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14)
사실 날고구마를 좋아하는 호연이
뿌리만 보았기에 고구마라 굳게 믿었어.
이럼 큰일이다란 생각과
반의 반만 먹어도
혼자 살아야 될 것 같아 적극적으로 말렸어.
“그 정도 먹으면 죽을 정도로 독이 세?”
“아니, 내이야기는
그것 먹다가 배 터져 죽을 거란 이야기야!”
“말이 안 되지 않아? 설사하면 모를까?”
“처음에 얘기 했었지.
세 개를 배낭에 넣었더니 꽉 찼다고
그중 말리지 않으면 한 개는 먹는다는 것 아니냐?”
“그것 가지고 그럴까?”
“ 내 등산 배낭을 봐!
쌀 한포대는 우숩게 들어가.”
“그럼 설마 그 많은 것을
한 번에 먹을 수 있겠어?
그렇지요, 커다란 것을....”
“저, 그게......오랫동안 못....먹...”
호연은 화연을 쳐다보며
술 마신 것처럼 얼굴이 벌개진다.
“이제 알았지.
난 호연이의 새 면모
날~ 고~구마를 좋아한다는 것을
전부터 알고 있었지.
이제 내 얘기가 이해 될 거야!”
골려주려던 생각도 있었지만
.....미치도록 고구마 좋아한다는 생각이나
...정신이 번쩍 나더군.
먹으려는 집념.
술꾼이 토하면서도 술을 떡이 되도록 먹는 것처럼
전에도 날고구마를 배탈이 나도록 먹고
병원에 실려 간 일이 생각나
손에 든 것을 뺏긴 했지만
입에서 떨어지는 침과 함께
두 눈이 캬얌을 보며 번쩍번쩍 거렸어.
처음으로 호연에게 힘을 겨루다
힘이 딸렸지.
저 고구마에 대한 집념
둘이 고구마를 붙잡아 당기면
힘의 평형을 이루 곳에서
부셔지거나 끊어져야 하는데...
그냥 힘이 딸리는 거야.
이대로 힘으로는 안되겠다 싶어.
똑똑한 내가 정신 교란을 했지.
“난, 진우가 호연씨보다
힘세고 빠른 것은 인정하나
머리 좋다는 것은 인정 못함.”
“너 누가 남친이냐?
누굴 편들어....
내가 진실을 이야기해주지.
사람의 머리 즉 아이큐는
고정되어 있지 않아!
사건이나 환경...등으로 바뀌지.
고구마에 환장한 호연이는 그 당시
나의 아이쿠보다 절반이나 될지 모르겠어.”
“그래, 네 말도 일리가 있네.
너 좀 현자 같다. 그렇다고 책을 감춘 것도 아니고
그래 아이큐가 아니라 아이쿠이다.
다시보입니다. 서방님.”
지난 과오를 들쳐내며
생으로 먹으려는 것을 말렸어.
“그거 고구마는 아니야!
카사바야! 그냥 먹으면 안 돼.
너 기억 않나?
지난번 너와 내가 상추인줄 알고
생으로 고기 싸먹다
하루 종일 설사하다 결국 피똥 싼 것.”
“상추?”
“그래 지난번에 네가
쌈 싸먹는 채소처럼 생겼다고 따와서
나도 동의하여 그 자리에서
고기를 구워 싸먹어다가
목구멍도 며칠 동안 아렸지.
곧바로 설사한 것 말야!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담배 잎이었던 것 같아.
그래 이것은 구워서 먼저 네가 맛보고
이상이 없으면 먹자!
카사바는 수용성 독이라 물에 삶아 먹거나
구워먹으면 될 거야!”
불을 피워 카사바인지 고구마인지 모를 것을
잘라 불에 구워 맛을 보았는데
감자와 고구마의 중간 맛이 났어.
그래도 그것을 구워주니 호연의 눈이
정상으로 돌아왔어.
얘도 여기 살더니 정상에서 벗어났어.
이 이야기를 하다
심하게 말한 것 같아 호연을 쳐다본다.
화연에게 자신이 고구마 돼지로
인식된 것 같아 어찌할까 하는 생각으로
지금 얘기는 못들은 것 같았다.
“이제 먹거리가 늘어나니 아, 좋다!
이것도 장기보관 하려면
가루를 내거나 삶거나 찌어 말리면 될 것 같아.”
“그래 고기도 말리고 과일도 말리고
이제 이것도 말려 먹어보자.
그래 이제 우리가 원정을 생각해자고.
원정기간에 먹거리도 다양해야 될 것 같아!”
이렇게 착실히 준비했지.
드디어 원정을 떠나
우리가 늘 바라보던 강 건너 편으로 뗏목을 타고 갔어.
물이 잔잔하여 쉽게 건널 줄 알았는데
강 중앙으로 가는데 물이 퍼런 거야
물이 왜 저럴까 보니 물인 깊어진 거야.
퍼렇든 노랐든 강을 빨리 건너고 싶었어.
강을 대각선으로 내려가는데
퍼렇다 못해 검은 강물 중간에서
물살이 세어 졌는데도
배가 멈춘거야.
우리는 이 세계가
이 세계 값을 하는구나 하며
노도 저어보고 긴 장대로 밀어 내려해도.....
물이 깊어 바닥에 닿지 않는 거야.
어떻게 이 난국을 벗어날까 하는데
뗏목 모퉁이를 보니
두 모퉁이에 살덩이 같은 것이 있었어.
“야! 뗏목 가장자리에 저 징그러운게 뭐냐?”
“음. 뭘까! 일단 무기 챙겨!
뗏목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과 관계 있겠지?”
호연은 슬링과 슬링의 사용 할
돌멩이 주머니를 허리에 찼고
나는 슬링주머니와 함께
끝에 뗀석기를 묶은 투창들을 챙겼어.
살금 살금 다가가 꿈틀거리는
뗏목 끝을 감은 살덩이를 날카로운
투창 끝으로 힘껏 찔러보았지.
투창 끝이 파고 들어갔어.
느낌이 좀 거시기 하더라.
사실 창끝이 중간까지 박혔다고는 하지만
감은 부분의 굵기가 소방관 호수 만하고
물에 잠긴 부분은 하수도 맨홀만 했지.
피도 나지 안는데 엄살 부리는 거야.
뭐 비유하자면
우리가 말벌에게 쏘인 정도 겠지.
고것 가지고
아팠는지 꿈틀거리며 뗏목이 요동하는 거야!
“야! 남친! 자랑하는 거냐?
티가 난다. 티가나!”
“많이 났냐?”
주위 시청자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좀 드라마에서 생존다큐가 되는구나' 하며
기대를 한다.
물살만 쎄게 흐르던 강이 요동치기 시작했어.
바다도 아닌데 마치 폭풍이 몰아칠 때
일렁이는 파도처럼 물들이 일어서 장막을 펼쳤어.
뗏목은 살덩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위에서 아래로만 움직이고 있었어.
물밑으로부터 거대한 항아리 뒤집어 논 것이
불쑥 솟아 올랐지.
거대한 문어, 크라켄이라고 부르기에는
덩치가 작지만 뗏목의 4배의 크기였어.
“음, 잘 들어 저 넘을 어떻게 하지 않고서는
여기를 벗어날 수 없어.
최선을 다하자.”
호연은 손은 떨고 있었지만 결의가 대단했어.
“저놈 끔찍하게 생겼다. 강에 문어가 살수 있냐?
살려면 별수 있냐?
그래 용기를 내서 싸워보자.”
다행히도 저놈이 물위로 나타나니
파도와 같은 것들이 조금 잔잔해 져서
균형을 맞추려 몸을 이리 저리 움직이던 것을
줄일 수 있었어.
물 밖으로 머리를 내민
레미콘트럭 4대만한 작은 크라켄은
머리를 흔들며
두 개의 다리는 뗏목에 고정시킨 채
다른 다리를 뻗어 오는 거야!
“저놈 춤추는 거냐?
왜 우리를 붙들고 춤춰?”
“아니야, 저놈 수영 연습하는 거야!
수영 처음 배우는 애들이
물에 뜨는 판을 붙들고 발을 마구
흔드는 것 같잖아!”
“그래 우리에게 이렇게 물을 튀기니
물총도 없는데 슬링 질하자.”
“슬링탄 맞은 것이 물벼락 맞은 것만 할까?”
호연과 나는 서로 엇갈려 이리 저리 피하며
요동치는 뗏목 위에서 슬링을 날렸지.
“아, 짜증, 슬링 소용없어.
저 것 맞고 약간 움찔 거리기만 하잖아.”
“슬링으로 간봤다 생각하자
저넘은 우리에게 다짜 고자
붙잡고 물 뿌리는데....”
“혹시 통행세 내라는 것 아닐까?”
“아까 냈잖아. 슬링으로...”
“받지도 안는데 이번엔 뭘로내야?”
“투창으로 내면 되지, 너 한보따리 싸 왔잖아!
등이 무겁겠네.”
“그래 그럼 투창 쓰자.
혹시 몰라 많이 만들어 왔잖아!”
둘이 숲에 다닐 때 무서운 일이 벌어지면
공포를 농담 땀 먹기 하며 풀었다.
무서운 일이라고 해봤자.
4m 크기의 그레즐리 베어가 뒤에서
덮치는 일이나
회색의 큰 늑대가 떼로 덤빈 일이지만.
숲에서도 호연은 진우와 입으로 농담을 하면서
손이 좀 떨리고 다리가 후들후들 하였다.
진우가 천둥 벌거숭이처럼 행동하니
그 페이스에 늘 말려들었고
그 결과는 공포심을 이기고
슬링 질을 미친 듯이 하여
말 그대로 때려 잡은 것이다.
문어를 보고 두려워하는 호연을 보고
또 농담 따먹기를 시작했다.
진우의 말빨에 입이 자동적으로 반응하며
공포 속에 떨림이 가라앉는다.
어쨌거나 교연의 주관은 모른다 쳐도
객관적으로 진우는 난놈인 것 같다.
투창을 가지고 있는 내가 먼저 투창을 날렸어.
처음에는 투창이 머릴 맞고 튕겨내잖아.
오기가 생겼지.
호연에게 투창을 주고 날리라고 하였는데
역시나 ...
“아 아파, 투창 자꾸 그렇게 날릴래?”
“야, 나 이거 안 되겠어. 몇 번 더 던져보고
안되면 슬링이라도 쓸께....”
투창은 자신이 부메랑으로 아는지
던질 때 마다 나에게 온다.
나는 문어대가리의 문어다리 공격과
호연의 공격(?)을 흔들리는 뗏목의 리듬에 맞춰
좌우로 몸을 흔들며 피했어.
그래도 나에게 접근하는 문어다리가 워낙 굵어
호연이 던진 부메랑 투창에 의해 뚫리기도 했지.
그 것이 아팠는지 좀 더 빨리 다리들을 움직이는 거야.
틈을 확인하여 투창 묶음을 등에 매고
문어다리 사이로 움직이며
투창을 꿈틀대며 덤벼오는 다리에 던졌어.
머리에 보이는 문어 대가리에 약점이 없나 보았는데
눈이 보였어. 이거다 했지.
눈이 4개 였어.
트레일러트럭 바퀴만한 두 눈과
짐 볼만 한 두 눈이 머리 좌우에 나란히 있었어.
내가 촉수를 피하며 연신 투창을 날렸지만
많은 다리로 방어를 하는거야
호연이 내 뒤에서 슬링 질을 하기 시작했어.
역시 슬링 질하면 귀재 호연이 였지.
내가 던질 때에 맞춰 슬링을 날렸는데
커브로 휘어져 날며 세 개의 다리를 피해
들어간 돌맹이가 스트라익을 냈어.
그놈의 눈에 맞는 거야!
크기는 작지만 슬링탄환에 맞는 순간
모든 다리를 떨더군.
노여움인지.
문어대가리가 싯뻘개지며
분노게이지를 높이는 것 같았어.
주위에 힘들을 끌어 모으는 것 같기도 했고.
이럴 때 영화, 애니나 만화책등을 보면
주인공이 기다려주다 악당에게 얻어 터지잖아!
“꺼꾸로 된 것이 아니니,
악당이 주인공의 변신을 한참 기다려주다
맞아 터지는 거야!”
“어째거나 난 그놈이 힘을 모으는 것을
기다리지 않은 거지.
이러면 됐냐?”
힘을 모으려 멈칫하는 사이를
나도 그 순간을 노려
짐 볼 만한 눈에 투창을 날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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