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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백만잔의 서재

슈퍼 멍청한 판타지 모음집 2 터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녹차백만잔
작품등록일 :
2022.12.11 22:06
최근연재일 :
2023.10.17 11:33
연재수 :
225 회
조회수 :
10,402
추천수 :
387
글자수 :
551,006

작성
23.06.03 09:36
조회
34
추천
1
글자
6쪽

134. 사막 2

DUMMY

젊은 상인은 패기로 가득했던 처음과 달리 해소되지 않는 답답함과 좌절 속에 잠겨 있었다.

그는 카타르슬로프 대사막을 횡단해 순수왕국과의 광물 교역로를 뚫으려 했지만, 이 사막에 마법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사막에 존재하는 마법은 두 가지.

서쪽으로 경사로가 계속되는 것과, 동행인이 많을수록 사막을 횡단하는 길이가 배가 되는 것.

대사막에 관련된 일화를 깊게 조사하지 않고 열 저항과 모래폭풍 대책, 그리고 물자만 많이 준비했던 상단은 예상했던 도착일인 한 달이 지났는데도 사막의 끝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리고 영원히 도달할 수 없으리라.

카타르슬로프 대사막은 두 명이 진입하면 횡단 거리가 두 배로. 세 명이라면 세 배로 늘어난다. 중간에 발을 돌려 돌아가려 해도 그 돌아가는 길 역시 자신들이 걸어온 길의 배수만큼을 걸어야 한다.

10명이 넘은 무리가 진입했을 때도 10배만큼 늘어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 이상 되는 무리가 돌아올 때는 항상 사막을 버터지 못하고 죽거나, 서로 살육전을 벌여 살아남은 소수만 돌아왔기 때문이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기에 괴담으로 치고 흘려 넘겼던 것이, 최종적으로 상인과 상단을 사막 한가운데에 묶어놓는 꼴이 되었다.

삼 주가 지난 시점에서 상인의 말수는 급격히 적어졌고,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사막이 끝날 조짐을 안 보이자 상인은 모든 걸 포기하고 모두에게 고개 숙여 사죄했다.


"미안하다. 전부 다 내 잘못이야!"


분노한 상단이 죽으라고 하면 기꺼이 목숨도 내어줄 각오였다. 자신이 죽어서 저주와도 같은 사막의 마법이 줄어들면 그것도 좋다는 마음이었다.

그렇다. 현실은 냉혹하고, 모든 일이 편의대로 풀리라는 법은 없다. 돌아오는 건 뼈아픈 실책일 경우가 더 많다.

우정과 노력이 있다 해서 항상 승리한다는 건 공식이 아니다. 그건 나이 어린 소년에게나 통할법한 근성론에 불과하다.

지금, 상인은 결과에 따른 책임과 심판을 기다릴 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게 왜 너 혼자의 잘못이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만한 용기가 있는 자에게, 시시한 동료란 없는 법이다.

현실이 엄중한 책임을 물어오며 책임이라는 청구서를 들이밀 때, 그의 동료들은 청구서를 반으로 갈라 찢었다.


"애초에 대사막의 마법인지 저주인지는 유명했잖아. 리더의 책임이 크다고 해서 그걸 막지 않은 우리 잘못이 작다는 건 아니야."

"애초에 인원 선정할 때도 어떻게 될지 몰라서 가족이 없는 사람 위조로 선정하기도 했고."

"유감스럽다면 수도의 노인네들에게 한 방 먹여주기 어렵게 됐다는 것 정도겠네."


그의 동료들은 웃어넘기며 배려했지만, 그들의 리더인 상인은 현실적이고 부정적인 미래에서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밝은 분위기에 굳이 찬물을 끼얹어야 직성이 풀리겠냐고 빈정거릴 수도 있으나, 이게 그가 할 일이었다. 리더는 절망적인 현실을 직시하고 당장 필요한 조치나 결단을 내려야 하는 위치였으니까.


"하지만 이제 물도······."


말이 나오기 무섭게, 상단 한쪽에서 물기둥이 솟구쳤다.


"짜식들아. 물 축제다!"

"우와아악! 너무 많이 만들었잖아 꼴통아!"

"물이다! 사막에서 물에 익사한다!"

"회장! 아니, 단장! 마법 팀 놈들이 또 물장난을!"

" "


잠시 무표정이 된 상인은 상단의 마법 담당들에게 아무리 마력이 넘쳐나도 조금은 자제를 하라고 주의 시키고는 다시 간부들 앞에 돌아와 말했다.


"무, 물은 그렇다 쳐도 식량이······."


말이 나오기 무섭게 상단 한쪽에서 수십 미터는 될 것 같은 샌드 웜이 솟구쳤다.


"현지 조달팀이 야생 샌드 웜을 끌고 왔다!"

"훌륭해! 이거라면 두 달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어!"

"사막 지렁이가 정력에 그렇게 좋다면서?“

"사냥이다!“

"끼야후! 오늘은 고기 파티!"

" "


미래에 대한 걱정과 무거운 책임감과 대조적으로 유원지라도 놀러 온 듯 활기차다 못해 날뛰고 있는 상단을 본 상인이 복잡미묘한 표정을 짓던 그때, 그의 동료이자 나무 인간인 간부는 손가락 끝에 활력을 집중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손가락 끝에 수분과 영양소가 풍부한 과일을 맺은 나무 인간은 그걸 자체 수확해 상인에게 내밀었다.


"회장. 과일을 먹도록 해. 영양이 모자라서 스트레스가 쌓인 게 분명해."

"···이 과일 무리해서 만든 거 아니야?"

"무리?"


한번 고개를 갸웃한 뒤, 나무 인간은 머리카락에 수십 개의 과일을 만들어 냈다. 그러자 배급 시간이라고 착각한 단원들이 다가와서는 감사 인사와 함께 그 과일들을 수확해갔다.


"나. 햇살이 강해서 컨디션 최고조. 수분은 마법이 있으니까 걱정 없음."


물도, 고기도, 심지어 과일도 충분.

저마다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은 제각각이지만, 믿음직한 이들로만 구성된 상단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확실하게 보조했다.

상인은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니들 낙담하지 않은 것까지는 정말 고마운데, 생존력 너무 뛰어난 거 아니냐'라고.

그들은 인류왕국의 선두에 서서 새로운 교역로를 개척하는 데는 실패했다. 냉정하지만 그건 눈에 보이는 뚜렷한 사실이다.

하지만 돌아갈 수 없다 해도, 그들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 또한 사실.

상인은 과하게 믿음직한 동료들과 함께 오늘도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끝없는 여로를 이어가고 있다.


***


분명 모든 일은 우정과 노력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한다. 마법에도 한계는 있다.

모든 게 가능한 건 소년만화 같은 일이라며, 멍청한 소리라 조롱할 사람은 사막의 모래알만큼 있다.

그 말은 옳다. 그들은 틀리지 않다.

사람은 현실을 직시하는 어른을 현자라 부르며 칭송한다.

그런 사람을 배우고 섬기면 세상살이가 더 편해지니까.

그러나 바보 같은 소년만화를 좋아하는 사람 또한 세상에 얼마든지 있다.

길을 잃고 헤맬 때, 꿈과 희망이라는 낯뜨거운 말은 어느 시대에나 수요가 있는 법이니까.


작가의말

(지난 후기에 이어서)


모든 일이 소년만화처럼 단순하거나 행복하게 끝나는 건 아니지만.


낭만 없이 현실만 따져대는 게 무슨 재미겠어요.


누군가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물어오면, 가능하면 소년만화처럼 살고 싶다고 답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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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195. 박힌 돌 +1 23.08.16 27 0 4쪽
219 194. 초전도 Ai 마왕 +1 23.08.09 28 0 6쪽
218 193. 마왕 3 +1 23.08.08 27 0 7쪽
217 192. 퇴마소녀 2 +1 23.08.04 25 1 5쪽
216 191. 초전도맨 +1 23.08.03 24 1 3쪽
215 190. 노랫소리가 멎는 날에 +1 23.08.02 24 0 4쪽
214 189. 닥터피시 +1 23.07.29 26 0 3쪽
213 188. 뱁새와 황새 23.07.23 60 2 3쪽
212 187. 꿈 +1 23.07.22 29 2 3쪽
211 186. 드래곤의 벌레 퇴치 23.07.21 22 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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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183. 호밀밭의 저격수 23.07.17 27 1 3쪽
207 182. 다큐멘터리 4: 꿈의 세계의 서큐버스 +1 23.07.16 28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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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180. 누구나 아는 동화 +1 23.07.14 28 2 6쪽
204 179. 사천왕 2 +1 23.07.09 33 2 9쪽
203 178. 하얀 털의 유니콘 23.07.08 25 2 7쪽
202 114. 말 23.07.08 96 1 7쪽
201 177. 서큐버스 23.07.07 38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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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175. 성녀 3 +1 23.07.05 27 2 5쪽
198 174. 수술 23.07.04 28 2 3쪽
197 173. 흡혈귀 3 23.07.03 33 1 6쪽
196 172. 사천왕 +1 23.07.02 30 1 9쪽
195 171. 현자 표류기 2 23.07.01 26 2 9쪽
194 170. 호위 +1 23.06.30 30 2 4쪽
193 169. 도시지기 2 / 빵타지아 +1 23.06.29 40 2 5쪽
192 168. 다큐멘터리 3: 기사돼지 +1 23.06.28 32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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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160. 소환 2 23.06.19 29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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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158. 마녀를 물에 계속 던져라 23.06.17 49 2 2쪽
181 157. 전생자 5 23.06.16 39 2 9쪽
180 156. 갈색 털의 그리폰 +1 23.06.15 34 1 10쪽
179 155. 인외도서전 +1 23.06.14 35 1 7쪽
178 154. 성녀 2 23.06.13 26 1 5쪽
177 153. 성녀 23.06.13 32 2 6쪽
176 152. 천하제일검 +1 23.06.13 37 2 4쪽
175 151. 흡혈귀 2 23.06.12 29 2 4쪽
174 150. 미팅 2 23.06.12 29 1 5쪽
173 149. 미팅 23.06.11 33 1 3쪽
172 148. 여우와 두루미 23.06.11 55 2 5쪽
171 147.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1 23.06.10 38 2 10쪽
170 146. 마녀를 물에 또 던져라 23.06.09 28 2 4쪽
169 145. 인어와 청년 23.06.09 26 2 5쪽
168 144. 귀신의 집 23.06.09 30 1 7쪽
167 143. 마왕 2 23.06.08 26 1 8쪽
166 142. 완벽한 은하냉면을 만드는 방법 23.06.08 35 2 6쪽
165 141. 북풍과 태양 2 23.06.08 31 1 4쪽
164 140. 인어공주 세 자매 +1 23.06.07 33 1 6쪽
163 139. 숲의 친구 +1 23.06.06 35 2 12쪽
162 138. 사이비에게 어울리는 것 23.06.05 31 2 7쪽
161 137. Ai 2 23.06.04 32 1 6쪽
160 136. 별 23.06.04 33 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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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4. 사막 2 +1 23.06.03 35 1 6쪽
157 133. 사막 +1 23.06.02 32 2 4쪽
156 132. 광부 23.06.02 26 1 5쪽
155 131. 굴러온 돌 23.05.31 27 2 4쪽
154 130. 고문 23.05.31 29 1 7쪽
153 129. 북풍과 태양 23.05.31 30 2 2쪽
152 128. 강도 2 23.05.30 38 2 3쪽
151 127. 흡혈귀 23.05.30 39 2 4쪽
150 126. 애니메이션에서 흔한 23.05.29 37 1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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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124. 각오 X 결의 +1 23.05.27 48 2 8쪽
147 123. 1억 년 버튼 23.05.26 39 1 5쪽
146 122. 209℃ 와플 오디세이 23.05.25 77 2 4쪽
145 121. 안경 23.05.24 34 1 3쪽
144 120. 물음 23.05.24 40 2 4쪽
143 119. 뱀 23.05.23 52 1 2쪽
142 118. Ai 23.05.23 33 2 5쪽
141 117. 약 23.05.22 37 2 3쪽
140 116. 소환 23.05.21 37 2 7쪽
139 115. 뱃사람의 지혜 +1 23.05.21 55 1 5쪽
138 113. 전생자 4 23.05.20 75 2 4쪽
137 112. 과자의 집 +1 23.05.19 37 2 3쪽
136 111. 늑대와 양 23.05.19 68 2 4쪽
135 110. 산중 호걸 23.05.18 36 2 4쪽
134 109. 게임 판타지이기에 +1 23.05.18 2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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