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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도토스 님의 서재입니다.

라샤크 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헤로도토스
그림/삽화
수수문학
작품등록일 :
2019.08.22 22:10
최근연재일 :
2019.12.24 21:58
연재수 :
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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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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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
글자수 :
53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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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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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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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6쪽

41화 - 검은 삭월과 황금 왕녀 (7)

DUMMY

내가 마른침을 삼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창대를 움켜잡는 순간, 여전히 가만히 앉은 채 그리엔을 바라보고 있던 공주의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모두 닥치시오! 나는 지금 로세하이안의 차기 국왕으로써 다크문의 그랜드 마스터와 이야기 중이오. 누가 감히 자격도 갖추지 못한 채 함부로 입을 놀린단 말인가!”


추상같은 호령. 그녀의 동료인 나조차 움찔하며 무의식적으로 창대에서 손을 떼었을만큼 위엄이 넘치는 태도였다. 심지어는 격렬하게 화를 내던 그 어쌔신조차도 일단 입을 다물었다.

순식간에 장내는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 고요해졌지만 험악한 분위기만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간의 근질거리는 침묵이 흐르고 나서 그리엔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국왕이라.. 내 알기로 그대는 공주이고 현 잠재적 내전의 상태에서도 분명한 열세에 있소. 그러니 로세하이안의 국왕을 자처함에는 그만한 근거가 있어야 할 것이오. 또한, 설령 국왕이라 하더라도 우리 다크문 헬리오스를 능멸하는 것은 용납하지 못하오. 이점만은 똑똑히 알아두시오.”

“나는 그대들을 능멸한 적이 없소.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은 채 함부로 입을 놀려 나를 능멸한 것은 오히려 그대들이외다.”


한 치도 밀리지 않고 대답하는 공주. 그리엔의 무뚝뚝하던 표정에 처음으로 작은 불쾌감이 떠올랐다. 그는 고개를 돌려 탁자까지 다가와 서있던 어쌔신을 바라보았고 그러자 그자는 즉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물러나라.”


그 사내가 완연히 기가 꺾인 태도로 다시 원래의 위치로 물러서자 그리엔은 공주를 똑바로 응시하며 고개를 가볍게 숙여보였다.


“내가 사과하겠소. 수하의 실수를 용서하시오.”

“사과를 받아들이겠소. 그러니 이제 내 이야기를 마저 들어주면 좋겠소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그리엔.

이거..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일단 뭔가 이기고 들어가는 것 같지?

속으로 한숨을 좀 쉰 나는, 일어선 김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그냥 서있기로 결정하고는 공주의 뒤로 자리를 옮겼다. 이제보니 놀랍게도 센더 녀석은 그 난리통에도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제대로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그대들이 오해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 먼저 지적하겠소. 응당 이런 대화를 나눔에 있어서는 양자의 동등한 자격이 필요하오. 그대들.. 특히 몇몇은 마치 지금 우리가 그대들의 칼날에 목을 바치고 있다 여기며 우리를 업신여기고 있소. 분명히 이곳은 그대들의 본거지이고 그대들이 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살아서 나갈 수 없을 테지. 허나! 이 거래 장소에만은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해주길 바라오. 라샤크?”

“에.. 네?”


으아, 너무 갑자기 불러서 얼빠지게 대답해버렸다. 아, 폼 안 나게 시리 정말.


“라샤크. 네가 지금 이안에서 이곳에 있는 어쌔신들 중에 몇 명이나 상대할 수 있을까?”


내가 쪽팔림에 얼굴을 좀 붉히고 있으니 공주가 그런 나를 돌아보며 물었다. 공주의 입가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맺혀있었다. 아, 그런 이야기로군. 난 그녀에게 마주 씨익 웃어주고는 당당히 어깨를 펴고 장내를 거만하게 둘러보며 말했다.


“음.. 글쎄요. 이자들도 꽤 강한 것 같지만, 각설하고 답부터 말하면 전부 다요.”

“이놈이..!”

“크으..”


그리엔과 제반느를 제외한 어쌔신들이 모두 흉악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이를 가는 것이 보였지만 난 그런 그들을 일일이 한 번씩 마주 바라봐주고는 한껏 껄렁거리는 태도로 말을 이었다.


“너희들이 우리를 죽이려들면? 내가 장담하는데.. 나 죽기 전에 여기서 일곱 명은 확실히 죽어. 나머지 한명도.. 아마 나 죽을 때쯤 같이 죽게 될 걸.”


마지막으로 그리엔을 바라보며 그렇게 의미심장하게 말하자 그는 이채롭다는 기색을 띄우며 나를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다른 어쌔신들은 분노로 몸을 떨며 발작을 하려고 했지만 그 전에 내가 먼저 말을 마무리 지었다.


“이 좁은 공간 안에서 만이라면 너희들 목숨도 우리와 다를 거 하나 없다. 공주님 말씀을 새겨들으라고. 지금 너희만 우리 목줄을 쥐고 있는 건 아니니까.”


난 그렇게 말하며 은근슬쩍 등에서 창을 꺼내어 바닥에 쿵하는 소리가 나게끔 강하게 꽂아 세웠다.

일종의 위협이라고 해야 할까. 공주의 의도대로 움직여준 셈이지만 사실 어느 정도.. 아니 거의 대부분 내 진심이다.

물론 이자들 하나하나 모두 내가 만만히 상대할 자들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정상적인 대결이나 싸움, 혹은 암습 등에서 몸을 지키는 경우의 일이지 이런 한정된 장소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싸운다면, 난 정말 그렇게 할 자신이 있다.

좁은 곳에서 죽음을 각오하는 순간 전투는 극히 단조로워진다. 좀 노골적으로 말하면 개싸움이 된다고 할지. 공격을 굳이 막거나 피하려고 하지 않고 오로지 상대를 일격에 죽여 버릴 생각만 하면 되는 것이다.

적어도 난 그런 식의 목숨을 도외시하는 야성적이고 앞뒤 안 가리는 개싸움이라면 이 어쌔신들 몇명 정도는 능히 앞설 자신이 있다.

뭐.. 그것도 죽기 전 짧은 시간동안의 일인데다가, 사실은 저 그리엔이라는 자의 실력을 가늠할 수가 없어서 변수가 많기는 하지만.


“그의 말에 기분이 상했다면 사과하겠소. 그러나, 그대들 역시 우리와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것만은 명확히 받아들여 주었으면 하오.”

“모두들 입을 다물어라! 좋소, 공주. 내 그렇게 하지. 그러니 이제 그만 제안이든 거래든 이야기를 시작해보시오. 허나, 미리 경고하건데.. 그대들에게 어떠한 자신이 있든 간에 지금 이 이야기가 결렬되는 순간 우리는 의뢰받은 그대로 공주 당신의 목숨을 빼앗을 것이오. 의뢰를 방해한 자 역시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고. 이는 우리 다크문 헬리오스의 전통이자 규칙. 이 점은 이해해 주리라 믿소.”


의뢰를 방해한 자라는 건 나를 말하는 거겠지? 뭐, 좋다고. ‘너희를 죽일 테니 이해해 달라’ 니 웃기는 소리긴 해도 어차피 지금 이 지경까지 온 마당에 물러설 수는 없다.

게다가 공주의 수완을 보고 있으니 그녀가 어떻게든 해낼 것이라는 막연한 신뢰감이 더욱 굳어지는 것 같다. 침착하게 생각해보면 지금까지의 상황은 완전히 공주의 주도하에 정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상대의 실수를 유발시키는 도발을 한 뒤 그 실수를 꼬집음으로써 대화의 주도권을 가져왔고, 뿐만 아니라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 역시 순식간에 동등한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리엔이라는 자 역시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모양인지 공주를 대하는 태도가 은연중에 처음보다 많이 정중해져 있었다. 그의 실수는 아니지만 어쨌든 순식간에 자신의 유리했던 고지를 빼앗겨버린 셈이었으니까.

목숨을 빼앗고자 하고 있는 적조차도 공주의 탁월한 능력에는 존중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무의식적인 행동이든 의식적인 행동이든.


“결론부터 말하겠소. 내가 그대들을 받아들이겠소. 나의, 로세하이안의 조직으로 들어오시오.”

“...?!”

“...!!”


공주의 말 한마디에 장내는 그야말로 놀람과 경악으로 가득 차 버렸다. 마치 어떤 연극이라도 보듯이 그토록 여유가 넘쳐 흐르던 센더조차도 등을 꼿꼿이 세우며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로세하이안의 조직이 되라니.. 지금 다크문 헬리오스에게 자신의 수하로 들어오라고 하는 것인가? 말도 안 돼!

난 당연히 어쌔신들이 화를 내며 득달같이 달려들 것이라 예상하고 창을 쥔 팔에 팽팽하게 힘을 주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어,어..? 반응이 좀 이상하다?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소만.”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리엔이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 말은 마치 존재하지 않는 할 말을 간신히 짜내어 내뱉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자 공주는 그리엔을 똑바로 바라보며 조용조용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렇소? 그렇다면 내 생각을 들어보시오. 오랜 세월, 쟁쟁한 악명에 비하면 그대들은 너무나 적은 수의 의뢰만 선별하여 받아왔소. 비밀조직이라서? 천만에. 그 이유는 그대들에게 명백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오. 그대들이 아무리 대단한 조직이라 한들 그 실체는 결국 하나의 소규모 조직. 그 때문에 의뢰한 세력과 얽혀 문제를 일으켰다가, 잘못될 경우에 져야하는 위험부담을 감당하기 힘들겠지. 이 은신처? 후후, 대단하긴 하오만 그대들이 국가수준 세력과 적대하게 된다면 과연 그때도 이 은신처가 안전하리라 생각하시오? 이곳이라고 아예 왕래가 없는 것도 아니고, 아르칸 6국 연합이 무슨 힘이 있어서 명분을 갖춘 다른 나라들의 군대를 막아내 주겠소. 결국 그대들은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식으로, 큰 위험을 무릅쓰지 않으며 몇 백년간 존속해온 것이오.”


몇몇 불유쾌한 반응들이 이어졌지만 아무도 이전처럼 나서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리엔은 처음으로 소태라도 씹은듯한 표정을 지었다.


“..불쾌하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로군. 그래서?”

“그렇다면 이상하지 않소? 난 처음 그대들에게 습격을 받았을 때부터 줄곧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렸었다오. 대체 그런 다크문 헬리오스가 왜 ‘이번엔’ 로세하이안 왕국의 차기 계승권이라는 중차대하며 위험천만한 일에 관여하게 되었는가? 아무리 나를 암살할 수단을 하인리히.. 아니, 왕자파에서 제공해주어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하더라도 이는 분명 그대들답지 않은 일인데 말이오.”


..듣고 보니 정말 그렇다. 난 전혀 생각도 못했던 일인데, 다크문이 이토록 왕국의 계승권 같은 문제에 함부로 나서는 성질의 조직이었다면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올 수 있을 리가 없다.

웬 소규모 비밀조직하나가 숨어서 대륙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왕국의 계승권 문제에 이리저리 관여를 한다? 그리고 그런 일을 몇 백 년에 걸쳐 대륙의 모든 국가가 순순히 용납을 한다? 터무니 없는 소리다.

뭔가 결단이 나도 오래전에 났을테지. 만약, 만약에 그런 조직이 존재한다면 아마 그 누구도 그 존재를 몰라야만 할 것이다. 다크문 헬리오스처럼 공공연하게 입에 오르내릴 리가 없다.


“그래서 난 아인도르프 후작가에 자리 잡는 즉시 그대들과 거래를 했으리라 추정되는 벨쥬드 공작과 그 휘하의 주요 귀족가들의 뒷조사를 했소. 그들이 대체 무슨 조건을 내걸었는가? 대체 어떤 조건이길래 다크문이 이런 일에 끼어들게 된 것인가?”

“......”


장내의 공주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굳게 다문 채 계속해서 이어지는 말들을 듣고만 있었다.

바로 그 당시부터 공주의 곁에서 함께 일을 진행해온 당사자인 나 역시도 처음 듣는 소리긴 마찬가지여서 그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태도로 공주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물론 쉽게 확실한 무언가를 포착해낼 순 없었다오. 그러나 난 어떤 가정을 세웠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럴듯한 사실을 추측하는데 성공했지. 난 벨쥬드 공작가에서 어떠한 메달의 제작을 특별주문 했다는 사소한 정보를 찾아냈고 그것을 내 가정과 결부시켜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오. 그것은 틀림없이.. 나를 죽이고, 왕권을 장악한 후에 그대들에게 ‘직위’ 를 내려준다는 약속을 한 것이오. 맞소?”

“......”


그리엔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공주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홀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내 생각이 틀림없을 것이오. 그들은 마치 전쟁 중인 상황처럼, 그대들에게 추후 어떠한 직위.. 아니, 어쩌면 어떤 권리일 수도 있겠군. 아무튼 그것을 약속하는 ‘훈장’ 으로써 어떠한 상징물을 전달했을 테지.”


전시(戰時)상황이나 그에 준하는 급박한 상황 하에서 눈에 띌만한 성과나 공을 세운 자에게 국가가 흔히 지급하는 것이 바로 훈장이라는 물건이다.

즉, 지금 곧장 무언가를 줄 수는 없지만ㅡ 당장에 사기를 진작시키고 공로에 대한 치하를 하며 또한 동시에 차후 상황이 정리되면 실질적인 보상을 하겠다는 일종의 명예적인 증표인 셈이다.


“거기까지 추측을 해보자 한 가지는 알 수 있었소. 다크문 헬리오스는 현재 한계에 부딪혀있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써 왕국의 차기 계승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세력을 결정적으로 도와 어떤 공식적인 지위나 이권 같은 것을 얻어내려고 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런 내 추측은 이곳 그대들의 본거지에 이르러 확신으로 바뀌었소. ..빈곤하더군. 게다가 거주지가 너무 황량했소. 건물들의 수리나 수선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밖의 조직원들의 표정과 태도에서도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지. 내가 관찰하고 조사한 것은 그 뿐만이 아니지만 굳이 더 길게 늘어놓지는 않겠소.”

“..놀랍군. 이미 그 정도로 파악하고 있으니 나도 부정하지는 않겠소. 우리 다크문 헬리오스는 현재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는 상태지.”


이건 일종의 항복 선언인 것 같은데? 계속해서 침묵에 잠겨있던 그리엔은 마침내 고개를 알아볼 수 있을 듯 말 듯 할 정도로 약하게 끄덕이며 말했다.

그 표정에는 감출 수 없는 경외감 비슷한 감정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이내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태도로 돌아오더니 척하고 팔짱을 끼며 말을 이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의 문제. 또한 세가 약해졌다지만 우린 여전히 ‘다크문 헬리오스’ 요. 공주 그대의 능력에는 경의를 표하나 그렇다고 해서 그 어려움이 우리가 의뢰인을 배반할 이유는 되지 못하오. 설령 그대가 의뢰인이 약속한 바에 조건을 더 달아준다 해도, 우리는 그런 부가적인 이익에 따라 의뢰인을 갈아타는 일은 하지 않소.”

“후후, 내 말을 듣지 못했소? 나는 조건 따위를 추가해줄 생각이 없소. 난 분명히 그대들에게 로세하이안의 조직이 되라고 말했소이다.”

“지금 우리더러 그 말을 믿으라는 건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는지 그제껏 단 한마디로 하지 않고 있던 제반느가 한걸음 앞으로 나서며 날카롭게 물었다. 공주는 그녀는 물론, 장내의 어쌔신들 모두를 지긋한 시선으로 둘러보며 대답했다.


“왜 아니 되겠소. 그대들은 조직을 유지하고 존속하기에 부족한 점을 느끼고 있고 나는 나를 보좌해줄 특별한 조직을 필요로 하고 있소. 이는 즉,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는 말이지. 그리고 그대들은 다크문을 유지하기 위해 왕국과 거래하여 지위 등을 얻어낼 생각을 한 모양이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짓이오. 그들이 약속을 지킨다는 보장이 있소? 훈장? 그런 상징물쯤이야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겠지. 계약? 그들이 뭐가 아쉬워서 그것을 지키겠소. 일이 다 끝나고 도리어 그대들을 척살하려 든다면 그때 가서는 어찌할 생각이오?”


제반느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그 누구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공주의 말을 이어지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오. 내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대들 다크문 헬리오스라는 조직의 명예와 역사를 계속해서 유지 아니, 오히려 과거보다도 더욱 발전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약속하겠소. 난 그대들의 조직체계와 인물 등을 그대로 유지시킬 것이며 그대들에게 충분한 독립성도 인정해줄 것이오. 그대들은 더 이상 악명 높은 어쌔신이 아니라 세상 누구에게든 당당히 내세울 수 있는 신분과 직책을 가지게 될 것이며 대륙에서 최고로 강력한 집단이라는 명예 또한 그대들의 노력여하에 따라 가지게 될 것이오. 난 그대들의 명예를 존중할 것이며 또한 더 큰 명예를 그대들에게 부여할 것이오.”

“......”

“슬프게도 그대들, 검은 달은 지고 있소! 그러나 삭월이 지나면 또다시 만월이 떠오르는 법! 그를 위하여 나와 함께하시오!”


어느새 모두가 숨을 죽인 좁은 공간안에 오로지 공주의 늠름하면서도 낭랑한 목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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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0화 - 슬픔의 이유 (1) 19.10.31 256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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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68화 - 탈출 동료 (5) 19.10.26 26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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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7화 - 기이한 저택 (2) 19.10.03 338 4 14쪽
56 56화 - 기이한 저택 (1) 19.10.01 347 4 11쪽
55 55화 - 모험가 (3) - [ 1부 : 시 작 편 完 ] 19.09.30 321 5 14쪽
54 54화 - 모험가 (2) 19.09.28 359 5 11쪽
53 53화 - 모험가 (1) 19.09.28 323 6 12쪽
52 52화 - 조우 그리고 이별 (7) 19.09.27 368 6 10쪽
51 51화 - 조우 그리고 이별 (6) 19.09.26 325 6 11쪽
50 50화 - 조우 그리고 이별 (5) 19.09.26 327 5 10쪽
49 49화 - 조우 그리고 이별 (4) 19.09.25 331 5 15쪽
48 48화 - 조우 그리고 이별 (3) 19.09.24 442 5 14쪽
47 47화 - 조우 그리고 이별 (2) 19.09.23 346 5 13쪽
46 46화 - 조우 그리고 이별 (1) 19.09.23 341 5 9쪽
45 45화 - 여걸의 일면 (3) 19.09.22 327 5 9쪽
44 44화 - 여걸의 일면 (2) 19.09.21 337 6 9쪽
43 43화 - 여걸의 일면 (1) 19.09.21 372 7 16쪽
42 42화 - 검은 삭월과 황금 왕녀 (8) 19.09.20 360 5 10쪽
» 41화 - 검은 삭월과 황금 왕녀 (7) 19.09.19 342 6 16쪽
40 40화 - 검은 삭월과 황금 왕녀 (6) 19.09.18 343 7 14쪽
39 39화 - 검은 삭월과 황금 왕녀 (5) 19.09.17 340 6 11쪽
38 38화 - 검은 삭월과 황금 왕녀 (4) 19.09.17 391 6 12쪽
37 37화 - 검은 삭월과 황금 왕녀 (3) 19.09.16 355 6 16쪽
36 36화 - 검은 삭월과 황금 왕녀 (2) 19.09.14 388 6 11쪽
35 35화 - 검은 삭월과 황금 왕녀 (1) 19.09.13 358 6 9쪽
34 34화 - 미묘한 협력관계 (3) 19.09.12 365 8 12쪽
33 33화 - 미묘한 협력관계 (2) 19.09.12 363 5 10쪽
32 32화 - 미묘한 협력관계 (1) 19.09.11 368 6 15쪽
31 31화 - 로망티스트 (3) 19.09.10 374 7 10쪽
30 30화 - 로망티스트 (2) 19.09.10 378 7 11쪽
29 29화 - 로망티스트 (1) 19.09.09 386 5 13쪽
28 28화 - 신경쓰이는 동행 (7) 19.09.08 396 8 11쪽
27 27화 - 신경쓰이는 동행 (6) 19.09.07 458 7 11쪽
26 26화 - 신경쓰이는 동행 (5) 19.09.07 404 9 12쪽
25 25화 - 신경쓰이는 동행 (4) 19.09.06 428 9 14쪽
24 24화 - 신경쓰이는 동행 (3) 19.09.06 453 9 13쪽
23 23화 - 신경쓰이는 동행 (2) 19.09.05 455 12 10쪽
22 22화 - 신경쓰이는 동행 (1) 19.09.04 452 12 10쪽
21 21화 - 구출의 로망 (8) 19.09.03 449 14 10쪽
20 20화 - 구출의 로망 (7) 19.09.03 456 14 13쪽
19 19화 - 구출의 로망 (6) 19.09.02 473 13 16쪽
18 18화 - 구출의 로망 (5) 19.09.01 467 12 8쪽
17 17화 - 구출의 로망 (4) 19.08.31 499 12 12쪽
16 16화 - 구출의 로망 (3) 19.08.31 514 13 9쪽
15 15화 - 구출의 로망 (2) 19.08.30 517 12 10쪽
14 14화 - 구출의 로망 (1) 19.08.30 548 12 12쪽
13 13화 - 왕자같은 공주 (3) 19.08.29 552 13 15쪽
12 12화 - 왕자같은 공주 (2) 19.08.29 565 14 13쪽
11 11화 - 왕자같은 공주 (1) 19.08.28 607 15 12쪽
10 10화 - 요정의 숲 (7) 19.08.27 617 15 10쪽
9 9화 - 요정의 숲 (6) 19.08.26 609 14 12쪽
8 8화 - 요정의 숲 (5) 19.08.25 640 14 10쪽
7 7화 - 요정의 숲 (4) 19.08.25 674 16 16쪽
6 6화 - 요정의 숲 (3) 19.08.24 667 18 10쪽
5 5화 - 요정의 숲 (2) 19.08.24 799 15 15쪽
4 4화 - 요정의 숲 (1) 19.08.23 943 17 8쪽
3 3화 - 스승과 제자 (3) 19.08.22 1,093 15 10쪽
2 2화 - 스승과 제자 (2) 19.08.22 1,240 20 14쪽
1 1화 - 스승과 제자 (1) +2 19.08.22 2,440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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