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계(2)
"쓸데없이 이것저것 가지고 다니는 것이
약간 도움이 될 것 같네.
라이터와 랜턴이 없으면 매우 피곤했을 터인데
우선 먹거리와 위험이 없는 잠자리가 중요할 것 같아.“
꺼내놓은 물품을 정리하며
중요한 것을 채크하여 물품별로 정리한다.
물품을 보니
아주 맨땅에서 헤딩하지는 않아 다행이다.
" 먹거리로는 하루 이틀은 버틸 것 같고
전에 친구와 등산 갈 때 가져갔다가
꺼내놓다 귀찮아
그냥 들고 다니던 것이
여기서 도움이 될 것 같네."
진우는 자신의 앞에 있는 높은 나무를 쳐다본다.
"짐은 확인은 했고 안전한곳이 어딜까?
이 나무가 크고 넓으니 그 위에서 안전을 찾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여기 어떤 위험한 동물이 나타날지 모르니
짐을 싸고 나무 위에 올라가자.
위험한 짐승이 보이는 이 숲 너머에 뭐가 있는지
이 숲을 벗어날 수 있는지 어떤지 살펴보자.“
둘은 배낭을 다시 꾸린다.
진우는 등산을 자주 해서 그런지
등산용 밧줄 꾸러미를 푼다.
이곳저곳으로 삐쭉하게 솟아난
큰 나무 가지를 본다.
올라갈 수 있을지 고민을하다
진우가 호연에게 말했다.
“고민만으로 해결될 일이 없으니
힘들어도 올라가 봐야 해.
다른 나무보다 이 나무가 가지를 많이 뻗어
비교적 올라가기 쉬울 것 같다.
튼튼해 보이니 이 나무에 올라가자.”
커다란 나무에 접근하자
나무위의 어떤 포식자인지는 몰라도
그 공포스런 살기를 감지하고
두려움에 은밀히 다른 나무로 튀어 도망한다.
평범한 둘은
아니 이제 막 능력의 씨앗을 부여받아
자라기 시작한 둘은 뭐가 어떻게
알수도 움직임을 볼수도 없다.
둘은 짐을 다시 싸매고는 나무 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오르기 힘들 것으로 보여
호연은 머뭇거렸지만
친구가 힘차게 올라가는 것을 보며
그가 붙잡은 곳을 붙잡고 디딘 곳을 따라 오르니
익숙해지고 점점 오르는 것이 빨라졌다.
둘이 나무위로 오르자
나무에 숨어 있던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무언가에
살기에 놀라 조용히 가지를 타고
다른 나무로 옮겨가며 이들로 부터
멀어지고 있다.
좀더 먼 나무에서는
조용히 도망하는 거대한 무언가를
그나무를 감고 웅크리고 있던
아나콘다보다 조금 더큰 뱀과 같이 생긴
이마에 뿔이난 놈이
공포에 휩쓸려 도망가는
송아지 만한 생물을 삼킨다.
송아지 만한 생물들의 이동에 따라
잡아 먹히는 놈도 잡아먹는 놈도
어두운 나무가지 위에
소리를 죽인채 죽음의 향연이 벌어진다.
이런 위협이 있었는지도 모른채
자신의 늘어난 근력에 신기해 하며
나무를 기어오르다 진우 옆에서 거미처럼
오르락 내리락하며 말했다.
"아, 상쾌하구나!
나 약 먹은 것 같다.
이 신선하고 풋내 나는 공기가
나에게 힘을 주는 것 같아.
평소라면 쳐다도 못 볼 나무를
이렇게 쉽게 오를 수 있다니
‘아직도 환상 속이니까!’ 하는 생각도 들어.
내가 이곳에서 마신 거라곤
공기. 즉, 숨 쉰 그것밖에 없는데...”
진우도 의아해하며 손과 팔에 힘을 줘본다.
손에 힘이 넘치는 것 같다.
“나무에 쉽게 올라도
주위를 살피며 오르길 바란다.
나무에 위험한 생물이라도 있으면 어쩌려고...”
조심하라는 경고한다.
'호연도 저 정도인데' 하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 손으로는 나뭇가지를 붙들고
한 팔을 놓는다. 연신 턱걸이를한다.
“야, 야, 너 미쳤냐...
여기서 한 손 턱걸이를 하냐?
내가 좀 너와 비등해졌다고 자살하려 하냐?”
괴상한 행동에 깜짝 놀라
이 높은 곳에서 턱걸이하는 것을 본다.
이 녀석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호랑이 간을 삶아 먹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아랑곳 않고 한 손으로 턱걸이를 하다
한 손으로 가지에 올라간다.
“너, 놀랐지.
이놈 울려 하네?”
혹시 나무를 타다 실 수 할까봐
호연의 눈에 눈물이 글썽인다.
“야, 너도 느끼겠지만
우리 세계였다면 달랐겠지.
힘이 좀 세어지거나 날렵해져도 떨어지면
죽을 높이야!
네가 가면 여기에 나만 혼자 남아!
나 혼자 어찌 살아야 하겠냐!
이 생각도 없는 자식아!!”
자기 나름의 힘을 가늠하고
한 행동에 친구가 펄쩍 뛰는 것을 보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저 범생이보다는
왕년에 날고 기는 자신이
여기서 저놈을 먹여 살려야 할 것인데
여친의 생일날 여친도 못 만나고
불안에 떨게 한 게 미안했다.
굵은 나뭇가지 오른 후 절친에게 말한다.
“나도 내 힘이 평소보다 넘쳐
앞으로 살아갈 일 때문에 가늠한 것이야.
나 알다시피 등산도 잘하고 암벽도 잘 타
그런데 내 힘 이상으로 힘이 넘쳐
그 힘을 가늠해 봤어.
공부는 몰라도 운동이라든지
움직이는 것에 대해 너보다 나을 거야.
밑을 봐 떨어지더라도
저 아래 가지를 붙잡을 수 있어
네가 거미처럼 움직일 수 있지.
내가 너 정도 못 할 것 같아?
이 숲 자체가 이상해
벌써 우리가 10층 높이까지 올라왔어.
나는 몰라도 네가 이렇게 한숨에 올라올 줄 몰랐어.
그것보다도 앞으로 살 일이 문제야
이 나무 참 굵어 다른 사람이 우리가 나무에
오르는 것을 보면 개미가 기어간다고 생각할 것 같다.
분명히 이 세계는 우리 세계가 아닌 것 같다.
나뭇잎도 엄청나게 큰 것 봐!
혹 거인의 세계는 아닐까?”
진우가 다시 나무를 붙잡고 개미처럼
위로 위로 올라가고 호연도 뒤를 따라
나무의 골을 붙들며 거미처럼 올라간다.
서로 이야기하며 나무 위 나무 끝에 다 달았다.
굵은 나무를 밟고 호연이 말했다.
"이야 나무 끝도 되게 굵다.
아까 오를 때 말한 우리의 말이 진짜일 것 같다.
어쨌건 살펴보자!"
멀리 숲에는 이곳 솟은 나무보다
더 큰 나무들이 보이는 중
그중 매우 큰 나무가 보인다.
큰나무를 바라보며 옆에 진우에게 말한다.
"이야! 저 나무 뭐냐??
약간 보태면 롯데빌딩만 하지 않니
어느 나라에 저렇게 큰 나무가 있을까!
조금만 생각해봐도
저런 나무가 우리 세계에서는 자랄 수 없어.
내가 알기론 지구 아니 미국에 제일 큰 나무가 있다는
아무 그 이름이......
하이페리온이라고 하며
100미터가 조금 넘는 것으로 알고 있어! "
그가 가리키는 방향에
심각하게 큰나무를 바라본다.
자기의 의구심을 이야기한다.
" 저런 나무가 지구에 존재하지 않겠지!!!
네 말이 맞아
롯데월드타워는 500m 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롯데월드타워만 하니
어떻게 저렇게 크게 자랄 수 있지?”
한동안 둘은 크고 방대하며 푸른 나무에 정신을 팔렸다.
이곳은 본인들이 있던 세계가 아니란 것을 인정한다.
인정하면 뭐 하랴 이제는 생존이 문제이다.
먼저 정신을 가다듬은 호연이 자신의 처지를 자각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철딱서니 없던 모습,
위기의식이 없이 늘어난 힘에 조심도 하지 않고
나무에 오른던 자신을 생각이나 말하였다.
아마 진우는 자신에게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몸으로 알려주려던 것 같았다.
"친구야 고맙다. 나 혼자였으면
두려움으로 별생각을 나무에 오를
생각을 못 했을 터인데
너와 같이 있으니 좀 안심이 된다.
내가 생각 못한 부분에 대해
너는 생각할 수 있으니."
"참 살다 살다 별일을 겪는구나.
지랄 같은 성격의 네가 나를 이렇게 의지할 때가 다 있고
오래 살고 볼일이다."
"야"
"농담이다. 놈담 나도 마음이 심각하다.
두렵지만 무를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
심각해도 변하는 것이 없으니
기분이 좋지 않아도
기분 좋아지려 노력하면 좋아지겠지.
아까와 같은 특별한 일이 벌어져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다는 보장이 없어.
우리는 여기서 살아야 해.
사는 동안 괴로운 것보다 즐거운 것이 났지 않니!!!“
진우가 친구의 코 등을 한번 튕기고는
입을 찟어 억지 미소를 짓는다.
이곳에 온 것은 우연일까?
호연은 다시 한번 생각한다.
액세서리집에서 본체도 없는 그림자 같은 것이
자신의 눈을 이끌어 보게 하였다.
신기한 문양의 목걸이를 집어들게 하고
이것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진우에게 보여주었다.
꼭 그것만이 제일이라는 생각으로 사게 되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 같다.
진우와 이야기하며 확인하자는 생각이 든다.
“ 현실에서 우리의 마지막 행동을 찾다보면
무언가 이곳에 온 이유를 알 수 있지 않을까?
브레인스토밍 하자.
우선 나부터 할게.
그래, 선물하는 즐거움을 생각하면
화연씨 목걸이 산 것은 매우 좋았어.
잘 샀고 좀 이상했지만
이제 정신이 들어 생각해 보니
아까 목걸이를 문지를 때...
음, 아라비안나이트도 아니고...
문지른다고.....아라비안나이트에서는 소원을 ......"
둘은 어떤 것을 느꼈는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심각하게 생각하다 말을 맞추었다.
"그래 그 일이 있었지!"
"맞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막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했을 뿐인데
서로 느껴지는 부분을 발견했다.
"응 그래 네가 화연에게 맞는
선물을 주고 싶다고 했어."
"너는 별로 크지 않은 곳에 이끌려 정체를 알 수 없는
목걸이를 구했고."
"목걸이를 닦다가 목걸이는 사라지고
우리는 이 숲에 오게 되었지."
“그래 목걸이는 일회용?
아니면 다른 곳으로 우리가 유혹된 것처럼
다른 사람을 유혹하러 갔을까?“
희망에 찼던 얼굴들이 이내
실망하며 힘없이 늘어진다.
"목걸이가 없는 한 여기서 나갈 수 없어."
"목걸이 .....아니 그 사건 이전에 백화점에서
다른 사람도 소원을 비는 것 들었잖아 “
다시 둘의 얼굴에는 희망으로 미소가 지어진다.
앞의 나무 뒤로 보이는 하늘이 유난히
깊어 보인다.
"그래 생각해 보면
소원이 바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소원이 이루어졌을까?
내 목걸이가 혹시 화연씨에게 전달되지 않았을까?
전달되었다면 화연씨도....이곳에.."
진우가 급히 말했다.
" 이것이 네가 원한 것이라고 말할 수 없어
그렇다고 소원 때문이 아니라 말할 수도 없고"
"우리 주위로 많은 사람이 소원을 빌었는데
그것들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세계는 매우 큰 혼란이 올 거야
식구들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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