거야.
미리 넝쿨로 올가미를 만들었어.
조심스럽게 꼬리에 올가미 걸었지.
거는 것을 느꼈는지
악어가 눈을 뜨며 입을 벌리고 덤비는 거야.
바로 거기서 악어와 싸울 수 있지만
좀 떨어진 곳에 악어들이 부담스러웠지.
튼튼한 넝쿨를 믿고 올가미를 붙자고
언덕 위로 냅다 달렸지.
꼴에 버틴다고 네 개의 다리로 버티는 거야!
길이가 끽해야 길이가 3m정도
호연 하나도 감당 못할 것인데
내가 가세하니 주르르 끌려왔지.
갑자기 무게의 느낌이 확 줄며
달리던 발이 꼬여 굴렀어.
뒤돌아 봤어.
“와, 미치겠다....어이가 없네!”
“그래, 짐작도 못했어. 이런...”
올가미가 걸린 1m 정도의 꼬리가
꼼지락 거리고 있었고
악어는 초원에서 물로 쏜살같이 달렸어.
“ 저거 생김새, 가죽, 악어와 똑같은데
또 속았다.”
“저 속도 봐라! 완전 도마뱀이다.
이 꼬리로 뭐하지?”
“ 목표를 잡았으니 무라도 썰어야지.”
“작전 다시 짜자!”
.....
다시 웅덩이로 접근했어.
한 놈이 불구가 되어 와서 그런지
모든 악어들이 잠이 깨고 뭉쳐 있었어.
“저놈들 뭉친 것 보니
어느 정도는 겁을 먹은 것 같아.”
“이 세계의 특징은 상대편이 좀 세다 싶으면
겁을 집어 먹는 것인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
일단 아까 말한대로 원거리 공격하자.”
초원에서 주워온 탄환을 쌓아놓고
슬링을 돌리기 시작했어.
거리는 70m쯤에서 웅덩이 가에
모여 있는 놈들에게 반응을 보려고
초탄을 날렸어.
“이쪽을 보며 업드려 경계하는 놈을 쳤지.
슬링 탄환이 지면을 스치듯 지나
휘어져 배를 강타 한 거야.
역시 슬링의 귀재...
나 역시 슬링을 날렸는데
등을 맞추었지.
배에 맞은 것과는 달리 꿈쩍도 안하더군.
“ 과연 좋은 가죽이야. 좋았어. 허허허...
그럼 이번에는 네가 저놈의 눈을 맞춰봐!”
“그래 눈도 좋지만 아까 도망칠 때 봤지!
속도가 무척 빨라 저런 속도로 달려오면
불리해지는 것은 우리 아닐까?”
“일단 거리를 좀 더 벌리자.
아냐, 더 벌리면 언덕 넘어 아래라 보이지 않잖아!
그냥 여기서 싸우다 불리하면 도망치자!”
“볼라 있잖아, 볼라가 6개쯤 되니
10마리는 감당할거야.”
“그럼 10마리 이상 오면 튀는 것으로 하자.
저놈들 빨리 달려도 초원에 없는 것을 보면
아마 웅덩이에서 멀어지면 곤란할 거야.”
슬링에 조약돌을 끼워놓고
슬링을 마구잡이로 던졌어.
호연은 프로답게 눈을 맞추어 보았는데
투명한 눈꺼풀이 보호해 주었지.
크게 효과가 있던 것은 아니지만
아팠는데 물로 들어가는 거야.
이런, 한 놈이 들어가니 다른 놈도
웅덩이 가운데로 헤엄쳐 도망치는 거야.
지들이 팽귄인가?
이런 상황이 적응이 안되네.
쪽수도 많은 것이 겁은 많아 가지고
그래서 약간 더 접근했더니
다시 우리 쪽으로 헤엄치는 거야.
슬링을 돌리며 놈들을 맞이하려 하는데
이놈들의 모습이 2배로 뻥튀기 되었어.
뭔가 속았나?
역시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생각했지.
교연이 이야기를 듣다 손뼉 치며 좋아한다.
“와, 드디어 변신 몬스터가 나왔구나,
기대한다 변신 몬스터 너의 힘을 보여다오.~오오오.”
“이봐 여친. 내가 남친이야.
액션만 나올 것 같으면...
내가 교육을 잘못시켰어.
맹자 엄마처럼
여친 데리고 이사를 가면 고쳐지려나...”
“딴말 말고 어서 이야기해, 궁금하잖아.
또 이상한 길로 빠져봐라!”
교연의 협박이 무서워
진우는 바로 꼬리를 내린다.
그놈들 20마리쯤 되는데 체구가
두 배로 뻥튀기하니 제법 위풍이 넘쳤어.
우리와 거리는 50m쯤 되었을 때
일제히 물을 뿜는 거야.
소방호수에 물처럼 쭉쭉 뿜어 나오는
길고 강한 물줄기에
한번 얻어 맞으니 몸이 튀었어.
언덕을 넘어갔어.
강펀치를 얻어 맞은 것 같다고 할까?
야구 방망이로 한차례 맞은 것 같았어.
허공을 붕뜨는 것이 만화 같았어.
“와!!!! 잘한다. 잘해!!
이거 포켓몬 세계였어.
거북왕....이겨라. 포켓볼 조심하고...
이러다 피카츄도 나오겠지?
더더 까발려봐!!”
“쫌,...그건 아니지...그렇치....교연어린이!
이러면 이야기 동화 중지 할 거에요.”
“ 험, 험 좀 오버했네.
그러고 보니, 나도 참...
진우야 내가 널 얼마나 믿는 줄 알지.
그러니 그 가엾은 생물을 응원해도 되잖아!
지난일인데...뭐. ”
말과는 달리 교연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시청자들도 응원하고 싶지만
이렇게 패가 갈리면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
이럴 때는 침묵이다.
‘예쁜 애 매한데 더 때리라는’ 옛말은 있지만
그렇담 교연이 일부러 저러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무의식의 발로인가 생각한다.
진우는 머리가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여친이 저러는 것도 귀여워 보이지만
머리를 흔든다.
둘 다 한차례 물 펀치에 얻어 맞고
정신이 없어 일단 언덕 넘어로 후퇴했어.
물대포를 어쩌지 않으면
잡을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지.
“양동 작전을 쓰자.”
“양동작전, 어떤 방법?”
“내가 쟤네들 앞에 가서 설칠께
그러면 물을 뿜겠지.
너는 벌린 입으로 슬링을 쏘는데
아무래도 네 화력이
저놈들의 화려보다 약하니
물 나오는 곳을 피해....
.....
..잠시...잡은 놈 보자.”
우리가 때려 잡은 놈을 해체하고
일부는 먹었지만
머리 부분은 고스라니 남았어.
입이 뭉개졌다고 하지만 입속은 아니었어.
뭉개진 입을 벌리고 목구멍부분을 보는데
짐작한 것처럼 독사의 독 뿜는 구조와 같았어.
독액관처럼 입안 혀아래
수도 호스를 자른 것같이 생긴 것이
점점 가늘어지는
호수관이랄까 그런 것이 보였어.
“봐, 이 호수 관으로 강한 물을 뿜는 거야.
너는 그놈이 물을 뿜으려 입을 벌릴 때
목구멍으로 슬링탄환을 날려
겉에 가죽과는 다르게 연약할 거야.
아마 몇 방이면 실신정도는 되겠지.
나는 웅덩이 주변에서 소리 쳤어.
“야~이, 무례한 놈들아 덤벼라!
연못에 놀러온 손님에게 침을 뱉다니
예의 없는 것들아!
너희가 그러고도 멀쩡할 줄 알았냐?”
우리가 도망간 것에 자신을 얻었는지.
이번에는 30마리쯤...아마 거의 몰려온 것 같았어.
나에게서 50m쯤 떨어진 곳에서
일제히 물을 뿜는 거야.
나는 물 뿜는 것을 본 순간
옆으로 껑충 껑충 뛰며 달렸어.
뒤로 달렸다가는 뼈도 못 추릴 것 같아.
뿜어낸 물들이 내 옆으로
쏟아지며 지면을 파헤치는 거야.
식겁 해 하며 더 빠르게 달렸지.
그래도 그놈들이 고개를 돌리는 것보다
내가 도망치는 일이 빨랐는지.
미쳐 맞추지 못했어.
“호연아, 잠시 상황을 설명해줘.
나는 도망치느라 네가 어떻게 했는지 못봤어!”
진우의 이야기를 호연이 받는다.
시청자들을 보면 많아 좀 떨리는지
화연의 얼굴만 쳐다보며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진우가 도망치는 것을 보며...
...아니, 악어들이 입을
벌..려 물대....포를 쏘았지요.
나는 이때를 노려 슬링을 날렸어요.
신기가 내렸는지
내가 강하게 저것을 맞추고 싶다 생각하면
그 중간에 장애가 있어도 피해가더군요.
교연이 함성을 지른다.
“와, 대단하다. 탄환을 마음대로 움직이다니.
우리 진우는 저런 것도 못해요.
언제쯤 할 수 있을까. ”
“아니에요. 대단해요.
나처럼 이런 기술, 아니 능력은 없지만
힘으로 밀어붙이면
웬만한 것은 해결해요.”
“에이 그러면 안 돼지. 친구라고 ...
들어보니 호연씨 힘이나 진우 힘이나
도토리 키 재기고 남친이 조금 더 세던데....”
“우리가 거기서 3년을 살았어요.
그리고 지금 시점은 6개월쯤 지났을 때에요.”
“뭘 그렇게 두둔해요.
단지 좀 부러울 뿐인데요.”
“네, 계속이야기 할께요.”
그렇게 맞추자 물을 뿜는 것도 잊은 양
고개를 흔들더군요.
그랬더니 앞에 있는 악어와
옆에 있는 악어가 놈이 뿜은 물을 맞고
또 맞은 놈이 흔들려서 다른 놈이 맞았어요.
이것이 원인이 되었는지
서로 물어뜯고 난리도 아니더군요.
“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할게
떨려서 그런지 생각대로 안나와.
내 활약은 다 얘기 했어.
다시 네가 얘기해라.
과제 발표도 아니고 낫선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하려니 떨린다.”
“자식은 요점만, 범.재.답.게. 요점만 정리했네.
다음은 내가 이야기 할게...
그렇다고 이놈을 진짜로
범재로 생각하시지 않았겠지요. 애청자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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