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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쇠의 서재입니다.

운명의 협주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글쇠
작품등록일 :
2019.07.28 08:54
최근연재일 :
2019.10.18 18:0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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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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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영역 다툼

DUMMY

퍽 소리와 함께 오크 머리가 터졌다. 오크 이빨이 목에 거의 닿았던 잭은 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존은 어깨를 으쓱하고 바로 가까운 오크에게 달려가 메이스로 머리를 후려쳤다.

오크는 굵은 몽둥이를 들어 올려 존의 메이스를 막았다. 몽둥이와 오크 머리가 함께 박살 났다.


"멍청이. 네 조원은 어디 갔어?"

톰슨이 나타나 죽을 뻔했던 병사를 질책했다.

"잘못했다. 싸우다 보니 잊어버렸다."


아틀란티스 영지군은 기본 편제를 조, 대, 군으로 나눴다. 작은 조는 3명, 큰 조는 9명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3명이 뭉쳐 작은 조를 이뤄 싸워야 한다. 오크와 싸울 땐 큰 조인 9명이 뭉쳐 다니는 걸 기본으로 했다.

작은 대는 27명이고 큰 대는 81명이다. 군은 아직 숫자를 정하지 않았다.


'엉망이야. 싸울 줄만 알고 전투하는 법은 모르잖아.'

톰슨은 오크 부족에 쳐들어가 벌인 첫 싸움에서 전쟁 노예들에게 실망했다. 이들은 그저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적과 싸우는 것만 알았다. 전투 경험이 몇 번씩은 있어서 잘 싸우는 편이지만, 전투에서 이득 취하는 법을 몰랐다.


'대장이 고생이야.'


가죽 투구와 발끝에 철편을 댄 가죽 신발. 질긴 넝쿨로 짠 갑옷 상하의. 쥐 가죽으로 만들고 손등 부위에 두꺼운 가죽을 덧댄 장갑. 강철 대나무로 만든 단단한 방패. 길이 40센티 정도 되는 비나크 공작한테서 싸게 구한 중고 메이스.

이 정도 무장이면 수도에서도 정예 취급받는다. 그러나 무장에 비하면 병사들의 전투 이해도가 너무 낮아 정예로 여기기엔 한없이 부족했다.


일부 영지군은 작전대로 9명이 뭉쳐 다니면서 안전하게 오크를 처리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싸우다 흥분하여 조원이고 뭐고 뿔뿔이 흩어져 싸웠다.

덕분에 지휘에 신경 써야 할 바칸과 톰슨조차 무기를 들고 싸움판에 뛰어들었다.


힘찬 도약과 함께 바칸 무릎이 3미터 밖의 오크 머리와 급속히 가까워졌다. 무릎과 충돌하는 순간, 머리가 팍 터졌다.

바칸은 오크 밑에 깔렸던 병사를 일으킨 후 뺨을 철썩 후렸다. 힘도 빼고 아무 기술도 안 쓴 평범한 싸대기였다.


"혼자 다니지 말고 늘 뭉치라고 했지. 대가리 대신 오크 오줌통 이고 다녀?"


짧은 훈계를 끝으로 바칸은 또 다른 위험에 처한 병사를 구하러 달려갔다. 병사 머리로 향하던 굵은 몽둥이가 바칸 주먹과 부딪히고 산산이 부서졌다.

브레이크 메탈의 운용이 능수능란한 경지에 이르렀다.


"저기 저 멍청이랑 같이 움직여. 이 고블린 좆만 한 새끼야."


"미클, 미클. 여기 사람 죽는다."

열 명의 병사가 미클을 호위하며 달려갔다. 그 일행에는 10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도 있었다. 마나 감응까지 성공해 매일 톰슨과 존과 함께 마나 수련을 하는 가드였다. 이름은 바칸이 지었다.


미클은 머리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병사 가슴에 손을 댔다. 잠깐 가늠하고 가방에서 엑타르를 꺼내 적정량을 병사 얼굴에 발랐다. 엑타르가 피부에 흡수됨에 따라 피가 멎고 병사 검은자가 점점 아래로 내려왔다.


"뒤로 가서 쉬어라."


미클과 호위들은 죽음에서 돌아온 병사를 부축해 전장 외곽으로 나갔다. 가드도 방패를 들고 사방을 주시하며 일행을 따라갔다.

"영주, 조심해!"

가드 눈에 위험한 상황이 포착되었다. 갓 오크 한 마리 처리한 바칸을 덩치 커다란 오크가 뒤에서 기습했다.


오크의 굵은 몽둥이가 바칸 어깨를 때렸다. 바칸이 몸을 슬쩍 흔들자 몽둥이가 어깨를 타고 미끄러졌다. 거의 절정에 이른 갑옷 방어술이었다.

바칸은 왼발로 땅을 때린 몽둥이를 밟고 오른발로 오크 턱을 걷어찼다. 오크의 반응이 하도 빨라서 발끝이 턱을 아주 살짝 스쳤다.

사람이라면 브레이크 센스가 먹혀 머리가 어지러웠을 테지만, 오크는 스친 정도로 끄떡없었다.


"존, 족장이야. 머리 깨지 마."

퍽 소리와 함께 족장 머리가 터졌다. 손은 말보다 빠르다.

"제길, 10골드."


바칸과 존과 톰슨 덕분에 죽은 병사 하나 없이 오크 토벌을 끝냈다. 물론 다 죽어가는 사람 열 이상 살린 미클의 공도 컸다.


가드는 셋이 싸우는 모습을 보며 깊이 고민했다.

존의 전투 방식은 따라 할 수 없다. 막아도 막은 게 아닌 공격은 가드의 힘으로 펼칠 수 있는 게 아니다.

톰슨의 전투 방식은 더 어려웠다. 톰슨은 늘 상대가 공격하기도 전에 미리 피하거나 공격이 시작하자마자 피했다. 그리고 아주 적은 힘으로 상대를 처리했다. 이 역시 가드가 절대 따라 할 수 없었다.


'영주 방식은 더 어려워.'

바칸의 전투 방법은 극한의 집중력을 요구했다. 가드가 소리 지르긴 했지만, 그 소리를 듣고 대비했다기엔 바칸의 대처가 너무 훌륭했다. 엄청난 집중력으로 소리만 듣고 머리로 향한 공격을 어깨로 받았다.


"헤릭, 오크 가죽에서 문신 있는 부분만 도려내. 남은 놈들은 장작 주워라. 여길 태운다."

헤릭이 이끄는 도축조와 미클이 오크 가죽을 벗겼다. 병사들은 장작을 주워다가 오크 제단 주변에 쌓았다. 오크들이 지은 어설픈 움막 모두 제단 주변에 몰렸다. 여길 태우면 당분간 오크들이 자리 잡지 못한다.


"미클 어때?"

바칸이 병사들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미클을 주시하며 질문했다.

"피 확인했는데 붉은색이야."

톰슨이 대답했다.

"정기적으로 확인해. 이건 미클을 위한 일이야."

트롤은 피가 푸른색이다. 피가 붉다는 건 미클이 트롤로 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알았어. 미클 본인도 정기적으로 확인한다고 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오크들의 집과 제단이 검은 연기를 토해내며 재로 변했다.

"이대론 안 되겠다. 돌아가서 싸우는 훈련을 좀 하고 다시 와야겠다."


흰머리수리가 사라진 영역을 오크들이 차지했다. 먹이가 풍족하여 오크들이 큰 부락을 이룰 조건에 부합했다.

그대로 두면 영지를 공격할 게 뻔하여 2백이 넘은 잘 무장한 병사를 거느리고 자신만만하게 출정했다. 그런데 첫 전투에서 너무 많은 문제점을 발견했다.


###


남쪽 숲의 거대 쥐들이 홍역을 앓았다. 조를 이뤄 싸우는 방식을 훈련할 목적으로 영지군은 맨손으로 거대 쥐 사냥을 했다.

빼곡한 나무의 방해로 도망가는 거대 쥐를 혼자 힘으로 잡는 건 어렵다. 죽이는 건 안 되고 생포해야 하기에 조원끼리 뜻을 합치고 손발을 맞춰야 했다.


"좋았어. 토클 조가 잡은 쥐에는 암컷 세 마리나 있다. 저녁에 술 2병 준다."

암컷 쥐는 3마리로 친다. 토클과 조원 여덟이 손뼉을 마주치며 기뻐했다.

"꼴찌는 수컷 한 마리 잡은 부렉의 조구나. 당장 벌칙을 수행한다."

생포한 쥐만 유효하기에 손발이 안 맞는 조는 놓치거나 죽이기에 십상이었다. 부렉의 조도 꽤 잡긴 했지만, 한 마리 빼고 모두 죽어버렸다.


부렉의 조원 아홉 명은 모닥불 피우고 잠자리 고르고 음식 준비하는 일 모두 맡았다. 다른 조는 편하게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

일을 마친 부렉과 조원들은 모닥불 주변에 둥글게 모여 쥐고기를 훈제하면서 어떻게 잡을지 상의했다. 훈련을 처음 시작했을 때 꼴찌 한 조가 서로 원망하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열흘에 가까운 훈련을 통해 병사들은 협력의 중요성과 소통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대장, 뭔가 접근한다."

"톰슨. 방향, 경로, 속도. 오우거나 트롤이라면 이 작은 차이로 죽을 수 있어."

"셋이고 동남 방향이다. 땅으로 오고 있고 속도는 빠르다."


"전원 전투 준비."

바칸의 외침에 병사들은 황급히 투구 따위를 쓰고 무기를 주워들었다. 그리고 신속하게 9명씩 모였다. 오크 부족에서 제멋대로 날뛰던 것에 비하면 정말 엄청난 발전이었다.


"늑대 인간!"

몬스터가 채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 톰슨이 외쳤다. 바칸이 드물게 얼굴을 크게 실룩였고 존 역시 두 눈이 뜨겁게 불탔다.


"다리와 팔과 목 그리고 옆구리를 조심해라. 늑대 인간이 물기 좋아하는 부위다. 그리고 앞발 발톱은 주로 얼굴과 목을 노린다. 전달!"

바칸의 말을 이해한 병사는 같은 조원에게 알기 쉽게 해석했다. 들은 사람이 없는 조는 옆에 조가 알려줬다. 늑대 인간들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병사들은 모두 뭘 조심해야 하는지 알았다.


존이 가장 먼저 튀어 나갔다.

"톰슨, 넌 저격해."

바칸의 설계도대로 링이 석궁 하나 만들었다. 줄만 빼면 화살마저 금속으로 만든 매우 정교한 무기였다. 톰슨은 바칸 지시대로 석궁에 살을 장전한 다음 저격할 기회만 노렸다.


바칸은 존을 둘러싼 늑대 인간 중 덩치가 가장 작은놈을 공격했다. 덩치가 작을수록 몸놀림이 빠를 확률이 높다. 존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스타일이었다.


존의 메이스가 늑대 인간 어깨를 스쳤다. 머리를 노렸는데 상대가 피했다. 가죽이 조금 떨어져 나간 어깨는 순식간에 아물었다.

작은 상처는 늑대 인간 역시 회복이 트롤 못지않았다. 큰 상처라면 회복에 시간이 걸려 트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남은 늑대 인간이 틈을 타 존을 공격했다. 존은 방패를 들어 공격을 막았다. 늑대 인간은 방패의 단단함과 존의 힘을 뚫지 못했다.

그사이 회복한 늑대 인간이 다시 덤비자 존은 메이스로 공격했다. 왼쪽 늑대 인간은 방패로 막고 오른쪽 늑대 인간은 맞공격으로 처리했다.


존의 훌륭한 대처를 확인한 바칸은 움직임을 한층 빠르게 했다. 바칸이 빨라지자 늑대 인간도 속도를 높였다. 바칸은 질세라 공격 속도를 더 빠르게 했다.

17세는 대부분 인간의 육체 능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나이다. 지난여름부터 급성장한 육체 능력이 늑대 인간을 상대로 폭발했다. 육체적으로 떨어지는 부분은 기술로 메꿨다.


주먹이 늑대 인간 얼굴을 때렸다. 피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맞았다. 타격은 예상보다 훨씬 약했다. 얼굴 맞고 화난 늑대 인간이 반격하기도 전에 상대는 주먹을 회수했다.

이마, 콧등, 뺨, 턱, 관자놀이와 목을 합쳐 바칸에게 맞은 게 수십 번이다. 어느 한 번도 늑대 인간에게 제대로 된 타격을 주지 못했다. 자존심은 완전히 뭉개버렸지만.


늑대 인간 눈에 보름달이 떠올랐다.


'흥분했다. 이번에 간다.'

바칸은 상체를 흔들어 늑대 인간의 연속 공격을 피했다. 발톱을 피하느라 고개를 젖히며 투구에 가려졌던 바칸의 목이 훤히 드러났다.

늑대 인간이 입을 크게 벌려 바칸 목을 물어왔다. 바칸은 목 대신 어깨를 내주며 처음으로 심장을 공격했다.


트롤도 어쩌지 못한 금속 갑옷이다. 늑대 인간의 치악력이 강하고 이빨도 날카롭다곤 하지만, 금속 갑옷을 뚫을 정도는 아니었다.

공격에 실패한 늑대 인간과 달리 바칸의 브레이크 하트는 제대로 먹혔다. 늑대 인간의 심장이 강한 타격에 모양이 찌그러졌다.

피가 정맥으로 역류하자 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웠다. 위기를 느끼자 늑대 인간의 눈에 뜬 보름달이 붉게 물들었다.

어느새 주둥이가 길게 튀어나오고 귀가 발딱 섰다. 이빨이 길어지고 발톱이 커졌다. 손목과 발목도 굵어지고 허리는 오히려 얇아졌다.


늑대 인간의 눈동자는 갑자기 옆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바칸의 움직임을 따라갔다. 그때 13센티 길이의 금속 화살이 소리 없이 날아와 심장에 박혔다. 화살이 박힌 후에야 활줄이 팅 하고 튕기는 소리를 냈다.

심장에 화살이 꽂힌 늑대 인간은 바칸에게 제압당했다. 바칸은 질긴 넝쿨을 쪼개서 꼰 밧줄로 늑대 인간을 포박했다.


"몸에 이빨 자국이 있는지 잘 살펴. 이빨 자국 보이면 바로 죽여서 피 뽑아."


작가의말

톰슨 : 제군들. 중대장은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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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격변하는 정세 +8 19.09.28 786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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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보나르 대목장 +12 19.09.27 784 4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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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영지 구획 +14 19.09.06 1,080 65 12쪽
43 마나의 비밀 +12 19.09.05 1,074 73 12쪽
42 장신구 경매 +18 19.09.04 1,096 61 12쪽
41 찾아오는 손님들 +4 19.09.04 1,040 62 12쪽
40 늑대 인간 +10 19.09.03 1,091 58 12쪽
» 영역 다툼 +6 19.09.02 1,072 50 12쪽
38 영지의 체제 +10 19.09.01 1,098 53 12쪽
37 이식 수술 +12 19.08.31 1,080 57 12쪽
36 희귀 몬스터 +6 19.08.30 1,085 55 12쪽
35 축제를 열다 +2 19.08.30 1,093 60 12쪽
34 만선으로 귀환 +6 19.08.29 1,111 55 12쪽
33 비나크 공작 +11 19.08.28 1,138 6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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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마나 수련법 +14 19.08.25 1,170 65 12쪽
29 창공의 지배자 +8 19.08.24 1,146 5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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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얽히고 설키고 +6 19.08.20 1,234 55 12쪽
24 담판을 짓다 +12 19.08.19 1,240 54 12쪽
23 각자의 꿍꿍이 +6 19.08.18 1,244 58 12쪽
22 복병이 나타나다 +4 19.08.17 1,265 60 12쪽
21 귀족가의 사정 19.08.17 1,330 55 12쪽
20 사람인가 19.08.16 1,320 60 12쪽
19 베르크의 자작 +8 19.08.15 1,328 59 12쪽
18 추격과 도주 +7 19.08.14 1,360 59 12쪽
17 사냥이 끝나면 +6 19.08.13 1,377 68 12쪽
16 마을 건설 +2 19.08.12 1,398 62 12쪽
15 기사의 출현 +6 19.08.11 1,425 65 12쪽
14 신의 은총 +2 19.08.10 1,474 61 12쪽
13 작전 성공 19.08.09 1,499 64 12쪽
12 분리 작전 +2 19.08.08 1,535 6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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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길드와 거래 +9 19.08.03 1,832 81 12쪽
6 오크 타투 +4 19.08.02 1,917 70 12쪽
5 세븐 브레이크 +17 19.08.01 2,033 78 12쪽
4 오크 사냥 +8 19.07.31 2,205 80 12쪽
3 돈이 필요해 +8 19.07.30 2,516 75 12쪽
2 고블린 마을 +7 19.07.29 2,985 94 12쪽
1 운명 강탈 +32 19.07.28 4,878 1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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