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365화-괴마(1)
[그나저나 레니아녀석 대단하다고나 할까.]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저녀석이 사용하고 있는 최면이라는 것은 나의 기억조작과 상당히 비슷한 구석이 있거든. 저것을 완벽하게 다룰수 있게 된다면, 마치 나와 같이..]
'네 기술과 비슷하다고?'
[칭찬하는것만은 아닐지도 몰라. 그것을 레니아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것 같지만, 아무렇게나 사용해도 좋을 기술은 아니거든. 여러모로..]
'어쨋든 대단하다는것 아냐?'
[맞아. 그렇게 알아 두면 편하겠지. 기분이 나쁜것은 나와 겹치는 기술 때문이니까,]
리스는 그 말을 끝으로 말을 멈추었다.
'닮은 꼴인가..'
"젠장할 이게 뭐하는 짓이야."
레니아는 신경질적으로 패를 내던지면서 말했다.
"제안을 내건건 너잖아. 왜 그러는거야?"
"아니 조금 짜증나서.."
"쉽게 찾을수 없는게 당연하잖아."
"알고 있어. 이성적으로는 하지만 말야.."
레니아는 참을성이 많은 성격은 아니었다. 되려 참을성이 많다기 보다 참을 성이 없어서 그 지능을 버리는 부류에 속한다 할수 있었다. 말이 3일이내의 거리이지. 자신들이 가야할 길에서 아득히 벗어난 길을 몇일이나 걸어 도착한 곳에 아무것도 없는것을 본것만 벌써 5번째.. 벤하르트조차도 슬슬 이 의미 없는 행군을 해야 하는건지 의문이 들정도였으니, 그녀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거기에.."
그녀는 진심으로 마음에 안든다는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무도 안봐서 다행이지만, 아스포에라를 위하여 라는 말을 큰소리로 외치는것도 사실 마음에 안들어."
'그거야 나도 그렇게 느낄 정도니 너는 더 심하겠지.'
자신에 대한 타인의 시선관리를 은근히 중요시 여기는 레니아는 자신에게도 솔직했기 때문에 그럴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벤하르트가 딱히 그녀에게 조언을 해줄만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포기할수는 없어. 힘들기도 하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지지만 말야. 이 행동은 네가 말했듯이 의미가 있거든. 평생을 걸려도 손에 넣을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영석 하나야. 노력에 대한 값어치로는 충분하다 할수 있겠지."
"그래 그건 맞아. 후우, 하지만 정말 이건.."
흑백의 세계. 그곳에는 본래 그들이 서 있었던 배경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게 다섯번 첫번째에는 웃으면서 지나갔다. 둘째도 나름 잘 지나갈수 있었다. 세번째에 이르자 슬슬 표정이 일그러졌고, 네번째에는 약간 욱하는 감정까지 일 정도였다. 돌아가는 거리까지 합하면, 배로 고생하는 행동에 비해서, 흑백의 공간은 너무도 조촐하고 뻔한 광경이었기 때문에, 한번을 실패할때마다 허탈감은 배가 되었다.
"마음을 비우자고, 그래도 세프로에는 차근차근 가고있는 거니까,"
"신선이라도 되는양 말하기는.."
"이게 어딜 봐서 신선이냐."
"그러니까 비꼰건데? 택도 없잖아. 속으로는 부글부글할게 뻔..."
둘은 잡담을 하던중 동시에 발을 놀려 흩어졌다. 둘이 서 있던 자리에는 끈적한 액체가 무언가를 부식시키고 있었다.
"뭐지?"
"내가 알겠어?"
공중에서 한 기괴한 생물이 벤하르트와 레니아를 향해 날아왔다.
"마수인가?"
레니아의 말에 벤하르트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마수라기에는.."
그 생김새는 너무나도 기괴하고 괴상했다. 인간처럼 생겼는데, 머리는 새 모양이었고 그 겉 외피는 검게 응어리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액체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도 손에는 날카로운 집게로 이루어져 있어 검으로 사용할수 있을것만 같았고 마치 악마와 인간이 아닌 이형의 무언가를 섞어 놓은 것만 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레니아 조심해."
"너야말로.."
너무도 자연스럽게 둘은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괴상한 모형의 생물은 곧장 벤하르트에게 달려들었다. 그 속도는 이족보행임에도 인간과는 전혀 다른 속도여서 방어를 하려고 하는 벤하르트의 반응이 엇나게 되어 버렸다.
"큭."
집게처럼 생긴 손으로 괴물은 벤하르트의 몸을 조여 들었다.
"벤!"
상식을 초월한 괴력에 벤하르트는 전신에 기를 이용해 탈출을 시도했지만, 그 힘보다도 괴물은 더 위였다. 다행히 벤하르트가 자기 최면까지 건 육체보다는 약했기에 괴물의 손을 벤하르트는 서서히 풀어냈다. 풀자마자 그는 전력을 다해 괴물의 얼굴을 휘갈겼다. 벤하르트보다 두어배는 커보이는 괴물은 한바퀴를 굴러 나가떨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일어섰다.
"괜찮아?"
"괜찮고 자시고 레니아 조심해. 저게 뭔지는 몰라도 정말 강하다."
"어. 확실히 그러네."
[나에 비하면 택도 없는 소리다만, 조언을 한마디 하자면, 저건 '신체능력만 따진다면' 왠만한 마족보다도 강하다고?]
"백뢰!"
백색의 번개를 괴물은 날아오는것을 보고 팔로 막아내려 하다가 빛이 팔에 닿는 순간 곧장 포기하고 날아올라 레니아를 향해 날았다.
"어딜!"
벤하르트의 백광이 괴물에게 쇄도해 레니아로 향하는 괴물의 움직임을 막자 괴물은 다시 벤하르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어어어어!"
집게손칼과 벤하르트의 검이 맞붙었다. 단단해보이던 괴물의 팔은 불쾌한 음성과 함께 괴물의 손은 덧없이 베여 버렸다.
'이녀석.'
[상극이겠군 벤과는]
괴물은 비정상적으로 빠른 움직임과 반응속도 힘에 의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수비력만큼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벤하르트의 검은 무엇이라도 베어낼수 있는 천하의 명검. 괴물의 살은 마치 두부라도 썰듯이 베여 나간 것이다.
"구고고고오오!"
"레니아 놓쳐선 안돼. 저런게 이런곳을 활보했다가는."
"알고 있어."
레니아는 주변을 그녀의 막으로 완벽하게 차단했다. 괴물은 달아나려 하다가 벽에 막혀 달아나지 못하자 다시 돌아왔다.
"구가가."
괴물은 레니아와 시선을 마주치더니 무시무시한 속도로 그녀를 향해 달려 들었다. 벤하르트가 미처 반응하고 따라가거나 심지어는 백뢰로도 막아내지 못할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레니아!"
"소리 지를틈이 있으면 빨리좀 공격해줘.."
레니아는 마법으로 겨우 막을 쳐 막으면서 말했다.
"어... 어.. 미안."
벤하르트는 곧장 내달려 검으로 괴물을 치려 했지만, 벤하르트의 검에 대한 두려움을 익히 맛본 괴물은 공중으로 뛰어 올라 그 공격을 피했다. 백뢰나 백광조차도 그렇게 빠름에도 불구하고 괴물을 맞추기는 불가능했다. 슬슬 괴물은 벤하르트의 공격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저기 레니아 아무래도 말야.. 너는 물러나는게,,"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그렇게 생각하는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저녀석 싸움법에 영리 하다고, 나한테도 공격을 하면서 말.. 이!"
괴물의 공격에 맞춰 정확하게 공격을 먹였지만, 그 짧은 사이에 괴물은 재빠르게 피하면서 달아나 기회를 노렸다.
"그러니까, 너를 공격할때 나는 막아주는 역할 밖에는 해줄수 없어. 하지만 네가 있으면 결코 나한테는 오지 않거든."
"변명한번 그럴싸 하다."
"그렇지 않아. 뭣하다면 약속이라도 할게. 절대.. 방해하지 말라고!"
백뢰를 날리면서 신경질적으로 벤하르트는 괴물을 쫓아내었다.
"절대 방해하지 말라고?"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절대로 이제 나 혼자 짊어 지려고 하지 않을게."
레니아는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대신 다치지 마."
"걱정 마. 저녀석이 나에게 익숙해졌다면, 나도 저녀석에게 익숙해졌으니까,"
뛰어난 신체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종합적인 능력으로 벤하르트에 비하면 괴물은 몇수는 아래였다. 마찬가지로 리스가 말한 마족이 괴물과 싸운다고 해도 백이면 백 질수가 없을 터였다. 벤하르트와 괴물의 신체능력은 순간적인 한도치만 생각하면 그다지 다르지도 않았다. 유지력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순간 대처로 따지면 벤하르트가 절대적으로 위라고 할수 있었다. 괴물의 신체능력이 벤하르트보다 위라고 한다면, 벤하르트의 기술은 괴물의 배는 넘었다. 레니아가 나가는 경로는 언제나 벤하르트가 막고 있었다. 레니아는 자신이 둘러놓은 막의 밖으로 나가자 막을 더욱 강하게 쳤다.
"원없이 싸워 보라고.."
그녀가 무리없이 나온것도 벤하르트가 괴물에게 더 당하지 않을거라는 확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와라.'
괴물이 급강하하는 속도. 그 속도의 몇배가 더 빨라도 막아낼수 있을만큼 벤하르트는 집중했다. 괴물은 경로를 틀어 벤하르트에게서 멀어졌다.
"뭐지 저녀석.. 베일것을 안건가?"
그대로 다가왔다면 십중팔구는 베어낼 자신이 있었는지라 그는 괴물의 행동에 의아함을 가지고 있었다. 유유히 떠 다니던 괴물은 갑자기 안절부절 못하기 시작했다.
"그거거.."
괴물은 무언가에 겁먹은것처럼 달아나려 했지만, 레니아의 장막은 그의 공격력으로도 부술수 없는 것이었다. 괴물은 당황해하는듯 하다가 벤하르트에게 다급히 공격해왔다. 괴물의 움직임의 경로까지 제대로 읽고 벤하르트는 괴물의 몸을 그대로 베어냈다.
"쿠어에에.."
"....."
"벤 괜찮아?"
"어. 두발로 걸었잖아 이녀석.. 그냥 조금 방심한거야."
"그것보다 말야. 왜 끝을 내지 않은거야?"
"끝이라.."
레니아의 못미더운눈을 보고 벤하르트는 당황해하며 변명하려 하다가 그만두었다.
"낼게. 어쩔수 없지."
잘 지나가던 벤하르트와 레니아를 무작위로 급습한 괴물을 그냥 둔다는것도 무리였기에 그는 검에 손을 가져갔다.
"됐어 내가 할게."
"아니. 내가 해야지. 책임 회피를 할수는 없잖아?"
"꾸에에!!!"
"뭐!"
괴물은 검은 날개를 활짝 피고는 벤하르트와 레니아는 거들떠도 보지 않고 달아나려 했지만, 속도가 잘 나지 않았다. 그때 한 장검이 그 머리를 꿰뚫었다. 검이 날아온 방향을 보니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검은색의 머리 준수한 얼굴과 깔끔하게 정돈된 라군델의 정장을 입고 있는 청년이었다.
'이녀석은 저 사람을 두려워 한것이었다.'
"이거 실례를.."
남자는 괴물의 머리에 있는 검을 뽑아내어 피를 떨구고 검집에 집어 넣었다.
"이 괴물에게 발각당하고도 다치지 않다니 두분은 무도가이십니까?"
"그렇다고 할수 있겠지만, 이 괴물은 뭡니까?"
"저도 처음 보는 괴물이었습니다만, 그대로 놔두면 주변에 폐를 끼칠것 같아 추격도중에 잡을수 있었습니다. 두분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이녀석에 대한 소문은 내어주지 않으면 좋겠습니다만,"
"그건 어째섭니까? 이런 괴물이 돌아다니니 알려야 사람들이 조심하지 않겠습니까?"
청년은 살짝 미소짓고는 말했다.
"저는 이곳 근처에 사는 사람입니다. 이런 괴물이 나왔다는건 살면서 처음이었고, 그것조차 두분의 덕으로 제가 처단했습니다. 구태어 평화로운 사람들에게 공포를 불어 넣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는데 어떠신지요."
"하지만, 혹시라도."
"두분은 혹시 라군델 제국의 국민이 아니지는 않으신지?"
벤하르트는 속으로 뜨끔하며 자신이 무슨 잘못된 발언을 했나 생각하며 말했다.
"그럴리가요."
"그렇다면, 이 일은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으시겠지요."
벤하르트는 의아해 했다.
'이 말의 어디에서 '그렇다면'이 들어가야 되는거지?'
하지만 그 말을 물었다가는 마치 자신이 브렌모스에서 온것을 시인이라도 하는 셈이 될것 같아 그는 잠시 망설였다.
"벤. 뭘 고민해. 말하지만 않으면 되는걸 가지고, 말하지 않도록 하겠어."
"다행이군요."
남자는 무슨 병을 꺼내 그안의 내용물을 괴물의 시체에 뿌렸다. 그리고는 검을 뽑아 바위를 치자 검에 순간적으로 불이 붙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의 검으로 괴물의 몸에 가져가자 괴물의 시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럼."
남자는 발을 차 멀직이 뛰었다. 달리는것을 보니 벤하르트나 레니아 보다 빨라서 이 괴상한 괴물을 어떻게 추적했는지 알수 있을것만 같은 이동속도였다.
===========================================
저도 연참대전 참가용 홍보글을 쓰고 싶은데, 제 소설은 어떻게 소개해야 좋을까요. 후우;;
Commen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