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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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시작해 보자.
점검, 점검, 점검
다음 목표를 정하기 전 미흡한 부분을 보완한다.
언노운과 함께 하나하나 점검해 나갔다.
가장 중요한 것이 데엑마에서 언노운의 인식인데 이것은 일단 실패했다.
내가 아직 데엑마의 능력을 완전히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것에 기인했을 수도 있고 아니라면 데엑마에 식재된 태고신의 조각 때문일 수도 있다.
조각이라고 해서 진짜 조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데엑마 신체 일부분이 되었기에 몸속에서 판별할 수 없다.
일단 가장 중요한 차원 분열 스킬을 패시브로 전환했다. 다행스럽게도 인간형으로 트랜스모퍼시스 해도 무리 없이 작동했다.
자 이렇게 되면 이제 내가 무슨 행동을 하든 어떤 인과 관계를 맺던 차원 분기에서 완전히 해방이다.
이것만 해도 감사한 일이다. 어느 줄기를 가든 내 마음대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제부터 내 행동 하나하나가 언노운엔 새로운 정보가 된다.
데엑마로 돌아가면 포른 세포 간 연결을 방해받아 신경망 연결이 되지 않는다.
나름대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뇌 뉴런 세포에 언노운을 안착시켜 보기도 했고 데엑마로 돌아갈 때 포른 세포를 한곳에 뭉쳐 놓으려고 시도도 해 봤고 둘이 머리를 짜서 별의별 짓은 다 해 봤다.
데엑마가 가진 거대한 에너지 앞에서는 그 어떤 행위도 정당성을 찾을 수 없었다.
반대로 인간형으로 되돌아갔을 때 데엑마의 스킬이나 악마를 먹고 얻은 스킬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이것도 허사였다.
어쩔수 없이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데엑마 본체로 돌아가야 했다. 그 외 몇 가지 점검해야 할 것이 남았다.
그것은 허기감이다. 이 허기감이 어디서 오는지 이걸 제어할 방법과 인간형일 때도 이런 허기감을 느끼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여기서 점검할 것은 대충 끝이 났지?'
【그렇습니다. 이젠 실 경험이 필요한 때군요】
'그렇지. 이제 움직여야 할 때다.'
나는 손에 쥔 아스펠 전이 구슬을 내려다봤다.
당장 게헤나로 날아가서 그곳을 때려 부수는 것은 어떨까?
루시퍼를 잡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까?
이어링에서 루시퍼에 살해당할 확률 자체가 없어졌다.
이젠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다는 소리다.
에덴에 들어가기 전엔 이상향을 위한 거대한 도전이었고 이후는 모든 것을 이룬 채로 여기 서 있다.
-팟
목적지는?
"세운드라"
문이 열린다. 아직 바꾸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바뀔 수 없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여튼 출입 허가는 잘 작동된다.
"데오릭스!"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나오지 않는다.
에덴이 세상에 나오면 생텀 의회에 보고 된다고 하더니 천사는 한 명도 없다.
예상했던 바가 그대로 재현되니 그동안 내가 이놈들 손에 놀아 났다는 것에 헛웃음이 났다.
에덴이 다크 에덴이라고 불렸던 이유를 알겠다. 루시퍼가 에덴을 완전히 손에 움켜쥐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이다.
아니라면 지금쯤 이곳에 천사가 바글바글했을 테니까.
"데오릭스!"
녀석은 등장하지 않는다.
에덴의 구조는 머릿속에 있긴 한데 상당히 넓은 곳이다.
확실히 이곳은 이상하다. 언노운도 연락이 끊어졌고 레이도 마찬가지다.
어떤 시스템이 작동하는지 모른다. 하긴 초월체의 작품이긴 하니 달라도 뭔가 다르겠지.
이런 실험실은 초월자마다 독특한 특색이 있는 모양이다.
이전처럼 시간도 거의 안 움직인다.
어쩌면 언노운과 연결이 끊어진 것이 아니라 시간 때문에 신경망 흐름이 거의 멈춰진 것 때문일 수도 있겠다 싶다.
데오릭스는 계속 반응이 없다. 일단 가장 궁금한 것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투명한 젤리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서다.
왜 야훼는 그곳의 출입을 막았을까? 그리고 몇몇 천사와 아담에게만 열어줬다. 심지어 관리자인 데오릭스조차 들어가지 못하게 한 이유는 이해할 수 없다.
루시퍼조차 여길 들어오지 못한 것 같다. 그런데 그들은 이곳에 있는 4678번 자료가 마릴론의 조각인지는 어떻게 알았을까?
데오릭스가 수집품 목록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영악한 놈들이니 뭔가 방법이 있었겠지.
루시퍼가 두 번째 왔을때도 내가 왜 그렇게 된 건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즉 수집품에서 마릴론 조각이 빠졌는지조차 파악 못 했다는 거다.
"세운드라"
문이 열린다.
왜 인간에게 출입 허락을 한 건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뭐 상관있나?
수집품은 꽤 된다. 환상 박물관이 여길 흉내 낸 것이라. 수집품을 세어보진 않았지만 적어도 만점 정도?
분류 방식을 알아낸다면 좋겠지만
4678번은 넘버만 있지 명칭이나 설명은 전혀 없다.
4679번도 마찬가지 손을 올리자, 흰색 상자가 솟아 올라왔고 당연하겠지만 안은 비어 있다.
내가 왜 이걸 선택했을까? 언노운이 말한 대로 순전히 운이겠지.
4677번도 있는데 난 4679번을 선택했다.
4678번 테이블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러자 흰색 상자가 아닌 회색빛이 진하게 감돌며 처음 보는 독특한 문양이 새겨진 두께 5cm 폭 50cm 정도의 길쭉한 조각이 떠 올랐다.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이게 마릴론의 조각일 터. 괜히 손댔다가 이상 현상이 벌어질까 그냥 두었더니 10초 정도 뒤 다시 밑으로 가라앉았다.
야훼의 수집품이 가득하니 이곳을 털면? 태고신이나 고대신의 물건들이 가득하겠지?
솔직히 환상 박물관만 해도 어마어마한 우주적 아티펙트가 가득했다.
루시퍼는 실제 야훼를 동경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곳과 똑같은 환상 박물관을 지어 놓고 똑같이 꾸미지 않았나?
결국 넘버 외에 그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솔직히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소득이 전혀 없다 보니 아쉬운 마음이다.
뭐라도 가져 나올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손대면 안 될 것 같다는 본능을 믿기로 했다.
에덴에 들어오기 전 신호가 끊어질 것을 대비해 언노운이 조언한 몇 가지 중 하나이기도 했다.
확신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건들지 마라. 행운이 계속 너를 따라 오는 것은 아니다.
데오릭스를 불러낼 방법도 생각 안 한 것은 아니다.
이곳에선 스킬을 쓸 수가 없게 되어 있다. 특히 권능에 속한 기술은 아예···.
대신 신성력을 부담 없이 쓸 수 있으니 문제 될 것은 없다.
아쉬운 것은 신성력으로 쓸 만한 스킬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단지 날아가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신성력을 쓸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곳은 무지 넓다. 물론 걸어간다고 해서 손해날 일은 없다. 이곳의 시간은 거의 멈춘 상태니까.
여섯 네필림이 있던 중앙 주 시스템이 있는 곳으로 왔다.
저번에도 느낀 거지만 야훼는 화이트 감성에 빠진 광적인 존재인가 보다. 세상이 온통 하얀색뿐이라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 중앙 화이트 태양 같은 주 동력원이 이글이글하며 허공에 떠 있다.
"데오릭스 안 나오면 에덴이 어떻게 될는지 가르쳐 줄게."
언노운이 없으니 일단 입고 있는 옷과 신발을 다 벗었다. 그냥 변신해도 상관은 없지만 내가 원래 깔끔한 체를 하는 성격이니깐.
이어링도 빼고 ITB도 빼냈다. 주변으로 공간 결계를 치고 그 공간을 등에다 붙였다.
이건 일종의 꼼수인데 데엑마 본체로 돌아가도 이어링과 ITB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언노운하고 머리 맞대고 몇 번씩 실험해서 찾아낸 결과물이다.
-쑤우우우욱
머리가 천장에 닿아서 살짝 고개를 숙였다.
아쉽게도 갖은 노력을 해 봐도 데엑마 신체는 늘이거나 줄일 수 없었다.
키 125m의 이 거인은 오리지날 상태로 막강한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어서 신체의 크기를 변형시킬 수 없었다.
하긴 변형할 필요를 못 느꼈기에 그런 기술이 없다는 것이겠지만.
언노운이 이 상태에서 연결만 되면 분석하여 작은 힌트라고 내 줄 것인데 말이다.
잡설이 길다. 중앙 동력원 가까이 갔다. 여섯 네필림이 권능을 쥐어 짜내 이 동력원을 제어하고 있었지?
나는 그 한계를 뛰어넘는 에너지를 방출시킬 거다. 이곳이 어떻게 될는지는 데오릭스 그놈만 알겠지.
양손을 동력원에 대고 권능을 내질렀다.
-푸아아아
권능과 신성력이 부닥치자 단번에 결과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르르르르릉
에덴이 흔들렸다.
상관할 바 아니다. 권능을 더 증가시켰다.
-우릉 우릉 우르르르응.
진동의 폭이 계속 증가한다.
"멈춰."
"왔냐?"
"이 괴물아! 신성한 그분의 옥좌에서 손을 떼라."
"그러니 부를 때 나오지 꼭 이래야 나오냐? 내 행동을 유발한 것은 너지 내가 아니란 말이다."
-쑤우우욱
더한 권능을 밀어 넣었다. 에덴이 심하게 흔들렸다.
"진실을 원하지? 진실 말이다."
권능을 줄였다.
"정확히."
즉시 트랜스모퍼시스를 이용해 인간형으로 돌아왔다. 등 뒤에 붙였던 공간 백팩에서 옷과 이어링, ITB를 꺼내 장착했다.
데오릭스는 그 모습을 아무런 말 없이 지켜봤다.
"내가 올 줄 몰랐나?"
"예상했다. 루시퍼는 도망갔지만 나는 그러질 못해."
"루시퍼···. 루시퍼···. 하, 왜 그놈이랑 손을 잡았지? 넌 야훼의 종이 아니냐?"
"야훼는 우리를 버렸다."
"미친 AI 새끼. 넌 인류를 배반한 놈이야."
"그건 오해지. 너희 인류는 태어나서는 안 되는 불량품이었다."
"돌 아이 새끼. 아주 단단히 미쳤구나." "뭐라고 해도 내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는다. 넌 신체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지만 정신은 흔한 인간 한 명에 지나지 않아."
"그 말은 맞네. 루시퍼가 대충 이야기했나 보군."
"날 따라와라."
"왜? 저번처럼 또 영화나 상영하려고?"
"진실을 보여 주기 위해서다."
"앞장서."
녀석이 무얼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진실이라는 말은 홀딱 벗은 여인의 알몸처럼 강한 유혹의 냄새를 풍겼기 때문에 난동질 부리지 않는 것뿐이다.
진실을 알기 전에 쓸데없이 데오릭스를 자극할 필요까진 없다고 판단했다.
"일부러 천천히 걸을 생각이라면 답답한 내 마음을 헤아려 주지?"
"무슨 의미냐?"
"에덴? 이곳은 내게 더 이상의 어떤 의미를 주는 곳은 아니지. 박살을 내 버리든 내 맘대로 할 생각이니까."
놈은 AI니까 감정이 없어서 아쉽다.
"이곳은 야훼의 손때가 묻은 곳이다."
"부수지 말아 달라는 뜻으로 들리는데?"
"당연한 소리 아니냐?"
멍청한 AI 쉽게 미끼를 물어 버렸구나. 놈은 확실히 이곳이 존폐 위기에 몰렸다고 생각하고 있다.
"네가 나를 속이지 않는다면 나 또한 너를 속이지 않을 거라는 사실. 실수는 용서해도 속임수는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그땐 야훼의 손때를 내가 직접 지워 줄게."
"물론이다."
"걷기 심심하지? 그럼 첫 번째 질문. 아. 이건 네가 약속을 이행할 생각이 있는지 점검하는 차원에서이니까."
"내가 아는 정보 안에서만 답이 나갈 거다."
"인간들이 일으킨 서전 임펙트 알지? 그거 누가 일으킨 거야?"
"진실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당연하지"
"가브리엘을 포함한 인류 말살을 찬동한 천사들에 의해서다."
"정확히 말해야지?"
"7대 천사 중 가브리엘, 우리엘, 사리엘, 레미엘이 연합 전선을 펼쳤다."
"그래서 그들이 서전 임펙트를 일으켰다고?"
"그렇다. 의회에서 만장일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인간의 타락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저번엔 메타트론이 그랬다며?"
"그건 너를 속이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었을 뿐이다."
"뭐, 그렇다고 치자. 야훼 수집품 목록을 내게 넘겨."
"정확히 진실을 말할게. 내겐 접근 금지 구역 중 하나다. 그곳의 목록은 알 수 없어."
"그럼 4678번 자료가 마릴론의 조각인지 어떻게 알았어?"
"메타트론의 기록지를 이용해서다. 그는 야훼의 서기관이었다. 야훼의 모든 사건과 이곳에 상주하는 인간의 행동을 기록하는 역할을 했다. 당시의 수집관은 야훼와 메타트론만이 출입 권한이 있었다. 그곳의 물건은 기념품만으로 남아야 했기 때문이다. 우주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 몇 개 있다고만 들었다."
"4679번 자료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나?"
"전혀."
"메타트론의 기록지는 어디에 있지?"
"그가 사라질 때 함께 사라졌다."
"사라져? 왜?"
"루시퍼가 그를 이용하려 했기 때문에 자신을 스스로 숨겼다."
"루시퍼는 타락인데 어떻게 이곳 출입이 가능하지?"
"내가 만든 특수한 에너지 보호막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왜 루시퍼와 손을 잡았지?"
"너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루시퍼가 에덴을 파괴한다고 협박했나?"
"아니다. 루시퍼가 아닌 가브리엘이 에덴을 의회로 끌고 가려 했기 때문이다."
"그럼? 여섯 네필림은?"
"에덴에 상주한 모든 천사를 추방하고 에덴을 결계 속에 숨기기 위해 루시퍼가 설치한 것이다."
"네 말이 거짓이 없다고 야훼 이름 앞에 맹세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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