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 마녀를 물에 계속 던져라
"마녀를 물에 던져라! 마녀를 있는 대로 던져!"
"여기다! 이쪽에도 마녀를 던져!"
그 해에도 어김없이 폭우가 쏟아지고, 강이 범람해 수해를 입은 곳이 생겼다. 무능한 영주가 있는 영지는 얼뜨기만도 못한 운영 때문에 죽는 사람이 나오는 법이니까.
무능한 영주가 자기 안위만 지키려고 시원찮은 변명을 궁리하는 와중에도 재해는 실시간으로 들이닥친다. 사람들은 영주를 찢어 죽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른 채 가족과 이웃을 하나라도 더 구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구원이란 그렇게 간절히 갈구하며 찾아다니는 사람에게 내린다.
그들은 방법을 찾았다.
마녀는 무조건 물에 뜨는 특성을 가진 존재.
파괴력이 강한 마법도 익히고 있기에 홍수에 떠내려온 건물 잔해나 나무에도 버틸 수 있다.
그렇다. 마녀란 수해 지역에서 대활약할 운명을 타고난 구조요원이었다.
"부탁합니다. 마녀님!"
"마녀를 쏴라!"
"발사! 마녀를 사출시켜!"
"성벽에서 발리스타를 뜯어왔어요!"
"좋아! 이걸로 더 많은 마녀를 발사할 수 있겠군!"
"마녀가 아이들을 구해오고 있어!"
"시간이 없다! 다음 마녀님을 장전해라!"
한편, 물에 던져진······.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사출된 마녀들은 생각했다.
'아니 시발 이게 아닌데.'
'마녀 고용하는 방법이 좀 이상하지 않아?'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을 구해내는 그녀들의 방수성과 터무니없는 부력은 옛 시대의 마녀재판이 보증해주고 있었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뇌우가 내리꽂히는 어두운 하늘 아래, 수많은 마녀가 궤적을 그리며 사람을 구하기 위해 날아갔다.
- 작가의말
본문에선 거의 농담에 가깝긴 합니다만, 매년 수해와 싸우는 현장의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올해는 피해보시는 분들이 적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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