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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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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49
추천수 :
31
글자수 :
1,06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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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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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주조와의 대결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웨, 웬 놈이냐?”


히데요시의 침실에서 빛이 환해지자 주변의 거실들과 침실들, 그리고 복도가 훤해졌다.


누군가 천수각 창을 통해 들어와 복도로 잠입하다 경호 무사들의 눈에 장지문에 비췬 그림자가 보인 것이다.


침입을 들킨 그림자가 급히 반대 방향으로 달리자 경호 무사들이 장지문을 열고 뒤를 쫓았다.



검은 복면의 그림자가 후지미성을 빠져나와 어둠 속으로 달렸다.


으슥한 골목길을 지나 언덕 위로 접어들자 걸음을 늦추며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

.

걸으면서도 갸우뚱했다.


알 수 없는 빛에 의해 발각되어 경호 무사들의 추격을 받았다.


겨우 후시미성을 빠져나온 복면은 갑자기 천수각을 환하게 밝힌 빛이 아무래도 이상하여 언덕에서 성을 관찰했다.


자신이 빠져나온 후 얼마 되지 않아 누군가 어둠 속에서 후시미성 외곽 담을 넘는 그림자를 발견했다.


그림자의 동선을 확인한 복면은 미리 골목길 어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칼을 뽑아 들고 골목길을 도는 순간을 노렸다.


어둠 속에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평소와 다르게 긴장이 된 복면은 칼을 쥔 손을 다시 잡았다.


후시미를 들락거릴 정도의 닌자라면 보통 솜씨가 아닐 것이다.


발걸음 소리가 꺾어진 골목길 끝에 다다른 순간 칼을 찔렀다.


칼에 찔린 상대방이 허무하게 쓰러졌다.


칼끝에 윗옷이 찢긴 채 걸려 있었다.


‘젠장!’


속았다고 생각한 순간 머리 위에서 그림자가 떨어졌다.


놀란 복면이 옆으로 굴렀지만, 그림자의 칼이 왼쪽 어깨를 스쳤다.


“누구냐?”


그림자가 복면을 한 채 또 다른 복면인 그림자에게 물었다.


“너야말로 누구냐?”


몇 바퀴를 구르고 자세를 잡은 복면이 상대방을 쳐다보았다.


“설마, 주조?”


“네놈은 료우타···? 조선 놈이로구나!”


두 복면은 어둠 속에서도 복면 속 서로를 확인하고는 검은 복면을 살며시 내렸다.


“네놈이 여길 왜 왔지? 조선에서 돌아온 이유가 저 후시미성인가?”


“너의 목표는 아직도 저 천수각인가? 아니면···! 그냥 두어도 사라질 것을.”


“쓸데없는 추측은 하지 마라. 뭐 더 이상 볼 일이 없겠지만.”


주조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수리검을 날렸다.


“네놈들이 무시하는 조선의 전통 검술로 상대해 주겠다.”


가볍게 수리검을 칼을 쳐냈다.


“말이 많은 놈이구나. 오늘이야말로 결판을 내자.”


“내가 할 소리.”


주조가 땅을 튀어 오르며 무솔을 향해 달렸다.


두 사람의 칼이 공중에서 부딪혔다.


닌자에게 어둠은 천군만마다.


주조가 주변의 나무들과 달그림자, 건물들을 이용하면서 공격과 방어를 하며 무솔을 압박했다.


‘지금까지 상대했던 닌자와 다르다. 아니 어떤 무사들과도 다르다.’


어둠을 휘저으며 주조의 칼이 춤을 췄다.


어둠을 이용하는 주조를 잡기 위해 전통 검법만으로 상대했으나 자신도 모르게 닌자의 검술이 나오곤 했다.


두 사람의 장단에 달과 별빛이 쏟아질 듯 반짝이며, 어두운 하늘을 날아다녔다.


조금 지친 두 사람이 거리를 유지하고 숨을 고르며 상대의 허점을 다시 찾았다.


‘주조를 흩트려 놓아야겠다.’


“스승인 지로자에몬을 능가하는군!”


“뭐, 뭐라?”


주조의 눈동자가 흔들리며 무솔을 노려보았다.


“네, 네놈이구나!”


“하하하, 늙은 토끼를 잡는 게 뭐가 어렵다고······.”


“놈! 가만두지 않겠다.”


주조가 사생결단으로 달려들었다.


‘어? 너무 화를 돋구었나!


침착함과 예리함에 과감성까지 곁들여진 주조의 칼이 무솔을 더욱 압박해 왔다.


“대단하구나! 주조. 흔들릴 것 같으면서도 침착한 그대의 검을 높이 치하하는 바이다.”


“입만 살았구나! 이제 결판을 내자꾸나!”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주조가 쉽게 공격하지 못하고 잠시 숨을 골랐다.


아니 두 사람은 서로의 부딪침이 몇 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노력했다.


무표정한 얼굴에 두려움과 불안감 없는 오직 상대의 시퍼런 칼날을 향해 기를 모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달그림자를 본 무솔이 옆으로 몇 발자국 움직여 달을 등지고 섰다.


길게 늘어진 그림자가 주조 코앞까지 다가갔다.


주조가 칼을 들어 머리를 한참이나 지나간 달을 향해 들고는 무솔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어두운 밤 싸움에서 달을 등지고 있는 자가 절대 유리하다.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자신의 느낌을 믿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과 귀에 들리는 것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현혹된다고 생각될 때, 처음의 느낌을 믿어야 한다!”


수련할 때, 스승 배달처사의 가르침이 떠올랐다.


둥그런 달 속으로 무솔이 들어가자 주조가 회심의 미소를 띠며 달을 향해 날아올랐다.


’놈! 달을 이용한 것이 너의 실수다.‘


주조의 미소를 보며 무솔이 속으로 웃었다.


주조의 칼이 달을 갈랐다.


‘걸렸다!’


땅으로 내려앉으며 주조가 잠시 흔들리다 자세를 바로잡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내가 왜 이러지?’


주조가 달을 베었다고 생각했을 때, 무솔의 칼이 주조의 왼쪽 발목을 베었다.


“어, 어떻게 된 것인가?”


“후후, 달 속에 있는 날 베었다고 생각했겠지. 난 달 속이 아니라 뒤에 있었어.”


“무, 무슨 말인지······.”


“너의 실력이 허명만은 아니었구나! 주조.”


무솔은 한마디 툭 던지고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주조가 베고자 했던 달 속으로 걸어갔다.


“조선 검술이라!”


사라지는 무솔을 보며 일그러진 얼굴로 서 있던 주조가 피가 솟구치는 발목에 옷을 찢어서 돌돌 말아 묶었다.


*


후시미성을 다녀온 뒤 무솔은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히데요시가 횡설수설했다고는 하지만 세 개의 보물에 분명 무엇인가 알지 못하는 비밀이 있다고 봐야 했다.


“일본 궁에서 봤다고 했는데, 무슨 내용이었을까? ······미츠나리! 하지만 그는 지금 조선에 가 있지 않은가?”



조선으로 가기 위해 짐을 꾸렸다.


자꾸만 떠오르는 라나를 지울 수가 없었다.


무솔의 발걸음이 다시 후시미성으로 향했다.


후시미성으로 들어와 양 부하를 찾아가자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무솔 형님은 언제 조선으로 가십니까?”


“오늘 라나님을 만나고 준비되는 대로 바로 가려고 해. 너도 함께 조선으로 가지 않을래?”


“아니요. 어린 내가 조선으로 가봐야 전쟁 중인 나라에서 살아가기 힘들 거예요. 성인이 된 후 조선에서 홀로 살아갈 힘이 생겼을 때, 그때 가고 싶어요.”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


어린 양 부하가 대견하기까지 했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라나가 양 부하의 저택으로 와 무솔을 만났다.


어제 히데요시가 몸이 불편해 꽃놀이에서 돌아와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녘에 누군가 침입하다 경호 무사들에게 들켜 쫓겨 갔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런데, 이상한 소문이 나돌고 있어요.”


“네? 이상한 소문이라고요?”


“또 다른 침입자가 있었다는 거예요.”


“······.”


빙긋 웃으며 라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희한한 것은 히데요시가 불도 켜지 않은 채 그 침입자와 긴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었는데, 아주 짧은 시간 히데요시의 침실에서부터 천수각이 환한 불빛으로 빛났다고 해요.”


“······.”


어제 천수각으로 숨어들어 간 것을 알고 있는 라나는 마음을 졸이며 밤을 지새웠었다.


다행히 무솔이 자신을 만나기 위해 양 부하가 있는 저택으로 와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새벽에 천수각에서 일어난 일을 아시는지요?”


라나가 넌지시 무솔을 떠보았다.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랬군요. 무사하신 것을 보니 다행입니다. 물건은 찾으셨는지요?”


“네, 찾았습니다. ······라나님?”


“······.”


“저와 함께 조선으로 가지 않겠습니까?”


그녀는 담담한 얼굴로 무솔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마음속에서는 가슴이 두근거리며 설레었다.


“라나님을 두고 혼자 간다는 것이 자꾸 마음에 걸립니다.”


“무솔님, 이미 제 마음을 말씀드렸습니다. 후시미에서 제가 해야 할 마지막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무솔님은 무솔님이 해야 할 일이 있듯이 저에게도 저만의 일이 있습니다.”


조용히 다가가 그녀를 안았다.


무솔의 품에 안긴 그녀가 오롯이 품속으로 들어왔다.


얼마 동안 두 사람이 서로를 품고 있었는지 모른다.


무솔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말없이 작별 인사를 하고는 돌아섰다.


말을 하게 되면 눈물이 흘러내릴 것만 같아 아니 돌아설 수 없을 것 같아 도저히 입을 뗄 수가 없었다.


황급히 방을 나와 복도를 지나 마당으로 내려갔다.


라나가 방을 나가는 무솔을 보며 고개를 돌렸다.


혹시 그가 돌아보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신을 볼까 봐 두려웠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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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또 다른 검 이순신 22.08.02 97 0 15쪽
169 일본 무장 손문욱 22.08.01 71 0 10쪽
168 조선 백성의 하늘을 베라 22.08.01 69 0 12쪽
167 천손 3 22.07.31 58 0 11쪽
166 천손 2 22.07.31 52 0 9쪽
165 천손 1 22.07.30 62 0 9쪽
» 주조와의 대결 22.07.30 70 0 9쪽
163 되찾은 청동거울 22.07.29 72 0 13쪽
162 히데요시의 허왕된 꿈 22.07.29 58 0 10쪽
161 세 남매 22.07.28 63 0 13쪽
160 원수의 목을 베다 22.07.28 65 0 11쪽
159 울돌목 싸움 2 22.07.27 62 0 10쪽
158 울돌목 싸움 1 22.07.27 68 0 11쪽
157 왕도깨비 22.07.26 56 0 9쪽
156 타이요우와의 결투 22.07.26 56 0 12쪽
155 배신자 준사 22.07.25 62 0 11쪽
154 두려움과 호승심 사이 22.07.25 63 0 12쪽
153 일본 장수를 사랑한 여인 22.07.24 66 0 11쪽
152 한산섬 어린 포로 22.07.24 62 0 11쪽
151 초로한 이순신 22.07.23 59 0 15쪽
150 이순신의 길 22.07.23 55 0 10쪽
149 불타는 조선의 바다 22.07.22 64 0 10쪽
148 풍전등화 22.07.22 63 0 9쪽
147 닌자들의 싸움 22.07.21 57 0 11쪽
146 묘수인가 악수인가 22.07.21 59 0 11쪽
145 또 다른 여우와의 담판 22.07.20 60 0 13쪽
144 다시 교토로 22.07.20 63 0 10쪽
143 포주 진자에몬 22.07.19 63 0 9쪽
142 여우와 너구리 22.07.19 73 0 9쪽
141 고려신사 2 22.07.18 68 0 10쪽
140 고려신사 1 22.07.18 56 0 11쪽
139 쫓겨간 에도 22.07.17 60 0 12쪽
138 추격자 마리지천 22.07.17 57 0 10쪽
137 고야산으로 2 22.07.16 62 0 9쪽
136 고야산으로 1 22.07.16 53 0 9쪽
135 또 다른 혼노지의 적 2 22.07.15 56 0 12쪽
134 또 다른 혼노지의 적 1 22.07.15 60 0 10쪽
133 사카야마의 죽음 22.07.14 62 0 11쪽
132 속고 속이는 자들 22.07.14 55 0 10쪽
131 타이요우의 폭주 22.07.13 56 0 11쪽
130 타이요우의 배신 22.07.13 65 0 9쪽
129 불타는 올빼미 둥지 22.07.12 59 0 9쪽
128 이시카와 고에몬 22.07.12 59 0 12쪽
127 오사카성 잠입 2 22.07.11 64 0 11쪽
126 오사카성 잠입 1 22.07.11 56 0 10쪽
125 다시 만난 예솔 22.07.10 67 0 10쪽
124 죽음 앞에 선 자 22.07.10 66 0 10쪽
123 지로자에몬 22.07.09 64 0 12쪽
122 사카이 거상 이마이 소큐 22.07.09 85 0 10쪽
121 쫓고 쫓기는 자 2 22.07.08 64 0 9쪽
120 쫓고 쫓기는 자 1 22.07.08 58 0 9쪽
119 소원 하나 22.07.07 75 0 8쪽
118 일본으로 압송되다 22.07.07 73 0 10쪽
117 타다츠구(단검) 22.07.06 64 0 10쪽
116 간자 료우타 22.07.06 69 0 10쪽
115 한산섬에서 만난 쥰세이 22.07.05 59 0 9쪽
114 한산섬 달 밝은 밤에 22.07.05 72 0 10쪽
113 또 다른 비밀작전 22.07.04 63 0 10쪽
112 기만작전 22.07.04 65 0 10쪽
111 논개의 죽음 22.07.03 73 0 10쪽
110 무너지는 진주성 22.07.03 66 0 8쪽
109 조선 무사와의 만남 2 22.07.02 73 0 9쪽
108 조선 무사와의 만남 1 22.07.02 72 0 11쪽
107 무솔이 되다 2 22.07.01 68 0 9쪽
106 무솔이 되다 1 22.07.01 82 0 10쪽
105 한 명호(韓命昊) 22.06.30 68 0 9쪽
104 살동이 22.06.30 72 0 9쪽
103 일본에서 쇄환된 조선인 22.06.29 62 0 10쪽
102 벗점골에 모인 사람들 22.06.29 70 0 10쪽
101 운명인가? 22.06.28 65 0 9쪽
100 숙명인가? 22.06.28 76 0 11쪽
99 가슴에 꽂힌 애기살 22.06.27 75 0 11쪽
98 조선 무사에게 쫓기다 22.06.27 67 0 11쪽
97 진주성에서 만난 철포대장 22.06.26 83 0 11쪽
96 닌자들 간의 싸움 22.06.26 67 0 11쪽
95 진주성으로 22.06.25 75 0 9쪽
94 조선 무사와의 첫 대결 22.06.25 68 0 9쪽
93 이순신을 척살하라 2 22.06.24 84 0 9쪽
92 이순신을 척살하라 1 22.06.24 67 0 8쪽
91 조선 수군의 포로가 된 쥰세이 22.06.23 75 0 9쪽
90 한산대첩 2 22.06.23 61 0 9쪽
89 한산대첩 1 22.06.22 69 0 9쪽
88 와키자카의 호승심 2 22.06.22 70 0 9쪽
87 와키자카의 호승심 1 22.06.21 66 0 10쪽
86 거북배 22.06.21 65 0 8쪽
85 복수의 서막 22.06.20 59 0 9쪽
84 동료를 베다 22.06.20 60 0 9쪽
83 조선 백성을 지켜라 +2 22.06.19 6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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