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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오 님의 서재입니다.

대하오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일오
작품등록일 :
2020.05.11 16:58
최근연재일 :
2021.05.15 23:43
연재수 :
1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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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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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6.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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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추잡스런 하오문이라......!

DUMMY

<추잡스런 하오문이라......!>



무한을 떠난 하림은 팽도림과 함께 효감현으로 들어선 것은 저녁이 다되어서였다.

객잔 안으로 들어선 그들은 많은 인파로 밀리는 탓에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주공, 효감에서 하루 쉬시겠습니까?”

“우리가 바쁠 거 있어? 참, 예주 쪽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하하...대단한 친구들입니다. 오늘부로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제 하오문 친구들이 도망 다니고 있는 형국입니다, 주공.”

“후후...이제야, 내말을 깨우쳤나보군.”


두 사람은 웃으면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 떠들썩하던 객잔 안에 유독, 무리지어 큰소리로 떠들어대는 무림인들이 있었다.


“하하하....우리 강남오영이 무림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우승은 따 논 당상이니까, 이제 우리의 세상이 곧 열리는 것인가?”

“하하....대형! 이를 말이십니까? 후기지수들 중에 누가 감히 대무당 태극검영의 상대가 될 수 있겠습니까?”

“하하...아우들도.....참!...사람 무안하게 치켜세우기는.....”


말은 겸손한척 해댔지만, 백의무복을 입고 등에 검을 맨 역삼각형 얼굴에 큰 귀를 가진 청년이, 다른 청년들의 말을 듣고 만면에 웃음을 지우지 못하면서 큰소리로 웃는다.

이때 청삼을 입은 둥그런 체형의 이십대 중후반의 청년이 그들을 향해 말한다.


“대형, 그런데 적혈마도가 우리와 같은 길로 북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소제 생각으로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머...어머....등오빠! 그게 정말이야?”

“어머....호호호......구언니? 어쩌면 좋아...적혈마도 장소협을 곧 보게 되겠네?”


백의와 황의궁장을 입은 두 소녀가 청삼인의 말에 뛸 듯이 기뻐하면서, 서로 두 손을 마주 잡고 호들갑을 떤다.

이 모습을 바라보게 된 태극검영이란 청년의 얼굴이, 순식간에 험상궂게 변하면서 노갈을 터트린다.


“등제! 적혈마도라면 혹시 그 하오문 잡종을 말하는 것이더냐?”


그의 폭갈소리가 커다랗게 울려 퍼진 덕에 객잔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각자 말을 멈추고 이들에게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적혈마도 장하림.

요즘 삼삼오오 모이기만하면, 무림인들의 입에서 회자되는 이름이 아니던가?

하림도 팽도림이 움찔하는 것을 눈짓으로 저지하며, 무표정한 시선을 던져두고 있다.

등가라는 청년도 돌연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들에게 집중되는 것을 느끼고, 자세를 낮추어 낮게 입을 열었다.


“저.....대형, 말소리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왜? 내가 내입으로 내말을 하겠다는데 뭐가 대수야? 등제 그 하던 말이나 계속 해보아라! 하오문 그 잡배가 뭐 어쨌다는 말이냐?”

“대....대형....! 적혈마도 장하림이 우리 쪽으로 오고 있다는 이야기지요.”

“하하....천하디 천한 하오문의 잡배가 무슨 대단한 인사라도 된다고....”

“아....! 대....형....역시 대형은 적혈마도도 한 끗 아래로 보시는군요?”


같잖다는 듯 대소를 터트리는 태극검영을 바라보며, 화의를 걸친 청년이 부럽기도 하고 끝내 감탄하듯 말한다.

태극검영이란 자는 무당의 속가 후기지수로 이름은 백태송이란 자이다.

방금 말을 건 화의장삼을 입은 청년도 역시 무당의 속가제자로, 옆에 있는 흑의 청년도 같은 무당의 속가제자이며, 관세출과 병이형이라는 자들이다.

그리고 다른 자들은 다른 파의 제자들이었는데, 등가라 부르는 자는, 지금은 그 세가 약화되어 구대문파에 들지 못한, 종남파의 종남비검 등소형이란 자이고, 그 옆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흑의청년은 이 지역 부호인 일광상가의 대공자이면서, 용운유룡이라는 별호를 얻고 있는 호경임이다.

또 두 명의 꽃같이 아름다운 여자 중에 한명은, 제갈가의 여식으로 제갈일화라 불리고 있는 제갈송령이고, 한명은 등소형과 같은 종남파의 종남화미 구옥화이다.

두 여인들을 뺀 평소 다섯 명의 청년들은 자주 어울려 다녔고, 오늘은 금방 향기이라도 묻어날 것처럼, 환하게 핀 화월용태의 두 소녀들까지 합석하게 되면서, 기분이 하늘을 찌를 듯이 올라가버린 백태송이, 한껏 큰소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관세출의 말에 백태송이 대소를 터트린다.


“하하...승패야 어찌 논하겠는가? 하지만 나는 대 무당의 제자로써, 그 하찮은 하오문의 잡배에게 진다는 생각을 추호도 해본 적이 없다네.”

“백소협, 옆에서 듣자니, 이건 좀 아닌 것 같군요.”


제갈일화 제갈송령이 눈살을 찌푸리면서 꽃잎 같은 입술을 나풀거린다.

그녀로부터 지목을 당한 백송령 또한 눈살을 찌푸린다.


“아니, 제갈소저? 본인의 무엇이 아니라는 것이오.”

“흥, 지금 적혈마도 장하림소협은 혈마와 유일하게 대적해서, 검각의 불행을 막은 영웅으로 불리고 있어요.”

“그것이 어떻다는 것이오?”

“흥, 그런데 지금 백소협은 본인이 적혈마도 장하림 소협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추켜세우는 건가요?”


그녀는 백태송을 경멸하듯이 노려본다.

그녀가 오늘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종남화미 구옥화와의 친분 때문이었다.

구옥화 또한 같은 사문의 등소형을 따라 나선 것이 틀림없으리라.

그런데 요즘 그녀의 방심을 흔들고 있는 하림의 소식에 들떠서 기뻐하다가, 악담을 하는 백태송을 대하고, 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백태송 또한 은근히 마음에 두고 있던 제갈송령이, 다른 남자를 좋아하는 내색을 하자, 참을 수가 없었다.


“제갈소저, 본인은 그저 있는 사실 그대로 말했을 뿐이오, 적혈마도가 하찮은 하오문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지 않소?”

“흥, 그대의 눈에는 하오문이 하찮은가요? 본소저의 눈에는 장소협같은 영웅을 배출해낸, 하오문이 너무도 대단하다고 느껴지는데, 참, 이상하군요.”

“흥, 내 앞에 언제든지 적혈마도가 나타난다면, 그가 얼마나 하찮은 자인지 꼭 밝히고 말겠소.”

“............?”


그녀가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바로 입을 열려고 할 때였다.


“도저히 그냥 듣고 앉아 있을 수가 없구나!”


-휘루루루룽!

-꽈꽝......!


“으앗......!”

“헉.......!”


얼굴빛이 불이라면 화염이 활활 타오를 것 같은 팽도림이었다.

그는 대도를 빼들고 허공에서 내려 그었고, 그의 앞에는 백태송 일행이 앉아있던 커다란 탁자가, 두 동강으로 베어져 주저앉아 있었다.

화들짝 놀란 칠 인은 동시에 몸을 훌쩍 날렸고, 객잔안의 사람들은 일시에 행동을 멈추고,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있었다.


“사람, 성질머리하고는......”


이모든 소동을 바라본 하림이 고개를 흔들면서 찻잔을 들고 있었고, 팽도림은 도를 도갑에 집어넣었다.


“누....누구냐? 누군데 이러는 것이냐?”


백태송이 팽도림과 두 쪽으로 갈라진 탁자를 번갈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팽도림......!”

“헉! 일도단천...!”

“헉....!”


짧게 말하는 팽도림의 말에 객잔안의 대부분 사람들이 놀라는 기색을 띤다.


“일도단천 팽소협이 우리에게 무슨 일로 이러는 것이오?”

“몰라서 묻는가?”


백태송은 팽도림의 반문에 두 눈을 크게 떴다.

아니,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갑자기 나타나서, 단숨에 탁자를 베어버리더니 몰라서 묻는 다라?


“하하...일도단천, 사람을 너무 핍박하는군, 난 대무당의 태극검영 백태송이오. 그런데 먼저 시비를 걸어놓고서 몰라서 묻는 다라? 이거 사람을 너무 띄엄띄엄 보는 것이 아니오?”

“흥, 네놈의 그 간사한 입으로 감히 나의 하늘같은 주군을 욕보이다니? 목숨이 과연 몇 개나 되는 모양이군.”

“아니, 내가 언제 당신의 주군을 욕보였단 말이오.”

“그 입, 한번만 더 놀린다면 아가리를 부셔버리겠다.”

“허억!”


백태송은 어이가 없는 것은 둘째치고서라도, 팽도림이 쏟아내는 투기에 완전히 전의를 상실하고 꼬리를 말고 말았다.


-촤르르릉!


도갑에 넣었던 대도를 소리 나게 천천히 뽑아드는 팽도림의 입에서, 객잔 안을 울리는 나지막한 노호가 으르렁 거리듯 터져 나온다.


“누가 하오문을 하찮다고 경멸하는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자는 앞으로 나서라! 이 일도단천 팽도림이 기꺼이 상대하겠다.!”


-쏴아아아아.....


객잔 안에는 쥐죽은 듯한 정적이 이어지고 있었다.

누구하나 나서서 입을 열려는 자도 없었고, 여려 감정들을 담은 시선들만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제갈일화 제갈송령은 구석에 앉아있는 하림의 존재를 발견하고, 봉목을 빛내면서 입가에 화사한 미소를 떠올리고 있었다.


팽도림은 도 끝을 백태송에게 돌리면서 치켜뜬 눈에서 불길이 쏟아진다.


“백태송, 단, 한 번의 기회를 주겠다. 주군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하라!”

“.........?”

“무언은 부정의 뜻인가?”

“그....그것이......”


백태송은 새빨개진 얼굴로 팽도림의 시선을 피하면서,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하림을 향해 눈빛을 빛내던 제갈송령의 눈에서도, 백태송을 경멸하는 차가운 빛이 흘러 나왔다.


“네놈이 정말 목을 내놓아야 정신을 차릴 모양이구나.”

“허어어억........!”


그의 도가 서서히 들리는 순간, 백태송은 두려움에 상체를 떨었고, 갑자기 객잔 문이 크게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서고 있었다.


“누가 무당의 제자를 핍박하는가?”


들어선 인영의 입에서 조용했지만, 객잔 안을 울리는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돌아갔고, 그중에서 무당의 제자들인 백태송, 관세출, 병이형의 두 눈은 찢어질 것처럼 커졌다.


“대사형....?”

“대....대사형.....!”

“대사형이다...!”


그들의 시선 끝에는 매화가 그려진 백의 무복을 걸친 삼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자가, 등에는 고색창연한 검을 매고 있었고, 만면에 서릿발 같은 노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

무당의 대사형, 그러니까 당금 무림에 무당의 대사형이라 함은 딱 한사람 밖에 없다.

바로 무당천룡 양석호, 남궁필도와 같은 강호팔협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바로 그다.


“그러는 자는 누구인가?”


팽도림의 입에서도 마주 으르렁거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무당의 양석호라하지, 그대는 누구인데, 감히 무당의 제자들을 죽일 듯이 핍박하는가?”

“아...! 무당천룡이다.”

“무당천룡이 나타났다......!”


양석호는 한 자루의 검 끝에 서있는 것처럼, 꼿꼿하고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몸가짐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의 입에서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 순간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역시 한 자루의 고검을 보는 것 같은 마음에, 팽도림의 입에서도 감탄사가 흘러나오면서, 그가 도를 거꾸로 돌려 쥐고 포권을 한다.


“무당에 창천을 나는 비룡이 있어, 그 명성은 끝이 없을 것이라고, 칭송이 대단한 무당천룡 양선배시군요, 팽도림이 처음 인사드리는 바이오.”

“아...그대는 바로 일도단천 팽소협 아니시오.”

“맞습니다. 하북팽가의 그 팽도림입니다.”

“그런데 어찌 우리 아이들과 이런........?”


마주 포권하면서 팽도림의 신분을 알게 되자, 그는 더욱 의아한 눈빛을 내보이며, 주위를 둘러본다.

그의 시선 끝에 구석에 앉아있는 하림이 잠깐 스쳐지나간다.

하림을 스치는 그의 눈빛이 순간 이채를 띠었다.


“그들은 내가 모시는 분을 조롱하였소.”

“아.........!”


이 도(刀)에 미치고 다혈질로 소문난 사내에게 모시는 사람이 있었던가?

양석호의 두눈에 진한 의혹이 떠오른다.

그는 백태송등을 바라보면서 고저 없는 억양으로 묻는다.


“팽소협의 말이 사실이더냐?”

“.......?”

“.........?‘

“왜 말을 못하느냐? 말이 사실이냐고 묻고 있잖느냐?”

“저....그것이.......”

“대사형.....그...그것....이.....”


우물 쭈물거리는 그들의 모습에 노기가 치밀어 오른 듯, 양석호의 쌍심지가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네놈들은 본산에서도 문제가 많았다. 그런데 하산해서도 문제를 일으키다니, 도저히 용서 할 수가 없구나. 이번 일의 경중을 따져서 절대로 곱게 넘어가지 않겠다. 돌아가 근신하고 있어라!”

“그건 안 되오!”


양석호의 노갈이 터쳐 나오고, 큰소리로 말을 이은 팽도림의 신형이 앞으로 나온다.

그의 뜻을 알아챈 양석호가 그에게 시선을 옮긴다.


“본인이 그대의 상관께 직접 사과하겠소. 그래도 안 되겠소?”


양석호의 말에 팽도림이 고개를 미미하게 흔든다.


“절대 아니 될 말이오, 그들이 내뱉은 말들은 차마 다시 꺼내기 민망할 정도로, 추잡스런 것이었기 때문이오.”

“휴우우.........!”


양석호의 시선이 팽도림에서 백태송 쪽으로 돌아간다.

이때였다.

잠자코 구경만 하던 하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림!”

“예! 주군!”

“그분께 무례하지 말게!”


구석진 곳에서 서서히 앞으로 걸어 나오는 하림.

그의 관옥처럼 영준한 모습에 곳곳에서 탄성이 일어났다.

팽도림은 고개를 숙이고 도를 집어넣은 다음, 하림의 뒤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윽고 무림천룡 양석호의 면전 앞까지 다가온 하림이,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로 두 손을 들어 올려 포권의 예를 취한다.


“인사드려요, 장하림이라 합니다.”

“아.....!”

“적혈마도.....!”

“적혈마도 장하림!”

“적혈마도 장하림이 일도단천의 주인이었다.”

“와.....아......!”


순간, 장내는 아까 양석호가 등장할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술렁거림이 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이런...이런...대단하신 분을 이곳에서 뵙게 되는구려. 양석호라 하오.”

“하하하...알고 있습니다. 저의 의형이신 남궁대형과 친분이 두텁다 들었습니다.”

“하하...이를 말이오, 그렇지 않아도 창천일검 모용형의 서찰을 받고, 지금 해월장에서 오는 길이라오.”

“오....! 그러셨군요.”


말하는 중에도 끊임없이 하림의 전신을 살피는 양석호는 내심 탄복을 금치 못했다.

남궁필도가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던 적혈마도 장하림, 과한 친찬이 섞였다고 형식적인 인사거리로 알았는데, 이건 오히려 그런 것들은 과소평가가 된 느낌이 아닌가?


“과연 남궁형의 말대로 인중룡이라 하더니 과언이 아니었소.”

“과찬이십니다. 대협! 여기서 이러지 마시고, 괜찮으시다면 제자리로 자리를 옮기시지요.”

“하하...고맙소, 참, 그러기 전에 여기 이 못난 놈들은, 내 얼굴을 봐서 용서해주시지 않겠소?”


하림은 백태송등을 스윽 훑어보고 피식 웃음을 머금었다.


“후훗....추잡스런 하오문이라......! 뭐...그러고 보면 딱히 그들이 없는 얘기를 꾸며낸 것은 아닌 것 같군요. 하오문이 천대 받는 것이 뭐 오늘내일은 아니죠. 신경 쓰지 마시죠, 대협!”


하림의 말을 듣는 순간, 양태송등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충분한 예상을 한, 양석호의 얼굴에 말할 수없는 분노의 빛이 떠올랐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새는 법이라는, 흔한 논리도 들려주며 경고도 한 적이 있었건만, 네놈들이 끝내 본문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말았구나. 돌아가 있어라, 곱게 넘어가지 않으리.”


추상같은 그의 분노가 객잔 안에 휘몰아친다.

사람들은 그 분위기에 휩싸여 한마디 말도 못하고, 두 눈만 뒤룩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강남오영이라는 다섯 청년들은 마치 지옥으로 끌려가는 사람들처럼, 흑빛으로 변한 안색에 고개도 들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객잔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제갈송령은 종남화미 구옥화의 손을 잡고, 근처 빈 탁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녀의 아름다운 옥용은 발그레한 도화 빛으로 물든 채, 시종일관 하림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하림이 양석호를 안내해서 탁자로 돌아가자, 잔뜩 억압되어 있던 장내의 분위기가 툭, 하고 터지면서 원래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시선들은 대부분 하림의 탁자 쪽으로 쏠려있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


양석호의 시선은 하림에 뒤에 병풍처럼 서있는 팽도림의 얼굴에 멈춰져 있었다.

저 도에 미친 자가 뭐가 아쉬워서 적혈마도의 수하가 되어 있을까?

갸우뚱거리는 그의 얼굴을 하림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두 눈 깊은 곳에서 이채가 피어올랐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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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심한 부작용. +1 21.03.13 909 12 14쪽
138 미호의 음살마기 +1 21.03.11 875 1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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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색향. +1 21.03.02 1,025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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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앞으로 가자(2). +3 21.02.17 1,020 13 12쪽
132 앞으로 가자(1).....7권시작. +2 21.02.16 1,020 12 12쪽
131 마교혈전(6)--------6권 完 +5 21.02.08 1,043 17 14쪽
130 마교혈전(5). +3 21.02.07 1,025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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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마교혈전(3). +3 21.02.01 1,116 18 11쪽
127 마교혈전(2). +4 21.01.30 1,151 18 11쪽
126 마교혈전(1). +4 21.01.28 1,234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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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천양문에 들다. +4 21.01.19 1,216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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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장진도를 쫓아서(2) +3 21.01.06 1,282 21 16쪽
116 장진도를 쫓아서(1) +5 20.11.11 1,628 27 13쪽
115 닭 쫓던 개 신세. +5 20.11.09 1,417 29 12쪽
114 백마방으로.... +5 20.11.06 1,486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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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백천신검의 장진도. +4 20.10.31 1,684 36 12쪽
111 우린 한 형제. +4 20.10.29 1,745 37 13쪽
110 기(氣) 싸움(?) +9 20.10.26 1,799 33 13쪽
109 날 물로 보는 것인가. ----> 6권 시작 +4 20.10.25 1,756 34 16쪽
108 혈마를 찾아서(2) --> 5권 완 +6 20.10.22 1,711 35 13쪽
107 혈마를 찾아서(1) +4 20.10.20 1,686 34 13쪽
106 혈왕이시여. +5 20.10.19 1,774 29 11쪽
105 영혼을 팔려는 자. +6 20.10.15 1,956 33 13쪽
104 격돌. +4 20.10.12 1,996 41 14쪽
103 사천당문에 부는 바람(3). +4 20.10.06 2,284 37 13쪽
102 사천당문에 부는 바람(2). +5 20.10.03 2,246 42 12쪽
101 사천당문에 부는 바람(1) +5 20.10.01 2,469 3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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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천룡대(4). +6 20.09.23 2,354 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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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대하오문(2) +6 20.09.11 2,738 48 11쪽
90 대하오문(1) +6 20.09.09 2,659 47 13쪽
89 마령구궁천뢰옥(3) +6 20.09.08 2,681 49 12쪽
88 마령구궁천뢰옥(2)--> 5권시작. +6 20.09.07 2,583 47 12쪽
87 마령구궁천뢰옥(1) --> 4권 완. +9 20.09.06 2,536 48 13쪽
86 해월장에 돌아오다(4) +6 20.09.05 2,475 47 12쪽
85 해월장에 돌아오다(3) +7 20.09.04 2,550 41 12쪽
84 해월장에 돌아오다(2) +7 20.09.03 2,539 48 14쪽
83 해월장에 돌아오다(1). +5 20.09.02 2,589 44 14쪽
82 마두들(3) +6 20.09.01 2,563 44 14쪽
81 마두들(2) +7 20.08.30 2,655 45 13쪽
80 마두들(1) +5 20.08.25 2,768 48 15쪽
79 도왕(4) +7 20.08.24 2,641 54 13쪽
78 도왕(3) +5 20.08.23 2,655 47 13쪽
77 도왕(2) +7 20.08.22 2,575 53 11쪽
76 도왕(1) +5 20.08.21 2,615 44 12쪽
75 무림탕마대(5) +5 20.08.20 2,654 46 11쪽
74 무림탕마대(4) +9 20.08.19 2,624 46 14쪽
73 무림탕마대(3) +5 20.08.17 2,802 48 12쪽
72 무림탕마대(2) +7 20.08.16 2,790 49 14쪽
71 무림탕마대(1) +7 20.08.15 2,864 45 14쪽
70 무림대회(9) +7 20.08.13 2,851 43 14쪽
69 무림대회(8) +5 20.08.11 2,884 47 12쪽
68 무림대회(7) +6 20.08.09 2,956 50 12쪽
67 무림대회(6) +5 20.08.05 2,938 49 12쪽
66 무림대회(5)----(3권분량 완.) +6 20.08.02 2,915 55 13쪽
65 무림대회(4) +7 20.08.01 2,980 45 12쪽
64 무림대회(3) +5 20.07.30 2,923 53 12쪽
63 무림대회(2) +6 20.07.29 2,958 48 13쪽
62 무림대회(1) +5 20.07.27 3,107 46 12쪽
61 날이 밝다(2) +8 20.07.25 3,195 48 13쪽
60 날이 밝다(1) +6 20.07.23 3,215 47 13쪽
59 하오문을 얻다 +6 20.07.20 3,245 56 14쪽
58 마령구궁천뢰옥 +5 20.07.17 3,246 55 13쪽
57 만사불통 전횡 +5 20.07.14 3,045 61 13쪽
56 노부가 전횡이네 +5 20.07.13 3,054 56 15쪽
55 내 앞길을 막는다면 +7 20.07.08 3,199 59 13쪽
54 아들하나 있었으면 소원이 없겠는데 +6 20.07.06 3,210 56 15쪽
53 훌륭한 인질이 마흔여덟 명 +8 20.07.02 3,204 56 12쪽
52 암영사괴 +9 20.07.01 3,226 56 13쪽
51 쏟아져 나오는 마두들(2) +6 20.06.28 3,159 54 12쪽
50 쏟아져 나오는 마두들(1) +5 20.06.27 3,298 61 16쪽
49 무너진 만겁뢰 +8 20.06.25 3,331 58 14쪽
» 추잡스런 하오문이라......! +7 20.06.24 3,332 64 16쪽
47 막으려는 자들 +6 20.06.22 3,459 5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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