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再會/reunion) 4
"에이 무슨 척 봐도 튼튼해 보이는데
힘을 준다고 나무가 구멍이 나면 썩은 나무지!”
나는 뻥카를 밝히려 호연을 봤어.
웃으며 손에 힘을 줘서 꽉 쥐었어.
“어때 내가 힘을 주어도 멀쩡........
.......아닌데 나무가 쑥 들어가는데......
어.....어....이상하다.
아까는 나무껍질이 물러져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말을 하며 다시 나무줄기에 손을 대고
힘껏 잡아 보았어.
다섯 손가락이 나무에 박혀
한 손을 놓아도 떨어지지 않는 거야.
이건 너무한 것 같았어.
지금의 이 현상은 보통 위기에 나타나는 현상.
아이가 장난치다 장독이 넘어져
아이가 장독에 깔렸는데 이 위기를 본 부모님이
물이 가득 찬 장독을 번쩍 들어 옮긴 일처럼....
교연이 항의한다.
“우리 진우 너무한다.
물이 가득 찬 장독이 넘어지면
물이 흘러넘쳐 가벼워지잖아!
너 돌 던져 장독 깨는 이야기와 혼동했지!
그것도 여기에 안 맞아!
비유 들지 말고 그냥 하자!”
‘뭐 그럴 수 있지’라 생각하며
교연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 이야기한다.
살려고 발버둥 치면
나타날 수 있는 현상,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위기 때문이라 생각이 들었는데
다시 확인했지.
나무에 오르는 것을 잠시 멈추고
가지를 붙잡고 꺾어 보았어.
굵은 나뭇가지가 너무 쉽게 꺾여 이번에는
내가 호연에게 말했어.
"이거 우리 나무 잘못 올라오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
위험하니 내려가자!”
호연이 말했어.
“ 아니야. 나무는 멀쩡한 것 같아
우리의 힘이 세진 것이야!
아까 말야, 내가 떨어질 뻔할 때
나뭇가지를 두 손가락으로 붙들었는데
내 몸을 지탱할 수 있었어.
또 다른 손을 뻗어 내 몸을 쉽게
올릴 수 있어서
마치 내 몸 무게가 물 한 바가지의 무게 같았어!”
우리는 서로 이야기하며 나무 위
나무 끝에 늘어진 가지에 올라섰지.
굵은 나무를 밟고 호연이가 말했어.
"이야, 나무 끝인데도 되게 굵다.
올라온 나무보다 더 큰 나무가 저기에 보여!
매우 큰 나무가 보인다."
"어? 저 나무 뭐냐?
약간 보태면 롯데빌딩만 하지 않니
어느 나라에 저렇게 큰 나무가 있을까?”
나는 나무를 보고 심각해졌어.
이 나무도 심하게 크지만 저기 보이는 저 터무니 없이
큰 나무는 뭐란 말인가?
결국 부인하고 싶던
이곳이 이 세계라는 사실을 떨쳐 버릴 수 없었어.
" 저런 나무가 지구에 존재하지 않겠지!!!
네 말이 맞아~
저 무게를 감당하며
아니 무게는 단단해서 그렇다고 해도
저 나무가 빨아들이는 물은
어떻게 나무 꼭대기까지 운반하지?
어떻게 저렇게 크게 자랄 수 있지?”
한동안 둘은 혼자 넓게 하늘을 점령한
그 크고 푸른 나무에 정신을 팔렸지.
그 아래를 보아도 온통 큰 나무들만 보였지만
고층 빌딩 한 채 아래로 1층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처럼 도두라 졌어.
먼저 정신을 가다듬은 호연이 자신의 처지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철딱서니 없이
위기의식이 없던
저 자신을 생각하며 이야기했지.
"친구, 고맙다. 나 혼자 왔다면
외로움과 두려움으로 어찌 될 줄 몰랐을 거야.
너와 같이 있으니 안심이 된다.
위험을 피해
나무에 오르게 된 것처럼
내가 생각 못한 부분에 대해
너는 생각할 수 있으니!"
가만 들어 주다 보니 온몸이 가려운 것 같아
이제는 좀 살 것 같아 농담해 보았어.
"참 살다 살다 별일이구나.
범생이로 살던 네가
솔로 천국을 벗어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나를 이렇게 의지할 때가 다 있고
오래 살고 볼일이다.
솔로라, ...교연이 보고 싶다."
"야. 그렇지 않아도...
심란한데 여친이야기냐?
화연씨 생일 축하 선물을 사다 이게 뭔 일이냐?
나도 화연씨가 정말....!
힘 빠지는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나도 마음이 편하지 않아!
두렵지만 이런 세계에 온 것을 바꿀 수 없지 않아!
심각해도 변하는 것이 없으니
기분이 좋지 않아도
기분 좋아지려 노력하면 좋아지겠지.
이곳에 온것 같이 다시 우리세계로
가게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우리는 여기서 살아야 해.
그것이 된다고 해도 언제일지 몰라.
YOLO, 인생은 한 번뿐
이런 일을 겪다 보니
두 번이라도 이상하지 않네.
사는 동안 괴로운 것보다 즐거운 것이 낫지 않니!!!“
낯선 세계에 온 오늘은 슬픈 날이지만
나는 즐겁게 살 거라 결심했지.
“그래 즐거움을 생각하면
화연씨 목걸이 산 것은 매우 좋았어!
잘 샀고 좀 이상했지만
이제 정신이 들어 생각해보니
아까 목걸이를 문지를 때
아라비안 나이트도 아니고...
문지른다고.....
아라비안 나이트에서는 소원을 ......"
호연의 말을 듣던
나는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심각하게 생각하다 말을 맞추었어.
"꼭 천일야화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응, 알라딘의 마술램프처럼.”
"네가 화연이에게 맞는 선물을 주고 싶다고했어!."
"너는 별로 크지 않은 곳에 이끌려 정체를 알 수 없는
목걸이를 구했고 나에게 무언가가 이끌어서 발견했다고 했지."
"목걸이를 문지르다 목걸이는 사라지고
우리는 이 숲에 오게 되었지!"
우리는 실마리를 발견했지만
다시 돌아가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없었지.
문을 열 열쇠가 어떤 것이고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도 알았지만
열쇠를 사용할 수 없었던 거지.
좀 이상한 일이 있었어.
우리가 서로 추리하다 나갈 방법을 발견하자
어떤 것이 우리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목걸이 .....아니 다른 사람도
소원을 비는 것 들었잖아! "
"그래 생각해보면 소원이 바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언제쯤 소원이 이루어질까?
내 목걸이가 혹시 화연이에게 나중에 전달되면
아니 지금 전달되었다면 화연이도....이.."
내가 급히 말했어.
" 그만, 넌 지금 절실히 말하고 있어.
지금 네 소원으로
화연이가 이곳에 오면 좋겠니!
네가 그때 바라는 정도가 단순했다면
소원이라 할 수 없어.
소원은 간절해야 하는 것 아니냐?
지금 네가 바라는 모습이 소원이라 생각이되.
아마 입으로 간절한 것을 말해야 하겠지?
느낌은 오는데 알 수 없어, 이게 내 한계야."
“내가 소원할 뻔한 것
잘 막아 줘서 고마워.
나도 목걸이 전달이 소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
그 사건이 있을 때
우리 주위로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었어.
그것들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세계는 매우 큰 혼란이 올거야!
식구들이 걱정된다.”
“만일 내가 말했던 소원 때문에 목걸이를 발견하고
또 목걸이 때문에 이곳에 왔다면
내가 소원을 빌어 우리 세계로 돌아가야겠지.
소원 때문이라면
목걸이도 화연이에게 가 있을 것 같은데....
화연이가 문지르는 것을 막아야 하지 않니.”
“그래 너는 그때 확실히
소원을 말하지 않은 거지
난 나를 추스르다 보니
너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않나
네가 소원을 말하지 않았다면......
그렇다면 희망이 있네.”
“난 그때로부터 아직
아무 소원도 말하지 않았어.
병원에 가기 전까지도 허상이라는 생각을 가졌고
병원에서 일어난 일이라 했을 때도
정신은 없었지만 잘살고 있는 나에게는
소원이 필요 없었지.
그럼 이제 내 소원을 말해야 하겠네.
그럼 나를 믿어 봐
나는 우리가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를 원합니다.”
내가 진지하게 소원을 말했고
호연도 기대를 가지고 기다렸어.
.........
한참 시간이 지난 이후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어.
그 꼭대기에서 세 시간쯤
변화를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었지.
소용이 없다고 느낀 내가
“왜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지
나는 이전에 소원을 말하지 않았는데
....우리의 추측이 잘못된 것일까?”
호연이 나를 위로했어.
"우리가 추측을 잘못한 것이겠지.
아냐. 아까도 이야기했잖아.
소원이 바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나중에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말이야.
희망을 잃지 말자.
우리가 그것에 대해 할 일은 다 한 것 같다.
이제 우리 앞에 닥친 이 일을 생각해야 할 것 같아
먹거리도 아껴먹으면 4일정도 가능하다.
잠은 나무위에
네 등산용 밧줄을 이용해 잠자리를 이용하면 되니
잠잘 때 어느 정도 안전하겠지.
먹거리문제, 물 문제부터 해결해야겠지.
네 말마따나 좋은 것을 생각하자!"
" 좋은 것을 생각해보니
우리 특전 받은 것 같지 않니
우리가 나무위에 150m쯤 올라왔는데
지치지도 않았어!"
"그렇지 붙잡을 곳도 없는 나무를
평소라면 5m 도 올라가기 힘든데
힘을 줘 움켜 잡으니 나무가 뜷리고
이 높이를 올라와도
호홉 한 번 가뻐지지 않았지!"
"조금은 안심이 됐어.
하늘은 바다같이 파랗고
눈에 보이는 곳은 푸름이 하늘과 맞닿은
이 숲이 아름답기는 한데......"
나와 호연은 먼 곳을 바라보며
크게 숨을 내쉬었어.
나뭇가지의 굵기가 평상만
굵은 나뭇가지 위에 걸터앉았지.
다른 세계라 그런지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현상을 봤어.
그 롯데빌딩 만큼 큰나무 일정거리에서
마치 불꽃 축제를 벌이는 것처럼
크고 작은 불꽃들이 뻥뻥 터지는 것이
너무 예뻤어.
그뿐 아니라 나무보다 높은 하늘에서
여의도 불꽃놀이처럼 화려한 불꽃이 퍼져나가는데
그 불꽃의 불똥들이 거의 지면에 닿을때까지
꺼지지 않는 거야!!
그리고 간혼 한두개가 그 큰나무 근처에서
불덩어리로 떨어지기도 하는데
크고 작게 터지는 불꽃, 아닌 하늘에서
쉼없이 터져 비줄기 처럼 내리는 모습이
너무나 장관이었어.
호연이 아까의 이야기를 잊고 무심코 말했어.
"화연씨도 이곳을 보았으면 좋겠다.”
“아쿠, 아프다. 이놈 호연야!
마음이 심란해지는데 뭔 짓이냐?”
호연이 친구의 말에 기분이 상한것이 있는지
진우의 허벅지를 세게 꼬집는다.
3년을 살아가며 힘을 길렀으니
꼬집는 힘이 보통 힘인가
아픈 허벅지를 문지르며
진우가 항의를 한후 다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파서 그런지 약간 횡설 수설 한다.
사실 불꽃과 관련된것은 수호자와
침략자들과의 싸움인데....
그 세계수를 나중 도와 결정적
승리에 도움을 줘 놓고도
그 불꽃이 자연의 신비한 현상으로
아직도 생각하고 있다.
나는 단단히 그런 소리가 안 나도록 조심하는데
이놈의 호연이가 까마귀를 삶아 먹었는지
또 이야기하려 해서 이마에 딱 밤을 먹였어.
- 작가의말
재회(4)편은 진우가 화연과 교연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앞의 소원편의 내용과 다소 중복부분도 있으나
둘의 행동,갈등이나 희망을 더 자세하고 깊이 서술하는 부분과
진우가 잘못 기억하는 부분들을 싣었습니다.
오래된 기억을 하다보면 컴퓨터처럼 정확한 기억이 아닌
실제 사건과 다른변형이 일어나는 것을 생각했고,
변형도 보통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기억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읽기 불편하신 독자분들은 넘어가셔도 크게 문제는 없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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