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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내가 죽어 소금에 절여지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5.11 16:04
최근연재일 :
2022.11.09 06:27
연재수 :
4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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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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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9.2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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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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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
23쪽

133화 - 천하의 정세가 너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다

DUMMY

저벅저벅-


그렇게 가후가 대전으로 향하는 길에 그가 마주한 풍경은 자신을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이들의 안타까운 표정이 담긴 풍경이었다.


“이번엔 낭중령이로군, 정녕 올 것이 온 게지.”


“쓰읍, 조용히 해! 이 사람아, 작금의 사도가 칼을 빼 들고 벌써 몇 명의 자리가 날아간 줄 알아?”


“다른 거 다 떠나서 주준 장군께서 밀어주셨다 하지 않나?”


“이 사람아, 서로 주고받은 게지. 이젠 주준 장군이 아니라 주준 대장군이야, 대장군부의 부활이라고.”


“.......!”


그리고 그리 자신을 지나친 이들의 뒤안길에 들려온 소리를 정보로 인식한 가후는 이내 작금의 상황을 추론하며 규합하기 시작했다.


“미쳤군, 사도에 대장군까지. 주준이 그리 욕심이 많은 자였나?”


자신이 자리를 비운 틈을 통해 조당의 체제가 체계가 아예 뒤바뀌었다.


일찍이 하진의 폭주로 말미암아 아직도 이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이들이 남아있는 와중이기에, 당장에 그 위계적 질서를 무너트리고 그 권위에서 한 칸 내려와 이전보다 평안한 분위기를 구성하며 나름의 실권을 놓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정국을 유지할 구성을 유지하려 했던 가후였다.


그러나 도리어 황보숭의 살아있을 적에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밀어주었던 황보력은, 제 숙부의 죽음 이후 도리어 독선적이고 권위적이다 못해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는 인물로 변해버렸고, 그 변화에 자신 또한 위협을 받게 됨을 인지한 그는 합당한 명분 아래 내부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외부로의 활동을 택했다.


그리고 그것이 작금에 그가 만들어낸 일들이며 그 속에 하내와 하동 그리고 병주를 비롯한 북방이 끼어 있었다.


그 속에 흑산적과 백파적은 물론, 풍방의 서원군과 자신 그리고 겁 없이 등장한 유비까지 그리 자신이 일을 벌이는 사이에 이곳에서 일이 벌어진 것이며, 그 주축이 바로 황보력과 주준이라면 이들은 예견된 집약적 권력과 군사력을 쥐고 하나 된 움직임을 보였다는 소리가 된다.


“그리고 그 연유는 황보력의 독선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황보숭을 계승하려는 행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것이겠지.”


덜컥-


어차피 황제도 저리 손아귀에 쥐었겠다 사례의 조당 내에서 황보력이 눈치를 봐야 할 이는 없었다.


그 바깥이면 몰라도, 그 안에서라면 경쟁자라 불릴 이들조차 없었다.


그렇게 가후는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는 대전의 안으로 발을 들였고 그 속에 가후를 반긴 것은 역시나 천자의 위(位), 아래에 설치된 황보숭이 자리이자 사도가 앉는 자리에 걸터앉은 황보력이었다.


“왔는가?”


“사도가 되셨다 들었습니다. 실로 감축드릴 일이옵니다.”


“풍방이 살았다.”


“.......”


그나마 그 얼굴에 침착한 평온함을 띠고 그를 상대하려던 가후였으나 막상 황보력은 그에 관심도 없다는 듯 자신의 손톱을 살피다 날카로운 비도와 같은 한마디를 그에게 던졌다.


이뿐이랴?


“하동을 잃었고, 하내 또한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었지.”


지난날 살아남은 풍방의 일을 따지고 묻는 것은 물론, 그가 벌인 일에 대한 모든 과오를 찌르는 그의 발언은 이미 가후에게 모든 책임을 묻겠다는 것과도 같았다.


“거기에 뜬금없이 나타난 임협의 놈에게 하동을 넘겨줘? 거기다 이미 한 차례, 황궁에서 축객령을 내린 그놈이 칭왕을 자처한 마당에 그놈을 살려?”


그리고 역시나, 타인의 시선에서 쉬이 이해하기 힘들 논란거리가 그리 그를 압박하는 황보력의 무기가 되어 가후에게 날아들고 있었다.


“.......”


“왜 말이 없지? 더할 나위 없는 패전과 실책으로 그리 모든 것에 실패를 거듭하니 애초에 더는 할 말이 없는 겐가? 그도 아니면 도리어 그만도 못한 변명거리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게야?”


“.......”


“내 이런 자를 중역이라고 믿고 써왔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아. 그래, 물론 숙부님과 한동안 내부의 일과 더불어 외교와 치정의 일들은 잘 한다 생각을 했었지. 하지만, 이러한 인사가 만능이라 생각했던 것이 문제였음이야. 최소한도 군부의 일은 맡기는 것이 아니었는데 말이야.”


가후가 그리 말이 없을수록 황보력은 더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가후를 멋대로 깔아뭉개며 그 위로 비아냥을 덧댔다.


“후우, 이것 참.”


그러나 가후는 도리어 안타깝다는 듯 그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황보력을 한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 더러운 시선처리가 내 심기를 건드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는 모양이로군.”


그리고 이에 발끈한 황보력으로 말미암아 작금의 그는 확실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리 더러운 꼴을 보며 이곳에 굳이 자신이 버티고 서 있어야 하는지, 허면 그것이 무엇을 위해 남고자 하는 것인지, 그도 아니라면 다시금 모든 것을 때려 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또 왜 가야 하는지.


“사도.”


“이제야 할 말이 생겼나?”


“천하의 정세가 그의 죽음을 바라지 않습니다.”


“뭐?”


“유비, 그 뜬금없이 나타난 임협의 사내를 죽이지 않은 연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게 무슨?”


“거기에 하동은 다시금 우리의 품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미 기존에 거추장스러운 나라의 공인을 받고 염호의 모든 제반 산업에 지분을 두고 있던 하동 땅의 큰손들이 모조리 죽임을 당하면서 그 모든 지분이 우리에게 넘어왔습니다.”


타앙-


“뭐라-!”


저도 모르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황보력은 이미 이전에 가후가 남긴 말 따위 모조리 잊어버린 뒤였다.


오직 제 머릿속을 떠다니는 단 하나, 소금.


그 누렇고도 새하얀 황금이 자신의 것이 되었다는 것에 가히 황보력은 전율하며 격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실상 아무리 국가에서 소금과 철을 전매한다고 해도, 그 모든 거래에 대한 공증과 허락을 넘기는 대가로 세수를 충당하였을 뿐, 직접적으로 그에 대한 무역과 장사를 하지 않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이었사옵니다. 이는 국가의 법제 이전부터, 천하에 자리한 모든 소금 산지를 관리해온 각지의 토호와도 같은 종주의 이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 거기에 실로 그들이 아니면 꾸준히 소금을 산출해 바칠 이들이 없지. 그 고생만큼은 누군가가 대신해야 했으니, 최소한의 인정은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한데 그들이 모조리 죽임을 당했다?”


“예. 어차피 도적들에게 하동을 맡겨두었다간 매해 생산되는 소금조차 관리하지도 못할 것이옵니다. 아니, 애초에 이 조당에 매달 제대로 된 산출량을 바칠지조차 의문이며 멋대로 하동 땅이라는 권역을 자신의 것으로 뒤바꿀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렇게 황보력과의 설전에서 첫 승기를 가져간 가후는, 작금의 그가 지닌 정보라는 것이 실상은 수박 겉핡기인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황보력 또한 가만히 그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어 주진 않았다.


“허나, 그건 그의 죄를 덮어주는 변명거리에 불과해. 그자는 결국, 멋대로 하동을 쥐었다.”


“그 또한 실상 백파적들이 하동을 덮치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하동의 모든 것을 앗아간 그들이며 그 이후에 등장한 유비는 기존의 하동의 이들이 돌보지 않는 민초들을 돌봐 유랑민들의 이탈을 막아 하동의 인구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음은 물론, 그들의 무한한 성원과 지지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그자를 치면 하동의 민심이 이반된다?”


“도리어 병주에 정원이라면 몰라도, 사례에서 나온 그 누구의 지배도 허락지 않을 것이옵니다.”


“그건 아니 될 말이야! 그 땅이 지닌 가치가 얼마인데!”


“하오나 유비를 몰면 정녕 그리됩니다. 만일 유비를 폭도로 몰면, 하동의 백성들 전체를 폭도로 몰아야 한단 소립니다.”


“그 빌어먹을 거렁뱅이 선동꾼이 그 정도인가? 황궁의 앞에 기웃대며 가뜩이나 골치 아픈 황제를 뵈었으면 한다며 굽신거리던 놈의 실체가 그 정도였던 것이야!”


황보력의 급발진에 가후가 눈을 빛냈다.


유비가 궁을 방문했던 것도 사실이었고, 그것이 하필 작금의 어린 황제(소제) 감금시키고 있는 황보력으로서는 외부에 그 황제에 존재를 노출시켜야 한다는 위협이 있었으니, 어째서 그 유비가 퇴짜를 맞게 된 것인지에 대한 정황 또한 확보가 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유비는 작금의 사례 자리한 조당의 역린이자 약점이나 다름없는 황제의 문제를 꼬집은 최초의 외부인사가 된 격이었고, 이를 거슬려 했던 소위 황보력에게 찍혔다는 것이다.


“송구하오나 제법 능력이 있는 자이옵니다. 당장에 그의 존재를 치워내면, 결국 사례에 조당에서 누구를 내려보낸다고 한들 백성들은 이에 대해 반발할 것이며 이는 가뜩이나 이전만 못한 상황에 아슬아슬하게 흔들리는 정치적 입지를 지닌 사례의 조당을 다시금 위험하게 만들게 되는 상황을 초래하게 만들 것입니다. 이는 더 많은 지역들의 지지를 잃게 만들지도 모를 일이옵니다.”


물론, 가후는 이에 대한 티를 딱히 내진 않았다.


그저 작금의 조당을 걱정하는 척, 현실을 일깨우는 척 당장에 문제만을 짚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입장의 표명과 설득은 충분하지 않은가?


“사도, 스스로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가뜩이나 작아진 사례에서 낙양을 제하고 가장 부유한 땅이나 다름 없을 소금이 나오는 하동 땅마저 잃어버리면 작금의 저희가 자리한 청류의 정권도 더는 답이 없습니다. 정통성도 잃고 좋지 못할 행실에 추문까지 더해진 마당에 민심마저 이반된 정권을 누가 따르겠습니까? 거기에 잃어버린 소금으로 인한 자금줄은 대처 어디서 어떻게 충당하자는 말씀이십니까?”


“그래서, 그놈을 둘 수밖에 없다는 게야?”


황보숭도, 황보력도 그렇지만 참 사람이 똑똑한 것이 이럴 때는 좋았다.


굳이 설득에 더한 신경을 쓸 필요 없이 알아서 자신이 이를 이해하고 납득을 해버리니, 도리어 똑똑한 이들의 함정은 그 납득의 여부가 때론 무지한 이들보다 더 쉽다는 것에 있지 않은가?


“예, 그리하여 그곳에 임시로 유비를 두었습니다.”


하지만 가후는 영민했다.


그리되면 막상 그의 편을 한 번도 들어주지 않은 꼴이 되기에 행여라도 그 불똥이 자신에게 튈까, 그 마지막에 황보력의 편의를 봐주는 것 같은 모습 또한 잊지 않았다.


“임시?”


“허면 계속 두실 생각입니까?”


“아니지! 아니야! 이는 절대로 아니 될 말이지!”


“해서 조만간 그 거처를 옮길까 합니다.”


“소금이 산출되기 시작하면?”


“아니요, 병주의 정원과 사연택의 여포가 충돌하고 난 이후에 말입니다.”


“........!”


그렇게 또다시 황보력이 충격을 받았다.


“필경 사연택을 두고 둘이 쟁을 벌이면 필경 둘 중 하나가 고꾸라질 확률이 크지요. 그리고 이는 아무래도 그 병력의 격차가 적은 여포의 패배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 여포가 정원에게 밀려 내려와 하동을 탐한다?”


“한때 비장이라 불리웠던 포홍이 직접 그 호칭을 물려준 자입니다. 하내의 태수인 저수의 말로는 멋대로 병력을 이끌고 사연택으로 나아갔다고 하는데, 뭐 그것이 둘이 말을 맞춘 것이건 아니면 독단적이건 상관없이 그가 사연택에 자리를 잡은 것, 그 하나만으로도 나름의 야욕과 독립심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허면, 그리 자네가 남겨둔 유비가 그 여포를 막는단 말이지? 하지만 일개 임협이 어찌 남흉노의 잔당을 이끈다는 그 작자를 막는단 말이야?”


“정원에게 깨진다면 필경 그 병력이 얼마 없을 것이고, 그 얼마 없는 병력으로 하동에 들어온다고 한들 초토화된 하동에 그가 금세 자리를 잡을 곳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남은 것은 안읍을 비롯한 염호 인근인데 드넓은 염호 인근은 방어가 어렵고 그나마 적은 병력으로 통치가 가능한 성곽과 백성까지 자리한 안읍엔 유비가 있지요. 거기에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하동의 모든 민심은 작금의 유비를 향해 있습니다. 그런 그가 아닌 다른 이들의 통치를, 그것도 끝도 없이 자신들을 괴롭힌 흉노의 이들의 통치를 하동의 백성들이 과연 받아들이겠습니까?”


“쯧, 그렇군. 그래서 그놈의 방패막이까지는 다 써야 쓰임이 다한단 말이지?”


하지만 아직 황보력을 놀라게 할 것들이 더 남아있었으니, 가후는 도리어 한발 앞으로 나와 더 큼지막한, 천하의 정세에 기반된 이야기를 그의 앞에 꺼내 들었다.


“그다음에는 사도께서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 그 여포를 막다 죽으면 그뿐이고, 만일 여포를 막아내며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면 쓰기 좋은 패가 들어온 것이니 하동이 아닌 다른 땅에 두고 포석으로 쓰면 될 일이지요?”


“다른 땅?”


“뭐, 예를 들자면 평원 정도가 좋지 않겠습니까? 원소가 자리한 발해의 밑바닥을 틀어막아야지요.”


콰앙-


“그래, 그 방도가 있었어! 그 빌어먹을 원가 놈을 찌를 포석이라면 그 또한 좋을 말이지!”


발을 구르며 격하게 반응한 황보력은 지난날 자신에게 알게 모를 굴욕을 남긴 명가인 원가 출신의 원소에 관련한 과거를 잊지 않았다.


자신이 상관으로 자리하고 있음에도 멋대로 직권남용을 벌인 것은 물론, 명성과 더불어 일부 중앙군까지 집어삼키며 발해로 도망쳐 자신만의 세를 불리고 있었다.


“어차피 서쪽엔 저희가 보낸 한복이 기주를 쥐고 있으며, 동쪽 끝엔 바다가 있습니다. 해서, 본디 호분중랑장이었던 공융을 보내 그 아래, 자리한 청주를 쥐고 원소마저 경계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려 하였으나 당최 예상치 못하게 많은 수의 황건적들이 들고 일어난 터라, 아직도 그 전란이 정리되지 않아 따로 발해에 자리한 원소의 숨통을 옥죌 수 없는 실정이옵니다.”


“그 대신 그 유비인가 뭔가 하는 놈을 원소, 그놈의 턱밑에 비수마냥 꽂아 넣겠다?”


“실상 그자가 탁류이자 명가인 원가의 출신이라고는 하나, 그자의 가치관도 그렇고 그를 따르는 이들은 대거 사족과 청류의 이들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곧, 청주를 비롯한 유주로의 진출이 용이하다는 소리지요. 특히나 당장에 병력 하나가 아쉬운 상황의 청주는 곧바로 발해에 자리한 원소에게 도움을 청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안 돼! 누가 뭐라도 그건 아니 될 말이야! 그리 청주를 빼앗기면 서주서부터 작금의 내전을 겪는 연주까지 위험해진다. 이 나라 사대부들과 청류의 이들이 즐비한 땅들이 모두 그놈에게 기회가 되어줄 순 없어!”


“옳으신 말씀입니다. 사대부들과 유림의 땅이나 다름없는 청주는 누가 뭐래도 사례의 밑으로 밑으로 둬야지요. 그리고 이를 위해선 그자에게 그 어느 것 하나 허락하시면 아니 될 일입니다. 그리고 청류와 사대부를 비롯한 사, 호족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 유비는 딱 그런 원소에 반대편에 자리한 대척점에 선 인물이지요.”


뿌드득-


결국 또다시 황보력은 가후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천하에 정세가 어떻고 하면서 유비를 살려둬야만 하는 연유를 읊은 가후였으나 막상 그것이 또 천하의 정세를 주무르면서도 어떻게 사람을 써야 하는지를 내보이는 그만의 통찰과 용인술을 내보이는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그 낭중지추가 그의 가치가 되며 그 가치는 작금의 황보력이 스스로 납득할 수밖에 없는 귀함이었다.


하나의 일을 벌임에도 하동을 생각하고 그 작은 것에 그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너머의 상황과 시기 그리고 사람과 천하까지 아우르며 후일까지 도모하고 그 쓰임을 정하는 가후의 가치는 가뜩이나 이 혼란스러운 천하의 정세 때문에 더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는 여전히 가후에게 휘둘리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며 이를 갈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당장에 그를 쳐낼 수 없음을 용인하며 원소를 욕보이기에 바빴다.


“좋아, 그건 내 당장에 허락해주지! 그 빌어먹을 원소 놈, 어느 한 곳이라도 발을 붙이지 못하게 밀어붙여!”


“송구하오나 이는 제가 아니라 앞으로 사도께서 하셔야 할 일이옵니다.”


허나 가후는 이미 이를 알고 있었다.


작금의 그것이 도리어 당장의 시간 벌이는 될지언정 이후로 갈수록 더 극심한 갈등만 초래하게 되며 자신에게 더한 위협이 될 것임을.


해서 차라리 그가 그 어떠한 변명조차 할 수 없도록 가후는 먼저 자신의 안위를 보장하는 길을 택했다.


“뭐라? 자네가 아니라, 내가?”


“소인도 이제 지쳤습니다. 지난 황보숭 장군과 더불어 이 나라를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 하였고, 그 와중에 성공도 또 실패도 있었지요. 또 작금에 이르러 그 조카가 되시는 삼군부 총사를 모시고 흔들리는 정국을 붙들기 위해 노력을 더하였으나, 막상 작금의 제가 없는 자리에서도 알아서 홀로 서신 것은 물론, 이제는 온전히 지난날 황보숭 장군과의 같은 위치에서 막하(幕下)의 이들을 거느리고 계신 사도를 보아하니, 더는 신의 존재가 필요치 않아 보여 뿌듯한 마음이 드는 것이 이 이상은 제가 자리하지 않은 조당이라도 사도께서 잘 이끌어나가실 것이옵니다.”


“하, 하지만 낭중령.......”


“이미 드릴 말씀은 거의 다 드렸으니, 마지막으로 아직 마무리 짓지 않는 천하의 정세의 대해 당부의 말씀을 더 드리고 그만 이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까 합니다.”


“허나 나는 그대의 파직을 허락한 적이 없다!”


“사도, 신은 선대에 해당하는 분을 모신 이입니다. 기왕 치러질 조당의 물갈이라면 신 또한 함께 그 흐름에 맞춰 물러나는 것이 나은 일입니다.”


“허나......”


“제가 권력욕이 있었다면 더 추악하게 발악했겠지요. 허나 지금까지의 모든 것은 이 나라, 한을 위해 신하된 이로서의 충정이자 미련이며 노력이었습니다.”


“그래도......”


“정 뭣하시면 나중에 사람을 보내시면 될 일입니다. 하지만 기왕이면 길고 긴 휴식을 취하고 싶으니 사도께서도 이 사람을 배려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스윽-


그렇게 가후는 알아서 물러나겠다는 자신을 두고 우물쭈물하는 황보력의 앞에 마지막 인사와 다름없을 대례를 올리며 두 무릎을 꿇고 손으로 바닥을 짚은 채, 그 머리를 수그렸다.


“사도, 일찍이 신이 유비를 내치지 않은 또 다른 연유와 관련하여 천하의 정세와 관련한 마지막 당부를 전합니다. 신이 생각하기로 사례를 다스리는 저희는 하동을 적대하여 또다시 내전을 벌여 내부적인 손실과 제 살을 깎아 먹을 여유가 없습니다. 특히나 군사적인 부분에서 더더욱 말이지요.”


여전히 혼란스러운 그의 앞에 모든 미련과 아쉬움을 내려놓은 그는 그 마지막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자 솔직하게, 자신의 눈에, 사고에 담은 미래를 황보력의 앞에 펼쳐놓고 있었다.


“당장에 하내와 하동에서 연달아 백파적과 흑산적을 상대하며 군사력이 줄어들기도 했고, 정원을 지원하기 위해 병주로 보낸 오천의 생사는 정원이 쓰기 나름이니, 그 또한 장담을 못 합니다. 그 와중에 또다시 유비와 충돌하여 안읍을 틀어쥐고 쓸데없는 소모전을 해봤자 자기네 병력 손실만 커지고 또 앞서 언급했던 백성들이 등을 돌리는 민심의 이반까지 초래하게 되니 이는 도리어 스스로에게 손해만 입히게 되는 자충수이자 악수만 됩니다.”


“그 또한 아까의 연유와 일맥상통하는구나.”


“예, 하지만 그보다 더 중한 것은 병력입니다.”


“병력?”


“그간 세간의 눈을 피해 산맥 속에 숨어있던 도적들조차 수만은 우습게 넘을 정도의 병력을 모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또 황건적의 잔당들과 충돌을 벌이는 서주나 청주 그리고 여전히 결말이 나지 않는 청류끼리의 내전을 벌이는 연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자네가 말한 천하의 정세와 관련한 당부인가?”


“예, 거기에 아직 제대로 된 군사력조차 내보인 적이 없는 원가가 조용히 웅크린 채 예주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미 서방 원정을 거의 끝마친 포홍은 일찍이 량주를 거치며 마등과 한수를 정리한 상황입니다.”


그리 가후가 한마디를 남길 때마다 황보력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거기에 원소가 어떻게든 세를 모아 움직일 것이고, 이를 견제하기 위해 보낸 한복이 움직일 것이니 기주 또한 조금씩 그 병력을 늘리기 시작할 겁니다.”


그 또한 이 비좁은 사례뿐 아니라 그 바깥을 보고 있다지만, 그는 저리 천하의 모든 것을 시간의 흐름에 따는 경과로 살필 능력은 없었다.


“여기서 그치면 좋은데, 유주에도 대립하는 두 세력이 있습니다. 유주목 유우와 공손찬이지요. 이 둘은 서로를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또 서로를 넘기 위해서라도 힘을 모으는 중입니다. 그 힘에 당연히 군사력이 있겠지요.”


자신의 무능이, 그의 유능과 비교되는 상황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또 이 외에 자잘한 것들이 많습니다만, 결국 이를 축약하면 천하 곳곳에서 벌어진 갈등과 혼란이 내전을 비롯해 그 비스무리하게 흘러가면서 마치 춘주전국마냥 엄청난 군사들을 쏟아내고 있는 중입니다. 그 혼란의 끝에 각 주를 차지한 이들에게 남은 것은 황폐해진 자신들이 다스리는 땅과 이제 더는 할 일이 없어 남아도는 군사들밖에 없습니다.”


작금의 그가 이야기하는 것은 이 나라의 미래였고, 이는 곧 예견을 넘어선 예언과도 같으며 그 예언은 실로 이전보다 더한 난세를 가리키고 있었다.


“백성들은 고된 전쟁을 피해 유민이 되거나 피난을 떠났으며 이에 수확량이 줄고 세수가 줄어 식량과 돈이 주니 생계는 점점 더 힘겨워집니다. 그러나 할 일이 없이 돈과 군량만을 소모하는 군대는 그러한 자신의 빈곤을 더더욱 가속화 시킬 뿐이지요. 그리되면 결국, 그들은 살기 위한 선택지로 내몰리는 꼴이 됩니다. 스스로를 죽여 더 오랜 시간을 존속하느냐, 아니면 그 주변으로 눈을 돌려 다 끝난 전쟁을 새로 시작하느냐.”


“이럴 수가......”


털썩-


그리고 그 끝에 이르러 어지럼증과 지끈거림을 느낀 황보력은 이내, 자신이 일어선 사도의 위(位)로 다시금 힘없이 주저앉고야 말았다.


“더는 내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리 한 지역을 차지한 패자가 이제는 다른 주를 비롯한 군현을 넘보기 시작할 겁니다. 온 천하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서로를 잡아먹으며 더한 몸집을 불리고 더한 전쟁을 가속화시킬 겁니다.”


그렇기에, 이를 인정할 수 없으며 이를 인정해서도 아니 되었다.


“어떻게 끝낸 전쟁인데, 온 천하를 뒤숭숭하게 내몬 태평도의 난을 시작으로 각지에 반란이 끊이질 않는 것도 모자라 량주가 들고 일어난 것도 모자라! 장순과 장거가 난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권력욕에 취한 동탁과 포홍이 전란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가히 낙양에서 벌어진 사변과 그 이전에 수십 만의 토벌군과 회맹군이 들고 일어났던 천하의 대전도 모자라 또 전쟁이라니! 이게 말이냐 되는 소리인가-!”


“역사의 반복이며 춘추전국의 재림입니다, 난세로의 회귀지요. 그리고 아마 그 자리에 신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난 가후가 몸을 돌려 대전을 나섰다.


“낭중령! 나, 낭중령! 낭중려어어어엉-!”


자신이 그의 붙잡은 손을 놓아야 하는데 정작 그 순간에 붙잡은 손을 놓은 것은 자신이 아닌 가후였다.


작가의말

연락도 없이 업로드가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명절이 가까워지니까 참 예상치 못한 일들이 자꾸 생기는데 이게 그냥 넘길 일도 아니고 참 저도 미칠 지경이네요.


그래도 겨우 오늘 날짜의 업로드는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명절과 관련하여 공지를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관련 내용은 공지에 첨부해 올려놓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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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22 ga******
    작성일
    20.09.29 19:38
    No. 1

    가후가 참 어처구니가 없네요 자기가 판을 깔고 혼란만 일으키고 홀로 도망치니... 뭐 황보력에 대한 의리는 없다지만 황보숭이 죽은것에대한 원인은 자기한테있을텐데 너무 자기안위적이네요 뭐 그렇게살다가 사람이지만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09.29 20:07
    No. 2

    부족하나마 독자분들께 작가가 노력했던 구상대로 잘 표현된 것 같아 한편으론 감사하면서도 또 한편으론 안도가 되는 심경입니다.

    제가 가후를 묘사하면서도 늘 조심하는 것이 색다르면서도 이 양반의 본색이, 본성이 잊혀지지 않기를 바랬는데, 잊혀질 즈음 하면 나타나게 되는 이러한 가후의 이기적이고 생존적이며 자신만을 위한 모습을 써내려가는 동안은 참 개인적으로 글을 쓰며 재미를 느끼는 순간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네요ㅎㅎ

    참 개인적으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성을 지닌 인물인 것 같습니다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알카시르
    작성일
    20.09.29 20:53
    No. 3

    주준 장군이 밀어 줬다는 말이 간신 가후를 처단하라고 주준이 황보력을 꼬드겼단 말인가요?

    주준이 대장군이 되었다면 사실상 사도보다 높아진 것 아닐까요? 황보력에게 권신이 되어 정국을 좌우하겠다는 야망이 없다면 몰라도 만약 그런 야망이 있다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주준에게 그런 자리를 줬지... 주준에게 권력을 빼앗기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실제 역사에서의 행적을 보면 주준도 황보숭과 마찬가지로 권력욕이 없는 온당한 자 같으니 별 문제는 없을 수도 있지만요.

    황보력 입장에서 가후를 정적으로 볼 여지가 전혀 없지 않나요? 아직 천하가 안정되지도 않았으니 가후를 숙청하기엔 너무 이른데 대체 왜 난데없이 가후를 죽이려 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설마 황보숭이 죽은 것이 가후 탓이라 여긴 것은 아닐 테고... 가후가 천하의 정세를 분석하자 황보력이 크게 놀라는 것을 보면 혹시 황보력은 가장 경계했던 포홍이 딱히 반기를 들지 않는 것을 보고 천하가 이미 안정되었다고 단단히 착각했던 것 아닐까요... ㅎㄷㄷ

    단순히 생각하면 토호가 죽었어도 그 아들이 재산을 물려받을 것 같은데 혹시 유비가 토호들만 죽인 게 아니라 그 일가친척까지 모조리 죽였나요?

    유비를 평원으로 보내자는 말을 들으니 갑자기 생각났는데, 유비는 당시 이미 평원군 고당현령이었으니 임협도 뭣도 아닌 어엿한 관군 아닐까요?

    127화에서 유비가 중산정왕의 후손임을 밝혀도 비웃음만 당하고 쫓겨났다길래 황족 사칭범으로 몰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황보력이 황제가 다른 자들을 만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서 접견을 막았던 것이었군요. 혹시 중산정왕의 후손임은 인정받았지만 너무 먼 친척이라서 사실상 황족이라 할 수 없다 하여 쫓겨났는지 아니면 관직이 너무 낮아서 쫓겨났는지 모르겠네요. 영제와의 촌수를 따지면 유비와 별로 다를 것이 없지만 주목의 자리에 있는 유표나 유언, 아니면 광무제의 후손으로 확실한 후한 황족인 유우가 접견을 청했다면 제아무리 황보력이라도 거부할 수 없었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09.30 03:23
    No. 4

    1) 주준이 황보력 꼬드겼느냐?
    => 관련 내용은 다음화에 나옵니다.

    2) 사도보다 높아진 것 아니냐? 이거 걱정스러운데? 뭐 있거나 위험한 거 아니냐?
    => 실질적으로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이미 연배가 있는 노령의 장군이 당장에 뭘 꿈꾸긴 힘듭니다. 도리어 스스로가 인생의 뒤안길을 마무리짓는 만큼 조력자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지요.

    3) 가후가 왜 황보력에게 정적마냥 여겨져야 하느냐? 난데 없이 가후 적대 뭥미?

    => 이 또한 관련 내용이 다음화에 나옵니다. 다만, 조금 내용을 덧붙이자면 이미 연재된 이전의 화들에서도 황보숭의 죽음 이후 황보력이 변하는 모습들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거기서부터 조금씩 어긋나며 비틀린 것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봐야겠지요.

    4)토호가 죽었어도 아들이 보통 재산이나 가업 물려받기 마련인데 혹 유비가 다 죽였느냐?

    => 자세하게 묘사는 하지 않았지만 당장에 실질적으로 이어받을 이들이 없다는 설정입니다. 피난을 떠났던 일부 가족들이나 직계 혈족들이 돌아올 가능성도 있겠지만 일단 함께 안읍에 남아있던 이들은 거의 뭐 몰살이라 보셔도 좋습니다.

    5) 임협이라보기에는 이미 유비가 현령직 맡았는데, 과거 생각하면 그거 관료 아니냐?

    => 그 고당현령 버렸습니다. 또한 수많은 현령들이 매번 바뀌고 달리 임명되는데 아무리 조당의 이들이라도 그 모든 현령을 기억하긴 힘듭니다. 거기에 오래 근무한 것도 아니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벼슬자리 던져버리고 낙양으로 상경했으니 더욱이 그가 관료로서, 지방관으로서 자신의 위명을 떨치고 주변에 알려지기는 힘들었겠지요.

    결국 그나마 그에게 남은 명성과 그의 행적에 관한 수소문은 그가 임협으로서 의용병으로서 활약한 과거가 더 크지 않을까 해서 그리 묘사했습니다. 또한 끝까지 그를 따랐던 수하들도 거진 관에 얽매이지 않은 임협의 이들이니 그러한 이들의 언행을 본다면 말 그대로 임협집단이라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지요.

    6) 유비 쫓겨난 것이 대충 이해가 가지만 굳이 무슨 핑계로 쫓겨난 건지 모르겠다. 그러면 작금의 한 자리씩은 차지하고 있는 유씨 황족 출신의 지방제후들은 다르냐?

    먼저 유비.

    일단 전한의 황족이기에 너무 멀기도 하고 + 거기에 족보도 없으니 일종의 사칭과 같게 여겨졌다는 것이 기존 설정입니다.

    물론, 이것도 자꾸만 분량을 잡아먹으니까 빼버린 것이지만, 일단 최소한도 전대의 몰락 황족이라는 개념 때문에라도 작금의 못사는 꼬라지를 운운하는 것이 같은 황족으로서의 당위성을 용납 못한다 생각했습니다.

    저 떠돌이 거렁뱅이 새끼가 감히 우리와 같은 황족이라고를 용납 못하는 거죠. 그러니까 사칭이라 매도한 겁니다. 암만 그 피가 덜 섞였어도 황족이라면 최소한도 알아서 잘 사는 모습을 보여야 할 정도로 본인이 부유한 상태임을 유지하고 과시하며 어필해야 한달까요?

    한부모 아래에서 나온 자식들끼리도 경제적으로 못사는 형제자매를 꼬집어 무시하거나 멸시하며 조리돌림을 하는 경우도 즐비한 것이 세상입니다. 배다른 자식에 대해, 첩자식에 대해 세상이 그 인정을 거부하는 것과도 나름 일맥 상통한다고 보시면 될듯 합니다.

    그리고 황족 출신들의 집안 제후들은 좀 다르냐?

    예, 많이 다릅니다. 좋든 싫든 힘과 실권을 지닌 이들의 존재는 그 어떠한 경우에서건 경우와 반응이 달리 나올 수밖에 없지요. 그게 사람 아니겠습니까? 나보다 강한 놈, 내가 신경 쓰는 놈, 주변에 영향력 끼치는 놈, 세상의 일부를 다스리는 놈과 같이 일정 부분의 범주에 들어서는 이들인데요.

    다만 그럼에도 황보력은 어떻게든 실질적인 접견을 최대한 허락지 않을 겁니다. 당장에 소제에 대한 세뇌가 힘든 것과는 별개로 황제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모습을 보이면 그러한 황제를 모시는 자신들이 부덕하다며 제대로 황제를 보필하지 못한다는 좋지 않은 여론이 따라올 수 있으며 그와 별개로 자신들이 내세워 옹립한 황제 또한 하자가 있으며 문제가 있는 인물로 찍혀, 그리 바지사장으로 황제를 내세우며 자신들이 실권을 쥐고 암묵적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행태의 정부를 더는 유지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되면 결국 또 반기를 들게 되는 거지요. 이전에도 누차 언급했던대로 천하각지에서 이에 반발하며 사례의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움직이게 될 겁니다.

    그날로 사례는 펑, 그냥 망하는 거구요. 그렇기에 황보력은 무슨 일이 있어도 책잡힐 꺼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병적으로 그 누구의 접근과 접견조차 허락지 않을 겁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최대한 막아보려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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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3 HolyGrou..
    작성일
    21.05.02 09:18
    No. 5

    포홍 견제한다고 하내. 하동에 흑산적 백파적 끌어들여서 오히려 쑥대밭으로 만들고 중앙정부에서 명목상이던 뭐던 그 지역에 대한 통제력 약화를 대놓고 보여주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1.05.13 16:34
    No. 6

    아무래도 날것의 느낌이 좋을 것 같아, 노골적으로 비춰지도록 쓰게 된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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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142화 – 이제 한파가 들이닥칠 겁니다(1) +6 20.10.13 1,253 25 17쪽
142 141화 – 서원군을 지우겠습니다, 장인 +6 20.10.12 1,269 25 16쪽
141 140화 – 무역로의 분쟁은 비단 전쟁을 부른다(3) +2 20.10.10 1,221 25 16쪽
140 139화 – 무역로의 분쟁은 비단 전쟁을 부른다(2) +6 20.10.09 1,217 23 20쪽
139 138화 – 무역로의 분쟁은 비단 전쟁을 부른다(1) +5 20.10.08 1,229 26 17쪽
138 137화 – 서방 원정의 성공과 포홍이 구상하는 것 그리고 +7 20.10.07 1,252 23 17쪽
137 136화 – 회자(會者)는 모든 것을 쥐고 익숙한 곳을 향해 돌아온다 +8 20.10.06 1,219 27 22쪽
136 135화 – 거자(去者)는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난다 +22 20.10.05 1,222 25 19쪽
135 134화 – 죽은 이들의 망령 속에 살아가는 이들의 끝은 이미 예견된 것 +6 20.09.30 1,180 24 22쪽
» 133화 - 천하의 정세가 너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다 +6 20.09.29 1,207 23 23쪽
133 132화 – 거짓된 백성의 왕을 살려둔 이유 +6 20.09.28 1,203 20 19쪽
132 131화 – 생존을 위한 선택 +5 20.09.25 1,218 20 17쪽
131 130화 – 가히 왕이로구나, 칭왕의 죄를 물을 수가 없다 +11 20.09.24 1,239 22 19쪽
130 129화 – 우리 모두 하나 되어 우리의 왕을 위해 싸우자 +12 20.09.23 1,226 21 21쪽
129 128화 – 이 땅에 민중의 왕, 백성의 왕께서 나타나셨다 +5 20.09.22 1,263 25 18쪽
128 127화 – 피와 잿더미로 얼룩진 염호는 패왕을 불러들인 용연이 되었다 +10 20.09.21 1,278 28 20쪽
127 126화 – 두 패자와 두 승자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재앙과 돈의 악마 +14 20.09.18 1,271 26 19쪽
126 125화 – 위에서 가장 강한 군대, 밑에서 가장 강한 도적(3) +11 20.09.17 1,222 27 21쪽
125 124화 – 위에서 가장 강한 군대, 밑에서 가장 강한 도적(2) +6 20.09.16 1,214 29 18쪽
124 123화 – 위에서 가장 강한 군대, 밑에서 가장 강한 도적(1) +10 20.09.15 1,288 21 18쪽
123 122화 – 서쪽 끝의 이야기 +10 20.09.14 1,283 24 18쪽
122 121화 – 그 공을 굴리는 자가 바라보는 곳 +4 20.09.11 1,278 29 16쪽
121 120화 – 장연이 쏘아 올린 흑산적이란 이름의 공 +6 20.09.10 1,256 26 18쪽
120 119화 – 블랙 마운틴 밴딧 인베이전(3) +6 20.09.09 1,250 30 20쪽
119 118화 – 블랙 마운틴 밴딧 인베이전(2) +8 20.09.08 1,305 26 22쪽
118 117화 – 블랙 마운틴 밴딧 인베이전(1) +11 20.09.07 1,335 25 20쪽
117 116화 – 판이 커지면 새로운 참가자가 등장하기 마련이다(2) +4 20.09.06 1,368 27 21쪽
116 115화 – 판이 커지면 새로운 참가자가 등장하기 마련이다(1) +8 20.09.05 1,347 29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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