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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무님의 서재입니다.

복수는 용서를 먹고 산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광무(廣武)
작품등록일 :
2018.11.13 12:17
최근연재일 :
2020.03.2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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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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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마지막회] 복수는 허무하게 끝나고

배신과 모함이 난무하는 세상 그 혼란을 잠재울 자는 누군가? 여기 복수를 위해 200년을 기다려온 자가 있다. 그의 이름으로 처절하게 복수하고, 따뜻하게 용서하는 얘기가 시작된다.




DUMMY

복수는 허무하게 끝나고



결국 십 회전을 하면서 기운의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을 키운 다음 내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들은 향후 자연무예를 익히면서 더욱 발전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가짜 황제와 부하들은 단전이 텅텅 비게 된다. 단숨에 무림절정의 고수에서 초보자가 된 것이다.

“으아아악!”

“헉! 헉! 헉! 팔도 들어 올릴 힘이 없다.”

“마...말도 아..안 돼!”

“도..도망쳐야 한다.”

이들은 하나 둘씩 도주하기 시작한다. 무진 형제와 무인들도 그건 막지 않는다.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이전처럼 무공을 무기로 다른 사람을 괴롭힐 수도 없기 때문이다. 향후 그들은 죽음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와! 우리가 해냈다!”

“우리가 중원을 지켰다!”

무림인들과 관병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덩실덩실 춤을 춘다. 그 사이 가짜 황제는 무진 부부와 대면을 한다.

“태상! 기분이 어떻소? 정녕 그대는 절대 권력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소?”

무진은 가짜 황제를 태상(太上)이라고 부른다. 200년 전에 무진이 만든 조직의 최고위직이다. 명예직이지만 오히려 무진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던 인물이다.

“다..당연하지. 네..네놈만 .... 아니었다면 내..내가 무..무림왕은 물론 지..진짜 황제가 됐을 건데...”

상황이 이 지경이 되고도 태상은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그는 폐인이 되면서 얼굴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무진의 말대로 정말 얼굴은 흉측하게 생겼다.

“죽고 싶소?”

“아..아닙니다. 전 아직 죽을 순 없습니다. 살려주십시오.”

그는 죽음이란 말에 바로 꼬리를 내린다.

“대체 언제까지 살고 싶소.”

“가능하면 오래토록..... 살려주십시오.”

“후후후후! 그건 당신 뜻대로 될 거요. 하지만 초일처럼 죗값을 치르려면 고생 꽤나 할 텐데, 괜찮겠소?”

“그..그래도 좋습니다. 시키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허허!”

“그 참!”

“이야!”

그의 말에 무진의 형제들은 기가차서 말을 못하고 헛웃음만 낸다. 이렇게 200년에 걸친 무진의 복수행(復讐行)은 마무리 된다.


균현(均縣).


무당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고장이다. 처음에는 여러 개의 작은 마을들이 만들어지더니, 사람들이 점차 모여 들면서 지금은 꽤 큰 도시가 되었다.

행복원(幸福園).

일단의 사람들이 말 그대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모여 사는 곳이다. 과거에는 주로 고아들이 살았으나 지금은 일반인들도 더불어 같이 살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농사를 짓고, 일부는 목수 일을 한다. 농산물을 팔고 남긴 이익과 집을 지어주고 얻은 수익으로 공동생활을 한다.

입구 쪽에는 고아원이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백여 가구가 옹기종이 모여 있다. 마을에는 하루 종일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에 항상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오늘은 분위기가 좀 다르다. 조금 전부터 입구 쪽이 시끄럽다. 스무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행패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흉기를 들고 아이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이곳 균현 지하세계의 새로운 지배자인 적룡파의 조직원들이다. 선두의 인상이 험악한 자가 행동대장이고, 그 뒤에서 뒷짐을 지고 있는 자는 두목이다.

“아찌! 그게 뭔 소리야? 왜, 여기 와서 돈을 달라는 거야?”

“그러게. 여긴 표국도 아닌데. 혹시 우리 원장님한테 돈을 맡겼어?”

열 살 남짓의 꼬맹이 두 명이 허리에 손을 올리고 항의를 한다. 그 뒤에 수십 명의 꼬마들이 서 있다.

“흐흐흐! 좋은 말로 할 때 대장 나오라고 해라. 안 그러면 여긴 오늘 불바다가 된다. 불바다! 알았어?”

행동대장이 도끼를 휘두르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웬 똥개가 짖느냐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다.

“철아! 이 아찌가 뭐라는 거야? 날씨도 더운데 불을 왜 피워?”

“그러게 말이야. 근데 삼촌들은 어딜 갔어?” “글쎄? 참! 아까 보니까 뒷간 청소 하고 있더라.”

“치! 어쩔 수 없이 우리끼리 처리해야겠네.”

“그러지 뭐. 근데 니가 할 거야?”

“원래 내 순서잖아? 왜, 형이 하고 싶어?”

“응! 아직 도끼는 상대를 안 해봤거든.”

“그래. 그럼 이번에는 내가 양보하지 뭐. 대신 물건은 내 거야.”

“당근이지. 그보다 철아!”

“왜, 율이 형!”

“내기는 어때?”

“무슨 내기?”

“시합을 해서 이기는 사람이 이 아찌들을 일주일만 부려먹기. 어때?” “이 아찌들을 어디다 쓰게?”

“그저께 아버지한테 벌 받은 거 생각 안 나?”

“그저께라면.... 아! 감옥에서 죄 없는 사람이라고 현령의 허락도 없이 풀어줘서 혼난 거?”

“응!”

“근데 그게 왜?”

“아버지가 나더러 통나무집을 스무 채나 지으래.”

“스무 채?”

“응!”

“형아 실력이면 금방 짓잖아?”

“근데 억울해서 짓기가 싫어졌어.”

“그래서 저 아찌들을 부려먹겠다고? 그러다 큰 삼촌한테 걸리면 어쩌려고?” “다 시키겠다는 게 아니라 보조로 좀 써 먹으려고 그래.”

“알았어. 대신 오늘은 20 대 1로 한다. 알았지?”

“야, 갑자기 다섯 명이나 더 늘리면 어떡해? 지난번에도 간신히 이겼는데.”

“왜 이러셔? 형이 실력을 감추고 있는 거 다 알거든.”

“야! 나만 그런 건 아니잖아? 너도 마찬가지고.”

“싫으면 말고.”

“누가 싫대? 가자!”

두 아이는 그냥 안으로 들어간다. 이어서 아이들도 뒤따른다. 순간 흉측하게 생긴 사내들이 당황한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모르겠어. 나이가 너무 어려서 그런지 겁이 없네.”

“일단 따라 가보자.”

이렇게 사내들도 아이들을 따라간다. 그걸 멀리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다.

“후후후! 꼭 지아비를 닮았지?”

“그러게 말입니다. 나도 다시 자식을 가질 수 있으면 저렇게 키우고 싶은데.”

“이놈아! 넌 아직도 그 욕심을 못 버렸냐?”

“그럼 사부는 다 버렸소?”

“나라고 왜 욕심이 없겠냐? 하지만 다신 옛날처럼 살긴 싫다.”

“후후후,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겐 안 통하오. 그런 말을 하면 그 놈이 좋아할 것 같소?”

“멍청한 놈! 넌 내가 그 분이 내 말을 듣고 풀어주길 원한다고 생각하니?”

“그럼 아니요?”

“쯧쯧쯧, 한심한 놈! 그게 바로 그 분과 우리의 차이야. 그 분은 오래 전부터 남의 마음을 읽지 않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떠난다고 해도 막지 않을 분이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오?”

“그 분은 우리를 구속하기 위해 데리고 있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형제들과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깨닫게 하려는 거야. 솔직히 너와 나 같은 사람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가정해봐라. 그게 어떤 세상이 되겠니? 내가 생각해도 그런 세상은 무섭다. 의심과 감시, 그리고 배신이 판치는 세상. 넌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냐? 물론 내가 최고의 위치에 오르면 그런 건 상관없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런 놈들 치고 제왕의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는 놈이 있더냐?”

이들은 초일과 그의 사부인 태상이다.

“으음!”

초일은 사부의 말에 대꾸를 못한다. 이들은 지금 행복원에서 문지기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행복원의 온갖 허드렛일은 두 사람이 처리한다. 그런데도 불평 한 마디 하지 않고 10년 넘게 버티고 있다.

“난 지금이 내 평생 가장 행복하다. 이젠 그 분이 떠나라고 해도 여기 있을 거다. 저 아이들을 돌보면서.”

태상은 그렇게 말하곤 사내들을 따라서 행복원 안으로 들어간다.

“으음!”

초일은 그 자리에 한참을 서 있더니 한쪽 구석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명상에 든다. 그렇게 그는 무려 일주일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한편 안으로 들어온 아이들은 놀이터에 모이더니 두 패로 나눈다. 말이 두 패지 20 대 1 이다. 철이라는 아이를 중심으로 해서 스무 명이 모이고, 그 반대편에 율이라는 아이 혼자 서 있다.

“준비됐지?”

“됐다!”

“좋아. 오늘은 뭐로 할 거야?”

“형은? 난 요 며칠 번개를 익혔어. 확인해보고 싶어.”

“번개? 그럼 우리도 같은 걸로 할래?”

“니들도 우리 어머니한테 배웠어?”

“고모가 작년부터 가르쳐 줬어.”

“설마 가르치면서 날 이겨먹으라고 한 건 아니지?”

“그걸 어떻게 알았어?”

“아이고, 엄마라는 양반이 맨날 아들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야. 니들 각오해라. 오늘 이 형님이 니들에게 화풀이를 좀 해야겠다.”

“이거 왜 이러셔? 애들 눈빛을 봐라. 우리도 오늘만큼은 꼭 이길 거야.”

“당연하지. 이번에도 율이 형이 이기면 대장으로 인정한다.”

“나도 인정한다.”

“우리 모두 인정한다.”

“못 이기면?”

“그거야 다음 판에서 결판을 내야지.”

“자, 시작한다. 이여업!”

“우리도 간다!”

이제 겨우 열 살 정도가 된 애들이 벌써 자연무예를 익히고 있다. 호란이 이전에 말했듯이 자연무예는 영혼이 순수한 사람일수록 더 쉽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이 훨씬 더 빨리 익힌다. 그렇다고 그냥 쉽게 한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부모들이 배운 만큼이나 열심히 했다.

율이는 무진 부부의 아들이고 열한 살이다. 철이는 열 살로 일초의 아들이다. 나머지 아이들은 무진 형제들의 자식들이다. 나이는 대부분이 아홉 살과 열 살이고, 남녀의 비율이 거의 비슷하다.

율이와 철이의 지휘 아래 양측은 자연무예를 펼친다. 특히 철이 측은 서로 손을 잡고 기운을 공유한다.

크르르르르르릉!

아이들이 하늘을 향해 손을 들어 올리자 갑자기 멀쩡하던 하늘에 서서히 구름이 모여들어 먹구름을 만든다.

한편 그 광경을 지켜보던 적룡파의 조직원들은 어리둥절해한다.

“갑자기 왜 이러지? 대장! 비가 올 것 같습니다.”

“비가 대수냐? 넌 저런 걸 본 적 있어?”

“먹구름 말입니까? 저런 거야 많이 보죠. 아얏! 혀..형님. 아니, 두목!”

두목은 주먹으로 행동대장의 머리를 때린다.

“멍청한 놈, 우린 오늘 목숨을 걸어야 한다.”

“예에?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너 내가 적마교 출신인 거 알지?”

“당연히 알죠. 그거야 말로 우리 적룡파의 자랑이죠. 오죽하면 이름에도 적(赤)자가 들어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게 왜요?”

“저런 건 적마교의 총사는 물론이고, 교주도 하지 못했다. 아니 저런 무공이 있단 소릴 들어본 적도 없다.”

“그건 지금 아이들이 구름을 모으고 있단 말씀입니까?”

“그게 아니면? 우린 오늘 우리 발로 호랑이 굴로 들어온 것이다.”

“예에?”

“오늘 부로 적룡파는 영원히 사라진단 말이다.”

“그럼 도망쳐야죠. 어서요!”

호랑이 굴이라는 말에 행동대장은 어쩔 줄을 모른다. 벌써 도망칠 궁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발을 움직이지 못한다. 무형의 기운이 그들의 발을 묶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허억!”

두목은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다 뒤쪽에서 애들을 지켜보는 태상을 확인하곤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덜덜덜덜덜덜....!

태상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형의 살기에 전신이 난도질당한 것이다. 태상이 죽이고자 했다면 이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잠시 후, 태상이 기운을 거두자 적룡파의 조직원들은 모두 그 자리에 쓰러진다. 그 상태로 이들은 아이들의 무공 대결을 지켜본다.

태상은 몇 년 전에 무공을 회복했다. 무진도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일체 말하지 않고 있다. 지금 초일도 명상을 통해서 무공을 회복하는 중이다. 사부인 태상의 말을 듣고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번쩍! 번쩍! 쿠아아앙! 쾅! 쾅! 쾅! 쾅! 쾅쾅쾅!

양쪽의 먹구름이 부딪히는 순간 번개가 발생하고, 그것이 공중에서 충돌하면서 균현 일대는 마치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크게 흔들린다. 그런 과정을 연이어 다섯 번을 반복하더니 서서히 먹구름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이야! 우리가 이겼다!” “우리가 처음으로 율이 형을 이겼다!”

“율이 형! 패배를 인정하시오.”

철이의 말대로 그들은 두 걸음만 밀려났지만, 율이는 무려 다섯 걸음이나 물러나 있다. 그의 패배가 명백하다.

“그래. 내가 졌다. 앞으로 한 달 동안은 내가 식사당번이다.”

“와아! 이게 얼마만이냐?”

“내 기억으론 오 년 만에 처음이야. 처음!”

이 말은 오 년 전부터 이런 대결을 해왔다는 말이다.

“수고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식사당번이 계속 내 차지가 되도 좋다.”

“하하하! 그런 의미에서 우리 수련을 할까요?”

“그래. 오늘은 숲속에서 생사무 연습 어때?”

“좋습니다!”

“단 내력은 안 된다.” “당근이죠. 갑시다!”

이렇게 아이들은 뒷산을 향해 달린다. 그 뒤를 적룡파의 조직원들이 힘없이 따라간다. 잔뜩 주눅이 든 채로.

이때 뒤쪽의 거대한 나무 위에는 일단의 사람들이 앉아서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무진 부부와 일초이다.

“오라버니 생각은 어떠세요?”

호란이 일초의 생각을 묻는다.

“아가씬 율이가 졌다고 생각하세요?”

일초는 호란의 아들인 무율이 일부러 졌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하는 소리예요. 동생들을 배려하는 건 좋지만, 저러다 자만하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 그래요.”

“아가씨도 참! 자식이 생기니까 마음이 약해지신 겁니까?”

“무슨 말씀이에요?”

“저 얘들은 지금 우리 나이 때와 비교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은 경지에 올라 있습니다. 다 잘난 부모들 때문이죠. 그래서 걱정하시는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지금 애들이 율이가 양보한 걸 모른다고 생각하세요?”

“예에? 얘들이 알고 있단 말씀이에요?”

“그러니까 이기고도 율이를 대장으로 인정하는 거죠? 오히려 이전보다 더 율이를 따를 겁니다. 사실 율이 저 놈을 보면 두 분이 미워지기도 합니다. 대체 저 나이에 겸손하기까지 하면 어쩝니까?”

“난 생각이 다르다.”

이때 또 한 사람이 나타난다. 바로 태허이다.

“그건 뭔 소리요?”

“생각을 해봐라. 만약 율이를 비롯한 저 놈이 겸손을 배우지 못하고, 자신들의 능력을 확인하려고 여길 뛰쳐나가봐라. 그 땐 어떡할래? 정말 우리도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건 태허의 말이 맞다. 이제 우리의 여생은 저 아이들의 재능을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눠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치는 데 바쳐야 한다. 알았느냐?”

“명심하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대형의 가르침을 받는 한 그리 될 것입니다.”

“그래. 난 지금의 생활이 너무 좋다. 이 행복을 깨뜨리고 싶지 않다. 근데 요즘 통 애들 얼굴을 볼 수가 없네. 다들 어딜 갔냐?”

무진은 왕명과 조충을 비롯한 동생들을 찾는다.

“모르셨소?”

“뭘?”

“요즘 구파일방과 사대세가는 물론이고, 중소문파까지도 형님을 찾느라고 혈안이 돼 있소. 그걸 무마하느라고 애들이 고생이 많소. 심지어 대소쌍불조차도 동분서주하고 있소.”

“그 참! 1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러냐? 우린 변장까지 했는데.”

“그래서 앞으론 우리도 변장을 할 생각이오.”

“그렇다고 모두 여기에만 있을 순 없잖아요?”

호란이다. 혹시라도 이런 생활에 맞지 않은 형제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우리끼리 의논을 해봤습니다.”

“그래서?”

무진도 관심을 보인다.

“아직 돌아가겠다는 친구는 없지만, 어린 동생들은 자유롭게 해줄 생각입니다. 대형 생각은 어떠십니까?”

“그래. 그게 좋겠다. 우리 같은 늙은이들도 가끔은 무림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데, 아이들이야 어떻겠니? 그렇게 하자.”

“알겠습니다.”

“근데 몸이 근질거리지 않니?”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대형을 찾았습니다.”

“후후! 좋다. 오늘은 집짓기 내기 어떠냐?”

“이거 너무 노골적으로 아들 편을 드는 거 아닙니까?”

일초가 불평을 토로한다. 율이가 집짓기 벌을 받은 걸 두고 한 말이다.

“사돈 남 말 하시네. 너 지난 번 철이 놈이 벌로 절벽에 불상을 열 개 만들기로 한 거 잊었냐?”

“그...그게 무슨 말씀이오?”

일초는 찔리는 게 있는 말을 더듬는다.

“흐흐흐! 오리발을 내미시겠다고? 열 개 중 네 놈이 다섯 개나 만들어준 걸 모를 줄 알고?”

“그..그걸 어떻게 아시우?”

“이놈아, 해주려면 철이 거랑 비슷하게 만들어야지. 그게 아홉 살짜리 애가 만든 불상이냐?”

“낄낄낄! 형님도 아시다시피 애 기르는 게 마음대로 안 됩디다. 벌을 받고 나니까 지 엄마가 걱정이 돼서 잠을 못 자고 거요. 그러니 내가 어쩌겠소? 과거에 지은 죄도 많고.... 미안하오.”

“분위기 참 좋다. 그럼 나도 이참에 우리 홍이 닮은 딸이나 하나 낳아볼까?”

태허까지 나서서 자식 타령을 한다.

“이거 왜 이러시오? 요즘 형 집 주위에 보약 냄새가 진동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던데. 그뿐인가요? 하루가 멀다하고 태산장에 서찰을 보낸다면서요?”

태산장은 태허의 본가로 지금은 제자이자 사위인 홍명이 장주로 있다.

“왜요?”

“후후후, 그거야 아이 갖는 보약을 만들어 보내라는 거죠.”

“호호호! 그런 거라면 정랑에게 부탁해야죠. 태허 오라버닌 몰랐던 모양이네.”

“뭘 요?”

“형제들이 모두 정랑의 만든 보약을 먹고 아이를 가졌단 거요.”

“예에? 아가씨도 참! 그렇게 중요한 정보를 이제 주시면 어떡해요? 우린 지금 무지하게 급하단 말이에요. 대형! 어떻게 좀 안 되겠습니까? 저도 좀 살려주세요.”

“홍이의 등살이 무서운 모양이구나.”

“말도 마십시오. 내가 부실해서 그렇다며 잔소리를 시작하면 기본이 한 시진입니다. 한 시진! 흐흐흐흑!”

“호호호! 우리 오라버니 불쌍해서 어떡해? 정랑, 홍이 언니 나이를 생각해서 아예 쌍둥이를 낳을 수 있는 약으로 만들어주세요.”

“저 놈 하는 걸 봐서.”

“그런 거라면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아가씨가 둘째를 낳으시면 제가 매일 안아주고, 재워주고, 기저귀도 갈고 다 하겠습니다.”

지금 호란은 둘째를 가졌다. 태허는 핵심을 파고든다. 반응도 괜찮다.

“그런 마음이라면 당연히 부탁을 들어줘야지. 쌍둥이로!”

“감사합니다. 대형!”

“하하하하하...! 호호호호...!”

이렇게 무진부부와 형제들은 그들의 꿈인 행복을 찾는데 성공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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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회] 복수는 허무하게 끝나고 +5 20.03.26 2,008 21 19쪽
518 어둠은 서서히 걷히고 +4 20.03.25 1,279 16 11쪽
517 반격은 시작되고 – 137 +4 20.03.24 1,150 20 11쪽
516 반격은 시작되고 – 136 +4 20.03.23 1,144 17 11쪽
515 반격은 시작되고 – 135 +6 20.03.22 1,070 15 11쪽
514 반격은 시작되고 – 134 +2 20.03.21 1,090 13 11쪽
513 반격은 시작되고 – 133 +4 20.03.20 1,095 15 11쪽
512 반격은 시작되고 – 132 +4 20.03.19 1,050 14 11쪽
511 반격은 시작되고 – 131 +4 20.03.18 1,136 13 11쪽
510 반격은 시작되고 – 130 +4 20.03.17 1,141 13 11쪽
509 반격은 시작되고 – 129 +4 20.03.16 1,139 14 11쪽
508 반격은 시작되고 – 128 +6 20.03.15 1,080 16 11쪽
507 반격은 시작되고 – 127 +4 20.03.14 1,088 14 11쪽
506 반격은 시작되고 – 126 +4 20.03.13 1,132 17 11쪽
505 반격은 시작되고 – 125 +4 20.03.12 1,126 15 11쪽
504 반격은 시작되고 – 124 +6 20.03.11 1,177 15 11쪽
503 반격은 시작되고 – 123 +4 20.03.10 1,172 16 11쪽
502 반격은 시작되고 – 122 +4 20.03.09 1,133 18 11쪽
501 반격은 시작되고 – 121 +6 20.03.08 1,201 17 11쪽
500 반격은 시작되고 – 120 +4 20.03.07 1,353 18 11쪽
499 반격은 시작되고 – 119 +5 20.03.06 1,238 20 11쪽
498 반격은 시작되고 – 118 +4 20.03.05 1,142 20 11쪽
497 반격은 시작되고 – 117 +4 20.03.04 1,156 17 11쪽
496 반격은 시작되고 – 116 +4 20.03.03 1,196 17 11쪽
495 반격은 시작되고 – 115 +4 20.03.02 1,210 19 11쪽
494 반격은 시작되고 - 114 +4 20.03.01 1,152 17 11쪽
493 반격은 시작되고 – 113 +4 20.02.29 1,125 16 11쪽
492 반격은 시작되고 – 112 +4 20.02.28 1,136 17 11쪽
491 반격은 시작되고 – 111 +4 20.02.27 1,214 18 11쪽
490 반격은 시작되고 – 110 +4 20.02.26 1,172 19 11쪽
489 반격은 시작되고 – 109 +4 20.02.25 1,166 19 11쪽
488 반격은 시작되고 – 108 +4 20.02.23 1,140 18 11쪽
487 반격은 시작되고 – 107 +4 20.02.22 1,182 17 11쪽
486 반격은 시작되고 – 106 +8 20.02.21 1,114 18 11쪽
485 반격은 시작되고 – 105 +4 20.02.20 1,207 21 11쪽
484 반격은 시작되고 – 104 +4 20.02.19 1,215 18 11쪽
483 반격은 시작되고 – 103 +4 20.02.18 1,176 18 11쪽
482 반격은 시작되고 – 102 +8 20.02.17 1,231 18 11쪽
481 반격은 시작되고 – 101 +4 20.02.16 1,239 17 11쪽
480 반격은 시작되고 – 100 +4 20.02.15 1,295 18 11쪽
479 반격은 시작되고 – 99 +4 20.02.14 1,236 17 11쪽
478 반격은 시작되고 – 98 +4 20.02.13 1,194 16 11쪽
477 반격은 시작되고 – 97 +4 20.02.12 1,212 19 11쪽
476 반격은 시작되고 – 96 +4 20.02.11 1,258 18 11쪽
475 반격은 시작되고 – 95 +4 20.02.10 1,236 17 11쪽
474 반격은 시작되고 – 94 +4 20.02.09 1,216 18 11쪽
473 반격은 시작되고 – 93 +4 20.02.08 1,229 16 11쪽
472 반격은 시작되고 – 92 +4 20.02.07 1,220 18 11쪽
471 반격은 시작되고 – 91 +4 20.02.06 1,180 19 11쪽
470 반격은 시작되고 – 90 +4 20.02.05 1,220 18 11쪽
469 반격은 시작되고 – 89 +4 20.02.04 1,238 18 11쪽
468 반격은 시작되고 – 88 +4 20.02.03 1,216 20 11쪽
467 반격은 시작되고 – 87 +4 20.02.02 1,182 17 11쪽
466 반격은 시작되고 – 86 +4 20.02.01 1,241 16 11쪽
465 반격은 시작되고 – 85 +4 20.01.31 1,238 19 11쪽
464 반격은 시작되고 – 84 +6 20.01.30 1,205 19 11쪽
463 반격은 시작되고 – 83 +6 20.01.29 1,169 16 11쪽
462 반격은 시작되고 – 82 +4 20.01.28 1,286 15 11쪽
461 반격은 시작되고 – 81 +4 20.01.27 1,278 18 11쪽
460 반격은 시작되고 – 80 +4 20.01.26 1,272 16 11쪽
459 반격은 시작되고 – 79 +4 20.01.25 1,268 18 11쪽
458 반격은 시작되고 – 78 +4 20.01.24 1,244 17 11쪽
457 반격은 시작되고 – 77 +4 20.01.23 1,270 19 11쪽
456 반격은 시작되고 – 76 +4 20.01.22 1,249 20 11쪽
455 반격은 시작되고 – 75 +4 20.01.21 1,343 19 11쪽
454 반격은 시작되고 – 74 +4 20.01.20 1,225 21 11쪽
453 반격은 시작되고 – 73 +4 20.01.19 1,215 22 11쪽
452 반격은 시작되고 – 72 +4 20.01.18 1,306 19 11쪽
451 반격은 시작되고 – 71 +4 20.01.17 1,286 17 11쪽
450 반격은 시작되고 – 70 +4 20.01.16 1,305 20 11쪽
449 반격은 시작되고 – 69 +4 20.01.15 1,256 19 11쪽
448 반격은 시작되고 – 68 +4 20.01.14 1,237 18 11쪽
447 반격은 시작되고 – 67 +4 20.01.13 1,220 19 11쪽
446 반격은 시작되고 – 66 +4 20.01.12 1,265 17 11쪽
445 반격은 시작되고 – 65 +4 20.01.11 1,310 20 11쪽
444 반격은 시작되고 – 64 +4 20.01.10 1,371 19 11쪽
443 반격은 시작되고 – 63 +4 20.01.09 1,389 17 11쪽
442 반격은 시작되고 – 62 +4 20.01.08 1,312 18 11쪽
441 반격은 시작되고 – 61 +4 20.01.07 1,381 19 11쪽
440 반격은 시작되고 – 60 +4 20.01.06 1,460 18 11쪽
439 반격은 시작되고 – 59 +6 20.01.05 1,343 20 11쪽
438 반격은 시작되고 – 58 +6 20.01.04 1,368 20 11쪽
437 반격은 시작되고 – 57 +4 20.01.03 1,359 16 11쪽
436 반격은 시작되고 – 56 +5 20.01.02 1,305 17 11쪽
435 반격은 시작되고 – 55 +3 20.01.01 1,470 18 11쪽
434 반격은 시작되고 – 54 +3 19.12.31 1,399 18 11쪽
433 반격은 시작되고 – 53 +3 19.12.30 1,353 17 11쪽
432 반격은 시작되고 – 52 +3 19.12.29 1,373 18 11쪽
431 반격은 시작되고 – 51 +3 19.12.28 1,367 15 11쪽
430 반격은 시작되고 – 50 +3 19.12.27 1,437 17 11쪽
429 반격은 시작되고 – 49 +5 19.12.26 1,398 17 11쪽
428 반격은 시작되고 – 48 +3 19.12.25 1,368 17 11쪽
427 반격은 시작되고 – 47 +5 19.12.24 1,380 18 11쪽
426 반격은 시작되고 – 46 +5 19.12.23 1,408 14 11쪽
425 반격은 시작되고 – 45 +4 19.12.22 1,390 15 11쪽
424 반격은 시작되고 – 44 +3 19.12.21 1,393 15 11쪽
423 반격은 시작되고 – 43 +3 19.12.20 1,482 16 11쪽
422 반격은 시작되고 – 42 +5 19.12.19 1,531 19 11쪽
421 반격은 시작되고 – 41 +3 19.12.18 1,417 19 11쪽
420 반격은 시작되고 – 40 +5 19.12.17 1,535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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