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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내가 죽어 소금에 절여지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5.11 16:04
최근연재일 :
2022.11.0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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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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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147화 – 이상과 환상의 폭주(3)

DUMMY

- 웃돈에 웃돈을 준다.


작금의 사례에 널리 퍼지고 퍼진 풍문이었다.


이름난 상방의 이들을 시작으로 중소규모의 작은 상인들에서부터 옹주에서 왔다는 외지 출신의 이들까지 오만 이들이 한데 뒤섞인 사례는 지금 가히 폭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익률을 기록하며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을 끄집어내 팔아치우고 있었다.


가히 그 어떤 것을 내어놓아도 제값의 배 이상을 받는다는 기록적인 구매력을 선보이는 이들은, 심지어는 자신들이 수매할 물량을 맞추기 위해 소작을 짓는 이들에게까지 찾아가 그들의 손에 비싸디 비싼 오수전 꾸러미를 쥐여주면서 추수 끝에 겨우 얻어낸 곡식마저 모조리 탈탈 털어가는 기현상을 보였다.


당연히 민초들이야 거진 평상시에 만져 보지도 못했던 돈 꾸러미가 자신들에게 떨어져 내리니 이는 마치 자신들이 지주나 부호 그리고 귀사족이나 호족들과 같은 이들이 된 것만 같은 착각 속에 묘한 황홀감을 느끼고 있었고 말이다.


이는 그나마 모아둔 재산이라고 관리하기도 힘든 쌀과 포목을 곰팡이가 스며드는 천장이나 아궁이 옆에 파 둔 토굴 속에 숨겨두는 헛짓거리를 더는 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인데, 이들은 자신이 손아귀에 들어온 그 동전이 가져올 파국도 깨닫지 못한 채, 아주 소중히 이를 보관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와중엔 옹주에서 유입된 멀쩡한 오수전들도 자리하고 있었으나 문제는 사례 내에 자리한 모든 물량을 팔아치워서라도 이번 기회에 최대한의 수익을 거두고자 하는 사례의 상방들이 뿌려댄 동전들이었다.


하지만 사례에 속한 상방의 이들도 이에 대해 나름 할 말은 있었다.


애당초 사례의 조당이 떠넘긴 일이고 어차피 그 목숨 위협받을 거, 자신들 대신 총대를 메주겠다는 이가 나타나면서 그 모든 책임을 풍방에게 돌리면 그뿐이었다.


거기에 암만 자신들이 양심과 도리를 지키며 무리한 매매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상방과 상인들이 자신처럼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였다.


결국,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는 경쟁의 장마당이 펼쳐진 것이다.


당장에 누가 더 많은 이득을 취하며 누가 더 큰 수익을 올리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상계의 서열이 뒤바뀌고 그 질서가 달라지는데, 예서 병신마냥 손 놓고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것만큼 억울한 일은 또 없었다.


설사 그것이 같은 사례의 백성들에게 폭탄을 떠넘기는 일이 될지라도 이는 안 하는 놈이 병신이고, 못하는 놈은 상등신이 되는 세상이었다.


“우리도 열어.”


“나, 나리.”


“저 밑바닥 상인 놈들까지 엄청난 수익을 거두고 있는데 우리라고 가만히 있어? 열어!”


“하, 하지만......”


그리고 끝내 이러한 사례의 폭주는 상공인들과 민초들도 모자라 그 위에 자리하고 있는 운반업자, 유통업자들도 모자라 적지 않은 사유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족들과 유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야 말았다.


아무리 그들이 탁류의 이들만큼 부정부패로 얼룩지고 재산을 끌어모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들 또한 이 사례에 몸 담고 살아갈 만큼의 재산은 지니고 있는 이들이었고, 그 재산 중에는 당연히 옹주의 이들이 환장할 곡식, 직물, 포목, 소금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다양한 물품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쿠구구궁-


“창고를 열어라!”


그렇게 이제는 사족들마저 뛰어든 판으로 말미암아 제 2차 파동마냥 다시금 솟구치기 시작한 수익의 상승곡선은 다시금 엄청나게 가파른 상한선을 그리며 위로, 또 위로 그칠 줄 모르고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비단은? 더 구할 수 없는 게야?”


그렇게 모든 것이 돈이 된다는 기조 속에 더 많은 수익을 위해 팔아치울 것들을 찾는 사례의 이들에게도 어느덧 한계는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그게 당장 인근에서 가져온 것들도 모조리 품귀현상이 벌어져서......”


“허면, 소금은? 소금은 있을 것 아닌가!”


“그, 그건 더 이상은 힘듭니다.”


“뭐야! 어째서!”


“사례에 남아있던 염상들이 이를 모조리 사들여 직접적으로 옹주 측과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콰앙-


“이 욕심 많은 놈들이, 또!”


일찍이 모든 기반시설의 파괴됨과 동시에 관련자들이 거진 모조리 죽어버린 하동이었으나 그 하동의 소금을 지속적으로 사와 사례에 납품하는 사례 출신의 염상들은 아직 남아있었다.


“아무래도, 조당이 움직인 듯 싶습니다. 실상 그들의 수익은 다시금 조당의 세수로 들어가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는 그 막바지까지 이를 지켜보던 사례의 조당이 그 무거운 몸을 움직여 자신들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 대해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다는 소리였으니, 그들의 수족인 염상들의 등장은 진정으로 마지막 비상을 위한 가파른 수익의 마지막 날갯짓이 되어 하늘 끝까지 날아오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정녕 괜찮겠습니까?”


“어차피 복구된 하동에서 계속 쏟아질 소금이야. 그렇다고 그 소금을 지금 당장 어디 팔아먹기가 쉽기는 한가? 사방이 전쟁터야. 하내는 작살이 났고, 병주도 전쟁 중이지. 기주는 흑산적들의 등장에 긴장하는 중이며 유주 또한 여전한 갈등을 보이는 중이지 않은가?”


“그건 그렇습니다만.....”


“거기에 청주는 여전히 황건적이 있지, 연주는 같은 청류의 인사들끼리 내전 중이지. 서주는 힘이 딸리는 모양인지 황건적도 모자라 인근의 다른 도적들마저 끌어들이는 모양새일세. 거기다 동쪽 해안을 낀 곳들은 바닷물을 끓인 해염을 섭취하니 암염을 비롯해 염호에서 건진 소금이 크게 팔리지도 않아.”


허면 그러한 염상들이, 조당이 움직인 배경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 배경은 전쟁이란 악재 속에 하동의 염호에서 얻어낸 소금을 당장에 팔아치울 거래처가 온전치 않다는 소리였다.


제대로 된 수익도 내기 힘들며 사방에 도적들이 창궐하는 마당에 온전한 교역이 이루어지는 것도 만무한 상황이었고 말이다.


“허니 금조에 이를 올리세. 어차피 나라에서 쥐고 있는 물량이야 다음 차례에 생산될 소금으로 때우면 그만이니까, 일단 당장에 제값에라도 물건을 팔고 수익이 나야 그들에게도 세수가 확보되는 것 아닌가?”


“그렇지요? 거기에 어차피 물건도 옹주의 이들이 알아서 가져가는 마당에.....”


“바로 그것이야. 거기에 이미 저들에게 빼앗긴 우리의 수익은 또 어쩌고? 암만, 그래도 이번엔 이 조당이 잘못한 게야. 진즉부터 우리에게 이리 수익을 내게 해줬으면 지금쯤 그들 주머니에 얼마가 들어갔겠나?”


콰앙-


“예! 하시지요! 어차피 뭐, 엄한데 파는 것도 아니고 사람 많은 옹주야 당연히 소금이 필요한 것이니 좋습니다!”


그에 비해 새로이 뚫린 거래처나 다름없는 옹주는 부족하나마 조금씩 복원되기 시작한 하동의 생산량을 모조리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구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애초에 이는 기존의 하동에서 생산되던 양의 십분의 일도 되지 않았으나 그 십분의 일조차도 제대로 구매할 이들이 없는 전란이 들끓는 상황이었으니, 결국 돈 되고 편한 길로 방향을 틀게 될 상인들이 금조를 찾아가 뇌물을 바치고 관료들을 꼬드기며 접대와 압박을 넣는 일들이 빈번해졌다.


그리고 그 전방위적인 압박에 굴복한 금조의 이들은 결국 다른 이들까지 움직여가며 그들의 참여를 허락해주었다.


그렇게 그 마지막 염상들의 참여를 기점으로 다시금 제 3차의 상승곡선의 파동이 터지면서 이제는 사례와 옹주의 교역은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엄청난 물자와 재화의 교환비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거 아무래도......”


“마지막 장이겠지? 너도 이제 눈치 보지 말고 다 팔아치워. 이 이상은 수익 안나와.”


“이미 파셨습니까?”


“허면, 나는 뭐 바보야? 야, 어차피 다른 놈들도 여기 다 한 짝씩 발 담갔어. 금조, 창조, 호조 애들이 지금 불리는 돈이 얼마인데? 심지어 위조의 이들까지 나라 물건 옮기는 운반업자 애들 끌어다가 옹주로 물건 옮기는 일거리 던져주고 소개비랑 알선금도 모자라 뒷돈까지 받아서 챙기는데, 나더러 가만히 있으라고? 나는 차라리 양심적이지. 나는 그나마 나는 뒤탈 없게 창고에 있던 현물, 옹주의 이들에게서 받은 멀끔한 동전으로만 받은 거야.”


거기에 아무리 나랏일을 맡아 사사로운 개인의 탐욕을 절제해야 하는 관료들조차 일찍이 자신들과 같은 청류의 이들이, 사족들이 먼저 시작해 수익을 거두는 꼴을 보고 있자니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자신들보다 더한 사대부들도 하는데 자신들이 못하고, 안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남들보다 먼저 그 흐름 속에 뛰어들어 부정 수익을 거둔 것도 아니고, 어디 불법적으로 거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옹주의 이들이 막 사겠다니까, 자신이 팔아치울 것을 모조리 판 것에 불과한데 말이다.


“하, 하지만......”


“야, 어차피 하동에서 계속 소금 나올 텐데 뭐가 걱정이냐? 정 안되면 다른 데서 부족한 물자 이것저것 다 사오면 되잖아? 한 달포만 풀어버리면 금방 가라앉을 건데 뭐가 걱정이야?”


그리고 그들 또한 나름의 생각은 있었다.


아무리 당장에 옹주가 미친 듯이 많은 물량을 가져가 소화한다고 한들, 그로 인해 설사 사례에 이상이 생긴다고 한들, 이는 그저 외부에서 그에 걸맞은 물자를 가져와 풀어버리면 되는 것이었다.


허면 물가의 안정은 물론, 그간 쌓인 재화의 소모와 순환 또한 다시 이루어질 것이니 그렇게 모두가 자신이 아는 선에서의 긍정적인 결과와 안일한 대처만을 생각하며 장밋빛 미래를 그린 채 멋대로 일을 벌였다.


그 폭주가 드디어 모두의 암묵적인 용인 속에 하늘에 닿았던 것이다.


촤륵- 촤르르륵-


“음? 이거 다 오수전이야?”


“예, 들어온 세금을 다들 동전으로 내겠답니다.”


“뭐, 우리야 좋지.”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 모든 세금이 곡식도 면포도 소금도 철도 아닌 모조리 동전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촤르르륵-


“뭐야, 오늘도 오수전이야?”


“예, 뭐 다들 이게 편하다는데요?”


“민간에 나간 애들은? 백성들에게 걷어 들인 세금은?”


“이거 그 친구들이 받아온 겁니다.”


“뭐? 백성들이 쌀이 아니라 돈을 내?”


“아, 예. 뭐......”


이를 관장하는 금조의 이들이 하나둘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것도 이즈음이고 말이다.


“아, 예. 뭐? 야! 미쳤어! 백성들이 뭔 돈이 있다고 이걸 세금으로 내!”


“아니 왜 화를 내십니까! 다들, 아니 저 바깥에 모든 백성이 그렇습니다! 거기에 뭐, 옹주의 백성들도 다 이렇게 동전 쓴다는데 도리어 이 나라의 도성을 품고 사는 이들이 이제와 동전을 쓴다는 게 창피하다는 말까지 돌고 있는데, 참! 너무하신 것 아닙니까?”


“너무해? 이 병신 같은 것들이, 진짜 다들 미쳤나!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


덜컥-


“철장(鐵匠)들하고 야장(冶匠)들이 내는 공상(供上) 가져왔습니다.”


“뭐야? 공상이라며? 물건으로 가져다 바쳐야지 왜 또 오수전이야?”


“예, 이번 공납 없답니다.”


“고, 공납이 없어?”


“예, 물건 다 팔아치워서 없다고. 해서 대신 조금 더 넣었다고, 사정 좀 봐 달라고......”


“다른 놈들도, 다른 장인들도 그리 말하더냐?”


“예, 항아리든 철제도구든 농기구든 뭐든 간에 다들 없다고만 합니다.”


콰앙-


“이, 빌어먹을! 세금 받으러 나갔던 애들 모두 불러들여! 인근의 군현에서 이를 관리한 현장, 현령 놈들에게 이게 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모조리 보고문 올리라고 해!”


그렇게 가장 먼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격정적으로 돌변한 금조가 움직여 상황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염상들을 비롯해 수많은 이들이 연관된 마당에 이를 두고 문제를 운운하며 책임을 따져 물으려 하니 그게 어디 쉬우랴?


좋지 않은 분위기가 금세 형성이 되는 것은 물론, 다들 한가지씩 찔리는 양심의 가책을 피해 이를 외면하고 협조를 거부하는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금조의 내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외에 모든 나라의 살림을 관리하는 승상부의 다른 부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도 모자라 그 너머에 자리한 다른 중앙의 관료들, 지방관들, 상방들 심지어 백성들까지 모든 이들이 이 고삐 풀린 폭주가 만들어낸 파국의 책임을 저 홀로 지게 될까 다들 이에 대해선 그저 모르쇠, 오직 모르쇠로 일관하며 점점 현실이 되어가는 암운을 외면했다.


“아니, 나만 그랬어? 어? 나만 그랬냐고! 다른 놈들 다하는데, 이제와 가족들 입에 풀칠하겠다고 발버둥 친 사람 잡아다가 이럴 거야 지금?”


“이 씨팔 것들이 진짜! 야, 애초에 개똥 같은 오수전 만든 게 누군데? 그거 만들어서 풀지도 않았으면 우리가 이렇게 있는 물자 없는 물자 다 풀어서 내놓았겠어? 왜 엄한 사람 붙잡고 지랄이야, 지랄이! 여태까지, 이리될 때까지 뭐했어? 어, 네놈들이 도리어 염상 끼고 이를 부추겨놓고 이제와 왜 문제라고 나를 잡아, 나를!”


그나마 조사를 위해 증좌를 확보하고 붙잡아온 이들조차 수사나 협조를 거부함은 물론, 도리어 조사를 나온 이들을 욕보이고 있었다.


물론, 그러한 이들의 욕설과 힐난에 당연히 조사를 나온 이들 또한 절로 그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그들 또한 자신의 과오를 알고 있는 마당에 저와 같은 이들을 멋대로 붙잡아와 들쑤신다는 게 얼마나 말이 안 되는 건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작금의 위기를 만들어낸 이 사회의 지도 계층의 구성원들은 그리 자신들의 만들어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외면했다.


다들, 그저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의 잘못이라는 둥 남 탓을 하며 에둘러대기 바빴고, 그 와중엔 반대로 비밀스럽게 공금과 물자를 뒤바꾸는 환치를 통해 비싼 값에 팔린 물자를 다시금 그보다 더 비싼 값에 사들이는 소위 사재기를 준비하는 이들마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이들의 등장은 당연히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승상부에서 시작되었다.


금조와 호조, 창조, 위조 등을 시작으로 각자의 정보를 규합해 조만간 들이닥칠 거대한 물가상승과 거지의 동냥 바가지보다 못한 가치를 품고 폭락할 오수전의 몰락을 확인한 이들은 자신들과 연고가 있는 상공인과 이름난 조정의 관료들을 움직였다.


그리고 이들은 소위 돈 냄새를 맡은 쩐주이자 작전주가 되어 가뜩이나 평균 시세의 네 배가 넘게 오른 물건에 더한 값을 쳐 주며 그나마 남은 물건을 사재기하기 시작했다.


허나 하필이면 이것이 더한 사회현상을 부르고야 말았다.


그 마지막 폭탄 돌리기의 시간은 더더욱 짧아졌고 그 폭탄은 어느덧 신분과 계급 그리고 정보의 격차를 따라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직은, 아직은 이러한 비밀스러운 사안이 공적인 사회현상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었고 이제 막 정점을 찍고 천천히 부작용을 들어내려는 것이 엄청난 가속도를 붙여버린 셈이었던 것이다.


* * *


콰앙-


“사도, 사도!”


“무슨 일이야!”


“승상부에서 급보이옵니다!”


“승상부?”


그리고 바로 이것이, 작금의 황보력이 마주하게 된 현실이었다.


“예! 민호와 제사, 그리고 누에치기를 관리하는 호조는(戶曹) 물론이고, 상소문을 관리하는 주조(奏曹), 소송에 관한 사무를 주관하는 사조(辭曹), 군졸과 물자 운반의 업무를 도맡은 위조(尉曹), 거기에 화폐와 소금 그리고 철의 관리를 맡은 금조(金曹)는 물론, 창고에 보관된 곡식과 물자를 관장하는 창조(倉曹)에 관련 사무와 모든 서류를 관장하는 황합주부(黃閤主簿)까지 다들 난리가 아니 옵니다!”


옹주의 이들도 모자라 이제는 기울어지고 추락하는 배에서 탈출하기 위해 내부에서 시작된 경쟁적인 사재기를 비롯한 품귀현상은 이미 나라에서 쓸 기본적인 물량조차 제때 수급하지 못할 정도로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


“사도! 이러다 다 죽습니다!”


“서역에서 들어온 물품과 끝도 없이 쌓이는 오수전 외에 남은 것이 없습니다!”


“비단과 같은 사치품은 물론, 식량을 포함한 모든 물자가 모조리 사라지고 있단 말입니다-!”


와장창창-


“으아아아아!”


이미 사태의 수습이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렀음을 반증하는 승상부의 항복은 황보력으로 하여금 거진 이성을 잃게 만들었다.


“사, 사도!”


“지금 당장 거래 금지령을 내려라! 오늘부로 사례의 모든 물자의 반출을 막는다! 내 이름을 대서라도 좋아, 모자르면 황명까지 덧붙여 주겠다! 이에 거부하는 자는 당장에 목을 베고 그 재산을 국가에 헌납한다, 알겠어!”


“그리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당장 하동에 일러서 기존의 바치던 소금의 두 배를 바치라 전해!”


“예? 허, 허나 지금 하동의 상황도 한계라고.....”


“한계고 나발이고 그 책임을 물어 모가지 날아가고 싶지 않으면 더 올리라고 전해!”


“그, 그리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리 이성이 날아갔음에도 황보력이 다급하게 내어놓은 대안은 실로 합리적인 대처를 품고 있었다.


“그 많은 돈, 모조리 폭락해서 찢긴 폐지 조각되면 그땐 다 죽는 거야. 그러니까 그 화폐를 대신할 것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지. 그걸 쏟아부어서라도 이 사례가 터지는 것은 막아야지.”


그렇게 황보력이 내린 발 빠른 조처가 사례의 구석구석 퍼졌다.


그와 동시에 그의 명을 받은 전령 또한 하동을 향해 다급히 내달리니, 온 신경을 그런 사례에 쏟고 있는 것은 물론, 자신이 만들어낸 돈줄을 통해 엮어낸 연줄에게서 들려온 정보들을 확인한 풍방은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의 거래가 없을 것을 선언했다.


“자, 이쯤하고 물러들 납시다. 머리가 나빠도 한참이 나쁜 건지 아니면 여기서 더한 나락으로 가는 것을 막고자 하는 조처인지는 몰라도 제법 대처가 빠르긴 빨랐으니 우리도 더는 무리할 필요가 없어요.”


그렇게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서쪽으로 움직인 풍방은 이미 지속적으로 옹주를 향한 물량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가히 지평선을 그득 메울 마지막 물량과 더불어 함곡관으로 피신했다.


하지만 사례의 문제는 이제 시작일 뿐이었고, 도리어 이는 주변의 상황과 맞물려 더더욱 예상치 못한 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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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Lv.88 마오유우
    작성일
    20.10.18 09:39
    No. 1

    지금 추수 후의 곡식까지 가져다가 팔았다고 했으니, 민간에 남아있는 식량이 없을테고,
    채우면 된다고 팔아치웠을 것 같은 군량고도 얼마나 남아있을지.
    문제는 도시는 생산보다 소비 위주라서 식량을 구해와야 하는데, 하내는 안줄테고, 하동은 소금뿐이 없고. 기주나 청주, 장안에서는 당연히 안팔테니.
    남은 곳은 형주에서 올라오는 것 밖에 없기는 한데. 형주라...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10.18 11:31
    No. 2

    전쟁은 여력도 없고, 그나마 생존을 위한 물자들만 남았다고 봐야지요.

    거기에 날카로운 예측처럼 이제는 외부의 상황도 맞물려 돌아가는데 그 외부사정이란 놈도 쉽지가 않으니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알카시르
    작성일
    20.10.18 15:28
    No. 3

    현대라면 백성들이 현물이 아닌 화폐로만 세금을 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조선 시대에도 대동법을 실시하여 공납을 모두 폐지하고 화폐인 쌀로만 세금을 내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화폐 경제가 발달한 한나라에서도 돈으로만 세금을 내는 것이 큰 문제가 될까요? 모양이 엉망인 악화가 많아서 문제일 것 같긴 한데, 그렇다면 조정이 애초에 악화를 만들지 않고 성실하게 양화만 만들었다면 풍방이 오수전을 뿌려 사례의 모든 물산을 사들여 백성들이 오수전만 세금으로 바치는 사태가 벌어져도 별 문제가 안 되었을까요?

    백성들은 그렇다 치고, 장인들은 반드시 물건을 공납해야 하지 않나요? 공납할 물건을 맘대로 팔고 대신 돈을 바치는 것은 완전히 불법 같네요. 조선에서도 대동법을 실시하기 전엔 백성들이 구하기 힘든 공물 대신 쌀을 바치는 것이 불법이었던 것처럼요.

    옹주에 있는 풍방과 포홍이 사례에 있는 상인들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을 리가 없는데 조정이 격분하여 풍방과 작당하여 악화를 뿌린 상인들을 잡아들여 죽이거나 재산을 몰수하거나 감옥에 넣으면 대책이 없잖아요? 상인들이 너무 간이 크네요.

    돈이 폐지 조각이 된다고 황보력이 말했는데, 당시엔 지폐는 없었고 주화뿐이었으니 악화를 폐지에 비유하는 것은 부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소금을 최대한 확보하여 위기를 넘긴다는 황보력의 생각이 옳아 보였는데 머리가 나빠도 한참이 나쁘다고 풍방이 평하는 것을 보면 혹시 황보력의 생각이 완전히 틀렸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10.18 18:29
    No. 4

    1)
    당연히 현대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요. 조선시대도 말씀해주신 그대로 그 뒤에 내용도 그렇지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도리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공납의 폐단도 있으니 차라리 우리가 돈으로 알아서 물건 구매하겠다는 게 더 깔끔하지요.

    허나 이게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게 문제고, 암만 화폐 경제의 국가라도 고대로부터 쌀, 소금, 철, 포목 등의 소위 전략 물자에 해당하는 부분들에 알게 모를 영향력을 행사하며 국가가 직접 이에 대한 전매를 관장해온 부분에서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갖춰야 할 전략 물자의 수량을 확보하지 못한 게 바로 문제가 됩니다.

    이걸로 세금도 만들고 수익도 내고 물가도 조절하면서 또 각 지방에 영향력도 행사하고 하는 건데 이게 힘들게 되니 소위 정부 자체도 위기를 맞게 되는 거죠.

    거기에 언급해주신 악화, 한마디로 저질 화폐가 더한 문제가 있고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모든 걸 돈으로 다 받아서 돈 밖에 없는데 문제는 그 똥값된 돈으로 구매할 물건을 당장에 구할 수가 없다는 게 문젭니다.

    일단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사례가 처한 현 상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세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 오수전(화폐)는 엄청나게 많은데 그 돈으로 소비할 물자가 없다.

    => 사례 내부의 물자의 희소성은 폭등하고 그 값은 더더욱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입니다. 하이퍼 인플레이션이지요.

    - 엄청나게 많은 오수전(화폐)) 중에 악화(불량 화폐)가 많아 거진 그 많은 돈이 돌지 않으며 거래가 되지 않는다.

    => 거기에 백성들 중 대다수가 이 악화를 지니고 있어 이들의 생계가 위협받습니다. 쓰지도 못하는 돈만 주구장창 않고 있으니, 돈 있는 이들조차 물자가 없어 힘들어하는 마당에 이게 현실로 와닿은 백성들이 느끼게 될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충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 내부의 안정을 위해 외부에서 그만한 물자를 가져와야 하는데 지금 외부의 상황이 그렇지가 않다.

    => 사방이 전쟁통입니다. 도적의 창궐과 잿더미 분란과 내전이 가득한 지역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지요. 이는 군현의 단위를 넘어 각 주 마다의 문제를 떠안은 형국이라 특정한 몇 개의 주를 제한다면, 당장에 사치품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생필품과 생존을 위해 소모되는 전략물자(곡식, 포목, 소금, 철 등)을 다른 지역에 공급할 상황이 못 됩니다.

    군대만 해도 엄청난 소비체인데 그에 지속된 분란이든 내전이든 아니면 도적들의 칩입이든, 전쟁이 끼어있다면 당연히 이러한 필수 전략 물자는 당연히 자신들에게 우선 소비가 되어야지요.

    거기다 그 물자가 풍족하지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누가 사례에 물건을 내어주나요.

    * 정리

    그러니까 이를 정리하면 언급해주신 악화(불량 화폐)의 문제를 뒤로 하고서라도 이미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은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애초에 사주의 씨를 말리기 위한 경제전쟁의 명분이 없더라도, 당장에 엄청난 유민들과 유입과 서역과의 무역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지금의 옹주는 그 모든 걸 버텨낼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물자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물자는 바로 옆에 자리한 사례에 있었지요. 어차피 바로 옆에 붙어있기도 가장 먼저 서역도호부의 혜택을 보게 될 곳이기도 하며, 그나마 천하에 몇 남지 않은 온전한 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자 그나마 옹주에서 원하는 엄청난 양의 물자가 쌓여있으면서 또 내부적으로 돌고 있는 곳이기도 했지요.

    그러나, 사례에 자리한 이들 또한 이를 통해 옹주의 이들에게 경제적인 피해를 주고 그 와중에 자신들의 수익을 챙기기 위해 악화(불량 화폐)를 발행한 것이 더 큰 문제를 낳았습니다.

    만일, 악화가 없는 상황에 옹주에서 차고 넘치는 멀쩡한 오수전들만 유입이 되었더라면 아무리 인플레이션이 격화되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이 정도로 폭발하는 상승곡선의 수치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나 이것이 폐기 처분해야 할 쓰레기임을 알게 되면서 또 대신 총대를 멘 풍방이 일찍이 악화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애초에 아무런 의미도 없을 0이라는 가치를 수렴하는 그 쓰레기가, 수많은 민초들을 비롯한 하층민들 그리고 사례 내부에 자리한 대다수의 이들이 지닌 물건값을 지불하는 화폐가 되면서 0의 가치를 지니고 있던 것들이 모조리 그 물건값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품게 되자 이게 그대로 실 경제 지표에 반영이 되기 시작한 겁니다.

    거기에 개인적으로 총알을 찍어낼 수 있으니 총알(오수전->불량오수전)의 소모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엄청난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옹주를 터트리기 위해선 그 거대한 규모의 경제를 터트릴 양의 화약(총알=불량 오수전)을 집어넣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생산된 화약(불량 오수전)은 실로 엄청난 양이었습니다.

    한데 그 엄청난 양이 옹주가 아닌 사례에서 터지게 된 거지요.

    0에서부터 그 물건값까지의 빈 공백이, 옹주에서 시작된 엄청난 수요에 불을 붙이다 못해 연쇄폭발을 일으킨 겁니다.

    애초에 사례보다 더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옹주를 터트리려 준비된 양이었으니 그 엄청난 양의 화약이 기존의 인플에이션으로 상승하는 곡선을 저 하늘 끝까지, 더 높이 치솟게 만들었습니다.

    실체와 허상이 만나 터지고 또 터지고 또 터지며 계속 상승한 그 미쳐버린 경제에 그냥 있는 것만 가져다 팔고 없으면 남의 것을 사와서 곧바로 또다시 옹주의 이들에게 팔아넘겨도 수익이 보장됩니다.

    미친 거지요, 그 미친 폭주 속에 수많은 이들이 자신이 지닌 모든 것을 팔아넘겼습니다.

    결국, 언급해주신 악화(불량 화폐)는 이 피해를 엄청나게 가중시킨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악화가 없다고 일시적으로 물건 값이 폭등하며 물자가 귀해지는 이 현상을 막지는 못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절대로 지금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면했겠지요.

    최소한도 사례를 벗어나 외부와 거래할 때 오수전의 가치가 떨어져 돈을 더 낼 순 있어도, 그에 대한 신용도마저 깎여 아예 거래가 불가하거나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지는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 잠시 자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10.18 18:30
    No. 5

    - 잠시 붙이겠습니다.

    2)
    당연히 장인들은 정해진 부분에서 납품을 해야 합니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모두가 미쳐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안 팔면 손해도 모자라 등신이고 병신인 상황이었죠. 본디 좋을 때는 모두가 약에 취한 것마냥 행동하는 법입니다.

    불법이라고 해도 이러한 행위를 모조리 막을 수가 없죠. 거기다 정부가 나서서 이를 막는 것도 실상 엄청난 욕을 먹게 되는 부분이라 함부로 터치하기도 힘듭니다.

    거기다 이미 사례의 조당에 속한 이들도 이 판에서 지인들과 많은 재미를 보고 있으니 단속도 쉽지 않았구요.

    그저 오랜만에 찾아온 봄날이자 찰나의 꿈과 같은 시간들이었습니다. 낭만이었죠. 어차피 앞으로도 옹주는 계속 사례와 교역을 할 것인데, 그 때문에서라도 모두가 절대로 망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3)
    제대로 보호하기는 힘들지만 상인들과 사례의 조당은 그 첫 단추를 잘못 끼웠습니다.

    먼저 악화를 뿌려 강제적으로 교역에 관한 수익을 요구한 것은 사례의 조당이었지요.

    반강제로 독을 약이라고 입속에 쳐 넣은 이들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기 힘듭니다. 그에 비해 풍방이 내보인 모습은 정반대였지요.

    거기에 상인들 또한 여차하면 최소한의 것들만 바꿔서 옹주로 튀어도 되고 아니다 싶으면 어, 그들 나름의 방식대로 저항을 해도 됩니다.

    소위 상인 연합 같은 건데, 한 놈이 죽으면 이에 겁을 먹던 핑계를 대건 우르르 자신의 업장을 정리하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거지요.

    그리고 또 하나가 있는데 하;; 이것도 스포라서 참;;;

    뭐 어쨌든, 어차피 누군가는 물류를 유통하고 운반하며 공급해야 합니다. 이게 끊어지면 나라와 정부 그리고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 멈추지요.

    난세에 이르러 후대에 삼국이 정립되기 전까지 수많은 군벌들과 세력들이 자체적으로 장인을 두고 장원제를 부활시켜 돈 대신 쌀과 포목을 쥐고 가내수공업을 돌리며 둔전을 끼는 등 별 지랄을 했던 연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존의 경제체제가 멈춰버리고 도저히 이전과 같은 물류의 유통이 되지 않으니 알아서 각자가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을 뽑아내어 만들기 시작하는 거지요.

    거기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상인들이 간이 크기도 하지만 풍방이 ‘같이 갑시다’를 해버리는 바람에 의기양양해진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들이 우르르 몰려갈 곳이 빤한데, 이는 풍방이고 그 풍방의 포홍의 장인이지요?

    포홍 측에 붙어 사례가 우리 괴롭히니까 구명해달라고 하면 포홍이 어찌 나올지는 빤한지요. 그리되면 풍방은 옹주 뿐 아니라 사례에도 영향력을 끼치게 되며 사례의 상계마저도 집어삼키게 됩니다. 엄청나지요?

    그렇다고 당장 물자도 없는데 포홍 측과 전쟁이라도 벌이면 어떻게 견디겠습니까?

    지금 당장에 풍방이 물건 뜯어가는 것도 여력이 부족해서 건들지도 못하는 형국인데요, 거기다 풍방이 악화의 존재를 알았으니 이걸로 문제 삼기도 힘듭니다.

    포홍 측에겐 명분이 생겼거든요.

    황제에게 충성하고 사례 조당에 충성을 다한다며 시키는 대로 서역도호부 다 뚫고 교역 시작해서 그 혜택 다 나눠주는 마당에, 중앙 정부의 이들이라는 작자들이 신하 된 이에게 경제 망하라고 악화를 던져줍니다.

    그것도 사례와 가장 가까이에 연결된 것도 모자라 자신들에게 많은 수익을 안겨줄 서역까지 끼고 있는 옹주를 말이지요.

    그리되면 옹주도 터지고 자칫하면 서역과의 교역도 다시 터질지도 모르는데, 이 정신 나간 판단을 두고 과연 세간의 이들이 뭐라 하겠습니까?

    아무튼ㅎㅎ 이리 알카님의 질문을 받으면 묘하게 스포이되 스포가 아닌 쪽으로 많은 부분을 밝히게 되는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잘 피해 가보도록 하겠습니다ㅎㅎ

    4)
    오우, 저도 이것 때문에 처음에 고심 많이 했습니다. 원래는 휴지조각인데 휴지가 있나? 엉?
    이걸 어떻게 쓰지? 엉? 해서 한동안 멍 때렸거든요 ㅋㅋㅋㅋ

    그래도 고심하다 나름 답을 찾은 것이 당시 그래도 죽간뿐 아니라 나름 채후지 같은 종이도 있었고 차용증이나 어음 같은 종이 문서도 있었을 것이니, 그래 그냥 다 쓰고 버려지거나 찢겨진 폐지로 하자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화폐라기 보다는 어음이나 증서 같은 부분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

    5)
    경제적인 측면에 있어서 풍방의 재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물론, 황보력의 경우 숙부인 황보숭을 닮아 다방면에 뛰어난 지식을 두루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도 황보숭보단 조금 못한 수준이며 나름 행정적인 측면은 뛰어나나 그것이 작금의 풍방과 대결하는 경제적 측면은 아니지요.

    즉, 풍방은 황보력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볼 수 있는 겁니다. 더 넓게, 더 멀리 더 깊이, 더 다양하게 말이지요.

    뭐, 예를 들자면 상인들을 다루는 법을 안다던가 반대로 거래처와 문제가 생겼을 때는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아는 거죠.

    이를 해석하면 그는 작금의 그가 내린 선택과 그에 대한 결과. 즉 현실이자 사회현상을 경제적으로 바라보며 이해하고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그만의 감상을 남긴 거지요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dabonda
    작성일
    20.10.18 22:50
    No. 6

    와 진짜 흥미진진하게 돌아간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10.19 03:15
    No. 7

    흥미진진하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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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146화 – 이상과 환상의 폭주(2) +10 20.10.17 1,236 26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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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143화 – 이제 한파가 들이닥칠 겁니다(2) +6 20.10.14 1,266 25 18쪽
143 142화 – 이제 한파가 들이닥칠 겁니다(1) +6 20.10.13 1,253 2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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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138화 – 무역로의 분쟁은 비단 전쟁을 부른다(1) +5 20.10.08 1,230 26 17쪽
138 137화 – 서방 원정의 성공과 포홍이 구상하는 것 그리고 +7 20.10.07 1,253 23 17쪽
137 136화 – 회자(會者)는 모든 것을 쥐고 익숙한 곳을 향해 돌아온다 +8 20.10.06 1,220 27 22쪽
136 135화 – 거자(去者)는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난다 +22 20.10.05 1,223 25 19쪽
135 134화 – 죽은 이들의 망령 속에 살아가는 이들의 끝은 이미 예견된 것 +6 20.09.30 1,181 24 22쪽
134 133화 - 천하의 정세가 너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다 +6 20.09.29 1,207 23 23쪽
133 132화 – 거짓된 백성의 왕을 살려둔 이유 +6 20.09.28 1,204 2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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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125화 – 위에서 가장 강한 군대, 밑에서 가장 강한 도적(3) +11 20.09.17 1,222 27 21쪽
125 124화 – 위에서 가장 강한 군대, 밑에서 가장 강한 도적(2) +6 20.09.16 1,215 29 18쪽
124 123화 – 위에서 가장 강한 군대, 밑에서 가장 강한 도적(1) +10 20.09.15 1,288 21 18쪽
123 122화 – 서쪽 끝의 이야기 +10 20.09.14 1,283 24 18쪽
122 121화 – 그 공을 굴리는 자가 바라보는 곳 +4 20.09.11 1,279 29 16쪽
121 120화 – 장연이 쏘아 올린 흑산적이란 이름의 공 +6 20.09.10 1,256 26 18쪽
120 119화 – 블랙 마운틴 밴딧 인베이전(3) +6 20.09.09 1,251 30 20쪽
119 118화 – 블랙 마운틴 밴딧 인베이전(2) +8 20.09.08 1,305 26 22쪽
118 117화 – 블랙 마운틴 밴딧 인베이전(1) +11 20.09.07 1,335 25 20쪽
117 116화 – 판이 커지면 새로운 참가자가 등장하기 마련이다(2) +4 20.09.06 1,369 27 21쪽
116 115화 – 판이 커지면 새로운 참가자가 등장하기 마련이다(1) +8 20.09.05 1,348 29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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