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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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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17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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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64,609

작성
22.04.1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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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9쪽

올빼미섬 1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분로쿠(1590년) 18년 가을.


일본 기이 남쪽 끝 작은 섬에 고바야보다 작은 배 한 척이 포구로 들어와 땅에 닿자 사람들이 급히 내렸다.


그들 속에 두 사람이 들것을 들고 내렸다.


“이 들것은 무엇이냐?”


“남만인 배에 있던 자인데 부상을 당했어요.”


“남만인 배? 글로벌호 말이냐?”


마을에서 내려와 배를 기다리고 있던 흰 수염의 노인이 인상을 찌푸렸다.


“네, 남만인이 저를 향해 단총을 쏘는 것을 본 이자가 절 보호 하려고 뛰어들었어요. 저를 공격하는 줄 하고 수리검을······. 빨리 조처하지 않으면 위험해요.”


“으음······, 쓸데없는 짓을 했구나. 이미 가망이 없다. 아무에게나 베풀 인정이 없어. 바다에 갖다 버려라!”


노인이 들것을 힐끔 보고는 단호하게 말하자, 들것을 들은 자들이 낭인의 눈치를 보며 바다로 방향을 돌렸다.


“할아버지! 이자는 제 생명의 은인이에요.”


낭인이 간절한 눈으로 호소했지만, 노인은 냉랭한 얼굴로 뒤 돌아 섬을 올라갔다.


“할아버지! 이것 좀 보세요?”


마음이 다급한 낭인이 노인을 따라가 무엇인가를 보였다.


한심한 듯 낭인을 쳐다보다가 손에 든 물건을 보고는 놀라 낭인을 다시 쳐다보았다.


“어디서 난 게냐?”


“저자의 짐과 품속에서 나온 물건들이에요.”


“정말 이 물건들이 저자의 물건이란 말이지. ······음.”


“특히 이 물건은 분명 처음에 철포에 맞아 찌그러져 있었는데 지금은 온전한 모습이에요.”


“뭐라?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하는구나.”


그럴 리가 없다는 얼굴로 낭인을 쳐다보았다.


그러면서도 들것에 실려 꼼짝을 하지 않는 사내를 힐끔 쳐다보고는 물건들을 다시 훑어보았다.


“분명해요. 처음에 저도 잘 못 보았나 했어요.”


노인은 반신반의하며, 손에 쥔 물건을 다시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음, 괴이하도다. 어디에서도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 물건이로다.'


“좋다. 우선, 저자를 데리고 가 치료해 줘라. 살아날지는 모르겠지만.”


노인은 자신을 할아버지라 부르는 낭인의 얼굴을 한 번 쳐다보고는 두 사람의 눈치를 보고 있는 사내들에게 지시했다.


사내들이 들것을 들고 다시 섬 위로 올라갔다.


“빨리빨리 물건들을 내려라. 곧 순찰대가 지나갈 시간이다.”



*


어디선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가! 아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가본 적이 없는 낯선 곳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만 들릴 뿐 텅 비어 있는 느낌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목청껏 아버지와 어머니를 불렀다. 하지만 자신의 목소리만 메아리칠 뿐 어떤 생명의 소리조차 없는 공허함만이 가득했다.


자신의 목소리조차 점점 멀어지더니 온 천지가 어둠 속으로 빨려들고 있었다. 불안함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그때 어디선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렸다.


“오라버니! 이 꽃 예쁘죠.”


어디서 나타났는지 여자아이 하나가 들꽃을 꺾어 그에게 보이며 활짝 웃고 있었다.

그는 그 꽃의 향기를 코로 맡고는 동생의 머리에 꽂아 주었다.


“예쁘구나, 내 동생!”


“오라버니도 참. 저기에도 있어요.”


환하게 웃으며, 동생이 앞으로 달려갔다.


“형! 누나! 같이 가요.”


형과 누나 뒤에서 귀여운 남자아이가 두 팔을 벌리며 따라왔다.


동생들과 함께 들꽃 속으로 들어갔다.


들판에 들꽃이 노랗게 피어 바람에 하늘거렸다.


여동생이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핀 꽃들을 보며, 팔을 쫙 펼치며 돌았다.


자신도 돌았다.


너무도 행복한 웃음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높고 깊은 가을 하늘이 구름 한 점을 품고 웃고 있었다.


갑자기 하늘이 암흑으로 변하며 컴컴해지더니 천둥번개가 내리쳤다.


“우르르 쾅!”


들판의 꽃들이 순식간에 시들더니 사체들이 시든 꽃 위에 넘쳐났다.


정신이 번쩍 들어 동생들을 찾았지만 홀로 빗속에 서 있을 뿐,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검은 안개가 몰려오더니 눈앞이 뿌옇게 변했다.


안개 속을 뛰어다니며 목 놓아 동생들을 불렀지만, 점점 더 짙어진 안 개 사이로 천둥소리만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



누워 있던 사내가 눈을 번쩍 떴다.


“정신이 좀 드세요?”


눈앞에 동생이 그를 바라보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안개 속으로 사라졌던 동생이 눈앞에 있자 그는 너무 반가워 일어나려 했다.


마음과 달리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예·····!”


사내가 입술을 움직였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여인이 귀를 갔다 대었다.


몇 마디를 웅얼거리던 사내가 축 처졌다.


“무사님, 무사님!”


흔들어도 미동조차 없어 근심 어린 얼굴로 내려다보았다.


그렇게 정신을 잃은 사내는 점점 몸이 굳어갔고, 숨소리마저 희미해지고 있었다.


햇볕이 따스한 오후, 촌장 마모루가 서재에서 책을 보다 깜박하고 잠이 들었다가 경기하듯 놀라며 잠을 깼다.


“휴, 꿈이었어, 꿈!”


놀라 잠에서 깬 촌장이 다시 눈을 감았다.


꿈을 생각하는지 얼굴이 어두웠다.



무서운 투구를 얼굴 전체에 쓴 무장이 큰 창을 들고 검붉은 말 위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에 조심스레 올려다보았다.


무장과 눈이 마주치자 두려움과 공포에 질려 눈을 번쩍 떴다.


마모루는 꿈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며 방안을 돌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꿈이 신기하고 이상했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무엇을 명령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한참을 깊은 생각에 빠져 서재 안을 돌다 어딘가에 무릎이 부딪쳤다.


무엇인가 아래로 툭 떨어졌다.


다다미 바닥에 떨어진 상자가 열리면서 엄지손가락만 한 유리병이 밖으로 굴러 나왔다.


생각에 빠져 걷다 자개장을 무릎으로 친 것이었다.


부딪친 무릎보다 바닥에 떨어진 물건에 놀랐다.


“저것은······.”



*



사내가 섬에 온 지도 며칠이 지났다.


사내는 죽은 사람처럼 아무 움직임도 없이 며칠을 누워 있었다.


가는 숨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 줄 뿐이었다.


여인이 며칠째 사내를 지극정성으로 돌보았다.


“숨이 점점 미약해지고 있어. 큰일이야.”


사내를 근신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며칠을 이러고 있으니···. 살아날 수 있을까?”


사내를 보다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지만, 며칠째 아무 반응 없이 누워 죽어가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슬픔이 몰려왔다.


교토 오마찌 상점에서 처음 보았을 때 자신도 모르게 사내를 흘깃 훔쳐보았었다.


얼마 후 오사카 만물상에서 시선이 마주쳤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뛰었었다.


여인은 수저로 물을 떠서는 바짝 말라 갈라진 사내의 입술을 축였다.


검게 변한 입술에는 핏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 오늘은 좀 차도가 있느냐?”


여인의 할아버지인 마모루가 방으로 들어왔다.


“오셨어요.”


사내의 코에 손가락을 대며 숨소리를 살폈다.


“의식은 없지만 가는 숨이 아직 붙어 있어요. 이러다 곧······. 어떻게 살릴 수 없을까요?”


“애야, 진작 포기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간절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여인을 보지도 않고 마모루가 사내의 몸 여기저기를 훑어보았다.


그의 표정이 묘했다.


“아직도 살아 있는 것을 보면 생명줄이 길구나! 그렇다면······!”


한참 사내를 살펴보던 마모루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품속에서 무엇인가를 꺼냈다.


“이걸 써 보거라! 좀 강한 약이기는 하지만 목숨은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유리병이었다. 여인이 깜짝 놀라며 마모루를 쳐다보았다.


“아니, 이 귀한 것을······. 위, 위험하지 않을까요?”


“죽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 라나 너의 정성을 보니 꼭 살려내고야 말겠다는 각오라 주는 것이다. 운이 좋다면 살아날 것이고, 아니면 몸이라도······.”


사내의 몸은 마모루가 준 약을 먹고 난 다음 열이 올랐다가 내리기를 반복했다.


시체 같던 사내가 열이라도 오르자 라나의 얼굴도 조금 밝아졌다.


며칠 동안 밤을 새워가며 사내를 지극정성으로 돌보았다.


정성과 달리 열만 오르락내리락할 뿐 차도가 없자 그녀의 얼굴에 근심이 자꾸만 커졌다.


"이러다···."


낙담으로 인해 마음이 아팠지만, 희망을 놓지 않으려 정성을 다했다.


얼핏 사내의 얼굴에 반응이 나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그녀의 얼굴이 환해지며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 냈다.


“라나.”


마당에서 누군가 불러 장지문을 열었는데, 타이요우가 서 있었다.


“우리 오사카 나갈 건데, 같이 가지 않을래?”


“지금은 나갈 수가 없어요.”


라나가 말을 하면서 방안에 누워 있는 사내를 돌아보았다.


“뭐, 할 수 없지. 우리끼리 다녀올게.”


타이요우가 방안을 슬쩍 들여다보면서 말을 하고는 돌아섰다.


그의 표정이 어두웠다.


타이요우가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 문을 닫고는 다시 사내 옆으로 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 냈다.


어느 때는 열이 심하게 올라 반나절이나 온몸이 불덩이 같았으며, 경련이 심하게 일어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사내는 간혹 알 수 없는 말로 헛소리를 하다가도 죽은 듯 조용했다.


며칠을 고열 속에 헛소리를 반복하다가 나흘째 되는 날 열이 내리고 온몸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쉬리릭, 쉬리릭, 탕, 탕,”


표창 같은 것이 자신을 향해 퍼부어지고 있었다.


그는 안간힘을 다하며 칼로 내쳤다.


수없이 내쳤지만 낯선 무기들이 날아와 그의 가슴과 얼굴, 그리고 온몸에 꽂혔다.


하늘에서 갑자기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으윽.”


사내가 상반신을 벌떡 일으켰다.


멍한 얼굴로 있다가 정신을 차렸는지 방안을 살폈다.


방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한 여인이 자기의 허벅지에 엎드려 있는 것을 보고는 어리둥절해하며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며칠을 사내를 간호하다 지쳐 자신도 모르게 잠들어 있던 라나가 이상한 느낌에 잠이 깨어 몸을 세웠다.


사내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내를 보고는 너무 좋아 자신도 모르게 사내를 와락 껴안았다.


사내가 영문을 몰라 멀뚱히 눈만 깜박거렸다.


“······.”


“어머나······. 죄송해요. 너무 좋아서 그만······.”


“······?”


고개를 들었다가 자신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사내와 눈이 마주치자 얼굴이 붉어졌다.


부끄러움에 고개를 옆으로 젖혔다가 사내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저를 알아보시겠어요?"


사내가 눈만 멀뚱멀뚱 뜬 채 바라보기만 했다.


"하긴 제가 그때는 남장하고 있어서 몰라볼 수 있습니다. 잘 보세요. 오마찌에서, 그리고 남만인 배에서 뵈었지요.”


“어······.”


“잘 기억해 보세요.”


걱정 어린 표정으로 사내를 바라보았다.


사내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 안고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잠시 망설이다 입을 오물거렸다.


처음에는 말이 나오지 않고 입술만 움직였지만, 곧 몇 마디 말이 어눌하게 흘러나왔다.


“기, 기 억 이···, 나 지··· 않 습 니 다.”


사내가 말을 더듬었다.


“네? 설마······!”


“다, 당 신이 누구 인지······, 그, 그런데 여기는 어 디 입니까?”


“배에서 총에 맞아 부상을 당하셔서 여기로 모셔 왔어요.”


“초, 총에 맞 았 다 고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으···, 머리가 아프고 어, 어지럽습니다.”


처음보다 나았지만, 여전히 말을 더듬었다.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서 그럴 수 있어요. 먹을 것을 조금 갖다 드릴 테니 누워 계세요.”


라나가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을 보며 잠시 혼란스러운 듯 머리를 흔들었다.


얼마 후 라나가 가져다준 죽을 조금 먹고는 그녀의 권유로 다시 자리에 누웠다.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머리만···, 아프고···, 기억나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아무것도···.’


다음 날 아침 라나가 죽을 가져와 조금 입을 댔다.


햇볕이 따스하다며 라나가 방문을 열자 신선한 바닷바람이 들어왔다.

방문 너머 마당에 노송이 가는 잎을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고 간혹 갈매기 한두 마리가 노송 위로 날아와서는 스쳐 지나갔다.


갈매기가 날아간 곳에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사내가 조금 정신이 드는 듯하여지자 라나는 방구석에 놓여 있는 봇짐과 나무작대기 같은 것을 들고 왔다.


“혹시, 이 칼 기억하세요?”


“······.”


사내가 멀뚱멀뚱 쳐다볼 뿐 모르는 눈치였다.


“여길 보세요. 칼집이 대나무로 입혀 그냥 보면 평범한 지팡이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있는 칼은 평범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예사롭지 않아요. 영롱한 푸른빛이 감도는 것이 뭐라 표현 못할 정도로 신비롭기만 해요. 한쪽 날이 날카롭게 섰지만, 칼등은 보통 칼과 달리 두께가 제 새끼손가락만큼 두꺼워요. 겉모양도 그렇고, 이 손잡이의 술도 태극무늬로 정성껏 만든 것으로 아주 아름다워요. 보세요. 무사님 것입니다.”


그녀가 건네준 칼을 받아 살펴보았다.


대나무로 만든 작대기 같이 생겼지만, 칼집이었고 그 속에서 나온 칼날은 시퍼런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모,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정, 정말 제 것이었나요.”


“네, 저를 만났을 때 무사님께서 들고 계셨어요.”


“생, 생각나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기에 왜 와 있는지도 모, 모르겠어요.”


“그럼 이 짐 꾸러미는 생각이 나시는 지요. 한 번 펼쳐 보세요.”


봇짐에는 옷가지와 화살들, 수리검 하나와 시위가 풀어져 있는 물소 뿔로 만든 활과 작은 대나무 반쪽이 있었다.


“이것들도 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여기 이것들은 무엇입니까?”


그녀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알려 주었다.


처음보다 대답을 잘하며 사내는 기억을 더듬으려 안간힘을 쏟았지만 그럴수록 머리만 아파졌다.


사내가 괴로워하는 모습에 그녀의 가슴이 먹먹했다.


“일어난 모양이구나! 오늘은 어떠냐?”


마모루가 덥수룩한 흰 수염을 쓰다듬으며 사내가 앉아 있는 마루로 걸어왔다.


“네, 할아버지. 그런데, 지난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요.”


“음···! 그렇게 되었구나!”


‘아마도···, 그 약의 성질을 완전히 이겨 내지 못했어!’


“그래도 목숨은 건진 것으로 만족해야겠지!”


마모루가 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의아한지 고개를 갸웃했다.


“이보시게 어디 한 번 몸을 움직여 보게나.”


마모루의 말을 따라 몸을 움직여 보았다.


조금은 뻐근했지만 움직이는 데 무리가 없었다.


“고마워하게. 우리 손녀딸이 자네를 살렸네. 며칠을 지극정성으로 돌보았다네. 하하하.”


라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러자 라나가 손사래를 쳤다.


그녀의 볼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아, 아니에요.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오히려 할아버지에게 감사하세요. 귀한 약재를 주셔서 다행히 생명을 건질 수 있었으니까요.”


엉거주춤한 자세로 마모루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사내의 건강은 빠르게 회복되어 예전의 건강한 몸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마모루가 준 약 때문인지 잃어버린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다.


우두커니 마루에 앉아 기억의 저편을 더듬었지만 까만 밤하늘처럼 떠오르는 기억은 한 조각도 없었다.


떠오르지 않는 기억들로 괴로워하다 그저 멍하니 푸른 바다만을 며칠째 바라볼 뿐이었다.


오늘도 사내는 기억에 없는 물건들을 손에 들고 마루에 앉아 있었다.


그의 손에는 작은 대나무가 잡혀 있었으며, 마루에 풀어진 활, 그리고 긴 화살과 작은 화살 몇 개가 있었다.


“이것은 무엇일까?”


반으로 갈라져 있는 대나무를 만지며 이리저리 보다가 내려놓았다.


칼에 달린 홍조수아도 매만지며 옛 기억을 되살려 보려 했지만 그럴수록 머리만 더 아파왔다.


“뭐하고 계세요?”


라나가 사내가 앉아 있는 마루로 와 걸터앉으며 말을 걸었다.


“아, 네! 이 대나무의 용도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 활로는 짧은 화살을 쏠 수 없기 때문에 이 대나무를 이용하는 것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반쪽인 것도, 홈이 있는 것도 그렇고.”


웃으며 사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따뜻한 눈길이다.


그녀의 따스한 눈길을 모른 채 대나무와 짧은 화살을 대보고 있었다.


“료우타님, 너무 걱정하시지 마세요.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되살아나실 거예요. 너무 신경을 쓰면 몸에 해롭답니다.”


그녀의 할아버지가 사내의 이름을 료우타 즉, 그의 딱 벌어진 어깨와 덩치가 크다고 하여 크고 좋다는 의미의 이름을 지어 주었다.


긴 화살을 이용한 실력은 대단했다.


아무 거리낌 없이 200보 정도의 목표물을 명중했다.


료우타의 실력에 라나의 입이 딱 벌어졌다.


"정말 대단해요."


멋쩍은 표정으로 료우타가 라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웃는 모습이 좋았다.


긴 화살과 달리 짧은 화살을 사용해 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대나무와 화살을 만지작거리며, 여러 번 활시위에 걸어 보기도 하고 긴 화살을 이용해서 쏘기도 했지만, 짧은 화살을 쏘기가 쉽지 않았다.


어느 날 무심코 대나무 안에 화살을 넣고 시위에 걸어 활을 당겼다가 놓았다.


화살이 제법 멀리 날아가자 깜짝 놀랐다.


다시 한번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화살이 힘없이 날아갔다.


아니 제대로 화살을 날려 보낼 수가 없었다.


몇 번을 시도해도 똑같았다.


며칠이 지나서도 짧은 화살을 날려 보내려 노력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지난번에는 어떻게 날려 보낸 걸까?"


크게 한숨을 내 쉬고는 처음 화살을 날린 기억을 더듬으며 다시 활시위를 놓았다.


다시 화살이 쏜살같이 날아가는 것이 아닌가?


놀람과 기쁨으로 손에 쥐고 있는 반쪽 대나무와 활을 보았다.


그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이번에는 목표물을 정하고 당겼다.


화살은 짧은 바람 소리를 내며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목표물을 맞혔다.


멀리서 지켜보던 라나가 기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손뼉을 쳤다.


손뼉 소리에 료우타가 돌아보자 쑥스러운지 고개를 살짝 돌렸다.


그녀의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었다


암흑 속에서 무엇인가 하나를 알아냈다는 기쁨에 두 사람은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고민하고 함께 기뻐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가을이 깊어 가는 마을과 산 주위를 사내, 아니 료우타는 라나와 함께 자주 산책을 나갔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점점 매서워져 갔다.


섬에도 가을이 깊어 가는지 나뭇잎들이 노랗게, 빨갛게 물들다 못해 떨어지고 있었다.


그들이 있는 곳은 작은 섬이었다.


북쪽으로 이 정 정도 거리에 육지가 있었고 동쪽에 그들이 있는 섬보다 조금 더 큰 섬이 하나 더 있었다.


기이오시마란 섬으로 섬사람들은 기이섬이라 불렀다.


섬 전체가 산으로 바위와 가파른 경사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바다나, 육지에서 보면 빽빽한 나무들과 바위들로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처럼 보였다.


대부분 사람이 서쪽 섬인 시오노미사키섬, 즉 시오노미섬이라 부르는 작은 섬에서 생활했다. 대부분 고기를 잡으며 생활하였고, 일부 육지로 나가서 농사도 지었으며, 또한 먹을 것을 나눠 먹는 등 공동생활을 하고 있었다.


섬에는 공동 건물 대여섯 채에 남녀가 각각의 건물에서 생활했으며,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별도로 작은 집을 짓고 살았는데, 약 20호 정도의 작은 마을이었다.


남자 어른의 절반 이상은 사지가 멀쩡한 사람이 없었다.


대부분 8년 전 이가의 난(오다 노부나가가 세력 확장 전쟁 중 이가 지역-닌자들의 고향-의 무사와 닌자, 그리고 그곳 사람들을 무참히 죽임) 때 부상을 입었고, 또한 여자들과 아이들은 남편과 부모를 잃었다.


부모나 형제가 없는 아이들도 별도의 공동 건물에서 생활하거나 원로나 필요로 집에 함께 사는 경우도 있었다.


어린아이들이 오후가 되면 시오노미섬에서 배를 타고 동쪽의 기이섬으로 건너가 골짜기 깊은 곳으로 가서는 오후 늦게 돌아오곤 했다.


료우타가 궁금해서 물어보면 라나는 웃으며 답을 해주지 않고는 절대로 그곳 근처에 가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럴수록 료우타는 궁금증이 올라왔다.


라나와 촌장도 가끔 기이섬으로 가고는 했다.


‘뭔가 섬에 비밀이 있는 것 같은데.’


궁금함을 참지 못해 마을 아이들에게 물어봐도 대답은커녕 피하기만 하고 근처에 오지도 않았다.


아직도 낯선 이에 대한 낯가림인지 멀리서 멀뚱히 쳐다보다가 료우타가 다가가거나 무엇인가를 말하려 하면 후다닥 도망을 갔다.


아이뿐만 아니라 섬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을 꺼리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공동 건물의 옆에 붙어 있는 별채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별채의 바로 앞이 바다였다.


별채 헛간에는 고기 잡는 그물과 도구들 그리고 알 수 없는 이상한 무기들이 구석 깊은 곳에 있었다.


남쪽 바다가 보이는 바위에 앉아 자기가 누구인지, 왜 여기에 있는지 생각하며 거의 하루를 다 보냈다.


멍하니 남쪽의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니 바다일까? 바라보고 있는데 오늘도 아이들이 배를 타고 동쪽 섬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아이들이 동쪽으로 가는 모습을 보다 칼을 들고 마당에 섰다.


자신도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생각과 복잡한 심경을 잊기 위해, 그리고 칼을 들다 보면 지난날이 생각날 수 있을 것이라 여기며 조심스럽게 움직여 보았다.


머리가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울 때마다 칼을 들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 몇 번을 칼을 휘둘러보곤 실망하여 포기하다가도 다시 힘을 내서 칼을 들었다.


“뭐하고 계세요? 제가 상대가 되어 드릴까요?”


“하하하, 그러면 저야 좋죠.”


그렇게 료우타는 라나를 상대로 칼을 들게 되었다.


하지만, 어색했다.


칼을 다루어 본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다 보니 모양새가 잘하는 것 같으면서도 어딘지 틈이 있었다.


라나의 칼과 료우타의 칼이 부딪치고 얽힐 때마다 료우타는 미안한 마음에 거듭 사과했다.


“아니에요. 아직 기억이 돌아오지 않아 공격은 어색하지만, 수비는 잘하시잖아요. 아마도 몸에 배어 있어서인지 료우타님도 모르게 방어가 되는 것 같아요.”


“잘 모르겠어요. 아까운 시간만 뺏는 것은 아닌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요. 뭐. 어떨 때는 기억 저편의 모습이 보인 것 같아요. 연습할수록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요. 특히 방어와 함께 뻗어 나오는 칼의 예리함은 상상을 초월해요. 물론 그다음 공격이 연결되지 않아 아쉽지만요. 호호호.”


라나를 상대로 료우타는 칼을 자신의 것으로 조금씩 익혀 갔다.


특이한 것은 공격에 대한 뚜렷한 방법이 생각이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라나의 공격을 피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방어와 동시에 공격을 가한다는 것이다.


료우타의 검술이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기는 했지만, 라나의 공격이 거칠수록 그의 검술이 대단했었다는 것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었다.


그러나, 료우타의 실력이 상대를 머뭇거리게 하기에는 충분하였지만, 순간적으로 몸이 반응한 것이라 그다음 공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반쪽 대나무를 이용한 활쏘기도 열심을 냈다.


제법 먼 거리의 목표물도 가볍게 맞히었다.


보통의 화살보다 거리와 위력이 엄청나, 쏘면서도 료우타 스스로 놀라고는 했다.


물론 라나도 그런 솜씨를 보고 적잖이 감탄을 쏟아냈다.


대부분의 일본 활은 대나무로 만들어져 있고 그 크기도 엄청나 활용도가 떨어졌다.


그나마 단궁이라는 작은 활을 일부에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단궁으로도 화살을 쏘면, 백발백중이었다.


료우타가 가지고 있던 작은 화살과 비슷한 화살이라 다루기도 편했다.


칼이나 창을 다루는 실력은 수비에 비해 공격력이 부족한데, 자신의 활과 단궁을 다루는 솜씨는 일취월장했다.


“료우타님은 대단해요. 단궁을 어쩜 그렇게 잘 쏘시는지. 몇 년을 수련한 저보다 실력이 좋아요.”


“하하하, 칭찬해 주시니 기분이 좋습니다.”


료우타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 순간,


“누구냐?”


라나가 숲을 향해 무엇인가를 날리자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날아가더니 소나무에 박혔다.


라나가 그곳으로 달려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분명 무슨 소리가 났는데···.”


수풀 속에서 산새 한 마리가 푸드덕거리며 날아갔다.


“새 소리인가 봅니다. 그런데 이것은 무슨 무기입니까?”


별 모양의 날이 선 쇠붙이였다. 소나무에 박힌 수리검을 뽑아 료우타에게 건네주었다.


“수리검이라는 것이에요. 이렇게 잡고 던져 보세요.”


“이거 제 짐에서 있는 거랑 비슷하네요.”


수리검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맞아요. 다만 그것은 발이 네 개고 제 것은 발이 다섯 개로 조금 달라요.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수리검을 사용해요. 물론 시중에서 만들어진 네 개의 발을 가장 많이 사용하죠. 우리 섬도 자체적으로 만들기는 하지만 발이 네 개가 제일 많아요.”


라나가 다른 수리검을 품에서 꺼내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우고 열 보 밖의 소나무를 향해 던졌다. 작은 가지에 수리검이 꽂혔다.


날아간 수리검에 놀라며, 자신이 들고 있는 수리검을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라나를 따라 던져 보았다.


하지만 손에 익지 않아서 그런지 수리검은 소나무 앞에 떨어졌다.


검지가 아팠다.


“어렵네요. 이 수리검, 제가 가져도 되죠?”


“그럼요, 연습을 계속하다 보면 손에 익을 거예요. 수리검은 공격용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방어하기에 좋은 무기죠. 특히 줄행랑칠 때.”


그녀가 말을 하고는 웃자 료우타도 말뜻을 이해하고는 따라 웃었다.


라나에게서 얻은 수리검으로 연습했지만, 손에 익지 않아 자신의 짐 꾸러미에 있던 네 발 수리검으로 던져 보았다.


라나의 것보다 조금 커 던지기에 조금은 나았지만, 네발 역시 불편했다.


가만히 지켜보던 라나가 그의 자세를 보며 웃었다.


좀처럼 늘지 않는 솜씨에 수리검 잡는 방법을 알려 주기 위해 료우타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길이 따뜻했다.


료우타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이상한 낌새에 고개를 든 그녀가 료우타의 발간 얼굴을 보고는 얼른 손을 놓았다.


그녀의 얼굴도 붉어졌다.


“손 다시 줘 보세요.”


그녀가 웃음기를 숨기며 머뭇거리다가 다시 료우타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을 본 라나가 놀라며 손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료우타님은 분명 수리검이나 표창 같은 무언가를 연습한 것이 분명해요.”


라나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 료우타님의 손가락을 보면 굳은살이 알알이 박혀있어요.”


자신의 손가락을 보니 정말 손가락 여기저기에 굳은살이 있었다.


그녀의 응원에 힘을 얻어 열심히 수리검 날리기를 연습했다.


날렵한 수리검이 휘어지며 날아가다 보니 목표물을 명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수십 번의 연습 끝에 제법 바람을 가르며 목표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올곧이 힘이 실리지 않아 파괴력이 부족해 보였다.


연습을 할수록 손이 어색했다.


처음 연습할 때부터 무언가 자신의 손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의 대장간에 가서 발의 숫자뿐만 아니라 크기도 다양한 수리검을 사용해 보았다.


한쪽 구석에 처박혀 있던 두 발의 수리검을 던졌는데 다른 것보다 훨씬 편하고 좋았다.


오랫동안 사용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녹이 슬어 있었지만 사용하기에는 불편함이 없었다.


그날 이후, 두 발 수리검으로 틈틈이 연습했다.


조금씩 실력이 늘었지만 부족한 점이 많았다.


네 발과 라나가 준 수리검도 때때로 연습했다.


이를 지켜보던 라나가 감탄사를 했다.


손가락의 굳은살을 보며 설마 했지만, 연습한 지 며칠이 되지 않아 수리검이 자유자재로 날아가며 목표물에 꽂히는 것이 아닌가?


‘역시 보통의 인물이 아니야.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


초겨울이 되자 매서운 바람이 북쪽 하늘에서 불어와 섬 골짝 골짝을 누비고 다녔다.

시오노미섬 2.png

빨간 네모 칸 안에 올빼미 섬이 있습니다.

<아래 그림 상세>

시오노미섬.png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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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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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또 다른 검 이순신 22.08.02 104 0 15쪽
169 일본 무장 손문욱 22.08.01 75 0 10쪽
168 조선 백성의 하늘을 베라 22.08.01 70 0 12쪽
167 천손 3 22.07.31 61 0 11쪽
166 천손 2 22.07.31 55 0 9쪽
165 천손 1 22.07.30 65 0 9쪽
164 주조와의 대결 22.07.30 72 0 9쪽
163 되찾은 청동거울 22.07.29 76 0 13쪽
162 히데요시의 허왕된 꿈 22.07.29 62 0 10쪽
161 세 남매 22.07.28 65 0 13쪽
160 원수의 목을 베다 22.07.28 68 0 11쪽
159 울돌목 싸움 2 22.07.27 66 0 10쪽
158 울돌목 싸움 1 22.07.27 71 0 11쪽
157 왕도깨비 22.07.26 57 0 9쪽
156 타이요우와의 결투 22.07.26 59 0 12쪽
155 배신자 준사 22.07.25 65 0 11쪽
154 두려움과 호승심 사이 22.07.25 67 0 12쪽
153 일본 장수를 사랑한 여인 22.07.24 70 0 11쪽
152 한산섬 어린 포로 22.07.24 66 0 11쪽
151 초로한 이순신 22.07.23 63 0 15쪽
150 이순신의 길 22.07.23 58 0 10쪽
149 불타는 조선의 바다 22.07.22 70 0 10쪽
148 풍전등화 22.07.22 65 0 9쪽
147 닌자들의 싸움 22.07.21 61 0 11쪽
146 묘수인가 악수인가 22.07.21 61 0 11쪽
145 또 다른 여우와의 담판 22.07.20 62 0 13쪽
144 다시 교토로 22.07.20 66 0 10쪽
143 포주 진자에몬 22.07.19 67 0 9쪽
142 여우와 너구리 22.07.19 75 0 9쪽
141 고려신사 2 22.07.18 70 0 10쪽
140 고려신사 1 22.07.18 62 0 11쪽
139 쫓겨간 에도 22.07.17 63 0 12쪽
138 추격자 마리지천 22.07.17 61 0 10쪽
137 고야산으로 2 22.07.16 65 0 9쪽
136 고야산으로 1 22.07.16 56 0 9쪽
135 또 다른 혼노지의 적 2 22.07.15 61 0 12쪽
134 또 다른 혼노지의 적 1 22.07.15 63 0 10쪽
133 사카야마의 죽음 22.07.14 68 0 11쪽
132 속고 속이는 자들 22.07.14 57 0 10쪽
131 타이요우의 폭주 22.07.13 60 0 11쪽
130 타이요우의 배신 22.07.13 67 0 9쪽
129 불타는 올빼미 둥지 22.07.12 62 0 9쪽
128 이시카와 고에몬 22.07.12 63 0 12쪽
127 오사카성 잠입 2 22.07.11 67 0 11쪽
126 오사카성 잠입 1 22.07.11 60 0 10쪽
125 다시 만난 예솔 22.07.10 72 0 10쪽
124 죽음 앞에 선 자 22.07.10 68 0 10쪽
123 지로자에몬 22.07.09 66 0 12쪽
122 사카이 거상 이마이 소큐 22.07.09 86 0 10쪽
121 쫓고 쫓기는 자 2 22.07.08 68 0 9쪽
120 쫓고 쫓기는 자 1 22.07.08 68 0 9쪽
119 소원 하나 22.07.07 77 0 8쪽
118 일본으로 압송되다 22.07.07 76 0 10쪽
117 타다츠구(단검) 22.07.06 67 0 10쪽
116 간자 료우타 22.07.06 72 0 10쪽
115 한산섬에서 만난 쥰세이 22.07.05 60 0 9쪽
114 한산섬 달 밝은 밤에 22.07.05 75 0 10쪽
113 또 다른 비밀작전 22.07.04 66 0 10쪽
112 기만작전 22.07.04 68 0 10쪽
111 논개의 죽음 22.07.03 76 0 10쪽
110 무너지는 진주성 22.07.03 69 0 8쪽
109 조선 무사와의 만남 2 22.07.02 76 0 9쪽
108 조선 무사와의 만남 1 22.07.02 75 0 11쪽
107 무솔이 되다 2 22.07.01 72 0 9쪽
106 무솔이 되다 1 22.07.01 85 0 10쪽
105 한 명호(韓命昊) 22.06.30 70 0 9쪽
104 살동이 22.06.30 74 0 9쪽
103 일본에서 쇄환된 조선인 22.06.29 65 0 10쪽
102 벗점골에 모인 사람들 22.06.29 72 0 10쪽
101 운명인가? 22.06.28 68 0 9쪽
100 숙명인가? 22.06.28 78 0 11쪽
99 가슴에 꽂힌 애기살 22.06.27 78 0 11쪽
98 조선 무사에게 쫓기다 22.06.27 69 0 11쪽
97 진주성에서 만난 철포대장 22.06.26 86 0 11쪽
96 닌자들 간의 싸움 22.06.26 70 0 11쪽
95 진주성으로 22.06.25 77 0 9쪽
94 조선 무사와의 첫 대결 22.06.25 71 0 9쪽
93 이순신을 척살하라 2 22.06.24 88 0 9쪽
92 이순신을 척살하라 1 22.06.24 71 0 8쪽
91 조선 수군의 포로가 된 쥰세이 22.06.23 77 0 9쪽
90 한산대첩 2 22.06.23 63 0 9쪽
89 한산대첩 1 22.06.22 70 0 9쪽
88 와키자카의 호승심 2 22.06.22 73 0 9쪽
87 와키자카의 호승심 1 22.06.21 70 0 10쪽
86 거북배 22.06.21 70 0 8쪽
85 복수의 서막 22.06.20 62 0 9쪽
84 동료를 베다 22.06.20 62 0 9쪽
83 조선 백성을 지켜라 +2 22.06.19 72 1 10쪽
82 조선의 바다 3 22.06.19 65 0 9쪽
81 조선의 바다 2 22.06.18 5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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