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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백만잔의 서재

슈퍼 멍청한 판타지 모음집 2 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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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백만잔
작품등록일 :
2022.12.11 22:06
최근연재일 :
2023.10.17 11:33
연재수 :
225 회
조회수 :
10,385
추천수 :
387
글자수 :
551,006

작성
23.08.0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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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193. 마왕 3

DUMMY

판타지 세계의 13 마왕은 명칭만 마왕이지, 실제로는 인류왕국에 반기를 들었던 대영지의 귀족들이다.


그리고 영지를 지배하고 있다면 당연히 관리는 한다.


마왕이라는 별칭 때문에 마왕군의 영지를 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약육강식을 앞세운 피와 공포의 땅이라 생각하기 일쑤였으나, 엄연히 법이 있고 경제가 순환했다.


오늘도 영지 관리에 힘쓰고 있는 13 마왕 중 하나, 올레는 예정대로 각 창고를 시찰하고 있었다.


도적떼가 쳐들어온 건 그때였다.




"크하하하! 창고는 약탈하고 사람은 전부 죽여라!"


"어, 형님. 저거 마왕 아니에요?"


"무슨 헛소리야. 왜 최종 보스가 길거리에······."




떠벌대던 중에 올레와 눈이 마주치자 도적 두목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저기, 왜 마왕님이 도시 밖 창고에 오셨나요······?"


"영지 시찰 나왔네만."


"그렇군요. 저흰 이만 방해되지 않게 돌아가 보겠습니다."


"보내줄 리가 있겠나."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나빴다. 잠의 모래를 다루는 올레는 도적떼의 발밑을 모래로 바꾸고, 머리만 남긴 채 파묻었다.


올레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시내의 은행.


마왕 일행이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반긴 건 직원들이 아니라 마스크로 코 아래만 가린 강도들이었다.




"손 들고 엎드려! 가진 것도 바닥에 다 내놓고!"


"형님, 형님. 저거 마왕 같은데요."


"뭔 소리야? 마왕이 왜―"


"소원대로 바닥에 가진 힘을 내어드리지."


"아, 아니 힘은 딱히 상관없는······. 으풉!"




창고에서와 똑같은 흐름에 염증을 느낀 올레는 강도단을 모조리 잠의 모래 속에 파묻었다.




***




올레와 시찰단이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내성 지하의 보물 창고였다.


이곳의 상황은 지상보다 더 나빴다.


함정이란 함정이 죄다 작동했거나 망가져 있었고, 기절한 도적들이 산을 이루었다.


그런데도 도적들은 포기하지 않고 보물 창고의 중심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크하하하! 드디어 던전 공략의 끝이 보이는군!"




뒤에서 마왕이 뚱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줄도 모르는 도적 하나가 기쁨에 차서 소리쳤다.


눈치채지 못한 건 다른 도적도 마찬가지. 벅차오르는 감정으로 동료의 말에 호응할 뿐이었다.




"사천왕들이 인양한 멜로디아 왕국의 유물이 여기 있다는 정보는 확실하지?"


"벌써 몇 팀이고 도전했는데 전부 격퇴당했다잖아. 별거 없다면 이렇게 철저하게 함정을 깔아놓을 리가 없지!"


"햣하! 이 던전은 우리가 제패한다!"


"던전 공략이야말로 도적들의 명예. 로망 중의 로망!"


"금고! 보물상자! 락픽은 좋은 대화 수단이지!"




동료 도적의 동료에 동료와 동료도······. 이하 생략.


보다 못한 올레가 안쓰러워하는 시선을 보내며 반박했다.




"영지의 시민이 내준 귀한 세금을 지키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건 당연하고, 여기는 던전이 아니라 보물창고일세."


"뭣? 어떤 놈이 도적의 뒤에서 떠드는 거야!"


"참으로 비겁한!"


"남에게 말을 하려면 당당하게 앞에서 하란 말이다!"




틀린 말은 없었다.


물건을 훔치러 온 도적이 아니었다면 말이다.




"자네들, 적반하장이 실로 끝이 없군."


"뭐어어? 바보냐 너? 도적은 범죄가 기본인데 적반하장이고 뭐고가 어디 있냐?"


"그보다 적반하장 같은 어려운 말은 쓰지마······. 약해 보인다고?"


"킥킥킥. 아무래도 날카로운 맛을 맛보아야······."




마지막 도적은 말하는 중에 칼을 떨어트리고, 넋을 잃은 표정을 지었다.


날붙이 한두 개로 막을 수 없는 규모의 모래가 올레 뒤에서 당장이라도 범람할 것처럼 넘실댔기 때문이다.


그제야 일이 크게 잘못됐음을 깨달은 도적 하나가 한쪽 무릎을 꿇고 정중히 말했다.




"저, 어르신. 실례가 안 된다면 존함을 여쭈어도 될까요?"


"올레. 이 성의 건물주다만."


"그러니까, 마왕님이시네요?"


"그렇게 말하는 거 보니 자네들도 마왕령이 아니라 인류왕국 쪽에서 왔군?"


"헤헤, 그렇습죠. 멜로디아 왕국의 유물이 발견됐다는데 눈독 들이지 않을 도적이 있겠습니까? 부르는 게 값인데?"


"그래서, 잘못이 없다?"


"물론입죠! 보물을 앞에 두고 가만히 있는 도둑이 아니라 겁쟁이인 거죠! 성공률이 1%라도 도전하지 않으면 0%라는 겁니다!"


"그 열정은 높이 사도록 하지."


"헤헤, 그러면 저흰 이만 돌아가도 될까요?"


"그건 안 되겠고. 모래에 머리만 남기고 파묻히는 거 하고 감옥에 들어가는 것. 둘 중 하나만 택하게."


"아이고, 감사합니다 마왕님. 역시 말은 해봐야 하는 법이라니까요. 이봐들. 어서 갑세나!"




올레에게 꾸벅 인사한 도적들은 앞다투어 감옥으로 달려갔다.




"비켜! 남향으로 지어진 감방은 내 거다!"


"화장실이 분리된 감방은 없으려나?"


"큭큭큭. 락픽으로 따는 건 탈출하기 위해서만이 아니지. 들어가기 위해서기도 해."


"아! 여기 침대는 지푸라기가 건조하군. 습기가 적다는 뜻이지. 이 감방은 내가 차지한다!"




경비원을 때려눕혀 열쇠를 빼앗고, 락픽이 있는 도적은 다른 도적들보다 빠르게 감옥을 골라 들어갔다. 범죄의 프로답게 다들 감방을 보는 눈이 남달랐다.




"여름에 들끓는 건 파리만이 아니로군."




올레의 한숨에 문관이 맞장구쳤다.




"그래도 말은 잘 듣네요."


"자네 말대로일세. 참 예의 바른 친구들이야. 도적만 아니라면 말이야."


"뭐, 판타지 세계에 도적이 없는 게 더 이상하기는 하죠."


"······자네도 관료면 도적 줄일 생각부터 하도록."


"리얼리스트라는거죠."




새끼, 말 하나를 안 지네.


올레는 기가 찼지만 그를 나무라는 대신 그의 담력과 말주변을 높이 사 보너스를 주기로 했다.


사천왕 오그와 티탄이 마왕들을 돕기 위해 인양한 멜로디아 왕국의 배.


그 안에 있던 고고학적 가치를 지닌 유물들은 분명 마왕군 13개 영지에 막대한 부를 가져와 줬다.


게다가 어째서인지 금속류가 하나같이 강력한 만물 저항력을 가지면서도 술식을 새기면 마력 전도율이 급격히 오르는 현자의 합금, 와이즈하르콘이어서 소란은 더 커졌다.


현자가 몰살되면서 와이즈하르콘도 거의 사라진 현재, 합금을 얻고 그 주조 방법을 해명하는 데 성공하면 눈부신 부국강병을 이뤄내는 건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여파가 도적떼들이었다.


고고학적 가치와 소재 그 자체로서의 뛰어남을 두루 갖춘 멜로디아 왕국의 유물에 눈이 먼 도적들은 13 마왕들의 강함을 알면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인류왕국의 거대요새를 지나 마왕령으로 침투해오고 있었다.




"슬슬 오그하고 티탄이 유물 좀 그만 보내줘도 좋을 거 같은데."




올레는 그렇게 말하며 한숨 쉬었지만,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치가 어마어마하게 높다는 소식만 들은 두 사천왕은 휴가 기간 내내 숨겨진 해안가에서 보물선을 인양하고, 보물을 꺼내고, 또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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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196. 불새 23.08.16 32 1 2쪽
220 195. 박힌 돌 +1 23.08.16 27 0 4쪽
219 194. 초전도 Ai 마왕 +1 23.08.09 27 0 6쪽
» 193. 마왕 3 +1 23.08.08 27 0 7쪽
217 192. 퇴마소녀 2 +1 23.08.04 25 1 5쪽
216 191. 초전도맨 +1 23.08.03 24 1 3쪽
215 190. 노랫소리가 멎는 날에 +1 23.08.02 24 0 4쪽
214 189. 닥터피시 +1 23.07.29 26 0 3쪽
213 188. 뱁새와 황새 23.07.23 60 2 3쪽
212 187. 꿈 +1 23.07.22 29 2 3쪽
211 186. 드래곤의 벌레 퇴치 23.07.21 22 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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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182. 다큐멘터리 4: 꿈의 세계의 서큐버스 +1 23.07.16 28 1 6쪽
206 181. 힘을 숨긴 헤어스타일 +1 23.07.15 25 1 3쪽
205 180. 누구나 아는 동화 +1 23.07.14 28 2 6쪽
204 179. 사천왕 2 +1 23.07.09 33 2 9쪽
203 178. 하얀 털의 유니콘 23.07.08 25 2 7쪽
202 114. 말 23.07.08 9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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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175. 성녀 3 +1 23.07.05 27 2 5쪽
198 174. 수술 23.07.04 27 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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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172. 사천왕 +1 23.07.02 30 1 9쪽
195 171. 현자 표류기 2 23.07.01 26 2 9쪽
194 170. 호위 +1 23.06.30 30 2 4쪽
193 169. 도시지기 2 / 빵타지아 +1 23.06.29 40 2 5쪽
192 168. 다큐멘터리 3: 기사돼지 +1 23.06.28 31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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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152. 천하제일검 +1 23.06.13 37 2 4쪽
175 151. 흡혈귀 2 23.06.12 29 2 4쪽
174 150. 미팅 2 23.06.12 29 1 5쪽
173 149. 미팅 23.06.11 33 1 3쪽
172 148. 여우와 두루미 23.06.11 55 2 5쪽
171 147.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1 23.06.10 37 2 10쪽
170 146. 마녀를 물에 또 던져라 23.06.09 28 2 4쪽
169 145. 인어와 청년 23.06.09 26 2 5쪽
168 144. 귀신의 집 23.06.09 29 1 7쪽
167 143. 마왕 2 23.06.08 26 1 8쪽
166 142. 완벽한 은하냉면을 만드는 방법 23.06.08 34 2 6쪽
165 141. 북풍과 태양 2 23.06.08 31 1 4쪽
164 140. 인어공주 세 자매 +1 23.06.07 33 1 6쪽
163 139. 숲의 친구 +1 23.06.06 35 2 12쪽
162 138. 사이비에게 어울리는 것 23.06.05 31 2 7쪽
161 137. Ai 2 23.06.04 32 1 6쪽
160 136. 별 23.06.04 32 2 4쪽
159 135. 다큐멘터리 2: 사얼거민 +1 23.06.03 35 1 5쪽
158 134. 사막 2 +1 23.06.03 34 1 6쪽
157 133. 사막 +1 23.06.02 31 2 4쪽
156 132. 광부 23.06.02 26 1 5쪽
155 131. 굴러온 돌 23.05.31 27 2 4쪽
154 130. 고문 23.05.31 29 1 7쪽
153 129. 북풍과 태양 23.05.31 30 2 2쪽
152 128. 강도 2 23.05.30 38 2 3쪽
151 127. 흡혈귀 23.05.30 39 2 4쪽
150 126. 애니메이션에서 흔한 23.05.29 37 1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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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124. 각오 X 결의 +1 23.05.27 48 2 8쪽
147 123. 1억 년 버튼 23.05.26 39 1 5쪽
146 122. 209℃ 와플 오디세이 23.05.25 76 2 4쪽
145 121. 안경 23.05.24 34 1 3쪽
144 120. 물음 23.05.24 40 2 4쪽
143 119. 뱀 23.05.23 51 1 2쪽
142 118. Ai 23.05.23 33 2 5쪽
141 117. 약 23.05.22 37 2 3쪽
140 116. 소환 23.05.21 37 2 7쪽
139 115. 뱃사람의 지혜 +1 23.05.21 55 1 5쪽
138 113. 전생자 4 23.05.20 75 2 4쪽
137 112. 과자의 집 +1 23.05.19 37 2 3쪽
136 111. 늑대와 양 23.05.19 68 2 4쪽
135 110. 산중 호걸 23.05.18 36 2 4쪽
134 109. 게임 판타지이기에 +1 23.05.18 2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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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104. 마신 2 23.05.15 45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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