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나이트 #06-팔라비와 사울
자살하려던 남자. 그는 새로운 길을 걷게된다.
아까와 달리 차가 사람으로 가득 찼다.
분위기상 듣던 마이클 잭슨 음악을 틀 수가 없다.
더군다나 미국의 팝 아니던가···.
이분들은 한 명은 미국의 적인 이란의 왕조 혈통.
한 명은 그의 남친···. 아니 연인이라고 해야겠지···.
조심스러운 분위기라 조용할 줄 알았는데 두 명은 참으로 활기찬 젊은이였다.
"그러니까 이란은 대통령이 앞에 나와 있지만, 그는 군부를 끌고 가는 한 축이란 거죠?"
"그렇죠. 대신 나라 전체의 믿음과 종교를 끌고 가는 건 왕조라는 거죠."
"그렇게 2개의 축이 하나의 나라를 끌고 가고 있어요."
"복잡하지만 오히려 안정적일 수도 있네요."
연희의 말에 팔라비는 고개를 저었다.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내분으로 국민을 신경 못 쓰는 경우가 많아요."
"그 말도 알겠네요. 시간이 오래 지나다 보면 더욱 그렇겠네요."
"네. 이제는 초고속의 시대니까. 거기에 맞게 하나의 힘으로 나라를 이끌어야죠."
연희와 2명의 아랍 남자들은 재잘거리고 있다.
이런 중요한 이야기를 심각하지 않게 말하고 있다.
이게 한국 여자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저 두 남자는 물론 연희를 좋아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편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를 꼬시려고 하면 저렇게 편하게 이야기한 것 힘들지.
"팔라비 님이라고 했나요? 그 검은 저승사자는 어떻게···."
난 분위기를 깨며 귀신 이야기를 했다.
"아. 고도리 선생님은 보셨으니···. 말씀드릴게요."
"제가 보면 연희도 보게 되고 인지하게 됩니다. 우린 링크가 걸려있거든요."
"아 그렇군요. 역시 한국은 뭐든지 연결도 잘 되고, 참 좋은 핏줄인 거 같습니다."
팔라비는 웃음 지으며 국뽕에 취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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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릴 때 메르스에 걸렸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 청소하던 아주머니가 있었는데 전 그 아주머니의 딸을 좋아했어요."
"신기하네요. 왕족이 그런 분을 좋아하다니···."
"지금 생각해보면 사랑한 게 아니라 그냥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게 사실은 어느 정도는 미안한 감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난 이렇게 좋은 것만 먹고 좋은 것만 보는데 같은 또래인 그 아이는 엄마와 다니면서 화장실 청소만 하고 온갖 더러운 짓을 다 했거든요."
모두 그 순간만큼은 아무 말 하지 못했다.
자본주의 사회이건 이란 같은 혈족의 사회이건.
어디에서나 그런 불평등은 존재하지만.
모두 눈 감으려 노력하는 것들이니까.
"그런데 어느 날 그 아이가 사라졌어요. 아주머니도 사라졌고···. 그래서 전 여기저기 수소문했더니 미군들이 잔인하게 그들을 죽였다고 하더라고요. 전 화가 나서 그들을 찾기 위해 우리 혈족을 지키는 사람들을 소집했어요."
"엄청난 전투 집단이었겠네요."
"네. 그리고 우리는 그 당신 미군들을 사막의 한가운데서 모두 썰어버렸죠. 진짜 썰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모녀의 시체를 찾았어요."
"그게 우리 할머니가 말하던 그 사건이군요."
"네. 맞아요."
지잉.
차 위쪽의 창문이 열렸다.
그리고 운전자 쪽 창문을 열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치익.
후우.
담배 연기는 차 위쪽의 창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래서···. 사건이 터진 거군요. 메르스가 퍼져나가기 시작했을 테고···. 당신들이 죽인 미군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도 난리가 났을 테고."
난 담배 연기를 뿜으며 이야기했다.
"당연히 그렇게 되었죠. 전 그때 제가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알았어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해주어야 하는데···. 전 한 달간 지하 감옥에 갇혔어요. 큰 벌이었죠. 전 진짜 그때까지 우리 이란은 엄청나게 강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사울은 팔라비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따뜻하게 그를 어루만진다···.
후우.
담배 연기를 길게 창밖으로 빠져나간다..
거의 차에 냄새가 나지 않는 좋은 시스템.
"그렇게 지하 감옥에 있는데 메르스에 제가 걸렸어요. 심지어 완전 격리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메르스에 걸렸던 거죠. 꿈에서 그 아이와 엄마를 만났는데 그 아이가 저를 증오했어요. 너 같은 놈들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사는 것이라고 저주하더라고요. 그 꿈을 꾸고 나서 전 메르스에 걸렸어요."
"할머니가 처리할 때까지 고생했겠네."
"사실 할머니께서 다른 처리는 어려워하시지 않으셨어요. 저를 치료하러 왔을 때 너무나 놀라시더군요. 이란의 왕가를 지켜주던 신을 죽인 사신이 저를 잡고 있다고 했어요. 이란의 왕가를 지켜주던 신을 사신이 먹어버렸다고 했습니다."
"엄청난 힘이었겠네요. 그 검은 사신."
"네. 저희 팔라비 왕조를 지켜주던 아랍 최고의 신 중 하나를 죽이고 나를 죽이려고 했으니 대단한 힘이었습니다. 그 저주가 모이고 모여서 메르스라는 역병을 만들어낸 역귀였으니까."
"역귀? 그건 뭐야? ?
이야기를 알아듣는 나와 연희와 달리 이스라엘의 사울은 말을 어려워했다.
하긴 나도 처음에 이해가 안 돼서 얼마나 공부했는데···.
"역귀는 역병을 만드는 귀신이에요. 보통 엄청난 고통으로 죽어가게 되면 귀신이 되는데 그 귀신 중에서도 역병을 만드는 귀신입니다. 힘이 아주 강한 귀신이죠. 사스나 메르스 같은 큰 전염병은 다 이런 역귀들이 만든 역병이랍니다."
"그렇군요.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이상한 전염병이 그런 매개체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역병이군요. 박쥐라던지 낙타는 그냥 페이크일 뿐이군요."
"가짜라기보다 첫 역병이후 전염병은 그렇게 전달되기도 합니다. 첫 역병과 뒤에 만들어지는 전염병은 가끔 다르게 퍼지기도 해요."
"그거까지는 역귀라는 귀신이 관리하지 못 하나 보네요."
"빨리 막으면 가능한데 조금이라도 늦어버리면 이후는 인간의 몫이 되어버립니다."
연희가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이후 다시 한번 정리해주었다.
"그 역병이 다시 진화하여 바이러스성 병을 되는데 그 변이가 일어나기 전 초기 단계는 그 역병을 만든 역귀의 의지에 따라 움직여요. 그 전에 처리를 해주면 그냥 바이러스로 소멸하거나 인간이 처리할 수 있게 되죠."
사울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유럽의 수많은 역병.
그 속에서 있었던 민초의 이야기를 머리 속에 그려보고 있는 모양이다.
동양이건 서양이건.
역병은 분명 그냥 출몰하지 않았다.
분명 이유가 있는 사건들이 있다.
그것이 트리거가 되어 터져 나오게 되는 거다.
사울도 영특한 사람이다 보니 쉽게 이해하는 것 같았다.
더군다나 이미 그는 성경을 통해 역병을 알고 있다.
람세스와 모세의 이야기에도 역병이 있다.
그는 성경을 통해 출애굽기 속의 역병 이야기를 알 것이다.
하나의 줄기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이해가 되니까.
"제가 죽기 전 찾아오신 할머니가 온 힘을 다해서 이 사신을 꺾어주었어요. 그리고 이 사신은 저에게 들어오게 되었고 전 그를 모시기로 했죠. 그와 자는 이란의 왕조를 지키고자 하는 하나의 접점을 만났어요. 지금도 우리는 그렇게 공존하고 있답니다."
"그 일을 마무리하느라 에너지는 너무 쓰셔서 지금 할머니는 해외로 나가질 못하세요. 아주 많이 약해지게 된 원인이 되었죠."
"평생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란의 왕이 되면, 반드시 한국을 위해 돕겠습니다. 전 너무 큰 도움을 받았으니까요. 두 분도 저희가 이란에서는 최고로 멋지게 보좌하겠습니다."
"말은 고맙지만, 현재 미국 때문에 이란은 힘든 상황인 데다가, 우리는 미국에 의존도가 너무 높으니 참 이거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
나는 담배를 한 번 더 길게 뿜으며 말했다.
"고도리 선생님. 잘 알고, 계시군요. 그래서 제가 이란을 도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 이스라엘이 가진 재력을 이란과 손을 잡게 되면 미국도 뭐라고 못 할 겁니다. 오히려 미국은 우리와 함께 이란을 통해 새로운 세계의 권력 구조를 나누게 될 겁니다."
사울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야기한다..
왠지 저 사울의 눈빛이 맘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저 두 사람의 꼭 잡은 손을 보면 가능한 일이라 생각이 든다···.
이스라엘이 힘들어 보이는 나라지만.
그들에게는 유대인이 만든 은행들이 있다.
그 은행들이 전 세계의 질서를 만들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손을 잡는다면.
만약 진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세계의 질서는 분명 회복된다.
새로운 힘의 구조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중국의 일대일로에 이란이 들어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나는 담배를 마지막으로 길게 내뿜고 창문 밖으로 튕겨냈다.
다음부터는 담배를 안 피워야지 하면서···.
"그게 제가 지금 제일 열 받는 일입니다. 지금 제가 하려고 하는 일도 그 중국 자본을 밀어내려고 하는 겁니다."
팔라비의 눈이 이글이글 타기 시작했다.
이해가 된다···.
중국의 돈을 받은 나라는 잘되는 예가 없다.
그들은 유대인보다 더 지독하면 지독했지 손해 안 보는 민족이니까.
"그래서 쫓기게 된 거군요. 지금 상황이···."
연희가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했다.
"아뇨. 쫓기게 된 게 아니라 제가 이란에 들어가 박살 내 버릴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극적인 반전이 필요한 거죠."
난 한번 씩 웃었다.
그리고 조용히 이야기했다.
"극적인 반전이 필요해서 여기까지 온 거겠죠. 그 극적인 반전은 돈이나 힘이 아니라 당신들의 정신적인 세계를 이용해야 할 테니까."
"그···. 그런 그것까지 알고 있습니까?"
팔라비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고도리 아저씨는 완전 생각 충이거든요. 그리고 지금 만나러 가는 사람으로부터 그걸 확인하고자 하는 거라네요. 조금만 기다려요. 곧 경주대학교에 도착하니."
연희는 나를 놀리며 이야기했다.
난 운전 중이라 그다지 대꾸하지 않았다.
틀린 말이 아니기도 하고.
분명 확인해야 할 일이기도 하니까.
"경주대학교엔 뭐가 있습니까?"
사울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어본다···.
"이란의 정신세계를 깨어 들어갈 이야기. 그리고 그것이 여러분과 우리가 접점이 될 것이니까. 너무 급하게 생각하고 있는 팔라비 왕자의 마음을 좀 차분히 만들어야 할 거 같아서요."
내가 조용히 말해준다···.
경주대학교에 우리 가이드를 만나서 확인하고 싶은 일이 있다.
미리 연희가 전화를 해두었고 지금 만나러 가는 길이다.
그 가이드는 자료를 정리하고 있을 것이다.
"제가 좀 성급한 스타일이긴 하죠···."
팔라비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다.
참 괜찮은 사람이다.
저 사람 정도면 이란의 국민은 좋은 리더를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울과 팔라비는 두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자신들에게 또 우군이 생겼다는 거에 기뻐하고 있었다.
그것도 이렇게나 강한 지원군이 생겼다는 것이 너무나 기뻤다.
팔라비 왕조의 상징.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 팔레비 왕조는 경제정책의 실패로 재정 수입원의 대부분을 석유에만 의존하게 되었으며, 현대적 개혁을 향한 왕조의 의지는 친서구적인 것으로 비난받게 되었다. 결국 팔레비 왕조는 아야톨라 호메이니(Ayatollah Ruhollah Khomeini)가 이끄는 1979년의 이슬람 혁명에 의해 무너졌다.
[네이버 지식백과] 팔레비 왕조 [Pahlevi Dynasty] (두산백과)
댓글과 추천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많아야 글이 잘 써져요..
- 작가의말
이란과 신라는 엄청난 이야기가 있어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고.믿어야 할지 말지 모르지만.
이란은 믿고 우린 안 믿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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