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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내가 죽어 소금에 절여지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5.11 16:04
최근연재일 :
2022.11.09 06:27
연재수 :
4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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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86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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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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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글자
19쪽

146화 – 이상과 환상의 폭주(2)

DUMMY

“나 원, 참. 갑자기 맹자라니.”


스승과의 해후는 실로 부간에게 많은 부담을 안겨주었다.


황궁을 나온 스승은 황보력을 비롯한 청류의 이들에게 핍박받는 황제를 구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그 이전에 저들이 내세운 공자의 이상을 깨야 한다며 그와 대비되는 이를 내세우길 원했으니, 결국 공자와 그 이름을 나란히 하는 맹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아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


맹자는 현실에 기반한 이야기를 주류로 삼았고 이는 과격한 부분을 내포하고 있을 정도로 기존의 이들과 다른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히나 그 무엇보다 역사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게 되는 역성혁명론은 가히 지도자를 바꾼다는 점에서 공자의 대동사회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지만, 보다 확실하게 공자가 내세운 대동사회의 문제점을 찍어누른 점에서만큼은 이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군주의 정당성은 백성에게 있다.”


사실 이 또한 달리 본다면 공자의 대동과 같은 명분론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할 테지만, 백성에게 잘하지 못하면 대놓고 갈아엎어도 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였다.


공자의 대동 사회의 경우 애초에 가려 뽑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반면, 맹자는 그 전제조차 두지 않은 격이니 도리어 이것이 어그러진 이상이 현실에 강림하여 그릇되게 이용되는 경우 자체를 수습할 수 있는 여지마저 남겨둔 셈이다.


덜그럭- 덜그럭-


“아직 멀었느냐?”


“후우, 뭔 놈의 강론을 준비도 없이 하려고 하십니까?”


“머릿속에 든 것만 읊어도 된다. 애초에 내가 뭐 대단한 사인도 아니고 변방 촌구석에 그나마 뚝심 조금 있는 것이 다니니 밑천을 보여도 그 솔직함을 무기로 삼을 것이라.”


“때론, 그 솔직함이 무능으로 비춰질 테지요. 암만, 맹자가 현실에 기반된 사상을 펼쳤어도 딱 하나 거슬리는 것이 있습니다.”


“거슬리는 것?”


덜컥-


“찾았다!”


그렇게 필사된 서책들을 뒤지던 부간은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의 내용이 적힌 중용의 일부가 적혀있는 성선설의 내용이 담긴 서책 하나를 꺼내 들었다.


“만물의 일체는 도와 같고 도는 태생에 뿌리와 같으니, 이는 곧 선의가 모든 것의 뿌리라고 봐도 되는 것이겠지요?”


“이제는 도가적 해석마저 곁들이려 함이냐?”


“난국이라도 경연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유자들의 교류와 담론을 넘어선 강론의 자리는 자발적으로도 만들어지곤 하지요. 최소한도 약점이 잡힐 부분에서 밀리면 아니 됩니다.”


“도성의 유자들도 어지간히 할 일이 없나 보구나.”


“주로 변방 출신의 유자들은 스승님처럼 법가나 병가에 관심을 보이곤 합니다. 현실이 힘드니 맹자의 사상에 물들기도 하고 어쩌면 저희가 이해한 염충 또한 그러한 맹자의 역성혁명을 꿈꿔왔는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도성의 이들은 다르다?”


“예, 할 일도 적고 보통은 호기심을 비롯해 유가의 우수성과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다른 학문을 곁다리로 배운 뒤, 이와 관련한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유학의 우수성으로 풀어내려는 경우가 있으나 의외로 그에 감화되어 그 방향을 틀거나 반대로 그 모든 학문을 유학으로 흡수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아니면 주로 주석을 단 해설의 문집을 쓰거나 관련 내용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데, 뭐가 되었든 이게 골치가 아픕니다.”


“학문의 중첩은 더 많은 갈래를 낳는다. 사고는 넓어지고 지식의 수준은 높아지며 논제는 조밀해지고 이는 깊은 통찰을 통해 더 심오한 지성과 더 거대한 사상을 낳는 게지. 그러나 그 중심은 항상 유학이다.”


갑훈의 말은 작금의 시대를 반증하고 있었다.


“예, 그래서 저희가 법가나 병가의 이들을 비롯한 다른 제자백가를 먼저 꺼내지 않는 이유기도 하지요. 누가 뭐래도 이는 세간에 사장된 학문이며, 작금의 우리가 선 이 땅은 유학을 하늘로 떠받들고 사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불해도, 이사도, 한비도, 상앙도 입에 담지 않은 게지.”


“하지만 신도(慎到)는 언급지 않으셨습니다.”


“신도는 금기야. 도가와 법가의 혼용성을 지닌 그는 세속에 정착한 유학과 같은 맥락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유가와 같은 부작용도 적지. 신도의 도법(道法)은 유학의 대안이다. 자신들을 대체할 사상을 그들이 과연 허락하기나 할까?”


“신도의 사상은 현실적이었습니다. 유가의 사농공상과 같은 계급과 군주와 신하를 일컬음이지요. 그 계급이 도리어 위엄과 위신의 구분을 낳고 그 덕에 천하가 안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아무리 높이 있다 한들, 자신의 아래에 자리한 미천한 이들의 일에 관여하면 그 위신이 떨어지기 때문에 함부로 관여할 수 없고, 그 아래 자리한 이들은 이미 나고 자라면서부터 자신들의 위에 누군가 자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기 때문에,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자들 외에 크나큰 변동이 없이 세상이 유지되며 안정된다 하였습니다.”


“옳거니, 네가 말을 잘 하였구나. 허나 이는 우리의 몫이 아니다.”


“우리의 몫이 아니라 하심은?”


스윽-


제자인 부간의 앞에 미소를 띠운 갑훈은 이내 손을 들어 서쪽을 가리켰다.


“네 사형의 몫이다.”


“사형? 아!”


그렇게 갑훈이 말하는 바를 깨달은 부간은 그 자리에서 뭔가 익숙하면서도 어색한 이름을 불렀다.


“포 사형!”


“그렇지, 포 사형이긴 하지. 하하하! 하지만 포홍이 이를 듣고 웃겠구나.”


“지금 당장 서찰을 쓰겠습니다.”


“좋을 대로, 어차피 네 사형이 바라는 것도 이와 같을 게다.”


“저희가 맹자의 사상으로 저들과 맞서는 것 말입니까?”


“우리는 우리의 목표를 위해 이러는 것이지만 최소한도 그놈에게는 시간 벌이라는 목적만 충족되어도 상관이 없는 일이니까.”


갑훈은 풍방을 떠올렸다.


그러나 그 찰나에 눈치를 채었는지 제자인 부간이 그에 관심을 보였다.


“설마, 제가 모르는 무언가가 또 있습니까?”


“궁금해하지도 말고 설사 알았다고 한들, 티를 내지 말아야 한다. 어차피 우리는 이 사례 내에서 우리의 이상을 위해 노력하면 그만이니까.”


“허면 그와 관련된 귀띔이나 암시라도 알려주십시오. 뭐라도 알아야 추론을 할 것이 아닙니까?”


“지금 이 사례엔 이상만 자리한 것이 아니다.”


“예?”


“누군가는 환상을 팔고 있지.”


“.......!”


부간의 움찔함에 가벼이 어깨를 두들겨준 그는 제자가 챙긴 서책과 함께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밖을 나섰다.


이에 다급히 부간 또한 그 뒤를 쫓았고 그들의 행보는 담론과 강론이 벌어지는 학당들과 경연이 벌어지는 태학 등에서 초빙된 자리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갑훈은 조금씩 자신의 사고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작금의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끝이 과연 어디로 향하게 되는지 말이다.


* * *


“그러니까, 지금 갑훈이 서책을 끼고 제자와 더불어 학행을 벌이는 중이란 말입니까?”


“예, 이미 크고 작은 학당들은 물론, 태학 내에 속한 이들 사이에서도 이에 술렁임을 보이고 있고 나름의 관심도 보이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갑훈의 소식은 그 누구보다 빨리 풍방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다.


더 이상은 사절과 같은 모양새가 필요치 않으니 최소한의 호위만 붙여놓은 양봉이 곧바로 병사들과 함께 돌아와 이를 알렸던 것이다.


“재미있군요, 그리 싫은 티를 내던 주제에 막상 궁에서 나오자마자 저리 나오다니.”


“저 그보다도, 경조윤이 궁을 나오자마자 눈물을 보였습니다.”


“눈물?”


“예, 내가 너희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면서......”


그리고 그와 동시에 풍방의 눈이 조금은 징그러운 모습으로 빙그르르 한 바퀴를 돌았다.


“주, 중군 교위 어른?”


“눈물이라, 눈물? 북지의 강족들을 상대로 철벽의 모습을 내보인 그가, 눈물?”


그렇게 다시 한번 풍방의 눈동자가 반 바퀴를 돌았다.


“필경 그만한 연유가 있는 게야. 하긴, 그래야 지금의 저 모습이 설명이 되겠지.”


콰앙-


그렇게 책상을 때리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풍방이 성큼성큼 전각을 벗어났다.


이에 그런 그의 곁에 수십에 달하는 문사들과 관리들이 따라붙었고, 부랴부랴 양봉 또한 그 곁에 붙어 어떻게든 말을 이으려 하였으나 풍방은 그보다 더 급한 볼일이 있는 듯 보였다.


“저......”


“미안하지만 나 대신, 옹주로 넘어가서 수레와 달구지 좀 수매해오세요.”


“예? 아니, 지금 가져오신 양도 엄청난 마당인데 말입니까?”


“필경, 연유가 있어요. 그가 저리 나왔다는 건 보통 작은 사고를 치겠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우후훗. 그 덕에 이쪽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으니 이 기회를 놓칠 수야 없지요.”


펄럭-


“이 순간부로 그대들은 기존의 우리가 수매하기로 마음먹은 양의 두 배를 계산합니다. 우선은 미곡부터 시작하세요!”


바람을 일으키듯 소매를 펄럭인 풍방의 손짓에 그런 그를 보좌하던 수십 명의 이들이 제각기 주판을 비롯해 죽간과 서책 그리고 작은 붓을 꺼내 들며 바쁜 손놀림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타닥이는 소리와 함께 주판알이 오르내리고 있었고, 그 와중에 슥슥 소리를 내며 빈 공간이 그득한 죽간과 서책의 빈자리가 빠르게 채워지고 있었다.


“이, 이게.....”


“상방 영(英)에서 기장과 보리, 그리고 수수가 각 8천 석!”


“상방 상(商)에서 단일 백미가 2만 5천 석!”


“상방 유(類)에서 맥곡을 포함한 모든 하곡이 사만 사천 석!”


“인근의 영세 상인들과 전답을 기준으로 추수된 작물을 직접 사들이는 양까지 따진다면 추가로 팔만 섬. 아니, 많게는 십만 섬도 가능합니다.”


이 말도 아니 되는 산법의 계산과 결과를 눈앞에서 지켜보는 양봉은 가히 그 눈을 껌뻑이며 이에 제대도 된 반응조차 보이질 못했다.


“백미를 포함한 미곡은 못해도 5만 섬을 채워야겠습니다. 맥곡과 잡곡을 포함한 하곡은 모두 합쳐 20만 석은 나와야 합니다.”


“허면, 이게 1차분입니까?”


“예, 이 상태로 세 차례를 더 수매할 겁니다.”


“다들 미쳤군, 팔십만 석을 저리 아무렇지 않게 논하다니. 하, 제기랄! 이게 진짜 말이 되는 소리야?”


정녕, 이게 정녕 꿈이 아니라 현실이긴 한가?


세상을 자본으로 보는 이들은 군량 일만 석에도 휘청이는 자신과는 애당초 그 궤를 달리하고 있었다.


“하오나 그리되면 지출이 너무 커집니다.”


“서역에서 가져온 오만스러운 잡것들, 그 모든 귀하고 천한 것들이 모두 다 ‘서역에서 넘어온 것들’이라는 번지르르한 치장을 달고 있습니다. 첫 장사의 이율은 원가의 스무 배를 붙여도 모자란 데, 감히 지금 내 앞에서 그따위 소리를 합니까?”


그러나 그러한 양봉의 자조적인 비아냥조차 작금의 사안을 논하는 이들에겐 들리지 않는 듯 보였다.


“허영과 포장을 더하겠습니다. 더 많은 이들에게 더 적은 물량을 찢어 공급하겠습니다.”


“좋아요, 바로 그런 자셉니다. 덤벼드는 놈, 매달리는 놈 모조리 물어다가 그 코를 꿰십시오. 부모건 자식이건 선산이건 모조리 담보로 잡아도 좋으니까, 안되면 모조리 노예로 팔아버려도 좋으니까 최대한 부풀려 파십시오. 내가 제시한 것 이상으로, 그보다 더한 이득을 봐도 좋으니까 어떻게든 그 안에 헛된 망상과 환상을 집어넣어서라도 팔아치우십시오.”


“서역에도 약재와 단사가 있지요. 부적과 제기가 있으며 진사와 비슷한 광물과 염료가 있으니 당장에 인근의 의방과 음양사들을 통해 수익을 내겠습니다.”


“좋습니다, 좋아요. 다음은 대완마를 비롯해 하서주랑을 넘어온 가축들입니까?”


“소금과 비단도 있습니다! 이는 어찌합니까?”


“모조리 수매하세요. 특히 소금은 초도 수급 물량을 넘어서면 네 배, 비단은 제값의 여섯 배까지 쳐줘도 상관없습니다. 모자라면 더 요청하세요. 옹주의 재화는 사례를 사고도 마르지 않습니다.”


이미 풍방은 당연하고도 익숙한 것인 양 슬쩍 손을 들어 보이며 그 결과를 듣고 잠시 고심하다 더 나은 개선점과 목표를 이들에게 제시해주었다.


“이미 옹주몽의 이전에 천하각지에서 몰려든 유민들도 모자라 이제는 지난 도적들의 난을 피해 하동을 거쳐 넘어오는 이들까지 생겨났습니다. 아무리 정국거가 자리한 관중 평원이 대풍이 든다고 해도 매해 풍작이 나지 않는 이상, 그 모든 유민들 전부를 먹여 살리지는 못합니다. 거기에 십만 가까이 불어난 군병들을 먹여 살릴 식량은 더 급하며 그와 같이 소비되는 생필품과 소모품을 감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지출이고, 그 지출을 뛰어넘기 위한 수익을 우리가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 모습은 가히 군계일학을 넘어선 일봉(一峯)과도 같으니, 어느덧 양봉은 자신보다 키가 작은 그를 실로 거인처럼 우러러보고 있었다.


“양 두령, 안 가고 계속 여기 있을 겁니까?”


“예? 가, 갑니다!”


그렇게 날이 선 모습을 보이는 풍방의 따가운 눈초리에 다급히 자리를 떠나는 양봉이었으나, 그럼에도 그의 얼굴엔 가히 웃음이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험산에서 도적으로 썩느니 이리 어른을 모시고, 드높이 날아오르겠다.”


푸르르릉-


“가자, 애들아! 사례의 모든 것을 실어 나를 수레와 달구지를 가져오자꾸나! 와하하하!”


두두두두-


사람의 선택이 이래서 중한 것이다.


자신의 눈으로 확인한 결과가 선사한 감동은 가히 일금이 천금과 같으니 말이다.


* * *


“하지만 그 반대라면 이는 당연히 문제가 되겠지.”


콰앙-


“대체 사례 땅에 그 많은 오수전이 뿌려질 때까지 다들 뭘 한 게야!”


모두가 자리한 자리에서 책상이 부서질 정도로 강하게 주먹을 내리친 이는 당연히 황보력이었다.


뒤집혀도 아주 제대로 뒤집혔다.


반대도, 가히 이런 반대가 없었다.


이 시대에 어울리지 않을 표현일지는 몰라도 애당초 저 옹주의 이들을 엿 먹이기 위해 내어놓았던 계획은 예상과는 달리 정반대의 결과물을 내어놓고 있었다.


“정궁, 유홍!”


그렇기에 황보력은 서역도호부의 성공 직후, 이번 계획을 세운 당사자들을 호명할 수밖에 없었다.


작금의 조당에 가장 중한 위치 중 하나인 상서령과 시중을 맞고 있으면서 원 역사에서는 사공과 사도를 연임했던 인물인 이들은, 예상보다도 훨씬 빠른 서역도호부의 성공에 발맞춰 다급히 그에 대한 수혜를 보기 위한 오수전을 찍어낼 것을 건의했고 그 부작용으로 쌓이기 시작한 불량 화폐의 처분을 고심하다 이를 떠넘길 계획을 상신했던 것이다.


물론, 그 책임은 이를 수락한 황보력에게도 있었다.


허나 그가 이를 수락한 것은, 애초에 감수할 위협은 모조리 저들에게 떠넘기고 그 대신 온전한 수익을 모두 이쪽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그 불공평한 등가교환의 매력이자 이점으로 자리매김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럴듯한 계획은 환치(換置)의 운용과 묘리를 담고 있었고, 이는 마치 암중에서 상대를 잠식해 들어가는 독수와 같았으니 곧바로 저들이 이를 눈치챌 수는 없으리라 여겼다.


거기에 가히 인질이나 다름없는 가족들도 모자라 삶의 터전까지 사례인 이들이 그 사례의 주인인 자신들을 감히 거스를 순 없는 일이었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사례 땅엔 그 어떠한 피해도 오지 않으리라 여겼다.


“한데, 왜! 어째서 왜! 이 땅에 저 빌어먹을 악화(惡貨)가 먼저 풀렸냐는 말이야!”


“그, 그것이......”


“말해!”


“저, 전임 대사농 풍방이 직접 상방의 이들을 상대했다 합니다. 거기에 이미 옹주에 오수전이 넘쳐흘러 유민들에게도 곡식이 아닌 오수전을 쥐어 주는 형국이라 동전은 받을 수 없다고, 해서 더는 상계의 이들 뿐 아니라 민간에도 화폐를 풀어야 한다고, 지금 옹주는 그리하고 있으니 사례 또한 그리 해야 한다고......”


웅성웅성-


그리고 관련된 보고를 받는 조당의 이들은 이에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뭐? 동전이 넘쳐흘러? 이 사례조차 그러지 못한 마당이거늘, 옹주는 벌써 이를 넘어섰다는 게냐?”


“그 가치가 떨어지는 불량 화폐, 저질화폐만 아니라면 민간에 화폐가 널리 보급된다는 소리는 도리어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는 뜻이옵니다!”


“그렇사옵니다, 본시 화폐라는 건 미곡과 철, 쌀 그리고 소금과도 같은 세수와 공물에 쓰이는 필수불가결의 물자의 불편함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이자 효용성에서 출발한 것으로서 그 보관과 이송 그리고 계산이 용이한 것이 장점이옵니다.”


특히나 마치 상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사례와의 격차를 아득히 벌려버린 옹주의 상황은 그 어떠한 부작용도 없이 착실한 발전을 이루어나가고 있었으니, 사례의 이들 또한 이러한 문제에 하나둘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알아도 너무나 늦게 이를 알아챈 것이 문제였다.


콰앙-


“사도, 사도!”


“무슨 일이야!”


“승상부에서 급보이옵니다!”


“승상부?”


다급히 전각의 문을 열어젖히며 안으로 들어와 바닥에 엎드려 소식을 전하는 관료의 모양새가 가히 심상치 않았다.


“예! 민호와 제사, 그리고 누에치기를 관리하는 호조는(戶曹) 물론이고, 상소문을 관리하는 주조(奏曹), 소송에 관한 사무를 주관하는 사조(辭曹), 군졸과 물자 운반의 업무를 도맡은 위조(尉曹), 거기에 화폐와 소금 그리고 철의 관리를 맡은 금조(金曹)는 물론, 창고에 보관된 곡식과 물자를 관장하는 창조(倉曹)에 관련 사무와 모든 서류를 관장하는 황합주부(黃閤主簿)까지 다들 난리가 아니 옵니다!”


이미 반쯤 넋이 나간 채, 식은땀을 흘리며 소식을 전하는 그는 이미 부들부들 떨다 못해 더 이상은 무리라는 듯 절규에 가까울 보고를 올리고 있었다.


“사도, 서역도호부! 이를 재고해주십시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를 수습해주십시오! 저희는 아직 준비가 아니 되었습니다! 실로 이런 말씀을 드려 송구하오나, 작금의 이 사례가 지금 미쳐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황보력에게는 아직도 현실로 와닿지가 않았다.


“승상부는 말 그대로 한 나라의 모든 살림을 책임지는 승상이 속한 곳이다.”


“사도! 이러다 다 죽습니다!”


“거진 그 나라의 바탕이 되는 모든 행정사무를 관장하는 곳이란 말이다!”


“서역에서 들어온 물품과 끝도 없이 쌓이는 오수전 외에 남은 것이 없습니다!”


“뭐라고?”


“비단과 같은 사치품은 물론, 식량을 포함한 모든 물자가 모조리 사라지고 있단 말입니다-!”


한데, 그런 승상부가 가히 이번 일에서만큼은 백기를 들고야 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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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0

  • 작성자
    Lv.88 마오유우
    작성일
    20.10.17 08:34
    No. 1

    사재기네요. 거기다가 물가 폭등까지. 일반 백성들은 많이들 옹주로 넘어가겠네요.
    더군다나 길을 만들고, 길을 만드는 공사하면서 식량까지 지급할테니. 만약 백성들을 막을 수도 없고, 막는다고 하면 도적이라고 하면서 토벌대 만들어서 내려올 형국이 되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10.17 12:24
    No. 2

    그렇게 될 확률이 크지요ㅎㅎ 사례에 유래가 없을 암운이 드리워지게 되었습니다. 과연, 이 난국을 어찌 헤쳐 나갈지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겨울벚꽃
    작성일
    20.10.17 11:26
    No. 3

    한말에 주판이있었나요? 산가지로 계산안했나요?

    풍방은 뭐랄까 장군보단 정치,장사에 더능숙하네요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10.17 12:22
    No. 4

    본래 태생이 그러한 인간이기도 하고 전문적인 분야가 따로 있기도 하지요ㅎㅎ

    그리고 중국식 주판에 대해서 말들이 조금씩 다른데;; 산가지 말고 기원후 2세기? 3세기에 이게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물론, 정확히는 저도 몰라서 여러가지 검색하던 와중에 고심을 했는데 산통에서 산가지 꺼내서 이를 맞추는 건 아이들 글자놀이마냥 느껴지고 뭔가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아서 이를 대신 사용했습니다.

    근데 또 이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1.4식은 아니라 하더라구요. 2.5식이랍니다. 위에 두알, 아래 다섯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알카시르
    작성일
    20.10.17 19:12
    No. 5

    공자를 대신해 내세울 사람이라길래 한비나 관중을 떠올렸는데 맹자였군요. 제아무리 갑훈이나 포홍이라도 대놓고 유가를 배척하는 한비나 관중을 내세웠다간 천하의 유자들에게 지탄을 받을 것이 두려우므로 일단 유가에 속하긴 한 맹자를 차선책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을까요? 사실 갑훈도 법가가 아니라 유가를 배운 자이니 법가의 인물을 숭상하는 것이 내키진 않을 것 같습니다.

    유교는 잘 모르지만 기왕이면 가려 뽑는다는 전제가 있는 공자 쪽이 아무나 막 뽑자는 맹자보다 옳을 것 같기도 해서 헛갈리네요.

    태평도의 난이 끝난지 얼마 안 됐고 아직도 흑산적이나 백파적 같은 태평도의 잔당이 큰 무리를 이루어 날뛰는 마당에 도가적 해석을 곁들여도 될까요... ㅎㄷㄷ

    왜 신도가 한비나 상앙보다 더한 금기가 될까요? 이교보다 이단이 더 무섭다는 말처럼, 한비의 사상은 유가와 전혀 공통점이 없는 반면 신도의 사상은 유가와 매우 유사하므로 유가에 더욱 큰 위협이 되어서 그럴까요?

    섬과 석을 같이 써서 헛갈리는데 둘 중 하나로 통일하면 좋지 않을까요?

    조정이 발행한 오수전이 비록 모양은 엉망일지언정 무게와 금속 함유율엔 아무런 문제도 없나요?

    그러고 보니 지금 조정엔 사도나 대장군은 있어도 승상은 없는 것 같은데요. 승상부는 혹시 사도부를 잘못 쓴 것 아닐까요?

    아니 옵니다->아니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10.18 04:25
    No. 6

    1)
    지적하신 부분이 어느 정도는 맞습니다. 물론, 이들도 학문에 대해 이해를 하고 접근하지만 수백년의 세월 갈라진 제자백가들 중에 유일무이한 승리와 더불어 중간에 왕망의 신이 끼어있긴 하지만 무례 두 차례나 천하가 답이라고 내어놓은 나라기이 때문에 그 나라의 근간인 유학의 프라이드가 엄청나긴 한 상황이었죠.

    그러니까 나라가 망하고 기우는 와중에도 유학은 절대로 망국의 이유가 될 수 없는 것이 집권세력? 이 시대의 사족들을 비롯한 상위 계급은 거진 대다수가 유자이니 이를 인정하지도 않고 그러지도 않을 거라는 부분입니다.

    그저 다 일부가 썩어서 그렇다, 다른 이들의 폐단 떄문에 그렇다는 식의 입장표명만이 남을 뿐이지요. 이러한 시대상을 개개인이 이겨낼 수 없기에 내어놓은 조치이기도 합니다.

    거기다 맹자라면 같은 유교의 틀 안에서 날뛸 수 있는 입장권도 얻게 되구요. 유가의 시조인 인물을 끌어와 유가를 때리는 것이며 공맹의 논제는 이전부터 있었던 부분이기 때문에 이리 건드려도 크게 이상하지는 않다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해 포홍 정도, 강하면서도 담대하며 일찍이 그에 예속되지 않는 이가 스스로에 대한 입장과 변명 그리고 천하에 대한 새로운 답을 내어놓을 때는 유가를 벗어난 부분이 좋지요.

    많은 분들이 댓글에서 역성 혁명을 운운하고 실제 그런 행보를 보였던 포홍이 맹자를 내어놓으면 끝난다고 하시는데 이는 포홍이 제입으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많은 유자들과 사대부들이 이리 그에게 명분을 던져주고 그의 입장을 비호해주는 모습이 더 완벽한 결과를 낳습니다.

    포홍은 스스로 법가나 병가 등 유가가 아닌 것들에 집착을 보이며 세상을 뒤바꾸려는 중이니 그나마 유가의 대표적인 타이틀인 교화를 내걸고 뒤집히는 세상에 어떻게든 제동을 보이면서도 또 한편으론 그 또한 유가의 움직임 내에 있는 것이니 그를 따르거나 그에게 밀려 뒤집히는 세상 속에 엮인 유자들도 딱히 불편하거나 책임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거지요.

    이 또한 유학적 변화이자 그들이 허락한 세상의 틀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될 테니까요.

    2)
    그러니까 이건 조조로 인해 유명해졌던 허실의 문제? 본질과 형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맹자나 공자나 지도자를 대물림이 아닌 방식으로 작동시키는 것은 같으나 공자와 맹자가 내어놓은 부분의 가장 큰 차이는 과정과 뒷수습입니다.

    공자는 애초에 가려서 뽑으라 말을 하며 그리 뽑아놓은 이에 대한 예속에 가까울 그저 말 그대로 아름다운 이상을 그리니 현대의 편협한 민주주의나 북한 혹은 중국과도 같은 특정한 정당 혹은 세력의 독주와도 같은 부분에 있어 부작용에 대한 설명이 부족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볼 수 있는 부작용은 결국 지금의 시대에 이르러서도 수많은 백성들과 만인들을 대변한다는 이들조차 여전히 자신들만을 위한 정치를 하며 자신의 이익을 대변할 지도자를 뽑는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공자의 대동사회는 좋든 싫든 민주주의적 선출 형태의 '형'만 갖춰놓으면 그것이 어떠한 부작용을 나아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된다는 해석이자 지적이 없지요.

    물론, 이는 대동을 전제로 그것도 공자의 대동을 조금 편협하고 비틀어진 시선에서 봤을 때의 전제지요. 애초에 공자가 이를 생각하며 말하지는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이 이상이 될 수 없듯 이미 인류는 그리 이름난 명사들, 선지자들과 사상가들이 주장하는 비슷한 세상을 만들어내고서도 그에 각각에 부작용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나 모두를 위하고 그 구성원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며 계급이 없고 차별이 없으며 모든 소유물은 공동의 것임과 동시에 그 사회의 구성원들은 그 사회 전체의 이득을 위해 노동을 하는 모습들은 어딘가 많이 닮아있죠.

    대동사화는 말 그대로 공산주의 사회주의에서 제시한 이상향과 매우 닮아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공산국가, 사회주의 국가들의 무수한 실패와 몰락을 알지요.

    이는 공자가 잘못했다기보다도 공자의 형을 추구하는 인간들이 결국 그 본질은 공자가 내세운 그것을 채워내지 못했기 때문이지만, 어쨌든 이에 대한 부작용을 지적하는 부분이 없습니다.

    사실, 이상을 제시하는 개념에 부족함이 있으면 안되는 거기도 하지요. 우리 모두가 꿈꾸며 나아가야 할 길이 완전하지 않으면 애초에 그것이 이상으로서의 의미도 없으니까요.

    자, 그리고 여기서 맹자가 나옵니다.

    맹자는 큰 틀에서 보면 공자와 거의 비슷하지요. 다만, 그는 그 스스로 이상사회를 그리거나 주장하지 않았고 애초에 백성을 위한 정치+ 덕치라는 더 정확하고 명확한 방안을 내어놓았습니다. 그리고 공자의 이상사회가 현실이 되었을 때, 이를 깨부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도를 내어놓았죠.

    역성혁명, 그러니까 기존의 가려 뽑는 선출, 선거, 투표 가지고도 문제가 있고 하자가 생기면 그냥 들이받아서 깨버리고 다시 시작해라 이겁니다.

    이는 결국 민주주의나 선출에 귀속된 이들에게 새로운 방도를 알려주는 것과 같은데, 스탈린이 표를 세는 사람에게 권한이 있지 투표권을 행사하는 사람에게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의 본질을 정확히 꿰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거, 선출에 완전함을 느끼며 정확한 제도인 양 운운하지만 막상 투표조작은 도편추방제가 시작된 아테네에서부터 존재해왔고 이 선거와 선출을 이용한 특정 세력이나 정치집단의 장기 집권을 불러오기도 했지요.

    이는 근현대의 수많은 독재뿐 아니라 애초에 민주주의라는, 우리 모두가 정의이자 옳음이라고 알고 있는 그 방식조차도 충분한 하자와 문제가 있음을, 반드시 그것이 우리 모두를 위해 옳게 작동하는 부분이 아님을 알려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북한과 중국조차도 꼭 1표는 반대가 나옵니다. 이는 일종의 상징이기도 하지요. 우리는 투표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선출제도, 우리의 인민민주주의는 나름 잘 작동하고 있다 이겁니다.

    - 잠시 자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10.18 04:26
    No. 7

    - 잠시 붙이겠습니다.


    행여나 이것이 또 정치적 논란이 될까봐 뭐 자세하게 말하기도 싫습니다만, 결국 요지는 그리 우리가 이상향이라 믿고 현실에서 그나마 가장 공정하며 우리 모두를 위해 존재하는 그 민주주의나 의회, 선출 시스템마저 특정한 이들[정당, 집권 세력]이 국익을, 모두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핑계로 자신들의 집권과 이익을 위해 존재할 가능성도 있고 그리 짜여진 판에서 아무리 국민들을 비롯한 다른 이들이 지랄을 해도 그 판이 깨지지 않으니, 결국 다른 판을 짜서 기존의 부작용과 문제가 있는 부분을 부수고 새로 시작하라 이거죠.

    그 때문에 맹자의 역성혁명론은 폭력과 저항에 대한 합당한 정당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그것이 옳게 쓰이게 되는 그 마지막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미 특정한 이들이 이미 꽉 들어차서 그들이 깔아놓은 판을 더는 어찌할 수 없다면 아예 그 판을 뒤집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일을 저지르라는 이 방식은 주로 미국이 좋아하는 게임체인지와 같은데 소위 전략가, 기업가, 혁명가들이나 그들이 내보이며 뒤바꾼 일종의 혁신, 역전을 의미하는 ‘게임체인져’의 특성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소위 우리가 웃자고 하는 말처럼 바둑판을 엎는 거죠.

    다만 우리가 바둑판을 엎어도 되는 전제는 이미 사기 바둑마냥 그 판이 조작되며 썩고 부패하여 그 판이 공정하게 돌아가지 않을 때, 그 판이 백성에게 해악을 끼칠 때입니다. 그때, 그 판을 뒤엎고 그 판에 자리한 놈들 뚜까 패서 치워버려도 된다 라는 겁니다.

    어차피 장기 집권을, 자신들만의 독재를 만들어놓은 판 안에선 국민과 백성을 비롯한 다수가 암만 그들이 내어놓은 방식 속에 발버둥을 치고 저항을 해도 이를 뒤바꿀 수 없다 이거지요.

    이게 의외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센세이션한 부분입니다. 결국, 그 판이 깨지지 않으면 모두가 고통받는 건 마찬가지이기도 하거든요.

    그 뒤에도 덧붙이고자 하는 부분이 많지만 일단 여기서 줄여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여전히 부족한 저지만 이게 조금이나마 설명이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일단 제가 나름? 제 딴에 이를 이해하고 설명한 부분인데, 어떻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렇다고 제 말이 꼭 다 맞다는 말이 아닙니다;; 이거 써놓고도 괜히 조심스럽네요. 허니 이에 거부감을 느끼시면 그냥 거부감을 느끼시면 되고, 그런가 싶으면 그런가? 하시면 되고 그래도 어렵네 하면 그냥 어렵네 하시면 됩니다ㅎㅎ

    이는 그저 제가 설정한 부분에 추가 설명이 필요하니 제 사고의 선? 제가 이해하는 기준에서 부족한 필력으로 그것도 댓글을 통해서 조금 설명을 드리는 거니까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3)
    도가 자체가 문제가 크게 생기진 않습니다. 말씀해 주신대로 태평교 때문에 놀란 가슴 도가 때문에 놀랄까봐 걱정인 거지요ㅎㅎ

    이미 뭐, 도가는 이 시대의 이전에도 민중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부분이 꽤 많았습니다. 음양가와도 섞이고 원시신앙 비슷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측면도 있었던 것 같아요.

    다만, 그것이 거대한 하나의 체계와 틀을 갖춰가면서 이것이 민중의 종교다. 라고 확인이 된 부분이 실상 이 태평도긴 하지요.

    즉, 세간에 도가의 기원으로 자리를 잡게 된 오두미도, 태평도는 집권 세력의 유가와 다른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대비되는 측면이 강했기에 말씀해주신 부분의 문제가 있는데 또 우리의 나름 배웠다고 하는 부간이 그냥 이를 쓰진 않지요.ㅎㅎ

    스포가 될진 모르지만, 그는 구분을 지을 겁니다. 유자답게ㅎㅎ 제자백가를 존중하는 모습으로 말이지요.

    4)
    이 부분도 사실 세 번째 문단에서 지적해주신 부분과 관련이 있습니다.

    아닌, 말로 도가의 시조나 다름없는 태평도가 판을 친 마당에 그 도가가 나라를 가장 효율적으로 다스리는 법가와 합쳐진 이상을 내어놓았다는 부분이 가히 충격을 넘어서 위협적인 거지요.

    이미 도가인 태평교가 한 차례 자신들의 위치를 넘본 마당에 통치 학문인 법가가 더해져 나름의 완전함을 갖춘 사상은 더 위험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 도법은 기존의 유교와 유사하다 못해 유교가 그만큼 강조하는 인의예지와 겸애, 제사 등의 폐단이 훨씬 적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자는 그 끝에 대동사상이라는 이상을 던져둔 만큼 도리어 차등적인 애정을 품은 겸애와 차이를 두지만 뭐 어찌 되었든 유학의 특징 중 하나가 겸애에서 비롯된 존중이자 세계관의 확장을 담고 있긴 하니까요.]

    거기에 도가는 그 시작부터가 현실에 치인 민중을 위로하고 이해하며 그들을 위해 자리매김하는 종교가 되었지요.

    거기에 법가는 한 나라를 다스리고 통치하는 방식으로 작동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각각의 포지션이 확실히 지배층, 피지배층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그 특징이 뚜렷한데, 이걸 한데 섞어버리니 서로의 모난 부분을 은근히 다듬어주면서 마치 우리가 아는 태극처럼 음양이 한데 섞이는 조화처럼 의외로 잘 맞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밑에 사람들도 합당한 질서가 있어야 나름 만족을 하고, 위에 사람들도 사람인데 그저 엄정한 법치 외에 부족한 측면을 도가가 품고 포용해주니까요.

    종교적인 갈증, 법 이전에 도덕과 교육 그리고 윤리관을 구성해 사회구성원이 알아서 이를 따르며 선함을 품고 살아가게 만드는 도법은 확실히 유교의 자리를 위협할 만큼의 완성도를 보였습니다.

    물론, 더 많은 후대의 사상가들이 나오지 않아 원시적이며 부족하고 또 모순적인 부분이 있었지만 의외로 유교만큼 인간의 세세한 부분의 침투하여 그 모든 언행과 습관 그리고 삶을 제어하고 통제하며 따르게 만드는 형식적 귀속이 적어 수많은 이들이 그 안에서 나름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지요.

    마치 빡빡한 조선시대 돈 주고 양반의 자리를 산 이들이 뭔 놈의 지킬 게 왜 이리 많아? 하고 나 양반 안 해, 새끼들아! 한 것과 같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개인적인 이해이자 추측인데, 그러니까 도리어 최소한의 영역만을 침범하고 내버려 둔 그 많은 공백은 일부러 만들어 둔 여백의 미처럼 느껴집니다.

    빈 도화지에 새겨질 그림들은 그리 알아서 수많은 자유와 활동을 하며 그에 걸맞은 다양한 문명과 문화의 만들어 꽃피우지 않을까? 싶을 정도지요.

    -잠시 자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10.18 04:28
    No. 8

    - 잠시 붙이겠습니다.

    물론, 이 또한 도법에 개인적인 이해와 이상을 멋대로 설정?한 것에 불과한데 필경 이 또한 좋든 싫든 한 시대를 풍미했다면 수백 년을 자리한 유교마냥 나름의 폐단을 만들어 냈으리라 생각합니다.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으니까요, 또 아무리 멀쩡한 것도 언젠가는 썩기 마련이지요.

    그리고 이게 유교의 이들에게 나름의 위협이 되는 이유가, 하필이면 지금의 유학. 이 시대의 유자들이 행하고 있는 유교를 중심으로 한 다른 제자백가의 흡수?와 결합을 이미 다른 이들보다 먼저 선보였다는 것에 있습니다.

    신도는 법가의 근원이 되는 인물로, 한비자와 신불해보다도 앞선 이였는데 그 때문에 한비자와 신불해가 그를 칭송했다고 하지요.

    하지만 아무리 먼저 나온 인물이라도 그 사상에 문제와 하자가 있으면 당연히 한비자나 신불해가 칭송할 리 없겠지요?

    이는 애초에 그가 법가를 세우면서도 그와 관련된 문제의 인식이 빨랐고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도가와의 융합을 내어놓았으며 이를 통해 법가의 이상향이자 법가만의 강점을 던져놓았기 때문입니다.

    허면 이게 뭐냐 골조(뼈대)지요.

    그러니까 애초에 법가라는 타이틀은 통치를 위한 학문이며 언제든 그보다 더 커지고 그에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다른 학문과의 융합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법가를 제시한 시점부터 다른 걸 잡아먹고 그와 융합해서라도 더 커지고 자신의 색채가 얼추 지워지더라도 더 완전해지려고 했다는 거지요.

    이는 결국 수많은 세월을 거치며 이것저것을 모조리 덧붙이고 뒤섞여 커진 유학이 걸어온 길과 비슷한데, 그것도 자신들의 아종, 아류라고 할 수 있는 것들 붙어 자신의 색채를 고수한 채, 몸집을 불린 유학과는 온전히 같지 않습니다.

    다른 진화의 과정이지요. 신도의 도법, 그가 내세운 법가는 그냥 뛰어들어 저와 성질이 다른 것과 융합을 하는 겁니다.

    그만큼 채울 부분이 많았고 그만큼 모난 부분에, 특정 영역만을 쥐고 있으니 다른 놈을 섞기도 쉬웠을 겁니다. 이미 커져 버려 다른 이들의 영역까지 잠식해 들어가는 유학이랑은 꽤 큰 차이를 보이지요.

    해서 이것이 법도가 아닌 도법으로 표현된 것도 실은 그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실상 유학마냥 그릇이 되어 모든 걸 담아내려 했다면, 신도의 도법에서의 법가는 아예 뼈대가 된 느낌이 강하거든요.

    그 외에는 도가로 채우고 또 그다음으로 나아갈 부분이자 채워낼 곳이 있다면 거기에 다른 것이 채워졌겠지요.

    아무튼 이러한 특성 덕에 유학의 이들이 자신들이 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수백 년의 세월을 유구하게 자리를 잡은 자신들이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도법에 민감했다 생각합니다.

    맨 처음 언급했던 도가의 일맥이자 기원 중 하나인 태평도가 멋대로 세상을 집어삼키려 했던 배경까지 더해서 말이지요.

    5)
    둘이 같은 말이라고 해서 쓰고 있긴 합니다만, 이게 문제가 된다면 나중에 하나로 통일을 해야겠군요.

    6)
    일단은 성분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말, 그대로 그냥 총알만 좀 채우려다가 그게 점점 더 커지고 다급해지면서 품질 검수가 되지 않은 대량 생산 = 불량 생산이 된 거죠.

    7)
    승상은 말 그대로 한나라의 최고 실정 책임자, 그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의 행정직이었습니다. 그런 고로 승상부가 없을 수는 없지요.

    다만 그런 승상부를 지닌 승상의 호칭은 시기를 거듭하며 다른 이름을 지녔는데 상국, 상 등이 있고 또 승상이 없던 시절에는 대사도(사도)라고 불렸습니다.

    그러나 좋든 싫든 승상의 제도를 폐지한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기존의 승상처럼 한나라를 다스리는 행정실무를 도맡아야 하지요.

    앞서 언급한 대사도(사도)의 예가 바로 그것이지요.

    그러니까 지금의 승상부는 이 나라의 사도인 황보력의 직속부서, 직할 부서라 보시면 됩니다.

    이전에 황보숭이 사도에 오른 연유 또한 이 때문이었고, 황보력이 이를 금세 위임받은 연유 또한 그 때문이었죠.

    나라의 모든 실권을 쥐고 가장 높은 자리에서 정사를 돌보는 겁니다.

    8)
    찾아서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알카시르
    작성일
    20.10.18 15:06
    No. 9

    이 순간 부로->이 순간부로

    상인들이 풍방을 대인이라 부르는 것을 보면 서원군이 해체되어서 풍방도 중군교위 자리를 잃어 아무런 직책도 없는 백수로 전락했다는 것이 알려진 모양인데 양봉도 풍방을 중군교위가 아니라 대인이라 불러야 맞지 않을까요?

    신라에서 각간 위에 대각간이 있었듯이 대사도는 사도보다 높은 자리 같은데 혹시 같은 관직인가요? 비슷한 경우로 대사마도 사마보다 높은 자리 같지만 대사마와는 별도로 사마라는 관직이 따로 있진 않았던 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10.18 16:59
    No. 10

    이 순간 부로->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서원군의 폐지로 중군교위 직이 사라진 것도 맞지만, 아마 전에도 말씀드렸었던 것 같은데 아무리 '전임'의 호칭을 지니고 있더라도 이게 쉽게 바뀌는 부분이 아닙니다.

    입버릇처럼 과거의 잘나가던 시절이나 특정한 시기의 호칭이 다른 이들의 입에 붙어 굳어지는 경우가 많지요.

    그리고 지적하신 이 장면에서는 무조건 중군교위가 쓰여야하는 연유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이는 양봉이 자신의 출세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며, 그 와중에 아부를 떨고 다시금 좋았던 시절의 풍방의 과거를 상기시킴으로 그가 언젠가 다시금 군권을 쥐고 자신을 높여주길 마음이 담긴 장면이었기 때문이지요.

    사소한 부분이지만 글의 흐름상 지문에 넣지 않아도 일찍이 풍방을 출셋길로 잡은 양겸의 캐릭터와 그의 의중을 꾸준히 드러낼 수 있을 것 같아 넣었습니다.

    근데 막상 쓰고 보니 이게 잘 안 느껴지기는 하나 봅니다;;

    그리고 관직 중에 대해서 말들이 많은데

    보통 '대'자가 붙으면 임시직인 경우가 많습니다. 본래 대장군의 호칭도 상설직은 아니었지요.

    그러나 권력의 편중과 특정한 세력의 우두머리가 더 많은 권력을 취하는 경우에 이런 자리가 부활하거나 이러한 직책에 앉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대자가 쓰이는 경우가 약간의 치장을 더해서 조금 더 크게 부르는 경우인데, 사마도 종종 대사마라고 불리곤 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대사마 = 사마라고 이해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이를 상정하고 썼거든요.

    거기다 글의 스토리 상 추가로 대사마의 직을 부활시킨 것도 아니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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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142화 – 이제 한파가 들이닥칠 겁니다(1) +6 20.10.13 1,253 25 17쪽
142 141화 – 서원군을 지우겠습니다, 장인 +6 20.10.12 1,269 2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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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137화 – 서방 원정의 성공과 포홍이 구상하는 것 그리고 +7 20.10.07 1,253 2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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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131화 – 생존을 위한 선택 +5 20.09.25 1,218 20 17쪽
131 130화 – 가히 왕이로구나, 칭왕의 죄를 물을 수가 없다 +11 20.09.24 1,239 22 19쪽
130 129화 – 우리 모두 하나 되어 우리의 왕을 위해 싸우자 +12 20.09.23 1,226 21 21쪽
129 128화 – 이 땅에 민중의 왕, 백성의 왕께서 나타나셨다 +5 20.09.22 1,263 25 18쪽
128 127화 – 피와 잿더미로 얼룩진 염호는 패왕을 불러들인 용연이 되었다 +10 20.09.21 1,278 28 20쪽
127 126화 – 두 패자와 두 승자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재앙과 돈의 악마 +14 20.09.18 1,271 26 19쪽
126 125화 – 위에서 가장 강한 군대, 밑에서 가장 강한 도적(3) +11 20.09.17 1,222 27 21쪽
125 124화 – 위에서 가장 강한 군대, 밑에서 가장 강한 도적(2) +6 20.09.16 1,214 29 18쪽
124 123화 – 위에서 가장 강한 군대, 밑에서 가장 강한 도적(1) +10 20.09.15 1,288 21 18쪽
123 122화 – 서쪽 끝의 이야기 +10 20.09.14 1,283 24 18쪽
122 121화 – 그 공을 굴리는 자가 바라보는 곳 +4 20.09.11 1,278 29 16쪽
121 120화 – 장연이 쏘아 올린 흑산적이란 이름의 공 +6 20.09.10 1,256 26 18쪽
120 119화 – 블랙 마운틴 밴딧 인베이전(3) +6 20.09.09 1,250 30 20쪽
119 118화 – 블랙 마운틴 밴딧 인베이전(2) +8 20.09.08 1,305 26 22쪽
118 117화 – 블랙 마운틴 밴딧 인베이전(1) +11 20.09.07 1,335 25 20쪽
117 116화 – 판이 커지면 새로운 참가자가 등장하기 마련이다(2) +4 20.09.06 1,368 27 21쪽
116 115화 – 판이 커지면 새로운 참가자가 등장하기 마련이다(1) +8 20.09.05 1,347 29 20쪽
115 114화 – 돈이 깔린 판에, 사람 사이가 좋을 수가 없다(2) +11 20.09.04 1,362 28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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