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352화-도로호우이(6)
벤하르트는 브레시에게 단단히 몇가지 주의해야할 사항들을 말해주었다. 틀에 박혀 있고 결론적으로 브레시를 사용하는 계책은 없는 말만 골라 하는 터라 그녀는 못마땅한듯 토를 달았지만, 심한 반박은 할수 없었다. 그녀는 철이 들었다고는 할수 없었기에 이런 사태까지 이르게 되었지만, 철이 없는것도 아니었다. 자신이 벤하르트일행에게 상당한 지장을 주었다는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 스스로가 얻어낸 수확으로 만족해야 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상당 부분을 나서지 말아야 함에도, 그녀는 누군가와 함께 일으키는 문제를 겪어 보고 싶었다. 모험과는 조금 다른 종류의 설레임을 느껴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브레시가 떠나는것을 원치 않았고, 브레시도 무리하게 프노스를 떠날 생각같은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체 되어 있는 도시는 그녀같은 활발한 성격이 지내기에는 썩 좋은것이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그녀는 히얄을 만났었고, 용병단들을 보았으며, 이제와 벤하르트가 일으킨 도로호우이를 보게 된 것이다.
나서지 않게 된다고 해도 그녀가 바라는 이상향인 레니아와 함께 이런것에 동참해보고 싶었다는게 그녀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런 생각을 읽었다면, 벤하르트는 그녀를 어리석다고 치부했을것이지만, 읽지않은 지금조차도 그는 브레시를 어리석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집에 가는것도 우리중 한명과 함께 가야만해."
안 가는쪽이 가장 좋았지만, 히얄의 말에 의하면 그녀의 어머니는 이런것을 굉장히 싫어한다고 예상할수 있었기에, 집으로는 보낼수밖에 없었다. 그 뒤의 일은 히얄이 맡아줄수 있을것이라 생각한것이다. 여전히 못마땅한 브레시를 보며 벤하르트는 검을 챙겨들었다.
"그럼, 오늘도 조금 움직이고 와야겠어."
"그래 잘 갔다와."
왠일인지 불안한 기색 하나 없이 웃으면서 레니아는 벤하르트를 보내 주었고, 레니아의 변화에 민감한 벤하르트는 곧장 그녀에게 물었다.
"무슨 행동이라도 할 참이야?"
"아니 별로."
"거짓말에 능해지는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데,"
"누가 누구에게 그런말을 하는건데?"
레니아가 숨기기로 마음먹었다면, 더 추궁한다 해도 들을수 없을 것이 뻔하다고 생각한 그는 다시 일어서 말했다.
"뭘 하려는지는 몰라도, 너라해도 실수 할수 있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임하도록 해. 위험한것에 몸을 들이 밀지 말고,"
'흥. 네가 하고 있는것이나 생각하시지.'
벤하르트의 의도는 전혀 레니아에게 도달하지 않은채 산화되어 버렸고, 그는 여관 밖으로 나갔다. 그가 나가는것을 확인하고 레니아는 중얼 거렸다.
"그럼 움직여 볼까?"
"크윽."
[조금 고집스럽지 않나? 뭐 레니아 녀석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으려는 노력은 가상하긴 하지만 말야. 이래서야 본말전도라고,]
좌측에서 날아오는 쇠고랑을 검으로 베어내고 우측에서 날아오는 화살을 잡아 되돌려 던지며 벤하르트는 반대로 돌아 샛길로 빠졌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 도와 주겠어?"
[흥. 나설것 같아? 설사 죽는다고 해도 그따위 괘씸한 의도에 어울려 주고 싶은 마음은 없어.]
"농담이었어."
[그것도 마음에 안드는군.]
새삼 레니아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고 생각하며 리스는 혀를 찬 음성을 내비쳤다.
[나서지 않겠다는건 진심이다. 혹시라도 내게 기댈 생각은 하지 마.]
조금 화난음성이 마음속에서 들려온다.
"물론."
슬슬 용병들도 정예 라고 부를수 있을정도가 남아서, 벤하르트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버겁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이 예상한것보다 훨씬더 집요하고 성가신 실전형 공격을 당해 그는 난감한 상태에 이르러 있었다.
"이젠 정말 혼자서는 무리겠군."
백뢰를 휘갈기며 그는 길을 열어 달아나는 척을 하다가 한명을 휘어 잡아 비틀어 전투불능의 상태로 만들었다.
용병들은 모여서 벤하르트를 상대하는것 같으나 실제로는 달랐다. 용병단에는 통솔자가 필요하지 않았으며 존재하지도 않았다. 있다고 한다면 개개인이 이해타산에 의해 모인것 뿐이며, 한 팀이 아닌 이상에야 그들에게 집단행동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정도의 실력의 용병들이 군인들마냥 제대로 된 연합을 이루었다면, 벤하르트는 진작에 나가떨어졌을것이 틀림 없었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것때문에 그들에게는 몇몇의 틈이 보였고, 그 틈때문에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용병들은 벤하르트의 손에 탈락하게 되었던 것이다.
본래 도로호우이는 용병들에게 한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이나, 그 배경에는 용병들의 통솔과 관련이 있었다. 애석하게도 그것을 기억하고 있는 용병들은 이제는 거의 남아있지 않았고, 벤하르트조차 그런 의도는 담지 않았지만,,
"후우... 으읏!"
순간적으로 검을 들어 벤하르트는 골목을 바로 돈쪽을 공격했다. 사정범위 내에 접근하기 전에는 느껴지지 않았던 상당한 고수가 느껴진 까닭이었다.
"꽤나 무섭구만, 그때는 어리숙 했다만,"
"당신은..?"
단검을 든채 차가운눈으로 실실거리며 서있는 남자는 파리스였다. 훈훈하게 헤어 졌다고는 해도 파리스는 용병 어떻게 나올지 몰라 벤하르트는 경계태세를 취했다.
"그렇게 경계하지마라. 경계를 할거면 두걸음은 더 뒤에서 해야지. 내게서 이정도 거리에서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무슨일로 여기에.."
"음? 그때 말하지 않았던가? 전투보다 즐거운일은 찾지 못했다고, 그것의 연장이야 연장. 이곳 프노스는 전쟁의 경계니까 말이지. 슬근 슬근 이랗며 돈받기에는 제격인 곳이지. 여기에 온것은 유흥이다만, 여전히 재미나게 사는것 같군."
그때 벤하르트가 움찔거렸다. 하지만 이미늦어 등뒤부터 시작해 그들의 주위로 용병들은 저마다의 위치를 점거해 가로 막았다.
"3마크닐."
"!?"
"용병은 돈에 의해 움직인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그러니 말하지. 3마크닐을 준다면 나는 임시적이나마 호크 용병단에 들어가 주겠다. 어때 나쁜 제안은 아니지?"
하지만 그것이야 말로 벤하르트는 어이가 없었다. 이 위기는 파리스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나쁜제안이 아니라고 했지만, 실제로 그에게 선택지따윈 없는것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었다.
"뭐 협상을 거절한다면, 나는 이쪽의 편에 서도록 하겠지만,"
반이 아니라 완벽한 협박으로 변한 파리스의 의견에 벤하르트는 동의했다.
"그럼 벤하르트대장. 명을 받을어주지."
그 목소리는 왠지 들떠 있었다.
10분도 되지 않아. 파리스와 벤하르트는 주변의 용병들을 정리할수 있었다. 다시금 성장한 실력으로 보니 파리스는 자신이 싸운다고 해도 가히 승부를 점칠수 없을정도로 강했다. 그 이전에는 가늠조차도 하지 못했을 정도로,,
"후우. 강하시군요."
"디레인님만 하겠냐만은.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그정도까지 오를수 있었는지, 아니 그건 아닌가."
파리스는 리드와 벤하르트와의 있었던 일을 잠시 상기했다. 제대로 된 전투를 보지는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리드가 패한것은 사실이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것이 없는 것이다.
"음. 아무래도 오늘은 날을 잘 잡았다고 생각되는데, 안그런가? 대장."
'아무래도 대장이라는 말은 거슬리는데,'
그것도 무진장 이라는 말을 덧붙히고 싶어질 정도였지만, 상황은 그러한 잔잔한 것들을 집어낼수 있을만한 여유가 없었다. 주변에서 하나 둘씩 다가오는 기척 때문이었다.
"일단. 나는 호크용병단임을 선포하고 반정도는 떼어나가 주겠다. 뒷일은 알아서 처리하는 것으로.."
단검을 한바퀴 돌리면서 파리스는 벤하르트를 쳐다보았다. 잠시 무슨 의미인지 몰라 그는 멍한 얼굴을 했지만, 곧 그것이 파리스가 동의를 구하고 있다는것을 깨달았다.
"그러도록 합시다."
"좋아. 그럼 나는 역시나 명에 따르지."
흐뭇하게 웃으면서 그는 검은 연기를 남기고 자리를 뒤로했다. 그의 무음이동은 여태껏 수도없이 많은 기술을 보아온 벤하르트가 봐도 절기(絶技)라고 부를만 한 것이었다.
'그나저나,, 어째서 나타난 거지 저사람.'
그런 의문을 하며 그는 숨가쁘게 몸을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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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뵙습니다. 1월1일에 쓰려고 했건만,, 저는 무린가봐요. 사실 멈추었던 이유는 일주일 내일로 여행을 다녀온 관계로,, 쉬었다가 나태함에 몸을 빠뜨려서,, 입니다.
그리고 덧붙혀서,, 전편에 말했던 중요한 실수에 대한 문제는 제가 화를 헷갈려서 중간에 보면 390대의 화로 적혀 있을 겁니다. 그게 실수 였지요 ^^;; 이건 바로 고칠것이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엔쿠라스를 쓴지도 엇? 하는 사이 2년을 넘기고 3년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참 길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는 감사하다는 말밖에는 드릴게 없네요. 그리고 저같은 사람의 글을 350화 가량이나 읽어 주시다니,, 대단하시기도 하시고,,
부족한 글에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__)!! 게으른 제가 엔쿠라스를 쓰는 원동력은 다 여러분들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진실입니다. 빨리 나아가 엔쿠라스의 엔딩을 보여드리겠습니다.(얼마나 빠를수 있을지는 미지수..)
그리고 앤드류님께는 개인적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m(__)m
에.. 마지막으로.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1년에는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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