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화 세상에 이런 일이!!
승급 심사가 끝난 후 며칠 뒤 어느날, 전체 기사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잔뜩 침체되어 있는 분위기의 8명의 사람들이 나타나 그들의 분위기를 급격하게 냉각시켰다.
특히나 알록달록 색칠이라도 한 모양으로 나타난 그들의 모습은 시끌벅적 떠들던 그들의 입을 순간적으로 닫게 했다. 하지만 이내 그들은 익숙한 듯 자신들의 식사에 열중했다. 그러나 그들 중 신입인 하륜들은 처음 보는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저건 어떻게 된 걸까?”
화려한 류의 모습에 묘하게 기뻐하며 리엔이 물었다.
“글쎄.”
쓸데없는 관심은 화를 불러 일으킨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저쪽에게 향하는 궁금증을 하륜은 애써 눌렀다.
“큭, 내가 봤을땐 신경 안쓰는게 좋을 것 같은데?”
그것은 카엘도 마찬가지였는지 카엘도 그들에게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들의 무관심 속 오직 눈치없는 리엔만이 그들을 향해 무한한 궁금증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속으로만 표현하면 좋을 련만. 류를 힐끔힐끔 바라보며 살풋살풋 웃는 리엔의 모습이 기어코 단장과 부단장들의 신경을 건드렸는지 라이너가 리엔에게 다가왔다.
“뭐, 뭐에요.”
라이너의 주위에 감돌고 있는 검은 오오라를 느꼈는지 리엔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 그를 향해 라이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의 뒷덜미를 끌고선 류에게 던졌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류는 기뻐하며 리엔의 손을 마주 잡았다.
그 이후, 며칠 동안 하륜과 카엘은 리엔을 볼 수 없었고, 며칠 후 돌아온 리엔은 해골이 되어 있었다.
괜스레 잠이 안 오는 밤, 숙소 뒤뜰에 있는 호수 근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던 하륜은 옆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시선을 돌렸다.
“뭘봐?”피식.
다소 기분이 나쁠 법도 하건만 하륜의 얼굴엔 묘한 미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왜일까. 왜인지 모르게 그는 레안이 무지 마음에 들었다. 그 띠꺼운 말투 조차도 귀엽게 느껴진달까?
“잠이 안 오시나 봅니다.”
“달이 예뻐서.”
정말 달이 예뻐서 나온 건지 레안이 시선은 밤하늘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달에 꽂혀 있었다. 그 모습이 달빛에 비쳐 묘하게 예쁘고 매혹적이었다. 특히나 달빛에 비친 청발과 청안은 빛이 나는 듯 반짝 거렸고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족 같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신족에 가까운 용족 같달까?
“오늘 단장님들의 얼굴이 역동적이던데, 왜 그런지 물어도 됩니까?”
“안되.”
단칼에 자르는 레안의 거절에 하륜은 살짝 풀죽은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을 바라보던 레안은 강아지 같구나란 생각을 했다.
“승급심사.”
생뚱 맞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던 하륜은 단장들이 다친 것이 승급 심사 때문임을 알았다.
하긴, 이전에 단장들은 따로 레안과 승급 심사를 한다고 했으니. 하지만 도대체 어떤 승급 심사를 했기에 그리도 망신창이인걸까.
“단장들과 부단장들의 승급심사 내용은 나와의 대련이야. 그 대련 하나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 있으니까.”
헤에.
생각 외로 친절한 그녀의 모습에 하륜은 기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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