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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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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23
추천수 :
30
글자수 :
1,064,608

작성
22.08.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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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일본 무장 손문욱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형, 저자를 본 것 같다고 했잖아.”


“응, 그랬지. 고니시 유키나가 아래 있었으니 한 번쯤 봤을 수도 있어. 이번에 항왜? 아니 뭐라고 해야 하나? 조선으로 돌아왔다고 봐야겠지.”


“·····생각이 났어, 형. 지난 큐슈의 작전 때 내가 처음 참여한 거 알지. 그때 내가 영웅이 되었잖아. 그런데 그때 나보다 더 큰 상을 받은 자가 있었는데, 저자인 것 같아.”


“그래?”


“응, 조선에서 해적들에게 잡혀 와 어부에게 팔려서 노예로 살았는데 그날 주조의 무리가 어부로 변복하고 히데요시를 기다렸다고 했잖아. 그때 그곳에 노예로 있던 저자가 눈치를 채고는 히데요시의 경호 무사에게 알렸다고 해. 그래서 나보다 더 큰 상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문제는 그 옆에 붙어 있는 여인이야.”


“센, 너도! ······몸종이라고 했지만, 보통내기가 아닌 것 같아.”


“형의 직감이 맞을 거야. 저 여자는 닌자야.”


“무슨 목적으로 따라왔을까? 단순히 저자를 보호하기 위해, 아니면 정말 사랑하는 사이일까······?”


“우리 한 번 시험해 볼까?”


*


“어, 연서.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왔니?”


연서가 무솔이 묶고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낼 이면 출전이잖아요.”


말을 하는 연서의 얼굴이 등잔불에 흔들리며 붉어졌다.


활과 칼을 매만지다가 옆으로 밀었다.


연서의 마음을 알지만, 그녀와 인연을 더 이상 맺으면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기에 그녀가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을 접어두고 냉정하여지려 노력했다.


“오라버니는 왜 저의 마음을 몰라주세요. 제발!”


“연서야. 미안하구나. 나는, 나는······.”


끝내 말을 다 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품으로 안겨 왔다.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 가만히 그녀를 품어 주었다.


그의 품속에서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무솔을 향해 서럽게 울었다.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그녀의 눈물에도, 하소연에도 끝내 그녀를 밀어냈다.


달빛 아래 한 그림자가 연서가 무솔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얼마 후 되돌아섰다.


종하였다.




출전 일이라 그런지 통제영은 새벽부터 소란스러웠다.


“손 문욱 부장, 통제사께서 긴히 보자고 하십니다.”


준사가 손 문욱이 묵고 있는 건물 마당에서 그를 불렀다.


“이런 새벽에 통제사께서 어떤 일로 저를 부르신다는 말씀이오?”


“제가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단지 심부름만 할 뿐입니다. 출전에 앞서 뭔가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요?”


손 문욱이 준사를 따라 길을 나섰다.


뒤에 그를 호위하는 여인이 조금 떨어져 따라오고 있었다.


준사가 이 순신의 집무실과 반대 방향으로 가자 이상한 생각이 들었는지 멈춰 섰다.


“통제사께서 어디에 계시기에 한적한 곳으로 가는 것이오?”


“저기 계시니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아, 그리고 저 여인은 더 이상 가지 못합니다.”


손 문욱이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어렴풋이 보이는 통제사의 모습에 여인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앞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통제사께서 이 새벽에, 이런 곳에서 날 보자고 하다니 이상하다. 혹시······.’


이 순신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혼자 걸으며 여러 가지를 생각했다.


멀리 이 순신을 보고는 고개를 돌려 뒤에 남아 있는 후리와 한 사내, 준사를 쳐다보았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어서 오시오. 손 문욱 부장.”


손 문욱이 놀라 유심히 통제사를 들여다보았다.


“다, 당신은 누, 누구요?”


“내가 오히려 묻고 싶소? 당신은 누구요? 무슨 목적으로 통제영으로 들어오셨소?”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바닷가를 걸었다.


후리는 손 문욱이 점점 더 시야에서 멀어지자 불안했다.


눈앞에 있는 사내를 살폈다.


“걱정되시오? 손 부장이 적의가 없다면 무사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오늘 숨이 떨어질 것이오.”


누군가 찾아와 통제사가 찾는다고 할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후리가 갑자기 준사를 향해 칼을 빼 들며 찔렀다.


그녀의 행동을 예측한 준사가 뒤로 몇 걸음 물러나며 피했다.


그녀가 손 문욱을 향해 달려가려 하자 준사가 앞을 막고 길을 열어 주지 않았다.


“그대의 처사가 손 문욱을 더 난처하게 한다는 것을 모르시오. 여기는 조선 수군의 통제영이오.”


준사의 말에 그녀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으나 이내 그를 향해 달려왔다.


그녀의 공격을 막아내기만 하고 공격하지 않으며 계속 길을 막아섰다.


어떻게든 지나가려고 칼을 휘두를수록 그녀의 마음만 급해질 뿐 앞에 막아선 준사를 넘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제법 공격이 날카로워지자 준사가 힘겨워하며 그녀의 길을 막지 못하고 밀려났다.


그녀가 허겁지겁 바닷가로 달려갔다.


후리가 사라진 곳으로 걸어가는 준사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후리는 급하게 어스름을 달렸다.


멀리 한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혹시······.’


손 문욱이 어떻게 되었을까 봐 걱정이 되어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이 순신은 자신의 몫이 아니었다.


자신에게는 오직 손 문욱 만이 전부였다.


새벽 여명이 앞을 밝히고 있었다.


후리의 눈에 들어 온 사람은 이 순신도 아니었고 손 문욱은 더더욱 아니었다.


달려오는 속도로 후리의 칼이 여명을 가르며 날아올라 눈앞 사내를 향해 내려쳤다.


하지만 그녀의 칼은 허공조차 가르지 못하고 튕겨 나가버렸다.


비틀거리며 땅에 내려앉은 그녀가 뒤를 쳐다보았다.


후리의 칼을 가볍게 쳐낸 사내가 후리를 노려보았다.


무솔이었다.


“너는 누구냐?”


“알 것 없다. 손 문욱님은 어떻게 되었느냐?”


“이미 이승의 삶을 마쳤는지도 모르지. 닌자인가?”


“알아 무엇 하겠나. 죽으랏.”


후리가 다시 칼을 옆으로 죽 뻗으며 달려왔다.


후리의 일격을 피한 무솔, 그녀의 등을 발로 찼다.


앞으로 기우뚱한 그녀가 다시 칼을 높이 들며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뽑지 않은 대나무칼로 후리의 옆구리를 가격했다.


아픔을 참으며 다시 칼을 들고 노려보았다.


멀리서 누군가가 달려왔다.


“후리, 지금 무엇 하느냐?”


품으로 손을 가져갔다가 뿌리려던 그녀가 손 문욱의 외침이 들리자 흠칫 놀라 동작을 멈추며 뒤를 돌아보았다.


“아, 아니······.”


“하하하, 손 부장님. 이자가 제 목숨을 노렸습니다.”


후리와 손 문욱이 난감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무솔을 바라봤다.



손 문욱과 길을 걸으며, 무솔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무솔이 걸어 온 길에 크게 감명받았다며 자신의 속내를 말하고 싶었지만, 저 가슴 아래에서 꿈틀거리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무솔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손 문욱 부장! 당신은 조선 사람이오. 당신에게 조선 사람이 중하오? 일본 사람이 중하오? ······둘 다 중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저들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베었소. 당신도 알다시피 이 땅은 지옥으로 변하고 말았소. 누가 이 땅을 이렇게 만들었소.”


“······.”


“처한 상황이 다 다르다고 할 수 있으나, 조선 사람의 가슴에 그나마 있는 희망을 베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소. 나라의 임금도 고관대작들도 살피지 못한 백성들의 마음, 백성들의 마지막 의지 처를 없애지 마시오. 내 부탁이오.”


무솔의 말에 뜨거워지는 가슴을 어떻게 주체할 수가 없어 눈물이 나려 했다.


마침 소변이 마려워 핑계를 대고 자리를 피해 숲으로 갔다.



두 사람에게 목례하고 멀리 섬 위로 올라오는 해를 바라보며 걸어갔다.


언제 왔는지 준사와 센, 그리고 종하와 동료들이 무솔의 그림자를 따라갔다.


손 문욱은 해를 향해 걸어가는 사내를 한참이나 바라봤다.


옆에서 칼을 땅에 떨어뜨린 후리가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조선 수군 진영에서 다른 이들이 자신을 변절자니, 왜놈이니 놀리며, 비아냥거리거나 외면할 때, 장군만이 나를 상대해 주고 차도 마셔 주지 않았든가? 무솔이라는 자와 그 동료들, 그들은 무엇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것일까? 일본인으로 포로였던 저 준사란 자와 센이라는 자 또한 일본을 등지고 조선을, 아니 이 순신을 돕고 있지 않은가? 과연 나는 지금 무엇을 하려 하는 것인가?’


*


고니시 유키나가 부대가 순천을 빠져나가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바다를 막고 있는 이 순신으로 인해 왜성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고 있었다.


유키나가는 자기 병사들을 무사히 일본으로 데리고 가야 하는 절대 사명이 있었다.


아니 그래야 일본에서 자신의 입지를 유지할 수가 있었다.


진 린에게 뇌물을 써보았지만, 명나라 제독 진 린마저 이 순신을 어떻게 하지 못했다.


조선 조정에서도 무고한 살생을 하지 말라며 길을 열어 주라 명했으나 이 순신은 꿈적도 하지 않고 바다를 지키고 있었다.


유키나가는 더 이상의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요시라! 간자에게 전하라. 마지막 임무를 목숨으로 완수하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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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또 다른 검 이순신 22.08.02 97 0 15쪽
» 일본 무장 손문욱 22.08.01 71 0 10쪽
168 조선 백성의 하늘을 베라 22.08.01 69 0 12쪽
167 천손 3 22.07.31 58 0 11쪽
166 천손 2 22.07.31 52 0 9쪽
165 천손 1 22.07.30 62 0 9쪽
164 주조와의 대결 22.07.30 69 0 9쪽
163 되찾은 청동거울 22.07.29 72 0 13쪽
162 히데요시의 허왕된 꿈 22.07.29 58 0 10쪽
161 세 남매 22.07.28 63 0 13쪽
160 원수의 목을 베다 22.07.28 65 0 11쪽
159 울돌목 싸움 2 22.07.27 62 0 10쪽
158 울돌목 싸움 1 22.07.27 68 0 11쪽
157 왕도깨비 22.07.26 56 0 9쪽
156 타이요우와의 결투 22.07.26 55 0 12쪽
155 배신자 준사 22.07.25 62 0 11쪽
154 두려움과 호승심 사이 22.07.25 63 0 12쪽
153 일본 장수를 사랑한 여인 22.07.24 66 0 11쪽
152 한산섬 어린 포로 22.07.24 62 0 11쪽
151 초로한 이순신 22.07.23 59 0 15쪽
150 이순신의 길 22.07.23 55 0 10쪽
149 불타는 조선의 바다 22.07.22 63 0 10쪽
148 풍전등화 22.07.22 63 0 9쪽
147 닌자들의 싸움 22.07.21 57 0 11쪽
146 묘수인가 악수인가 22.07.21 59 0 11쪽
145 또 다른 여우와의 담판 22.07.20 59 0 13쪽
144 다시 교토로 22.07.20 63 0 10쪽
143 포주 진자에몬 22.07.19 63 0 9쪽
142 여우와 너구리 22.07.19 73 0 9쪽
141 고려신사 2 22.07.18 67 0 10쪽
140 고려신사 1 22.07.18 56 0 11쪽
139 쫓겨간 에도 22.07.17 60 0 12쪽
138 추격자 마리지천 22.07.17 57 0 10쪽
137 고야산으로 2 22.07.16 62 0 9쪽
136 고야산으로 1 22.07.16 53 0 9쪽
135 또 다른 혼노지의 적 2 22.07.15 56 0 12쪽
134 또 다른 혼노지의 적 1 22.07.15 60 0 10쪽
133 사카야마의 죽음 22.07.14 62 0 11쪽
132 속고 속이는 자들 22.07.14 55 0 10쪽
131 타이요우의 폭주 22.07.13 56 0 11쪽
130 타이요우의 배신 22.07.13 64 0 9쪽
129 불타는 올빼미 둥지 22.07.12 59 0 9쪽
128 이시카와 고에몬 22.07.12 59 0 12쪽
127 오사카성 잠입 2 22.07.11 64 0 11쪽
126 오사카성 잠입 1 22.07.11 56 0 10쪽
125 다시 만난 예솔 22.07.10 67 0 10쪽
124 죽음 앞에 선 자 22.07.10 66 0 10쪽
123 지로자에몬 22.07.09 64 0 12쪽
122 사카이 거상 이마이 소큐 22.07.09 84 0 10쪽
121 쫓고 쫓기는 자 2 22.07.08 64 0 9쪽
120 쫓고 쫓기는 자 1 22.07.08 58 0 9쪽
119 소원 하나 22.07.07 75 0 8쪽
118 일본으로 압송되다 22.07.07 72 0 10쪽
117 타다츠구(단검) 22.07.06 64 0 10쪽
116 간자 료우타 22.07.06 69 0 10쪽
115 한산섬에서 만난 쥰세이 22.07.05 59 0 9쪽
114 한산섬 달 밝은 밤에 22.07.05 71 0 10쪽
113 또 다른 비밀작전 22.07.04 63 0 10쪽
112 기만작전 22.07.04 65 0 10쪽
111 논개의 죽음 22.07.03 73 0 10쪽
110 무너지는 진주성 22.07.03 66 0 8쪽
109 조선 무사와의 만남 2 22.07.02 73 0 9쪽
108 조선 무사와의 만남 1 22.07.02 72 0 11쪽
107 무솔이 되다 2 22.07.01 68 0 9쪽
106 무솔이 되다 1 22.07.01 82 0 10쪽
105 한 명호(韓命昊) 22.06.30 68 0 9쪽
104 살동이 22.06.30 72 0 9쪽
103 일본에서 쇄환된 조선인 22.06.29 62 0 10쪽
102 벗점골에 모인 사람들 22.06.29 70 0 10쪽
101 운명인가? 22.06.28 65 0 9쪽
100 숙명인가? 22.06.28 75 0 11쪽
99 가슴에 꽂힌 애기살 22.06.27 75 0 11쪽
98 조선 무사에게 쫓기다 22.06.27 66 0 11쪽
97 진주성에서 만난 철포대장 22.06.26 83 0 11쪽
96 닌자들 간의 싸움 22.06.26 67 0 11쪽
95 진주성으로 22.06.25 75 0 9쪽
94 조선 무사와의 첫 대결 22.06.25 68 0 9쪽
93 이순신을 척살하라 2 22.06.24 84 0 9쪽
92 이순신을 척살하라 1 22.06.24 67 0 8쪽
91 조선 수군의 포로가 된 쥰세이 22.06.23 75 0 9쪽
90 한산대첩 2 22.06.23 61 0 9쪽
89 한산대첩 1 22.06.22 68 0 9쪽
88 와키자카의 호승심 2 22.06.22 70 0 9쪽
87 와키자카의 호승심 1 22.06.21 66 0 10쪽
86 거북배 22.06.21 65 0 8쪽
85 복수의 서막 22.06.20 59 0 9쪽
84 동료를 베다 22.06.20 60 0 9쪽
83 조선 백성을 지켜라 +2 22.06.19 6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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