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死亡 /expire) 3
검은 용은 상대를 웃습게 보고
놀리다 크게 데어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
다리가 박살 난 아픔을 참으며
상황을 살펴본다.
과연 잠재력이 점점 커지던
쥐새끼 같은 녀석이
자신이 놀리듯 던진 검은 기류에
바로 보낸 줄 알았더니
가는 길에 자신에게 한 방을 먹였다.
점점 커지는 분노의 힘이
어떤 작용을 할지 겁이 났지만
그것은 나중에 일이라
아직 한참 모자랐다.
적당한 힘으로 목숨을 취하려 했는데
궁지에 몰린 쥐에게 뒷꿈치를 물린 격으로
결국 다리 하나를 잃어 버렸다.
결국 꿀벌처럼 독침을 쏘아
고생을 시켰지만
독침을 쏜 벌은 죽듯
다행하게도 그의 생명의 힘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다시 생각하니
나중에는 거대한 적이 될 녀석인데
이런 기회를 통해
맥없이 검은 기류에 쓰러지니
잠재적 적을 없앴다는 자랑스러움이 넘친다.
이까짓 고통은 참을 수 있다.
“크럴럴~~~~럴러럴!!!”
이제는 아무런 꺼릴 것이 없다.
검붉은 용이 자신의 힘을 과시하듯
남산 이쪽저쪽에 크기는 작지만
검은 태양의 열화 판 공들을 쏟는다.
공들은 험한 암반을 부수며
나나호의 상처가
더 진행하지 못하게
애를 쓰는 다니웃폴 주위로
커다란 원을 만든다.
작은 검은 태양이 만드는 원에서
검은 기류들이 원을 채운다.
마치 마법진처럼
채워진 기류들은 불길한
힘을 내뿜는다.
폴은 움직여 보려 하지만
지금 동료의 목숨이 위태로워
부패하는 상처에 능력을 사용하며
혼신의 힘을 쏟는다.
용이 자기를 봉인할 마법진을 그리지만
대처할 수 없다.
치료하는 틈틈이
간신히 쏟아지는 검은 무언가를
막을 뿐이다.
자신이 이세계의 주인인 냥
용이 승리의 함성을 외치며
새겨지는 마법진을 관찰하니
이 둘은 더 이상 자기와 싸울 힘이 없다.
거의 힘을 잃은 두 초인을 무시한 채
힘을 과시하듯
이곳저곳을 부순다.
검은용이 날뛰는 가운데
조용히 이변이 일어난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 흔들리며
아지랑이처럼 물체가 일그러진다.
신기루처럼
하늘에 보이는 구름이
겹쳐 보이고 공간이 부풀어 오른다.
갑자기 하늘에 손톱을 그은 것처럼
다섯 줄기의 기다란 금이 생긴다.
금들이 순식간에 두꺼워진다.
두꺼운 금들이 한곳으로 모여들어
타원형의 길고 두꺼운 균열이 생긴다.
그곳에서 손 하나가 자라듯이 나타나더니
그 손으로 종이를 찟듯
이미 난 균열을 찟어 게이트를 만든다.
미녀가 얼굴을 내밀며 찟긴 균열을 통과한다.
땀을 흘리며 머리를 산발했고
전신에 땀이 흐르는
흙먼지로 더럽혀진
옅은 하늘색의 튜닉를 입은
미녀가 균열을 통해 나타난다.
한 손에는 보라색 피를 흘리는
뭉개진, 흉악하게 생긴
머리같이 생긴 것의
이마에 늘어진 가죽을 잡아 끈다.
길게 늘어진 가죽은
무언의 반항을 하려 움찔 거리지만
조금씩 흔들거리는 정도이고
작은 게이트에서 나오려니
게이트 주위에 둘러싼 균열에 의해
몸체는 찟기며 끄는 대로 끌려온다.
균열에 의해 날카로게 베어진
그 갈라진 피부에서
보라색 피를 쏟아져 내린다.
균열에 찟기며 게이트를 벗어난
신체의 일부가 부들거린다.
그 생명체는 죽어가지만 쳐다보는 자체로
이 세상에서 전에는 느낄수 없고
볼 수 없는 공포가 느껴진다.
그 미녀는 싸움에 빠져
자신의 진명이 울리는 소리를
처음에는 듣지 못했으나
곧 가슴속으로 부터 느껴졌다.
그 부름은 자신의 생명 깊숙한
곳으로부터 울려온다.
자기를 부르는 영적 힘에 반응하여
자신이 싸우던 것을 급히 마무리 짓고
강제로 공간을 갈라 균열을 만들고
균열을 변화시켜 게이트를 만들어
그곳을 통해 들어왔는데
잊지 못하는
그리운 이의 향기가 느껴진다.
급히 향기에 따라 고개를 돌리니
게이트에서 좀 떨어진
곳에 쓰러진 진우를 발견한다.
손에 들고 있던 검은 용 반만 한
일부 신체만 남은
거의 죽어가는 물체를 든다.
그것을 두 쪽으로 찟어
멀리 던져 버리고 그리운 이를 부른다.
한강던전에서 진우와 만났던
앳된 소녀는 사라졌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앳된 소녀가 자라나
성인의 몸을 가진 성숙한 어른이 되었다.
그 숱한 세월 속에서도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았지만
그와의 약속을 생각하며
나약한 영혼을 살릴 재료를 구하려
혼돈의 우주를 다녔는데
정작 그가 필요할 때
옆에 있어 주지 못했음을...
잊지 못할 그리움 속에서
그 던전을 생각했다.
“진~하이~루~터펠~~로우~~~”
속박에서 벗어나며
처음 만났던 곳
자신이 갇혀있다 풀려난 곳
그곳에 쓰러져 있는
피투성이 몸인
자기 연인과 그의 친구를
치료하던 때가 기억난다.
던전에서 보았던 것처럼
처참히 피를 흘리며 넘어진 데자뷰!
눈에 익은 두 사람이 눈에 띤다.
한 사람은
무기가 근처 떨어져 있고
가슴이 함몰된 몸에서는
연신 피가 흐른다.
약간 떨어진 곳에는
상체가 검은 상처 투성이고
손으로부터 상처가 갈라져 가슴이 함몰되어
흘러나오는 피로
몸과 근처는 온통 젖어 있다.
마치 지우개로 지운 듯 허공에서
사라진 미녀는 땅에 누워 미동하지 않는
둘 사이에 처음부터 있었는 듯 서 있다.
의식을 잃은 모습에
미녀의 눈에서는 독기가 서리며
입이 일그러지며
이빨을 앙문다.
눈에서는 굵은 눈물을 흐른다.
두 손으로 둘을 치료한다.
볼 때마다 이런 모습이라
가슴이 아려온다.
“크흐흐~~ㄱ
진하이~~~~
언제나 이런 모습이군요.
내~~사랑~~나의 임이여!!!
싸움에 빠졌다하나
당신인줄 모르고
빨리 오지 못한 내 잘못이에요.”
치료하면서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흐느껴 운다.
손을 내밀어 치료를 한다.
순식간에 주저 앉은 가슴이
원상복귀하며
흘리던 피도 멈춘다.
승리의 함성을 외치던 용이
잠재적 적을 해치웠다는
자만심이 찌르다 못해
하늘을 덮는데
잠깐 남산 파괴의 재미를 느끼는 사이에
어디선가 지저분한 여자가 나타나
자신이 쓰러트린 자를 부여잡고 울고 있다.
자신의 놀이에 빠져
그짧은 사이에 일어난 일을 몰랐기에
별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는
약간의 재주를 가진 여자가
자기의 먹이를 건드리는 것을
가만 놔둘수 없다.
“크~랄~~~~라라~~카웅!”
분노의 함성을 지르며
이 미녀에게 검은 태양을 쏘아낸다.
검은 태양은 길게 꼬리를 끌며
연인과 그의 친구를 치료에
모든 정신을 쏟는
미녀에게 부딪히지만
곧바로 검은 태양이 미녀 몸에 흡수된다.
눈을 뜨지 않는 연인을
한 손을 내밀어 치료하며
다른 손으로 껴안고 눈물을 흘리다
무언가 부딪히는 느낌에 고개를 드니
심히 기분 나쁜 것이 자신에게 부딪힌 것이다.
그 풍겨오는 악취는
연인에게 풍기던 부패의 냄새와 동일하다.
진우를 내려놓고
자신의 몸에 부딪힌 열화판
검은 태양이 온 쪽을
바라본 미녀가 이내 인상을 찌그리며 말한다.
검은 용의 본질인 데미리치를 본 것이다.
“너냐, 나의
연인 진~하이~루~터펠~~로우~~~를
이렇게 만든게...
이 썪어 빠진 송장아!!!”
“크랄랄 라~~~메~~롱”
본질을 꿰뚫어 보고 이야기하지만
간이 배밖으로 나온 용은
이 여자가 피하는 재주가 용하다 생각한다.
죽어가는 자를 어찌 못하고
화내는 모습을 보고
철판을 긁는 듯 웃는 듯한
기분 나쁜 소리로 놀리며
조롱하며 대답한다.
"크르르~~메~~~에~~~롱~~카카카카,,,!!!"
“그렇단 말이지....”
눈을 찌푸리고
미녀가 손을 든다.
손을 휘젓어
나나호의 3배는 될법한 용을
손짓에 따라 끌어온다.
마치 뱀이 벼룩에게 끌려가는 모습이다.
“크럴럴럴~~~~(이게 아닌데)
크리리릴(버터 버티란 말이야)!!”
검은 용은 끌려가면서
자신의 절기인 검은 기류를 송곳으로
변화시켜 공격을 하지만
근처에 다가가면 공격은커녕
검은 기류로 풀려
미녀에게 흡수된다.
용의 한심한 공격을 보며
자신의 연인이 이런 보잘 것 없는
공격을 받아
감당하지 못해 의식이 없는 것에
화가 치민다.
다시 두 손을 가슴 앞으로 쭉 뻗어
밖으로 두 팔을 벌린다.
“꽈드드득~~~~~”
“꺼억~~~꺼~~~오옥~~”
용은 요동하려 하지만
미녀의 두 팔이 벌어짐에 따라
날개와 날개 사이의 몸통이 찟어진다.
몸통사이에서 검은 기류들이 흘러나오지만
먼 거리에서 기류들은 냇물이 흐르듯 흘러
미녀에게 흡수된다.
검은 기류가 급류처럼 빠져 나가기
시작하자 이에 따라 자신의 몸통도
흩어지며 검은 기류로
바뀌는 것에 당황한다.
용은 사라져가는 몸통을 보며
반항하려하지만
용과 진우의 격이 다른 것처럼
용과 미녀 사이의 격이 커서
반항을 할 수 없다.
어느 정도 기류로 변하는 몸통이 사라지자
빠져가던 기류는 멈추었고
데미 리치의 특성상 그 정도로 죽지 않는다.
용은 머리와 몸통의 중간 부분이
남았지만 맥을 출수가 없었다.
미녀는 검은 기류를 흡수하던
자신의 권능을 풀고
두 주먹을 말아 쥔다.
게이트에서 끌고나온 괴물처럼
꼬물거리는 용의 앞으로 한 발 내디뎌
주먹을 휘두르며
원한을 담아 난타 공연을 한다.
난타가 원활이 이루어지도록
손에 사정을 봐주어
공연을 망칠정도로 강하게 치지 않는다.
한 번이면 끝날 일을
강도를 약하게 하여
만족할 때까지 두드린다.
“퍼퍼퍼퍼펑...퍼어~ㅇ 퍼~ㅇ....”
“크럴럴러~~~크럴~”
“파파파파~~퍽~~”
“크가 가가각~~~”
“펑펑~~~펑펑펑 팍”
“깨~액~~~깨깽 ...”
“펑퍽!~~~팍 팍~~”
“깨~애~앵, 께갱, 끼이잉~~”
.......
연신 두들겨 패다보니
용은 개가 되어
설설 기지도 못했음에도
고통과 두려움에 바닥에 지린다.
이 꼴을 보고 아주 밟아 버린다.
밟는 족족 금속의 살이
움푹 파이며 다져진다.
결국 오뉴월의 서리만큼 때리다 보니
금속의 키메라용은 바닥에 내팽겨 쳐저
터저버린 수박의 모습이 되었다.
살구 씨앗처럼 생긴
그 몸 안에서 무언가를 끄집어낸다.
한참을 집중하니 살구씨 같은 것은
검은 구슬로 변해 손에 들려있다.
그것을 몇 개의 덩어리로 나눈다.
겉보기로는 단단해 보였는데
자르고 보니 젤리 같은 형태이다.
“이것은 저놈이 흡수한 ‘진수의 정’이에요.
얼마나 많은 생물을 죽이고 흡수했는지
과하게 쌓였네요.
그냥 쓰면 해로워도 제가 손을 보았으니
도움이 될 거에요.”
진우의 몸과 호연의 몸에 올려 놓는다.
검은 젤 리가 서서히 몸에 흡수가 된다.
“너희들의 도움도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이것이 너희에게 도움 될 것이다!”
남은 자잘한 덩어리들을
나나호와 폴에게 던져준다.
결국 남산을 파괴 시킨 용은
미녀의 분노에 허무하게 사라졌다.
다시 진우를 치료한다.
호연은 그 사이에
완전히 회복되어 눈을 떴다.
진우는 겉보기로는 회복 된 것 같지만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미동도 안 한다.
미녀가 진우를 바라본다.
눈에는 눈물이 글썽인다.
“나는 당신과 만날 날을 위해
혼돈의 우주를 다니며
힘을 회복했고
당신의 영혼을 회복시키기 위해
재료들을 모으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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