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侵攻/ invade) 6
조금 전까지는 유물의 무게를 느꼈고
반발력도 느꼈는데
실험장에서 유물이 사라지던 것과 같이
다시 이곳에 오니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다.
그 짧은 사이에 사라진 것은
그곳에서 본 것과 같은 원리라는 생각이 들어
‘유물은 세 사람에 흡수되었구나’ 라 생각했다.
진우와 호연도 다시 남산이 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돌려 폴의 손과 가슴을 보며
넋을 잃고 벌렸던 입을 다문다.
조금 전에 보았던 빛은 없어졌다.
역시 그 장소를 다녀온 것은
1초도 지나지 않았건만
본 것과 느낀 것은 너무 많았다.
다니웃폴이 나나호를 쳐다보며
나나호에게 묻는다.
“ 네가 본 것을 이야기해줘.”
“너도 겪어 알 터인데
굳이 나에게 물을 이유가 있나?”
“나는 오랫동안 ....아니
잠시 허상의 세계의 다녀온 것 같아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진우와 호연을 손으로 가리킨다.
“그 유물이 빛으로 변하며 투명해지더니
사라져 너희에게 흡수되었다.
하긴 대대로 내려온 고대 유물이니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 것이 없지.
네가 말하는 대로
너의 정신이 허상에 세계에 갔다 온 사이
유물이 투명해지며 사라졌지.
그것보다 유물이 너와 저들에게 흡수되었는데
달라진 것은 없는가?”
폴도 자신이 불사가 된 것에는
위대한 법칙의 능력도 있겠지만
그 위대한 법칙은 이 유물과도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상에 세계를 다녀온 동안
신성이 20%쯤 더 회복이 되었다.
허상의 세계가 실상에 영향을 미치는
이 현상은 무어란 말인가?
“나는 그 허상의 세계를 다녀온 것으로
신성력이 20% 회복이 되었고
회복되는 속도가 빨라졌다.”
“언제 적이 올지 모르는 이때
좋은 일이구나! 축하한다. ”
진우 역시 어둠의 공간에서
불러왔던 성명무기인 뼈몽둥이가 생각났다.
‘그래, 밑져야 본전이고
못 먹어도 고이고.....에... 또, 천릿길도 한걸음...
이건 아니고...
이걸 여기서 말하면 멍청이지!
......
내가 언제 그런걸 따졌나
아무튼 한번 불러보자.’
“내~ 사랑! 뼈몽둥이여! 네가 그립다~”
뜬금없이 친구의 커다란 외침이 들린다.
호연은 말 중간에 끼어들어 타박한다.
“그곳에서 불렀다고 지금 나오겠냐?
그곳은 허상의 세계라잖아!
앞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피나는 연습........
너 앞으로........아니....”
타박하다
말을 하지 못하고 더듬거린다.
이야기하다 마니
떨떠름한 진우가
“말하던 것을 마저 끝내라.
내가 꼭 똥이야기해야 하니
하다가 끊으니 궁금해진다.”
“너.....”
“너 다음은 뭐냐?”
“너.....”
“뭐냐니까?”
“옆을 봐!”
“뭐가 있다고 나 놀리냐?
에잉~~~귀신~~”
자신도 기대감 없이
절실해 찾았는데
갑자기 나타나니 놀란다.
뼈몽둥이가 진우의 오른손
위에 떠서 가만히 멈쳐있다.
갑자기 나타난 뼈몽둥이에 잠시 놀랐으나
심연의 머리칼을 가진자가
그 세계에서 칼을 불러내는 것이
생각났다.
진우답게 자세를 급전환한다.
“카카카 아우 보아라!
이 형의 능력을
이제 또 하나의 능력 ‘천 리끌어내기’ 를....”
그 짧은 사이 이름도 잘 짓는다.
집에서부터 진우가 있는 남산 산중까지
공간 전송되듯 온 것이니
남이 보기에도 그 사실을 안다면
잘랑질할 만 하다.
자랑질이 절로 나왔지만
그동안 허전했기에
허공에 떠 있는 뼈몽둥이를 움켜 잡고
꼭 끌어안고 감격해한다.
강아지를 끌어안은 것처럼
마구 얼굴을 비빈다.
“뼈몽둥아, 내 얼마나 너를
그리워했는데...
이제라도 와주어 고맙다.”
호연은 아까 그곳에서도
질리도록 주접을 떠는 것을 보았다.
“ 우리가 본 그 능력이 생겼구나!
진우야 주접 그만 부려라.”
그런 말을 하는 호연도
역시 자신의 코페쉬가 나타나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친구의 행동에 자신을 갖고
그동안 절실했던 마음을 담아
자신도 코페쉬를 떠올려본다.
오른손등에 빛이 나더니
손등 위로 코페쉬가 나타났다.
코페쉬를 붙잡아 이리저리 휘둘러본다.
둘은 친구라 그런지
호연은 진우에게 탓을 했지만
주접을 떠는 모습이
그 역시 도긴 개긴이다.
둘의 행동을 가만 바라보던 폴이
신의 눈으로 나타난 무기들을 본다.
그들이 가진 무기가
그들이 얼마나 애지중지 하며
오랫동안 사용했는지
그들의 파장뿐 아니라
삶을 향한 의지,
죽음을 벗어나고자하는 노력
응축된 정기와
지키고자 하는 간절함과
무기를 향한 애착이 담겨있다.
‘ 저 손등의 문신이 그들의 파장과 의지
정기와 간절함 등이 담겨있어
저들이 간절할 때 문신을 매개로
그들에게 옮겨오는 것이구나.
역시 저들은 유물의 계승자가 맞다.
그런데 저 진우라는 녀석 약한 힘으로
에너지가 조금씩 넘쳐나는
인간이 버티기 힘든
거대한 에너지를 품은 무기를
잘도 버티는구나.’
둘이 여유를 잡고
자유로이 행동하는 것을 보며
전투가 일단락된 것 같아
진지에서 이를 관찰하던 김대령은
같은 진지에 있는 소위에게 명령한다.
“ 정소위”
“넷! 소위 정천호! 명령하시십요!”
“저기, 아래의 안전복장을 한 청년에게
가서 정중하게 모셔오게
용건을 물으면 지금 상황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과
군인들을 구해준 것에 감사라 하게...
그리고 우리가 저 다른 종족을
공격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도 전해주게.”
“넷, 시행하겠습니다.”
“참, 그리고 공격용 무기는 놓고 가게
저들이 오해할 여지를 없애야겠지.
봤던 것처럼 폭탄을 들고 가도
소용이 없겠지만”
소위와 하사가 무장을 해제한 채로
진지에서 내려간다.
다가가는 동안 오르크들의 험한 인상과
풍겨오는 분위기에 위축이 되지만
이들도 실전 같은 훈련을 받고
이곳에서 다이노들과 싸운 병사라
이를 견디며 지나간다.
“호연아, 저기 병사 몇이 내려온다.
아마 할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아.”
“뻔한 이야기 같지만 일단 들어보자.”
군인이 폴과 나나호가 있는 곳을
조심해서 지나 진우와 호연에게
소위가 대표로 경례한다.
“충성”
“네, 무슨 일인가요!”
“ 군인들의 목숨을 구해준 것에 대한
감사를 드리는 것과
지금 상황에 대해 궁금해하시며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진우가 호연에게 묻는다.
“마침 잘되었어.
지금의 상황을 알려야지.
저기 진지로 가서 이야기하자.
다시 적들이 오게 될
상황을 군인들은 모를 거야!”
“그래 우리가 여기서 죽치고
기다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여기를 벗어났다가
게이트가 다시 생기면 그것도 문제고...
지금 군인들로는...”
“그럼 이들에게 이야기 하고
진지로 가자!”
“가겠다고 전해 주시겠어요!
저희는 이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올라갈게요!”
군인들은 다시 진지로 올라간다.
“폴, 나나호 아저씨 저희는 잠시
저 위에 보이는 진지에 다녀올게요.
거기서 궁금해하거든요.
이 전장을 저희가 무단으로 참여했는데
잘한 일이지만 이야기는 해야 할 것 같아요.”
“알았다, 우리는 여기서 기다리마.”
좀 떨어져 있는
가이카형에게 다가간다.
“형 우리 군대가 상황이 궁금하고
싸움을 도와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데
뭐 필요한거 없어?
가능한 것은 내가 군대에서 받아낼게!”
“음, 필요한 것이라
그래 지금 목마르고 배고프다.
물과 먹을 음식을 다오.
우리는 고기건 곡물이건 아무거나 먹는다.
그러고 보니 전투에서 힘을 많이 사용하여
배가 고프구나!!”
“형 그러고 보니 저도 배가 고프네요.
가서 받아올게요.
이참에 군대 밥 좀 먹어보지요.
군대 밥맛은 기대 마세요.”
“상관없다. 우리는 배고프면 쥐도 먹으니
맛이 좋은 것이 좋지만
지금은 열량이 필요하다.”
둘은 진지를 향해 천천히 걸어간다.
호연이 진우에게 핀 찬한다.
“야, 너 아직 성사되지 않은 일을 장담하냐
안 준다면 어쩔꺼야!!”
진지한 표정으로 답한다.
“너 생각해봐라
우리가 구한 군인 목숨이 몇 명이냐?
그리고 오르크 군대가 목숨을 바쳐
많은 공룡을 도륙했잖아!
한마디 더 하면
가이카 형 한사람이 우리 군대보다
많은 일을 하지 않았어!
거기에 비하면
밥을 달라는 것은 서비스도 아니야!
내가 그 상황이면 먹던 밥도 밷어 줄거다!”
“으 더럽게 먹던 밥이냐.
새것 받아야지...
그래 그것도 안들어주면..
사람 새끼도 아니지.
검은 짐승 이야기를 들어도 싸지!”
확실히 호연은 점점 진우가 되어간다.
여기에 껌이라도
어금니로 씹으며 말하면 딱인데.
또 둘은 한가해졌는지.
아무 말이나 막 던지며
쌓였던 피로를 풀며 진지로 간다.
진지 앞에는 김대령과 간부들이
마중 나와 있다.
“방패, 이렇게
도와주신 덕에 많은 군인의
목숨을 구해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기 이계인들과도
통하는 것을 보니....”
소통하는 능력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생각도 들고
듣기가 뭐해 바로 대답한다.
“아닙니다. 힘이 있으면 도와야지요!”
........
“침략이 종결된 것입니까?
저 분들은 위험하지 않습니까?
위 분들과 국민들이 궁금해합니다.
앞으로 상황을 알고 있으시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둘은 질문에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아니어요. 아마 이곳에 저 게이트 말고
게이트가 사라진 곳에 다시 나타날 것 같아요.
아마 규모도 더 크고 더 강력한
적들이 여기로 올 거예요.
언제일지 모르지만 빠른 시간 내에
이곳에 다시 게이트를 열 수 있다면
바로 공격할거예요.
대책이 필요해요.
그리고 저분들은 우리에게 우호적입니다.
전투에 많은 도움을 줄 겁니다.
우리가 잘 보여야 해요.”
“상부와 상의해야 겠군요.”
“저도 부탁해도 될까요.
저기 수가 많은 종족은 오르크라고 하고요.
결코 하등한 오크가 아니에요.
그들 앞에서 대화 할 때도 조심해줘요.
명예심이 무척 강하니
그것을 건드렸다가는 피를 봐요.”
“저들도 지성체인 것 같으니
군인들의 언행과 행동 조심하라고
교육하겠습니다.
다른 것은 없나요?”
“ 이게 더 중요해요.
저희도 그렇지만
보시다시피 심한 전투로 인해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프다네요.
가급적 열량이 높은 음식을 줄 수 있나요.
그것도 지금 많이 필요해요.”
“그럼 보급용 야전 식량이
열량이 높으니 적격입니다.
다만....
다른 음식에 비해 맛이 없는데...”
“맛은 필요 없습니다.
열량을 채울 수 있다면
쥐도 먹는다고 해요.
그렇다고 쥐는 주지 마시고...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많이 부탁합니다.”
.........
보급품으로 비치된 야전 전투식량을
병사들이 들고 내려간다.
얼추 한명당 1개 이상은 돌아가지만
어른이 아이들의 도시락을 먹는 것처럼
손에든 전투 식량을 보니
체격에 비해 적어 보인다.
먹다가 배가 고플 것 같다.
그것을 먹는 사이에
군대에 연락하여 헬기를 통해
대량의 도시락을 공수하고
물도 50L의 물통을 한 개씩 돌렸다.
오르크 병사들과 가이카는
전투식량을 한번 먹어보고
신세계를 경험한 것 같다.
호연등과 관련된 곳은
죄다 양념이나 향신료가 적은 것같다.
하기야 여기가 그들에게 진짜 신세계니...
그리고 신급에 해당하는 분들도
조용히 맛을 본다.
“아우야, 이거 너무 맛있다.
우리는 전투에 와서는
싸움에 등 터지는
날고기 등이나 말린 가루음식을 먹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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