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372화-찬티아(3)
'궁 내도 작지 않았지만, 성 안도 만만치 않군.'
레니아가 소란을 피우고 있는 사이 벤하르트는 성 안으로 들어왔다. 수비병이 있기는 했지만, 고작해야 병사들에게 눈치채일 벤하르트가 아니었다. 하지만 성 안은 대체적으로 상당히 경계가 삼엄했고, 밖과는 다르게 밀폐 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벤하르트라고 해도 쉽사리 적을 통과해 나갈수는 없었다. 벤하르트는 보초를 서고 있는 병사들의 위치를 파악하면서 병사가 없는 곳으로만 돌아다니며 주위를 살폈다.
'좋아.'
그는 병사의 수를 헤아린것이었다. 성내를 순찰하는 순찰병과 올라가거나 출입을 막고 있는 병사들이 있었는데, 그 수와 경비를 통해 어느정도로 중요시 되는가를 확인한것이다.
'맞다고 확신할수는 없지만, 이곳이 경비병이 짙은 느낌이 드는군.'
그는 즉흥적으로 추측한것이었지만, 생각 자체는 맞아 떨어졌다. 만약 레니아가 소란을 부리지 않았다면, 그것이 아니어도 베이든이 그 자신의 제자인 부노딘을 보내지 않았다면, 그는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 틀림 없었다. 부노딘은 사부의 명령을 받고 비밀 통로로 먼저 도달해 수비병력을 공주를 지키는 쪽으로 분배시킨 것이었지만, 그것이야 말로 사실 실수나 다름 없었다. 덕분에 벤하르트는 우연한 요행으로 공주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 방향을 알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주위를 둘러 본뒤 정면에 있는 네명의 병사를 보았다. 세어나오는 소리 없이 단번에 제압하기란 아무래도 쉬운일이 아니었지만, 할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시간에도 레니아는 적의 눈길을 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망설일 여유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검을 들어 빛을 끌어 모았다.
"엇!"
두번째에 위치한 병사가 벤하르트를 발견했지만, 때는 늦어서 단번에 벤하르트는 병사를 기절시킬수 있었다.
"후우."
솜씨 좋게 넷을 재운후 그는 병사의 옷을 벗겨 챙기고 남은 병사의 겉옷으로 급하게 한명을 가린후에 성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머리는 상당히 길었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병사로 착각할수도 있었지만, 가까히서 보면 누구나가 다 라군델의 병사가 아니라고 생각할만 했다.
곧 순찰병에 의해 쓰러진 네명을 발견할게 뻔했기 때문에 벤하르트는 최대한 빠르게 성을 탐색했다. 하지만 혼자서 그 많은 성의 방을 전부 확인하는것은 역시 무리가 있었다. 달리던 와중 한 시녀가 그와 눈이 마주쳤다. 시녀는 살짝 갸우뚱 거리더니 벤하르트의 얼굴을 제대로 보며 사색이 되었다.
"치 침 커억."
그는 검의 손잡이로 시녀의 배를 가볍게 때려 기절시켰다. 막상 가볍게 맞은 시녀는 컥 하고 굉장히 고통스럽게 쓰러져 내렸지만, 벤하르트는 얼굴을 일그러 뜨리면서 시녀의 허릿춤에 있는 열쇠를 빼앗아 품에 넣었다.
"하아.."
성 내부는 외길도 있었고 갈림길이 있어 숨을 만한곳도 있고 숨지 못하는곳도 존재해서 그에게는 굉장히 난해하다고 할수 있었다. 한 5분여 지났을까, 곧 소란스럽게 그가 있는곳의 경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지?'
상대적으로 자신을 보지 못하도록 맨 뒤에 붙어서 벤하르트는 그들의 뒤를 따랐다. 병사들을 따라 도착한곳은 2층의 광장이었다. 그곳을 보고 벤하르트는 정말 깜짝 놀랄수밖에 없었다. 광장을 둘러 문이 8개나 있었는데, 자신이 지금껏 확인한것은 그것들중 하나에 불과했던 것이다.
'찾을수 있을리가 없잖아.'
거의 대부분의 병사가 다 모였는지 굉장히 많은 수의 병사들이 딱 부러진 자세로 서 있었다. 얼핏 보기에도 천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수의 병사가 오밀조밀 모여 있어서 벤하르트는 들킬까 염려 했지만, 들킬수 있다면 자신의 옆쪽에 서 있는 병사 뿐이었고, 그 병사들은 다행히 부노딘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침입자가 성내에 있는 모양이다. 그것도 우리들의 제복을 입고 말이다. 지금부터는 경계의 수준을 올리겠다. 경계수준1로써 한발자국도 공주님께는 도달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넷!"
일제히 병사들은 우렁차게 대답했다.
'길은 잘 찾은 모양이...'
벤하르트는 생각을 끝맺지도 못하고 날아오는 창과 갑작스러운 칼을 피해야만 했다.
"침입자놈 그곳에 숨어 있었는가! 적은 저곳이다. 쳐라 죽여도 좋다!"
'어떻게 안거지?'
벤하르트는 백뢰를 사용해 일군의 병사들을 쓸듯이 치워버렸다. 그 빛에 쓰러진 병사만 수십에 달했다.
"토루의 진을 펼쳐라."
레니아와는 다르게 벤하르트는 진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었다. 사실로 따지면 레니아도 알아서 진을 파헤한것은 아니었지만, 그에게는 그런 재간조차도 없었기 때문에 막무가내로 싸울수 밖에 없었다. 상당히 곤욕을 치르고 있는 와중에도 벤하르트는 부노딘이 서 있는 곳을 보았다.
'저녀석은 공주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모양이군.'
벤하르트는 마치 그물처럼 천천히 파고드는 병사들의 경계를 풀고 다른쪽 문으로 도망친후 문을 닫았다. 벤하르트가 도망친것을 보고 부노딘은 추격의 명령을 내렸다.
"공주님은 확실하게 지켜야 한다. 절대 방심하지 마라."
그렇게 말하고 그는 공주에게 가기 위해 문쪽으로 걸어갔다.
"백뢰!"
문이 박살나면서 문을 열려고 애쓰면 병사 서넛명이 쓰러졌고 벤하르트는 잠깐 모습을 드러내고는 바로 빠졌다.
"쫓아라!"
하지만 그 넓은 광장에서 조차 벤하르트를 잡을수 없었던 병사들이 성 내에서 그를 잡을수 있을리 만무했다. 거기에 성에는 쓰이지 않는 여러가지 방이 있었고, 그에게는 시녀의 열쇠가 있었기 때문에 숨을수 있었다.
"후우. 대단한 녀석들이군. 죽이지는 않았다고는 하지만 저런 수준의 병사들이라니, 새삼 왜 라군델의 군대가 최강인줄 알겠군."
왜 브렌모스에서 전쟁을 고작해야 방비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돈을 내 용병을 기르고 샤이한에서 치엔 다루만이 그런 악덕의 병볍을 사용했는지도 새삼알수 있을것만 같았다. 더럽던 말던 손해를 얼마간 보던 '그정도의 손실이 없으면' 라군델을 막을수 없기 때문이리라. 몇분정도 있었을까, 약간 잠잠해진 틈을 타 벤하르트는 모습을 드러내었다. 방금전에는 표적이 되었기 때문에 많은 병사가 자신을 쫓을수 있었지만, 이렇게 안정된 틈을 찌르면 결국 가까히서 보지 않는 한은 알아차릴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의 생각대로 병사들의 흉내를 내면 왠만해서는 벤하르트를 알아 차리는 병사들은 없었다.
'그럼 아까는 어떻게 알아 차린거지?'
곰곰히 생각하던 그는 자신은 넷! 이라는 대답을 안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것가지고 다짜고짜 찌르다니...'
너무한 논리는 아니다. 반대로 그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망설임 없이 찔렀다는것은 평상시에도 만에 하나 병사가 상사의 부름에 대답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는것을 뜻하는 것이었으니까,,
'어쨋든 공주가 있는곳은 파악했다.'
경계를 서는것처럼 보이면서 그는 광장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는 눈앞에 놓인 수십의 병사들의 창세례를 받아야만 했다. 바로 피하기는 했지만, 워낙 다방면에 걸친 공격이어서 오른쪽팔을 조금 찔리고 말았다.
"으윽."
"잡아라!"
'생각 외다. 너무 체계적이잖아 이녀석들.'
벤하르트는 정신없이 백광을 쏘며 견제를 하면서 문의 위치를 파악하고는 바닥을 향해 백광을 쏘아 눈이 부시도록 만들였다. 아무리 병사로써 훈련을 심하게 받았다고는 해도 기의 움직임으로 인간을 파악할수 있는 벤하르트와 눈으로만 헤아려야 하는 병사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순간 시력을 잃고 비틀거리던 병사들은 서로가 얽혀 몇명을 찌르기도 하고 결국 벤하르트를 놓치고 말았다. 벤하르트는 공주가 머무는 방의 방향에 올수 있었다.
'이 다음 층이라거나 하면 어쩐다..'
걱정을 앞세우고 그는 기척 없이 조용히 걸었다. 그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파악할수 있었기 때문에 없는 방을 굳이 뒤질 필요는 없었다. 그때..
"침입자가 들어왔다고?"
"네. 일단은 막아내고 있습니다만, 여간내기가 아닌 모양입니다."
"흥. 공주님은."
"잘 계십니다만, 소란스러운것을 워낙에 싫어하시는 지라.."
말끝을 흐리면서 부노딘은 정강이 부분을 매만졌다.
"알만하군."
"광장에 들어서는 순간 침입자는 죽게 될겁니다. 문을 통해 나가기는 했습니다만, 들어오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죽이라는 명을 해놓았습니다."
"잘했다. 혹시 모르니 더 정밀하게 이곳을 지키도록 해라."
"예."
'이곳이 맞기는 맞는 모양이군. 그럼..'
벤하르트는 기를 더 얇고 길게 펼쳐서 더 넓은 공간을 감지할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명뿐이군. 끝에서 세번째 방인가.'
하지만 부노딘은 물론이고 부노딘과 이야기하던 두명도 쉽사리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그때 두명중 한명이 더 윗층으로 올라갔다. 벤하르트는 그때가 기회라고 생각했다. 지금 이대로도 시간이 계속 흘러가는 도중이었기 때문에 벤하르트는 더 망설일수 없이 나가려고 하다 문득 한 생각이 떠올랐다.
"대장님!"
다행히 호칭 자체는 틀리지 않았는지 부노딘은 눈을 옮기며 병사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냐?"
"방금 광장에 침입자가 와서 돌파했습니다."
"뭐야!?"
"아니 부노딘 그녀석은 병사가 아니다!"
"크읏!"
부노딘이나 또한명의 남자나 벤하르트에 비하면 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그정도로 틈을 주면 벤하르트가 놓칠리가 없었다. 그는 순간 달려들어서 부노딘의 명치를 찔러 기절시키면서 남은 한명을 발로 떼어 놓아 곧장 바로 백뢰를 날려 제압했다.
"후우 일단은 뒤로 옮겨 놓고.."
그는 몇시간정도는 기절해놓을 정도로 몸을 들쑤셔 놓고 그는 공주의 방문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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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참대전 종료.. 클리어... 하면서,
항상 댓글을 남겨주시는 앤드류님과 마음의 양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물론 다른 분들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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