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15)
“와우, 나이스 샷!!!”
눈에 투창 끝이 박히는 순간
뗏목을 붙잡은 살덩이를 제외한 모든 다리를
투창 맞은 눈으로 가져가는 거야.
내 동물적 감각이 말했지.
지금 기회를 놓치면
이후에는 저넘의 식사가 될 거라고.
최대한 빠르고 강하게 나머지 눈들을 목표로
가진 투창을 연신 날렸어.
진짜 혼신을 다했다는 것이 이건가 싶게....
몇 개의 투창이 눈에 박히자.
뗏목을 붙들던 살덩이를 풀고
먹물을 뿜으며 올라 왔던 속도에
5배쯤 빠르게 잠수를 하더군.
“매우 아쉬웠겠네.”
“그래 처음으로 몬스터 데뷔 전인데
이름을 날릴 기회, 즉 영웅이 될 기회였는데
아쉬웠어....
호연아 그렇지!”
“아니, 난 다행이라 생각했어.
비록 슬링을 잘 던져 눈에 맞췄지만
내가 느끼기로는 눈에
티가 들어간 것 같이 보였어.
그렇지만 진우 네가 그 많은 투창을
약을 곱빼기로 먹은 것처럼
미친 듯이 던졌기에...
미친놈을 피하러...잠수한 것 같았어.”
“ 그래, 잘한 행동 같아.
미쳤든 안 미쳤든 살아난 게 중요한 거지.”
“역시 교연이는 내 여친이야!”
“에휴~~”
그 뒤가 더 무서웠어.
그넘이 피하려 움직이니 물에 소용돌이가 일다가
문어대가리가 잠수하며 해일이 일어나는 거야.
그넘 크기에 어떻게 그렇게 큰 해일을 일으키는지
네임드정도는 될 것 같았어.
거짓말 좀 보테면 부산이란 영화에서 나왔던
해일이 뗏목을 향해 다가왔어.
“호연아, 빨리 뗏목 기둥 붙잡아 위기야!”
“알았어. 진우 너도 짐 묶어 놓은 것을 빨리 잡아!”
그것을 본 순간 뗏목을 붙잡지 않으면
X된다는 생각이 들고 행동과
더불어 호연이에게도 알렸지.
크라켄보다 작아도 워낙 영향이 크기에 뗏목은
빌딩과 같이 거대한 해일에 밀려
강가로 다가 갔어.
강에서 해일을 겪다니.
해일에 밀려가며 몇 개의 부실하게 묶었던
짐들은 흩어져 떠내려 갔고
튼튼한 줄도 요동을 쳤지.
다행히 내가 잡은 묶은 줄은 튼튼했어.
요동치며 떠내려 가다 해변으로 밀려간 뗏목은
강기슭에서 스카이 다이빙을 하여 박살이 났지.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교연이
위기를 맞는 이야기하는 때부터 어깨를 흔든다.
자기 딴에는 응원을 하는 것 같다.
주위 테이블의 시청자들도 진우의 이야기에 따라
손에 땀을 쥐거나 연인끼리 손을 꽉 쥔다.
몬스터 문어가 물로 도망갔다는 이야기에는
더 일어나야 할 사건을 덜 본 아쉬움을 표한다.
진우가 이 사람들의 생각을 알았으면
누구는 생존인데 누구는 영화냐고
탁자를 뒤 엎었을 것이다.
“이제 좀 이야기답다.”
“뭔 소리래?”
“아냐, 아냐....계속해!
케잌 시켜줄까?”
평소 나무 또는 절벽에서 구르고 구른
우리였기에 자연스레 낙법을 하였는지.
심하게 다치지 않았어.
뭘 해도 힘이 들지 않던 우리도
강을 건넌 후 토하고 기진해 널브러졌어.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을 때
간신히 짐들을 조사했어.
등산배낭은 묶고 또 묶어 주요 물품은
잃어버릴 문제가 없었지만
그 동안 준비한 식량은 절반가량 떠내려갔어.
간신히 붙잡은 식량도
물에 젖어 상하지 않을지 걱정이 됐지.
그러나 좀 쉬는 게 먼저였는데
이럴 때 꼭 호연이가 초를 치지.
“진우야, 남은 식량 확인해 보자!”
“호연아 조금만 더 쉬었다 하자!”
“날씨가 해가 내리쬐고 더우니
물에 젓은 것은 상하기 쉽다.”
이번에도 힘이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호연의 초치는 말에 넘어 갔어.
교연이 진우에게 뭐랴 하려는데
진우가 선수친다.
“그래 ...그래 .....내 귀는 팔랑귀야...”
한동안 남을 짐을 정리하다
잠시 짬을 내 문어대가리가 있던
강 중앙을 바라보았지.
거대한 해일에 한동안 밀려
사실 떠밀려 얼마나 내려 온 줄 모르겠지만
바라보는 강 중앙 부근에서 난리가 났어.
흘린 식량 때문인지 몰라도
아니면 다량 투하된 소금?
어쨌거나 범고래 만한 물고기가
하늘로 점프하며 도망치고
그것보다 2배쯤 큰 물고기들이
서로 물어뜯고 요동치며 싸우는 거야.
물고기떼 주위로 물보라와 함께
강물에 퍼지는 핏물이 여기서도 뻘겋게 보였어.
나는 기가 찾지.
“ 허~~~저길 건너 온 거야?”
“피크닉이라 생각했는데....저 숲을 간다고?
강을 다시 건널 수나 있을까?”
“저 넘 생김새 봐!
너 틀림없이 놀랄거야!”
“......”
“야! 내말 듣냐 먹냐?
저쪽 보라고 너 놀랄 거라니까?”
남은 식량 등을 종류별로
정리하던 호연은
짐을 정리하며 고민에 싸여 있었던 것 같았어.
초원 뒤로 펼쳐진 거대한 숲을 보다
물고기들의 싸움을 주시하던
내가 계속 호연을 부르자
“뭘 더 놀랄게 뭐 있다고
지금 현재도 충분히 놀랐어.
집에는 오찌 가지?”
“한 번, 다.시. 강. 중.앙.을. 봐, 보라니까?”
“ 이그,~~~~헛!
저거, 저거, 우리가 매일같이 먹던
못생긴 시츄 멍멍 물고기와 똑같이 생겼는데...”
“그래, 우리가 괴물의 수를 줄이고 있었어.
그넘들이 새끼라니.
이노무 세상은 잊을 때면
스케일 크기를 생각하게 하네.”
“아! 모르겠다. 일단 쉬고 보자.”
“그래, 허탈하다 쉬자.”
그렇게 망연자실한 우리는
한 동안 바위 그늘로가 쉬었어.
가볍게 생각하고 준비한 여행이
골로 갈 수 있다 생각하니.....
초원 넘어 검은 숲이
이제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아
쉬었어도 만사가 짜증이 났어.
“젖은 생가죽 옷을 입고 있으니 짜증이 나.
안전을 위해 생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고
원정까지 왔는데....
저런 것들에게는 천 조각이겠지!”
“그래 이곳에 터전을 마련 하려면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아야 하겠지.
힘을 내자.”
이제는 여기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 순간부터
짜증을 부릴 수 없어 서로 격려했지.
몸을 이르켜 남은 식량 보따리와
동여맨 상자를 열었지.
근처 바위위에 젖은
건어물, 육포, 건과일를 말리고
혹시나 해서 가루 식량 자루채로 햇볕에 널었지.
남은 바지와 그 위로 둘렀던
생가죽을 벗어 널어 놓고는
움직이다 보니 다시 멀미가와
다시 큰 바위 밑 그늘로 들어갔어.
호연은 기운도 좋아
남은 짐들을 계속 정리 하더군.
“진우야 가루 식량들은 말려도 좀 찝찝하니
다른 것보다 먼저 먹고
오늘은 여기서 야영하는 것이 어떠니!”
초원을 보니 호연의 말은 들리지 않았어.
아직도 울렁이는 가슴을 붙잡며
내가 느껴지는 것을 이야기했어.
“그래, 이쪽이 저 강 건너편과
동일하다고 할 수 없지.
이쪽은 초원으로 시작하는데
저쪽을 숲으로 시작하는 것부터가 다르다.
이쪽 이 뒤에.....
아! 우리가 보았던 롯데빌딩 만한 나무가 여기서는
조금 더 크게 보이네.”
호연이 정색하며 말했어.
“너 아직도 멀미가 심한가보구나.
어디서 야영 할꺼냐고.....
나도 아직 좀 울렁거리는데
저 검은 숲을 보니 더 심해진다.”
“아직 해도 멀쩡한데 야영은 무슨
조금 쉬면 멀미가 사라질 거야.
이야기 하니 더워지네.”
더워서 기본으로 걸쳤던 런닝을 벗어 바위에 널었어.
호연은 벗은 내 몸을 바라보더니
“ 진우야, 전에도 평균보다 조금 좋았지만
몸 많이 좋아졌다.
그리 덩치는 커진 것 같지 않은데
꽉 차 보인다.
몸은 20대인데 그 머리, 얼굴의 수염을 보면
30대 후반처럼보여.
ㅋ,ㅋ,ㅋ,............”
내가 듣기로는 지 모습을 얘기하는데
이야기하고서는 혼자 좋아 죽어.
“ 사돈 남 말하네,
도낀 개낀이다. 이놈아!!!”
호연도 자기 얼굴을 만져보더니
처음 알았다는 듯한 표정이 가관이었어.
봐 주는 여친도 없는데 뭘....그리 신경 쓰는지.
“하기야 처음에는 열심히 수염도 깎았는데
봐 줄 사람이 너밖에 없었지.
머리가 덮수룩 해져도
뭐랄 사람이 없어 놔두었지.
무엇보다 먹고 사는 것이 먼저이니....
야, 그래도 매일 강에 들어가 목욕한다.
비록 비누, 샴푸는 없지만.....”
나도 야만인이 되었기에 야만인으로 한마디 했지.
“ 이대로 우리 세상에 가면
목욕을 매일해도 좀 냄새가 나겠지!!!
샴푸가 고프다.
치약은 떨어졌고 그나마 칫솔은 가지고 다녀
소금으로 양치하니 좀 나은 것 같다.”
“그래 염소 사는 돌 언덕에
암염이 존재하리라고는...
처음 우리가 얼마나 소금 아껴 썼는데
소금을 알갱이로 뿌리던 것 생각하면
우리는 임금님 되었어.
그래서 소금으로 팍팍 양치도 할 수 있고...
참, 암염이 물에 녹았는지 보자!
물에 젖지 말라고
가죽에 잘 싸서 담아 놓았는데.”
우리는 걱정이 되어
각자 배낭에서 암염자루를 꺼내
한 겹 싼 암염을 펼쳐 보았어.
조약돌 만한 암염들이 보인다.
다행히도 배낭 안에는 물이 적게 들어와
자루에만 묻어 있을 뿐이었지.
“다행이다! 암염은 멀쩡한 것 같으니
여기 사는 지성체를 만나면
다른 물건과 교환 할 수 있을 것 같아.”
우리가 토착종을 만날 때
그들과 교환 할 수 있을까?
의논했을 때 가죽도 교역품으로 생각했지만
그야말로 지방정도 제거한 뻣뻣한 가죽이라
교환하자고 하면 그 방망이 같은 가죽으로
얻어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그렇지 않아도 오랜 여행을 하기위해
교환물로 가죽을 가져가기에는
부피가 컸는데 돌 언덕에 암염을 발견하여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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