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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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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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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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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와키자카의 호승심 2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산 아래에서 농민으로 변복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산을 올랐다.


조선 수군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서 제일 높은 봉우리로 갔을 것으로 생각하여 남쪽 하늘 아래 보이는 꼭대기를 방향 삼아 빠른 걸음으로 올라갔다.


숲속에서 매미가 요란하게 울어댔으며, 한여름의 무더위가 몸을 감싸며 땀으로 흘러내렸다.


산허리쯤 올랐을 때, 골짜기 깊숙한 곳에 하얀 물체가 얼핏 보였다가 사라졌다.


몸을 낮추고 나무와 풀을 장애물 삼아 호흡을 조절하며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피난 온 조선인들로 나뭇가지로 얼키설키 집을 짓고 있었다.


“이보시오. 말 좀 물읍시다.”


료우타의 등장에 놀란 피난민들이 연장을 들고 하나둘 모여들었다.


사내가 네 명에 아녀자가 셋, 그리고 아이들이 다섯이었다.


“저는 여러분들을 헤치려고 온 사람이 아닙니다. 혹 오늘 이 근처를 지나간 두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까?”


조선말을 하는 자라 조금은 안심이 되었는지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사람이 높이 들었던 연장을 내렸다.


“우리는 그런 것 모르오. 썩 꺼지시오.”


그들은 불안한 눈동자로 연장을 높이 드는 시늉을 하였지만, 해코지할까 두려운지 목소리가 떨렸다.


더 이상 가까이 가지 않았다.


이런 전쟁 상황에서 산에서 만나는 사람이 제일 무서운 법이다.


“근처에 왜놈들이 득실거리니 불을 피우지 마시오.”


그들이 걱정스러워 한마디하고는 조용히 뒤로 물러났다.


그들은 꼼짝을 하지 않고 료우타의 눈치를 보며 서 있었다.


다시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료우타가 무심이 가는 모습을 피난민들이 쳐다봤다.


“저기 산꼭대기 밑에 두 사람이 종일 숨어 있으라.”


언덕을 올라가는 료우타에게 어린아이 하나가 소리쳤다.


뒤돌아보며 손을 들어 고맙다는 표시를 했다.


그러자 그 아이도 손을 들었다.


숲이 점점 어두워져 가고 있었다.


이미 섬 그늘이 멀리 동쪽 바다로 길게 늘어지고 있었다.


산 능선에 오르자 서쪽 바다로 지고 있는 해가 붉게 눈부셨다.


손으로 햇빛을 가리며 멀리 보다가 소리를 지를 뻔했다.


“저, 저것은······.”


섬 서쪽 바닷가에 돛을 내린 배 수십 척이 정박해 있었다.


“조선 수군이다! 판옥선이 보자······, 하나둘·····, 예순 정도, 작은 배가······ 쉰 척 정도. 지난번보다 많아졌어!”


료우타의 눈이 무엇인가를 찾는지 조선 수군함대를 계속 훑었다.


“세 척이다!”


햇살을 가리며 열심히 찾고 있었던 것은 거북배다.


얼마 전 거북배의 활약을 본 적이 있어 거북배를 보며 가슴이 뜨거워 옴을 느꼈다.


밝았던 표정도 잠시, 표정이 어두워졌다.


‘와키자카와 다카도라의 대함대와 붙어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다른 수군함대가 합류하게 되면···.’


상상만으로도 오싹했다.


어떻게 이런 상황을 조선 수군에 알릴까를 생각해 보았다.


‘어떻게 하지?’


한참을 생각에 잠겨 있다가 고개를 들었다.


자신만이 조선 수군을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쥰세이를 잊고 있었다.


‘쥰세이, 쥰세이가 문제다. ······저기가 정상이면.’

남쪽 꼭대기 부근에 둥글넓적한 바위들이 모여 있는 곳이 보였다.


‘저곳에서···.’


눈을 건너편 꼭대기에 두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닦고 있는데 갑자기 무슨 소리가 들렸다.


‘짐승인가?’


산 능선을 따라 소리 나는 쪽으로 귀를 기울이자 짐승이 산 아래로 달려가는지 나뭇가지와 풀이 흔들렸다.


“여, 여기요. 왜, 왜구들이···, 헉헉. 견내량에···.”


누군가 조선 수군을 향해 일본 수군의 위치를 알려 주는지 크게 외치며 산을 내려가고 있었다.


“스이키, 저자를 반드시 죽어야 한다.”


멀리서 왜 말이 들려 왔다.


‘쥰세이다!’


료우타도 산 아래로 달리기 시작했다.


능선 아래로 쫓아가는 쥰세이와 스이키가 보였다가 사라졌다.


숲이 깊고 나무가 많아 활을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두 사람 앞에서 소리치며 달려가는 자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저자는 지금 조선 수군에게 달려가는 것이다.’


세 사람은 험한 산비탈을 피해 달렸다.


‘저들을 쫓아가서는 따라잡을 수가 없다.’


달려가는 방향을 틀어 바로 산 아래로 똑바로 달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낮은 산봉우리에 있었기에 좀 더 빠르게 산 아래로 내려고 갈 수가 있었다.


작은 관목 나무를 뛰어넘고 바위를 차며 내 달렸다.


경사가 많이 졌고 울퉁불퉁 바위가 많아 힘들었지만 이를 깨물었다.


앞서 달리던 자가 산 능선 아래로 내려오면서 뒤를 돌아보고는 다시 외쳤다.


“왜, 왜놈들이······.”


사내가 조선 수군을 향해 소리치며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들판 언저리까지 내려와 쥰세이와 스이키에게 들킬까 봐 몸을 숙이고 밭둑을 장애물 삼아 아래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조선 사내가 달려갈 길을 보며 활의 사정거리에 들어오자 봇짐에서 활을 꺼내 신중하게 화살 하나를 골랐다.


사내가 사정거리에 들어왔다.


시위를 힘껏 당기자 화살이 곧 날아갈 듯 몸부림쳤다.


들판 아래로 내려온 사내는 다시 뒤를 돌아보고는 밭고랑을 뛰어넘으며 소리쳤다.


그 조선 사내 바로 뒤로 스이키가 보였으며, 삼십여 보 뒤 나무 사이로 쥰세이의 모습도 보였다가 사라졌다.


조선 사내가 좀 더 큰 소리로 외치며 달려왔다.


료우타가 해안가를 훑었지만 거리가 꽤 멀어 아직 조선 수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팽팽하게 긴장한 활시위가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몹시 떨었다.


달리던 조선 사내가 넘어져 밭 구석에 처박혔다가 겨우 일어나 뒤에 쫓아오는 스이키를 보고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넘어지며 다리를 다쳤는지 조금 절룩거리며 달려갔다.


그 뒤 스이키도 밭고랑에 처박혔다.


스이키가 넘어진 모습을 보았는지 조선 사내가 달리다 멈춰 서서는 다리에 난 상처에서 피가 나는지 흙을 한 줌 움켜 지고는 상처에 비볐다.


조선 사내가 일어나 뒤를 한 번 돌아보고는 다시 아래로 달려갔다.


갑자기 쓰러진 스이키와 조선 사내를 보며 어리둥절한 얼굴로 달려 내려오는 쥰세이에게 스이키가 신호를 보냈다.


쥰세이가 신호를 보고 자세를 낮추며 나무 뒤로 숨으며 주변을 샅샅이 눈으로 살폈다.


쥰세이의 행동을 보고는 료우타가 얼른 고개를 숙여 밭둑 뒤로 몸을 숨겼다.


쥰세이의 눈이 스이키에게 멈췄다.


다리에 화살이 꽂혀 있었다.


조선 사내의 외침을 누군가가 들었는지 몇 명의 병사들이 들로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조선 수군을 본 쥰세이가 조선 사내를 더 이상 쫓는 것을 포기하고는 스이키를 나무 뒤로 끌고 와 몸을 엄폐했다.


몸을 숨긴 두 사람이 훤히 보여 화살로 겨누었지만, 차마 활시위를 놓을 수가 없었다.


활을 내린 료우타가 서쪽 바다 아래로 반쯤 담긴 해를 바라보니 바다가 붉게 불타는 것 같았다.


조선 사내가 달려 내려가 조선 병사들을 만나자마자 내려온 방향으로 손짓하면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일부 병사들이 들판과 산언덕을 훑어보았다.


병사들끼리 뭐라 주고받더니 조선 사내를 데리고 급히 함선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엄폐물을 이용해 조용히 그 자리에서 몸을 숨겼다.


섣불리 움직이다가는 쥰세이의 표적이 될 것이다.


해가 검붉은 바다속으로 사라지자 어둠이 산을 덮었다.


쥰세이가 스이키의 다리에서 화살을 빼내고 치료한 뒤 내려온 산을 다시 올라갔다.


그 두 사람을 지켜보던 료우타도 엄폐물에서 나와 쥰세이가 올라가는 곳을 바라본 뒤 자신이 내려온 곳으로 다시 올라갔다.


산 능선을 따라가다 산 정상이 눈앞에 보이자 몸을 숨기고 산짐승을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부상당한 스이키를 데리고 멀리 가지는 못할 것이다. 아마도 산 정상에 만들어 놓은 은폐물에서 오늘 밤을 보내겠지.’


일본군 앞에 벌벌 떨거나 도망가는 다른 자들과 달리 이 순신은 무사의 기품에다가 대단한 기를 보유한 사람일 것이다.


언젠가는 이 순신의 병사가 되리라는 다짐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산 정상이 잘 보이는 반대편 봉우리에서 은폐하고는 어둠 속에서 쥰세이를 감시했다.


그들이 은폐했을 장소와는 두 정 정도의 거리였다.


달빛을 의지해 정상 부근의 바위들을 훑어보는데 무엇인가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누군가 조선 수군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다.


밤이 깊어 가자 그들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눈을 붙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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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또 다른 검 이순신 22.08.02 97 0 15쪽
169 일본 무장 손문욱 22.08.01 71 0 10쪽
168 조선 백성의 하늘을 베라 22.08.01 69 0 12쪽
167 천손 3 22.07.31 58 0 11쪽
166 천손 2 22.07.31 53 0 9쪽
165 천손 1 22.07.30 62 0 9쪽
164 주조와의 대결 22.07.30 70 0 9쪽
163 되찾은 청동거울 22.07.29 73 0 13쪽
162 히데요시의 허왕된 꿈 22.07.29 59 0 10쪽
161 세 남매 22.07.28 64 0 13쪽
160 원수의 목을 베다 22.07.28 66 0 11쪽
159 울돌목 싸움 2 22.07.27 62 0 10쪽
158 울돌목 싸움 1 22.07.27 69 0 11쪽
157 왕도깨비 22.07.26 56 0 9쪽
156 타이요우와의 결투 22.07.26 56 0 12쪽
155 배신자 준사 22.07.25 62 0 11쪽
154 두려움과 호승심 사이 22.07.25 63 0 12쪽
153 일본 장수를 사랑한 여인 22.07.24 66 0 11쪽
152 한산섬 어린 포로 22.07.24 63 0 11쪽
151 초로한 이순신 22.07.23 60 0 15쪽
150 이순신의 길 22.07.23 55 0 10쪽
149 불타는 조선의 바다 22.07.22 64 0 10쪽
148 풍전등화 22.07.22 63 0 9쪽
147 닌자들의 싸움 22.07.21 57 0 11쪽
146 묘수인가 악수인가 22.07.21 59 0 11쪽
145 또 다른 여우와의 담판 22.07.20 60 0 13쪽
144 다시 교토로 22.07.20 63 0 10쪽
143 포주 진자에몬 22.07.19 64 0 9쪽
142 여우와 너구리 22.07.19 73 0 9쪽
141 고려신사 2 22.07.18 68 0 10쪽
140 고려신사 1 22.07.18 56 0 11쪽
139 쫓겨간 에도 22.07.17 60 0 12쪽
138 추격자 마리지천 22.07.17 58 0 10쪽
137 고야산으로 2 22.07.16 63 0 9쪽
136 고야산으로 1 22.07.16 53 0 9쪽
135 또 다른 혼노지의 적 2 22.07.15 57 0 12쪽
134 또 다른 혼노지의 적 1 22.07.15 60 0 10쪽
133 사카야마의 죽음 22.07.14 62 0 11쪽
132 속고 속이는 자들 22.07.14 55 0 10쪽
131 타이요우의 폭주 22.07.13 56 0 11쪽
130 타이요우의 배신 22.07.13 65 0 9쪽
129 불타는 올빼미 둥지 22.07.12 60 0 9쪽
128 이시카와 고에몬 22.07.12 59 0 12쪽
127 오사카성 잠입 2 22.07.11 64 0 11쪽
126 오사카성 잠입 1 22.07.11 56 0 10쪽
125 다시 만난 예솔 22.07.10 67 0 10쪽
124 죽음 앞에 선 자 22.07.10 66 0 10쪽
123 지로자에몬 22.07.09 65 0 12쪽
122 사카이 거상 이마이 소큐 22.07.09 85 0 10쪽
121 쫓고 쫓기는 자 2 22.07.08 65 0 9쪽
120 쫓고 쫓기는 자 1 22.07.08 58 0 9쪽
119 소원 하나 22.07.07 75 0 8쪽
118 일본으로 압송되다 22.07.07 73 0 10쪽
117 타다츠구(단검) 22.07.06 64 0 10쪽
116 간자 료우타 22.07.06 69 0 10쪽
115 한산섬에서 만난 쥰세이 22.07.05 59 0 9쪽
114 한산섬 달 밝은 밤에 22.07.05 72 0 10쪽
113 또 다른 비밀작전 22.07.04 63 0 10쪽
112 기만작전 22.07.04 65 0 10쪽
111 논개의 죽음 22.07.03 73 0 10쪽
110 무너지는 진주성 22.07.03 66 0 8쪽
109 조선 무사와의 만남 2 22.07.02 74 0 9쪽
108 조선 무사와의 만남 1 22.07.02 72 0 11쪽
107 무솔이 되다 2 22.07.01 68 0 9쪽
106 무솔이 되다 1 22.07.01 82 0 10쪽
105 한 명호(韓命昊) 22.06.30 68 0 9쪽
104 살동이 22.06.30 72 0 9쪽
103 일본에서 쇄환된 조선인 22.06.29 62 0 10쪽
102 벗점골에 모인 사람들 22.06.29 70 0 10쪽
101 운명인가? 22.06.28 65 0 9쪽
100 숙명인가? 22.06.28 76 0 11쪽
99 가슴에 꽂힌 애기살 22.06.27 75 0 11쪽
98 조선 무사에게 쫓기다 22.06.27 67 0 11쪽
97 진주성에서 만난 철포대장 22.06.26 84 0 11쪽
96 닌자들 간의 싸움 22.06.26 68 0 11쪽
95 진주성으로 22.06.25 76 0 9쪽
94 조선 무사와의 첫 대결 22.06.25 68 0 9쪽
93 이순신을 척살하라 2 22.06.24 84 0 9쪽
92 이순신을 척살하라 1 22.06.24 68 0 8쪽
91 조선 수군의 포로가 된 쥰세이 22.06.23 76 0 9쪽
90 한산대첩 2 22.06.23 61 0 9쪽
89 한산대첩 1 22.06.22 69 0 9쪽
» 와키자카의 호승심 2 22.06.22 71 0 9쪽
87 와키자카의 호승심 1 22.06.21 67 0 10쪽
86 거북배 22.06.21 66 0 8쪽
85 복수의 서막 22.06.20 60 0 9쪽
84 동료를 베다 22.06.20 61 0 9쪽
83 조선 백성을 지켜라 +2 22.06.19 6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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