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성전(聖戰)#02 무장집결
자살하려던 남자. 그는 새로운 길을 걷게된다.
위이이이잉-
점심시간이 지나자 부산 수정동에서 위험의 신호가 울려퍼진다.
[ 부산동구 수정동의 일대 대피훈련을 실시합니다. 실제상황에 가까운 훈련이므로 모두 평지로 대피해주시기바랍니다.]
여느 때의 민방위 훈련과 다르다.
이미 어제부터 국가 재난 문자가 도착한 상태였다.
눈치빠른 무당들은 이미 어제 재빨리 튀어버린 상황이다.
"숨어있던 큰 손님이 다시 오신다!"
라는 소문이 무당들 사이에 퍼졌다.
소문은 다른 방식으로 이어지고 이어져서 사람들은 대피를 준비하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북한군이 내려온다는 소문으로부터....
수정동 일대는 순간 도망가려는 차량과 사람들로 거기라 가득찼다.
"고도리 선생님. 지금 움직이면 걸릴거 같으니 저 좀 데려다주세요."
고도리의 전화로 다급히 달걀 동자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겠어요. 지금 갈게요."
이유를 알 순 없지만 헛말을 할 양반이 아니다보니 고도리 선생은 순긴 이동을 이용하여 그를 데리러 갔다.
사삭.
달걀동자 아저씨의 앞에 그가 나타났을 때 동자 아저씨의 등에는 거대한 검이 있었다.
"그...등 뒤에 매달려 있는게..."
"귀도입니다. 귀신을 잡는 칼이지요."
달걀 동자 아저씨는 검을 껴내서 보여주었다.
스릉-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검이 나타났다.
빛을 받아서인지 은색의 반짝임이 검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보기만해도 명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찰들이 깔려 있어서 이거 들고 나갔다가는 바로 감옥행일거 같아요."
"더군다나 아저씨는 지금 잡히면 난리나죠. 아무렴요."
"이 검이 날 지켜줄것이고 고도리 선생을 돕게 될겁니다."
"그 빛은...혹시 은으로 만들어진 검인가요?"
고도리는 검을 손으로 살짝 만졌다.
손을 대기만해도 손가락의 끝에 살짝 피가 맺혔다.
"뭐야. 이거 가까이 대기만 했는데..."
"고도리 선생의 세포 속에 녹아있는 그 큰 손님 역시 귀신이잖습니까? 이 검은 귀신을 베기위해 만들어진 검입니다. 은으로 만들어졌는지 뭔지 모르겠지만..."
손가락에 흐르는 피가 잘 멈추지 않았다.
'이 사람과 맞붙었다면 어쩌면 내가 당했을지도 몰라.'
고도리 선생은 등골이 오싹했다.
귀신을 베는 검을 가진 남자라니...
"그 검 제대로 사용은 하는건가요?"
고도리 선생의 질문에 달걀 동자 아저씨는 씨익 웃었다.
"누굴 상대로 테스트 해볼까요?"
"아..아닙니다. 제 손을 잡으시죠."
달걀 동자 아저씨는 검을 검집으로 다시 넣었다.
검이 날카로울수록 그것을 감싸는 검집이 더 중요하단 걸 고도리도 알고 있다.
그리고 느낄 수 있다.
달걀 동자 아저씨의 강인함을.
적어도 이무기 급 이상의 강자인 것이다.
타이치와 맞 붙었을 때가 생각났다.
솔직히 타이치가 지금 같은 편이면 얼마나 좋을까도 생각해봣는데.
달걀 동자아저씨와 이 귀도가 함께라면 그 못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 이상이면 이상이라고 생각했다.
씨익.
고도리 선생은 달걀 동자 아저씨를 보며 웃었다.
"왜 도망다니셨어요? 큰 손님을 베어버리시지. "
"그건 불가능해요. 나도 압니다. 그 강함을..."
강한 자는 강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감히 달걀 동자 아저씨는 대들 생각을 못 했던 것이다.
"달걀 동자 납치 사건 때 괜히 내가 찾아다녔네. 달걀 동자를 구하러 올 때는 왜 귀도를 꺼내지 않았나요?"
"그 녀석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상대하기 어려웠던 것은 아니지만..그리고 그 때는 고도리 선생이 충분히 해결해줄 거라고 믿었어요."
'이 곰같은 여우...'
고도리는 그가 더욱 믿음이 가기 시작했다.
이 사람이라면 뒤를 맡겨도 된다고 생각했다.
"같이 가시죠."
"한번 놀아보러 가시죠."
고도리 선생과 달걀 동자 아저씨는 서로 손을 맞잡았다.
스슥-
둘은 본당 앞에 도착했다.
이젠 슬슬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서 수정동의 길들이 뚫리기 시작했다.
본당 앞에서는 수정동의 거리가 훤히 보인다.
"후우. 대체 누가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거지?"
"누군지 모르겠지만 적은 아닌것 같네요."
연희가 고도리의 혼잣말에 끼어들었다.
"최소한 여기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고 해결할 방법이 생긴거잖아요. 전 오히려 고마운데요?"
연희가 방금 도착한 달걀 동자 아저씨를 본다.
"와. 그거 귀신 잡는 검이군요. 할머니 말씀대로 달걀 동자 아저씨는 역시 보통이 아닌 사람이었군요."
"아 뭐..그래봐야. 연희님과 통화에서 오줌 지린 평범한 무당입니다."
"조폭 출신 무당이겠죠. 칼로 여럿 죽여본..."
"...."
연희는 가끔 사람을 더 이상 말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 능력이 있다.
****
"라면 끓였으니 모두 와서 김치랑 먹자구."
할머니는 힘든 몸을 이끌고 라면을 잔뜩 끓였다.
거대한 강철 솥에 라면이 가득 끓여진 느낌은 마치 수재민이 먹는 삼양라면 같아 보였다.
"이게 한국의 라면이군요! 김치까지!!"
마이클 창은 감동의 표정이었다.
"라면..정말 얼마만에 먹는건지 모르겠네."
"자네 때문에 달걀은 넣지 않았네..그냥 파만 송송 썰어넣었지.."
할머니는 그릇 가득 라면을 담아 달걀 동자 아저씨에게 주었다.
본당 앞 평상에서 맛있는 라면 파티가 벌어졌다.
살살 불어오는 산바람.
그리고 저녁으로 넘어가는 노을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 익은 김치와 라면으로 모두 맛있는 한 끼를 채우고 있었다.
시끌시끌거리면서 서로 손가락을 치켜 올린다.
"냉장고 김치 다 가져와서 먹어. 어차피 내일부터는 못 먹을지 모르는 잖어. 이 써글놈들아."
굳이 할머니의 한 마디에 모두가 빵터졌다.
"아놔. 아까까지는 참 좋은 동네 할머니였는데..."
고도리 선생은 투덜거리면서 냉장고에 김치를 꺼내온다.
그 많던 라면이 모두 사라질 때 즈음.
이제 오지않길 바라던 오늘의 저녁이 여지없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위이이이잉-
저녁시간이 되자 부산 수정동에서 위험의 신호가 울려퍼진다.
[ 부산동구 수정동의 일대 마지막 수색이 시작됩니다. 지금까지 안 나간 주민들은 지금이라도 빨리 최대한 멀리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바람이 불어 고도리 선생의 머리를 뒤로 넘겨주었다.
"어느새 겨울이 오고 있는 느낌이네...기나긴 시간이었구나."
****
"헬기는 준비 되셨습니까?"
"네. 도착해서 대기중입니다."
부산의 비밀 공군 기지에는 전국에서 보낸 수송용 헬기 6개가 도착했다.
"3대만 요구했는데?"
"한 번에 옮기는게 안전해요. 검은 천으로 덮더라도 어딘가에서 보일지도 모르니..."
공군 사령관은 넓은 비행장에 내려 앉은 6대의 운송 헬기를 보며 미소지었다.
"전쟁 중이라고 해도 이렇게 6대로 한꺼번에 수송을 하는 경우는 한국에선 드문 일일겁니다."
"귀하의 충성과 군인 정신. 기억하겠습니다."
철컹- 철컹-
운송 헬기와 수퍼 병기를 연결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조심해! 검은 천막이 벗겨지지 않게 잘 커버치고!"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슬금슬금 그 "물건"을 본 공군 수송대들은 경악을 금치 못 하고 있었다.
'시발. 진짜 이런 게 있었던거야?'
내 머리 속의 귀도는 이런 느낌?
댓글과 추천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많아야 글이 잘 써져요..
- 작가의말
무장집결!
대동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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