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게이트(4)
하이얏트호텔 도로 건너 야외식물원을 올라
산을 넘으면 건너편 산기슭인 이곳에서
게이트가 회색으로 회전하는 것이 보인다.
소나무가 무성하여
일 년에 한 두번 2주정도
산이 개방되고 등산로가 열릴 때
이곳을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무성한 소나무 숲은 힐링을 주던 곳이다.
돌연히 나타난 게이트가
어떤 이유로,
하필 이곳에 자리 잡고 있는지.
이계 생명체들의 사체가 붉은 안개로 변해
한강에서 거리가 가깝지 않은
이곳 게이트로 빨려 들어가는 이유도,
덩달아 물고기들의 떼죽음도,
아무것도 규명된 것이 없었다.
공포영화도 공포를 조성하기 위해서
아무 정보도 없이 사람들이
갑자기 죽어 나가거나
이유 없이 쫓겨 가는 모습에
그것을 시청하는 사람도 덩달아
공포를 느낀다.
왜 사체가 검붉은 안개로 변하며
영혼이라도 된 듯이 무언가
찾아 나서듯 움직여 게이트에 흡수되는가?
검붉은 안개는 채집을 시도해도
채집조차 되지 않는다.
한강게이트와 문의 모양, 크기 모두 다르다.
한번 겪어 보았기에 많은 의문이 들지만
의문에 상관없이
저기서 나올 적대적 생물에 대해
방어할 준비한다.
한강 게이트를 겪었기에
곰이 나올까 아니면 다른 것이 나올까?
무척 고민되는 현장이다.
고민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기에
수도 방위군 사단이 동원되었다.
아직 게이트가 열리지 않았다.
게이트가 열리기까지
어느 만큼의 시간이 남았는지 모르지만
열릴 조짐이 보인다.
위험에도 불구하고 군인들이
게이트가 열릴 것을 대비하여 한참 작업 중이다.
신병이나 초병보다는
몇 년을 근무한 기관병이 대부분이다.
조그만 실수가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에
제보 받는 즉시
한강게이트 이후로 설정한
매뉴얼대로 전투 사단 중
전투에 일가견이 있는
공수특전여단과 특공대도 동원된 것이다.
물론 그 제보는
남산 약용식물들을 내 마당에서
채소 수거하듯 쌍끌이하는
싸가지 없는 아주머니(a lot of, money)들이
한 것은 아니고
서울 시내를 정기적으로
항공 촬영하다 발견된 것이다.
정규적으로 상, 하반기에 항공촬영하여
불법 건축물 잡아내던 실력으로
남산에 불법으로 건축물이 될
게이트를 판별하여 수도 방위 사령부에
신고한 것이다.
먼저 수색대와 특공대를 보내
어느 정도 위험한지
지형지물을 사전 조사를 하고
군 시설물을 배치할 장소를 물색했다.
물자들은 산 중턱이라
자동차로 나르기 힘들어
군용헬기가 동원되어
소모품과 화기들을 옮겼다.
“이봐 하사 지뢰 매설 후
표시를 정확히 하도록...”
“넷, 매뉴얼 대로 시행시키겠습니다.”
게이트 바로 앞에는
M16 도약지뢰를 설치했다.
만일 이계 생물들이 이것을 밟으면
지뢰가 튀어 올라 폭발하며 피해를 줄 것이다.
게이트로부터 30m 떨어진 곳부터는 50m,
즉 20m 간격에는
지뢰지대를 빠져나온 생물에게 개당 700개의 구슬이
마하 3의 속도로 공격할
50여개의 크래모아가
게이트를 향해 설치가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는 유선이라 50m가 한계인데
지금 설치된 무선 크래모아는 유선에 비해
여러 장점을 가진다.
유선의 한계인 50m를 넘어
4곳에 구축한 진지에서
무선의 명령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한번 고정시키면 움직일 수 없는 유선에 비해
이것은 장소의 이동이나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실전에 처음 배치되는 것으로
다소 비용은 들었으나
막지 못하면 감당할 수 없을 피해에 비하면
그리 비싼 편이 아니다.
게이트에서 100m~150m 쯤 떨어진 곳
게이트로부터 4방향에 설치된, 네 곳의 진지에는
엄폐물을 쌓고 장갑차나 탱크 뒷부분의 장갑을
관통할 수 있는
개량 K6 중기관총을 설치했다.
“ 무기 점검과 탄약을 확인했나?”
“이미 10분 전에 점검 마치고
엄폐 후 대기 중입니다. ”
그 주위로 방검복을 입은
군인들이 XK-11를 들고
엄페물에 숨어 게이트를 향해 겨누고 있다.
이번 특수임무를 맡은 군인들에게
개발이 막 끝난 XK-11를 지급하게 되었다.
XK-11는 소총과
공중폭발탄 발사기를 하나로 결합하고,
그 위에 정밀 조준 장치를
장착한 것이다.
공중폭발탄을 정확하게
적의 머리 위에서 폭발시킬 수
있어 많은 적이 밀집했을 때
적을 단번에 제압할 수 있다.
각종 화력을 보완한 이유는
지난번 한강 게이트 사태 때
6발곰을 발칸포로 처리하였지만
그 사체를 가져다 연구한 결과로는
일반 소총으로는 잡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번 특수임무를 맡은 군인들에게
개발이 막 끝난 XK-11를 지급하게 되었다.
진우와 호연은
공사장 인부로 위장한 상태로
헬기가 보이는 방향으로 숲의 나무를
밟고 껑충껑충 도약한다.
한강 마포대교에서 게이트 거리까지가
약 50m인데 그 정도 도약은 쉽게 한다.
경계병들은 있지만
매의 눈만큼 좋은 눈으로
경계병이 없는 곳으로 껑충껑충 뛴다.
등산객들이 모두 대피하러 가
남산을 오르는 것을 보는 사람이 없기에
기본적으로 40~50m씩 쉽게 건너뛴다.
사실 목숨이 아까워하는 사람들이
남아 있을 리 없고
단지 종군 기자급 사람들이
이미 허락 받고 안전거리에서 대기 중이다.
남산을 도약하며 보니
푸른 숲이 이어지어 간혹 솟아있는 바위,
파란 하늘 아래 푸른 숲,
과연 도시의 허파란 생각이 들고
한동안 이렇게 달리고 싶었다.
3년간 살아온 이계의
높은 나무가 생각났다.
힘과 속도를 얻어
나무 사이를 원숭이처럼
껑충껑충하며 자연을 만끽하던
기분이 난다.
원수같이 생각되는 곳이지만
애증이라 그럴까?
아니면 거기서도 인연들을
많이 쌓아서 그런가.
이곳에서 그곳을 생각하니
절대 가서는 안 되는 몇몇 곳을 제외한다면
그럭저럭 ... 무력 없이는 힘들겠지만
핸드폰도 없고 문명의 혜택도 포기해야 되지만
웃씨, 더럽게 맛없는 음식을 먹게 되겠지만...
.....씨 ㅂ, 생각하니.... 화나네....
아묻튼
양념을 싸가지고 간다면
그곳은 아토피 있는 사람들 또는
호홉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천국이라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다시 가라 한다면 현재는 싫지만
어찌 알겠는가?
세상의 모든 음식을 맛보고...
미래 언젠가는 가고 싶어질지.
여지껏 평화롭던 이곳에
자신들이 돌아온 이후
이상 현상이 계속 일어나는 것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구가 잦으면... ??을 싼다고..
꼭 그러하다.
여기에 와서 이 능력을 봉인하고
서울의 김 서방으로 살려 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의 안전이 달린 일이라
.....
볼품은 없지만
헬멧에 적혀있는 ‘안전제일’ 이라는 말이
맘에 든다.
경사가 이어진 산꼭대기에 도달했다.
가장 높은 나무 위를 원숭이처럼 올라간다.
게이트까지의
거리가 멀어 일반 사람들은 게이트 앞에서
작업하는 군인이 뭘 하는지 알 수 없겠으나
이들이 누구인가.
초원을 사는 몽고인들은 시력이 10.0이라 한다.
이들도 숲뿐 아니라 초원을 살며 몽고인들처럼
시야 또한 개발된 것 같다.
고배율 망원경으로 볼거리를
맨눈으로 잘도 확인한다.
저 멀리에 군인들이 작업하는 모습과
이미 설치된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와 대단하다. 저 무기들 좀 봐! ”
“ 난 잘 모르겠다, 저 정도로 물리칠 수 있을까?”
“넌 군대 갔다 오지 않아 잘 모르겠지!
이형이 말이야.....”
“야 진우, 너도 군대 갔다 오지 않아놓고
또 흰소리냐?”
“ 넌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하려면
꼭 찍어 먹어봐야 할 놈이구나!
그래, 많이 먹고 확인해라.
난 눈으로 보기만 해도
확인되는 사람이라...
꼭 군대를 가야 알겠냐?
미리 커리, 아니지 미리털어
이것도 아니고
그래 밀덕후, 미리터리 매니아라는 말
즉, 나를 가르키는 말이지!
흠, 이제부터 밀덕 후인
이 형의 강의가 있겠다.”
“그래그래 알았어.
이미 들은 것으로 칠게.
이제 저기 좀 보자!”
게이트에 몰아치던 핏빛 안개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회백색 게이트는 내가 평범하지 않으니
조심하라는 듯 소용돌이를 이루며
폭팔할 듯 반짝거리며
같은 자리를 회전하고 있다.
“아, 저래서 대피 싸이렌이 울렸나 봐!
곧 뭔가 일어날 것 같아
여기서는 긴장 좀 해야 해!
야, 긴장 좀 해라! 긴장!!!
저 게이트 잘 봐 ...
이미 핏빛 안개 흡수가 끝난 것 같다.”
친구가 자기 이야기를 듣지 않자
자신도 친구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서
투덜거린다.
“에이 무식한 호연에게
호.연. 같은 호.연.을
벗어나게 해주려 했는데
이형의 마음을 모르고....
.........”
게이트 분위기가 좋지 않자
말을 무시하며
호연이 다시 주의를 준다.
“아, 조용, 이제 시작되나 봐!
저 군인들이 무장을 충실히 했다고는 하지만
어찌 될 줄 모르잖아....
우리가 바로 참견해야 할지도 몰라.
이제 좀 진지하자!”
“쩝, 쩝 네 말이 맞다.
일단 위험하면 투창으로 지원하고
최대속력으로 도약 도약...
넌 도약을 하고
난 ...비약을 하면
금방 도와 줄 수 있을 거야!”
“슬링을 가져왔어야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될 터인데
나도 앞으로 주 무기는 꼭 가지고
다녀야 겠다.
게이트가 해결되었다고
너무 맘을 놓았다.
나는 아무래도 투창은....”
게이트가 산기슭에 있어
몬스터들이 게이트에 나오면
사방팔방으로 갈 수 있다.
맞은편 진지에서 게이트와
그 근방 병사들의 작업을 보는
김 대령은 조여 오는 느낌을 풀려
수없이 본 한강 게이트
전투 동영상을 생각해본다.
한강 게이트 때는 한강물의 흐름으로 인해
어디로 갈지 알 수 있었지만
이곳 남산에서는.....그게 힘들 것 같다.
‘내가 잘 지휘할 수 있을까?
이 장병들의 목숨이
내 명령하나로......’
전투를 대비하여 숨을 고른다.
산꼭대에 있는 나무 위에서
호연과 진우는
가져온 철근들을 던지기 좋도록
뻗어 나온 줄기에 분산하여 묶어놓았다.
가지가 부러지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진지에 엄폐한 군인들의
굳어있는 모습과
하늘에서는 헬기들이 게이트를 향해
발칸포를 겨누며
인근 하늘을 돌고 있다.
“ 진우야, 우리가 군대 가도
저런데 동원될까?
우리도 침을 삼키는데
장병들은 더하겠지?”
“가보면 알지
그런데 그게 우리에게 문제가 될까?”
“아니 저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우리는 여기서 다치더라도
바로 도망칠 수 있어
죽기는 힘들겠지만
저들은 우리가 아니잖아!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해야 되는데...”
“짜식, 난 그런 네가 좋다.
어디 한번 안아보자!”
“교연에게 일러준다.
진우는 BL이 었다고...”
“카카카, 너는 잘나가다 허당이다.
누구에게 이야기하며
대상이 누구라 할래,,,,
내 천방지축은 교연이 알아도...
또 헛발짓 하는구나 하겠지만
너의 새로운 취향을 화연이 알면..”
“그래 취소다 취소
내가 내 눈 찔렀지,
어찌 어거지 농담을 진우에게 던져서
아예 한강에 살아라!
물 만난 고기가 작은 웅덩이에 살 수 있니?”
- 작가의말
하이야트 맞은 편에는 식물원이라기보다 여러 식물들을 심어놓은 공원이 이습니다 실제와는 조금차이가 납니다. 지난번 미국 대통령 이 왔을때 그쪽으로 산책하다 많은 경호원들이 보진한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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