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화 – 이제 한파가 들이닥칠 겁니다(1)
“허, 허물....., 지금 허물이라 했는가?”
“일국의 천자도 추존하지 못한 상황에 서원군이라 의미도 없을 호칭을 쥐고 있어서 무엇합니까?”
“이는 허물이 아니야! 상징이야! 상징!”
“장인.......”
“자네가, 자네가 어떠한 이인가! 가히 황제가 없어서 그 군대를 쥐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자네의 존재와 운명을 온 천하에 과시하며 어떠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야!”
풍방은 실로 흥분을 감추지 못한 듯 보였다.
물론, 포홍이 생각했던 것 그대로를 지적하는 것으로 보아 막상 이는 개인적인 사감은 일찍이 벗어던진 듯 보였다.
하지만 마치 황제의 가치를 중히 여기고 이를 모시려는 태도는 가히 헌제를 모시기 이전에 이를 강요하는 조조의 모사들을 보는 것 같으니 그 모습이 참으로 묘하게 느껴졌다.
‘어렵군, 역사 속의 조조의 판단은 옳았으니 이를 본받으란 소린가?’
마치 풍방의 입을 빌어 역사가 이를 거부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기존과는 다른 운명을 맞이한 동탁을 틀렸다 말하며 원 역사와 같이 본래의 흐름대로 흘러야 하는 것이 진리임을 대변하고 설파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 실상 원소도 황제를 모시지 못해 실패했다고 여기는 시각도 있었지.’
많은 이들이 원소의 실패와 조조의 성공을 가르는 기준을 헌제를 모시는 기점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결국 황제를 쥐고서도 실패한 경우는 많았고 이는 동탁 또한 마찬가지였다.
‘반대로 황제를 쥐고도 성공한 경우도 있었다. 조조가 그 예시 중 하나이고.’
결국, 어느 쪽이든 잘하느냐 못 하느냐의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당장에 천자를 모실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그건......”
“장인, 전장에선 아주 특별하고 강한 소수의 부대보단 그보다 못해도 제법 괜찮은 대군이 나은 편입니다. 거기에 배부른 자는 뛰지 않지요. 아니, 뛸 수조차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따로 있었다.
“서원군이 그리된 것이 내 잘못이 아니란 소린가?”
아마 예서 더 강하게 밀어붙였더라면, 당장에 결과야 좋았을지는 모르겠으나 그 심간에 풍방의 적의가 새겨질지도 모를 일이다.
거기다 작금의 자신은 아쉬울 것이 많은 사람이다.
솔직히 사상누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지금까지의 내실과 안살림을 모조리 눈앞의 풍방이 관리하고 있는데 여기서 그를 쳐내는 것은 도리어 예기치 못한 손실과 혼란 그리고 걷잡을 수 없는 폐해를 낳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변명거리를 붙여주는 거지.’
서원군은 한동안 실전이 없었다.
그에 비해 지금까지의 노력과 고행을 보상받는다는 대가로 그들이 받아가며 쓰고 놀고 먹는 재화를 비롯한 물자의 소모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 폐단을 지적하며 서원군의 폐지에 대한 정당성을 심어주면서도 장인인 풍방에 대한 책임을 은연중에 희석시켜 주는 것.
그러나 그렇다고 한들, 이와 같은 일이 또 벌어질 수 있으니 그 활동 영역은 좁히면서도 내부의 질서와 기강은 단단히 바로잡아야 했다.
“자책을 하긴 하십니까?”
“나는....., 스스로의 못남을 인정 못 하는 사람이야. 허나 이미 모두의 앞에 그 추악함이 드러냈고 이미 많은 이들이 이를 알지. 자네에게 딱히 변명하고자 할 말도 없네.”
털썩-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장인인 풍방이 모두가 보는 앞에서 사위인 포홍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내 천성은 못남이자 추함이지. 가진 재주에 비해, 많은 것이 모자란 인간이야.”
“사람이 본래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리 스스로의 모자람을 알고 계시니 좋습니다.”
“내가 어찌하면 좋겠나?”
“희망은 드리지요. 서원군 다시 부활시키고 싶으시면, 그 정당성 다시 얻고 싶으시다면 그 필요성을 증명하십시오.”
“......!”
“본래는 경제전쟁이라는 이름 아래, 본연의 능력에 날개를 달아드릴까 생각했습니다만.......”
“하, 하겠네! 암, 그쪽은 내가 꽉 잡고 있음이야!”
“허면 서원군을 당장에 부활시키는 것은 요원합니다.”
“그렇겠지, 허나 나는 내 주제를 알았네.”
“좋습니다.”
그렇게 한 가지 문제가 일단락되었다.
예상보다 빠른 수그림을 보이는 풍방은 이제 자신이 내리는 세세한 명령에 따라 사례를 비롯한 인근에 경제적인 압박을 가하기 시작할 것이다.
뭐, 그 방식이야 지금의 방식이든 미래의 지식을 더하든 무궁무진한 것이니, 이제 다음으로 논해야 할 문제는 군(軍)과 관련된 사안들이었다.
“우선 기존의 서원군이란 이름은 철폐한다. 대신, 이전의 이들을 여전히 귀군으로 대우하고 그들의 무장을 그대로 유지시킨 채 새로이 백호군이라 명명하도록 하겠다.
백호군.
눈치가 있는 이들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작금의 포홍의 휘하에 호랑이라고 하면 단 하나 허저밖에 없다.
허저를 닮은 군대, 허저의 직할군, 그것도 이 땅에서 가장 강맹한 다목적 호위군.
“본디 허저는 내 부장이며 장수이고 호위다. 또한 훌륭한 무인이지, 그에게 서원군을 대신할 군대를 내릴지니, 그는 나의 위엄을 대변하고 나를 지킬 나의 수족과도 같은 이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허저.”
“예, 주공!”
“믿고 맡기마.”
“충심을 다해 높으신 뜻을 받들겠나이다.”
그렇게 모두가 보는 앞에서 기존의 살아남은 서원군 오천을 물려받아 일군을 다스리게 된 허저가 예를 표했다.
“그리고 다음은 패랑기.”
사실 기존의 서원군보다 욕심이 나는 이들이다.
거기에 조금 전 창설한 백호군보다도 더 욕심이 나는 이들이다.
서원군이 황제의 군대라는 상징성을 품고 있다면, 백호군은 나를 상징하면서도 나를 호위하는 수비에 가까운 특색을 드러낸다.
그러나 패랑기는 다르다.
역사 속의 호표기를 떠올려 그에 비견될 이들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 조금 더 공세에 치중된 위협적인 군대를 만들고자 했고, 이는 모든 것을 이루어내는 전설 속의 두 마리의 이리처럼 무리를 지어 협동하여 사냥하는 이리 떼를 상상하며 만들어 낸 하나의 이상이었다.
그 이상이 이제는 자신을 상징하면서도 자신의 명에 의해 어디든 침공하는 공세에 가까운 특색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패랑기는 강해야 한다, 그러나 유연하고 생존력도 높아야 하며 서로 협력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일찍이 패랑기를 세울 당시에도 내세운 개념이었으니, 처음에 생각한 것은 당연히 그 패랑의 이름에 어울릴 이각과 곽사였다.
그러나 이각과 곽사의 결말이 좋지 않기도 했고, 뛰어난 군재를 품은 그들을 고작해야 수천에서 1만에 그칠지 모르는 일개의 부대에 묶어만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거기에 당장에 자신을 상징하는 부대를 맡길 수도 없으니, 필경 자신을 따르는 자신의 사람이어야 한다.
“이리, 이리를 닮은 사람......”
그렇게 포홍의 시선이 넌지시 자신의 앞에 좌우로 도열한 이들을 다시금 천천히 훑었다.
꿀꺽-
이는 승진이자 영전이며 출세의 보장이자 충심의 인정과도 같았으니 다들 기대하는 눈초리였다.
그리고 그리 한 사람, 한 사람을 훑어가던 시선은 이내 익숙한 한 인영의 앞에서 멈췄다.
“장료.”
“예?”
“이런, 젠장! 부러워죽겠는데 엄한 놈이 아니니, 인정할 수밖에 없어! 아, 배 아파!”
그리 자신의 이름이 호명됨에, 조금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은 장료와 이에 자신의 솔직한 본성을 양껏 뽐내며 진심 어린 축하와 더불어 주변의 논란마저 잠재우는 오습이었다.
“흥, 희한한 이들이군.”
‘그러고 보니.....’
눈앞에서 나름의 울분을 토하는 오습과 더불어 건너편에서 이를 흥미롭게 지켜보는 곽사는 나름의 인연이 있었다.
뭐, 좋은 인연은 아니라고 미에서 수하인 오습이 제 주인인 곽사를 습격해 죽인 일인데, 이게 독살도 아니고 습격해 죽였다는 말이 꽤나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곽사를 습격해 죽였다는 말은 오습 또한 그 무위가 보통이 아니라는 말이지.’
솔직히 현대인의 정신을 잡아먹은 포홍이 제일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은 마치 당연하게 자리를 잡은 것마냥 여겨지는 이 시대의 장수들의 무위였다.
‘100이니, 98이니, 97이니 다들 웃기는 소리다. 무력이 80이라 90이 넘는 이들을 못 죽인다고? 개소리.’
자신은 소위, 유명세에 의해 나뉜 후대에 반강제적인 무력 순위를 믿지 않았다.
그리고 이 시대의 이들과 맞붙어 보고 나선 이를 참고할 수도 없게 되었다.
‘곽사 때문에 얼굴이 찢어졌다. 진짜로 죽을 뻔했지. 그리고 나름 그저 그런 무인일 줄 알았던 정원은 쉬이 승부를 낼 수 없을 정도의 강함을 내비쳤다.’
직접 겨뤄보기 전까진 순위가 의미가 없게 된 것이다.
거기에 이들의 강함은 가히 자신의 우위에 있다 한들, 언제든 자신의 목을 거둬갈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
언제든 상대를 죽일 수 있으니 그 무력의 편차가 심하지만 않으면 애초에 서열을 나누는 것이 의미가 없게 되어버린단 말이다.
‘허니 세세한 구분의 순위는 의미 없고, 가벼이 역사적 사실이나 확인하며 나름 화합의 자리나 만들어봐?’
그렇게 생각을 마친 포홍의 눈이 오습을 향했다.
“아하하, 주공....., 조용히 할까요?”
그리고 이내 곧바로 그런 그를 마주하고 있는 곽사를 향했다.
“잠깐만, 이거 또 뭔가 시킬 분위긴데?”
“새로이 동 중영의 이들이 합류했으니 술자리를 가져야겠다.”
* * *
채앵- 챙- 챙-
그렇게 시작된 비무였다.
안주거리로 이만한 게 없다고, 급하게 차려진 술자리에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다 못해 흥분을 시킬 정도로 엄청난 역량을 내보이는 곽사와 오습은, 이를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소름이 돋을 정도의 무위를 지치지 않고 뽐내고 있었다.
“제기랄, 뭔 놈이 이리 강해! 넌 뒤 닦을 때도 칼로 닦았냐!”
“하하하! 저 도끼 놈이 말 한번 잘하는군!”
특히나 곽사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것도 놀라운데 거기에 지치지 않는 입심까지 보이니, 신이 난 이각은 그들의 무위에 눈을 빛내면서도 곽사를 까고 있는 오습을 연달아 칭찬했다.
“이각, 안 닥쳐! 그것보다 뭐, 이렇게 그 눈을 일렁이는 놈들이 많아? 왜 너네도 붙고 싶냐? 아니, 미친놈들이 무슨 눈빛이 다들 두려움이 없어?”
물론, 이에 토를 달며 이각에게 소리를 지르는 곽사였지만 막상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포홍 측에 자리한 이들이 하나같이 눈을 빛내는 모습이었다.
새로이 합류한 서황은 물론이고, 장료나 육량과 같은 이들은 두려움은커녕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칼이라도 한번 섞어봤으면 하는 기색이었다.
“그건 이쪽도 마찬가진데, 이거야 원. 우리가 표적이 된 것 같으니.”
그리고 이는 순전히 곽사 측에서만 느낀 모습이 아니었다.
오습 또한 자신을 향해 눈을 빛내는 호진을 비롯해 번조나 화웅과도 같은 이들의 눈빛에 알게 모르게 신경이 곤두서고 있었던 것이다.
“제기랄.”
“함부로 날뛰지 말란 소리군.”
이는 실질적으로 하나 된 이들 내에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어느 한쪽이 상대를 압도하는 것도 아니었고, 심지어 기존의 자신과 한편이었던 이들도 만만한 이들이 없는 와중에 그 상대편의 이들 또한 가히 얼마나 강할지 예측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결국, 그런 양측의 진영을 대신해 나온 곽사와 오습은 이에 빈정대며 포홍이 주관하는 내부의 기조를 받아들이는 이들의 심경을 대신 토로할 수밖에 없었다.
“강함의 종류가 무력에 편중되어 있긴 하지만 다들 너무 강해서 문제로구나.”
저벅저벅-
그리고 이즈음 하여 상석에서 일어난 포홍이 모두의 앞에 나섰다.
“이제는 각자가 약점을 지우고 부족한 것을 알아서 채워야 한다. 특히나 관동은 힘 하나에 의존하는 전장이 아니다. 머리가 부족하면 머리를 채우고 술이 약점이면 술을 줄여라. 호흡이 딸린다면 체력을 늘리고, 감정이 앞선다면 이성을 채워라.”
사실 이리 무인들만 그득한 자리에 어울리지는 않을 말이었다.
그러나 반대로 하나의 세력을 이끄는 포홍에게 이는 가장 중한 내실을 기하는 첫걸음이기도 했다.
“모난 인간은 그 재능이 빛나는 만큼 다른 곳이 비어있다. 해서 다루기도 쉽고 상대하기도 쉬우며 무너트리기도 쉽다.”
그래서였을까?
“너희의 장점을 잊으라는 게 아니다. 어차피 그런다고 지금껏 쌓아 올린 강함이 사라질 리도 만무하며, 막상 내몰리는 와중에 제 편한 것에 매달리고 의존하는 것이 인간이니 그 본성 또한 쉬이 바뀔 리 없는 것도 안다. 단, 내가 바라는 것은 상대에게 책잡힐 최소한의 흠결만큼은 메우라는 소리다. 가진 재능 다 펼치기도 전에 상대에게 농락당하고 죽어버리면 그만큼 억울하고 원통한 것도 없다.”
슬쩍 자신의 장인인 풍방을 향해 시선을 건넨 포홍은 이내 그들이 하나 되길 부추겼다.
“한데 섞여라. 서로 채워주고 도와주고 많은 것을 교류해라.”
정확히는 같은 장수이자 무인인 자신과도 같은 이들의 집단적 유기성을 만들어놓는 것이다.
이는 그 누가 뭐래도 다른 이들에게 빼앗기지 않을 포홍, 자신을 위한 판이었다.
자신들과 같은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게 된다.
그리 하나 된 사고와 집단의 체제를 확립하게 되면 외부에서 스며드는 유혹과 빈틈을 찔러 들어오는 비수가 자리할 공간은 자연스레 적어진다.
거기에 기존의 동탁의 색채 또한 빨리 지워질 수가 있으니, 오직 저만이 그들에게 각인되어 그들의 뇌리 속에 남아 그들의 무한한 충성을 받을 것이다.
“강한 이들은 서로에게 끌리는 법이다. 너희가 약자와의 교류를 꺼릴지언정 너희의 사이는 더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이게 과연 누굴 두고 하는 말일까?
이 모든 것을 지켜본 풍방의 얼굴은 점점 더 굳어지고 있었다.
“장인.”
“왜 그러는가?”
그리고 포홍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나는 사례에 한파가 들이닥치길 원합니다.”
내실의 분위기는 실로 겨울날의 찾아든 한파처럼 차가웠다.
* * *
두두두두-
예상치 못한 일이었으나 일만에 달하는 병력이 단숨에 사례 가까이에 자리한 삼보로 움직였다.
그리고 그들 중 다수는 일찍이 풍방의 휘하에 들었던 양봉을 비롯한 백파적 출신의 이들이었다.
거기에 그런 그들을 이끄는 선두에는 다름이 아닌 자신의 장인인 풍방이 자리하고 있었다.
“서황은?”
“남았습니다.”
“의외로군. 데려가야 정상 아닌가?”
“반대로 감시역일 수도 있지요. 무슨 일을 벌이는지 지켜보고 보고해라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리 풍방이 떠나간 자리에 홀로 남은 서황을 확인한 포홍은 허저를 비롯해 장료와 더불어 그나마 성정이 올곧은 이들을 붙였다.
아무래도 허저의 보고에 따르면 서황은 재화에 휘둘리는 양봉과 재화를 주무르는 풍방의 모습에 묘한 반감을 느끼는 듯했고, 원 역사에 기록된 모습처럼 주아부의 풍모를 보이는 자가 인성파탄자마냥 사람 밑바닥을 보는 일을 즐길 것 같지도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겸양을 떨고 유세를 떠는 사인들과 같지도 않으니 최대한 진정성이 있는 이들을 붙여 그와의 교류를 넓힌 것이다.
“육량.”
“예, 주공.”
“내가 장담컨대 우리의 장수진은, 특히나 무장의 장수진은 가히 천하제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습니까?”
“그래, 물론 그런 그들에게 모조리 병력을 내어줄 정도의 대병도 없고 무에 편중된 모습도 보여주고 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그나마 제대로 된 지휘관의 역할도 할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이가 서황이다.”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조금 더 친해지도록 노력해보지요.”
“그래, 그래야 한다.”
무용과 통솔 외에도 지모까지 갖춘 최상급의 지휘관을 찾는다면, 당장에 순위에 올릴 수 있는 순위권의 이들은 장료와 서황 그리고 서영과 이각 정도에 그칠 것이다.
그 아래 상급의 이들을 꼽자면 같은 사도구로 활약하고 각자 동서를 휩쓴 장제, 번주 정도가 있을 것이다.
그 정도로 규모를 갖춘 일군을 총괄할 지휘관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책사가 막 넘쳐나는 것도 아니지.”
전국시대를 거치고 초한지가 쓰여진 배경을 지난 이후 이 시대 즈음하여 자리를 잡으면 그 역할이 분담되어 무장과 책사가 한 팀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제법 생겼다지만, 이 또한 그만한 사람이 있어야 가능한 배정이었다.
“대신 넘쳐나는 것은 돈과 인력이다.”
자신의 장인인 풍방마저 삼보 인근으로 떠난 자리에 돈과 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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