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화. 에필로그
94화. 에필로그
태성은 영건과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포세시오에 대항할 힘이 부족했다. 심지어 낭만 학교 때문에 태성은 레벨 관리국에서 주시하고 있었다. 어쩌면 레벨 관리국도 포세시오의 영향력 아래에 있을지도 몰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태성과 영건은 잠시 몸을 피하기로 결정했다.
태성과 은우는 계획대로 결혼했다. 그렇게 태성과 은우 그리고 유리는 하나의 가정을 만들었다. 그들은 잠시 몸을 피하기 위해 함께 외국으로 나갔다. 덕분에 태성의 집은 혁준의 집이 되었다.
한편, 은우가 없는 하늘 출판사는 김 대표의 조카인 민수가 맡기로 했다. 그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한 경험도 있고 출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은우를 대신하여 하늘 출판사를 운영할 충분한 자질을 갖고 있었다.
또한, 혁준은 드디어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 지수의 교육 아래 완성한 그의 대본이 공모전 미니 시리즈 부분에 당선되었다. 다행히 방송국에서는 그의 대본으로 당장 드라마로 만들어도 좋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혁준은 마치 안개처럼 절대로 손에 잡힐 거 같지 않았던 그의 꿈을 이루었다.
지금까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다. 중간에 포기할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그때마다 그를 돕는 손길이 나타났다. 그들과 함께 자신의 길을 가다보니 아무리 힘들고 답답해도 제법 견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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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맑은 바다였다. 얼마나 맑은지 바닷물 밑이 보일 정도였다. 거기에 곱고 부드러운 모래. 그리고 아름다운 태양빛이 더해지자 여유로움과 행복함이 공존하는 멋진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그곳에서 유리는 자신의 엄마인 은우와 함께 놀고 있었다. 유리는 튜브에 몸을 맡기고 있었고 그 튜브를 은우가 끌고 다녔다. 참으로 행복해 보이는 모녀 사이였다.
그들의 모습을 멀리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태성이었다.
“작가님. 참으로 행복해보네요.”
익숙한 목소리였다. 태성이 고개를 돌려보니 언제 왔는지 영건이 서 있었다.
“네. 아주 행복합니다.”
“부럽네요. 저도 나중에 꼭 작가님처럼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습니다.”
영건의 말에 태성이 피식 웃었다. 그런 그를 보며 영건이 말을 이어갔다.
“그나저나 무슨 일로 절 부르신 거죠?”
“알려드리고 싶은 소식이 있어서 불렀습니다.”
“무슨 소식이죠?”
“낭만 학교 기억하십니까?”
“네. 당연히 기억합니다. 제가 투자도 했으니깐요.”
“그럼 거기 나오는 남자 주인공도 기억 하십니까?”
“당연히 기억하죠. 그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 선생님 같은 사람을 제가 지금까지 찾고 있으니깐요.”
“그 주인공과 비슷한 사람을 찾은 거 같습니다.”
“네? 그게 무슨 말이시죠?”
“며칠 전 댓글이 달렸습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과 정말 비슷한 선생님이 자신의 고등학교에 있다고 했습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 사람이 저희 팀에 함께 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연락드린 겁니다.”
태성의 말에 영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낭만 학교의 남자 주인공이 자신이 찾고 있던 참된 선생님의 모습이었으니.
사람을 레벨로 보는 게 아니라 그들의 본질을 봐야한다며 당당히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 학생들의 꿈을 레벨로 제한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가능성을 보고 응원할 수 있는 선생님. 학생들을 레벨로 차별하지 않는 선생님 말이다.
“그게 정말입니까? 그 선생님이 지금 어디 있습니까?”
“강남에 위치한 학교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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