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화 주인공이 힘을 과시함 6
그가 조심스러운 태도로 질문을 던졌다.
"태양신인 한울님과 회장님의 관계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찬수는 그점이 사뭇 궁금한 눈치였다.
그에게 입에서 나오는 대로 대충 둘러댔다.
"태양신인 한울은 저의 아버지에요. 한마디로 저는 태양신의 독생자죠."
"그럼 회장님은 예수 그리스도 같은 분이신가요?"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거에요."
"여자의 몸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죠. 태양신의 몸에서 태어났다고 보면 될 거에요."
찬수가 경외지심이 가득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봤다.
신의 아들인 내가 대단해 보이는 모양이었다.
"내일 밤 9시에 청와대 경내에 수방사 사령관과 군인, 그리고 청와대 경호실장과 요원들, 보좌관들을 모두 집합시키세요."
"그들을 태양교에 신도로 입교시킬 생각입니까?"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찬수에게 찬란한 미래를 약속했다.
"앞으로 한국은 태양교의 교황인 내가 직접 이끌어 나갈 거에요. 그리고 당신은 나를 보좌하는 수상 역할을 해주세요. 물론 임기는 최소 10년 이상을 보장해 드리죠."
그러자 녀석이 감격한 얼굴로 맨바닥에 연거푸 이마를 찍었다.
"내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태양신인 한울님과 그분의 독생자인 회장님을 성심을 다해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그 마음 변치 마시길 바랍니다."
"예. 회장님."
"그리고 태양교가 한국을 접수하는 즉시 청와대에 태양교의 교황청을 설치할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교황인 저를 보좌하는 대제사장에 임명될 거에요."
찬수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태양교의 2인자 지위를 약속받은 탓이다.
그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쉴 새 없이 절대충성을 맹세했다.
보기 좋은 광경이었다.
다음날 밤 9시.
나는 청와대 상공에서 1천미터에 달하는 태양신 한울로 화신했다.
그 후, 청와대 경내에 도열한 2천명의 수방사 군인들과 300명의 청와대 경호인력, 200명에 달하는 보좌진들을 대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본신(本神)은 한민족의 운명을 관장하는 태양신 한울이니라. 이제 한국은 태양신인 본신이 직접 통치를 하겠노라."
청와대에 도열한 수천명의 군웅들이 경악한 얼굴로 내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제 한국은 본신을 대변하는 독생자 이강천이 통치할 것이니, 그대들은 내 아들인 이강천의 말에 절대복종을 맹세해야 하느니라."
"만약 본신과 독생자인 이강천을 능멸하는 자가 나타난다면 무자비한 응징을 가하겠노라!"
그말을 끝으로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그 후, 청와대 경내로 유유히 하강했다.
하늘에서 천신처럼 내려오는 나를 발견한 수방사 군인들과 청와대 경호원들이 경외심이 가득한 얼굴로 나를 우러러보았다.
바로 그때, 찬수가 내 앞에 나타났다.
그는 나에게 정중히 인사한 뒤.
뒤편에 도열한 청와대 경호원들과 수방사 군인들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 후, 나에 대해서 그들에게 소개했다.
"이분은 태양신인 한울님의 독생자인 이강천 교황님입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은 교황 성하(聖下)의 말씀을 믿고 따르셔야 합니다."
그러자 좌중이 놀람과 의아함이 뒤범벆된 얼굴로 나와 찬수를 번갈아 쳐다봤다.
"앞으로 한국은 태양신의 독생자인 이강천 교황님이 통치할 예정이니 여러분들은 지금 당장 태양교에 귀의하십시오."
찬수는 말을 끝마친 후, 나를 향해 오체투지(두 팔꿈치, 두 무릎, 이마의 5군데 인체 부위를 땅에 대고 절하는 예법)를 발현했다.
그러자 수방사 군인들과 경호원들이 마지못해 차례로 나를 향해 오체투지를 시행했다.
나는 그같은 광경을 유심히 관찰한 뒤.
찬수를 향해 중저음의 바리톤을 내뱉었다.
"수방사 군인들과 경호원들, 보좌관들의 명단을 태양교의 교인 명단에 등재하십시오."
"예. 교황님."
찬수는 내가 시키지도 않았겄만.
벌써 나를 향해 교황이라는 호칭을 아무렇지 않게 구사했다.
마음에 드는 자세였다.
이틀 후.
청와대 춘추관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삼부요인들과 여야의 국회의원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그같은 광경을 청와대 상공에서 묵묵히 주시하며,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렸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청와대의 너른 정원에 국회의원들과 삼부요인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전면에는 찬수가 있었다.
이제 내가 행동에 나설 차례였다.
나는 1천미터에 달하는 초거인으로 화신하자마자 청와대 경내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허공 100미터 지점에서 내 정체를 노출한 것이다.
그런 탓일까.
삼부요인들과 국회의원들이 까무러치게 놀란 얼굴로 이리저리 도망갈 궁리만 했다.
내가 자신들을 잡아먹을까봐 몹시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한 모양새였다.
결국 그들을 안정시키지 위해, 웅혼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본신은 한민족의 운명을 관장하는 태양산인 한울이니라. 앞으로 한국은 본신의 아들인 이강천이 통치할 것이다."
"그대들은 본신의 독생자인 이강천을 하늘처럼 믿고 따라야 할 것이다."
그말이 끝나자마자 지상 1만미터 지점으로 쾌속하게 몸을 날렸다.
잠시 후.
본래 모습으로 회복하자마자, 지상으로 천천히 하강했다.
천신처럼 지상으로 하강한 탓일까.
청와대 경내를 가득 메운 국회의원들과 삼부요인들이 경외심이 가득한 얼굴로 나를 우러러보았다.
"본인은 태양신인 한울님의 독생자인 이강천입니다. 저는 한민족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앞으로 대한민국을 집적 통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나를 도와서 대한민국의 찬란한 미래를 건설하는데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허나 정치인들은 태생이 얍삽해서 그런지, 당최 내 말을 따르려 하지 않았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쉴 새 없이 부정적인 질문을 해온 것이다.
"한국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당신이 제아무리 대단한 존재라고 해도, 한국의 정치는 국민들의 투표로 선출된 정치인들이 주도해야 합니다."
"맞습니다. 당신이 하늘의 아들이라고 해도 그점은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저는 한국 정치에 당신이 관여하는 걸 용납할 수 없습니다."
"나 역시 마찬가집니다. 당신이 무슨 기술로 이런 사기를 치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만만한 국가가 아닙니다."
"한국을 당신 멋대로 통치할 생각 자체를 버리십시오. 만약 국민 동의 없이 한국의 권력을 찬탈한다면 당신은 국민들에게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그후로도 50명에 달하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나를 비난하는 언사를 끊임없이 내뱉었다.
결국 나는 본보기 차원에서 감히 나에게 대적한 국회위원 100명을 무자비하게 처단하기로 작심했다.
나에게 대적한 국회의원들의 목덜미를 목표로 백여줄기의 칼날 같은 강기가 쇄도했다.
총알을 능가하는 스피드였다.
그래서였을까.
그들은 변변한 반항 한번 해보지 못한 채.
몸통에서 목이 분리되는 참사를 맞이하게 되었다.
비명조차 제대로 내지르지 못한 채.
이름없는 고혼으로 전락한 것이다.
그런 탓일까.
장내를 삽시간에 끔찍한 시산혈하로 변모했다.
그들이 내쏟은 핏물이 청와대 경내를 붉게 물들였고.
그같은 광경을 눈앞에서 목도한 국회의원들과 삼부요인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겄만.
공포에 몸을 떨며 내 발밑에 차례로 무릎을 꿇었다.
"앞으로 한국은 태양신교가 지배하는 제정일치 국가로 변모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모두 태양신교의 제사장 지위를 얻을 것이며, 부귀영화를 죽을 때까지 누리실 겁니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찬수가 그들의 이름을 태양신교의 입교자 명단에 재빨리 등재했다.
일사천리였다.
내 앞에 나타난 찬수에게 명령을 내렸다.
"전국 방방 곳곳에 태양신인 한울님이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그러니 당신은 방송국과 언론사에 연락해서 그같은 광경을 생방송으로 내보낼 수 있게 조치를 취하십시오."
"예. 교황님."
그날 자정 무렵.
나는 서울과 부산, 광주, 대전, 대구, 청주, 전주, 강릉, 춘천, 수원, 인천, 일산, 경남, 경북, 전북, 전남 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1천 미터에 달하는 태양신 한울의 면모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당연히 그같은 광경은 지상파와 종편, 유튜브를 통해서 대한민국과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고.
그날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은 새로운 역사의 장으로 진입했다.
*
저녁 무렵.
서울역의 역사 로비에 들어서자, 시민들이 대화면 TV 앞에서 태양신 라울이 현신(現身)한 영상을 홀린 듯한 시선으로 감상하는 광경이 보였다.
나는 그들 곁으로 천천히 다가선 뒤.
TV 화면에 시선을 모았다.
TV 에서는 대한민국 방방 곳곳에 출현한 태양신 라울의 위대한 장면이 여과없이 드러난 상태였다.
그런 탓일까.
내 입가에 절로 흡족한 표정이 떠올랐다.
바로 그때, TV에서 긴급 속보가 전해졌다.
그러기를 잠시 뒤.
정찬수 대통령이 TV 화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저는 지금 이시간 이후로,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을 태양신 한울님의 독생자인 이강천 교황님에게 이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오늘 자정을 기점으로 전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는 바입니다. 비상계엄령이 선포되면 자정 이후 외출이 금지되며, 그 어떠한 정치적인 행위도 불가합니다."
"이 조치는 태양신 한울님의 독생자인 이강천 교황님이 정식으로 대한민국의 통치자로 등극하는 그날까지 이어질 것임을 공표하는 바입니다."
그말을 끝으로 찬수의 모습이 TV에서 사라졌다.
그런 탓일까.
TV를 시청하던 시민들의 얼굴에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해졌다.
나는 그들을 뒤로한 채.
청와대로 공간이동을 발현했다.
청와대 집무실에 들어서자 찬수가 나를 향해 특유의 오체투지를 발현했다.
내 면전에 바짝 엎드린 찬수를 향해 나직한 어조를 내뱉었다.
"계엄사령관을 정하셨나요?"
"네. 이미 계엄사령관의 선정을 끝마쳤습니다."
"계엄사령관이 누구죠?"
"수방사령관인 김승화 중장으로 낙점했습니다."
김승화 중장은 당연히 태양교의 신자였다.
그리고 태양교에서 제사장 역할을 맡고 있었다.
"지금 당장 김승화 계엄사령관을 내 앞으로 호출하세요."
"예. 교황님."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김승화가 내 면전에 나타났다.
그 역시 나를 향해 오체투지를 발현했다.
내 발밑에 납작 엎드린 승화를 향해 단호한 어조를 내뱉었다.
"지금 당장 재경지검의 판사와 검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4대 로펌의 대표 번호사를 전원 반역혐의로 체포하세요. 그리고 본보기 차원에서 내일 오전 7시에 전원 총살형에 처하십시오."
찬수와 승화가 경악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헌법재판관 역시 마찬가지로 모두 체포 후에 광화문 사거리에서 공개 총살형을 집행하십시오. 물론 현직 검찰총장 역시 마찬가집니다."
그제야 승화와 찬수는 내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긴장이 역력한 얼굴로 복명했다.
"말씀대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그들에게 나직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나는 법을 농락하는 법조비리 사범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그동안 한국의 고위 법조인들은 법을 우롱하고 서민들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어요."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몸소 실천한 거죠. 나는 한국의 썩어빠진 사법 시스템을 모조리 뜯어고칠 겁니다. 그러니 당신들은 내 명령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실행에 옮기세요."
*
다음날 아침.
나는 청와대 집무실의 벽면을 장식한 대화면 TV에 이목을 집중했다.
TV 에서는 광화문 사거리에서 실시되는 공개 총살형이 성황리에 생중계되고 있었다.
1천명에 달하는 고위 법조인들을 대상으로 계엄사령부의 군인들이 일제사격을 단행한 것이다.
탕탕탕탕탕탕탕탕탕!
탕탕탕탕탕탕탕탕탕탕탕탕탕탕...!
고위 법조인들의 몸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갔다.
그들의 몸을 수천발의 총탄이 무자비하게 관통한 탓이었다.
속이 후련해지는 광경이었다.
드디어 대한민국에 정의가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 작가의말
선추코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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