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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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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1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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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7쪽

올빼미섬 2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어느 한가한 오후, 갑자기 섬 전체가 혼란스러울 만큼 분주해졌다.


섬사람들이 배를 이용해 어린아이들과 여자들을 급히 동쪽 섬으로 보냈다.


일부 건장한 남자들은 섬 서남쪽 입구에 방어막을 치고 있었고 몇 명은 나뭇가지를 가져다가 굴처럼 된 땅을 덮었으며, 뾰족하게 생긴 무기들을 나루터에서 섬으로 올라오는 길에 뿌렸다.


마을 입구 료우타가 머물던 건물에서 각종 무기를 가지고 몇몇은 건물 뒤로 숨었지만, 대부분 사람은 재빠르게 산 위로 올라갔다.


멀리 남쪽 하늘은 꾸물꾸물했지만, 섬 머리 위 하늘이 파랗게 맑은 어느 날 오후, 료우타가 섬에만 있어 답답해서 뭍으로 산책하러 나갔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서 그런지 산과 들은 푸르름을 내려놓고 있었다.


오랜만에 육지로 나와 주변을 구경하던 료우타가 멀리 길을 따라 산과 들, 그리고 사람들을 구경하고 섬으로 돌아오는데, 큰 배 한 척이 오사카만에서 내려와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보였다.


병사들이 타고 있는 것이 군함이었다.


외해로 가던 군함의 선수가 왼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더니 섬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군함이 섬에 무슨 일일까?’


예사롭지 않아 발걸음을 빨리했다.



군함이 오기 전, 섬에서는 분주히 움직임이 있고 난 뒤 고요가 몰려왔다.


맑은 하늘에서 작은 눈송이가 급박하게 몸을 숨긴 섬사람들 머리 위로 날렸다.


사람들의 눈길이 머리 위 날리는 눈송이를 따라가고 있었다.


눈송이 따라 남쪽 바다로 간 그들의 눈에 큰 배 한 척이 섬으로 다가왔다.


군함이었다.


배에는 약 50명이 넘는 병사들이 철포와 창을 들고 있었다.


산속 우거진 숲 사이에 숨은 섬사람들은 군함의 정체를 알아내려는 듯,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동료들을 둘러보며 서로 눈으로 물었다.


일부는 익숙한 듯 얼굴에 비장함이 있었다.


고요한 섬에 갈매기 소리만 요란했다.


섬으로 들어 온 료우타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섬의 상황을 보고 급히 별채로 가 칼과 활을 손에 들고 섬사람들이 숨어 있는 산 위로 뛰어 올라갔다.


섬사람들은 농기구와 각종 무기를 들고 산 중턱의 구릉지나 바위 뒤, 그리고 산 정상의 소나무와 관목 숲에서 긴장한 채 몸을 숨기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몰라 여기저기를 돌아보면서도 상황을 파악하려 물어보고 싶었지만 진지한 섬사람들의 표정에 입을 다물고는 군함을 내려다보았다.


“쾅!”


배에서 연기가 나고 조금 후 천둥소리가 났다.


곧 마을 근처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그렇게 다섯 발의 대포를 마을 근처로 날려 보냈다.


공포감에 휩싸일 만도 한데 섬사람들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눈에 불을 켰다.


촌장 마모루의 지시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배를 주시하며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리가 아픈 사람도, 손이 하나가 없는 사람도 하나 같이 무장하고는 적의에 가득 찬 눈으로 배를 바라보며 명령이 떨어지면 나아가 싸울 태세였다.


대포에 놀라 옆에 있는 라나를 쳐다봤으나, 그녀는 심각한 얼굴로 배에 있는 군사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다.


저 멀리 남쪽에서 먹구름이 조금씩 몰려오고 있었다.


섬의 운명처럼 조금씩 날이 어둑해져 갔다.


배에서 더 이상 움직임이 없었고 섬사람들도 간혹 마모루를 쳐다볼 뿐 각자 자기 자리를 조용히 지키고 있었다.


육지와 배 위의 병사들은 그냥 그대로 있었고, 또 대포도 마을 옆을 조준한 것을 보면 무력 시위를 한 것처럼 보였다.


아무 움직임도 없는 것이 오히려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군함에서 작은 배 한 척이 내려지고 있었다.


대여섯 명의 군인들이 작은 배에 올라타고는 섬으로 들어왔다.


이를 지켜보던 마모루가 섬 뒤 육지 병사들의 움직임을 보고는 다시 섬으로 들어오는 배를 바라다보았다.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육지에 백여 명이 넘은 병사가 완전무장을 한 채 대열을 이루고 있었다.


작은 배에서 내려, 섬으로 올라오고 있는 다섯 명은 일반 병사가 아닌 무사들이었다.


허리에는 큰 칼 하나와 작은 칼 한 자루를 허리에 차고 있었으며, 손에는 큰 창이나 언월도를 들고 있는 자도 있었다.


병사 하나는 다른 무사와 달리 칼도 없이 언월도를 들고 있었다.


긴장감이 섬 곳곳에 안개처럼 퍼져나갔다.


머리 위는 아직 파란 하늘이었지만 어디서 날아왔는지 다시 눈송이가 하나둘 흩날렸다.


아마도 남쪽 먹구름을 따라왔을 것이다.


서남쪽 마을 입구의 너른 평지에 올라온 그들이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마을과 산 위를 올려다보았다.


‘무슨 의도로 저 정도의 인원만 섬에 올라오는 것일까?’


마모루는 의아한 듯 입술을 깨물며 긴장했다.


푸른빛이 영롱하게 감도는 비단 천을 어깨에서 허리를 지나 무릎 뒤까지 걸친 무사가 단신으로 사람들이 숨어 있는 곳으로 10여 보를 걸어 올라오더니 고함을 쳤다.


“여기 촌장이 누구인가?”


섬사람들은 모두 마모루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


“대포 맛을 보아야 정신을 차릴 텐가?”


우두머리로 보이는 무사가 다시 고함을 쳤다.


“내가 촌장이오.”


바위 뒤에 숨어 있던 촌장 마모루가 바위 옆으로 나왔다. 긴


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료우타는 촌장과 라나를 번갈아 보았다.


군함이 섬을 공격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일부 무사들이 섬으로 올라와 촌장은 찾는 것도 이상했다.


지금의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 궁금증이 일었지만, 눈에 불을 켜고 숨을 죽이고 있는 섬사람들 얼굴을 보고는 입술을 다물었다.


“나는 키노카와번 코카와성의 도도 다카도라 성주님을 모시는 부관 와타나케 칸베에라고 한다. 촌장은 나에게로 오라. 긴히 할 얘기가 있다.”


촌장은 깜짝 놀랐다.


다카도라가 최고로 치는 무장이 칸베에였다.


자신의 영지 일부를 주고 그를 휘하에 두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 칸베에가 자기 눈앞에 와 있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이 엄습했다.


‘보잘것없는 섬에 저자를 보내다니···?’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 얼굴로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섬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모두가 촌장만 바라보았다.


한참을 망설이던 촌장은 두려움을 누르고 성큼성큼 아래로 내려갔다.


홀로 내려가는 모습이 당당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위축된 모습은 더더욱 아니었다.


칸베에 와의 거리가 20보 정도에서 걸음을 멈췄다.


“다카도라 성주님의 명으로 지난 남만인 배를 약탈한 해적들을 수색하고 있다.”


‘헉.’


촌장은 속으로 신음을 삼켰다.


“혹, 촌장은 그들을 알고 있는가?”


‘해적들을 찾고 있다면 관백의 직할 부대나 교토와 오사카의 행정청에서 할 일을 왜 코카와에서···.’


잠시 생각하던 촌장이 대꾸했다.


“···우리는 선량한 어부들입니다. 해적들에 대해 처음 들어 봅니다.”


섬뜩한 기운을 느꼈지만, 무표정한 얼굴로 답을 했다.


심장이 벌렁거렸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는 그가 아닌가.


“그런가. 정녕 모른단 말인가?”


“해적 금지령이 내려진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해적들이 있는가 봅니다.”


“그런가! 그럼, 왜 다들 무장하고 숨어 있는가? 선량한 어부들이라면 여기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


“저 많은 병사와 대포를 저희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온 나라가 전쟁 통에 아무 죄 없는 영혼들이 얼마나 많이 죽어 나갔습니까.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저승의 객이 된 자 또한 수천, 수만입니다.”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도 촌장은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아랫배에 힘을 주었다.


그러면서 칸베에의 표정을 살폈다.


촌장의 하얀 수염이 찬바람에 나부꼈다.


칸베에도 촌장을 유심히 살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들이 어떻게 우리가 남만인 배에 잠입한 것을 알았을까?’


촌장은 칸베에를 넌지시 바라보며 머릿속으로 작금의 상황을 이해하려 했지만,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 긴장감이 돌았다.


얼마의 시간 동안 침묵이 섬을 덮쳤다.


섬사람들은 무사와 촌장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하여 온 정신을 그들에게 쏟았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알 수가 없었다.


모두 답답한 마음으로 마치 그 시간이 억겁으로 여겨졌다.


“좋다. 그렇다면 무장으로서 말한다. 누구든지 앞으로 나와 여기 무사 중 한 사람과 대결하여 이기면 촌장의 말을 인정해 주겠다. 어떤가?”


가만히 촌장과 섬을 둘러보고 있던 칸베에가 바람에 날리는 촌장의 흰 수염을 보며 말했다.


‘이상하군! 평소 같으면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사람들을 죽이거나 잡아갔을 텐데···, 병사들을··· 저만치 두고 무사들만 올라온 것도 이상하고······? 뭔가 속임수가 있지 않을까? ···아니면?’


촌장은 저들의 속내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 자꾸만 생각이 복잡해져 갔다


“시간이 없다. 모두 죽고 싶은가? 저기 육지와 배에 있는 군사들이 보이지 않는가? 대포만으로도 섬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


“칸베에님의 말씀을 어떻게 믿을 수 있습니까?”


칸베에의 저의를 알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하하하, 나는 코카와성의 부관이다. 내 말이 곧 도도 다카도라 성주님의 말이다. 또한 나 칸베에의 명예를 걸지.”


“좋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칸베에의 명성을 잘 아는 촌장은 무엇보다 자신의 명예를 건다는 말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섬사람들에게로 돌아온 촌장은 원로들을 불러 모았다.


촌장을 포함하여 세 사람이 진지하게 의논했다.


섬사람들은 촌장과 원로들을 보며, 무엇을 의논하는지 알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는 서로 얼굴을 보았다.


칸베에의 의도에 대해 옥신각신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여기 다이라 진치를 내 보내겠습니다.”


덩치가 여섯 자가 넘는 다이라 진치가 다리를 약간 절며, 큰 칼을 들고 내려갔다.


“다이라씨(氏)와는 무슨 관계인가?”


“저는 다이라가의 방계 후손으로 집안이 몰락하여 고기나 잡으며 살고 있습니다.”


“오호, 그런가? 그래도 씨(氏)가 있으니 실력이 있겠군. 그런데 다리가 좀 불편한 것 같은데···”


“무사에게 이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좋다. 예우해야겠지. 죠유지! 자네가 맞서게나.”


“옛, 칸베에 부관님의 명에 본때를 보여 주겠습니다.”


몸은 조금 작으나 눈매가 살아있는 죠유지라는 무사가 진치 앞으로 나왔다.


“자, 시작하지!”


죠유지가 긴 칼을 뽑아 들었다. 두 사람은 서로 겨누면서 눈싸움을 했다.


상대의 실력을 모르기 때문에 서로 조심하면서 상대의 허점을 기다렸다.


먼저 진치가 움직였다. 초겨울 햇살에 번쩍이는 칼을 앞세우며 불편한 다리로 상대방에게로 달려갔다.


진치는 증조부 때 집안이 몰락하였는데 할아버지가 이가로 들어가 그 후손들이 죠닌이 되었다.


본래 무사의 집안이라 진치는 어릴 적부터 칼 솜씨만은 일취월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가의 난 때 다리를 다친 후 칼을 휘둘러 본지가 언제이든가?


그의 칼은 날이 서지 못하고 죽어 있었다.


무사의 기운이 몸에 배어 있어서일까?


죠유지의 칼을 무딘 칼로 잘 받아 냈다.


하지만, 진치의 숨이 거칠어 갈쯤 실력을 간파한 죠유지는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


군더더기 없는 매끄럽고 날카로운 공격이었다.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무사의 칼을 받아 내기에는 불편한 다리로는 한계가 있었다.


죠유지의 빗겨 치는 칼을 받아 냈지만 진치의 칼이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하하하, 잘 버티었다. 실력에 비해 칼이 형편없구나. 안타까운 일이로다.”


칸베에가 산을 보며 또다시 고함을 쳤다.


“이정도밖에 안 되는가?”


나이는 좀 어리지만 그래도 섬에 남아 있는 자 중에서 닌자로서 가장 출중한 실력을 자랑하고 있는 구모베에를 내 보냈다.


상대방은 그대로 죠유지였다.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앞의 진치 보다 형색이 완전한 닌자의 모습이었다.


숨기려 할수록 더 닌자의 모습이 드러났다.


닌자는 단 일격에 상대를 제압한다.


그것을 알기에 죠유지는 구모베에의 손과 발놀림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구모베에 역시 단 한 번의 공격이 성공해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상대를 진중하게 바라보는 구모베에,


달빛 아래라면 섬사람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지만, 밝은 햇살 아래에서 적을 상대로 어른이 된 이후 그것도 무사를 상대로 하는 대결은 처음이었다.


이가의 난 때는 제대로 싸우기에는 어렸다.


닌자는 어둠을 벗 삼아 정보 수집이나 척살 업무를 주업으로 하며, 검술은 도망가기 위한 수단으로 배운 것이다.


훤한 대낮에 정통 무사와의 대결이다.


절대적인 불리함을 민첩성과 교묘한 발놀림으로 단 한 순간의 빈틈을 파고들어야 하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저자가 공격하는 순간이 곧 나에게도 공격의 순간이다. 단 한 칼에······.’


죠유지의 눈이 빛났다.


칼을 휘둘렀다.


그 순간 구모베에가 재빨리 발을 놀려 가슴에 칼을 찔러 넣었다.


멀리서 이 장면을 바라보던 마을 사람들이나 지켜보던 무사들도 놀랐다.


“윽.”


너무도 순간적이었다.


상대의 공격을 역이용하여 기습적이고 단순한 공격에 죠유지가 당할 것이라 모두 생각했지만, 나가떨어진 것은 구모베에였다.


죠유지는 닌자 출신이다.


어릴 적 닌자 교육을 받다가 어둠의 세계가 싫어서 세상으로 나와 무장이 되기 위해 떠돌다가 운 좋게 칸베에를 만나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정통 무예를 수련했다.




다른 정통 무사들과 달리 자기만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몰래 닌자 기술을 익혔다.


누구보다 닌자들의 생리를 잘 알기에 상대의 의중을 간파하고 역이용 한 것이다.


구모베에가 죠유지의 출신을 몰랐기에 닌자의 수법으로 수비와 함께 과감한 공격을 하였다가 당한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기대의 눈빛에서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멀리 갈매기 울음소리만 요란하게 섬을 흔들었다.


‘젠장! 저자는 닌자의 속성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자신의 부주의에 화가 났지만, 승부는 이미 결정이 난 후였다.


어깨가 축 처진 구모베에가 산을 투덜투덜 올라갔다.


“멋진 대결이었다. 자, 또 없는가? 섬사람들의 목숨이 달려 있다. 시간이 없구나!”


칸베에가 무엇인가 생각하는지 한동안 말없이 서 있었다.


‘섬에 남아 있는 자들의 실력이 이것밖에 안 된단 말인가!’


놀랍고 두려움이 엄습한 섬사람들 속에서 정신을 차린 촌장과 원로들이 다시 숙의했지만 쉽게 합의가 되지 않았다.


자신들은 나이가 들었고 남아 있는 자들은 부상자들이 대부분이었다.


“하필 이런 때 사카야마가 없다니······.”


“그러게, 말입니다. 이거 이러다가 모두 몰살당하겠습니다.”


“촌장,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기에 대꾸가 없소.”


근심 어린 얼굴로 대화를 나누던 두 원로가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는 촌장을 불렀다.


“아······, 흉괘가 있는 듯합니다.”


의논하면서도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촌장이 다른 원로가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는 한마디 툭 던졌다.


“아니, 촌장, 흉괘라니요? 무슨 말씀인지······.”


모두 놀라 촌장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무심이 말을 던지고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다시 입술을 꾹 다문 촌장은 말이 없었다.


초점 없는 촌장을 바라보며, 후지마로 원로가 의아한 듯 머뭇거리다가 한숨을 쉬었다.


촌장을 비롯하여 마을 사람들 모두 침묵 속에 빠져들었다.


여기저기에서 수군거림과 한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칸베에가 고개를 들어 산 위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후후! 내세울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이다. 실력 있는 자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야.’


병사들을 이끌고 좀 더 빨리 올 수 있었지만, 섬의 주요 인물들이 섬 밖으로 나갈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그들이 제 발로 걸어 내려와 항복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렸다.


“제가 한번 나가 보겠습니다!”


누군가가 원로들 앞으로 나서며 말을 했다.


그들은 깜짝 놀랐다.


그는 이곳 섬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왜 저자가 이 위험천만한 일에 끼어들려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표정들이었다.


“아니 되오. 저자는 우리 섬사람이 아니오. 실력 또한 검증되지 않았소.”


원로 중 한 사람인 후지마로가 반대했다.


후지마로는 고가닌자 출신이다. 그는 고가에서 제법 이름 있는 죠닌이었다.


닌자의 불문율에 다이묘나 일반 무사들의 수하가 되는 것을 최고의 수치로 여겼지만, 호승심에 노부나가의 가신에게 충성을 다하며, 일본 통일에 기여하였다.


그렇게 충성을 다하였지만, 노부나가가 갑자기 피살되고 그 가신들이 죽자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다시 고가로 돌아가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자신을 따라나선 부하 다섯 명을 데리고 일거리를 찾았지만 관백 히데요시의 시대가 되면서 일본 정국이 평화로워지고 안정이 되자 닌자들의 일거리도 줄어들어 살아가기가 힘들었다.


낯선 무사를 구하는 영주도 없었다.


평화의 시대가 되면서 남아도는 게 무사였다.


혹시나 특출한 실력이 있다고 해도 닌자출신들을 극히 꺼렸다.


그렇게 마땅찮게 살 궁리를 찾지 못하고 있을 때, 이가닌자 패잔병들과 일부 다른 닌자들이 어느 섬에서 어부가 되어 고기잡이로, 때로는 청부의뢰를 통해 살아간다는 것을 듣고 여기 섬으로 온 지 햇수로 벌써 5년이 넘었다.


여러 닌자무리들이 어울려 섞인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평화의 시대에 낙오자가 되어 가는 자신들의 처지를 잘 알기에 섬사람으로 받아들여져 섞이고 있었다.


다른 일부 닌자들도 그와 같이 소문을 듣고 이 섬으로 모여들어 마을이 점점 커져 갔다.


“하지만, 우리들의 실력으로는 이런 대낮에 정통 검법을 이길 수 없어요. 나설 사람도 없잖아요. 지금 저들과 싸우는 것은 개죽음이에요.”


“라나, 네가 나설 자리가 아니다. 물러서라!”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던 촌장이 료우타를 보고는 인상을 쓰며 라나를 나무랐다.


“만약 여기서 이기기 위해 닌자의 무기를 쓰게 되면, 우리의 정체가 탄로가 나는 것이고 또한 저들이 그것을 바라는 것이에요.”


“어허, 네가 나설 자리가 아니라 하지 않았느냐.”


라나도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앞으로 나와 섬사람들을 둘러보고는 말했다.


섬사람들은 그동안 마땅찮은 료우타가 앞으로 나서자 똥 씹은 얼굴이었다.


“료우타님은 정통 검술을 익힌 분이에요. 이제는 더 이상 나가서 대결할 분도 없어요. 타지에 나가 있는 오라버니와 다른 분들을 기다릴 수 없잖아요. 제가 료우타님과 검술 대련을 해 보았는데 그 실력이 상당해요. 또한 그가 질 때를 대비해 다음 대결할 분을 뽑거나 대처할 시간도 벌 수 있어요.”


라나가 확신에 찬 어조로 말을 하고는 료우타를 쳐다보았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료우타가 미소를 살짝 보이며 고개를 숙였다.


“아니, 라나의 말이 일리가 있소이다. 최후의 방법을 쓰기 전에 한번 믿어 봅시다. 아니 시간을 법시다.”


여기서 최후의 방법이란 병사들과 함께 죽는 것이다.


이미 군사들이 여기로 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섬사람들은 섬 곳곳에 함정과 화약, 그리고 주요 길목에 마름쇠를 뿌려 두었다.


그리고 후대를 위해 여자들과 아이들은 피신시켜 놓았기에 목숨 따위는 어떻게 되어도 좋았다.


이미 이가의 난 때 죽은 목숨들이 아닌가.


닌자들은 홀로 죽지 않는다.


반드시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섬사람 모두가 죽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지면 내일, 내일 지면 모레, 그것도 안 되면 후대를 이어 원수를 갚기 위해 목숨을 버릴 것이다.


다른 원로도 묵시의 동의를 하자 촌장도 더 이상 반대하지 않았다.


“싸울 자가 더 없는가? 없다면 패배를 인정하라!”


“여기 있습니다.”


촌장과 원로들의 동의를 얻은 료우타가 무사들 앞으로 내려갔다.


내려가며 올려다본 하늘이 조금씩 흐려지고 있었다.


‘내가 무슨 용기로 나선 거지? 엥 모르겠다. 뭐 한번 해 보는 거지. 이미 죽은 목숨이 아니었든가.’


“오호! 아직 어린 소년 같은데···. 그래 자신은 있는가?”


칸베에가 산 위 촌장과 그들 무리를 둘러보고는 겸연쩍은 얼굴로 물었다.


“싸움은 자신감만으로 되지는 않습니다.”


“하하하, 어린놈이 당차구나! 너는 누구냐?”


“저는 이 섬에서 다시 태어난 시오노미 료우타라고 합니다.”


“생소한 이름이군! 죽을 수도 있다. 그래도 대결하겠는가?”


“어차피 죽은 목숨이었습니다.”


“좋다. 이겨 보도록!”


칸베에는 가볍게 입술 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저런 어린아이를 내보내다니!’


“촌장! 이자가 지면 모두 나와 무릎을 꿇어야 할 게야. 동의하는가?”


“네, 명을 따르겠습니다.”


촌장은 일단 료우타가 대결하는 동안 모종의 움직임을 계획하고 있었다.


닌자 앞에 약속이나 법칙은 없다. 후일을 이미 도모하였기에 목숨 따위는 아깝지 않았다.


오로지 살기 위한 몸부림뿐, 그것이 죽음이든 뭐든.


료우타는 칼을 빼 들었다.


이 섬의 운명이 자기의 칼에 달렸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되었다.


아니 조금의 시간만이라도 벌어 주고 싶었다.


큰소리를 쳤지만, 상대의 긴 칼 앞에 막상 서니 발이 굳어지고 몸이 떨려왔다.


앞에 나설 때부터 심장이 벌렁거리고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섬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아직 부족한 실력과 기억력이지만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자신도 모르게 나서고 말았다.


기억이 돌아오지 않아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인데 이렇게 불쑥 나서서 대결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자기 자신도 뜻밖의 행동에 의아했지만, 이미 흘린 물을 주워 담을 수 없는 것이다.


섬 아래로 내려오면서도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내색하지 않기 위해 입술을 깨물었다.


산 위 섬사람들을 올려다보았다.


많은 눈이 자신을 보고 있었다.


라나가 주먹을 쥐고 들어 올리며 응원해주었다.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상대를 바라보며 다시 칼을 다 잡아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목숨을 빚진 자의 목숨은 여분이다. 그들을 위해 죽으리라!’


건강이 회복되자 라나가 료우타의 것이라고 돌려준 칼을 들고 시간 날 때마다 휘둘러보았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고 묵직하여 힘들었지만 제법 칼을 잘 다루었다.


서로 칼을 겨눈 두 사람은 한동안 움직임이 없었다. 이번에도 상대는 죠유지였다.


오히려 이를 지켜보는 눈들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 시각 촌장의 지시로 군사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 아니 닌자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화약을 던질 수 있게 만든 작은 화약 뭉치를 여기저기 나누어 주고 있었으며, 일부 섬사람들은 철포를 받아 화약을 장전하고 있었다.


몇몇이 바다에 떠 있는 배로 다가가기 위해 섬을 돌아내려 갔다.


배를 접수하면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었다.


그들은 당연히 료우타가 질 것을 대비한 것이다.


다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죠유지는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눈앞에 칼을 들고 서 있는 자가 비록 자신보다 한 참 어리지만, 상대의 칼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가 자신을 향해 맹렬히 찔러 옴을 온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며 찬 바람이 불었지만, 움직임이 없는 두 사람의 이마에서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죠유지가 오른쪽으로 서서히 돌기 시작했다.


무사인 자신이 어린 소년 앞에서 시간을 끈다면 자존심과 명예에 금이 가는 것이다.


주위의 무사들과 배의 병사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특히 자기의 실력을 인정해 주고 또 자신 또한 칸베에 부대에서 최고라는 자부심과 자긍심으로 똘똘 뭉친 그가 어린 이름 없는 자 앞에서 긴장하며, 시간을 지체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이얏!”


머리 위로 날아가던 갈매기가 놀랐는지 소리를 지르며,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드디어 죠유지의 칼이 료우타를 향했다.


료우타는 칼로 상대의 칼을 옆으로 쳐 내고는 앞으로 한 발짝 다가서며 목을 노렸지만, 노련한 죠유지는 순간 뒤로 물러나며 피했다.


순간적인 반응에 죠유지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묻어났다.


‘보통 실력이 아니다. 그 짧은 찰나에, ···방심하다가 당하겠는 걸.’







올빼미섬 5




이번에는 료우타가 먼저 공격했다.


가장 빠르고 직접적인 공격은 찌르기다.


찌르기 공격에 겨우 칼로 쳐내며 옆으로 피한 죠유지가 당황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쟁터에서 칼이 아니라 창으로 적들과 싸웠기 때문이다.


칼은 대부분 수련용이거나 적의 목을 칠 때 사용했다.


살인을 목적으로 찔러 오는 료우타의 공격이 낯설다.


‘이런 기술은 본 적이 없는데······, 닌자기술인가?’


료우타가 다시 칼을 돌려 잡았다.


아쉽게도 일격이 미세하게 빗나가자 잔뜩 긴장했다.


몇 번의 공격에도 방어해내며 순간순간 공격해 오는 료우타의 검술에 죠유지가 깜짝깜짝 놀랐다.


더더구나 칼로 막아 내며 공격해 오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순간적인 발차기 공격은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죠유지의 눈동자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수비를 하는 것인지, 공격을 하는 것인지 도무지 헷갈려서 원.’


공방을 주고받던 두 사람이 칼을 겨누고 잠시 숨을 골랐다.


두 사람 다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의 대결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섬사람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던 칸베에는 상대의 공격에 움찔하는 죠유지를 보며 놀랬다.


‘저런 공격을, ······! 살수인가? 아니 저 발놀림은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저 어린 나이에······.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잠깐만······, 죠유지는 물러나라.”


“아니, 부관님,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아니다. 그만하면 되었다.”


죠유지가 일그러진 얼굴로 목례하고는 뒤로 물러났다.


“도도 다카노리, 자네가 상대하게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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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53 ST아리리
    작성일
    22.05.22 09:09
    No. 1

    일본인 이름으로 등장인물이 너무 많이 나와요 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ST아리리
    작성일
    22.05.22 09:11
    No. 2

    저 처럼 폰이 아니라 컴퓨터로 속독으로 읽는 사람에게는 버겁네요.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서의시
    작성일
    22.06.26 09:23
    No. 3

    섬의 운명처럼 날이 조금씩 어둑해져 갔다.
    제가 좋아하는 표현
    역시 글도 음식도 사람에 따라 다른 맛이 나는 건 어쩔티비 ㅋ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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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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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또 다른 검 이순신 22.08.02 104 0 15쪽
169 일본 무장 손문욱 22.08.01 75 0 10쪽
168 조선 백성의 하늘을 베라 22.08.01 70 0 12쪽
167 천손 3 22.07.31 61 0 11쪽
166 천손 2 22.07.31 55 0 9쪽
165 천손 1 22.07.30 65 0 9쪽
164 주조와의 대결 22.07.30 72 0 9쪽
163 되찾은 청동거울 22.07.29 76 0 13쪽
162 히데요시의 허왕된 꿈 22.07.29 62 0 10쪽
161 세 남매 22.07.28 65 0 13쪽
160 원수의 목을 베다 22.07.28 68 0 11쪽
159 울돌목 싸움 2 22.07.27 66 0 10쪽
158 울돌목 싸움 1 22.07.27 71 0 11쪽
157 왕도깨비 22.07.26 57 0 9쪽
156 타이요우와의 결투 22.07.26 60 0 12쪽
155 배신자 준사 22.07.25 66 0 11쪽
154 두려움과 호승심 사이 22.07.25 67 0 12쪽
153 일본 장수를 사랑한 여인 22.07.24 70 0 11쪽
152 한산섬 어린 포로 22.07.24 66 0 11쪽
151 초로한 이순신 22.07.23 63 0 15쪽
150 이순신의 길 22.07.23 58 0 10쪽
149 불타는 조선의 바다 22.07.22 70 0 10쪽
148 풍전등화 22.07.22 65 0 9쪽
147 닌자들의 싸움 22.07.21 61 0 11쪽
146 묘수인가 악수인가 22.07.21 61 0 11쪽
145 또 다른 여우와의 담판 22.07.20 62 0 13쪽
144 다시 교토로 22.07.20 66 0 10쪽
143 포주 진자에몬 22.07.19 67 0 9쪽
142 여우와 너구리 22.07.19 76 0 9쪽
141 고려신사 2 22.07.18 70 0 10쪽
140 고려신사 1 22.07.18 62 0 11쪽
139 쫓겨간 에도 22.07.17 63 0 12쪽
138 추격자 마리지천 22.07.17 61 0 10쪽
137 고야산으로 2 22.07.16 65 0 9쪽
136 고야산으로 1 22.07.16 56 0 9쪽
135 또 다른 혼노지의 적 2 22.07.15 61 0 12쪽
134 또 다른 혼노지의 적 1 22.07.15 63 0 10쪽
133 사카야마의 죽음 22.07.14 68 0 11쪽
132 속고 속이는 자들 22.07.14 58 0 10쪽
131 타이요우의 폭주 22.07.13 60 0 11쪽
130 타이요우의 배신 22.07.13 67 0 9쪽
129 불타는 올빼미 둥지 22.07.12 62 0 9쪽
128 이시카와 고에몬 22.07.12 63 0 12쪽
127 오사카성 잠입 2 22.07.11 67 0 11쪽
126 오사카성 잠입 1 22.07.11 60 0 10쪽
125 다시 만난 예솔 22.07.10 72 0 10쪽
124 죽음 앞에 선 자 22.07.10 68 0 10쪽
123 지로자에몬 22.07.09 66 0 12쪽
122 사카이 거상 이마이 소큐 22.07.09 86 0 10쪽
121 쫓고 쫓기는 자 2 22.07.08 68 0 9쪽
120 쫓고 쫓기는 자 1 22.07.08 69 0 9쪽
119 소원 하나 22.07.07 78 0 8쪽
118 일본으로 압송되다 22.07.07 76 0 10쪽
117 타다츠구(단검) 22.07.06 68 0 10쪽
116 간자 료우타 22.07.06 72 0 10쪽
115 한산섬에서 만난 쥰세이 22.07.05 62 0 9쪽
114 한산섬 달 밝은 밤에 22.07.05 75 0 10쪽
113 또 다른 비밀작전 22.07.04 66 0 10쪽
112 기만작전 22.07.04 68 0 10쪽
111 논개의 죽음 22.07.03 76 0 10쪽
110 무너지는 진주성 22.07.03 69 0 8쪽
109 조선 무사와의 만남 2 22.07.02 76 0 9쪽
108 조선 무사와의 만남 1 22.07.02 76 0 11쪽
107 무솔이 되다 2 22.07.01 72 0 9쪽
106 무솔이 되다 1 22.07.01 85 0 10쪽
105 한 명호(韓命昊) 22.06.30 72 0 9쪽
104 살동이 22.06.30 74 0 9쪽
103 일본에서 쇄환된 조선인 22.06.29 65 0 10쪽
102 벗점골에 모인 사람들 22.06.29 72 0 10쪽
101 운명인가? 22.06.28 68 0 9쪽
100 숙명인가? 22.06.28 78 0 11쪽
99 가슴에 꽂힌 애기살 22.06.27 78 0 11쪽
98 조선 무사에게 쫓기다 22.06.27 69 0 11쪽
97 진주성에서 만난 철포대장 22.06.26 86 0 11쪽
96 닌자들 간의 싸움 22.06.26 70 0 11쪽
95 진주성으로 22.06.25 77 0 9쪽
94 조선 무사와의 첫 대결 22.06.25 72 0 9쪽
93 이순신을 척살하라 2 22.06.24 88 0 9쪽
92 이순신을 척살하라 1 22.06.24 71 0 8쪽
91 조선 수군의 포로가 된 쥰세이 22.06.23 77 0 9쪽
90 한산대첩 2 22.06.23 63 0 9쪽
89 한산대첩 1 22.06.22 70 0 9쪽
88 와키자카의 호승심 2 22.06.22 73 0 9쪽
87 와키자카의 호승심 1 22.06.21 70 0 10쪽
86 거북배 22.06.21 70 0 8쪽
85 복수의 서막 22.06.20 62 0 9쪽
84 동료를 베다 22.06.20 62 0 9쪽
83 조선 백성을 지켜라 +2 22.06.19 72 1 10쪽
82 조선의 바다 3 22.06.19 65 0 9쪽
81 조선의 바다 2 22.06.18 5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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