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330화-준비(2)
레니아의 수련은 혹독했다. 그녀가 하려는 일은 자신이 현재 이룰수 있을 만큼의 힘을 단기간에 얻으려 하는것. 본래대로라면 무리를 하는 행위로 말려야 옳은 것이다. 그녀를 말릴수 있는것은 벤하르트 뿐이었지만, 언제나 도리어 역설로 당하는 벤하르트였기 때문에 지금은 거진 포기 상태에 이르렀다.
그녀의 재능이라는 것을 벤하르트는 넘칠만큼 알고 있다. 지금에야 분명 달인의 경지에 이르러 있는 그 자신이 같은 실력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할수 없을 것이라고 느낄정도로,, 다만 그런 느낌을 받지 않은것은 그녀가 그보다 약했기 때문이었다.
'뒤숭숭 하구만,'
고작해야 몇일만에 일취월장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르바의 실력을 생각하면 너무 과한 노력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거기에 눈앞에서 순식간에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역시나 기가 죽게 되는 것이다.
"이제와 말하는것이지만, 정말 대단하구나."
그는 검기를 날리면서 말했다.
"뭐가?"
그 검기를 한손으로 빗기며 레니아가 답했다. 이야기 하는 법이 이렇게 바뀐 것이다. 순전히 반응만을 노린 이 공격은 맞는다고 해도 그렇게 까지 치명상이 되는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니아는 단 한방조차도 자신의 몸에 맞는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런 점이 말야. 수련을 처음 시작할때와는 다르잖아. 엄청 성장했다고, 지금이라면 나라도 상대가 안될것 같은데,"
'애초에 수련을 하기 전부터 실력은 비슷비슷했으니까,'
벤하르트의 말을 듣고 레니아는 한심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럴리 없지. 잘 들어 벤. 이런 일시적으로 끌어 올린 강함은 별로 강함이 아니야."
레니아는 작은 나무가지를 들고 와서 바닥에 무엇인가를 그었다. 가로선 두개 였는데 각각 높낮이가 달랐다.
"이게 너 이게 이전의 나라고 치고."
낮은 쪽의 가로선의 위에 또하나의 가로선을 그었다.
"여기까지가 내가 노력하면 올라올수 있는것. 그리고."
그 가로선 위에 다시 한번 더 가로선을 그었다.
"이게 지금 무리해서 일시적으로나마 얻을수 있는 힘이야. 물론 이건 물리적이나 육체적인 단순 격투로 갔을때의 능력치. 이전에 한번 수정구를 통해 우리의 힘을 측정한적이 있었지? 그런 수치로 나타낸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돼. 실제 싸우기 시작하면 난 이힘으로도 너와 어느정도 겨룰수 있었잖아."
"그랬지. 그럼 지금은 내가 너보다 약하다는 거야?"
"그렇지야 않겠지. 내가 강해졌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마법이 아닌 무력쪽이니까, 그쪽이 강해졌다 해도 실제로는 네가 감당할수 있는 부분만이 성장한것이니 실제로는 비슷비슷할거야."
"뭔가 오묘한데, 약할때나 강할때나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니,"
벤하르트의 공격이 허공을 가르고 바로 레니아의 발이 그의 하반신에 쇄도한다 그 움직임을 보지도 않고 벤하르트는 다리를 들어 피하며 공수공방을 계속했다.
"실력이 향상된건 나 뿐은 아니니까,"
"하긴 나도 조금은 느끼고 있었어. 조금 강해진게 아닌가 하고 말야."
레니아의 무리한 수련계획은 그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거진 그것 이상의 분량을 벤하르트도 소화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건방떨기는."
"그나저나 르바의 실력은 그렇게 까지 강하지 않아. 이전의 너라고 해도 충분히 상대할수 있을텐데 이정도로 노력을 하는 이유가 있는거야?"
"벤. 너는 르바와 라질을 봤을것 아냐. 그때의 실력 그대로 나올리가 없지. 그 점은 절대적이야. 어느정도 강해져서 나온다고 해도 이상할게 없어. 설사 라질만큼 강해져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수가 있다는 거야. 목적이 있는 사람은 그만큼 강해질수 있으니까,"
"일리는 있네. 라고 말하면 너 그것을 이 계획을 짜기 전부터 알고 있었을것 아냐. 그렇다면 왜 이런쪽으로 몰고 온거야!"
"시끄러워. 이유야 있어.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리고 이기면 되는거잖아. 그것을 위해서 이정도로 뛰고 있는 것이고,"
"하기사."
레니아는 공격을 거두었다.
"어? 벌써 끝인거야?"
"벤. 한번만 물을게. 혹시라도 극도문에 남고 싶은 마음은 있어?"
레니아의 물음에 그는 한점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전혀 없어. 네 말대로 설사 네가 지더라도 양심을 꺽어가면서라도 달아날거야."
"그래. 그렇다면, 내게 라질을 이길정도의 수행을 시켜달라고 스승."
"라질이라니 나보다 강해지겠다는 말이잖아."
투덜거리면서 그는 살짝 생각했다.
'라질이라..'
극도문에서 벤하르트와 레니아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되어 있었다. 하루만에 퍼진 소문은 2일이 3일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가속화 되어 나중에는 벤하르트가 극도문을 빼앗으러 온 제 2의 도장파괴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번에는 도장파괴보다 도장약탈로 불려 졸지에 도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카몬왕자나 틸타트 그리고 호위도 어느정도 벤하르트는 물론이고 레니아 마저도 멀리 하게 되었다.
극도문이 해 주는것은 잠자리의 제공과 식사인 숙식뿐이었기 때문에 레니아의 요구에 따라 식거리를 들고 수련을 나가 그들은 밤 늦게가 되어서야 들어오곤 했다.
"음?"
벤하르트는 레니아와 함께 들어오던 중 자신의 이름이 들린것을 확인했다. 상당히 먼 거리였기 때문에 상시 기로 단련하지 않은 레니아는 아직 듣지 못한 채였다.
'뭐지.'
"어이 레니아 나는 잠시 있다가 들어갈테니까, 먼저 들어가 있어."
"잠시 있기는 뭘 있어."
"으음. 말하기는 그런데,"
"뭔데 그래. 무슨 일이라고 있는거야?"
벤하르트는 눈을 감고 겨우겨우 참고 참는듯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너무 급해서 여기에 볼일을 보고 가려고 말야."
"으엑. 앞으로 몇걸음만 더 가면 되는데, 그런 추잡한 짓을 하려는 거야?"
"남자의 특권이라고, 말하면 너무 슬프군. 급해서 그래 급해서. 그나저나 이전부터 궁금했던게 생각났는데, 레니아 너는 신이었잖아. 지금은.. 그 뭐냐.."
"흐읍."
기를 넣어 레니아는 벤하르트의 머리에 발차기를 꽃아버렸다.
"천천히 볼일이나 보고 오라고,"
'단련의 정도가 심해.'
레니아가 오게 되면 필히 좋은 일이 벌어질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보낼 필요가 있었지만, 한껏 단련된 그녀에게서 뻗어나오는 발은 그야말로 강렬한 것이었다.
얼얼하다 못해 어지러울 정도의 몸을 가누면서 그는 소리가 들린 쪽으로 기척을 죽이고 이동했다.
"그 벤이라는 녀석 아버지의 말로는 일섬류를 한번 몰락직전까지 시켰던 문파와 관계가 있다는데?"
빼빼 마른 체구의 청년이 껄렁 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배일에 쌓인 문파라, 나쁘지 않구만, 하지만 그녀석 별로 강해보이지는 않은데, 실제로 싸우면 우리가 이기는것 아니냐?"
건장한 체구의 청년도 그 말을 받아 말했다.
"....."
"그나저나 외문주와의 결혼을 전제로 비무를 한다니, 웃기지 않냐? 그야말로 원수일진대 그것을 제안한것이 우리 극도문쪽이라고 하는것 같던데, 내문주님은 조금 맛이 간게 아닌가? 벌써부터 그러면 우리 아버지에게 문주의 자리나 주고 은퇴하시면 좋을것을."
"그러게나 외문주와 연결될 사람은 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캬 네게 가느니 내가 가지겠다. 그 벤이라는 녀석은 내가 잡아 버리고 말야."
"디레인이나 된다는 녀석을 네가 무슨수로?"
마른 체구의 청년은 자신있는 얼굴로 웃으면서 말했다.
"이곳에 와서도 첫날부터 행패를 부렸다는데, 그때 내가 있었다면 뒷꽁무니에 검을 박아 주었을텐데 말이다. 아버지나 다른 녀석들도 너무 무르다고,"
"뒷꽁무니라니, 정면이라고는 이야기 하지 않는구만,"
"크큭."
건장한 청년이 낄낄 거리면서 비웃자 마른 청년은 흙씹은 얼굴로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너 방금 웃었냐?"
"아 아니."
마른 청년은 무언가에 앉아 있었다. 그것은 한명의 사람이었다.
"이녀석 내 농담이 그렇게 웃기면 웃기다고 이야기를 하면 될것 아니냐. 왜 겁을 먹고 그래? 우리가 죽이거나 하는건 아니잖아?"
"미 미안.. 커헉."
"하여간 너같은 녀석은 별로 마음에 안든다고, 우리 도장에 왜 너같은 녀석이 와 있는 거냐."
마른 남자는 건조한 눈으로 깔고 앉았던 문원의 발을 밟았다.
"이크 실수 했군. 눈에 보이는 곳을 칠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는 발로 깔고 앉았던 청년의 배를 걷어 찼다. 둔탁한 음이 들려야 할 다리는 푹신한 솜을 내리치는것마냥 엉켜 잡혀 있었다.
"뭐.."
바로 아래 의문의 손이 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옆을 돌아보는 순간 그는 그야말로 깜짝 놀랐다.
"무슨 짓이냐 이게."
"너 너 너너는."
"베 벤이다."
멀리서 '지나가는 사람'으로 '디레인'이라는 사람을 유명인처럼 본적은 있어도 실제 이정도로 가까운곳에서 본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보다 놀란것은 벤하르트가 굉장히 화가나 보였다는점과. 자신들이 방금 말한 말의 문제였다.
본래라면 용기 따위는 내지 않았을텐데, 말의 환각에 둘은 빠져 있었다.
"야 정말 이길수 있는것 아니냐? 별거 아니게 보이잖아."
평소였다면 기척을 느끼지도 못한 놀라움을 알아야 할때,
"그 그럴지도."
그들은 자신들이 말을 한 환상에 빠져 있었다.
"가자."
어려서부터 무학을 익힌 둘은 합격에도 자신이 있었기에 나란히 서서 벤하르트에게 한걸음 한걸음씩 다가 왔다.
'네개의 손을 상대할수 있을 쏘냐.'
"....."
말없이 벤하르트는 꽤나 무서운 얼굴로 그들과 대치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무서운 얼굴에 비해 빈틈은 너무도 많았다. 아니 그들에게는 많게 보였다. 더 수준이 높았다면 그것이 끌어들이기 위한 빈틈이라는것을 알아 차릴수 있었겠지만, 그들은 달랐다.
"받아라!"
공격을 한손으로 받는듯하면서 스쳐 지나가 벤하르트는 한명을 내동댕이 쳤다. 다음 한명이 노리는 것을 뒤를 돌아 칼집을 퉁김으로써 배를 강타해 쓰러뜨렸다.
'트 틀렸다. 격이 달라 이녀석.'
"사 살려주십시오."
마른 청년이 말했다.
"살려달라고? 나는 별로 너희들을 죽일 생각은 없는데,"
"그 그럼 용서해주십시오."
건장한 청년도 더 강하게 나설수 없다는것을 눈치채고는 비는듯한 자세로 말했다,.
"죽이거나 하는것도 아닌데 그렇게 겁먹을 필요는 없는것 아닌가?"
건장한 청년이 침을 꼴깍 삼켰다.
"내가 화났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겠지."
"잘못했습니다. 최근 분위기가 너무도 뒤숭숭한 나머지 분위기에 혹해서."
"착각하지마. 내가 화난것은 나에 대한 일 때문이 아니다. 너희들 저녀석을 괴롭힌 이유가 뭐냐."
"그냥 이랄까요. 이녀석은 왠지 약하기도 하고 괴롭혀도 별로 반응도 없으니까, 뒤끝도 없어서 뭐 그런 이유입니다."
순간 왠지 한대 쳐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그는 참기로 했다.
"너희들 라질씨와 르바씨에 대해 욕을 하고 있던데,"
'그 이야기는 왜 나오는거냐?'
"저기 저희가 문주님들을 욕하기는 했지만, 그건 '적'인 벤님에게는 전혀 관계가 없는게 아닌지."
건장한 청년의 말에 마른 청년은 그를 째려 보았지만, 그조차도 청년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바보녀석이.'
"'적'이라.. 맞는 말이긴 한데, 너희에게 들을수 있는 말은 아닌것 같군. 내문주가 미쳤다고 했었나? 지금 너희가 무릎꿇고 빌고 있는 남자는 명백한 너희의 '적'이 아닌거냐? 님까지 붙혀 가면서."
"으윽."
마른 청년의 아버지는 극도문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벤하르트가 보았던 몇 안되는 르바 이상의 실력자중의 하나가 그의 아버지인 것이다. 바른 사람아래에서 바른 사람이 나오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의 아버지는 굉장히 깨끗한 성격이었지만, 사소한 일로 인해 아들은 꽤나 깨끗함에서 벗어난 성격이 되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의 일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들어간다면 좋지 못한 일 정도의 차원에서는 끝나는것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뭐 지금의 관계에서 벤이 아버지에게 이런 사실을 말할 위치는 아니겠지.'
그런 생각을 한것도 찰나. 바로 옆에서 건장한 청년이 울먹이며 말했다.
"자 잘못했습니다. 제발 아버지에게는 말하지 말아주세요."
"어 어이! 아버지는 무슨놈의 아버지."
"그럴 생각은 없다."
본래 벤하르트는 극도문에서 자신에 대해 어떤 험담을 하고 있는지나 들어보기 위해 온것이었는데, 막상 와보니 극도문원이라는 인간들이 자신의 문주를 욕하고 문원을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일단 두가지 전부 마음에 안드는 일이었지만, 라질이나 르바에 관한 건은 특히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라질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인정은 하고 있었다. 자신은 절대 인정할수 없지만, 더러워도 그것이 지향하는 바는 그의 입장에서는 타당할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이 어린 문원들이 떠드는것과 한 청년을 괴롭히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녀석들을 어떻게 해야 하지?'
그냥 몇대 때려 주자니 별로 뉘우칠 생각을 할것 같지도 않고 헛되히 괴롭히는 꼴이 되어 버릴것만 같아 보였고 그냥 두자니 영 석연치 않았던 것이다.
"아아. 미적지근해! 벤. 이쪽인지 저쪽인지 구분하는것은 제대로 하라고,"
"어 어어!!? 레니아 여긴 어떻게?"
"그딴거 거짓말일걸 내가 생각못했을거라 생각해?"
"기척은."
"수련을 한 보람이 있지? 하여간 이런 녀석들도 제대로 못건드려서. 비켜 내가 교섭하지."
툭하니 벤하르트를 밀치고 그녀는 청년을 향해 걸었다.
'교섭인가. 하긴 벤이라는 녀석보다야 이쪽이 더 낫겠군. 얼굴도... 대.대단하다.'
멀리서만 봐서 레니아가 반반하다 정도로만 생각했던 마른 남자는 조금 넋을 잃었다.
'어쨋든 저 남자보다야 낫겠지. 어떻게는 이 위기를 타계하자.'
그는 최강의 적을 맞이한것도 모른채 되도 않되는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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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이내로 여길 끝마칠수 있을지!
빠듯하게 달려야 겠습니다. 사실 요기도 나쁘지는 않은데, 이 이후가 쓰고 싶기도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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