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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화佳樺 '이용' 입니다.

타천(他天)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가화佳樺
작품등록일 :
2015.12.27 10:19
최근연재일 :
2016.06.12 18:05
연재수 :
201 회
조회수 :
236,325
추천수 :
5,740
글자수 :
1,122,852

작성
15.12.02 08:30
조회
6,070
추천
127
글자
17쪽

제 4 장 연쇄 살인

DUMMY

빛이 들지 않는 사무실이다. 넓은 창문에 드리워진 블라인드가 모두 내려와 있다. 지금이 낮 시간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사무실의 주인은 어지간히 빛을 싫어하는가 보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질 즈음 보이는 실내 모습에는 분명 사람들이 있다.

넓은 실내에 개인용 책상이 보인다. 그 앞으로 커다란 타원형의 탁자가 놓여있다. 꽤나 높은 직급의 사람이 사용하는 사무실로 보인다.

책상에 앉아 있는 사람의 목소리가 낮게 울린다. 나이는 상당히 들어 보이는 목소리다.

“실험체 IT68이 탈출했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질문에 답을 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굵고 힘이 있다. 어둠 속을 유심히 살피자 그의 형체가 어렴풋이 보인다. 강건한 체격을 지녔다. 체격만으로는 진월보다 더 커 보인다. 책상에 앉아 있는 자가 분명 그의 윗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주눅 들어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보안을 뚫고 나올 수 있었지?”

“유전자의 이식이 전혀 뜻밖의 능력까지 발현시킨 것으로 분석됩니다. 화면을 한번 보십시오.”

“…….”

어둠 속에 번쩍이는 화면이 들어온다. 화면 속에는 아주 깔끔한 연구 시설의 내부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이 출입문 쪽으로 걸어온다. 감시카메라가 있는 곳을 올려다본다. 흰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는다. 그 모습이 자못 섬뜩하기도 했다.

책상에 앉아 있던 자가 묻는다.

“저 연구원은?”

“저 자가 바로 ‘그’입니다.”

“변형까지…….”

그들의 대화는 이후 한참을 이어진다. 논의할 사항이 상당히 많은가 보다.

잠시 후 결론에 이른 듯 책상에 앉은 자가 지시를 내린다.

“죽은 연구원들의 보호자에게는 적당한 보상을 지시하게. 현 시간부로 연구 시설은 폐쇄하도록 하고.”

“폭발 사고로 위장하겠습니다.”

“그래. 그게 좋겠군. 도망간 놈은 빠른 시간 내에 회수해야 하네. 안된다면 제거해야겠지.”

“알겠습니다.”

그들의 대화가 끝났다. 강건한 체격의 남성이 움직인다. 사무실의 문이 아닌 아무 것도 없는 벽을 향해 걸어간다. 벽을 향해 걸어가서 뭘 어떻게 하겠단 것일까? 그러나 그가 벽 앞에 서자 매끈한 벽면이 소리 없이 열린다.


* * *


고만고만한 높이의 빌딩들이 양재대로를 따라 죽 늘어서 있다. 그 건물들 중 빌라처럼 보이는 5층짜리 건물이 보인다. 얼마 전에 단장을 마친 듯 창틀과 유리가 새것처럼 반짝거린다. 중앙 현관에는 셔터가 내려져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셔터 뒤의 현관문 또한 자동문인데 어두워 안을 볼 수 없다.

건물이 특이해 지하 주차장이 5층까지 지어져 있다. 지하주차장 입구에도 차단막이 설치되어 있어 지정된 사람이 아니면 출입할 수 없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간혹 들고나는데 모두 정문이 아닌 지하주차장을 통해 움직인다.

내부로 들어가자 어떤 칠도 되어 있지 않은 시멘트벽이다. 차단막을 통과한 후 얼마 가지 않아 튼튼한 철제빔으로 틀이 만들어져 있고 두꺼운 두께의 강화 유리로 격벽이 만들어져 있다. 지상은 생활공간이 대부분이고 지하 3층부터 아래로 3개 층이 업무를 보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중 가장 썰렁함이 돋보이는 큰 사무실에 국장과 진월이 앉아 있다.

“이 팀장!”

“그냥 진월이라고 부르십시오.”

“그래도 자네 직책이 있는데. 부하 직원들 앞에서는 위계를 위해서라도 직급을 불러야 돼.”

“지금은 둘만 있습니다.”

“말꼬리 잡는 데는 천부적인 자질을 지니고 있구나.”

“부른 이유나 말씀하시지요.”

“음. 이놈이고 저놈이고 정나미가 없어. 팀원들과는 조금 친해졌느냐?”

“시간이 해결해주겠지요.”

“허! 강희가 정식으로 도전을 했다던데? 결과는 어떻게 됐느냐?”

“…….”

“왜? 말을 할 수 없는 것이냐? 아니면 하기 싫은 것이냐?”

“…….”

“국장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는 것도 항명이다.”

“뻔히 알면서 물어보시는 이유가 뭡니까? 민서가 지켜봤으니 물어보십시오. 아니 이미 보고했겠군요. 전입 직원이니 저에 관계된 것은 뭐든 파일링 해서 올리지 않습니까?”

“크흠. 네 입으로 듣고 싶어서 그러지. 그래도 민서라고 이름을 부르는 것 보니 좀 가까워지긴 했나 보구먼.”

“그걸 듣자고 부르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사건이라도 있습니까?”

“음.”

진월의 물음에 국장의 표정이 진중해진다. 이제까지의 장난스런 중노인의 모습은 사라졌다. 엄숙함까지 흐를 정도다.

“감찰부에서 연락이 왔다. 최근 의문의 죽음이 연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의문의 죽음이라면 무얼 뜻하는 겁니까?”

“우선 파일 안의 사진을 봐라.”

진월은 건네진 파일 안의 사진을 한 장 한 장 유심히 살핀다.

그런 그를 향해 국장의 설명이 곁들여진다.

“최근에 발생한 3건의 죽음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과학수사원의 보고서다. 현재까지 발생한 원인미상 건들을 보면 죽은 자들은 모두 남성이다. 첫 번째 희생자는 가족들이 발견했다. 거실에 나와 보니 죽은 남성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고 한다. 이상한 점은 물속에 빠진 것처럼 흠뻑 젖어있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의 폐에는 물이 가득 차 있었다. 한마디로 표현해 거실에서 익사를 한 것이지. 두 번째 희생자의 경우는 회사에서 당직을 서던 45세 남성이다. 그는 누운 자세 그대로 불에 타 죽어 있었다. 마치 자연 발화라도 한 것처럼 뼈까지 다 타버리고 하얀 재만 남아있었다. 세 번째 사망자의 경우는 정말 특이하지. PC방에서 밤을 새워 게임을 하던 이십대 중반의 청년이다. 외부로 나간 흔적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사인이 뭔지 유추할 수 있겠나?”

“사진 상으로는 외상으로 보이는군요.”

“맞아. 전신의 다발성 열상 및 좌상, 직접적인 사인은 내부 장기의 다발성 손상에 의한 출혈이다.”

“그렇다면 PC방에 가만히 앉아 있던 사람의 직접 사인이 큰 사고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병명으로 죽었다는 의미군요.”

“그렇지.”

“저희에게 배당된 사건입니까?”

진월의 물음에 국장은 고개를 끄덕인다.

“경찰의 전적인 협조가 있을 것이다. 너희 신분증은 정보원 산하 감찰부 소속으로 되어 있다.”

“최근 발생한 사건 파일들을 살펴보니 이런 사건들의 빈도가 상당히 많아진 것 같습니다. 연결점이라 유추되는 것은 없습니까?”

“없지는 않지.”

“그렇다면 뭔가……?”

“어떤 한 단체 또는 기업의 연구시설과 관계가 있다고 본다. 아니라면 국가가 개입되어 있을 수도 있고…….”

“국가라면?”

“우리나라일 수도 있고 다른 나라일 수도 있겠지. 어찌됐든 특이한 점은 발생한 사건들의 범인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보다 꼭 한발 먼저 나서서 흔적을 지우는 자들이 있어.”

“그들과 조우한 적은 있습니까?”

“흔적만 느꼈지.”

“흔적이라면……?”

말을 잇던 진월은 팀원 중 한명이 떠오른다. 바로 설창민이다.

나이는 20세로 가장 어리다. 체격도 작고 유약했다. 하지만 그의 능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오감과 관련이 있는 능력을 지녔다. 뛰어난 시각, 후각, 청각을 지녔고 세 가지 감각이 결합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세 가지 감각이 공명하며 현장에서 벌어진 장면을 연상할 수 있는 능력이 발현된다. 약점이 있다면 흔적이 사라지기 전까지 가능하며 최대 24시간 이내에 벌어진 것에 대해서만 가능했다.

“자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창민이가 흔적을 느끼긴 했어. 그런데 묘한 것이 상대의 모습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지. 마치 뿌연 안개 속을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야.”

“분명 수사를 방해하는 자들이 있군요.”

“어떤 단체가 되었건 뭔가를 꾸미고 있고 그 흔적을 지우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

“문제라면 그들 또한 능력을 지니고 있고 더 뛰어날지도 모른다는 해석도 가능하군요.”

“음.”

진월의 문제제기에 국장 또한 고개를 끄덕인다. 국장은 진월을 보며 말한다.

“우선 이제껏 잡지 못한 그들의 꼬리를 잡아야 한다. 현장 조사부터 다시 실시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 * *


의문의 죽음이 발생한 회사의 당직실에는 아직까지 출입금지 띠가 붙어있다. 띠를 제거한 후 실내로 들어서자 사망자가 누워있던 자리를 표시한 하얀 선 이외에는 특별히 눈에 거슬리는 모습은 없다.

당직실 내로 들어선 요원은 진월을 포함해 셋뿐이다. 오민서, 설창민이 따라 들어온다. 최탑과 강희는 원래 현장 분석과는 거리가 먼 이들이다.

이미 주택에서 익사해 죽은 이와 PC방을 들렸다가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다.

진월은 사건 현장 세 곳 모두 특이점이라 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옆에 있던 민서도 마찬가지인지 창민을 보며 묻는다.

“창민아, 네가 느끼기에는 특이할 만한 점이 있니?”

“글쎄요? 이건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버려서 제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네요.”

“그렇지? 경찰도 바보가 아닌 한 증거가 있다면 찾았겠지.”

“오민서!”

“네. 팀장?”

“사건 일자가 정확히 언제지?”

“오늘이 8월 21일이니까, 정확히 15일 전입니다.”

“과학수사원을 거친 후 넘어온 건인데 생각보다 얼마 지나지 않았군. 현장 검증은 다음 날이었고 이후 몇 차례 재검증, 최소한 일주일 정도는 이곳에 아무도 출입하지 않았다는 의미일 텐데…….”

“왜 그러세요? 뭔가 이상한 것이라도 있어요?”

오민서의 물음에 진월은 미미한 고갯짓만 할 뿐이다.

진월의 시선은 장판이 깔린 침상 모서리 부분을 보다가 쿠션에 시선을 준다. 쿠션 또한 불에 타 있다. 특이한 점이라면 사망자가 기대고 있던 부분만 녹아들어간 것처럼 타있다는 것이다. 불길이 크게 옆으로 번지지 않은 것은 아주 강한 열에 빨리 타들어갔으며 연소체가 다 소진되어버렸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천천히 주변을 살피던 진월이 민서를 향해 묻는다.

“이 사건 현장의 마지막 조사일이 언제지?”

“파일 상으로는 8월 12일입니다.”

“9일 전이면 먼지가 쌓이는 것이 정상인데…….”

진월의 시선이 침상 모서리로 다시 향한다. 민서와 창민의 시선도 따라 움직인다.

모서리 부분에 길게 마감된 짙은 갈색의 안전 바 위에 앉아있는 먼지가 옅은 회색으로 보인다. 바의 끝부분, 바끼리 연결되는 부위에 모두의 시선이 고정된다.

마치 뭔가 중요한 것을 발견한 듯 창민이 소리친다.

“어! 저기만 먼지가 없어요.”

“누군가 최근에 다녀갔다는 말이군요.”

창민과 민서, 둘 다 새로운 것을 발견한 것에 들뜬다. 하지만…….

“기록에 남기지는 않았지만 우리 측 형사들일수도 있지 않을까?”

“그럴 수도…….”

창민은 뭔가 흔적을 찾았다고 좋아하다가 진월의 추측에 맥 빠진 듯 얼버무렸다.

진월은 창민의 그런 반응이 재미있는지 피식 웃는다. 둘을 지켜보던 민서도 진월의 미소가 좋은지 작게 미소 짓는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동질의식. 그것이 그들을 빠르게 가깝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진월은 다시 한 번 현장에 집중한다.

“이 사람 죽기 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보통 당직을 서면서 할 일이 없으면 TV를 보거나 음악을 듣지 않을까요?”

“민서, 네 생각은?”

“제 생각도 창민이 생각과 같아요. 하지만 이 사람의 경우는 TV를 보고 있었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싶네요.”

“왜지?”

“쿠션의 위치와 TV의 위치가 정면으로 일치해요. 누워서 자려는 자세는 절대 아니었고 등에 받치고 있는 상황에 가까운 것 같거든요.”

“흠.”

민서의 분석에 진월은 고개를 끄덕이며 TV쪽으로 다가선다. TV테두리를 유심히 살피던 진월의 동공이 순간 확 커졌다 줄어든다. 이 미세한 변화를 눈치 챈 이들은 없다.

“창민!”

“네, 팀장.”

“공명 가능하겠나?”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는데요.”

“안 돼도 괜찮다.”

“흐음~. 한번 해보지요. 손해날 것도 없는데.”

창민은 편한 자세를 취하더니 눈을 부릅뜬다. 부릅뜬 모습이 마치 사천왕상의 눈동자처럼 무섭다. 창민의 시력은 집중도에 따라 현미경 수준까지 발휘된다. 창민이 당직실 내부를 천천히 살핀다. 이 과정은 소리가 벽에 남긴 흔적을 읽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자신들이 남긴 흔적을 제거한다면 그 이전 기록을 읽어낼 수 있다. 이런 능력의 반증은 창민의 두뇌 또한 천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것을 살폈는지 창민이 이번에는 조용히 눈을 감는다. 청각과 후각에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청각은 시각으로 입력된 미세먼지에 그려진 파동의 궤적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후각은 남아있는 냄새로 생물이나 사물의 형체를 형상화한다.

진월은 호기심 어린 얼굴로 창민의 모습을 지켜본다. 다른 이들이 능력을 발현하는 모습을 이렇게 가까이서 자세히 지켜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창민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온몸에서는 땀이 증발하면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 같다. 한참을 집중하던 창민의 아미가 찡그려진다.

‘또야? 대체 이 여자는 뭐지?’

얼굴을 찡그린 채 한참을 집중하던 창민이 눈을 뜬다.

“후우~!”

“…….”

진월은 깊이 숨을 내쉬는 창민을 느긋하게 기다려준다.

“팀장님은 누군가 다녀간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아셨어요?”

“우리와 같은 추리를 한 자가 있는 것 같아서 말이야.”

진월의 손가락은 TV의 옆면을 향해 있었다.

“조심스러운 자이기는 한데, 살짝 손가락을 가져다 대기는 했어. 장갑을 끼고 있었는지 지문은 남지 않았고.”

“여자예요. 민서 누나 같은 스타일의 여성인데 자세히 보이지는 않아요. 마치 뭔가가 그 여자를 둘러싸고 있는 것 같아요.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마치 바람 같아요.”

“바람 같다?”

“엄청 빨라요. 그리고 그 여자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무슨 막 같은 것이 항상 보호하고 있어요.”

“항상? 네 말은 전에도 본 적이 있다는 말이냐?”

“네. 우리 사건 현장을 역추적하다 보면 보이는 흐릿한 인물이 바로 그녀였어요.”

“범행을 저지른 자가 따로 있고 그것을 추적하는 자들이 있다? 알 수 없는 자들이군. 그 자들이 우리 쪽 사람일 가능성은 없을까?”

“우리 쪽 사람일 가능성은 극히 낮아요. 흔적을 은폐하는 것을 봤거든요. 범행을 저지르는 사람을 옹호하는 듯한 행동이 많았어요.”

“흠.”

진월은 고민에 빠진 듯 조용히 생각에 잠긴다.

‘우선 범인의 흔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범행 이후 7일간 이어진 범행은 없다. 범인을 뒤쫓는 자들이 어떻게 우리보다 한발 앞서 현장에 나타나는지에 대한 의문도 해결해야 한다. 내부에 동조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생각을 마친 진월은 민서와 창민을 본다.

“세 사건의 공통점이 뭐가 있을까?”

“글쎄요?”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사건 아닌가요? 전 범인이 동일인인지도 의심스러워요.”

“분명 동일인이다.”

진월의 확언에 프로파일러 역할을 하는 민서가 의아한 듯 되묻는다.

“팀장은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세요?”

“세 사람은 죽기 전에 동일한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동일한 행동이요?”

“…….”

되물음에 진월은 답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인다.

“뭔데요?”

“우리한테도 말씀을 해주셔야 유추를 하지요.”

링~링~링~

그들의 대화는 핸드폰 벨소리로 중단된다. 민서의 전화다. 전화를 받는 민서의 예쁜 얼굴이 약간 경직된다.

“성남에 사건이 있고, 사건 발생 추정 시간은 약 이틀 전이다? 그런데 지금 즉시 사건 현장으로 와달라는 말인가요?”

전화를 받는 민서는 약간 당황한 기색이다. 전화를 끊고 나서도 별일도 다 있다는 표정이다.

“누나, 왜 그래요?”

“관할서에서 바로 전화가 왔어. 내 번호로. 신분까지 밝히면서 말이야.”

“뭐라는데요?”

“원인을 알 수 없는 살인사건이라는데?”

“어떻게 죽었는데요?”

“원룸인데 방주인 외에는 그 누구도 다녀간 흔적이 없다나? 그런데 온몸에 자상(刺傷)을 일곱 군데나 입었다는 거야.”

“우선 이동하지. 최근 이런 사건이 많이 발생해서 의심되는 건은 모두 감찰부로 보고하도록 조치가 취해져서 그럴 것이다.”

진월의 말에 민서는 뭔가 이상했다.

“잠깐만요, 팀장.”

“왜 그러지?”

“그런데 왜 팀장한테 전화가 오지 않고 나한테 오지요?”

“팀장이 그런 걸 다 할 수는 없지.”

“전화 받는 것뿐인데요.”

“전화는 비서가 받는 거다.”

“뭐라고욧?”

“창민아, 가자!”

진월은 민서의 따짐을 무시한 채 창민을 데리고 움직인다.

“팀장! 정말 이러기예요?”

“사실 내가 핸드폰이 없다.”

“뭐, 뭐라고요?”

“…….”

모두를 침묵하게 만든 진월의 한마디다.


작가의말

댓글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저녁 6시경 한편 더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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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제 86 장 의문의 일족. 16.02.19 657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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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제 83 장 몽중로(夢中路)! +1 16.02.16 711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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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제 75 장 섬으로……. 16.02.08 588 20 13쪽
75 제 74 장 해부하시지요. 16.02.07 664 19 14쪽
74 제 73 장 괴물을 뛰어넘는 괴물. 16.02.06 766 22 12쪽
73 제 72 장 전부 다 부셔주지. 16.02.05 761 19 12쪽
72 제 71 장 나찰 오환의 목적. 16.02.04 700 2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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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제 69 장 나, 너희 국장이야. 16.02.02 696 22 12쪽
69 제 68 장 민서의 위치? 16.02.01 755 2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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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제 66 장 도움이 조금 필요하다. 16.01.30 699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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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제 63 장 함 정 16.01.27 637 21 11쪽
63 제 62 장 사내한테 중요한 것. 16.01.26 730 23 13쪽
62 제 61 장 배고프다고 하잖아. 16.01.25 621 30 12쪽
61 제 60 장 수장(水葬)을 시켜주지. 16.01.24 670 27 12쪽
60 제 59 장 태워 주려고 나왔지. 16.01.23 759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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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제 56 장 흑룡 흑천 16.01.20 876 28 13쪽
56 제 55 장 어둠 속에 빛나는 눈동자 16.01.19 897 29 11쪽
55 제 54 장 물건 배달 왔습니다. 16.01.18 907 26 12쪽
54 제 53 장 내가 미안하다. 16.01.17 1,000 26 12쪽
53 제 52 장 힘 좋은 쉐인. 16.01.16 1,054 26 11쪽
52 제 51 장 나만 없으면……. 16.01.15 1,101 28 12쪽
51 제 50 장 뜻밖의 등장인물. 16.01.14 964 27 12쪽
50 제 49 장 귀천의 능력 16.01.13 931 26 12쪽
49 제 48 장 팔태신술! 16.01.12 958 28 12쪽
48 제 47 장 네가 알고 있는 노래. 16.01.11 1,047 28 12쪽
47 제 46 장 용자룡, 그는? 16.01.10 1,078 27 12쪽
46 제 45 장 전철 부장의 능력! 16.01.09 958 29 12쪽
45 제 44 장 기다리는 자가 있다. 16.01.08 953 27 12쪽
44 제 43 장 막강한 화력! 16.01.07 1,032 32 11쪽
43 제 42 장 쭈뼛거림! 16.01.06 908 33 13쪽
42 제 41 장 천운이구만 기래. 16.01.05 1,014 30 11쪽
41 제 40 장 동물, 인간, 진월! 16.01.04 1,235 29 12쪽
40 제 39 장 윙슈트! 16.01.03 912 31 12쪽
39 제 38 장 약쟁이 16.01.02 990 31 12쪽
38 제 37 장 대가리 쳐들고 그냥 쏴! 16.01.01 928 31 12쪽
37 제 36 장 훈련이냐? 실전이냐? 15.12.31 1,007 34 12쪽
36 제 35 장 차라리 잘라주세요. 15.12.30 1,189 36 12쪽
35 제 34 장 탈출 시도 15.12.29 1,105 32 12쪽
34 제 33 장 정보의 출처 +2 15.12.28 1,191 34 12쪽
33 제 32 장 속는 셈 치지. 15.12.27 1,161 34 11쪽
32 제 31 장 협상 결렬 15.12.26 1,053 37 11쪽
31 제 30 장 거 래 +1 15.12.25 1,415 38 12쪽
30 제 29 장 닉시 +1 15.12.24 1,346 35 12쪽
29 제 28 장 범인은 누구? +1 15.12.23 1,231 40 19쪽
28 제 27 장 신이 되고 싶은 자. +2 15.12.22 1,330 40 12쪽
27 제 26 장 회유, 그들이 원하는 것은……. +3 15.12.21 1,398 41 12쪽
26 제 25 장 뇌전과 붉은 속박. 15.12.20 1,282 44 20쪽
25 제 24 장 쉐인의 진실한 목적은? +2 15.12.19 1,462 48 14쪽
24 제 23 장 불을 다루는 여인. 15.12.18 1,414 47 12쪽
23 제 22 장 함정을 판 괴물들! +4 15.12.17 1,626 52 13쪽
22 제 21 장 젠장맞을 늙은이! 15.12.16 1,821 57 16쪽
21 제 20 장 침입자들! +4 15.12.15 1,806 56 12쪽
20 제 19 장 설렘을 선물하는 진월. 15.12.14 1,949 55 13쪽
19 제 18 장 거봐! 네 인생이 그런 거야. +2 15.12.13 2,125 67 16쪽
18 제 17 장 살아서 걸어갔다는 말이다. 15.12.13 1,945 65 12쪽
17 제 16 장 재주가 많군. +3 15.12.12 2,344 68 13쪽
16 제 15 장 둘은 끝나고 개별면담이다. 15.12.11 2,518 66 11쪽
15 제 14 장 신조차 죽일 수 있는 힘을……. +2 15.12.10 2,604 74 11쪽
14 제 13 장 쉐인은 스펠캐스터! +1 15.12.10 2,482 74 13쪽
13 제 12 장 광 분! +1 15.12.09 2,625 96 12쪽
12 제 11 장 푸른빛의 뇌전. +7 15.12.08 2,660 87 11쪽
11 제 10 장 구름을 타는 자. 15.12.07 3,163 88 15쪽
10 제 9 장 모두 튼튼한 놈. +3 15.12.06 3,780 116 13쪽
9 제 8 장 죽었다 살아난 자. +2 15.12.05 3,954 106 12쪽
8 제 7 장 진월의 능력! +1 15.12.04 3,988 116 12쪽
7 제 6 장 조 우 15.12.03 3,783 102 11쪽
6 제 5 장 형태변형자? +2 15.12.02 4,539 116 14쪽
» 제 4 장 연쇄 살인 +1 15.12.02 6,071 127 17쪽
4 제 3 장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상황! +7 15.12.01 7,316 17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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