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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유원's story.

그녀는-ing(그녀와 기사단의 나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세유원
작품등록일 :
2012.11.22 16:34
최근연재일 :
2013.03.07 19:48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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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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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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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1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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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34화 하늘은 언제나 맑음! +35화 우리 한번 놀아볼까?(1부)

DUMMY

34화.


정말 제이로 제국의 황성에 도착할 때까지 쉴 틈 없이 달려온 이들은 황성에 도착함과 동시에 무너져 내렸다. 나 이제 더 이상 못 걸어 하는 얼굴로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그들을 내려다보며 레안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러다 이내 맘대로 하라는 듯 레안은 느긋한 걸음으로 그녀의 침실로 향했다. 가장 먼저 황제에게 결과 보고를 해야 하긴 했지만 지금은 푹 쉬고 있었다. 아무 곳에서도 자는 바람에 숙면을 취하지 못했으니까.

다음날.

겨우 편한 숙소에서 숙면을 취할 수 있었지만 그동안의 피로가 장난 아니게 쌓여있었기에 여전히 그들은 지쳐 있었다. 휴가라도 주면 좋을련만 도착한 그날만 쉬게 해주곤 다음날 바로 훈련을 시키는 악독한 레안의 횡포에 류가 입을 삐죽였다. 그나마 체력 하나는 기가 막히게 좋은 류도 피곤에 찌들어 다크써클이 가득 했기에 리엔의 상태는 더욱 최악이었다.

그들 중 가장 상태가 좋은 건 라힌과 하륜 뿐이었다. 그것도 단지 레안에게 안 맞고, 상처를 치료했던 덕분이랄까. 그러나 그들도 레안의 빡센 강행군은 많이 버거웠는지 그들도 지쳐 있었다. 그저 류들 보다 상태가 좋은 정도였다.


결과 보고를 위해 황제의 집무실에 들른 레안은 문 안에서 들리는 소리에 잠깐 멈춰섰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국무대신인 것 같은데 저리 화를 내는 것을 보니 또 일 안하고 논 것 같았다.

잠시 그렇게 조용히 서있으니 안에서는 제법 진정이 되었는지 소리가 작아졌다. 그리고는 국무대신이 문을 열고 나왔고 문 앞에 서있던 그녀를 보고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허리를 숙이며 인사하곤 몸을 돌렸다.

“여어, 왔어~”

도대체 뭔 짓을 했길래 저 꼴이 된 걸까?

황제 주제에 얼굴 곳곳에 멍이 든 것을 보며 레안이 속으로 생각했다. 뭐 또 몰래 황성 밖으로 나가서 술 마시다 사고치고 온 걸까?

재미없는 상상에 대충 생각을 머릿속 밖으로 던져내곤 소파에 털썩 앉았다.

“해결 했어. 아예 그 근처 있던 마물들 다 처리했으니까 아마 당분간 마물 흔적 보기도 힘들걸?”

호오. 역시 레안.

유리안이 감탄어린 표정을 지었다. 새삼 단장 하나 잘 섭외했다는 생각에 뿌듯해졌다.

“그보다, 말해둘 게 있어.”

갑자기 진지해진 레안의 얼굴을 보며 유리안도 덩달아 심각해졌다.

“뭔데?”

“하륜, 기억해? 신입 기사 녀석.”

흐음.

낯익은 이름에 유리안이 잠시 기억을 회상했다.

아아. 유난히 음침했던 진청색 머리의 기사를 생각해내곤 고개를 끄덕였다.

“응. 기억해.”

“그녀석 마룡의 하트를 가지고 있어. 마룡이 인위적으로 박아 넣었더군.”흐음?

왠지 수긍이 가면서도 나름 충격적인 사실에 유리안이 눈을 크게 떴다.

“그런데 난 그녀석 살려둘거야.”

“그거 폭주할 수 있지 않아?”

“맞아. 그녀석 마룡의 하트뿐만 아니라 마룡의 피도 마신 상태라 아마 폭주하면 장난이 아니겠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별로 좋은 의도로 마룡이 그녀석에게 하트를 준 것 같지도 않고. 피를 마심으로써 하게 되는 폭주는 하트를 가짐으로써 막을 수 있었지만 하트 자체가 가지는 위험은 남아있지. 그녀석 마룡의 것이 된 거나 마찬가지니까.”

“그런 위험을 가지고 있는데 살려두는 이유는? 그 이유가 합당하지 않다면 아무리 너라도 그녀석을 살려둔 것에 대한 처벌을 벗어나지 못할 거야.”

심각한 사건이기 때문인지 유리안이 엄숙하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랜만에 보는 그 모습에 레안이 뚱하니 바라보았다.

“내가 책임 질게. 그녀석으로 벌어지는 일 전부. 그리고 폭주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폭주하기 전에 마룡 새끼 죽이면 되. 그 전까지만 버티면 되. 혹시나 그럴 까봐 매일 체크하고 있고.”

“마룡 죽여도 폭주 할 가능성 남아 있는거 아니야?”

그렇지. 하지만.

“막을 수 있어. 방법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하륜 살려 둘거야. 그리 알아. 죽이고 싶지 않으니까.”

단호한 레안의 모습에 유리안이 이내 표정을 풀며 생글 웃었다.

“대신 혹여라도 폭주하게 된다면 그땐 나도 너 보호해줄 수 없다는 건 알아둬.”

자신을 향한 걱정에 레안은 피식 웃으며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안의 집무실에서 나온 레안은 류 녀석들이 과연 훈련을 잘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훈련장으로 향했다. 가장 먼저 청룡단의 훈련장에 도착한 레안은 리엔은 빡세게 훈련시키고 있는 주제에 자기는 나무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 류의 모습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딱히 리엔의 편을 들어주려는 것이 아니라 하라는 훈련은 안하고 쉬고 있는 류의 모습에 화가 나 레안이 류에게 다가가 그의 배를 발로 찼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류가 감고 있던 눈을 크게 뜨며 원망하는 눈초리로 레안을 바라보았다.

“넌 훈련 안해? 그 실력으로 가지고 뭐가 잘났다고 놀아?”

레안의 말에 류가 뾰루퉁하게 볼을 부풀렸다.

그에 레안은 깔끔히 무시하며 그녀의 손길에 반항하는 류를 살포시 잡아 나무에 거꾸로 매달아놓았다.

“이대로 윗몸 일으키기 200회만 해. 하고나서 저녀석이랑 대련이나 하고.”

레안이 고개짓으로 이안을 가리켰다.

그리고는 이안에게 다가가 류를 잘 감시할 것을 부탁했다. 200회를 했는지 세고 다 하고나서 대련을 하라는 말에 이안이 졸린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명을 처리한 레안은 나머지 녀석들을 처리하기 위해 이번엔 라이너가 있는 현무단의 훈련장으로 향했다.

“라이너는?”

아무리 훈련장을 홱홱 둘러보아도 보이지 않는 라이너의 모습에 전용 테이블에 앉아 느긋하게 책을 읽고 있는 카렌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에 카렌이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땡땡이 친 라이너의 행동이 괘씸해 고개를 돌린 레안의 시선에 묵묵히 검을 휘두르며 유유히 훈련을 하는 하륜이 보였고, 그 성실한 모습에 레안이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 라이너의 행방을 추측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주작단의 훈련장으로 향했다.

역시나.

아주 사이좋게 달라붙어 있는 커플이 하나 보였다.

어제 미처 자느라 건네주지 못한 꽃과 함께 목걸이를 걸어주는 라이너의 모습을 보며 레안이 삐뚤어진 미소를 지었다.

“라이너.”

조심스럽게 그들에게 다가가 이름을 부른 레안은 자신을 바라보는 라이너의 시선에 비죽 웃었다. 그 모습에 유란이 귀엽다는 듯 꺅꺅 거렸다.

“내가 훈련하랬던 것 같은데?”

“...잠시 주러 온 거야.”

자신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는 듯 당당히 대꾸하는 라이너의 모습에 레안이 피식 웃었다. 묘하게 요즘들어 기어 오르는게 뭘 잘못 먹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 자기도 참. 빨리 잘못했습니다. 해야지.”

눈치 빠른 유란이 라이너의 옆구리를 꼬집으며 웃으며 협박어린 눈길로 라이너에게 말했다. 유란의 행동에 라이너가 마음에 안 드는 듯 미간을 찌푸렸지만 유란의 살벌한 시선에 라이너가 떨떠름하게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분이 풀리지 않은 레안이 그를 붙잡고 현무단 훈련장으로 질질 끌고 갔다. 그리고는 카렌을 시켜 총합 80kg이 넘는 쇳덩이를 그의 어깨에 지게 하곤 훈련장을 15바퀴 돌라고 명령했다. 어마어마한 명령에 라이너가 잠시 반항할려고 레안을 보는 순간, 날카로운 안광에 이내 묵묵히 훈련장을 뛰었다.

이제 남은 것은 백호단인가. 잠시 고민하던 레안은 라힌을 믿기로 하고 자신의 집무실로 향했다.


35화.


따사로운 햇살을 만끽하며 창틀에 걸터앉아 훈련장을 구경하던 레안은 문득 달력을 보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실을 떠올리곤 인상을 찌푸렸다.

어째 쉴 만하면 자꾸 일이 생기는 나날에 레안의 짜증은 한계치까지 차올랐다.

특히나 올해 들어 왜이렇게 사건이 끊이질 않는지.

해가 시작하고는 신입 기사 뽑는다고 난리에, 익숙해질만 하면 승급 심사에, 또 쉴 만하니까 황실 기사단에 기사 들어왔다고 입단식 하고, 그러고 나서 연달아 마룡 새끼 쳐 기어나오고, 겨우 진정해 놓으니까 그 후유증으로 출장까지 가고..

도대체 이 놈의 황성은 언제쯤 조용해질련지.

딱 더도 말고 1달 만이라도 조용히 쥐 죽은 듯이 지내면 안되나.

똑똑.

정중한 노크 소리에 라힌인가 하여 레안이 대충 들어오라며 중얼거리곤 창 밖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나 라힌이 아닌 다른 이의 기운에 레안이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틀었다.

카인 다음으로 사건사고를 가지고 오는 유라인 따위. 절대 반갑지 않은 이에 레안이 와락 아주 대놓고 와락 인상을 구겼다.

“뭐야?”

답지 않게, 아닌 평소와 같은 그러나 평소보다 더 싱글 거리는 모습으로 기어들어오는 유라인을 레안이 아니꼽다는 듯 노려보았다.

“이제 곧 운동회구나 싶어서.”

근데, 그게 뭐. 라는 표정으로 레안이 그를 바라보았다.

얼굴에 선명히 드러나는 짜증어린 기색에 유라인이 피식 웃었다. 언제나 드는 생각이지만 정말 미치도록 솔직한 레안이었다. 하긴, 자신과 레안은 다르니까. 황실에서의 암투에,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 속에서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은 바로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것과 마찬가지인 삶을 살아온 유라인, 자신과 레안은 다르니까. 그녀는 그럴 필요도 없을뿐더러, 그렇다하더라도 절대 죽임 당하지 않을 실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새삼 느껴지는 그녀의 위대함에 유라인이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절대로 끼어들지 말라는 의도를 담으며 말하는 레안의 모습에 유라인이 이채를 띠었다. 본인은 자각하고 있지 않겠지만 꼭 저런 식으로 레안이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면 꼭 자신은 그 일을 하고 싶어졌다. 처음엔 해도 안 해도 그만이었던 생각이 꼭 하고 말겠다로 바뀌어버린 달까? 물론 그것을 알면 당장에 검 빼들고 죽이겠다고 달려들겠지만.

“나도 같이 구경할까 해서. 아니면 같이 참가하는 것도..”

“하는 건 상관 안해. 살아남을 자신 있다면. 설령 죽더라도 반역이라고만 하지마.”

명백히 너를 죽이겠다는 레안의 선전포고에 핼쭉 웃던 유라인이 움찔했다.

‘생각보다 반응이 더 과격하구만.’

하긴 애초에 구경이라면 모를까 참가라니. 그것도 근위 기사단도 아니고 황실 기사단의 운동회에. 아무리 그가 검술을 익혔고 나름 어디에 가서 빠지는 실력이 아니라지만 그건 일반적인 기사들, 즉 황실 기사단을 제외한 기사들에게 해당되는 것이지 황실 기사단의 기사들과 비교하면 그는 아직 약했다.

그리고 설사 근위 기사단이라 해도 기사들의 운동회인 이상 실력에 상관없이 상처를 입을 테고 그렇게 되면 분명 그 까칠하고 고지식한 귀족들이 반발할테지.

안그래도 기사들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귀족들이 있는데.

“쳇, 너무 까칠해.”

눈물을 훔치며 말하는 유라인의 모습에 레안이 뚱하니 바라보다 관심 없다는 듯 시선을 돌렸다. 냉담한 반응에 유라인이 입술을 삐죽였다.

“나도 구경은 할 테니까 그렇게 알아.”

“실수로 너한테 공 던져주마.”

샐쭉하니 내뱉는 레안의 모습에서 암묵적인 허락을 읽은 유라인이 빙그레 웃으며 레안에게 다가가 품에 꼬옥 안았다. 갑작스런 유라인의 행동에 레안이 그의 머리카락을 잡아 당겼다.

“우리 사이에 이러기야?”

“미친.”

싸늘히 일갈한 레안은 그대로 품에서 유라인은 떨궈내 집무실 밖으로 내던졌다.

갑작스레 문을 열고 내팽겨친 황제의 모습에 복도에서 일하던 시녀들이 움찔하며 놀랬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유라인은 싱긋 웃으며 옷을 털며 유유히 걸어갔다.


모처럼 운동회 때문에 레안을 비롯한 황실 기사단의 단장들과 부단장들이 회의실에 다같이 모여 있었다. 귀찮은 걸 죽도록 싫어하는 그녀였기에 간단히 끝날 회의이긴 했지만 오랜만에 하는 회의에 단장들과 부단장들은 긴장감 어린 표정을 했다.

“이번 운동회에 객석으로 유라인 구경 온다.”

응?

쌩뚱 맞은 이름에 뭐지 하고 갸웃거리던 바론이 레안을 향해 되물었다.

“황제인가 뭐시기인가 하는 놈 온다고. 그러니까 사고 치지 않게 적당히 감시해.”

한두번도 아니었건만 번번히 황제 폐하의 이름을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던 옆집 똥개 이름 부르듯이 하는 레안의 행동에 들을 때마다 바론은 괜히 긴장하는 걸 느꼈다.

“헤에. 황제 폐하께서 어쩐 일로? 안 바쁘신가.”

비슷한 캐릭터로 인해 자신의 인지도를 잃을까 걱정된 류가 뚱하니 말했다.

“그놈은 바빠도 한가하게 만들 놈이야. 아무튼 그러니까 사고치지 마. 하긴, 그녀석이 오든 안 오든 사고치면 죽을 목숨이긴 하지만.”

하긴, 그렇지.

새삼 황제가 오든 말든 무슨 생간인가 싶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번 운동회 종목이랑 방식은 어떻게 할까요?”

가장 중요한 사실을 꼬집은 라힌의 물음에 레안이 잠시 고민에 잠겼다.

“누가누가 여장을 잘하나 여장 대회 해봐요~! 아마 우리 주작단이 단박에 우승할걸요.”

아주 의도적으로 제나를 바라보며 유란이 말했다.

이에 제나가 아주 또렷이 그녀를 응시하며 말했다.

“당연하죠. 단장님이 나가신다면 우승은 따놓은 거 아니겠어요?”

“어머, 질투하는 거야? 난 여자인데, 자기는 여장 남.자 라서? 하긴, 여장이 아무리 잘 어울리면 뭐해. 그래봤자 여장하는 변태인걸.”

“어머, 여자인데 남자 같은 누구보다야 훨씬 낫지 않겠어요? 누가 보면 단장님이 여장 남자인줄 알걸요.”

싱긋 웃으며 반박하는 제나의 말에 유란의 이마에 빠직 마크가 새겨졌다.

잠시 그렇게 그 둘의 모습을 무감각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레안은 둘 사이에 금방이라도 싸울 듯한 분위기가 흐르자 아주 살며시 살기를 내비쳤다.

도대체 같이 단장 부단장한게 몇 년인데 아직도 저러고 있는 건지.

“닥치고 짜져 있어.”

싸늘한 레안의 일갈에 유란과 제나는 끼깅하며 입을 다물었다.

“술래잡기!! 저 술래잡기 추천이요.”

술래잡기란 말에 류 외의 단장들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것은 레안도 마찬가지였다.

잠시 레안이 자리를 비운 사이 용케 술래잡기라는 미명 아래 온갖 개잡질을 하더니.

하지만 잘만 이용하면 꽤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레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바론이 경악어린 표정을, 라이너가 미쳤냐는 표정을 지었다. 이하는 다 놀란 표정.

“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 전 반대입니다.”

바론의 말에 드물게 이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지지했다.

“그냥 술래잡기야. 단지 서로 쫓고 쫓기는. 다만 그 범위는 황실 기사단 훈련장으로 제한할 거야. 혹시나 넘어가는 놈은 뭐, 나랑 노는 거고. 무기는 일체 없어. 그냥 순수히 몸만이야.”

하긴, 그때와 다르긴 할 테지. 그 생각에 라힌이 찬성을 표했다.

“전 줄다리기 추천합니다.”

호오. 그것도 괜찮네. 레안이 흔쾌히 바론의 의견에 동조했다. 그렇게 몇 명의 의견 끝에 운동회 종목은 피구, 줄다리기, 이어 달리기, 그리고 술래잡기로 결정되었다. 팀 전으로 결정된 이 운동회는 가장 많은 점수를 얻은 단에게 삼일간의 휴가와 보너스를 주기로 결정됐다.


운동회 당일.

각각 기사단들의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우승 상품에 그 받기 힘들다는 휴가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듣자하니 다른 대륙의 어떤 대륙에는 군대라는 곳이 있어 일정 이상 나이를 먹은 남자들은 반드시 가서 2년 동안 집에도 맘대로 못 가고 죽어라 훈련 받고 선임들의 갈굼을 받으며 살아서 휴가에 그렇게 미쳐있다던데.

아마 필시 자신들이 그들보다 더했음 더했지 못하지 않으리란 생각에 기사들은 일제히 열의를 불태웠다.

“알거라 생각하지만 팀전이고, 종목은 총 네가지야. 1등은 50점, 2등은 40점, 3등은 30점, 4등은 10점이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팀이 우승한다. 우선 피구부터 시작하도록 하지. 설마 그게 뭔지 모르는 건 아니겠지?”

모를 수도 있건만 모르면 죽여 버린다는 포스에 기사들은 움찔했다.

“저기, 말입니다.”

조용히 손을 드는 백호단의 기사 중 한명인 카를로스의 행동에 레안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단 별로 기사 수가 다르지 않습니까. 그럼 솔직히 인원이 적은 팀이 좀 불리한 거 아닙니까?”

그 말에 몇몇의 기사들이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마물한테 싸울 때도 한번 그렇게 말해봐. 왜 우리는 5명인데 니들은 백마리냐. 이건 불공평하다. 그러니 니들도 다섯 마리만 와라. 퍽이나 말 쳐듣고 그러겠다?”

“그거랑 이거랑 다르지 않습니까?”

성격 걸걸한 휴가 카를로스를 옹호하며 나섰다.

“꼬우면 니들이 알아서 몇 명 다리를 부러뜨려서 못 나오게 하던가. 내가 1:100으로 싸우래? 고작 해봐야 몇 명 차이라고 그 지랄인데? 그거 하나 감당 못할 거면 철저히 머릿수 재며 게임 하는 근위 기사단으로 가던가.”

무언가 불만인 듯 휴가 입술을 달싹 거렸지만 그를 향해 보내는 사람들의 부담스런 압박에 휴는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피구는 시작되었고, 제비뽑기에 의해 결정된 대결 순서와 팀은 첫 번째 게임인 백호단와 주작단, 두 번째 게임이 청룡단과 현무단으로 결정되었다.

순서와 팀이 정해지자 레안이 느긋하게 나무 밑 그늘에 자리 잡은 유라인의 옆에 가서 앉았다. 편안한 의자와 함께 놓여진 맛있는 간식들에 레안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주작단과 백호단의 피구는 흥미진진했다. 서로 죽일 듯이 공을 던지는 그들의 모습에 유라인이 흥미로운 시선을 던졌다.

처음에는 다소 근력이 강한 백호단이 우세했으나 이내 일사분란한 행동으로 주작단이 점점 백호단과 호각을 이루기 시작했다. 특히나 평소에는 그렇게 사이가 안 좋던 제나와 유란의 합동 공격은 백호단 기사들을 하나 둘씩 아웃시켰고, 결국 백호단의 진영에는 어느새 라힌과 바론만 남아있었다. 그러나 그도 결국 둘의 환상적인 퍼포먼스에 끝이 났다.

생각보다 너무 쉽게 져버리자 백호단의 기사들은 음울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서 두 번째 순서인 현무단과 청룡단의 게임이 시작되었다. 서로 일격필살을 원칙으로 하는 기사단이니 만큼 처음의 다소 느린 게임과는 달리 이들의 게임은 완전 속전속결이었다. 얼마나 순식간에 공방이 오고 가는지 유라인으로서는 공의 위치 파악하기도 어려웠다. 속도에 있어서는 청룡단을 능가하는 기사가 없었고, 정확한 사격력으로 현무단을 능가하는 기사가 없었기에 스피드와 정확함으로 얼룩진 그들의 게임은 정말 숨막힐 듯 긴장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결국 악과 오기로 똘똘 뭉친 현무단의 승리로 끝이 났다. 생긴 거 다들 무감정한 주제에 어찌나 승부욕이 강한지 눈에 불을 켜고 죽일 듯 공을 던지는 그들의 모습에 청룡단의 기사들은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그렇게 결승전은 현무단과 주작단이 올라가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레안이 재미없다는 듯 시선을 돌렸다. 그도 그럴 것이 현무단이 아무리 강하다 한들 주작단이 이길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레안의 예감이 적중했다. 초반부에는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늘 그렇듯 정확한 조준력으로 현무단의 기사들은 주작단의 기사들을 맞추었다. 그러나 주작단에 유란과 제나만 남게 되자 상황이 변했다. 이기기 위해 유란을 향해 공을 던질려고 하면 어떻게든 방해를 하며 살기를 내뿜는 라이너의 행동에 결국 그들은 졌다. 마지막엔 어찌나 웃기던지 라이너 혼자 남았는데 그가 진지한 표정으로 스스로 금을 밟고서 아웃을 외치며 자살을 했다.

이에 라이너의 부인인 유란만 좋아서 실실 웃을 뿐이었다.

그렇게 3,4위전이 시작되었고, 1위는 주작단, 2위는 현무단, 3위는 청룡단, 4위는 백호단으로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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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57화 또다시 시작되는 불길한 징조 +2 13.02.18 807 4 11쪽
69 56화 그대는 진정한 챔피온!! +3 13.02.15 996 5 11쪽
68 55.1화 그를 찾아 삼만리. +3 13.02.13 818 12 5쪽
67 55화 그렇다고 내가 봐줄 줄 알았어? +2 13.02.12 752 9 10쪽
66 54화 자, 선택해봐. +3 13.02.11 953 6 13쪽
65 53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지. +3 13.02.08 701 4 11쪽
64 52화 이럼 안되는데.. +2 13.02.06 742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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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50화 외전 : 그의 과거 +2 13.02.01 672 5 12쪽
61 48화 슬슬 가동 준비중~ + 49화 오늘도 열심히~! +1 13.01.31 836 9 21쪽
60 47화 이런 엿같은 일이!+47.1화 각양각색, 그들의 위로 +2 13.01.30 771 11 16쪽
59 46화 가끔 피는 물보다 연할 수도 있다 +2 13.01.29 808 6 13쪽
58 45화 복수는 또다른 원망을 낳는다. +2 13.01.28 712 4 11쪽
57 44화 우리는 자연과 하나가 되었다. +1 13.01.26 839 6 12쪽
56 43화 당신을 위한 특별한 여행 패키지 13.01.25 697 7 12쪽
55 42화 황제 님은 낚시질의 대가+ 42.1화 만약 그들이 1등이 된다면? +1 13.01.24 645 8 12쪽
54 41화 너희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한 승급심사. +1 13.01.23 604 6 12쪽
53 40화 이제 우리는 화해해야 할 시간~! 13.01.22 817 6 11쪽
52 39화 안녕, 만나서 반가워. 13.01.21 886 6 15쪽
51 38화 가끔 싸우는 것도 좋지. 13.01.19 819 8 11쪽
50 37화 역시 세상은 불공평해. 13.01.18 980 8 12쪽
49 36화 우리 한번 놀아볼까? (2부) 13.01.17 852 4 12쪽
» 34화 하늘은 언제나 맑음! +35화 우리 한번 놀아볼까?(1부) +1 13.01.16 898 8 20쪽
47 33화 하아, 집 나가면 개고생. 13.01.15 774 9 12쪽
46 32화 축제, 축제닷~! 13.01.14 899 11 13쪽
45 31.1화 그녀와 그의 은밀한 만남. 13.01.13 767 7 4쪽
44 31화 그녀와 함께 하는 나들이! +2 13.01.12 878 6 12쪽
43 30화 그녀와 함께 하는 나들이 시작? +1 13.01.11 776 7 9쪽
42 29화 너희를 위한 선물. 13.01.10 1,003 9 12쪽
41 28.1화 그들의 사정. 13.01.10 954 7 6쪽
40 28화 지금 실컷 쉬어라? 13.01.09 862 6 13쪽
39 27화 삐뚤어질테다~!! +1 13.01.08 1,080 6 13쪽
38 26화 돌아와요, 근위 기사단!! +1 13.01.07 839 7 11쪽
37 25.1화 그들의 속사정 +1 13.01.05 828 8 6쪽
36 25화 그들 사이엔 무언가가 있다! +1 13.01.02 1,296 7 10쪽
35 24화 돌아온 그녀의 사건일지. 12.12.29 685 7 9쪽
34 23화 빌어먹을 마룡 새끼! +1 12.12.26 1,006 7 10쪽
33 22화 이 무슨 복잡미묘한 날인가! 12.12.23 901 7 12쪽
32 21화 레안의 나들이! 12.12.20 1,012 7 13쪽
31 20화 삐삐, 긴급상황입니다. +1 12.12.19 864 6 10쪽
30 19화 뭐든 네들 맘대로냐? +1 12.12.17 1,019 6 9쪽
29 18화 저게 황제라고? +2 12.12.16 1,181 6 14쪽
28 17화 그들의 오붓한 외출. +2 12.12.11 919 7 12쪽
27 16.1화 그녀는 놀라웠다. +1 12.12.10 934 8 3쪽
26 16화 이거 뭐임? +2 12.12.08 1,022 10 13쪽
25 15화 아아, 재미없네~ +2 12.12.07 620 8 8쪽
24 14화 본격적으로 시작. +1 12.12.06 1,111 9 9쪽
23 13화 3인3색 그들의 사정 +1 12.12.05 890 8 14쪽
22 12.1화 세상에 이런 일이!! +1 12.12.04 1,056 6 4쪽
21 +간단한 설명 +1 12.12.03 845 4 1쪽
20 12화 안녕, 나의 친구들~ 12.12.03 1,096 8 9쪽
19 11.1화 그들의 점수는 10점 만점에 몇점? +1 12.12.02 988 8 4쪽
18 11화 쓸 때는 승급심사, 읽을 때는 지옥 훈련. 12.12.01 1,017 10 8쪽
17 10화 이제부터 시작! 12.11.29 1,370 10 11쪽
16 9.1화 세상 살기 참 힘들지? 12.11.28 1,043 6 4쪽
15 9화 그와 그가 만났을 때 +1 12.11.27 1,092 9 10쪽
14 8화 리엔, 그대에게 드리리~ 12.11.25 876 5 10쪽
13 7화 그래도 우리는 뛴다. +1 12.11.24 1,055 8 11쪽
12 6화 우리는 백호단~~입니다!! 12.11.24 1,113 4 12쪽
11 5.1화 사는게 사는게 아니야 12.11.22 1,285 5 1쪽
10 5화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 +1 12.11.22 1,098 6 9쪽
9 4.1화 황실기사단엔 만만한 사람이란 없다! 12.11.22 995 8 3쪽
8 4화 후회해봤자 늦었지요. 12.11.22 1,042 8 11쪽
7 3.1화 그들의 반응 +1 12.11.22 1,157 7 1쪽
6 3화 그들의 백호단 승격! +1 12.11.22 1,706 10 11쪽
5 2화 대망의 견습기사 생활! +1 12.11.22 1,578 11 13쪽
4 1.1화 그들의 정체는? 12.11.22 1,502 10 3쪽
3 1화 그녀의 정체는? +2 12.11.22 2,081 13 11쪽
2 서장 +2 12.11.22 1,629 5 1쪽
1 기본적인 세계관 +2 12.11.22 2,151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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