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화 세상을 다 가져라 4
우주정거장에서 동해안에 위치한 독도를 향해 공간이동을 발현했다.
독도에는 대한신국의 제 3함대가 주둔하고 있었다.
대한신국에는 총 3개의 대양함대가 존재했다.
3개의 함대 모두 핵추진 항공모함을 운용했으며, 각 함대마다 5척의 이지스함과 30척의 전투함, 50척의 잠수함.
그리고 수천대의 전투기를 운용했다.
더불어 핵추진 항공모함과 이지스함에는 러시아의 짜르봄바를 능가하는 수소폭탄이 실려있었다.
유사시 한국을 공격하는 악의 세력을 선제타격하기 위함이었다.
그런 탓으로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일본은 연일 대한신국의 대양함대를 맹비난하고 있었다.
한국의 막강화력에 잔뜩 겁을 집어먹은 탓이었다.
물론 미국 역시 동아시아 해역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야욕 덕분에.
한국의 대양함대를 못마땅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물론 내가 알 바 아니었다.
핵항모의 조종석으로 들어서자 이창선 해군 대장과 영관급 장교들이 나를 향해 오체투지의 예를 취했다.
그들 또한 내가 공간이동 능력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걸핏하면 공간이동을 이용해 핵항모에 모습을 드러낸 까닭이다.
그들에게 묵직한 중저음의 바리톤을 내뱉었다.
"모두 제자리에서 일어나세요."
내 명령이 떨어지자 이창선과 영관급 장교들이 일사불란하게 내 면전에 도열했다.
창선에게 나직한 어조로 물었다.
"일본과 중국, 북한, 러시아의 동태를 보고하세요."
그가 군기가 바짝 든 얼굴로 보고를 올렸다.
"중국의 초계기들이 영공을 침범하는 행위가 최근 들어 잦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제 3함대는 그들이 독도의 영공을 침범하는 즉시, 전투기를 출격시켜서 엄정하게 대응하는 중입니다."
엄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앞으로도 한치의 빈틈을 보이지 마십시오."
"명심하겠습니다. 천황 성하."
독도를 나서자마자 제주도 해군 기지를 목표로 공간이동을 했다.
제주도에는 제 2함대가 주둔하고 있었다.
해군기지의 사령관실에 들어서자 부관들과 작전 참모회의를 주재하는 김종력 해군 대장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나를 발견하자마자 일사불란한 자세로 오체투지의 예를 취했다.
잠시 후.
면전에 서 있는 김종력에게 단호한 어조로 지시를 내렸다.
"남중국해를 목표로 작전에 돌입하십시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그에게 반문했다.
"대한신국 2함대의 위용을 만천하에 널리 알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야 그렇지만,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펼치면 중국이 격렬하게 반발한 겁니다."
"그래봤자, 우리 2함대의 적수는 아닙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바로 내일부터 작전에 돌입하십시오."
그말을 끝으로 미국 뉴욕의 맨해튼을 향해 공간이동을 발현했다.
맨해튼의 중심가인 미드타운에 들어서자 한미우호증진 빌딩이 시야에 들어왔다.
한미우호증진 빌딩은 높이 145층에 달하는 초고층 빌딩이었다.
이 빌딩은 대한신국 정부가 한화로 2조를 투입해서 완공한 건물이었다.
그런 탓으로 1층부터 탑층인 145층까지 한국 정부와 연관된 사무실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130층부터 145까지는 한미우호증진 재단의 사무실로 이용되고 있었다.
여유로운 발걸음을 과시하며 145층에 들어서자 한미재단 직원들이 분주하게 일하는 광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들 대다수는 미국 현지인이었다.
나는 안쪽에 위치한 호화스런 사무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 탓일까.
사무실 앞에 조성된 인포 데스크의 여직원이 나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무슨 볼 일로 오셨죠?"
"올리버 재단 이사장을 만나려고 왔습니다."
"약속을 하신 건가요?"
"형이 찾아왔다고 전해주세요."
그녀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봤고.
그러기를 잠시 후, 내선을 사무실에 연결했다.
예상대로 그녀가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사무실 안으로 안내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홈바에서 위스키를 즐기는 올리버의 모습이 보였다.
"하라는 일은 안하고, 대낮부터 술이나 쳐마실 셈이냐?"
"나름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까, 너무 보채지 말라고."
녀석은 미국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 한미우호재단에서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연봉으로 2천만 달러(280억)를 받았으면, 그에 걸맞게 일을 해야지. 쯧쯧..."
혀를 끌끌 차며 창가로 걸어갔다.
창밖으로 시선을 모으자 맨해튼의 마천루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러기를 얼마 후, 녀석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금년도에는 10만 명에 달하는 미국 학생들을 대한신국에 유학 보내."
녀석의 놀란 목소리가 귓등에 파고들었다.
"그렇게나 많이?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돈은 넘쳐나니까 쓸데없이 걱정하지 말고, 쓸만한 친구들로 10만 명을 모아봐."
올리버가 비아냥거렸다.
"미국의 인재들을 친한파로 만들고 싶어서 환장했구만."
"한미우호재단의 이름에 걸맞는 활동이라고 생각해라."
녀석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기를 잠시 뒤.
우려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핵추진 항공모함과 이지스함에 수천개에 달하는 수소폭탄을 싣고 다닌다면서? 그 문제로 요즘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까지 UN에서 한국을 연일 맹비난하고 있다고."
녀석에게 심드렁한 어조를 내뱉었다.
"한국의 자위권에 속하는 문제야. 그러니까 너는 신경쓰지마라."
"우리 미국과 중국, 러시아를 자극하지 말라니까. 까딱 잘못하면 정말 핵전쟁이 벌어진다구."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으니까, 너는 한국 대학에 유학을 원하는 인재들을 대규모로 선발해라. 그럼 나중에 보자."
그말을 끝으로 청와대를 향해 공간이동을 발현했다.
*
청와대 집무실에서 TV 뉴스에 이목을 모았다.
-삼승그룹을 비롯한 대한신국 30대 그룹에 속한 대기업 집단이 연초부터 대규모 정리해고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삼승그룹은 삼승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에서 총 20만 명에 달하는 대량의 정리해고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재계 서열 2위인 신강그룹 역시 총 10만명에 육박하는 정리해고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외에도 재계 서열 30위권에 속한 대기업 대다수가 정리해고를 추진할 뜻을 노골적으로 내비쳤습니다. 중략.
내 입가에 비릿한 조소가 떠올랐다.
장사치 나부랭이들이 간덩이가 부어도 단단히 부은 까닭이다.
내 덕분에 앉아서 떼돈을 번 것들이 주제파악을 못하고 함부로 설치고 있었다.
한국의 기업들은 11억 명에 달하는 막강한 내수 시장 덕분에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를 하고 있었다.
해외 수출에 목매달 필요 없이 한국 내수 시장만 올인해도 천문학적인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정규직 사원들의 인건비를 아까워한 나머지 갖은 핑계를 대며.
대량의 정리해고를 하겠다고 신년 초부터 공언하고 있었다.
아주 나를 우습게 아는 모양새였다.
나는 의도적으로 재벌 총수들을 처단하지 않았다.
한국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한 탓이다,
허나 그들은 결코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결국 넘고야 말았다.
감히 사전에 나에게 일언반구 언급 없이 제멋대로 대량 해고를 언론에 공표한 것이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태였다.
곧바로 이기택 국정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20분 정도가 지나자 이기택이 눈 앞에 나타났다.
그는 나를 향해 오체투지의 예를 취한 뒤.
절도있게 내 면전에 시립했다.
그에게 단호한 어조로 명령을 내렸다.
"30대 기업의 총수 전원을 서빙고동으로 연행해서 묵사발을 내세요."
기택이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그들을 국가반역죄와 신성모독죄 혐의로 잡아들이라는 말씀입니까?"
"죽지 않을 정도로 혹독하게 교육을 하세요."
그가 결연한 얼굴로 복명했다.
"말씀대로 조치하겠습니다."
"그리고 기업 규모에 걸맞는 돈을 국가에 자발적으로 헌납하라고 언질을 하세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십시오."
그에게 즉답했다.
"삼승그룹 오너인 강학수 회장에게 총액 100조 규모의 개인 자산을 국가에 헌납하라고 말하세요. 그리고 나머지 기업들은 강 회장을 기준으로 자산 헌납금을 정리하세요."
"예. 교황님."
고개를 끄덕이며 기택에게 넌지시 말했다.
"그리고 총 1천만 명에 달하는 신규 고용인력을 창출하라는 명령도 반드시 전달하십시오."
"명심하겠습니다. 교황 성하."
*
늦은 밤.
남영동 대공분실에 모골이 송영한 비명이 끊임 없이 울려퍼졌다.
비명의 주인공들은 대한신국을 대표하는 30대 그룹의 총수들이었다.
허나 그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기관원들은 그들의 여린 몸에 무자비한 몽둥이 찜찔을 기계적으로 퍼부었다.
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
"크아악!"
"으아악!"
"끄아악!"
"아아악!"
비슷한 시각.
30대 그룹 총수들의 후계자들이 국정원에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기택은 눈 앞에 나타난 재벌 그룹 후계자들에게 냉랭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대한신국의 주신이신 태양신 한울님과 그분의 독생자인 교황님의 심기를 어지럽힌 죄를, 저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습니다."
그의 말이 떨어지자 일행을 대표해서 삼승그룹의 강명철 부회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하면 회장님들이 무사히 풀려날 수 있겠습니까? 그 방법을 말씀해 주십시오."
기택이 무미건조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삼승그룹은 총 100조에 달하는 사재를 출연해서 정부에 헌납하시고, 신강그룹은 50조, 나머지 그룹들은 회사 규모에 준하는 액수를 정부에 헌납하십시오."
"그리고 30대 그룹은 서로 논의해서 총 1천만 명에 달하는 정규직 사원들을 반드시 고용하셔야 합니다."
"만약 이같은 요구 사항을 거부할 시에는 30대 재벌 총수들은 조만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겁니다. 뿐만 아니라 30대 그룹 총수 일가의 재산 전액을 국가가 몰수할 예정입니다.."
장내에 혹독한 찬바람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대한신국의 절대 권력자인 강천은 이 세상에서 가장 무자비한 통치자였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때문일까.
그들은 기택의 발언이 떨어지자마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의 제안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했다.
자신들의 부친을 살리고, 집안의 재산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
오후 무렵.
청와대 집무실에서 컵라면과 김밥으로 배를 채울 무렵.
이용현 비서실장의 인솔하에 30대 그룹 총수들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하나같이 초췌한 몰골이었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참교육을 제대로 당한 모양새였다.
강학수 회장을 필두로 30명의 회장단이 나를 향해 일제히 오체투지의 예를 취했다.
나는 맨바닥에 납작 엎드린 그들을 내려다보며.
묵직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주제파악 못하고 제멋대로 해고를 하겠다고 날뛰면, 당신들의 모가지를 따버릴 겁니다. 그리고 댁들의 집안 재산을 모조리 국고로 환수할 거니까, 제발 알아서 잘 하세요."
내 신신당부가 효과를 발휘한 탓인지, 그들의 얼굴이 맨바닥에 깊숙이 박혀들었다.
그들은 나에게 겁을 잔뜩 집어먹었는지, 내 면전에서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한심한 작자들이었다.
"그리고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해외로 달러를 유출하거나, 세금을 탈세한 사실이 드러나면 절대 안봐줄 겁니다. 알아서 잘 하시라고요."
그제야 회장님들이 내 말귀를 알아들었는지 기합이 단단히 들어간 목소리로 복명했다.
"넵! 교황 성하!"
회장님들을 내보낸 뒤.
TV 화면에 시선을 모았다,
TV 에서는 광화문 사거리에서 공개 총살형이 집행되고 있었다.
대신그룹의 이명욱 회장과 그의 3남 이철민.
그들에게 돈을 받아먹은 대가로 집행유예를 선고한 조정수 판사가 주인공이었다.
잠시 후.
수십발의 총탄이 그들 3인의 몸을 벌집으로 만들었다.
총알이 박히는 정도가 아니라, 그들의 몸을 통째로 터트릴 정도의 파괴력이었다.
통쾌한 광경이었다.
그런 탓일까.
공개 총살형을 현장에서 구경한 시민들이 열렬한 환호성을 내지름과 동시에 격렬한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국민들을 위해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악습 타파를 몸소 실천 중인.
나를 향한 뜨거운 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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