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侵攻/ invade) 18
하늘을 나는 호버바이크가
나온 이후 잠시간 뜸을 들이자
초 문명의 등장 이후
다시 중세 시대의 복장과 비슷한
복장을 갖추 병사들이 나타났다.
라이더가 호버바이크로
하늘을 날며 나오던 모습에서
고대의 전차를
말과 같은 생명체가 끄는
언밸런스한 모습이 보인다.
어쩌면 시간이 혼재된 상태랄까
인과적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아이가 자라다 성인으로 자라다
다시 청소년의 모습으로 자라는
모습 같은 모습을 보인다.
이상하다면 이상할 수도 있지만
이미 상식이 사라져 버린 것 같다고 할까
시간 감이랄까 균형이 없이 나온다.
“저거 이상하다.
더 거창한 무언가가 나올 줄 알았는데
말이 끄는 전차라니...
혹시 거저먹기가 되지 않을까?”
“선입견은 금물이다.
저렇게 당당하게 나오는 것을 보면
무언가 있을지 몰라.”
진우와 호연은 기대와는 달리
엉뚱한 것이 나오자 혼란이 왔다.
이시점에 전투하러 나온 것인지
자랑질을 하러 나온 것인지
전차자체나 말들 군인들 할 것 없이
화려하며 나오자마자
퍼포먼스를 시작한다.
게이트에서 이마 한가운데
뿔이 달린 두 마리의 말들이
나란히 나온다.
말에 몸에는 보석으로 장식한
마갑옷 바드를 입혔다.
네 마리가 한 개의 전차를 끌고 간다.
“다각 ~~다각” “휫~~~~이~~~익, 피이익”
“다각 ~~다각” “휫~~~~이~~~익 피이익”
“다각 ~~다각” “휫~~~~이~~~익 피이익”
“다각 ~~~~다각” “휫~~이~~익 피~~~~익킥”
....................
고개를 빳빳이 들고 절도 있게
일정한 각도로 발을 올리며
말들이 행진하듯 걷는다.
이집트의 전차 같기도 하고
그리스나 로마의 전차 같기도 하다.
화려하게 꾸며진 외관과
말이 4마리로 움직일 만큼
큰 모습은 전투보다는
의전용의 모습이다.
전차 위에는 각종 문양을 세겨놓고
문양들 사이로 은빛 사슬과
보석으로 치장했다.
금색과 붉은 색이 교차된
판금 갑옷으로 무장한 장교가 둘,
검은 바탕에 은색으로 마법을 수놓은
옷을 입은 흑마법사 하나가 있다.
한 명이 기수를 잡아 말을
일정한 속도로 몬다.
또 한명의 장교는 균형을 잡으며
깃발이 펄럭이는
창을 공중에 천천히 휘두른다.
창에는 구멍을 뚫은 듯
휘두를 때마다 휘파람 소리가 난다.
마치 악기를 연주하듯
휘두르는 곡선에 따라 다양한
소리가 다른 전차의 휘파람 소리와
합쳐져 고음의 합주를 하는 듯하다.
흑마법사는 검은 옷에 은색 마법진이
쓰여져 있는 소매를 휘둘러
과장된 움직임으로
옷을 펄럭이며 허공에 마법으로 글을쓴다.
원래대로 라면 낮일지라도
데미리치를 찬양하는 글을
폭죽처럼 하늘에 터뜨려야 하는데
다니웃폴의 권능으로 허공에
잠시 반짝할 뿐이다.
전차를 모는 마차수는 뿔 달린
말의 고비를 한 손으로 쥐고
수신호를 보내며
다른 전차에 보조를 맞추지만
사실 거리가 떨어져 보이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보이지 않음에도 수신호에 리듬을 맞추며
일정한 간격으로
천천히 행진한다.
전차 위 장교의 판금갑옷도
금색과 붉은색으로 움직임에 따라
동물이 움직이는 듯한 착시를 이르킨다.
이런 전차들이 희미하게 보이는 어둠과 무관한 듯
세 줄로 간격을 띄고 천천히 게이트에서 나온다.
지옥과 같이 험난한 지형인데도
바퀴는 회전하지만
바닥의 굴곡에 따라 덜컹거리지도 않고
바닥과는 무관한 듯 일정 높이로
천천히 움직인다.
깃발을 단 창을 휘두르는 장교들은
서로 맞추어 오랫동안 연습을 한 듯
똑같은 리듬으로 똑같은 기호를
허공에 폼나게 그린다.
흑마법사들은 찬양하는 글을
깃발보다 좀 더 높은 허공에 쓴다.
한 개의 전차는 삑사리를 내지만
마차수와 창수 누가 잘못한 줄 몰라
내색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전쟁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전쟁 후 개선 행진 같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를 찬란히 비춰줄 해가 없어
자랑질할 수 없으니 어쩌나
“저놈들 남의 땅에와서...
크크ㅡ....”
진우주가 사라진 이래로
주시자들은 세계의 여러 곳으로 흩어졌고
이곳을 지켜보며 채크하던
주시자가 이제는 마음이 놓였는지
이 어울리지 않는 퍼포먼스를 보며
헛웃음을 터트린다.
이들은 희생재물들이 오르크 등에 의해
구출된 사실을 모른다.
호버바이크 위에 경계도 하지 않은
병사들을 처리한 후
아무 생각 없이 앞사람을 따라
한발 한발 무거운 발걸음을 움직이는
희생자들을 남산에 곳곳에
피줄처럼 뻗어 있는 도로로 유도했다.
게이트 근방의 제물이 될뻔한 인간들은
긴급 동원된 정부 요인들의
안내로 차들이 다니지 않는
도로를 이용해 내려갔다.
어쩌면 레밍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 같다.
그러나 다른 점은
레밍의 끝은 죽음이지만
이들의 끝은 삶이라는 점이다.
남산 순환도로에서
하이야트 호텔 옆 도로를 걸어서
차들이 하나도 다니지 않는 넓은 차도를
넋을 잃은 듯 움직이는
이들을 이끌어
남대문 도로를 거쳐
시청 앞 광장에 도착하였다.
희망 없는 눈으로
요원들이 이끌면 이끄는 대로 시청광장과
광화문 거리를 향해 이들이 걸어간다.
인근 도로에는 예전에는
마법사와 전사였을지 모르는
훵한 눈을 한 사람들이 움직인다.
호연과 진우는 멀찍이 숨어서
게이트에서 개선행진하며 나오는 모습을 본다.
이 어둠이 없다면 화려하고
장엄하게 흘러갔을 퍼포먼스들이
어둠속에서 보잘 것 없이 느껴진다.
다니웃폴에 의해 낮처럼 보인다고 하지만
그 퍼포먼스가 장엄함 보다는
써커스를 하는 피에로의 집단 같다.
진우가 한마디 안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개쩐다. 저들이 찬양하는 대장이
어떤 놈인지 골을 뽀개고
들여다 보고 싶다.
지가 황제라도 되는 줄 아나
옛날에 사용하던 장식용 무기를 가지고
개선 행진이 뭐냐!
마차가 좀 수상하지만
저런 쓸데없는 것으로 처발랐으니
전투는 SF인데 ....
호연아.... 저놈 완전히 이겼다고 생각했네.”
“뭐 지금까지 나온 놈들을 보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런데 저거 전투하러 온 것이 아니고
자랑질하러 왔네...
저창 찔러도 안 아프겠다.
그런데 저 깃발에는 뭐라 썼을까?”
둘은 소곤소곤 이야기하다
다니웃폴 쪽을 바라본다.
어떤 약속된 제스쳐가 나오면
공격하기로 했다.
아무런 제스쳐가 없자
좀 더 기다려야지 하며
가이카형을 바라본다.
가이카의 표정도 뭐 씹은 표정이다.
참, 적이 우리를 똥으로 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게이트에서 4두 전차가 거의 나온 것 같다.
왜냐고
사두전차 뒤로 얼만치 거리에는
3줄로 12마리 잘빠지고
거대한 뿔이 2개 달린 말들이 끄는
탑과 같이 생긴 거대한
마차라 부르기도 뭐한
물건이 천천히 나온다.
.
언밸런스하게도
지구 식으로 말하면
말은 18세기 이전 교통수단인데
부유하는 마차는 22세기쯤의
물건이라고나 할까.
아니 반중력 무인 무기가 있으니까
21세기 물건이라 하자.
이 거대한 말과 마차는
금과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다.
애석하게도 이를 빛내줄 햇빛이 없다.
이 마차의 주인은 게이트를 넘어서며
이게 불만인지 라이트 마법을 써서
자체 발광을 시도해 본다.
글쎄 촛불을 켠 정도로 멀리서 구분할 수 있다.
황금의 왕관을 쓰고
보석과 금박, 은박으로 화려한 옷을 입은
리치가 원탑의 마차 중앙에 앉아 있다.
리치가 자신을 위해
준비한 개선 행진이 엉망이 되었지만
해골 얼굴이라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폴과 나나호가 리치를 보자 이를 간다.
“시작하자. 저놈 그동안 더
허영심만 커진 것 같다.”
“좋은 기회이다 이제 시작하자!”
나나호는 아군끼리 약속한
제스쳐로 아군에게 보낸다.
폴은 전심을 다해 게이트로부터 나온
허영심 많은 리치의 얼굴과 팔다리에
완전정지의 권능을 행사한다.
.
나나호도 몸통과 허벅지와 팔에
전력을 다해 역장을 펼친다.
신호를 받은 가이카등 아군들은
흩어져 4두 전차 위로 뛰어오른다.
오르크들은 전쟁을 버텨온
각자의 무기들을 꺼내들고
워크라이를 외친다.
올라오는 오르크들을
깃발 달린 창으로 치지만
오르크의 배틀엑스에 몇 번 부딪치자
소리를 위해 구멍을 내는 부분이 꺾어진다.
그걸 기회로 주문을
외우던 흑마법사의 목을 친다.
걷던 말들은 갑자기 튀어온 오르크 등에 놀라
달리기 시작한다.
그런 중에도 오르크들이나
적의 병사들을 균형을 유지한 채
서로가 서로의 목숨을 노리지만
한쪽은 전쟁을 위한 병기이고
장교하고 하지만
다른 한쪽은 예식을 위한
불리함이 확실히 드러난다.
진우는 신호와 더불어 한 번에 도약한다.
예의의 뼈몽둥이와 반투명 실드를 장착하고
장교들을 공격한다.
호연은 의지에 따라
코페쉬가 회전 검으로 변해
원거리 공격한다.
가이카도 한번 도약으로 상체만 한 도끼를
휘둘러 전차와 장교를 한 번에 박살 낸다.
한쪽에서는 부러진 창에 의해
밀려난 오르크병사가 마차에서 떨어진다.
떨어진 병사 위로 부유하는 전차가
지나간다.
마갑 바드의 육중한 무게와
허공을 평지처럼 달린다고 하지만
마차에 깔린것처럼 오르크 병사는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절명한다.
전차가 달리던 땅에는
장교들과 흑마법사의 시체가 깔리고
그 중간마다 오르크 병사도보여진다.
바람이 흐르듯 무언가가
그곳을 지난 듯하더니
땅에서는 죽었던 병사들이
언데드로 되살아난다.
오르크의 공격을 한번 피한 흑마법사가
발길질에 맞아 전차에서 떨어지며 남은 숨으로
리턴 프롬 헬( Return From Hell)의 주문을 왼다.
Commen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