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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님의 서재입니다.

이 세계는 던전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김유진
작품등록일 :
2018.01.01 19:20
최근연재일 :
2018.06.11 23:18
연재수 :
101 회
조회수 :
82,168
추천수 :
614
글자수 :
552,340

작성
18.06.11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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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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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에필로그 - 흰수염고래처럼

DUMMY

처음에 지하 도시의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지상이 안전해졌다구?? 너희들이 돌연변이를 제거해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런 말을 믿을 것 같애??”

“믿든 안 믿든 자윱니다. 올라올 사람만 올라오세요. 저희는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은 반신반의 했는데 결국엔 올라왔다. 처음엔 몇 명이 따라나서더니, 두리 일행과 함께 며칠 지내보고 지상이 안전한 걸 깨닫자 나머지 일행을 설득.

“야, 정말이야!! 지상이 안전해졌어!!”

“뭐?! 그럼 나갈 수 있는 거야?!”

사람들은 울었다. 핵전쟁이 일어난 지 무려 6년 만의 일이었다.

“그건 감수하셔야 돼요. 지상의 방사능은 아직 지하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라서 지하에 있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어요.”

“상관없어. 죽어도 지상에서 죽어야지. 지상에 다시 나갈 수 있는 게 어디야??”

사람들이 지상으로 나가지 못했던 이유는 방사능 때문도 있지만 그보다도 더 돌연변이의 위협이 컸다.

한국에는 단 두 발의 핵이 떨어졌고, 사실 그로인해 방사능 위협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것이 아니었다. 말하자면 그렇다고 완전히 안전한 건 아닌데, 그렇다고 살 수 없는 정도도 아니다.

히로시마나 나가사키도 그렇고, 후쿠시마나 체르노빌 등 전 세계에서 방사능 사고가 터진 곳도 이후 야생동물들이 다시 살기 시작했고, 그리고 사는 인간들도 있었다.

물론 야생동물들은 처음엔 돌연변이로 인해 다리가 여섯 개가 되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으나 이제 적응해버렸고, 체르노빌은 그런 야생동물들의 천국이 되어버린 것이다.

마치 DMZ처럼. 어쩌면 방사능보다도 더 무서운 것은 사람의 발길인지도 몰랐다.

방사능이 없을 때보다 오히려 사고가 터지고 사람들이 떠나면서 야생동물들이 늘었으니.

그리고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주변은 일정 거리 안에 사람이 사는 것이 금지되고 대부분 떠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는 사람들이 있었다.

고향을 떠나기 싫거나 떠날 여력이 없는 사람들. 그들은 그곳에서 죽을 각오로 계속해서 살아갔다. 그런데 죽지 않았다.

어리석게 야생의 동물들을 잡아먹거나 물을 그대로 마신 사람들은 피폭되어 죽었지만, 적어도 음식물만은 안전한 것을 사먹고 집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자 죽지 않았다.

물론 일반인에 비해서는 훨씬 더 위험하겠지······. 언제 갑자기 급성 백혈병 등으로 죽을지도 모르고.

아무튼 방사능이란 참 희한해서, 피폭당하는 정도도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고 피폭당해도 치료만 꾸준히 하면 상당기간 살 수도 있었다. 다른 질병과 똑같다. 마치 에이즈처럼.

에이즈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쉽게 죽지만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사실상 그로인해 사망할 위험은 현저히 내려가는 것처럼, 방사능도 어느 정도 그런 면이 있었던 것이다.

다만 이 세계는 지금 병원이라든지 약에 의한 기대를 거의 할 수 없으므로 훨씬 더 위험한 건 사실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지상으로 다시 대거 나온 것도 이제 막 일어난 일이므로 지켜봐야했다.

그들이 과연 어떻게 될지. 그렇게 사람들은 다시 지상으로 이주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바로 두리 일행과 지하도시 사람들의 갈등이었다. 처음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두리 일행은 병원을 거점으로 썼지만, 근처 대학교의 기숙사 키를 모두 확보했으므로 그걸 사람들에게 모두 주었다. 그 편이 더 안전했고, 생활하기도 쾌적했다.

병실이란 기본적으로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열쇠가 없기 때문에 다른 인간이나 생물들로부터의 위협에 취약하고, 애초에 생활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다.

병의 치료를 위한 것. 그러므로 그나마 대학 기숙사가 나을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기숙사 열쇠를 줬는데 그들은 사고를 쳤던 것이다.

두리 일행은 자신들이 상당히 돌연변이들을 제거하기는 했지만, 돌연변이들은 피폭 등으로 인해 다시금 생길 수도 있고 숨어 지내는 돌연변이가 있어 위험할 수 있으니 지정된 구역인 기숙사와 대학교, 자신들이 있는 병원이 아니면 가급적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와, 아파트다 아파트!!”

“힐스테이트!!”

사람들은 대학교 남쪽에 있는 아파트 쪽으로 멋대로 가 살기 시작했는데, 기숙사는 불편하고 좁아서 그들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였다.

“전쟁 전에도 나는 아파트에 살았어!! 그리고 거긴 원래 내 집이야!!”

“이젠 안전하다는데 아파트에 못살 이유가 뭐 있어?!”

그리고 죽었다. 곳곳에 잠복하고 있던 돌연변이들.

돌연변이들은 모두 돌연변이들의 조직인 라운더스나 왕의 휘하에 있던 것만은 아니었고, 개중엔 힘은 약해도 은밀 행동이 가능해 숨어 지내며 몰래 인간들이나 다른 생물들을 포식하던 강자들이 있었다.

즉, 무협으로 치면 은거고수다. 재야기인. 그런 존재들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흩어지고 멋대로 부주의하게 빈 건물에 들어가다 사냥당하는 건 당연했다.

그런 돌연변이들 중에는 놀랍게도 두리 일행도 단독으로는 제거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있는 지옥에 제 발로 들어갔으니 거의 죽여주십시오, 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이 문제를 놓고 일행은 사람들과 격렬히 싸웠다.

“그 쪽엔 가지 말라고 했잖아요!! 사람 말이 안 들려요?!”

“그럼 경고를 해줬어야지!! 게다가 애초에 이제 지상이 안전하다고 한 건 너희들이 아니었나!! 다 너희들 책임이야!!”

그렇게 사람들은 두리 일행의 탓을 했다. 사람들과 격렬히 싸우고 나서 두리 일행은 병원으로 돌아왔는데, 서이가 분에 못 이겨 물건을 하나 박살냈다.

콰앙!!

서이는 내공을 실어 침대를 걷어찼는데 그러자 침대가 창문을 뚫고 밖으로 나가 지상으로 떨어졌던 것이다.

와장창!!

“뭐야?!”

하필 그때 주변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경악했는데, 서이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뭐하는 거야?! 그러다 누가 죽었으면 어떡할려구!!”

“죽으라지 뭐!!”

“뭐?!”

“저런 놈들을 우리가 도와줘야해?! 기껏 개고생하며 죽을 고비를 넘기고 지상을 안전하게 만들어줬더니 지들 맘대로 행동하다 죽어놓고 우리 탓을 하고 있잖아!!”

서이는 극도로 분노해 씩씩 댔는데, 사실 그건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어차피 내공으로 그 주위에 아무도 없었던 건 확인했잖아? 본 사람들은 물론 몇 있었겠지!! 보라고 한 거야!!”

“과연······.”

일행은 모두 납득했다. 이들은 최후의 전투 때 다시 한 번 모두들 각성하여 이제는 더욱 기운에 예민해지게 되었다.

그래서 건물 밖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위치도 알 수 있었는데 따라서 서이는 사람들 없는 쪽으로 침대를 걷어찼던 것이다.

“야, 그렇다고 해도 귀중한 침대랑 유리가 박살났잖아. 이제는 만들지도 못하는 건데.”

“그게 중요해?? 그리고 저 자식들 식량도 이젠 내놓으라잖아!! 우리가 충분히 주고 있는데!!”

그 말 대로였다. 두리 일행이 매일 사냥해서 식량을 준비했지만, 그건 하루가 다르게 없어졌다.

미친 듯이 인간이 아닌 돌연변이들과 목숨을 걸고 싸워 고기를 주어도 돌아오는 건 부족하다는 말뿐. 그러나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

그들의 인원수를 고려해 충분히 주었는데 돌아오는 건 감사가 아닌 비난뿐이었던 것이다.

“그 새끼들 분명 고기 숨기고 있어. 그게 말이 돼?? 에너지를 극도로 소모하는 우리도 그만큼은 안 먹는데 인당 말도 안 되는 양으로 고기를 먹는다는 게??”

“그렇긴 하지······.”

씁쓸한 얼굴로 대답하는 너이. 근데 그건 인간의 본성 때문이었다. 가령 사자나 호랑이 같은 생물들은 배가 부르면 절대 고기를 더 먹지 않는다. 아무리 아까워도. 아무리 힘들게 잡았어도.

야생의 사냥이란 힘들어서, 호랑이나 사자라고 해서 쉽게 잡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도 그러다 죽을 수 있고, 그래서 가장 안전한 것은 이미 남이 잡은 고기를 뺏거나 남긴 고기를 먹는 것이다.

마사이 족등 원시부족들도 그렇게 배가 부른 사자가 남긴 고기를 가져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야생동물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인간들은 뭔가를 절대 남기지 않는다.

설령 절대로 먹지 못해 썩어 버려야할 양이라도 꿋꿋이 챙긴다. 어떻게 보면 욕심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생명을 보장하기 힘든 야생에서 전혀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은 아니었다.

그런데 거의 인간만이 이렇게 한다. 인간이 아닌데 이렇게 뭔가를 저장하는 건 다람쥐 정도?? 심지어 그들도 겨울잠을 대기하기 위해 모으는 것인데.

아무튼 이런 탐욕? 욕심이라 할 만한 이유로 인해 인간들은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물건을 모았고, 그 결과가 바로 이것이었다. 채워 놔도 채워 놔도 동이 나는 고기.

인간들은 고기 한 점이 귀했던 지하생활 때문에 특히나 남의 눈을 피해 계속적으로 두리 일행이 잡아오는 고기를 서로 숨겼던 것이다.

그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 심하고, 오히려 일행과 싸우려 들자 일행은 회의감이 들었다. 이런 인간들을 지켜주어야 하나?? 우린 할 만큼 했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결정적으로 사건이 터졌다. 어느 날 돌연변이 개의 우두머리, 똘이가 찾아왔다.

“어머, 똘이 왔어??”

“반갑기도 해라.”

그들은 서로 그렇게 ‘전우’로서 종을 뛰어넘어 우애를 다졌는데 그걸 목격한 자들이 있었던 것이다.

“인간이 돌연변이와 어울리다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게다가 그렇게 큰 개!! 그렇게 큰 개 정도면 사람을 해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 실제로 그 개가 그동안 사람들을 공격한 거 아냐?!”

“맞아, 맞아!! 빨리 그 개를 도살하고 이 근처의 안전을 확보해!! 그게 너희들이 할 일이잖아!!”

“뭐라고요??”

이제 일행은 기가 차서 잠시 말도 하지 못했다. 애초에 똘이를 비롯한 그의 무리들은 사람을 공격하지 않고, 공격한 전과도 없었다.

유일한 일이 바로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한 두리 일행을 공격한 것인데, 그 후로는 그런 일이 없었다. 그러니 반박하는 일행.

“그 개는 그런 개가 아니에요!! 그렇게 큰 개라고 모두 공격합니까?? 실제로 성질 더러운 개는 작아도 사람을 공격해 물어죽입니다!! 중요한 건 크기가 아니라 성질이에요!! 그리고 그 개한테 공격당한 사람 있습니까!! 공격당한 사람 있냐구요!!”

“모두 죽어서 없겠지!! 죽은 자가 무슨 말을 해!!”

그러니 말이 되지 않았다. 단순히 증거도 없으면서 위협이 된다고 개를 제거하라는 사람들.

그러자 일행은 모두 질려버렸다.

“질린다, 이제 진짜.”

“우리는 저런 인간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건가······.”

서이와 너이는 모두 회의에 빠져 중얼거렸다. 그러자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여는 두리.

“······떠나자.”

“뭐??”

“너희도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단순히 불만의 표출 문제가 아니야. 저들 뒤에 의회가 있는 건 알고 있지??”

“응.”

전에 지하도시를 나오기 전에도 그 의회의 사람들이 두리 일행 등 사람들을 설득해 지상으로 내보냈는데, 그들은 지하도시를 만든 사람들이거나 그의 가족, 혹은 친척이나 지인들이었다.

그들은 지하도시의 권리를 주장하며 도시를 관리했는데, 그들이 지상에 나와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들이 뒤에서 사주하고 있어.”

“뭐라고?! 그들은 단순히 지하도시를 관리하는 사람들 아니었어?! 그들이 왜?!”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을 지배자라고 여기고 있는 거야. 그래서 교묘하게 사람들은 선동해 자신들의 지배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뒤에서 부추기고 있는 거지.”

“개새끼들······.”

서이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니 떠나자.”

“떠나자고?? 어디로??”

“일단은 창남이 형한테로 가자. 어차피 한번 오라고 했으니 그 다음엔 계속 신세질 수 있는지 물어봐야겠지.”

“그러다 안 받아주면?? 그리고 창남이 형이 있는 곳은 이곳과 그리 멀지가 않아. 우리가 거주구역을 제한하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말을 듣지 않고 있어. 그리고 우리가 없어도 언젠가 인간들은 다시 일어나 무리를 만들고 번성하여 돌연변이들을 모두 제거할 거야. 그럼 언젠가 창남이 형이나 우리도 다시 위험해질 수 있어. 돌연변이라는 싸울 대상을 잃어버린 인간들은 우리도 적으로 돌릴 테니까.”

너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마치 인간이란 그런 존재지, 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러자 두리는 싱긋 웃었다.

“그러면 싸우면 되는 거지. 아님 떠나면 되는 거고. 이제 시대는 변했어. 돌연변이와 우리의 싸움이 아닌 방사능이나 인간들과의 싸움이 될 거야. 혹은 식량? 정 안되면 남하하면서 돌연변이들도 제거하고 핵이 떨어졌다는 부산의 상황을 살펴보자. 거기서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구하고. 그리고 바다 보고 싶지 않아?? 난 6년 만에 바다가 보고 싶다. 너희들은 어때??”

“나도 좋아!! 바다에서 비키니 입고 썬탠하고 싶어!!”

“볼 것도 없으면서 비키니에 썬탠은!! 그리고 우리가 놀러 가냐?! 마침 여름철이니 나쁘진 않겠군. 게다가 운 좋으면 낚시해서 생선도 먹을 수도 있을 테고. 만약 방사능에 심하게 오염되지 않았다면 말야.”

그런 말을 하다 너이는 서이에게 옆구리를 강하게 얻어맞고 쓰러졌다. 그런 두 사람을 보다 두리는 문득 입을 열었다.

“넌 어때?? 같이 갈래??”

“글쎄요······.”

그렇게 대답하는 하나를 보며 두리는 긴장했다. 두리는 사실 그녀에게 마음이 있었다.

이 신비로우면서도 고고하며 아름다운 소녀. 그녀가 없었으면 일행은 모두 죽었을 것이다.

지상에 나온 첫날부터. 그렇게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는데 서이와 너이도 어느새 입을 다물고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같이 가길 원했지만 강요하지 않았다.

세 사람은 모두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라 친남매나 같지만, 그녀는 애초에 딴 곳에서 온 사람이다. 그녀가 같이 가길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렇다고 해도 말릴 수 없었다.

그녀는 그녀의 의지가 있고 그럴 힘도 없으니. 애초에 아무런 일행 없이도 6년 동안이나 이런 지옥 같은 지상에서 버틴 소녀였다. 한참을 생각하던 하나는 말했다.

“사실 혼자 떠나도 되지만······.”

꿀꺽. 너이가 침을 삼켰다. 그도 하나에게 마음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올곧고 강한, 매력적인 소녀는 이 세계에서 보기 드물다.

게다가 그녀가 없으면 너이는 언제 짝을 만날 수 있을지, 혹은 짝을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두리는 서이와 이어지기라도 할 수 있지만 친남매인 자신은 그럴 수 없으니.

그렇게 긴장하고 보고 있는데 하나가 입을 열었다.

“사실 저도 여러분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신세도 많이 졌죠. 그러니 따라갈게요. 어디까지든지.”

“야호!!”

너이가 환호성을 질렀다. 두리도 내심 안심하여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사실 그녀가 무조건 따라오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하나는 대체로 일행의 생각에 동의했지만 때때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이번에 사람들과 두리 일행 사이에 갈등이 일어났어도 잠자코 있었던 것이다.

아마 그렇게 매도를 당하더라도 사람들을 도와야하지 않을까하는 내적 갈등이 그녀의 안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리 일행이 그에 부정적으로 나오자 자신의 의견은 말하지 않고 침묵하던 그녀.

하지만 그녀도 결국 마음을 굳혔다.

“뭐, 이곳 사람들도 결국 알아서 하겠죠. 우리들이 언제까지나 뒤를 봐줄 순 없잖아요??”

“그렇긴 하지, 와하하하하하!!”

너이가 호탕하게 웃었고, 그런 두 사람을 서이와 두리는 조용히 웃으며 바라봤다.

그러다 문득 입을 여는 두리.

“너희 그 노래 알아??”

“무슨 노래?”

“흰수염고래.”

“누구 노랜데??”

“YB.”

두리는 YB, 즉 윤도현 밴드의 노래를 가르쳐주었다.

“이 노래는 희망의 상징이기도 하지. 옛날에 파업을 하던 언론인들이 부르기도 했던 노래야.”

“호오, 그래??”

“그리고 그거 알아?? 흰수염고래는 역사상 지구상에 등장했던 모든 생물들 중에 가장 큰 생물이야.”

“그렇군······.”

“그만큼 먹잇감을 계속 찾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전 세계의 대양을 떠돌지.”

“우리도 그런 흰수염고래처럼 되자는 건가?? 전국을 떠돌면서 돌연변이들을 제거하고 사람들을 돕는??”

“그래. 흰수염고래, 정식명칭으로는 대왕고래라고 하지. 그 고래들은 그렇게 큰 몸을 가지고도 새우나 먹으면서 평화롭게 살아. 최대 몸길이가 30미터에 몸무게 140톤. 그런 신체조건을 가졌다면 누구나 상대방을 폭력적으로 대할 만도 한데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지. 우리도 비록 내공이라는 이 힘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고 사람들을 도우며 살자. 물론 우리가 위험해지면 방어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 그보다 그 노래나 가르쳐줘.”

“그래.”

두리 일행은 두리가 가르쳐준 노래를 부르며 떠났다. 물론 떠나는 게 들킬 수 있으니 자신들의 거점에서 상당히 멀어진 후에.

“작은 연못에서 시작된 길~”

“바다로~ 바다로~ 갈 수 있~음 좋겠네~”

“어쩌~면~ 그 험한 길에 지칠지 몰라~”

“걸어도 걸어도 더딘~ 발걸~음에~”

“너~ 가는 길이~ 너무 지치고~ 힘들 때~”

“말을 해줘~ 숨기지마~ 넌~ 혼자가~ 아니야~”

“우,리,도 언젠가 흰수염고래처럼~ 헤엄쳐~”

“두려움 없이 이 넓은 세상 살아갈 수 있길~”

“그런 사람이길~”

네 사람은 그렇게 노래를 부르며 사라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드디어 이 작품이 끝났습니다.


이 작품은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보다 현실성을 주기 위해 언급한 정보들이 지나치게 독이 되어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거의 한권 분량의 설명을 덜어냈는데도 사실 아직 부족함이 많습니다.


따라서 이 글은 완결이 났지만 이후에도 계속 제가 읽어보며 수정할 예정입니다.


글이란게 한달 지나고 읽어보면 또 다르고 일년 지나고 읽어보면 또 다르다고 하죠.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그리고 사람은 다른 사람의 글은 잘 지적할 수 있지만 자기 글을 쓰기는 막상 힘듭니다.


남의 글의 단점은 너무나 쉽게 보이지만, 막상 자기가 쓰기는 힘든게 바로 글이지요.


그래서 묵혀놓고 제 기억속에서도 잊혀질때쯤, 그렇게 1년이고 2년후에 다시 다듬으려고 합니다.


마치 제 글이 아닌 남의 글처럼 느껴질때말이죠.


사실 소설 중에는 그런 작품이 많습니다. 처음 쓰자마자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묵혀놓고 그렇게 계속 수정하다 출판사나 독자들 눈에 띄는 경우가 있죠.


물론 이 글이 그렇게 될지는 모르겟습니다만... 적어도 한번 완결을 냈다고 그저 내팽개쳐버리지는 않으려 합니다. 글은 글쓴이의 자식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도 배우는게 있겠죠.


사실 이 글은 좀 더 길게 쓰려했는데, 단순히 다른 능력만을 가진 적들만을 계속 등장시키며 작품을 질질 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 하고 싶은 얘기만 모두 다루고 끝냈습니다.


작중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두리 일행같은 사람들도 있고, 지하도시의 사람들 같이 이기적인 사람들도 있고, 돌연변이들같이 본능에 충실한 자들도 있고, 반대로 돌연변이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성이나 어떤 따스함을 잃지 않은 자들도 있죠.


때론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위해 무리하게 일행 중 하나를 트롤로 만들고 실수하게 만들기도 했지만...원래 다 그런게 아니겠습니까??


어벤저스3도 그렇고. 결국 등장인물들이 모두 완벽하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는 법이죠. 누군가는 실수를 하고, 그 과정에서 에피소드가 생겨야합니다.


이 이야기는 핵전쟁 이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에, 등장인물들이 내공을 가진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신무협일지도 모르죠. 물론 이걸 무협이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만...형식적으로나 작품의 완성도상으로나 말이죠.


비록 이 작품은 끝이 났지만 글쓴이는 계속해서 글쓰는데 매진하겠습니다.


그럼 부족한 작품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록 인기작들에 비해 조회수나 추천수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최대한 열심히 썼습니다. 연중하지 않고.


일단 글을 썼으면 죽이되든 밥이되든 마무리는 지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게 글쓰는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 글을 쓰는 와중에 정말로 죄송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원래 무조건 하루에 한편씩 올렸는데, 리메이크 하면서 거의 한권 분량을 지워버렸고 개인적으로 글쓴이가 이사도 하고 고질적인 병환에 먹고 사느라 바빠서 시간이 없는데다 중간에 욕심으로 공모전까지 참가하면서 한 달 가량 일시적으로 매일 한편씩 올리던 글을 2~3일에 한번씩, 어떨 때는 4,5일에 한번씩 올리기도 했습니다.


아마 6일만에 올린 건 없는 걸로 압니다만...그러나 어쨋든 하루에 여섯, 일곱 작품을 쓴다고 해도 그건 제가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죠.


그로인해 연재가 늦어졌고, 그 과정에서 이탈하는 독자분들도 있으셨을 겁니다.


그런데 다시 꾸준히 연재를 하니 선호작수가 오르더군요. 이렇게 부족한 작품에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곤하나 불성실하게 연재를 한 글쓴이의 작품을 꾸준히 보아주신 여러분들에게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끝이 났지만 아직 두 작품을 더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작품들도 곧 끝이 날텐데 그후에 또 연재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작품은 설명이 많다는 점을 엄청나게 지적받았는데, 그런 비판을 받으며 그나마 어느 정도 단점을 수정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특히 이 글이 그런 설명이 많았던 작품이라, 아마 다른 작품들은 그 정도로 설명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이 글과는 완전히 분위기도 다르니 한번 보실 분들은 봐주시면 감사하겠고, 글쓴이는 또 다른 작품들을 쓰러가겠습니다.


말이 길어졌는데 비록 부족한 글이라고는 하나 열심히 썼기에 하고 싶은 말이 많네요.


아무튼 본격적으로 더운 여름이 다가오는 지금, 건강 지키시고 좋은 글들 보며 행복한 삶들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아직 작가라고는 할 수 없는 글쓴이가 열심히 쓴 글을 마무리하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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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 흰수염고래처럼 18.06.11 388 3 18쪽
100 5-5 최후의 적 18.06.10 365 4 12쪽
99 5-4 투쟁 18.06.09 283 3 12쪽
98 5-3 결심 18.06.08 255 3 12쪽
97 5-2 털썩 18.06.07 257 3 12쪽
96 5-1 X까 18.06.06 248 3 13쪽
95 4-25 죽여라 18.06.05 279 3 14쪽
94 4-24 여력 18.06.04 330 4 12쪽
93 4-23 부활 18.06.03 281 3 12쪽
92 4-22 자해 18.06.02 268 3 12쪽
91 4-21 네가 마지막이군 18.06.01 300 4 13쪽
90 4-20 아직이다 18.05.31 307 4 12쪽
89 4-19 염천하 18.05.30 290 3 12쪽
88 4-18 결심 18.05.29 335 3 12쪽
87 4-17 치졸 18.05.28 329 3 12쪽
86 4-16 파괴 18.05.27 357 4 11쪽
85 4-15 패배 18.05.26 336 3 11쪽
84 4-14 버려야겠군 18.05.25 315 3 12쪽
83 4-13 2라운드 18.05.22 370 3 12쪽
82 4-12 마지막 심복 18.05.20 369 3 12쪽
81 4-11 야생 18.05.17 354 3 11쪽
80 4-10 최후의 전쟁 18.05.12 353 3 12쪽
79 4-9 PTSD 18.05.09 552 3 12쪽
78 4-8 찰떡궁합 18.05.07 347 6 12쪽
77 4-7 페이즈3 18.05.05 350 4 12쪽
76 4-6 부활 18.05.04 388 3 12쪽
75 4-5 강령술사의 귀환 18.05.02 341 3 12쪽
74 4-4 두려움 18.04.30 359 4 12쪽
73 4-3 위력 18.04.28 320 5 12쪽
72 4-2 응징 18.04.26 374 3 12쪽
71 4-1 모두 죽어 18.04.24 384 3 12쪽
70 3-25 람보 18.04.22 506 3 13쪽
69 3-24 그 남자의 사정 18.04.20 335 4 11쪽
68 3-23 꽃미남 18.04.18 302 3 12쪽
67 3-22 한숨 18.04.18 645 5 12쪽
66 3-21 웃음 18.04.16 383 5 12쪽
65 3-20 하이퍼 오라베기 18.04.15 382 3 12쪽
64 3-19 구토 18.04.14 357 4 12쪽
63 3-18 Let’s show time!! 18.04.13 531 3 12쪽
62 3-17 고민 18.04.12 375 3 11쪽
61 3-16 등장 18.04.11 418 3 12쪽
60 3-15 미행 18.04.10 392 3 12쪽
59 3-14 노루대장 18.04.09 410 5 13쪽
58 3-13 정체불명의 선물 +4 18.04.07 429 4 12쪽
57 3-12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18.04.06 416 3 12쪽
56 3-11 필살기 18.04.05 434 3 11쪽
55 3-10 역습 18.04.04 406 5 12쪽
54 3-9 카밍 시그널 18.04.03 422 3 12쪽
53 3-8 못된 개를 다루는 방법 18.04.01 526 3 11쪽
52 3-7 산 넘어 산 18.03.31 566 3 12쪽
51 3-6 살아있는 제초기 18.03.30 728 4 12쪽
50 3-5 구원 18.03.29 559 3 12쪽
49 3-4 회담 18.03.27 467 5 12쪽
48 3-3 플래시맨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8.03.25 538 4 14쪽
47 3-2 기만자 18.03.23 526 4 13쪽
46 3-1 세계화 18.03.22 575 4 11쪽
45 2-25 그거하자 18.03.21 547 5 13쪽
44 2-24 비밀 18.03.20 576 4 12쪽
43 2-23 패러사이트 18.03.18 632 4 11쪽
42 2-22 스나이퍼 18.03.17 631 4 12쪽
41 2-21 범죄와의 전쟁 18.03.16 643 5 12쪽
40 2-20 묵념 +2 18.03.15 785 4 11쪽
39 2-19 힘든 싸움 18.03.14 613 5 12쪽
38 2-18 시작 18.03.13 670 6 11쪽
37 2-17 카니발리즘 18.03.12 756 6 12쪽
36 2-16 북두와 같이 18.03.10 682 6 11쪽
35 2-15 매드맥스 18.03.10 825 5 12쪽
34 2-14 구이 18.03.09 676 5 11쪽
33 2-13 팀킬 18.03.08 702 6 11쪽
32 2-12 타통 18.03.07 710 5 11쪽
31 2-11 심안 18.03.06 779 5 11쪽
30 2-10 자승자박 18.03.04 752 7 12쪽
29 2-9 분노 +1 18.03.03 862 5 12쪽
28 2-8 오산 +2 18.03.03 872 5 12쪽
27 2-7 죽음의 카운트다운 18.03.01 907 5 11쪽
26 2-6 감전 18.02.28 821 5 12쪽
25 2-5 소독 18.02.27 805 5 12쪽
24 2-4 It's showtime!!! 18.02.26 856 5 10쪽
23 1-23 행운 18.02.05 1,008 5 14쪽
22 1-22 발견 18.02.04 972 5 14쪽
21 1-21 각성 18.02.03 1,063 5 14쪽
20 1-20 분노 18.02.02 1,072 7 13쪽
19 1-19 한계 18.02.01 1,085 7 14쪽
18 1-18 포식 18.01.30 1,085 7 13쪽
17 1-17 얼굴 18.01.29 1,205 8 13쪽
16 1-16 맨홀 18.01.29 1,407 8 13쪽
15 1-15 무의식 18.01.28 1,295 6 14쪽
14 1-14 거점 18.01.26 1,349 6 13쪽
13 1-13 속마음 18.01.24 1,385 7 12쪽
12 1-12 개고기의 맛 18.01.24 1,461 6 12쪽
11 1-11 가죽 18.01.23 1,652 10 13쪽
10 1-10 추궁과혈 18.01.21 1,681 11 12쪽
9 1-9 내공 18.01.17 1,820 15 13쪽
8 1-8 도륙 +2 18.01.15 1,928 15 13쪽
7 1-7 소녀 +2 18.01.13 2,178 16 13쪽
6 1-6 돌연변이 +2 18.01.12 2,190 19 12쪽
5 1-5 탐색 +2 18.01.11 2,671 20 13쪽
4 1-4 동행 +5 18.01.11 2,395 22 12쪽
3 1-3 갈등 +3 18.01.08 2,671 25 11쪽
2 1-2 위기 +4 18.01.06 3,456 29 12쪽
1 1-1 생존 +3 18.01.02 6,031 3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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