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 매미
7년을 기다려왔다.
완벽하게 준비를 끝낸 매미인간은 아끼는 통기타와 함께 지상으로 올라왔다.
때는 뜨거운 여름.
햇살은 나뭇잎을 선명하게 핥고 있었다.
모든 것을 불태우기에 이만큼 좋은 날이 또 있으랴.
"그러면, 들어주십시오. 저의 최신곡."
디리링.
감미로우면서 깊이 있는 통기타의 선율이 울리고, 매미인간은 우수에 찬 겹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섹스."
앞다리와 가운뎃다리. 모두 합쳐 네 개의 다리를 사용한 현란한 연주가 시작되었다.
물론 연주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매미답게 감미로운 선율 위로 노래가 겹쳐졌다.
"워우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암컷 매미를 사로잡는 놀라운 성량에 소울이 담긴 소몰이 창법으로 시작된 노래가 저 멀고도 높은 허공을 채워나간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매미가 세계를 지배했다.
"섹스!"
호소력이 강하며 알기 쉬운 가사!
"섹스!"
누가 이 노래를 듣고 다른 의도를 떠올릴까!
감히 말한다.
없다!
곡해란 있을 수가 없다!
그의 노래는 오직 퓨어하게 교미만을 노래했다!
"세애애애애애액스!
섹스! 세액스!
워어어어어어 섹스!
구름 아래 섹스!
달을 향해 섹스!
I'm a sex machine, ready to fire
Everbody Everyday anywhere!"
발라드에서 시작해서 락으로.
7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단련한 그의 모든 것이 노래 안에 담겨, 그의 모든 열정과 감정을 남김없이 발산시켰다.
명곡. 그 외에 무슨 말이 필요하랴.
"소음공해 신고 때문에 왔습니다. 병영까지 동행해 주시죠."
그게 무허가 버스킹만 아니었다면 동종업자에게 긴장감을 주는 전설로 기억되었으리라.
112 치안 기사단에게 두 쌍의 다리를 구속당한 매미는 끌려가면서 딱 한 단어만을 입에 담았다.
"섹스."
뭐, 그렇다.
···여름이었다.
- 작가의말
밖에서 매미가 울기에, 매미의 마음으로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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