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화 그녀는 놀라웠다.
거의 좀비같은 형상으로 숙소로 돌아와 침대에 몸을 뉘운 카엘에게 리엔과 하륜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
그들도 첫 임무를 갔다 왔건만 가장 상태가 심각해 보이는 카엘의 모습에 걱정이 되면서도 또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임무를 수행했기에 저리도 망신창이가 되어 온 건지.
“헤에, 도대체 무슨 임무였기에 꼴이 그 모양이야?”
한번도 저렇게까지 지친 카엘을 본 적이 없기에 리엔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큭, 그냥 임무인거지. 다소 과격한.”
“도대체 뭐였는데?”
“S급 호랑이 10마리에 A급 호랑이 120마리.”
그게 많은 건가.
굳이 마물들 숫자로만 따지면 리엔이 나갔던 임무와 별다를 게 없었기에 리엔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리엔의 모습에 하륜이 친절히 그의 궁금증을 해소해주었다.
“같은 숫자라해도 기사들의 실력과 기사단에 따라 다르니까.”
확실히 기사단 중 가장 강력하다는 현무단에 소속되어있는 기사들은 평균 A급 로드 이상으로 왠만한 기사단 기사들 중 상위에 해당하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랬기에 단 세명으로 임무를 수행한 것이겠지만. 여기서 새삼 자신은 단 세명으로 S급 마물 40마리와 A급 마물 80마리를 처리했다고하면-정확히는 두명이서-꽤나 경악에 찬 시선을 향할 것이 뻔했기에 하륜은 굳이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거기다 백호 한 마리.”
헉.
하륜의 설명에도 아무리 그래도 라고 생각했던 리엔은 카엘의 말에 격하게 수긍했다. 그래, SA급 이상의 백호 한 마리라면...
백호라는 단어는 하륜에게도 꽤나 의외였는 듯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백호를 만나서 저 정도로 어쩌면 상당히 약소한 것일지도.
“어떻게 살아왔네?”
미치도록 신기하다는 리엔의 말에 하륜도 미미하게 동의를 표했다.
“큭, 레안님도 같이 갔거든.”
아아.
문득 바론과 휴를 업고 왔던 레안을 떠올리며 하륜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땠어?”
한번도 레안의 실력을 본 적이 없던 리엔이 궁금증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그 물음에 하륜은 문득 라이너와 카렌의 싸움에서 끼어들어 그들을 제압한 것을 떠올리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싸움에 끼어드는 것은, 특히나 강자들의 싸움에 아무런 상처 없이 끼어들어 제압하는 것은 그들보다 웬만큼 강해서는 불가능한 일인텐데.
적어도 레안은 그들보다 몇배는 강하다는 뜻이리라.
“순식간에 죽여버리더군. 큭, 그것도 아주 갈기갈기. 검에 닿자 마자 분해가 되는데 끔찍했지. 소름도 돋았고. 거기다 우리는 낑낑 거리며 처리하던 호랑이를 단 한번의 일격으로 10마리를 처리한 것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고.”
단 한번의 일격.
자신들 지친 기색으로 처리하던 호랑이들을 겨우 단 한번으로 처리하다니.
새삼 그 모습을 기억하니 몸에 소름이 돋았다.
강한 자에 대한 동경.
예전부터 느끼던 것이었지만 정말 황실 기사단에 들어온 것이 너무도 잘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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