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성전(聖戰)#06 전화위복
자살하려던 남자. 그는 새로운 길을 걷게된다.
검은 구름들 사이에서 나타난 거대한 문.
조금씩 열리기 시작하더니 완전히 열려버렸다.
그 문은 "영롱한 녹색의 빛"을 내며 검은 세상 속에서 기이한 느낌을 연출했다.
"완..완전히 열렸어."
쑤욱.
무엇인가 튀어나와서 아래로 떨어졌다.
수정산의 금줄이 쳐져 있기 때문에 그 떨어진 무언가는 반대쪽 점집을 향해 달려오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을 향해 발포하라!"
발사 명령 없이 발포하라고는 했지만, 군인 중에 그렇게나 창의적인 군인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무리 새로운 병기를 손에 쥐여준다고 해도 그들에게는 절대 명령 없이 발포할 수 있는 정도의 창의력은 가질 수 없는 법.
발포 명령이 떨어지자 그제야 멍하게 쳐다보고만 있던 부대원들은 지금까지 연습한 대로 하나의 점을 향해 자신들의 무기를 쏘아대기 시작했다.
콰콰콰콰콰-
은빛 탄환을 쏘는 병기들로부터 거대한 불꽃이 터져 나온다.
은빛 탄환들이 날아가서 문에서 튀어나오는 것들과 부딪혔다.
하지만 그냥 사라져버렸다.
파팍-
내려오던 물체와 부딪히더니 그냥 뚫어버린 채 저 산 위로 날아가 버린다.
그리고는 하늘을 향해 사라져버린 것이다.
"뭐..뭐야. 그냥 뚫어버리고 사라지잖아?"
"...마더 퍽 커! 저 문은 실체하고 있는 물건이 아니야. 그냥 신기루 같은 거야. 저 문을 부숴버리기 위한 병기였는데···."
백악관의 담당자는 주먹을 쥐고 공중에 휘두르며 전화기를 들어 미국으로 보고한다..
"퍽! 마더 퍽 킹! 그러니까. 글러 먹었다고! 나오는 적들을 관통하고는 있지만, 그냥 관통할 뿐이야. 그 적들에게 폭파한다든지 강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이 빌어먹을 돈 처먹는 하마 같은 과학자 놈들아!! "
그는 목소리 톤이 갑자기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전화기에 대하고 마지막으로 소리쳤다.
"이 사기꾼 새끼들! 과학자 너희들은 개 사기꾼들이야! 이 돈으로 그냥 전투 병기를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본국으로 돌아가면 너희들은 모두 이 연구에서 아웃이야! 그리고 이 연구는 이제 덮어버릴 거야. 필요 없는 연구였어···. 시발!"
전화기를 바닥에 집어 던진 채 그는 정신을 놓은 채 멍하게 서 있었다.
"갑 뎀 잇! 막을 수가 없어. 우린 다 죽었어···. 마더 퍽커!"
그가 정신이 나가 깨어진 정신력으로 욕인지 뭔지 중얼거리고 있는 사이 열린 문에서 무언가 계속 내려오고 있었다.
"인제 그만 발사해! 저 산을 넘어 뒤쪽으로 탄환들이 떨어지면 저 크기라면 우리 한국 쪽 피해가 생길 수 있어! 물리적인 피해가 생긴다고.!"
공군 사령관은 정신이 약간 나간 백악관 담당자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멍하게 백악관 담당자는 정신을 잃은 채 보고만 있었다.
****
"응? 사라졌어."
마이클 창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불가사리가 사라졌음을 인지했다.
작아지고 힘이 약해진 불가사리가 사라져버린 것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내려오는 적들 쪽으로 고도리 선생과 달걀 동자 아저씨가 간 동안 불가사리가 사라졌다.
"이것들은 뭐지?"
"지금은 빠르고 약한 놈들만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고도리 선생님. 이 녀석들을 한 번 베어볼까요?"
"응. 은빛 탄환에 맞아서 약간은 몸체가 구멍이 난 상태니까."
"총알로 만든 은은 이런 녀석들에겐 그냥 뚫리는 정도의 상처만 주는군요. 저 미국 놈들 쓸데없는 돈을 썼네요."
바로 앞에 검은 눈이 달린 거대한 황소가 보였다.
그 황소는 입에서 피와 같은 붉은 살점을 물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 그사이에 걸린 새 한 마리를 씹으면서 돌진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살아 있는 것의 피다! 으하하'
그 새의 피만으로도 흥분상태에 이르는 검은 황소.
미노타우로스.
분명 미노타우로스라고 불리던 미로를 지키던 황소 귀신이었다.
"황소잡이 나갑니다!"
달걀 동자 아저씨는 그 황소의 아래쪽부터 위쪽으로 검을 휘둘러 올렸다.
아래로부터 위로 올리는 검은.
다시 한번 위에서 아래로 내려칠 동력을 얻는다.
그래도 한 때 서역 어딘가를 호령했던 전설의 악마 미노타우로스!
달걀 동자 아저씨는 거대한 검을 위로 쳐올리고 아래로 내쳐지면서 기합 가득한 소리를 내질렀다.
"으라하하찻!"
한번 위로 올리고 다시 아래로 내리치는 검은 녹색의 빛을 받아 묘한 색깔로 아른거렸다.
스삭!
잘려나가는 느낌과 동시에 그 황소 악귀는 반 토막이 나면서 양옆으로 잘려나가더니 검은 재로 변해서 다시 사라진다.
전설 속의 미노타우로스는 그렇게 재로 변해 사라져버렸다.
"이렇게 다시 죽으면 그들은 지옥으로 가나?"
"아마도. 그렇게 되겠지요."
"그것참 다행이군. 지옥으로 보내줄 수 있다는 게···."
휘두르는 검에 맞는 악귀들은 검은 재를 흩뿌리며 사라져간다.
"아직은 이 검으로 버틸만한 녀석들만 나와도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야.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중요한 건 이 녀석들 살아 있는 것을 씹어먹을 수 있다는 거네요. 굶주려 있어요. 살아 있는 붉은 피에···."
고도리 선생은 갑자기 불가사리가 사라졌음을 알았다.
여기로 올라올 때 같이 공간 이동을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근데 불가사리는 어디로 간 거지? 분명 따라오고 있었는데···.'
****
와그작- 와그작
"!?"
시즈모드로 서 있던 6번째 비밀 로봇 병기의 발 쪽에서부터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급격하게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쿠쿵-
기울어진 6호기는 그대로 땅으로 쓰러졌다.
"작동 불능! 6호기의 오른쪽 다리가······. 사···. 사라졌습니다."
멘탈이 나간 백악관 담당자에게 발포를 멈추라며 소리치던 공군 사령관은 그 소리에 놀라서 6호기 쪽으로 뛰어갔다.
오른쪽 다리가 없어져서 6호기가 기울어져 땅으로 쓰러져 있다.
아니 없어진 게 아니라 없어지고 있었다.
검은 물체가 달라붙어 있다.
달라붙어 있다기 보다 먹고 있다.
6호기의 다리 하나를 그대로 갉아먹고 있다.
쇠를 씹는 소리가 그의 귀에 들린다.
사그작- 사그작-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소리지만 본능적으로 쇠를 씹어먹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뭐···. 뭐야. 저게 그 괴물인가?"
넘어진 6호기에서 탈출한 2명의 부대원은 그 괴물에게 자신들의 권총을 발사하지만, 그냥 맥없이 튕겨 나갈 뿐이었다.
순식간에 다리 하나를 다 씹어먹어 버린 검은 물체가 갑자기 커졌다.
처음 볼 때는 강아지 정도의 크기였는데 어느새 말 정도의 크기로 커졌다.
붉은색 눈.
4개의 다리는 튼튼한 코끼리 같았고 그의 몸은 철갑을 두른 듯한 모양이었다.
"불..불가사리?"
공군 사령관은 어릴 때부터 들었던 전래 동화 속의 그림이 생각났다.
얼마전 손주에게 읽어준 적도 있는 그 전래동화속의 그림.
"저거 불가사리 잖아?"
손과 발을 다 씹어 삼킨 불가사리는 쓰러진 6호기의 몸통을 향해 덤벼들었다. 몸통까지 다 먹어치울 기세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대한 힘을 가진 진공청소기가 모여있는 작은 물건의 쓰레기를 빨아들이듯이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최강 최신예 비밀병기 로봇(더군다나 제일 비싸다.)을 그냥 씹어먹어버렸다.
한 대당 얼마가 될지 모르는 저 엄청난 로봇은 그냥 맛있는 밥으로 전설의 생물인지 천하의 악귀인지 모를 무언가에게 먹혀버렸다.
멍하니 보는 동안 다시 불가사리는 커졌다.
뭔가 갑자기 훅하고 커지듯이 하나를 먹고 잠시 멈춰서면 몸이 커진다.
이제 거의 코끼리만 해진 불가사리는 하늘을 향해 울부짖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아~!!
붉은 눈이 더욱 붉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달걀 동자 아저씨의 귀도에 잘려나간 외국 용병 하나 추가요~
댓글과 추천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많아야 글이 잘 써져요..
- 작가의말
...인간은 애완동물에게 밥을 주기 위해 살아가는 집사들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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