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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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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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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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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조선 무사와의 만남 2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바위 뒤로 몸을 숨긴 무솔이 호흡을 가다듬었다.


대여섯의 발자국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 무솔은 윗옷을 벗어 바위 오른쪽으로 던졌다.


그 순간 여러 명이 그 옷을 향해 달려들었다.


바위를 박차고 오른 무솔의 칼에 순식간에 두 명의 그림자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여기저기 숨어 있던 검은 복면들이 재빠르게 무솔 주위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칼과 칼이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적이다.”


어디선가 고함이 들려왔다.


대여섯 명의 조선 무사들이 무솔이 있는 곳으로 칼을 들고 달려왔다.


덩치가 작은 복면이 손을 들어 지시하자 닌자들이 등을 돌려 조선 무사들을 향해 달려갔다. 조선 무사들의 칼이 부딪쳤다.


자신 앞에 선 복면과 시선을 교환하며 경계했다.


복면의 사내가 칼을 들고 자신을 노리는 모습을 보며 상대를 알아보았지만, 가짜 상투에다가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무솔을 상대는 알아보지 못했다.


달빛에 반짝인 칼이 상대의 왼손에 들려 있었다.


‘타이요우!’


무솔의 칼이 타이요우의 머리를 향해 내려쳤다.


그 또한 무솔의 칼을 받아 내며 공격을 가해 왔다.


둘의 싸움은 마치 무술 시현을 하듯 맞아떨어졌다.


격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이 일정 거리를 두고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저놈은···, 낯설면서도 익숙한, 그러면서도 생소하다.’


타이요우가 무솔을 보며 상대가 누군지를 가늠해 보았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무솔은 조선의 검술로 타이요우를 상대했다.


그러다가도 닌자의 수법에 닌자의 수법으로 간간이 상대하다 보니 타이요우가 헷갈려 하는 것이었다.


타이요우가 주변 상황을 돌아보며 공격을 가하는 척하다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며 조선 무사를 향해 수리검을 날렸다. 타이요우를 의식하지 못하고 싸우던 조선 무사가 수리검에 맞고 쓰러졌다.


무솔은 어처구니가 없어 도망가는 타이요우를 멍하니 보다 조선 무사들이 조금씩 밀리는 모습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한 명의 동료가 쓰러지자 조선 무사들은 여기저기 흩어지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닌자와의 싸움은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쓰러진 조선 무사를 죽이려 칼을 빼 든 닌자를 향해 편전을 쏘았다.


닌자는 따끔한 자기 옆구리를 내려다보며 조선 무사 앞으로 쓰러졌다.


무솔은 조선 무사들을 쫓는 자들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닌자들이 달려가다 자신들의 발 앞에 꽂히는 화살에 놀라 주춤하며 타이요우를 쳐다보았다.


타이요우가 몸을 돌려 무솔을 바라보며, 잠시 망설이는 것 같았다.


그때 북문 쪽에서 병사들이 고함을 지르며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 나는 방향을 한 번 쳐다본 타이요우가 손을 휘저었다.


“산개하여 빠져나가라.”


닌자들은 타이요우의 지시에 사방으로 흩어졌다.


침입자들이 사라지자 쓰러진 조선 무사에게로 달려갔다.


조선 무사는 겨우 몸을 가누며, 자신을 올려다보았다.


‘어디서 봤을까?’


낯익은 얼굴에 당황했다.


남장하고 있었지만 분명 그녀였다.


‘여, 연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조선 무사도 아픔을 참으며 복면을 쓴 무솔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녀도 낯익은 눈빛에 잠시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의 흔들리는 눈빛을 보며 가슴이 벅차올랐다. 환하게 웃으며 그녀를 불렀다.


“연··· 윽!”


화살을 맞고 쓰러졌던 자가 품에서 단도를 꺼내 무솔을 찔렀다.


단도는 무솔의 쇠비늘 옷을 뚫고 옆구리를 파고들었다.


짧은 신음을 내뱉으며 파고드는 단도를 움켜잡고는 닌자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이 허공에서 무솔을 찔러왔다. 잠시 망설이다 칼등으로 내리쳤다.


칼을 의지해 겨우 버틴 무솔이 자신을 보고 있는 조선 무사를 바라보았다.


“독, 독이 묻었으니, 얼른 해, 해독을···.”


일본군이 진주성 부근으로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진주성으로 오면서 주변 마을들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지난 진주성 전투에서 대패한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


그들의 막사가 진주성이 바라다보이는 들판에 세워졌다.


끝도 없는 막사가 들판을 가득 메우자 이를 지켜보던 병사들의 사기가 꺾였다.


일부 무장들은 병사들을 이끌고 밤에 몰래 성을 빠져나갔다.


며칠이 지나도록 폭풍 전야처럼 진주성은 침묵하고 있었다.


오히려 침묵이 진주성을 지키는 병사들의 마음을 헤집었다.


언제 공격해 올지 모르는 적에 대한 두려움이 진주성 곳곳을 후비고 다녔다.


일본군 기마부대가 성을 둘러보고 갔다.


간혹 일본군이 와서 총을 쏘거나 시비를 걸었다.


일본군의 주력부대들은 동북쪽 해자에 흙을 메워 길을 만들었다.


산에서 나무를 베어 와서, 마을 빈집들의 문짝들로 해자를 메었다.


그들은 성에서 공격을 할까 봐 방패를 든 부대와 철포부대가 일하는 병사들을 보호했다.


아니, 대부분 일꾼은 조선 백성이었다.


저들의 뻔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보고만 있어야 했다.


어찌 조선 백성에게 화살과 포를 쏠 수 있단 말인가?


저들의 저의에 분노와 안타까움으로 발만 동동 굴렀다.


또한 동문 앞 흙을 쌓아 언덕을 만들었다.


진주 성곽과 같은 높이에서 진주성을 향해 사격을 퍼부었다.


조선 병사들도 맞대응했다.


며칠을 서로 작은 공방만을 주고받았다.


햇살이 쨍쨍 내리 찌는 날 오전, 일본군 십만이 진주성을 외워 싸고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하루에 여러 번 공격이 이루어졌다.


진주성 내는 군사들과 백성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적을 막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수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적을 방어하기란 너무도 어렵고 힘든 하루하루였다.



지휘체계도 불분명하여 성을 나눠 지휘하게 되어 성내 병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일본군들은 수적 우세를 이용해 부대들이 돌아가며 공격했지만, 조선 군사들은 병력의 열세로 쉬지도 못하고 밤낮으로 적들을 막아냈다.


진주 부근의 의병들은 너무도 많은 일본군의 위세에 눌려 지난해의 진주성 싸움과 달리 외곽에서의 활동을 포기하고 돌아가 버렸다.


눈엣가시 같은 의병들이 사라지자 적들은 온갖 도구들을 만들어 공성전을 벌였다.


지난 싸움을 반면교사 삼아 적절하게 진주성을 공격했다.


진주성은 바람 앞에 놓인 등불이었고 폭풍 앞에 홀로 있는 섬이 되어 외로이 버티다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그들의 거침없는 공격에 아군의 전사자는 급격히 늘어났다.


지친 병사들은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졌고, 오지 않는 지원군을 원망했다.


함께 전쟁을 치르는 백성들 또한 지쳐갔다.


무더위 속에서 그야말로 악전고투였다.


왜군들은 동쪽과 북쪽을 집중적으로 공격을 가했다.


그들은 대군을 나눠 공격과 휴식을 취했다.


그에 반해 조선 군사들과 백성들은 쉴 여유조차 없었다.


의식을 잃었던 무솔이 눈을 떴다.


“오라버니!”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연서의 모습이 보였다.


“연, 연서구나!”


“네, 오라버니. 저 연서예요. 연서.”


“그래, 나 무솔이야. 다친 곳은 어때? 괜찮아?”


“제 걱정하지 마시고 오라버니 걱정이나 하세요.”


“후후, 많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구나. 그래 성은 어떻게······?”


연서가 소매로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왜놈들의 공격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요. 성안의 초가집들이 불탔고 성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어요. 오늘내일 함락될 것 같아요.”


“무솔아!”


“어? 형님, 종하 형님!”


“그래, 나 종하다. 몸은 어때?”


문을 열고 들어온 종하가 무솔을 보며 걱정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종하와 연서, 그리고 지난날 지리산에서 함께 했던 동료들이 잠시 싸움이 잦아들자 무솔에게로 달려왔다.


무솔 곁에서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하지만, 그들의 추억과 기쁨은 풍전등화와 같은 진주성 때문에 더 이상 즐거운 자리가 되지 못했다.



동쪽 외성이 조금씩 적들의 공성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비마저 세차게 내리면서 급하게 쌓은 성이 조금씩, 조금씩 허물어져 갔다.


성벽이 무너지고 있는 곳으로 공격을 해왔지만 충정도 병마절도사 황 진의 분전으로 다시 진주성의 군사들과 백성들은 온몸으로 물리쳤다.


그 과정에서 황 진 장군이 철포에 맞아 전사하고 말았다.


그나마 황 진 장군의 분전으로 겨우 버텼던 성이 혼란 속에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휘체계가 무너지자 오합지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일본군에 맞서 적절하게 병사들을 움직였던 황 진 장군, 그가 죽음으로 그를 대신할 지휘자가 사라진 것이다.


병사들과 백성들은 혼란 속에서 서서히 무너졌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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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저의 공모전 작품 소개 22.05.13 134 0 -
170 또 다른 검 이순신 22.08.02 97 0 15쪽
169 일본 무장 손문욱 22.08.01 71 0 10쪽
168 조선 백성의 하늘을 베라 22.08.01 69 0 12쪽
167 천손 3 22.07.31 58 0 11쪽
166 천손 2 22.07.31 53 0 9쪽
165 천손 1 22.07.30 62 0 9쪽
164 주조와의 대결 22.07.30 70 0 9쪽
163 되찾은 청동거울 22.07.29 73 0 13쪽
162 히데요시의 허왕된 꿈 22.07.29 59 0 10쪽
161 세 남매 22.07.28 64 0 13쪽
160 원수의 목을 베다 22.07.28 66 0 11쪽
159 울돌목 싸움 2 22.07.27 62 0 10쪽
158 울돌목 싸움 1 22.07.27 69 0 11쪽
157 왕도깨비 22.07.26 56 0 9쪽
156 타이요우와의 결투 22.07.26 56 0 12쪽
155 배신자 준사 22.07.25 62 0 11쪽
154 두려움과 호승심 사이 22.07.25 63 0 12쪽
153 일본 장수를 사랑한 여인 22.07.24 66 0 11쪽
152 한산섬 어린 포로 22.07.24 63 0 11쪽
151 초로한 이순신 22.07.23 60 0 15쪽
150 이순신의 길 22.07.23 55 0 10쪽
149 불타는 조선의 바다 22.07.22 64 0 10쪽
148 풍전등화 22.07.22 63 0 9쪽
147 닌자들의 싸움 22.07.21 57 0 11쪽
146 묘수인가 악수인가 22.07.21 59 0 11쪽
145 또 다른 여우와의 담판 22.07.20 60 0 13쪽
144 다시 교토로 22.07.20 63 0 10쪽
143 포주 진자에몬 22.07.19 64 0 9쪽
142 여우와 너구리 22.07.19 73 0 9쪽
141 고려신사 2 22.07.18 68 0 10쪽
140 고려신사 1 22.07.18 56 0 11쪽
139 쫓겨간 에도 22.07.17 60 0 12쪽
138 추격자 마리지천 22.07.17 58 0 10쪽
137 고야산으로 2 22.07.16 63 0 9쪽
136 고야산으로 1 22.07.16 53 0 9쪽
135 또 다른 혼노지의 적 2 22.07.15 57 0 12쪽
134 또 다른 혼노지의 적 1 22.07.15 60 0 10쪽
133 사카야마의 죽음 22.07.14 62 0 11쪽
132 속고 속이는 자들 22.07.14 55 0 10쪽
131 타이요우의 폭주 22.07.13 56 0 11쪽
130 타이요우의 배신 22.07.13 65 0 9쪽
129 불타는 올빼미 둥지 22.07.12 60 0 9쪽
128 이시카와 고에몬 22.07.12 59 0 12쪽
127 오사카성 잠입 2 22.07.11 64 0 11쪽
126 오사카성 잠입 1 22.07.11 56 0 10쪽
125 다시 만난 예솔 22.07.10 67 0 10쪽
124 죽음 앞에 선 자 22.07.10 66 0 10쪽
123 지로자에몬 22.07.09 65 0 12쪽
122 사카이 거상 이마이 소큐 22.07.09 85 0 10쪽
121 쫓고 쫓기는 자 2 22.07.08 65 0 9쪽
120 쫓고 쫓기는 자 1 22.07.08 58 0 9쪽
119 소원 하나 22.07.07 75 0 8쪽
118 일본으로 압송되다 22.07.07 73 0 10쪽
117 타다츠구(단검) 22.07.06 64 0 10쪽
116 간자 료우타 22.07.06 69 0 10쪽
115 한산섬에서 만난 쥰세이 22.07.05 59 0 9쪽
114 한산섬 달 밝은 밤에 22.07.05 72 0 10쪽
113 또 다른 비밀작전 22.07.04 63 0 10쪽
112 기만작전 22.07.04 65 0 10쪽
111 논개의 죽음 22.07.03 73 0 10쪽
110 무너지는 진주성 22.07.03 66 0 8쪽
» 조선 무사와의 만남 2 22.07.02 74 0 9쪽
108 조선 무사와의 만남 1 22.07.02 72 0 11쪽
107 무솔이 되다 2 22.07.01 68 0 9쪽
106 무솔이 되다 1 22.07.01 82 0 10쪽
105 한 명호(韓命昊) 22.06.30 68 0 9쪽
104 살동이 22.06.30 72 0 9쪽
103 일본에서 쇄환된 조선인 22.06.29 62 0 10쪽
102 벗점골에 모인 사람들 22.06.29 70 0 10쪽
101 운명인가? 22.06.28 65 0 9쪽
100 숙명인가? 22.06.28 76 0 11쪽
99 가슴에 꽂힌 애기살 22.06.27 75 0 11쪽
98 조선 무사에게 쫓기다 22.06.27 67 0 11쪽
97 진주성에서 만난 철포대장 22.06.26 84 0 11쪽
96 닌자들 간의 싸움 22.06.26 68 0 11쪽
95 진주성으로 22.06.25 76 0 9쪽
94 조선 무사와의 첫 대결 22.06.25 68 0 9쪽
93 이순신을 척살하라 2 22.06.24 84 0 9쪽
92 이순신을 척살하라 1 22.06.24 68 0 8쪽
91 조선 수군의 포로가 된 쥰세이 22.06.23 76 0 9쪽
90 한산대첩 2 22.06.23 61 0 9쪽
89 한산대첩 1 22.06.22 69 0 9쪽
88 와키자카의 호승심 2 22.06.22 70 0 9쪽
87 와키자카의 호승심 1 22.06.21 67 0 10쪽
86 거북배 22.06.21 66 0 8쪽
85 복수의 서막 22.06.20 60 0 9쪽
84 동료를 베다 22.06.20 61 0 9쪽
83 조선 백성을 지켜라 +2 22.06.19 6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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